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5. 지옥으로 가는 길.>
“흐음... 소환사라. 오랜만에 보는군.”
“끙... 미치겠군.”
“응? 왜 그러는가?”
“아. 이거 진짜 너무 어려워. 지금 벌써 10연패 중이야.”
한가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두 중년의 미남이 있었다. 한 명은 근육질이 있는 몸으로 덩치가 있어 강인한 인상을 또 다른 한명은 얇은 선으로 조금 가녀리게 보이는 동시에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남성이었다.
“하아... 자네는 내가 말하지만 게임에는 재능이 없다니까? 오히려 잘 못 하는 편에 속하지.”
“쩝. 나도 아는데 어차피 재미로 하는 건데 뭐 어떤가. 그래서 누구라고?”
“소환사가 나왔다고 하네. 인간 중에 말이야.”
“또 인간인가? 맨날 인간만 나오는 군. 특별한 초능력은 말이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종족이니까. 우리 마족과 천족과 다르게 말이지. 안 그런가? 마군.”
“나도 모르겠네. 신짱.”
서로 친근하게 마군과 신짱이라고 불리는 이둘. 근육질의 사내. 마군이라고 불리며 그의 진짜 정체는 마족들의 왕인 마왕이다.
그리고 신짱이라고 불린 가녀린 사내. 실제로는 천족들의 왕인 신이다. 각 두 종족의 탑이 사이좋게 어느 가정집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보다 마군.”
“왜?”
“이번에 나온 소환사는 상당한 재능인 것 같더라고. 소환사가 된지 한 달 정도 안 되었는데 벌써 C급 헌터가 되었어.”
“단순한 재능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로군.”
그렇게 말하며 들고 있던 게임 패드를 내려놓은 마왕이 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세히 이야기 해봐.”
“이번에 나타난 사내. 김태천이라고 하던데 여러 소환체를 부린다고 하더군.”
“몇 마리?”
“아직 모르네. 밝혀진 것은 6마리지. 그것도 동물이 아닌 인간도 소환한다고 하는데... B급 몬스터마저 잡을 수 있는 강력한 인간을 말이야.”
“우리가 알던 소환사랑 완전히 다르군. 그야 말로 이상적인 존재 아니야?”
“그렇지. 강력한 소환체를 다수 소환해서 공간진에 있는 몬스터들을 토벌한다.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도 공간진을 확실하게 토벌 할 수 있는 방법이지. 우리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같이 말이야.”
“아. 그거 말인데. 그쪽은 반응이 좀 있어?”
그러자 신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도 영 반응이 없어. 헛수고 같아. 끽해야 F급이나 E급이지 D급부터는 절대로 무리더군.”
“우리만 그런 줄 알았는데 그 쪽도 그러는 것을 보면 아예 무리였나 보군. 그만 둘까?”
“E급 몬스터도 훌륭한 전력이네. 그곳에서는 말이야.”
신의 말에 마왕의 표정이 굳어진다.
“벌써 그런 시기인가?”
“2년 다되어 가네. 마군. 그래서 나는 그를 꼭 데려갈 생각이야. 그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어.”
“하아...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갈까? 아무리 인간이 욕심이 많다고 해도 그곳은 지옥이야. 그 녀석 이제 헌터가 된지 한 달 정도라며?”
“그의 누나가 김희선이고 그의 여동생이 김정수.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이연화 일세.”
신의 말에 마왕의 표정이 더더욱 굳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더욱 그를 불러서는 안 돼. 그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잊었는가? 무엇보다 과연 그가 간다고 해서 가족들이 가만히 보고 있을 까? 정수라는 그 막내는 몰라도 희선이 하고 연화는 기억하고 있어. 그 비극에 대해서 말이야.”
“물론이지. 그러니까 우리가 데려갈 걸세. 그 일에 대해서 아무리 우리 모르게 벌어진 일이라고 하지만 우리도 원정대의 총 책임자 중 한 명. 책임을 져야지.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그를 데리고 갈 거야. 인간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천족과 마족연합에 그를 넣겠다는 거야?”
“그와 그의 누나와 여동생을 넣겠다는 거야. 연화는 나오지 않을 테니까.”
“그래. 그렇게 한다면 나는 찬성이야. 문제는 가디언의 인간 대표가 허락하냐는 것과 과연 연화 그녀가 허락하냐는 것. 이 두 가지야. 뭐 가디언 측의 인간대표는 그때 일을 말하면 끝나겠지만 연화에 대해서는 설득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야.”
“그녀에 대한 설득은 이미 해두었지.”
“.. 진짜로?”
“끈질기게 설득할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한 번에 허락하더군. 그들은 믿지 못 해도 나하고 자네는 믿는다는 말이었지. 희선이도 그렇게 말했고. 무엇보다 지금은 S급 헌터니 여차하면 자기와 동생들은 알아서 챙긴다고 하고.”
“이건 진짜 의외로군. 그러면 우리가 데리고 같이 가는 건가? 애들이 좋아하겠는데? 다들 그 녀석 아들이 어떤 놈인지 궁금해 했잖아.”
“그건 그렇지. 후우.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 일을 진행하겠네.”
“아아. 그러라고. 어차피 나는 그런 쪽으로는 영 아니니까.”
“그래서 있는 것이 친구지. 이번에는 조금 오래 갈 거야. 미리 미리 부인이나 자식들에게도 말해두고.”
“아. 자식 이야기 나와서 말인데. 신짱. 이번에 딸이 같이 간다고 들었는데 맞아?”
“응? 리모네 말인가? 아아. 이번에 같이 갈 예정이지. 그 아이의 힘이 너무 쌓여버려서 이제 한 번 분출해줘야 해. 안 그러면 폭주할 테니까.”
“그 정도로 힘이 쌓였다고?”
“천재들 앞에서 세월은 의미가 없더군. 나를 따라잡는 것도 얼마 걸리지 않을 것 같아. 나도 이제 슬슬 은퇴해야 할 시기야.”
“끙.. 그럼 나는 누구랑 노나.”
“하하하. 자네도 은퇴하라고. 아들 잘 키웠던데.”
“쩝. 그 녀석은 나를 너무 닮아서 문제라고. 멍청하고 너무 앞만 보고 있어.”
“그것이 자네지.”
“신짱과 같은 친구라도 사귀라고 말 하는데 영 마음에 드는 녀석이 없는 것 같아. 리모네랑 결혼이라도 시키고 싶은데 둘 모두 싫어하니...”
“애초에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으니 아무래도 이성보다는 남매로 밖에 느껴지지 않겠지. 그래도 정 원하면 좋은 신붓감을 한 번 찾아보지.”
“자네 딸은?”
“내 딸? 뭐 그 아이가 알아서 잘 하겠지. 지 엄마를 닮아서 아주 똑부러지니까. 나도 무섭다고 그런 면은.”
쓴웃음을 짓는 신을 보며 마왕이 키득 거리면서 말했다.
“그래서 여기 계속 놀러 오는 거야?”
“부정은 못 하겠군.”
“뭐 나는 환영이니까 언제든지 오라고. 아 그보다 언제 쯤 출정할 생각이야?”
“2달 후. 그러니 이제 적당히 놀고 준비하게나. 그곳에서 최소한의 피해로 살아 돌아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
“알고 있어. 그보다 자네도 한 판 할 텐가?”
“내가 이길 텐데?”
“나도 실력 좀 키웠다고. 그렇게 쉽게 지지는 않을 거야.”
“뭐 그러면 한 번 해보지.”
그리고 마왕이 건네는 게임 패드를 받은 신은 마왕과 함께 게임을 시작했다. 그런 둘의 간단한 이야기. 하지만 그 내용은 실로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지옥. 마계, 천계, 인간계. 이 3개의 차원이 공간진에 의해서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로 마계와 천계가 크게 소멸할 위기에 처하자 이 들은 온 힘을 다해서 차원을 안정시켰다.
그렇게 하나의 차원속에 또 다른 차원을 만들어 지금처럼 안전하게 마계와 천계가 유지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 만들어진 것이 있으니 바로 지옥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차원이다.
하나의 공간진이다. 단지 그 규모가 행성 급의 규모라서 차원을 뒤틀었을 뿐. 그 여파로 3개의 차원이 하나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지옥이라고 불리는 차원에서는 최하가 C급인 몬스터들이 살고 있으며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지옥에 있는 몬스터들은 인위적으로 공간을 비틀어서 각 3개의 차원에 랜덤하게 나타난다.
============================ 작품 후기 ============================
음... 여러분.
저 비축분 없습니다. 1주일 정도 설정으로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걸로 다 했습니다. 그 동안 틈틈히 계속 3개의 글도 연재하고 있었고요.
즉 그냥 바로바로 쓰는데로 올리는 겁니다. 그러니... 만약에 연재가 안되면... 그냥 저의 뇌와 손이 터졌다고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