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72화 (72/132)

72화

“천신문. 우리 아브라함 가문이 미국의 실질적인 지배자라고 하면 그들은 유럽과 아시아의 지배자지.”

- 유럽과 아시아? 나라 하나가 아니고 그 대륙 전부?

“고작 나라 하나면 내가 바로 처리 했을 거야. 아니 1만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 내려오지도 못 했을 것이지.”

- 1만년?!

“그 역사는 폼으로 내려 온 것이 아니야. 그들이 쌓아 놓은 힘은 상상을 초월하지. 천신문의 대표적인 무력대는 8개가 있어. 각각 검, 도, 창, 활, 권, 독, 암기, 의술. 이렇게 8개. 물론 의술과 관련된 부분은 후방지원이지만 나머지 7개의 부대는 그렇지 않아.”

- 무슨 고대 무인들 이야기네.

“고대 무인들 이야기가 아니라 고대 무인들이 천신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야 해. 그 만큼 그들의 역사가 길지. 유럽과 아시아의 무술 좀 한다는 사람들 중에서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 흐음... 그래?

“네가 강한 것은 인정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아. 상대는 너보다 강하면 강하지 약하지 않을 테니까. 이번에 최소 200명 이상의 A급 헌터급 능력을 가진 무인들이 투입될 거야. 물론 우리도 갈 거야.”

- 그런 걸 알려줘도 괜찮은거야?

“말했잖아. 그래도 내 남편이 될 수 있었던 남자에 대한 예우야. 마지막이겠지. 이것이.”

- 흐음. 뭐 고마워. 나중에 반드시 은혜는 갚도록 할게.

태천의 말에 리셀이 더욱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고 말했다.

“이건 모두 녹음되었다. 남자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도 아니야. 반드시. 반드시! 나에게 은혜를 갚도록.”

-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거다.”

- 그거면 충분해. 그러면 이만 끊을게. 나 지금 좀 바빠서.

“아.. 그그.... 아... 알았다.”

시무룩해진 리셀은 결국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그런 리셀의 모습을 옆에서 보던 노집사는 이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저것이 진정 자신이 아는 그 리셀 아브라함이 맞나 의문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섭다고 하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소녀인 리셀을 보며 노집사는 한숨을 쉬었다.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일방적으로 푹 빠져버린 자신의 주인이 걱정일 뿐이었다.

* * * * * * * * *

“누구에게서 온 전화더냐?”

“리셀 아브라함.”

태천의 말에 태천의 앞에 서 있던 장삼봉이 조금 놀란 눈으로 태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전포고인가?”

“아니. 나를 노리는 적들의 자세한 세력에 대해서 알려주던데. 경고도 해주고.”

“흐음. 그 이유는?”

“일반적인 러브코메디의 주인공이라면 단순히 착각해서 나에게 빚이라도 지워주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아니거든. 아직 나를 좋아하나봐. 반응이 그렇더라고.”

“허어... 이것은 미남계구나.”

“내 말이. 내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그렇게 되었네. 좋게 보자면 전혀 나쁠 것 없지만. 그보다 역시 전혀 재능 없네. 나.”

“허허. 이미 알고서 시작한 일. 왕은 너무 걱정말게나. 애초에 내 검술을 모두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저 내가 알려주는 기초로 인해서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 하면 되는 거야. 나머지는 그 검의 힘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테니까.”

지금 태천은 장삼봉에게 검술을 수련 받고 있었다. 내공심법? 물론 알려준다고 했지만 태천은 거절하고 오히려 가지고 있던 기존의 정신단련법을 장삼봉에게 알려주며 이것을 더욱 뛰어나게 해달라고 하였고 장삼봉은 그 제안을 받아드려 주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태양극정신단법. 장삼봉 본인이 직접 만든 양의심법과 태극 심법. 이 2가지에 태천이 알려준 정신단련법을 모조리 하나로 합친 사상최강이라고 불릴만한 정신단련법이다.

물론 13레벨의 치우에게 부탁할까 싶었지만 장삼봉은 고개를 저었다. 신의 묘리가 섞여있는 것은 장삼봉 본인도 익히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태천은 알려줘봐야 죽만 쓰지 전혀 익힐 수 없다는 것.

실제로 지금 장삼봉이 만들어준 태양극정신단법조차 장삼봉이 매일 옆에서 일일이 해석하고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전혀 익히지도 못 할 정도로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배우는 검술. 검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삼봉이 말년에 창안하여 무당파의 장삼봉 이외의 그 누구도 극성을 익히지 못 했다는 태극혜검.

이 사실이 밖으로 새어나가면 당장 장삼봉에게 달려들 무인들은 널렸을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히 돈도 벌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무인들이 줄을 설 것이지만 이런 모든 혜택을 받고 있는 태천은 그냥 덤덤했다.

장삼봉이 손수 태극권. 태극혜검, 태양극정신단법. 이 3가지를 1:1코치로 365일 알려주고 있지만 태천의 재능은 지극히 범인수준. 당연히 그 성취가 더딜 수 밖에 없다.

“후우.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한다면 치우님의 축복이군.”

치우. 싸움과 전쟁에 관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존재. 그리고 그는 무술 자체에도 굉장한 조예가 있어서 무신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그런 치우의 축복. 물론 이것을 받기 위해서 300만 포인트를 사용했지만 그 가치는 충분했다. 범인이던 태천의 재능이 일반적인 천재들과 대등해졌으니 말이다.

“그렇지. 나는 신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 줄 몰랐다니까? 물론 대가는 치러야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야.”

신. 그 이름의 특별함을 자랑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100만 포인트의 능력 말고도 신들이 원하고 그 대가를 치른다면 신의 다른 능력도 사용할 수 있다. 치우의 축복이 그 증거다.

싸움과 전쟁 무의 신인 치우. 그의 축복을 받아 무에 대한 재능이 상승하는 대가로 300만 포인트. 전혀 아깝지 않다. 무엇보다 이 축복은 영구적이니 말이다.

“그보다 도대체 이런 것들 어떻게 만든 거야?”

익히면 익힐수록 말도 안 되는 난이도를 자랑하는 3개의 무공을 보며 태천이 고개를 젓고 있을 때 장삼봉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모든 것은 인연이고 이 늙은이의 노력이지.”

“어련하겠어. 그럼 다시 할까.”

“허허. 그럼 다시 태극권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장삼봉과 태천이었다. 이 둘이 이렇게 열심히 수련하고 있을 때 다른 이들도 저마다의 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리셀은 태천과의 통화로 인해서 행복함을 누리고 있었으며 그녀의 휘하에 있는 계약자나 다른 계약자들은 모두 정신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에 여지 없었다.

천신문의 문주이자 김태천의 할아버지는 검신대를 최후의 최후까지 점검하고 있었으며 김희선과 김정수는 자신들이 얻은 정보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었다. 이 혼전에서 살아남는 것이 누가 될까? 그것은 신만이 알고 있다. 라고 하고 싶지만 결국 승자는 태천이 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만이 알고 신이 승리한다면 이미 태천의 옆에는 14명의 신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 * * * * * * * *

“후후. 역시 고작 도망친 곳이 여기라고? 어이가 없군.”

- 간단하게 할 이야기가 아니다. 이곳에 20명이 넘는 이들이 있으며 그 휘하의 다른 녀석들도 있다. 우리도 이곳에서 정면승부면 결코 이길 수 없어.

“아아. 알고 있다니까. 하지만 재미있는 곳이잖아?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가능하겠지.”

- 차원의 틈을 벌릴 생각인가? 그런 짓을 하다가는.

“창조신에게 혼난다고? 뭐 혼나면 되지. 그리고 애초에 혼날 거면 옛날에 혼났어. 이런 일 한 두 번 해봐? 쓸데없는 소리 말고. 준비나 해둬. 벌린다고 해도 그렇게 크게 벌릴 수는 없고 오래 유지도 못 해.”

- 이미 충분히 차원이 불안정한 곳이다. 굳이 우리가 작업할 필요는 없다.

“에이. 그래도 간당간당하게 버티잖아. 확실하게 마무리 해줘야지.”

- ... 마음대로 해라. 하지만 이번 일은 위의 분들에게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이. 예이.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저 마음대로 할렵니다.”

그리고 온통 어둠뿐이 곳에서 더욱 짖은 어둠으로 몸을 이루고 있는 존재가 웃으며 말했다.

“지옥이라고? 인간들의 네이밍 센스는 참 죽이는 군. 정말로 멋진 이름이야. 그리고 그 이름 그대로 되게 해주지. 아니 이럴때는 지옥강림이라고 해야 하는가? 큭큭큭. 어찌되었든 재미있겠어. 그 녀석들과 만나기 전에 심심풀이는 되겠지.”

세상은 변한다. 느리나 빠르나의 차이일 뿐.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한자들은 도태되고 사라진다. 결국은 그것이 전부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 그것이 모든 생물체의 가장 큰 과제이자 최종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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