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11화 (11/132)

11화

“후우. 이제 겨우 모았군.”

20일. 20일 동안 나는 공간진에서 살다시피 하며 몬스터를 잡았다. 짜잘한 애들은 잡지 않았다. 최소 D급의 몬스터만 노리면서 다녔다.

초능력이 각성한지 한달도 안된 나지만 내 실력만큼은 벌써 A급 헌터와 대등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내 헌터 자격증의 헌터 급수는 벌써 C등급이 되었다.

오로지 잡은 몬스터만 보고 급을 따지는 헌터 급수이기에 이렇게 짦은 기간에 급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더욱 중요한 것은 드디어 내가 만족할 만큼 포인트가 모였다는 것이다.

아 이 포인트라는 것은 그냥 내가 임의로 부르는 거다. 딱히 정해진 단위가 없어서 그냥 숫자만 부르기도 뭐해서 나는 포인트라고 부른다. 참고로 다 알겠지만 1포인트당 에테르 수치 1이다. 더럽게 비싸다.

“18만이라... 이걸로 8레벨 카드 하나 살까?”

지금 나는 듀얼 몬스터즈의 카드 상점에 들어와서 카드를 무엇을 살지 고민하고 있었다. 간간히 추가는 했지만 전부 4레벨의 몬스터카드였다.

다른 카드들은 아직 사지 않았다. 가격을 잠깐 봤는데 몬스터 카드의 배 이상으로 비싼 가격에 아직 엄두를 내지 못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꼭 있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8레벨 카드가... 10만. 9레벨은.. 25만이라 미쳤구나. 미쳤어. 9레벨은 아직 꿈도 못 꾸겠어. B급도 수월하게 잡아야 어느 정도 노려볼만한 포인트네.”

피에르와 4레벨의 몬스터들. 그리고 네이틀로 D, C급은 학살하다 싶이하지만 B급은 조금 힘들다. 무엇보다 몬스터는 혼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단체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혹은 싸우다가 어부지리를 노리며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완전히 확실히 잡을 자신이 없다면 결코 더 높은 수준의 몬스터가 있는 곳으로 가면 안되었다.

“그래도 역시 사냥의 꽃은 파티사냥인데.”

나 처럼 홀로 다니는 헌터는 정말로 지극히 드물다. 애초에 가장 약한 F급 몬스터라고 해도 일반적으로 막 헌터가 된 초급 헌터 혼자서 절대로 잡을 수 없다.

괜히 게임과 같이 탱커, 딜러, 힐러 이렇게 3개로 직업군을 나눈 것이 아니다. 아주 드물게 버프를 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정말로 드문 사람이고 크게 이 3가지다.

힐러가 귀하기는 하지만 없다고 사냥 못 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귀하기는 하다. 하지만 힐러들이 행패 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디언에서는 엄격한 규율이 있다.

일단 사냥은 무조건 각 사람들이 한 사냥 기여도에 따라서 모든 수입이 분배가 되며 힐러 같은 경우는 반드시 1주일에 한 번은 사냥에 참가해야 했다. 피치 못 할 사정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이건 절대적인 규율이다. 어기면 안 된다. 법이기에 어기면 바로 불법으로 벌금 5천억 원에 감옥에서 30년을 살아야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기초적인 것들이 중요하다고 하여 가디언에서 나온 정말로 몇 안 되는 적은 규율들에 대한 처벌은 엄청나게 강하다. 다 기본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8레벨 몬스터 하나하고 나머지는... 이제 슬슬 마법이나 장비로 눈을 돌려봐야겠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덱은 내가 초기화되기 전에 노리고 있던 사상최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일명 먼치킨덱 이라고 불리는 덱이다.

말 그대로 개사기적인 덱이다. 이걸 다 모으기만 하면 아니 반 이상만 완성해도 거의 듀얼에서 지는 일이 없는 덱으로 나는 초기화 이전에 약 70%를 모았다.

하나 같이 강력한 몬스터와 마법들. 그리고 적절한 장비와 지형카드까지. 이 덱을 만들기 위해서 무려 2년이나 고민하고 수정한 나다.

이미 덱의 조합은 다 머리에 있지만 이 현실과 게임의 다른 점은 바로 내가 원하는 카드를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신력이 버텨주냐의 이야기지만... 그래도 나쁠 것은 없지. 이런 장비를 더 구하면 되니까.”

누나가 선물해준 에테르 목걸이와 반장갑. 가격도 어마어마하지만 효과도 좋았다. 내가 한 번 실험 삼아서 7레벨의 네이틀을 소환해 본적이 있다. 이 장비들 없이.

그리고 소환하자마자 바로 기절해 버렸다. 그 정도로 정신력 소모가 심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장비들이 있으며 그냥 좀 많이 어지러울 뿐이지 기절하지 않는다.

물론 이 것도 한계는 존재한다고 한다. 최대 1인 당 최대 4개가 한계라고 하는데 이건 지금까지 실험한 결과라고 한다.

즉 나는 앞으로 2개의 이런 장비를 더 맞출 생각이다. 거기에 필요한 돈도 많지만 돈이라면 몬스터 시체를 판 돈으로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좋았어. 카드는 이 녀석으로 하고 마법카드는 그러면 자연히 융합이겠네. 돈도 딱 떨어지네. 10만 포인트하고 8만 포인트.”

융합. 몬스터 2마리를 하나로 합치는 마법 카드다. 이 융합을 어떻게 사용 하냐에 따라서 듀얼리스트로서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카드이며 고급 카드다.

- 빛과 어둠의 대리인 피니트, 융합 카드를 구입하였습니다.

“좋았어. 그럼 또 다시 실험을 해 볼까. 융합 소환은 처음 사용해 보는데 말이야.”

아직 내 능력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무엇보다 내가 처음으로 마법 카드를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당연히 조금은 기대되고 긴장된다.

“일단. 잡몹들 깔아주고.”

가볍게 4레벨의 몬스터 4마리를 소환한다. 그리고 2시간 쉬었다가 제물로 받치며 피에르와 네이틀을 소환한다. 제물 덕분인지 정신력 소모가 심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집에 수련장이 있는게 참 좋아.”

우리 집안에서 본래 헌터는 나를 제외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와 내 여동생까지 모두 4명이었다. 사치를 부리지 않는 가족이기에 돈은 쌓여만 갔다. 하지만 유일하게 아낌없이 투자한 것이 있으니 바로 수련장이다.

아버지는 기를 사용하는 순수한 능력자셨다. 그것도 봉을 사용하는 무도인으로 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라고 어머니가 말했다.

18년전. 갑자기 나타난 S급 몬스터의 등장에 아버지는 그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서 당연히 참전하셨고 결국에는 돌아가셨다고 한다.

나라에서 보상을 했다고 하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집안에서는 금지어다. 돈으로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니 당연한 일이었다.

“우울한 생각은 그만하고.”

고개를 저으며 우울한 기억은 날린다. 그리고 융합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내려고 한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내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마법 카드. 융합 발동.”

- 대상을 선택하세요.

NC에 나타난 글씨와 함께 내가 소환한 2마리의 몬스터 카드가 나타났다. 그리고 내 몸은 그 2개의 카드가 있는 화면을 가볍게 누르자 그 둘 사이에 거대한 블랙홀 같은 것이 나타나며 그 두 몬스터를 집어 삼킨다.

“나와라! 빛과 어둠의 대리인 피니트!!”

그러자 블랙홀이 사라지며 그곳에서 검은색의 판금 갑옷과 검은색의 망토. 그리고 검집없는 흰색의 장도를 허리춤에 걸고 있는 기사가 나타났다.

“크윽!!”

정신력 소모가 상당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당장 내 목걸이와 오른손에 있는 반장갑의 에테르 조각의 빛이 현격하게 약해진 것을 보니 상당히 많은 에테르가 사용된 것이었다.

“무리를 하는 군.”

“큭큭... 실험.. 이니까.”

“실전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거다. 마스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보다 너희들은 뚜렷한 자아가 있고 지식이 있고 이성이 있구나.”

“감정도 있다. 우리는 모두 살아 있는 하나의 개체. 거룩하고 위대한 고대의 맹약에 의해서 나타나는 존재. 우리 모두 하나의 살아 있는 존재다. 네가 하는 그 게임과 다르게.”

“그것도 알 수 있는 거냐..”

아. 이제 더 이상 무리. 기절할 것 같은 정신줄을 붙잡고 있는 나를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는 피니트가 말했다.

“장비를 모아라.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너의 그 나약한 정신을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그래야만 우리들을 보다 자유롭게 소환할 수 있을 거다. 마스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또 다시 기절해 버렸다.

* * * * * * * *

“나약하군.”

기절해 버린 태천을 바라보는 피니트는 담담했다. 다른 점이라면 사라져야 하는 피니트가 아직 현실에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흐음... 우리의 초대 계약자가 이런 자라니... 이 사실을 들으면 위에 계신 분들이 많이 안타까워 하시겠어.”

그리고 쓰러진 태천을 가볍게 들어 올려 벽에 대충 기대어 앉게 하고 천천히 다리부터 사라지는 피니트는 아직도 기절 중인 태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보다 강해져야 할 거다. 마스터. 우리의 첫 번째 계약자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게.”

그 말과 함께 그는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수련장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 작품 후기 ============================

하아.. 제가 하루에 글을 최고 6편 쓴적이 있는데 그 기록 갈아치웠습니다. 하루 최고 11편 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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