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74화 (74/132)

74화

지상에 강림한 신. 천수천안보살. 과거 아수라라고 불리던 그. 아니 그녀는 전신에서 광휘를 내뿜으며 자신에게 오는 장삼봉과 성녀. 그리고 어느새 온 희선을 바라보았다.

아니 이미 더욱 많은 인원이 지금 이 저택으로 오고 있다. 신으로 진화하며 생기는 그 강력한 힘을 느끼고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 받아라.

공중에 떠 있는 태천의 몸이 천천히 희선의 앞에 도착하자 희선은 공중에 떠 있는 태천을 천천히 받았다. 그리고 천수천안보살이 강렬한 빛을 내뿜더니 사라졌다.

남은 것은 폐허가 되어 버린 장소와 태천을 받고 있는 희선 그리고 장삼봉과 성녀 였다.

“... 일단 이곳으로 다가오는 이들부터 막아야 겠지. 시끄러워질 테니까. 부탁 좀 하지.”

“예.”

저택의 담이 있는 곳에 거대한 흑벽이 솟구친다. 족히 20m는 될 듯한 거대한 벽. 그것을 보며 장삼봉이 희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옮기지.”

“어디로 말인가요?”

“어디기는. 당연히 침실이지. 단순히 너무 많은 힘을 사용해서 기절한 것뿐이야.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 아니 오히려 더욱 좋아졌을 거야. 환골탈태라고 부르는 것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변화가 나타났으니 말이야.”

“... 방금 그 빛은 뭐였죠?”

“왕이 대답하지 않는 이상 내가 대답할 의무는 없지.”

“그럼 나중에 태천이에게 물어보도록 하죠.”

“그렇게 하게나.”

그리고 빠르게 저택쪽으로 뛰어가는 희선을 보며 장삼봉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틀도 안되는 시간인데 그 사이에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군.”

“그보다 이 일로 그 녀석들 겁먹고 숨어 버리면 어떻게 해요?”

“그거야 어쩔 수 없지. 그들에게 진짜 신의 힘을 보여주는 수밖에. 천수천안보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정도가 되면 이름은 매우 중요하지. 특히 신들에게는 더더욱 말이야. 인간들이 마구 만드는 상상일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힘이 되지. 천수천안보살은 이름 그대로의 힘일 거야. 천개의 눈과 천개의 손. 이것이 있다면 숨겨져 있는 왕의 어머니도 찾을 수 있겠지. 신의 눈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숨겨두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드니까.”

“하긴. 그건 그렇겠네요. 그럼 이틀 내로 깨어나기만을 기다려야 겠네요.”

“일단 이곳에 들어오려고 하는 날 파리들부터 정리하세나.”

“그건 맡기도록 할게요. 저는 이미 했는 걸요?”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벽을 가리키며 성녀가 말하자 장삼봉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알겠네. 알았어. 나머지는 내가 하도록 하지.”

“그럼 부탁할게요.”

그리고 희선이 사라진 곳으로 가는 성녀를 바라보며 장삼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신의 소환. 아니 소환도 아니다. 신을 만든 것이다. 애초에 강화카드의 존재가 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생각 이상으로 너무나도 빨랐다.

“조용히 넘어가야 할 텐데 말이야...”

그러기는 불가능한 것을 알지만 그래도 가능한 조용히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장삼봉이었다.

* * * * * * * * * * *

“여기는 또 거기네.”

우주 공간의 한 가운데. 이제는 자신의 집만큼이나 편안한 공간이었다.

“왔군.”

그때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지만 곧 바로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인가? 하긴. 이건 편법이니 아직 이겠지.”

“너는.. 누구야?”

눈을 감지만 그래도 여전히 밝은 빛은 태천의 눈을 괴롭히고 있었다.

“천수천안보살. 과거 아수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존재다.”

“아수라? 강화가 성공한 것 같네. 그럼 이제 너는 신이 된 건가?”

“그렇다. 나는 신이 되었다.”

“천수천안보살이라... 장비의 영향인가?”

“그건 모른다. 신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의 길을 골라 그 끝에 도달했다는 것. 그 과정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지만 나는 편법을 사용했으니까.”

“강화카드...”

무조건 그 카드의 등급을 레벨을 하나 상승시켜주는 아주 사기적인 카드. 그것을 사용해서 신이 된 아수라. 아니 천수천안보살이다. 당연히 일반적인 신들과 다를 것이다.

“지금 그대의 몸은 아주 불안정한 상태다. 나 때문이지.”

“왜?”

서서히 사라져 가는 빛 때문인지 아니면 익숙해져서 인지 아직도 제대로 눈은 못 뜨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볼 수 있게 된 태천은 천수천안보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빙의 되어 있었다. 우리들의 왕을 지키라는 하데스의 말에 의해서 빙의되어 있었지. 그리고 나는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지만 문제는 빙의가 오래되면서 나와 왕의 몸과 영혼이 섞이는 것이지. 아수라였던 상태에서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가 너무나도 강해져버렸으니까.”

“그러면 너를 역소환 시켜야 한다는 거야?”

“그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장비. 천수천안을 왕의 몸에 심어두었다. 그것이 지금 왕의 몸을 바꾸고 있다. 인간들이 말하는 환골탈태를 지금 수천번하고 있다고 보면 간단하지.”

“그러면 된거 아니야?”

“몸은 그렇다고 하지만 정신은 아직 너무나도 미숙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 영혼에 먹히겠지.”

“.. 결론을 말해.”

“이곳에서 강제로 왕의 정신력을 높인다. 무인들이 말하는 상단전을 개통한다. 물론 강제로 하는 것이니 고통스럽기도 하겠지. 하지만 죽고 싶지 않다면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아니면 나를 역소환 시켜도 된다.”

“내 사정 뻔히 알면서 그래? 나는 이제 내 엄마를 구하러 가야 한다고. 내가 강하다고 하지만 아... 아니지 너 없이는 힘들어. 애초에 내가 왜 너를 강화 했는데? 상대가 너무 강할 때를 대비한 거야.”

“알고 있다. 그러니 상단전을 연다. 강제로 여는 것이기에 고통스럽다고 미리 경고하는 것도 그 이유지.”

“내가 기절 해 있을 때 하면 안되는 거야?”

“내가 강제로 열기 시작하면 어차피 기절 할 거다. 단지 일어난 후에도 두통에 시달리겠지. 상당히 고통스러운 녀석으로.”

“진짜 사양하고 싶어진다... 에휴. 그냥 이틀 후에 엄마 찾으러 갈 수 있게만 해줘.”

“나중에 일어나 성녀에게 치료를 받도록.”

그리고 천수천안의 손들이 태천의 몸을 만지기 무섭게 태천은 비명도 지르지 못 하고 바로 눈에 흰자를 보이며 거품까지 물고 기절했다.

“무사히 끝날 거다.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커다란 대가도 얻게 되겠지. 이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나의 왕이여.”

* * * * * * * * * * *

“괜찮은거야?”

“예. 괜찮아요.”

침대에 누워서 황금빛을 내뿜고 있는 태천을 바라보며 희선이 말하자 성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갑자기 더욱 환한 빛이 내뿜어지더니 태천의 머리에 맴돌았다. 그것을 본 성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괜찮다는 말은 취소하도록 하죠.”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당신들이 말하는 상단전이라는 것을 열고 있어요.”

“상단전?!”

하늘과 소통하기 위해서 필요한 곳. 최소한 생사경에 이르러야 열수 있다는 상단전이다. 전 세계의 역사를 통틀어도 이 상단전을 연 인물은 20명도 안될 정도로 매우 열기 어려운 곳이다.

“애초에 신을 몸에 두려고 했으니 그 만한 힘이 있어야죠. 안 그러면 죽을 테니까. 그것을 알고 그분이 손을 쓴 모양이군요.”

“그럼 위험한 거 아니야? 아직 중단전도 열지 않는 태천이가 상단전이라니? 그보다 하단전도 없잖아.”

“상관없어요. 신이 하는 일. 어중간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요. 단지 시간이 걱정이지만... 어찌되었든 걱정할 것은 없어요. 모두 다 잘 될 테니까요.”

“정말이지?”

“제가 거짓말을 해서 뭐하게요? 우리들 입장에서 왕님은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된다고요.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 그만하고 밖으로 나가 날파리들이나 쫒아주시겠어요? 사용인들도 진정시키고.”

“... 알았어.”

커다란 빛의 기둥. 그 기둥에서 뿜어지던 강렬한 힘. 이 두 가지가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리 만무했다.

“아 그리고 두통에 좋은 차나 약 같은 것도 준비해주세요. 일어나면 극심한 두통에 시달려야 할 테니까요.”

“응.”

희선이 방을 나가고 성녀는 누워 있는 태천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자신의 신성력을 내뿜었다.

“부디 무사하시기를...”

상단전을 강제로 여는 것. 이것은 신이라고 해도 힘들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그 충격을 버틸 수가 없다. 태천이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정신력이 남들의 수백, 수천배가 뛰어나다고 해도 한계는 존재한다.

지금 성녀가 하는 행동은 그저 두통을 조금 가시게 하는 것. 그리고 머리에 오는 무리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가이아님. 부디 우리들의 왕님을 보살펴주시기를...”

성녀의 전신에서 더욱 강렬한 신성력이 뿜어진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싸움이었다. 이 상태가 오래 될수록 좋지 않았기에 빨리 끝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왕과 이야기 하기를...

============================ 작품 후기 ============================

후우...

진도가 느리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냥 비축분 올인했습니다.

4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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