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9화 (9/132)

9화

쿵.쿵.쿵.

땅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자 삼남매는 모두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뒤에서 따라오는 시체 수거반은 뒤로 후진한다. 몬스터가 강력할 때 이들이 옆에 있는 것은 헌터들의 싸움에서 방해라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어느 정도야? 언니.”

“아직 전혀 잡히지 않아.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고.”

그렇게 말하며 손바닥만 한 측정기계를 전방으로 들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에테르 수치가 전혀 측정되고 있지 않았다.

“일단 먼저 소환부터 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알았어.”

그리고 태천은 조금 쪽팔리지만 애써 참으면서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말했다.

“듀얼.”

태천의 선언에 태천의 발 밑에 마법진이 생성된다.

“소환. 복수의 대행자. 피에르.”

그리고 검은색의 연기와 함께 레벨 6의 몬스터 피에르가 나타난다. 동시에 태천의 오른손에 있는 장갑과 목걸이에서 환한 빛이 나타난다.

‘과연... 이래서 그렇게 비싸고 거의 일회용이나 다름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목숨 걸고 사는 건가...’

피에르는 실험을 위해서 총 3번 소환해 봤지만 이 목걸이와 반장갑 덕분에 소모되는 정신력이 확연하게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마지막에 소환할 때도 일단 소환하면 어지러워서 휘청거렸는데 지금은 그러한 것들이 전혀 없었다.

“킥킥킥. 뭐지? 마스터. 또 이상한 실험에 어울려야 하는 건가? 그런 거라면 나를 부르지 말고 그를 불러.”

“아니. 싸울 거야.”

태천의 말에 피에르가 전방을 바라보더니 킥킥 거리며 말했다.

“이제야 좀 제대로 된 곳에서 나를 부르는 군 마스터. 그래서 저기 다가오는 괴물을 처리하면 되는 건가?”

“혼자서 할 수 있어?”

“그렇다고 하면 참 좋겠지만 무리지. 강해보이니까.”

그때 측정기에 무언가 잡히자 희선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에테르 수치 65,478. B급 중에서도 최상위에 들어가는 녀석이야. 단단히 준비해야 겠어.”

“그래도 나하고 언니하고 오빠가 있으니 좀 쉽지 않겠어?”

“방심하면 그 순간 죽을 수 있어. 방심하지 마. 내가 언제나 말했을 텐데? 김정수.”

“칫. 농담이라고. 누가 방심한다고 했나 뭐...”

희선에게 한 소리 들은 정수가 입술을 내밀면서 동시에 긴장된 눈으로 전방을 바라보자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괴물을 발견했다.

큰 키에 손에 들고 있는 나무 몽둥이.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눈. 전설에 나오는 사이클롭스의 모습을 한 몬스터였다.

“피에르. 저 녀석 레벨로 치면 얼마나 될 것 같아?”

“같은 레벨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야. 각자 능력이 다르니까.”

“그래도 대충.”

태천의 말에 피에르가 계속 다가오고 있는 사이클롭스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8정도 될 것 같군.”

“B의 최상급이 레벨 8이라 이거지... 좋았어. 그럼 나머지 한 명도 불러야겠네.”

“아아. 진정하라고 마스터. 이 두 아가씨도 있으니 일단은 나 혼자서 해보지. 위험하면 불러도 괜찮아.”

“그래. 일단 저 소환체의 말대로 하는 게 좋겠어. 정신력은 최대한 아껴야 해. 설령 저거 한 마리만 잡고 물러난다고 해도 물러날 때 몬스터의 습격이 있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알았어.”

“그럼 슬슬 가볼까. 준비 다 되었지? 정수야.”

희선의 물음에 정수가 자신의 양쪽에 있는 에테르로 개조된 총을 꺼내들며 말했다.

“나야 언제든지.”

“그래.”

그리고 희선도 자신의 허벅지에 있는 4개의 단봉을 모두 꺼내서 연결하자 하나의 긴 장봉이 되었다. 이 무기들이야 말로 헌터들의 밥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가장 비싼 에테르 물품이다.

에테르를 통째로 녹여서 만들기에 힘의 증폭은 물론이고 방어 또한 가능한 물건들이다. 헌터들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게임에서와 같이 탱커와 힐러 그리고 딜러.

각자 자신의 유형에 맞는 최고의 무구야 말로 또 하나의 목숨 줄이나 다름없기에 돈을 많이 버는 헌터라도 언제나 무구들의 강화를 위해서 모든 돈을 투자한다.

쿵! 쿵! 쿵!

그 사이 이제는 확연하게 보이기 시작한 사이클롭스를 바라보며 희선이 자신의 봉에 뇌전을 휘감으며 말했다.

“그러면 사냥 시작 한다. 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특히 정수 너. 장난치지마.”

“내가 애야? 장난칠 상황도 구분하지 못 하게.”

“애라서 말하는 거야. 그러면 사냥 시작!”

그렇게 외치며 희선이 빠르게 사이클롭스를 향해서 돌진한다. 달리는 와중에 신발이 빛나는 것을 보면 저 또한 에테르를 사용한 물품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태천이 피에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봐주지 말고 죽여.”

“킥킥킥. 그것이야 말로 내 전문이지.”

그리고 피에르는 가볍게 공중을 날아서 사이클롭스를 향해 돌진했다.

“오빠. 그럼 나도 갈테니까 여차하면 도망치는 거 잊지마.”

총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정수도 피에르 처럼 공중을 날으며 사이클롭스를 향해 움직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희선은 일단 사이클롭스의 손에 들려있는 나무 몽둥이를 먼저 노렸다.

저것을 먼저 부셔야 좀 편하게 사냥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뇌룡강천!”

봉에 뇌전을 가득 주입하고 에테르로 인해서 그 뇌전이 증폭된다. 거대한 뇌전으로 이루어진 봉을 들고 그대로 사이클롭스의 머리를 향해 내려친다.

그도 바보는 아니라서 자신의 나무 몽둥이를 들고 희선의 공격을 막으려고 하지만 희선의 공격이 보다 강했는지 나무 몽둥이를 일격에 부셔버리며 사이클롭스의 머리를 강타했다.

“크워오뤄우!!!”

전신에 흐르는 전기에 생명체라는 건지 순간 몸이 마비되었는지 사이클롭스는 몸을 움직이지 못 했다. 그사이 도착한 정수는 오른손에 들려 있는 총의 총구를 사이클롭스의 눈을 조준하며 말했다.

“역시 눈부터 처리해야지!”

그리고 총구에서 강력한 불꽃이 쏘아져 나갔다. 사이클롭스도 그것을 보며 몸을 움직이지만 감전의 영향인지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눈을 감는 것이 전부였다.

“크워어어어!!!!”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지르며 비틀 거리는 사이클롭스를 바라보며 피에르가 자신의 손에 있던 2개의 단도를 던졌다.

“비기! 백팔의 처형!”

108개로 늘어난 단도가 사이클롭스의 몸 여기 저기 전신에 꽂힌다.

“공연 종료!”

그리고 일제히 단도가 폭발하며 검은 연기와 함께 사이클롭스가 천천히 뒤로 넘어간다. 그것을 본 태천은 벌써 끝인가 싶었지만 직접 싸우는 3명은 아직 긴장을 풀지 않았다.

“워어어어어!!!!!!!!!!!”

그것을 증명하듯이 사이클롭스의 커다란 포효와 함께 양손을 휘두르자 급히 몸을 피하는 3명이었다. 손이 휘둘러져서 느껴지는 풍압만으로도 굉장했기에 희선과 정수는 스쳐도 죽는 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피했다.

“이건 조금 곤란하군. 역시 나로서는 무리인가?”

상처는 있다. 전신에서 피는 흘리지만 깊은 상처는 아니다. 그저 피부가 조금 까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그 말과 함께 피에르는 다시 자신의 마스터인 태천이 있는 곳으로 와 말했다.

“역시 나로서는 무리야. 그 녀석을 불러야겠어.”

“... 알았어.”

그리고 하나 있는 7레벨의 카드를 NC를 통해서 선택한다.

“듀얼. 소환. 빛의 처형자. 네이틀!!!”

- 레벨 6의 몬스터 복수의 대행자 피에르를 제물로 하시겠습니까?

NC 화면에 나타난 질문에 태천은 망설임 없이 Yes를 눌렀다. 그러자 피에르가 검은색 연기로 바뀌어 태천의 발 밑에 있는 마법진에 흡수되더니 곧 하얀색의 강렬한 빛과 함께 하얀색의 판금 갑옷에 붉은색의 망토. 그리고 새 하얀 대검을 등에 메고 있는 사내가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주군.”

“가서 내 누나와 동생을 도와 저 괴물을 쓰러트려!”

“주군의 명대로!”

그리고 등에 메고 있는 대검을 뽑으며 빠른 속도로 사이클롭스를 향해서 7레벨의 빛의 처형자. 네이틀이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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