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멋지잖아...”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서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비늘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으로 햇빛에 의해서 비늘이 다이아몬드가 반사되며 나타내는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태천을 향해 고개를 숙이자 조금 겁먹은 태천은 뒤로 물러났지만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모리를 완전히 바닥을 대고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머리 위를 가리켰다.
“나보고 그 위에 올라가라고?”
그러자 조금 머리를 든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 실례를...”
그 말과 함께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머리위에 끙차 거리며 태천이 올라가자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서서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을 본 모든 이들은 아직도 멍하니 태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 하늘을 날 수 있지?”
태천의 말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자신의 날개를 펼치고 날개짓을 하며 천천히 날아 오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그러자 태천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 NC를 통해 통화를 누른 강태천은 땅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희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나 잠깐 갔다 올게.”
-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아아. 그냥 대이동이라고 했으니 그것 좀 보고 올 테니까 너무 걱정 마. 혼자서 다 잡을 수 있으면 다 잡고 올 테니까. 그럼 나 간다.”
- 태천.
연결을 끊은 태천이 다이아몬드 드래곤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이곳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들이 어디있는지 알 수 있어?”
그 말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 뭐 일단 좀 더 높이 올라가서 살펴보자.”
“크릉.”
그리고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좀 더 고도를 높였고 어느 덧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올라갔다. 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희선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언니! 언니! 지금 오빠 뭐하는 거야!”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곳으로 가서 보고 오겠다고 했어.”
“뭐어?!! 자살행위라고! 그곳에 공중 몬스터가 없을 리가 없잖아!!!”
“나도 알아! 그래서 가지 말라고 하는데 지금 수신거부까지 해 놓은 상태야.”
그렇게 두 자매가 속을 태우고 있을 때 이영한이 다가오며 말했다.
“지금 태천님이 어디로 간다고 하십니까?”
“몬스터 대이동으로 하는 곳으로 간다고 했어요.”
“흐음... 그런가요?”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영한을 보며 희선이 말했다.
“뭔가 알고 있나요?”
“아니요. 단지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능력은 없지만 방어력은 말하면 입아프고 공격력도 뛰어나니까요. 무엇보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잠시 보고 오는 것에는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요.”
“잡는다고 한다면요?”
“가능하지 않을까요? 6만대 후반의 투 헤드 라이온도 8레벨의 피니트가 잡았는데 그보다 더 강한 다이아몬드 드래곤이라고 한다면 A급 몬스터도 노려볼 만하죠. 방어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법도 합니다.”
“... 무리한 부탁하나 해도 될까요?”
“저희 다 쓸어는 최대한 손님의 요구에 맞춰드립니다. 그만한 요금을 지불한다면요.”
미소 지으며 말하는 이영한을 보며 희선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차하면 같이 싸워주세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으니까요. 지금부터 몬스터 대이동 일어나는 곳으로 갈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태천님은 어디서 오고 있는지 아십니까?”
“헌터넷에 들어가서 확인할 거예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을테니까요. 동남쪽에서 오고 있으니 그곳으로 움직이면 될 겁니다.”
“준비하도록 하죠.”
그렇게 이들의 다음 행선지가 결정될 무렵 김태천은 지금 헌터넷에 가입해서 몬스터 대 이동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었다.
NC에 입력하니 몬스터의 예측 이동경로가 노란색으로 표시되었는데 그 길에 딱 자신들이 머물던 안전지대가 있었다.
“다이아몬드 드래곤. 저쪽으로 가자.”
태천의 말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부드럽게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그곳으로 노란색의 선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너무 커져 있던 비율을 줄였다. 비율이 계속 커져 있으면 작은 몬스터의 점은 나타나지 않고 오로지 헌터들만 표시가 된다. 이것이 이 기계의 한계였다.
위성이 뜰 수 없는 공간진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내내 이것이 아쉬운 태천이다. 물론 다른 헌터들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흐음. 그나저나 이렇게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네.”
적당한 속도를 유지해주어서 인지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설정이라고 해도 카드 밑에 있는 그 몇 줄이 전부이니 자세한 능력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 그래서 태천은 많은 실험을 한다.
먼저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뿔을 단단하게 붙잡으며 말했다.
“최고 속도는 아니더라도 좀 더 빠르게 날아가줘.”
태천의 말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좀 더 속도를 내자 태천은 내심 속도를 짐작해 보았다.
‘시속으로 따지면 70km정도 인가?’
“내가 그만 이라고 할 때까지 점점 속도를 올려줘. 가능 하겠어?”
“크릉.”
가볍게 대답하고 천천히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속도를 올렸다. 그러자 서서히 버티기 힘들어졌다. 최대한 버티고자 했지만 의외로 금새 한계를 맞이 해 버렸다.
“그.. 그만!!!”
태천의 외침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을 속도를 천천히 줄여서 처음의 날아가는 속도로 날아갔다. 그러자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태천이 자리에 주저 앉았다.
“끙... 이거 너의 위에 타고 있을 때는 최고속도로 날아가라고 엄두도 못 낼 것 같다. 나중에 따로 속도 측정하는 걸로 하자.”
“쿠.”
제대로 된 대화는 아닌데 이상하게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하고자 하는 말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태천이었다. 물론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정확하게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그보다... 아직도 멀었나.”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태천은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머리위에 누워버렸다. 원체 크기가 크다보니 사람 한명 눕는다고 어떻게 되지 않았다.
“한숨 잘 테니까 몬스터가 나타나면 미리 좀 알려줘.”
자신의 머리 위에서 잠을 잔다는 태천의 반응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날개를 움직이며 태천이 가리킨 방향으로 날아갈 뿐이었다.
* * * * * * * * *
“몬스터 대이동을 사냥하러 가는 이들은 아마 우리 뿐일 겁니다.”
차 안에서 이영한이 말하자 희선은 미안한 마음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하하.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오랜만에 한 바탕 하고 싶어지고. 이미 아실 것 같지만 이번에 대려 온 직원들 모두 어느 정도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킬 수준은 되는 놈들이니까요. 괜히 비싼게 아니죠.”
다 쓸어의 특별한 시체 처리팀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라고 불리는 이 팀은 전원이 헌터로 이루어진 팀이다.
그것도 최소 C급 이상의 헌터들로만 말이다. 이런 정예를 모으고 고작 시체 처리 팀이나 한다고 하는 이들은 있지만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있는 이들이다.
여러 가지 사정이나 아니면 애초부터 이영한의 가문에서 키워 온 이들로 시체 처리 팀이나 하고 있지만 여차 하면 이들도 헌터로서 움직인다.
그래서 항상 자신들의 무기나 장비를 가지고 다닌다. 헌터들이 전멸하면 사실 상 시체 처리 팀은 다 죽은 것과 다른 없다. 그렇기에 헌터들이 죽을 경우. 혹은 죽을 것 같은 경우 이들이 나서서 그 몬스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물론 팀장은 대대로 다 쓸어의 차기 후계자가 해왔다. 이영한이 이번에 사장이 된다면 그의 자식이 팀장이 될 것이다.
“단지 우리가 보수가 비쌉니다. 그건 알고 계시겠죠?”
“이번에 저희가 판 시체만 해도 충분히 1조가 넘어요. 투 헤드 라이온만 해도 이번에 7천억 원에 팔렸어요. 돈 걱정은 하지 마시죠. 보너스까지 확실하게 챙겨드릴테니까요.”
“화끈해서 좋군요. 언제나 이런 일이라면 저희로서도 대환영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하도록 하죠. 그보다 지옥에도 가나요?”
“예. 다른 회사들도 저희와 같은 정예를 운영한다고 하지만 아직 수준이 한참 떨어지죠. 팀이라는 것이 개개인의 실력으로만 뛰어난 팀이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