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다음날. 태천은 일어나 천천히 주위를 살폈다. 밤사이에 B급과 A급 몬스터들의 습격이 있었지만 다행이 피해 없이 막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태천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신의 카드! 어떻게든 손에 넣어야 할 카드들. 그것을 목적으로 이제 움직이기로 결정한 태천이었다.
“1천만 포인트 인가....”
지금 그가 가지고 있는 포인트는 총 54만 포인트 정도. S급 마법 카드인 빛의 봉인식과 어둠의 봉인식을 사고 가이아의 능력마저 사용했음에도 아직 54만 포인트가 남아 있는 것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150마리에 달하는 A급 몬스터의 습격이다. 여기서 가장 많은 몬스터를 잡은 태천이고 A급 몬스터들 하나 같이 10만이 넘는 수치였기에 나오는 에테르 결정체가 다 질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안전하게 잡을 수만 있다면 가장 확실한 사냥터이기는 한데...”
B급과 A급 몬스터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지옥. 태천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사냥터였다. 물론 그건 혼자 왔을 때의 이야기였다.
시체도 이 정도 급의 몬스터면 매우 큰돈이다. B급의 경우 최하가 800억이나 한다. 1만의 에테르 수치가 1천억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체 하나로 1만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시체도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지옥으로 사냥 간다고 했을 때 과연 따라 올 시체 처리 반이 있느냐는 것이 문제다.
“후우. 이 문제는 따로 이야기를 해 봐야 겠네.”
정 안된다면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해서라도 시체는 챙겨야 했다. 의외로 이렇게 하는 헌터들도 많다. 혼자 다니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말이다. 물론 그 만한 실력도 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그럼 오들도 활기차게 포인트 모으러 가볼까.”
그리고 태천은 커스 드래곤을 부르고 리모네와 사이라그에게 주위에서 사냥 좀 하고 오겠다는 말과 함께 한 대의 화물차를 이끌고 나갔다.
물론 자살행위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이미 마족과 천족들은 놀라운 태천의 힘을 봐서 딱히 따라가는 시체 처리 반도 두려워하는 감정은 없었다.
“후우. 아수라를 아직 잘 사용하지 못 하고. 정신력 소모도 크고.”
아수라의 필살기. 매우 큰 정신력 소모가 있다. 한번 사용하면 정신력의 1/10이 소모된다. 12레벨의 몬스터답다고 할까?
지금 피니트를 융합해서 소환하는데 소모되는 정신력과 같다고 볼 수 있으니 아수라가 얼마나 많은 정신력을 소모하는 건지 보지 뻔했다.
“3마리인가?”
붉은색의 점으로 다가오고 있는 3개의 점.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몬스터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커스 드래곤의 위에서 가볍게 내려오고 지상에 착지 하고 아수라를 언제든지 불러들일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태천의 모습에 따라오던 시체 처리 반의 마족과 천족들도 긴장하며 있었다. 태천은 확실하게 살아남지만 그들이 살아남는 것은 미지수니 말이다.
“왔군.”
그 말과 함께 태천의 몸에서 아수라가 반투명한 상태초 나오기 무섭게 주먹을 뻗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었지만 아수라의 주먹에 무언가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쿵 소리도 들려왔다.
“몸을 투명하게 만들려면 확실하게 하라고. 바닥에 발자국이 남잖아?”
서서히 형태를 나타내는 몬스터를 보며 따라 온 천족과 마족은 놀랐다. 카멜레온 형태의 몬스터였는데 정말로 몸을 투명하게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금 그 일격으로 몬스터의 머리를 정확하게 터트려 버린 아수라의 힘이 더욱 놀라웠다.
“확실히 여기서는 NC가 영 먹통이야. 한 마리인데 3마리가 표시되어 있으니..”
태천도 저 몬스터의 접근을 바로 알아차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닥에 있는 풀이 짓눌린 형태가 보였기에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아수라 덕분에 신체능력도 감각도 더욱 좋아진 것 같고.’
아수라가 태천의 몸에 들어 온 이후. 태천은 자신의 몸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몸의 근육들이 점점 붙고 있었으며 감각도 예민해졌다.
특히 시각이나 청각 같은 경우는 아마 일반인의 수십 배는 더 좋아졌을 것이다. 무인들이 기를 사용해서 강화한 것처럼 말이다.
“후우. 아수라. 준비해라.”
오우.
내 말에 아수라의 가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나와 아수라는 공중을 바라본다. 지상에는 그 카멜레온 한 마리. 하지만 공중은 아니었다.
끼에에에엑!!!
당당하게 울음소리를 울리며 태천을 향해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거대한 공중형 몬스터가 보였다.
“역시. 이거 나 점점 인간에서 멀어지고 있는 거 아니야? 저 먼 거리에 있는 녀석의 기척이 느껴지다니...”
그렇게 중얼거리는 와중에 아수라가 공중으로 솟구친다. A급인지 B급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S급이 아닌 이상 자신을 아수라를 상대할 몬스터는 없었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아수라의 6개의 손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태천을 향해 빠른 속도로 하강하던 공중 몬스터의 전신을 두들겼다. 이러다할 반격도 못하고 수십발의 주먹을 맞는 공중 몬스터는 아수라의 공격이 멈추자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는 않지만 속은 아마 박살났을 것이다. 뼈나 내장이나 모조리 파괴해 버리는 아수라의 주먹이다. 그것을 수십발을 맞았으니 끝났다고 봐야 했다.
“나머지 한 마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태천의 감각에 또 다른 몬스터는 잡히지 않았다. 즉 나머지 하나의 붉은 점은 기계의 오류라는 것이었다.
“이 두 마리 챙겨주시겠어요?”
“아. 예!”
천족 한 명이 외치며 나머지 천족과 마족들이 얼른 시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운은 없는지 에테르 결정체는 나오지 않았다. 단지 그 두 마리 몬스터 모두 10만의 A급 몬스터로 결정 나서 시체 값으로 8천억원을 벌었다. 즉 8만의 포인트를 얻은 것이다.
“그럼 계속 갈게요. 오늘 하루 좀 바쁘게 움직일 생각이니 힘들더라도 계속 따라와주세요.”
그리고 다시 커스 드래곤을 타고 태천과 태천 전용의 시체 처리 반이 움직였다. 이 날 태천은 A급 몬스터 15마리를 처리하며 다시 연합군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 * * * * * * * *
“답답하군.”
반투명한 귀신인 사내의 말에 맞은 편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말했다.
“하데스. 조금 더 인내심을 가져요. 이제 겨우 얻은 첫 계약자이자 마스터이며 우리들의 왕을 이대로 버릴 생각인가요?”
“누가 버린다고 했나? 답답하다는 거다. 왜 이렇게 느린지... 내가 아수라까지 빙의 시켜 주었는데.”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니까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져보세요.”
“차라리 그러지 말고 역시 그걸 해주는게 어떨까?”
“임무요? 상관은 없지만. 누가 그걸 정확하게 판단하고 할 건데요? 계약은 객관적이어야 해요. 절대적인 기준이 분명히 있어요. 잊은 건 아니겠죠? 그걸 우리가 임의로 할 수는 없잖아요.”
“네가 한 번 더 힘을 쓰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안 되나?”
“.... 저도 아버님의 말이 있어서 제가 함부로 하기는...”
“그래도 이대로 가다가는 소환은커녕 아직 잠들어 있는 녀석들도 깨우지 못 한다고. 이대로 그들과 싸울 거야? 불가능 하다고. 불가능.”
“나도 하데스의 의견에 찬성이다. 가이아. 이대로 가다가는 너무 늦어. 무리가 간다는 것은 알지만 퀘스트를 주어서 억지로라도 보상을 주어야 해. 이대로 가다가는 맥도 쓰지 못 하고 당한다.”
붉은색의 갑옷을 입고 있는 사내의 말에 가이아가 눈을 감았다.
“그것을 하게 된다면 저희는 한 동안 잠만 자야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각오한 바다. 차라리 그게 나아. 이대로 가다는 정말로 끝도 보이지 않을 것 같으니까.”
“젠장. 역시 다른 능력을 사용할걸 그랬어. 괜히 빙의를 사용했나.”
“그래도 빙의로 인해서 우리가 주는 퀘스트를 쉽게 완료할 수 있겠지. 그것을 다행으로 생각해기로 하지. 그러면 해라 가이아.”
“후우. 알겠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일어나면 뵙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