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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리스트-22화 (22/132)

22화

이영한의 말에 희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는 인간의 상식을 초월한 괴물이다. 개개인으로 어떻게 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당연히 힘을 합쳐서 잡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개개인의 힘보다는 팀워크가 더 중요한 순간이 많이 온다. 그렇기에 많은 헌터들이 고정 팀을 꾸리려고 노력한다.

희선 같이 S급이 되면 C급 몬스터야 혼자서도 잡으니까 혼자서 사냥을 가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힘들겠군요.”

“예. 듣자하니 천,마 연합군으로 가신다고요?”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서요.”

“잘하신 겁니다. 인간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있어야죠. 그쪽은 그나마 인간들 보다는 욕심이 덜하니 안전할 겁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자기 목숨은 자기가 챙겨야 하겠지만요.”

“그렇죠.”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을 때 갑자기 폭음이 들리며 검은색 연기가 솟구치는 것이 보였다.

“저건!”

“아무래도 이미 한 바탕 한 모양이군요. 먼저 가셔야 겠습니다. 지금 이게 최고 속도입니다!”

“그럼 먼저 갈게요! 정수야!”

“나 먼저 간다 언니!”

희선의 말에 이미 정수는 차 문을 열고 가볍게 뛰어내려 총구에서 나오는 불꽃을 추진력 삼아 하늘을 날아 빠르게 나아갔다. 그런 정수를 보며 희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여튼.”

그리고 희선도 차문을 열고 나와 조심스럽게 차에 매달려 차문을 닫은 후 차에서 뛰어 내려 땅에 발이 닫는 순간 모든 뇌전을 일거에 터트리며 빛과 같은 빠르기로 나아갔다.

“호오. 저게 그 유명한 뇌신모드인가.”

- 팀장님!

그때 들리는 무전에 이영한이 대답했다.

“왜?”

- 두 명다 갔네요? 우리도 진짜 갑니까?

“돈 받았잖아. 보너스도 준다고 하더라고. 거기다가 이번에 몬스터 대이동에서 한 몫 잡아보자. 평소 같으면 버리고 가겠지만 이쪽에는 소환사가 있잖아. 그것도 듀얼 몬스터즈로 따지면 9레벨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 드래곤도 있고. 너희도 봤잖아. 8레벨의 피니트가 가진 힘을. 그 보다 더 강한 소환체니까. 아마 여차하면 몸은 충분히 뺄 수 있을 거다.”

- 오랜만에 헌터로서 일하네요.

“그러게. 모두 단단히 준비하라고 일러둬라. 무기 손질 매일매일 했겠지?”

- 물론입니다. 그러면 이상 교전 끊겠습니다.

“오냐.”

그리고 그의 NC화면에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많은 붉은점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하나 둘씩 빠른 속도로 붉은 점이 사라졌다.

“이런. 이거 가서 우리가 헌터로서 할 일도 없겠는 걸?”

그렇게 말하며 이영한은 더욱 속도를 내었다.

* * * * * * * * *

퍼퍼펑!!!

“크워오오오!!!!”

“큭!”

드디어 몬스터 때와 조우한 다이아몬드 드래곤과 태천.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미처 깨우기 전에 태천은 스스로 일어나 버렸다. 그 이유는 공중에 있는 몬스터들이 먼저 소리를 지르며 다이아몬드 드래곤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다이아몬드 드래곤도 포효하며 맞섰다. 애초에 급이 다르다. 굳이 몬스터의 급으로 따지자면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A급의 몬스터다.

A급의 몬스터가 무서워서 피하는 이들이 A급 몬스터를 싸우는 것은 웃긴 이야기지만 이들은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힘을 측정해서 알 리가 없으니 그냥 일단 싸우는 것이다.

“쯧. 정신력이 한 숨 자서 좀 회복 되었다고 하지만..”

“킥킥킥. 무리하기는.”

어느새 소환 된 피에르가 태천의 뒤에서 열심히 단검을 던지고 있었다. 끝도 없이 나오는 단검에 태천은 신기해 하기도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정상적인 존재는 아니니 말이다.

“아래로 하강하자! 지상에 있는 녀석들을 쓸어버려야 해! 공중은 피에르! 혼자 할 수 있겠어?”

“그렇게 강해 보이는 녀석은 없으니 어느 정도 하겠지만 한계는 분명하다고만 말해주지. 네이틀도 불러서. 피니트로 융합한다면 모를까. 나 혼자서는 무리야.”

“그 정도의 정신력은 없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 아마 누나랑 동생이 오고 있을 테니까.”

“그건 또 어떻게 알고 있을까나?”

“내 누나랑 동생은 브라콤이거든. 그러니 닥치고 단검이나 던져.”

“킥킥킥. 그러 도록 하지.”

공중에 있는 몬스터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피에르가 단검을 던질 때 다이아몬드 드래곤도 공중에 있는 몬스터들을 잡거나 날개로 치고 꼬리로 치며 잡고 있었다.

다행이 포위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몬스터들이 어떻게든 공격을 해도 다이아몬드와 동급. 아니 다이아몬드 그 자체를 피부로 함고 있는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비늘에 상처를 낼 수 있는 몬스터가 없었다.

“크쿼오오오!!!!”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큰 포효소리와 함께 그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자 태천이 피에르를 향해 외쳤다.

“필살기 다이아몬드 크래셔다! 괜히 휩쓸리지마라! 피에르!”

“마스터나 걱정해라. 이 몸 걱정은 말고.”

빛이 절정에 이르고 그 빛은 사방으로 퍼졌다. 다행이라면 태천과 피에르가 있는 부분만 빛나지 않았다. 이 다이아몬드 크래셔는 전신에서 다이아몬드급의 강도를 가진 물체를 사방으로 쏘아내는 것이다.

게임에서는 한 명만 공격하지만 이곳은 현실. 몸 전체에서 사방으로 퍼지는 기술은 곧 주위에 있던 모든 비행형 몬스터의 때죽음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따로 조절하지 않았다면 지금 태천과 피에르도 전신이 벌집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남아 있는 건 피에르가 처리하고 다이아몬드 드래곤! 지상으로 가서 지상에 있는 녀석들을 처리해야 해!”

태천의 말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살짝 위로 올라가나 싶더니 곧 빠른 속도로 활강하자 태천이 날아가는 것을 피에르가 잡고 그 속도를 버텼다.

지상에 근접하다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망설임 없이 땅에 착지했다. 몬스터들의 공격?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방어력은 그것들을 가뿐하게 무시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전신에서 빛이나며 또 한 번의 다이아몬드 크래셔가 발동되었다. 다이아몬드 드래곤을 따라오던 나머지 공중 몬스터는 물론이고 지상에 있는 몬스터들도 때죽음을 당했다.

“... 굉장하네.”

그 관경을 본 태천은 감탄했다. 과연 9레벨. 압도적인 강함이 뭔지 보여주고 있었다.

“흐우우우웁!!!”

숨을 깊게 들이쉬는 소리와 함께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배가 튀어나오고 목을 들어 올리고 잠시 후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전방을 향해 입을 벌리자 다이아몬드 크래셔와 같이 조그마한 알갱이들이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크아투지위!

크어아라라라!

아아아악!!!

여러 가지 비명이 울리는 상황에서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느긋하게 고개를 돌리면서 부채형으로 친절하게 몬스터들을 한 번 쭉 쓸어주었다.

그리고 알갱이들이 나오는 것이 끝나나 싶을 때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입에서는 거대한 불덩어리가 나오며 좀 더 후방에 있는 몬스터들의 한 가운데에 떨어지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 사기로군.”

비록 대부분이 C급 이하라고 하지만 홀로 100마리 이상을 가볍게 쓸어버린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큭큭큭. 이 정도에서 놀란다면 그보다 더욱 고레벨의 분들이 나타나면 어쩔 거지? 13레벨의 신들을 소환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군.”

“신이라...”

13레벨. 몬스터의 최고의 레벨이다. 다른 카드는 EX급이라고 해서 최고 등급이 있지만 이 13레벨과 EX급 카드의 가격은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무려 1천만 포인트. 에테르 수치 1천만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100조라는 미친 금액이 소모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그가 게임에서 했던 경험을 미루어서 보자면 사는 건 좋지만 사용하기 위해서는 퀘스트를 클리어 해야 했다.

“물론 살 수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몬스터들을 바라본다. 강력한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힘에 겁을 먹었는지 모두 주춤 거리면서 물러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태천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돈 수거하러 가자. 다이아몬드 드래곤.”

태천의 눈에 벌벌 떠는 몬스터들이 모두 하나 같이 돈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투명드래곤이 아닌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미쳐 날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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