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51화 (51/132)

51화

- 소집이라고?

“그래. 소집이다.”

- 허. 웃기지도 않아서 원. 언제까지 그런 계집에게 끌려 다녀야 하는 거야?

“그래서? 방법이라도 있나? 그녀가 가진 또 하나의 능력은 절대적이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한다는 거지? 아무리 강해도 S급 헌터라고 불려도 그녀는 말 그대로 격이 달라. 죽고 싶지 않다면 숙여야지.”

- 쯧. 어이가 없군. 어이가 없어. 이 나이 먹어서 그런 새파란 계집에게 휘둘리는 꼴이라니... 그것도 그 조센징에게.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한국인들이 괜히 전투민족이라고 불리는 거라고 생각하나? 그들에게는 8명의 S급 능력자가 있어. 그리고 언제든지 S급 능력자가 될 A급 능력자들도 수두룩한 나라야. 그런 나라랑 한판 붙을 생각은 아니겠지? 최근 보니까 열심히 몸 사리고 있던데 그걸 자네 혼자서 망치면 자네 나라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

- 네놈!!! 감이 대 일본제국을 그딴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냐!!!!

4개의 화면 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내의 말에 4개의 화면을 보고 있는 금발의 사내가 말했다.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현실이니까. 땅이 작고 힘이 약하다고? 틀리지. 그들이 약한 이유는 그들 특유의 특성 때문이야. 건들지만 않으면 그냥 조용히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그들의 민족 특유의 성격. 그 것 때문에 지금 그들의 국력이 세계 6위에서 그친 거야. 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내 조국인 미국이라고 해서 별 수 있을 것 같나? 미국에 있는 모든 S급 능려자들을 합쳐도 6명이야. 중국은 4명이고. 이 두 나라가 힘을 합쳐야 그들과 싸울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알겠나? 그러니 죽고 싶다면 자네 혼자 죽어. 나는 내 조국을 잘 자고 있는 드래곤 앞에 가져다 놓을 생각은 죽어도 없으니까.”

- 나도 찬성이야. 하여튼 이래서 머리가 굳은 것들이 문제라니까? 제국주의? 중화사상?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런 것을 따지고 있어? 우리나 너희나 과거 수십 번을 그들을 공격했지. 파멸 직전까지도 갔지만 결국 살아남아서 독립했다. 영웅의 존재? 그 곳에서 나온 영웅들은 단지 땅이 작고 나라가 약해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우리 정도의 땅만 있고 강하기만 했다면 그 영웅들의 영웅담은 전 세계를 아우르고 있을 거야. 영국의 아서왕처럼 전설이자 신화가 되었겠지.

- 개소리!!! 그딴 조센징들에게 밀리는 것이 네 녀석은 분하지도 않는거냐!!!

- 그렇게 따지면 이쪽도 할 말있지. 네놈의 제국주의 때문에 피해 본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거든. 일본이랑 우리랑 한 판 해볼까? 누가 이기나.

“아아. 모두 진정하라고. 진정. 자네 둘도 보고 있지만 말고 좀 말리라고.”

사내의 말에 빗으로 자신의 적색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빗고 있던 여인이 말했다.

- 피터. 내가 왜? 저 둘이 날뛰게 두라고. 알아서 죽겠지.

이에 그 여인의 옆에 있는 화면에 나오는 검은 정장을 깔끔하게 입은 금발의 노인이 말했다.

- 나도 찬성이네. 우린 이런 일을 할 필요는 없잖아. 그보다 모이라는 이유는 뭔가?

“동생 때문이지.”

- .... S급 몬스터를 혼자 잡았다지? 2마리나.

“사실인 것 같아. SS급 헌터라는 것을 만들라고 하더군.”

- 우리들 보다 위에 두는 건가? 하긴 실력을 보면 전혀 이상할 것 없지. 나는 상관없네. 여왕 폐하에게 전하도록 하지.

- 나도 상관없어. 대통령님에게 잘 말씀드릴게.

“둘은 그렇고 너희 둘은 어떻게 할 거지?”

- 나는 찬성. 실력이 있으면 대우를 받아야지. 그건 당연한 거야. 실력도 지뿔도 없으면서 대우 받으려고 하는 어느 섬 나라의 병신같은 원숭이와 다르거든.

- 네놈!!!!

“아까부터 계속 소리치는데 다시 한 번 소리치면 그때는 네 녀석부터 없애버리겠다. 우리가 만만해 보이는 모양인데 그녀를 제외했을 때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중국, 러시아, 영국, 그리고 나의 조국 미국. 이 4개의 나를 적으로 돌리고도 살아남을 것 같은가?”

- 칙쇼!!! 알아서들 해라!!!

그리고 화면이 꺼지자 사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병신 같은 원숭이 때문에 다 죽을 판이로군.”

- 쯧쯧. 고생이 많아. 그나저나 이거 더 큰일났구먼. 누나도 머리아픈데 동생은 그 누나보다 더하면 더 하지 덜 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있어서는 최강입니다. 그녀의 능력은 솔직히 몬스터 보다는 인간을 상대하는 것이 더 제격이니까요. 물론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홀로 공격해서 S급 몬스터를 잡는 것은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불가능 합니다. 그 능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말이죠.”

- 그렇지. 그러면 앞으로 좀 더 숙여야 겠군.

- 어머. 그 나이 먹고 더 숙이면 허리 괜찮으세요?

- 허허허. 그 정도로 늙지는 않았네. 그리고 애초에 상대가 어떤 자들인지 잘 알지 않는가? 그들은 결코 먼저 건들지만 않으면 괜찮은 자들이야. 오히려 예의를 아는 자들이지. 저 멍청한 녀석들과 다르게 말이야.

- 어이. 영감. 그거 나까지 포함되는 건 아니지? 나는 깨어난 사람이라고? 뭐 다른 놈들이 병신인건 사실이지만 나는 빼줘.

- 알고 있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아니니까 하는 말이지. 아 그나저나 이번 S급 몬스터 시체 말인데만.

- 그건 안 돼요. 우리도 이번에는 반드시 입찰해야 해요. 그 섬나라의 원숭이들이 기고만장 하는 이유가 그 S급 몬스터와 에테르를 연구해서 얻은 연구 결과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잖아요?

“치열해지겠군. 우리도 이번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차지할 생각인데.”

- 2마리나 있으니 한 마리 정도는 양보하라고. 당신네들을 돈으로 이기기는 무리니까.

“한 마리만 살 생각이니 걱정하지 말게나. 그 정도의 경우는 알고 있으니까.”

- 끙... 이거 좀 힘들 것 같구만.

- 후후. 미리 미리 포기하는 것도 신사의 미덕이라고요?

- 나는 어찌되던 상관없지만 그래도 일단 지랄 같아도 내가 태어난 나라니 조금은 도와줘야 해서. 미안하게 되었수다. 영감.

- 어쩔 수 없지. 그럼 둘이서 잘 해보게나. 이번에는 빠져야 겠군. 그러면 모두들 다시 만나서 반가웠네. 다음에는 이렇게 만나지 말고 모두 모여서 차라도 한잔 하세나. 내가 대접하지.

- 직접 대접한다면 꼭 한 번 가봐야겠네요. 영국의 검이라고 불리는 분이 대접하는 차라면 없는 시간도 만들어야죠.

- 이쪽이야 말로 그대와 같은 미녀가 온다면 신사로서 언제라도 환영이네.

- 쯧. 놀고 있구만. 나는 그만 간다. 그리고 나는 차보다는 술이야.

그리고 화면이 꺼진다.

- 허허. 젊음이 좋기는 좋구만. 그러면 나도 이만 가도록 하겠네. 곧 손녀가 올 시간이거든.

“즐거운 손녀와의 시간을 방해해서는 안되겠죠. 들어가십쇼.”

- 자네도 얼른 결혼하게나. 가족만큼 좋은 것은 없다네.

그 말과 함께 이번에는 노인의 화면이 꺼졌다.

“이번일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러시아 겠군.”

- 그런가요?

“그나마 그녀와 가장 친한 사람은 너니까.”

- 그녀의 수족은 당신이에요. 피터.

“그냥 수족이지.”

- 호호호. 그럴리가요. 그녀가 가장 신뢰하고 있는 사람은 당신이에요. 피터. 실제로 저는 이런 사항들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 하거든요. 그냥 좀 아는 척을 하는 것 정도? 실제로 가장 관계가 깊은 사람은 당신이에요. 피터.

“그렇다면 영광이군.”

- 누가 아나요? 당신을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훗. 그러면 좋겠는데 말이야.”

- 어머. 미남계라도 하실 생각인가요?

“아니. 짝사랑이거든. 유감스럽게도 먼저 넘어가 버린 사람이 나야. 미남계도 생각은 해봤는데 먼저 넘어가 버렸으니 무용지물이더군.”

- 호호호. 하긴 그녀가 매우 아름답기는 하죠.

“동시에 한국말로 하면 외유내강이라고 하던가?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워 보여도 속은 아주 강한 여인이지. 딱 내 타입이란 말이야. 곤란하게 되었어.”

- 열심히 하세요. 피터. 조언을 해주자면 그녀 같은 경우는 너무 가드가 단단하니까 그 주위에 있는 이들을 공략하면 좀 더 쉬울 거예요. 이번에 SS급 헌터 때문에 만날 수도 있으니 남동생과 친하게 지내면 좋을 거예요.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야. 그러면 다음에 보도도록 하지.”

- 예. 피터도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상사병으로 쓰러지지 말고.

“끙... 그만하라고.”

- 호호호호. 재미있네요. 그 피터가 여자에게 먼저 반해서 짝사랑이라니. 걱정마세요. 저만의 비밀로 해둘테니까요.

그리고 마지막 남은 적발의 여인의 화면도 꺼지자 피터라고 불린 사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정말이지.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먼저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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