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3화 (3/132)

3화

의외로 순순히 상황을 받아드리자 희선이 놀라며 말했다.

“정말?”

“그래. 정말. 사실 나도 슬슬 질려서 다시 한 번 초기화 시켜서 해볼까 고민하고 있었거든. 차라리 잘 되었지.”

“그래? 그러면 잘 된 건가? 막상 하려고 해도 못 했을 거잖아? 이렇게 되지 않았다면.”

“끄응.. 부정은 못 하겠네. 그래도 카드 대준다는 거 잊어버리면 안된다?”

“이 누나가 떡 하니 B급 에테르 하나 줄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귀여운 동생님. 그러면 누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여기 조용히 있어야 해. 아직은 퇴원이 안 되니까 불편해도 참고.”

“어.”

그리고 나가는 희선을 뒤로 하며 태천은 누워서 중얼거렸다.

“듀얼 몬스터즈 실행.”

그러자 그의 시야가 확 변하며 붉은색의 글씨로 쓰인 듀얼 몬스터즈라는 영문이 나오면서 안내문이 들려왔다. 아니 뇌에서 울리고 있었다.

- 기존의 저장된 자료가 있습니다. 불러 올 까요?

“응? 초기화 된거 아니었나?”

그리고 혹시나 싶어서 불러오기를 누르자 아니나 다를까. F급 듀얼 리스트로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젠장. 튜토리얼만 깨진 상태냐...”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여기 저기 장비나 카드들을 다 뒤졌지만 혹시 나가 역시나. 정말로 처음 막 시작했을 초보들과 다를 것 하나 없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버그인지 아닌지 뽑기에서 최고 등급만 뽑을 수 있다는 다이아카드를 뽑을 수 있는 선택권이 1개 있다는 점?

“튜토리얼 깨면 랜덤으로 선택권을 주기는 하는데 다이아라... 내가 처음 튜토리얼깨고 다이아 나왔나? 잘 기억이 안나네...”

너무 어린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넘어갔다. NC가 초기화 돼서 그때의 일을 재생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일단 있는 선택권이니 사용했다.

그러자 다이아, 골드, 실버, 브론즈, 화이트. 이렇게 총 5개의 카드의 뒷면이 나타났다. 듀얼 몬스터즈는 기존의 카드 게임과 다르게 매우 복잡했다.

마법카드와 몬스터카드 그리고 지형카드와 장비카드. 이렇게 총 4가지의 카드로 게임이 진행되며 각각 최대 30장씩 총 120장의 카드를 가지고 게임을 하는 거다.

자신의 턴에서 해당하는 각 속성의 카드를 총 2장씩 뽑을 수 있으며 결코 같은 속성에서 2장은 뽑을 수 없다. 즉 운도 운이지만 조합도 잘 생각해야 한다는 거다.

또한 고위급의 몬스터의 경우 소환하는 조건도 매우 까다로웠다. 단순히 하위급 몬스터를 제물로 하는 것이 끝이 아니다. 진정한 고위급 몬스터는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소환이 가능 했다.

이 소환 조건이 쉬울수록 좋은 고위급 몬스터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초보들 이야기다. 진짜 고수는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카드가 좋다는 것을 안다. 능력도 그 만큼 굉장하니까 말이다.

“뭐가 나올까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이아색의 카드를 선택하자 환한 빛과 함께 카드가 나타났다.

“호오. 처음부터 이렇게 나오는 건가.”

나온 카드는 장비카드. 그것도 그가 자주 사용하던 장비카드다.

“번개의 망치 묠니르. 토르에게 장착하면 공격력이 바로 5배로 뻥튀기해서 전기 댁을 사용할 때 항상 자주 사용했는데.”

거기다가 효과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전기 속성의 몬스터가 사용할 수 있었다. 그 공격력이 5배가 아닌 2~3배지만 그것도 충분했다.

“이러면 처음에는 무조건 전기 댁으로 가야겠네. 누나에게 B급 에테르 받으면 바로 현질부터 해야 겠다.”

각 카드별로 가격이 정해져 있다. 화이트나 브론즈는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골드부터 가격이 미친듯이 상승한다. 특히 다이아의 경우. 한 번 뽑을때 마다 10억원이 들어간다.

완전 미친 경우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다이아 카드를 사용한다. 특히 공간진에서 괴물.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는 이들은 더더욱 자주 사용한다.

몬스터가 떨어트리는 에테르와 시체는 매우 큰돈이 되기 때문이다. 에테르의 경우는 그 수치가 1당 현실 돈으로 1000만원이다.

최하 F급 몬스터의 최하 수치가 100이다. 즉 아무리 못 해도 10억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어본다면 이게 정가다.

수치 100의 에테르만 가지고도 단순한 전기 생산으로 10만 가구가 1년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는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 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에테르 없이 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1천만원이라는 시세는 고정되었다.

물가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 이상 가격을 올리는 것을 3개의 종족. 인간과 천족 그리고 마족이 서로 합의를 본 것이다. 덕분에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없다. 과거에 시세가 안정되지 않았을 때는 아주 개판이라고 들었다.

“묠니르라. 처음은 나쁘지 않네.”

듀얼 몬스터즈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한다면 바로 처음 튜토리얼을 클리어 하고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처음에 주는 선택권 한 장. 그게 전부다.

그 이후 아무것도 없다. 너무하다고?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이 듀얼 몬스터즈의 매력이다. 이 처음에 나오는 것을 얼마나 잘 활용하냐에 따라서 성장 속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면 가볼까. 커넥션.”

그렇게 말하며 태천이 눈을 감자 곧 세상이 바뀌었다. 누워 있는 병실이 아닌 우주 한 가운데에 태천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니 우주가 나타났다.

“흐음... 패치가 되었나? 내가 알던 모습과 다르네.”

본래라면 그냥 그런 들판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갑자기 우주에서 시작하니 뭔가 이상했지만 3개월간 패치 되었나 싶어서 무시하는 태천이었다.

“그러면 사냥을 가야 하는데..”

듀얼 몬스터즈에서 카드를 획득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카드로 뽑는 것과 사냥. 이 2가지다. 사냥의 경우 당연히 직접 몸으로 카드를 구하는 것이다.

장비나 마법카드도 듀얼 리스트 본인이 직접 사용할 수 있다. 사냥에서 한정이지만 말이다. 그런 면에서 처음부터 묠니르를 들고 시작하는 태천은 매우 시작이 좋았다.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최고의 아이템을 들고 시작하는 것이니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얼마나 패치가 된 거야? 아이콘이 없잖아. 아이콘이.”

사냥이라는 아이콘이 보여야 하는데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장비, 카드도감, 상점, 카드상점. 이렇게 4가지였다. 특히 카드 상점의 경우는 그도 처음 봤다. 본래 상점밖에 없어야 했는데 말이다.

장비는 듀얼리스트 전용 아이템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카드도감은 모인 카드들을 보는 곳이다. 상점은 카드를 뽑는 곳이며 카드상점 대신에 사냥이라는 아이콘이 있어야 했는데 그 아이콘이 사라졌다.

“뭔지 모르지만 확인이나 해볼까.”

그리고 카드 상점이라는 아이콘을 누르자 돌연 사방에서 빛과 함께 카드들이 나타났다. 하나의 별이라도 되듯이 수많은 카드들이 나타나자 태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와... 쩔잖아!!!”

멋있었다. 우주를 수놓는 수많은 카드들. 멋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타난 검색창. 카드의 종류와 레벨 그리고 속성이 표시되어 있었다.

“으음.. 돈도 있네?”

그가 가진 돈은 100. 단위는 없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카드가 있을까 싶어서 일단 가장 낮은 1레벨의 카드를 검색했다. 그리고 나타난 카드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발 장난하나...”

1레벨의 카드가 무려 2,000. 그것도 최하다. 최하가 2천이니 무려 1,900이 부족한 것이다.

“어떻게 돈을 벌라고 이것들아!!!! 설명을 좀 해달라고 설명을!!!”

- 충전하시겠습니까?

그러자 나오는 알림창. 이에 태천이 외쳤다.

“당연하지!!!”

- 몬스터의 시체나 에테르를 손에 대고 있으십쇼.

“응?”

- 손에 대고 있는 에테르나 몬스터의 시체가 없습니다. 충전이 취소되었습니다.

“... 뭔 헛소리야? 설마 충전하는 방법이 현돈이라는 거냐? 사냥은 없고?”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카드들이 사라지고 자신은 그저 별만 빛나는 우주에 붕붕 떠있었다.

“이런 니미...”

욕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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