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68화 (68/132)

68화

개선문을 나선 장군의 모습이 이러할까? 지옥에서의 무사히 귀환한 태천은 처음과 다르게 엄청난 관심을 받으면서 돌아왔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 관심이 꺼지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또 아니었나 보다. 오히려 더욱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그리고 그 덕에 찔끔한 것은 태천이다.

태천의 발 밑. 즉 땅 지하 200m부근에는 지금 S급 몬스터가 고이 숙면중이다. 처음에 빠져 나오면서 전혀 생각하지 못 한 것은 땅 밑은 공간진이 같이 지나갈 수 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가능했다. 솔직히 이것이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생각이었는데 이것이 가능했다.

‘공간진은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수수께기가 있는 건지...’

갑자기 나타난 공간진으로 인해 기존의 지하철 선로에 이상이 생긴 적은 없다. 공간진의 힘으로 인해 생기는 것은 있지만 그 밑을 지나간다고 해서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가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오늘의 행동으로 반대로 공간진에 있는 무언가가 땅 밑으로 통해서 나오면 이 지구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경찰들 덕분에 살았네.”

천천히 움직이면서 창고는 미리 준비 중인 가장 가까운 가디언 지부로 향했다. 워낙 많은 시체가 있기에 아예 주변의 공토를 모조리 전세 내었다고 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하지만 태천이 보기에는 공간은 모자라 보였다.

“왕님.”

“응.”

“저 이것만 옮기고 움직이도록 할게요.”

“바로 풀면 안된다는 거 잊지 마. 괜한 오해사면 곤란하니까.”

“안 그래도 그 재수 없는 금삐까에게 받은 수면향이 있어요. 최소 2달은 재울 수 있다고 하니 그것을 사용해 둘게요. 물론 쉽게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준비도 해주고요.”

“그래. 그러면 괜찮을 거야.”

“그런데 이번에 인간들이 S급 몬스터를 잡아 버리면 어떻게 하죠?”

“무리지. 무엇보다 50만이라는 수치를 가진 강한 녀석이잖아. 그렇게 쉽게 당할 녀석이 아니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 몸 상태 신경 써주고.”

“예. 여차하면 제가 좀 도울까요?”

“아니. 거기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일단 헌터들이 모두 모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테니 그 동안 날뛰는 걸로 충분해. 그리고 도와주는 건 그 상황을 보고 생각하자고.”

“예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태천과 성녀는 가디언 지부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거대한 하얀색 천이 깔려 있는 상태였는데 그것을 본 태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창고 위에서 뛰어 가볍게 바닥에 착지 한 후 마중나와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이 전부 입니까?”

“예. 충분할 겁니다.”

“글쎄요... 뭐 일단 물러나시죠. 문 열테니까.”

“아. 예.”

그리고 사람들이 물러나자 주위에 기자들은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과연 저 창고에 얼마나 많은 몬스터의 시체들이 있는지가 지금 초미의 관심사였다.

“성녀. 문 열어.”

“예에!”

태천의 말에 성녀는 허공에 손을 뻗자 땅이 손이 되어 거대한 창고의 문을 잡고 살짝 당기자 곧 문이 횡 하고 열리며 몬스터의 시체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음...”

“굉장하잖아? 저게 다 몬스터 시체야?”

“덩치를 봐서는 약한 녀석들도 아닌 것 같은데?”

기자들이 떠들면서 사진을 찍을 때 태천은 담담히 말했다.

“모두 A급 몬스터입니다.”

오오오!!!

셔터 누르는 소리가 더욱 시끄럽게 울린다.

“전부 처리해주시죠. 아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서. 사의.”

태천의 말에 바닥의 마법진이 생기며 악마의 전략가 사의가 모습을 나타난대.

“밑장 빼면 죽여.”

“알겠습니다. 마스터.”

“감시는 사의가 할 테니 혹시나 사기 치면 재미없습니다. 팔 하나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요. 제가 사용하는 계좌 번호 아시죠? 거기로 돈은 전부 입금해주면 됩니다.”

그 말과 함께 태천은 바람으로 이루어진 천지만신검을 만든다. 반투명한 칼이 태천의 앞에 만들어지자 사람들은 또 저건 뭔가 싶어서 바라보고 있을 때 태천은 그 위에 발을 올려 그 위에 올라서고 말했다.

“그러면 저는 이만 쉬고 싶어서 그만.”

그리고 유유히 검을 타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태천이었다. 그런 태천을 그냥 멍하니 보던 직원들을 향해 사의가 손벽을 치자 사람들의 시선이 사의에게 쏠렸다.

“자자. 빨리 일해야죠. 시체의 숫자는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까지요. 그러니 마스터의 말씀대로 괜한 수작 부리면 재미없습니다. 일단 저도 8레벨이라 서요. 여기 있는 전원을 죽이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답니다. 물론 협회의 지엄한 법규를 지키시는 분들이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죠?”

살짝 살기를 비추는 사의의 말에 직원이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어려운 사람은 헌터다. 헌터가 사냥해 온 시체나 에테르 결정체를 조금이라도 1원이라고 허술한 다면 측정한다면 간단한 해고로 끝나지 않는다. 최소 20년의 감옥행이다.

벌금도 만만치 않다. 본래 나올 금액과 그가 사기 친 금액의 차이에 100배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이것을 낸 후 감옥에도 가야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사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시체의 가격 측정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기준이 딱히 없어서 애매모호 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업계의 관례. 조금씩은 다들 자기 뒷주머니 챙기고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협박하면 그것도 조금 힘들다. 반발 할 수 도 있지만 상대는 헌터가 아니라 그 소환수. 무엇보다 그 헌터는 지금 세계 최고의 헌터다.

그런 헌터를 상대로 사기 치면 정말로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으니 어찌 사기를 칠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간이 부은 사람이 아닌 이상 불가능 했다.

“그럼 빨리 시작해 볼까요? 아. 가격에 대해서는 무조건 제가 납득할만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바로 사기죄로 고소 할 테니까요.”

오늘 작업이 고단하다는 것을 직감하는 직원들이었다.

* * * * * * * * *

“어? 누나?”

오랜만에 돌아 온 자신의 집. 아니 저택.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이 저택에 익숙한 얼굴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후후. 왔구나. 기다리고 있었단다. 태천아.”

“그거야 당연히 오지. 이제 여기가 내 집이니까. 그보다 누나는?”

“이 누나는 한 동안 계속 여기에서 지내고 있었거든. 조금 처리할 일이 있어서.”

“설마 그 녀석들 아직도 안가고 있어?”

“아니. 다 갔어.”

“아. 그래.”

가이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 이외의 다른 6명의 계약자. 그들이 지금 나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집에 갔어?”

“응. 리셀이 10일 버티고 떠났어. 이시스도 같이 갔지.”

“그래? 오래 버텼다고 해야 하나?”

“오래 버텼지. 그녀가 버티기 힘들었을 테니까. 일부로 그렇게 한 것도 있고.”

“마음에 안 들었어?”

“아니. 그러기 보다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할까? 그보다 가서 사냥 잘 했어?”

“응. 이제 돈 모으는 것은 당분간 그만 두려고.”

“한 동안 사냥 하지 않을 생각이야?”

“응. 기다려야 해. 이제 곧 큰 일이 터지거든.”

“벌써? 사의의 말대로 라고 한다면...”

“응. 이제 몬스터가 한 번 날뛰어야지. 본래라면 좀 더 몇 번 해야 하지만 상황이 조금 많이 바뀌었거든.”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역시 새로운 계약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모두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뀜으로 인해서 사의는 또 다시 계획을 바꾸어야 했다.

본래 몬스터를 끌어 오는 것도 전혀 계획에 없었던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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