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91화 (91/132)

91화

<16. 2년 후.>

“끙... 이것 참. 사람 나쁜놈으로 만드는 것 한순간이라고 하더니만...”

“본래 다 그런 법이지. 그래서 어디로 할 생각인가?”

“뭘 어디로 해. 당연히 돈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가야지. 불쌍한 것은 다 똑같아. 그런 상황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별 수 있나. 나도 사람인 걸.”

“훌륭한 판단이다. 애초에 정 같은 것에 얽매여서 좋을 것 전혀 없지.”

“그건 그렇겠지. 그보다 너 여기서 뭐하냐? 리셀.”

“놀러왔다.”

“미국에서 바쁘지 않아?”

“괜찮다. 초능력자들이 많이 늘어난 덕분에 조금은 한가해졌으니까. 그보다 이번에도 그곳으로 갈 생각인가?”

“거기 말고 달리 갈 곳도 없잖아. 그리고 내가 거기를 사냥하지 않으면 누가 거기서 사냥해? 지금 원정대 보내면 최소 사망률 70%라고 사람들이 말하잖아.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욱 손해라고. 지금도 충분히 바쁜 상황에서 더 바빠질 생각은 없어.”

2년. 벨페고르의 저주라는 리바이벌 몬스터가 생긴 이후로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년 동안 세상은 크게 변화하였다. 마계와 천계도 큰 혼란이 있었다.

가장 큰 일이라면 마왕과 신의 은퇴. 그리고 새로운 마왕과 신의 즉위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벨페고르의 저주라고 불리는 현상 중 하나인 너무나도 빈번한 몬스터의 출몰이 있다.

이 2가지로 지금 천계와 마계는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물론 조금 상황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예전과 같이 따로 전력을 빼거나 할 정도의 여유는 사라졌다.

그럼 지구는 어떨까? 여기는 2년이 지난 지금에도 난리가 아니었다. 천신문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하기 전에 지금 전 세계적으로 미친 듯이 날뛰는 몬스터로 인해서 문주의 자리를 두고 싸울 여유가 없었으며 많은 지역이 헌터 부족에 몸살이었다.

현대무기로 어떻게는 그 차이를 매워보고자 하지만 그 한계는 분명했다. 무엇보다 미사일이 무한대로 있는 것이 아니다. 가격도 가격이다.

거기다가 더해서 에테르 결정체 가격도 올라갔다. 에테르 결정체 수치 1당 1천만 원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던 시세가 지금에는 2천만 원까지 올랐다.

더 무서운 점은 아직도 계속 상승가가 보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대에서 에테르 결정체가 들어가지 않는 물품이 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몬스터가 더욱 강해졌으니 에테르 결정체의 수급이 당연히 힘들어졌다.

질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에테르 결정체는 급에 따라서 농도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세계 에테르 결정체 시장의 50%를 넘게 차지하는 것은 F,E급의 하급 몬스터의 에테르 결정체였다.

그런데 이것이 완전히 사라졌으니 전 세계가 에테르 결정체 부족 현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태천이 부지런하게 뛰며 어떻게든 결정체를 공급하지만 그 한계는 분명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초능력자들의 숫자와 그들의 강함이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는 혼란스러웠다.

“흐음... 이걸로 나도 8마리인가... 아직 10마리는 멀었구나.”

태천이 지금 소환하고 유지할 수 있는 12레벨의 몬스터는 총 8마리 신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턱없이 정신력이 부족하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조금씩이나마 그 최대 한계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12레벨 몬스터는 전 세계 각지에 있는데 일단 대한민국에는 가이아가 있으며 중국에는 장삼봉이 그리고 일본에는 12레벨의 피니트가 있고 그 이외에도 러시아, 미국, 브라질, 영국. 이렇게 총 7개의 나라에 태천의 몬스터가 있다.

그리고 지금 하나의 나라가 더 추가되었다. 1년 렌탈 비용. 이것은 나라마다 다르다. 일단 기본적으로 30조다. 이건 최소한의 금액이다.

나라의 사정이나 크기에 따라서 금액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당장 일본만 해도 처음 빌릴 때는 20조였으나 그 다음해에는 30조. 그리고 올해는 무려 40조를 내며 피니트를 빌리고 있다.

피니트의 활약이 날로 부각되고 있으며 피니트의 존재 덕분에 헌터들이 공간진을 토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비싸다고 하지만 이 12레벨 몬스터의 존재는 확실하게 그 나라의 도움이 되었으며 렌탈 비용 그 이상을 뽑을 수 있었기에 많은 나라들이 몬스터가 없어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는 나도 같이 가고 싶다.”

“너도?”

리셀의 말에 태천은 의아한 듯이 리셀을 바라보며 말했다. 2년간 리셀에게는 큰 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태천을 좋아한다고.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평소의 그녀처럼 적극적으로 태천에게 대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천도 어느 러브코메디에 나오는 주인공이 아니기에 리셀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나 여러 가지로 걸리는 점이 많았다. 주로 성격이라던가 성격이라던가 성격이라던가 하는 면에서 말이다.

물론 리셀도 그 사실을 알기에 2년간 많은 노력 끝에 아직도 조금은 그렇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 타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 둘은 불과 한 달 전에 리셀의 20번째 고백 끝에 겨우 사귀기 시작한 파릇파릇한 연인사이였다.

“하지만 지옥은 만만치 않다고. 무엇보다 나는 연옥에서 노는 걸?”

S급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11레벨 몬스터를 소환해야 한다. 물론 리셀도 많이 성장했다. 2년간 놀고만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 12레벨 몬스터는 소환도 못 하며 11레벨 몬스터도 소환하고 난 직후 기절한다. 즉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은 10레벨 몬스터라는 것이다. 그 정도의 수준으로 태천이 있는 연옥에서 버티는 것은 힘들다.

전체적으로 몬스터들의 질이 향상되었다. D급 미만의 몬스터가 없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F,E급 몬스터의 모습이라고 해도 그 몬스터의 결정체 수치는 D급이었다.

그리고 지옥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들어가면 지옥문에서 C급 몬스터들이 환영해 주어야 하지만 B급 몬스터가 환영해주었다. 그리고 지옥에는 A급과 S급 몬스터가.

연옥에서는 S급과 SS급 몬스터가 있다. 그럼 SS급 몬스터는 SSS급 몬스터가 되었을까? 그건 태천도 모른다. 아직 벨페고르 정도 수준의 몬스터를 발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태천이 벨페고르를 사냥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점검했을 때의 에테르 결정체 수치는 100만 초과였다. 지금은 최대 150만까지 측정이 가능하지만 벨페고르는 당시의 최대치인 100만을 초과해서 제대로 된 측정이 불가능 했다.

하지만 SSS급. 역사상 딱 한번만 나온 이 몬스터 급에 대한 정의는 내려졌다. 바로 결정체 수치 100만이 넘어야 SSS급 몬스터라고 불리는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그래도 그대가 나를 지켜주니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내가 혼자라면 모를까 너까지 지킬 자신은 아직 없는데.”

2년간 태천도 많은 성장을 했다. 최대 유지 가능한 12레벨 몬스터가 8마리가 된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가장 크게 성장한 것은 태천의 무공이었다.

천신문의 비고인 천무고를 통째로 가져 온 태천은 시간이 날 때마다 거기서 여러 가지 무공서적을 읽으며 새로운 무공을 만들었다.

이것이 가능하냐고? 당연히 불가능 하다. 태천은 말이다. 하지만 신인 천수천안보살. 그녀라면 가능한 부분이었다. 그녀가 만든 무공. 오로지 태천만을 위해서 만든 무공으로 천수천안보살은 그 이름을 신왕무(神王武)라고 이름을 지었다.

태천은 모르지만 이 신왕무를 만드는데 다른 신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되었으며 특히 최강이라고 불리는 치우가 그 뼈대를 잡아주었기에 이 무공의 가치는 이로 말할 수가 없었다.

이 무공을 만드는데 1년이 걸렸고 1년 전부터 익히기 시작했지만 태천의 터무니없는 재능과 어울리며 지금 태천은 세간에서 말하는 생사경의 경지조차 넘어 버렸다.

물론 이 또한 천수천안보살의 지속적인 조언과 도움 덕분이지만 분명한 것은 태천은 이제 인간의 한계를 벗어던진 것이다. 확실하게 말이다.

“태천이 안 된다고? 생사경이라는 지고한 경지를 넘어버렸다고 했잖아? 그래도 안 되는 거야?”

“애초에 생사경이라는 경지에 대해서 과장이 너무 심하게 되어 있어. 인간을 초월했다고 하지만 그건 화경의 경지에서부터 그렇게 부르잖아. 생사경도 확실히 대단하다고 하지만 생사경에 이른 무인이 홀로 잡을 수 있는 몬스터는 내가 보기에는 최대 S급이야. 그것도 결정체 수치 30만 이하인 S급 에서도 하위급인 몬스터만 잡을 수 있어. 그 이상은 절대로 무리야.”

“그래?”

“지금 지구상에 한 명의 생사경의 무인도 없어서 더 그러는 거야. 엄청나게 대단한 경지라고 막 떠들지만 그건 인간들끼리 싸울 때의 이야기지 상대가 몬스터. 그것도 지옥의 최고 중심부인 연옥에 있는 몬스터라고 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밥을 같이 데리고 간다면 문제없겠지?”

“발록을 소환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겠지. 하지만 오래 유지는 못 하잖아. 거기에 비해서는 오래 쉬어야 하고.”

“그건 그렇지...”

“그러니 그냥 지금처럼 8~9레벨 몬스터 소환하면서 정신력을 늘려. 그것이 최우선이니까.”

“후우.. 하는 수 없지. 아쉽지만 이번에는 내가 물러나도록 하겠어. 하지만 다음에는 같이 갈 거야.”

“12레벨 몬스터 소환이 가능해지거나 11레벨 몬스터를 아무렇지도 않게 소환한다면 따라와도 뭐라고 하지 않을게.”

“다음에는 그렇게 될 거야.”

그리고 태천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한 리셀이 밖으로 나가자 태천은 한숨을 쉬며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떠올리고 있을 때 NC화면에 한 통의 전화가 왔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바니?”

전화를 한 인물을 보며 태천은 절로 의아해 졌다. 좁디좁은 태천의 인맥. 그 인맥을 비집고 들어 온 사내가 있었으니 그 인물이 바로 바니 스티슨. 재미있는 사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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