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28/55)

      으아아아아아---ㄱ! ! ! !

      황제의 방에서 울리는 지금이라도 당장 죽을것 같은 비명에 중앙성에 입성에 있던 

      모든자들이 안색을 굳혔다. 

      비밀리에 일주일의 후가를 얻어 성을 나간 황제는 4일도채 안되서 성에 들어와 하

      루종일 방안에 있거나 적룡인 루드빌라겔과 함께 있기를 반복하는 행동을 보였다. 

      원래 기분이 안좋을때 그러한 행동을 하는 황제이길래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지내왔

      는데 갑자기 이 무슨 변고인지 알수가 없었다.

      하..허어어-ㄱ! ! !

      쨍그랑.

      쨍강.

      간격없이 수시로 울리는 비명소리와 더불어 물건들이 부숴지는 소리에 황제의 침

      실에 모인 대신들과 고위 관계자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걱정이 되면 들어가봐도 

      좋을려만 안색을 창백하게 지릴뿐 직접 안으로 들어가려는 자들은 없다. 

      황제의 방안에 들어갈때는 그의 명령이 있기 전까지 들어가서는 안되면 설령 들어

      간다해도 이유불문하고 오로지 죽음뿐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처음에나 머리속을 지배하던 생각이지 황제가 지르는 것이 분명한 비명이 

      몇시간이 지나도 멈출 생각을 안하자 재상을 죽는 한이 있어도 안으로 들어갈 결심

      을 굳이고 있었다. 

      그런 그가 막 입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멀리서 인간들이 갈

      라지며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사내가 걸어왔다. 

      "황제는?"

      온몸이 먼지투성이에 피로한 안색은 그가 얼마나 급하게 왕성에 입성했는지 알려

      주고 있었다. 

      평소에는 그 적발남자의 존재를 두려하고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했던 재상이나 지

      금만은 왜 이리도 이 사내가 반갑게 보이던지, 저도 모르게 사내에게 달라붙은 그

      는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음색으로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침실에 계시오, 요크발 공장! ! 도대체 이 무슨 변괴인지..! !"

      "..........."

      "황제의 성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 아닌지..! ! 황제폐하의 비명을 듣고 있던 모

      든 자들이 초조해 당장이라도 미칠 지경이었다오. 

      도대체 이 무슨일인지.. 이런 두려운 일이..! !"

      옷자락을 잡으며 두려운 일이다, 신께 재사를 드려야 겠다고 중얼중얼거리는 재상

      을 귀찮다는 듯이 바라보던 요크발은 그가 잡고있던 손을 털어내며 황제의 방앞에 

      섰다.

      크아아아아악--

      ".............."

      "이것 좀 들으시오! 황제폐하 무사하십니까?! !"

      요크발의 등장에 안도한 재상은 오도방정을 떨며 그의 주위 뛰어 다녔다. 

      육중한 몸이 뛸때마다 쿵쿵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안에서 들리는 황제의 비명에 미

      간을 찌뿌린 요크발은 주위의 기사들에게 황제 침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물

      리라고 했다. 

      원래부터 그러한 특권을 자주 행사하던 요크발이고 다들 잘 알고있는 사실이나, 상

      황이 이상하게 몰리자 귀족들이 불만을 터트린다. 

      그들은 안의 비명이 황제에게 이상이 생겼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요크발만이 들어가 황제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황제의 유언은 저 적발의 공

      작만의 것이되니 어떠한 말을 지어내든 그것의 진위여부를 판별하기가 어려운 것

      이다. 

      그말은 자식이 없는 황제를 대신해 그가  최대의 권력자가 된다는 말과 같다. 

      치-잉.

      "........다들 꺼지라고 했다."

      고깃덩이에 몰려드는 굶주린 개같은 대신이하 귀족들의 모습에 이를 간 요크발은 

      옆구리에 달려있던 애검을 뽑으며 살기를 발산했다. 거부를 하는 즉시 베어버릴 것

      같은 그의 기세에 안색을 굳힌 자들이 뒷걸음 질을 친다.

      "이후 불경한 말을 입에 오르느 자가 있으면 반드시 죽일테다. 

      내가 무슨 이름으로 불리는지 알고 있다면.... 행색에 주의를 기해야 할거다."

      미친공작 요크발.

      바로 눈앞에서 살기를 날리는 적발청년의 호칭이었다. 

      그의 꿈에 볼까 두려울 살기에 안색을 완전히 탈색시킨 자들이 기사들이 인도하기

      도 전에 급하게 몸을 돌려 황제의 침실앞에서 벗어난다. 그런 자들에게 경멸을 시

      선을 던진 그는 검을 검집에 둔 다음 옆의 기사에게 넘겼다. 

      아무리 자신이라도 황제의 침실에 무기를 들고 들어갈수는 없다.

      똑똑

      "폐하, 요크발입니다.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오크발은 커다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깜깜한 내부에 표정을 굳힌 그는 방 구석에서 꿈틀대는 인영을 발견하곤 걸음을 옮

      겼다.

      빠각.

      "............."

      달빛을 의지해 방안을 둘러본 요크발은 미간을 찌뿌렸다. 

      방안엔 이미 성한 가구나 물건들이 하나도 없었다. 

      다들 부숴지거나 산산히 박살나서 그 흔적을 알아 볼수가 없는 것이다. 

      황제의 이런 폭주는 익히 본적이 없었기에 일의 심각성을 인식한 요크발은 표정을 

      굳히며 구석에 있는 황제에게 걸어갔다.

      ".....카..칸크..비....ㄹ레...가.."

      평소의 황제의 음성은 나른하나 상당히 맑고 고운 미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그의 음성은 마치 철의 표면을 긁을 때 나는 거북한 소리를 내고 있

      었다. 

      게다가 구석에 쪼그리고 있는 듯한 자는 황제의 채구치곤 상당히 큰것 같았다.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그에게 걸어간 요크발은 그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황제의 어깨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올렸다.

      "황제폐하.. 어디 편찮........."

      요크발은 다음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달빛이 그늘에 가리워 졌던 황제의 모습을 비췄을 때, 요크발은 벼락에 맞은듯한 

      충격에 손을 빼고 자리에서 일어나 뒷걸음 질을 쳤다. 그러나 뒤에 걸리는 물체에 

      그대로 나동그라진 그는 여전히 시선을 황제에서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이 무슨..."

      새하얗게 안색을 질리챈 말을 채 못 잇는 요크발의 얼굴을 음울한 황금빛의 눈동자

      가 주시했다. 

      히자스는 문앞에 서서 한동안 들어갈것인가 말것안가에 대해 고민했다. 

      안의 기척이 없는 것을 보아 둘다 자고 있을 것 같은데, 그냥 들어가서 차나 타고 

      앉아 있을까? 두사람이 일어나면 바로 대화를 꺼낼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지만 둘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어쩐지 그 칸이라는 소년의 얼굴이 많이 낯이 익다했거니 중앙국 전황제인 그 칸크

      빌레 였을 줄이야... 북까지 악명이 자자했던 그 살해왕과 자신에게 바락바락 대들

      더 그 건방진 소년이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하기엔 그 갭이 엄청 크다.  

      "..역시 들어가는 게."

      심호흡을 한 히자스는 듣는 사람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들어간다! !'라는 기합을 

      넣으며 육중한 문을 열었다. 게다가 왠일인지 문 전체에 쳐져있는 마력을 치우느라 

      상당한 힘을 소모했는데, 다시 돌아가다니- 말도 안된다. 

      "....음."

      뭔지 모르지만 유헌은 온몸이 두들여 맞은듯 하는 전신에 퍼지는 나른함과 욱씬거

      림에 눈살을 찌뿌렸다. 왜 그럴까하고 생각해 보던 그는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이 

      그린 듯 머리속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자 몸을 움찔하며 눈을 떴다. 

      칸의 팔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머리를 베고 있었지만, 그와 마주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 것에 유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붉어진 얼굴 칸과 마주했다면 아주 빨갛게 익어서 폭발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호흡을 고르며 눈을 감았다 뜬 유헌은 욱씬거리는 허리와 다물어져 있지만 묘하게 

      열린 느낌이 드는 두다리 사이의 느낌에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다 자신의 허리를 안

      아오는 손을 확인하곤 눈을 조금 크게 떴다. 

      칸의 손이 이렇게 컸었나? 

      자신과 그닥 다르진 않지만, 좀더 단단한 굵은 선을 지니고 있는 손이지 이렇게 크

      고 단단하게 각진 손마디를 지니진 않았다. 

      멍하니 눈을 뜨고 자신의 허리를 안은 손과 팔배게를 해주는 손에 쉴새없이 눈을 

      굴리던 그는 '탁'하는 소리에 안색을 굳히고 그리로 얼굴을 돌렸다. 

      안색이 창백한채인 히자스가 문에 등을 붙인채 손가락을 내밀고 어버버하는 모습

      에 유헌은 벼락에 맞은듯 눈을 크게 뜨고 얼굴을 붉혔다.

      "그..그..그러니깐.. 이..이건."

      "너..너너~~"

      "저..저기 금방 일어날게요. 저..그..그러니깐;;"

      자신과 칸이 이런 모습으로 있을 것을 보고 놀란 모양이다. 

      조금 하는 짓이 엄한것 같기는 하지만, 아직은 어리고 순진해보이는 그에게 이런 

      모습은 자극이 조금 쎌지도 모른다.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유헌은 그

      러나 척추로 올라오는 시큰한 통증에 이를 악물고 그 자리에 엎드렸다. 

      ....굉장히 아프다. 

      눈물을 찔끔 매달고 누워있던 그는 뒤에서 꿈지락 거리는 움직임에 팔을 집고 몸을 

      조금 일으켜 보았다. 움직일때마 시큰거리는 통증이 온몸에 달렸지만, 우선 칸을 

      깨우고 저 히자스를 진정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칸.............."

      "......으음.."

      칸의 이름을 부르며 얼굴을 돌려 보았던 유헌은 시야에 들어오는 존재에 눈을 동그

      랗게 떴다. 

      손을 들어 눈을 비비고 멍한 눈빛을 빛내던 그 존재는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유

      헌을 발견하곤 새하얀 이가 들어날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달싹인다.

      "잘잤어? 가흔?"

      "............."

      "...에라?"

      평소의 높지만, 아직 미성이 남은 음성이 아닌 굵고 듣기좋은 저음의 음성이 귀에 

      들리자 유헌이나 칸이나 둘다 망연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본다. 

      멍하니 자신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둘과 다르게 문에 붙어있는 히자스는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여전히 칸을 가르킨채로 버럭하니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 저 꼬맹이가 저렇게 자란거냐-ㅅ! ! !"

      적어도 185는 될것같은 장신에 허리까지 치렁거리는 검청빛의 머리카락, 그리고 

      날카롭게 빛나는 금빛 눈동자에 고집스럽게 다물어진 입술 등등. 

      유헌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다 변해버린 손의 크기에 멍하니 입을 벌리는 미

      남자를 바라 보았다. 뒤에서 히자스가 뭐라고 난리를 부리는 것이 들리지만 눈앞의 

      청년에게 시선이 빼앗긴 유헌은 망연하니 입을 벌리고 칸이라고 짐작되는 자에게

      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가흔...이건...설마."

      혼자 뭐라고 중얼거린 사내는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나려다 들춰진 이불사이로 자

      신과 유헌이 나신이라는 것을 발견하곤 얼굴을 붉힌채 급하게 시트를 끌어 유헌의 

      몸을 돌돌만 다음 나머지로 자신의 하체를 가렸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듯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유헌은 그가 거울로 다가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곤 손을 들어 볼에 갖다대는 모습에 좇았다. 

      그러더니 이내 미친듯이 웃기 시작하는 사내의 모습에 흥분한 히자스가 달라붙어 

      '이자식, 이게 어떻게 된거냐니깐-! !'라며 어깨를 잡아 비튼다. 

      그런 히자스를 간단히 떼어내 바닥에 패대기 친 사내는 아직까지 침대에 반쯤 누워

      있는 유헌에게 그 황금빛 두눈을 반짝이며 다가와 그앞에 무릎을 꿇은채의 자세로 

      시선을 맞춘다.

      "가흔! !"

      "...........설마...칸?"

      미심쩍은 듯이 물었지만, 유헌은 그가 분명 칸일거라고 알게 모르게 확신하고 있었

      다. 유헌의 질문에 굉장히 환한 미소를 지은 사내를 고개를 끄덕이며 '응'이라고 씩

      씩히 대답한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왔어! !"

      가슴을 두들이며 말하는 칸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유헌은 갑자기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것을 느끼곤 두손으로 이마를 감싸쥐고 침대 위에 들어 누웠다. 

      그런 유헌의 갑작스런 모습에 안색이 하얗게 질린 칸이 옆에 같이 엎드려 굉장한 

      기세로 입을 연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설마하니 어제 일때문에 그런거야?? 

      나 하는 건 미숙해서...."

      ".................칸."

      "응? 응?? 왜 그래?"

      손바닥을 내밀면 얼굴까지 들이밀 기세인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유헌은 한

      숨을 쉬며 붉어진 얼굴을 시트에 비볐다. 

      이 사람은 지금 방안에 자신들만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가. 

      저 히자스도 있는 자리에서 저런 무엇을 했는지 빤히 알수있는 말을 해대다니. 

      나직히 이를 간 유헌을 고개를 들었지만,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전보다 더 성

      숙미를 풍기는 아름다운 외모에 입을 다물고 다시 얼굴을 숙일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서 그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눈앞의 사

      내는 칸이다. 

      그런데 아까부터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겠다.

      "으아악-! ! 완전 사기야! ! 네놈이 처음부터 그런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첫눈에 칸크

      빌레라는것을 알아보고 절대로 이방을 주지 않았을 거라고-! ! 

      세상에~ 칸크빌레라니- 절대 극악의 거짓말! ! !"

      칸크빌레의 악명은 유명해서 자신의 유년시절 자신의 유모는 '말을 안 들으시면 중

      앙국의 괴물 칸크빌레가 나타나 왕자님을 물어 갈꺼예요.'라는 말로 자신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처음엔 코웃음을 치던 꼬맹이도 학습이 반복되면 트라우마가 생기기 마련. 

      어릴적 형인 유제스가 보여준 칸크빌레의 초상화는 그런 그의 두려움으 많이 완화

      시켜 주었지만, 여러요소가 복잡되어 굉장히 머리가 어지러운 히자스는 자리에서 

      방방뛰며 난리아닌 난리를 부려댔다. 

      저러다간 성안의 경비들이 전부 이곳으로 오겠다 싶어 안색을 굳힌 유헌을 그의 입

      을 막기위해 칸을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욱씬하고 온몸을 강타하는 

      통증에 배를 감싸안고 침대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가흔-! !"

      사색이 된 칸은 자리에서 일어나 배를 감싸쥐고 시트째로 바닥에 떨어진 유헌의 몸

      을 안아 들었다. 나름대로 생각해준 행동이었지만, 갑자기 몸이 들어 올려진 유헌

      은 헛숨을 삼키며 미간을 찌뿌렸다. 

      이건 할때도 문제지만, 하고 나서는 더 문제다. 

      끙끙거리며 고개를 든 유헌은 꽥꽥대는 히자스에게 접근하는 은발 남자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사람은 분명히..

      "정말이지.. 비겁...읍?! !"

      "너무 그렇게 요란하게 굴건 없잖아? 히자스. 들킨다고..."

      "읍읍..읍..! !"

      히자스의 입을 틀어막은채 그의 귓가에 나긋하게 말한 유제스는 방안의 두사람에

      게 시선을 주었다. 

      융텐에게 넘어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지만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찾아왔는데 

      그런 엄청나고 유용한 정보를 듣게 될줄은 몰랐다. 

      유헌의 몸을 시트째 안으며 자시의 몸으로 가리려는 칸의 모습을 아래위로 흩어본 

      유제스는 무척이나 유쾌한 기분이 되었다. 

      환생을 한게 아닐까하고 그와 닮았다고는 생각했지만 설마하니 본인일 줄이야.

      "역시나.. 칸크빌레 였군."

      자신을 바라보며 혀를 핣는 유제스의 행동에 치를 떤 칸은 유헌의 몸을 강하게 안

      아들며 뒷걸음을 질을 쳤다. 

      그런 모습에 좀더 음흉스런 표정을 짓던 유제스는 그러나 강한 힘으로 뒷통수를 내

      리치는 힘에 앞으로 넘어질 뻔한 몸을 겨우 바로했다. 어느 겁없는 놈이 감히 왕족

      의 머리를 치는 것인가하고 이를 갈던 그는 자신을 주시하는 검은 눈동자에 식은땀

      을 흘렸다. 

      융텐이었다.

      ".....꽤나 하는 군 두사람."

      방안의 모습을 바라보다 칸과 유헌에 시선을 준 그는 무척이나 음흉스런 시선을 보

      냈다. 그런 시선에 유헌은 이를 갈며 몸을 틀어 칸의 품속으로 들어갔고 그런 유헌

      은 강하게 끌어당긴 칸은 방안의 인간들을 잡아 먹을 듯이 노려 보았다. 

      원래대로라면 이 아침시간은 초야를 치룬 유헌과 좀더 느긋하고 편하게 지내고 싶

      었거늘, 저 멍할 인간들 때문에 다 종쳤다. 

      그에게 이들은 지금당장 잡아 족쳐도 시원치 않을 것들인 것이다.

      그 불온한 눈빛을 눈치챈 융텐은 코웃을 치며 거침없이 방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딱

      하니 앉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대화시간을 갖도록 하지. 모두들 이리와서 앉도록."

      "..........하-아?"

      "궁금할꺼 아냐. 갑자기 칸의 몸이 커진것에 대해서 말야-"

      갑자기 앉으라는 말에 왜 헛소리를 하는거냐라고 따지려던 칸은 그의 이어지는 말

      에 입을 다물고 불신의 눈빛을 보냈다. 아무리 용이라지만 그가 그동안 보여준 모

      습으로 그 신용도는 0%까지 육박하고 있다. 

      그것은 히자스와 유제스도 마찬가지여서 저 용이 또 무슨 일을 벌일려고 저러는지 

      알수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자신을 둘러싼 4명의 인간들의 불신의 감정이 뚜렷이 들어나는 모습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융텐은 자신을 턱을 쓰다듬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것들이 그동안 풀어주니 머리 뒤꽁댕이 까지 덤비려 든다.

      "...당장에 이리로 못 오냐."

      엄청나게 음산한 목소리에 안색을 달리한 4명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결국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하며 융텐은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진작에 이렇게 할 것이지. 

      히자스와 유제스는 둘째치고라도 시선을 피하며 몸의 상태가 불편해 보이는 유헌

      이나 그를 감싸고 있는 성인의 모습은 칸은 무척이나 즐거운 기분이 들게 만들었

      다. 

      일단 둘의 초야이니 축하를 해줘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웃고

      있는 그는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점점 험악해 지자 안색을 달리하며 헛

      기침을 했다. 

      요새 애들은 너무 성급해서 탈이다. 

      "흠, 그럼 무슨말부터 해볼까."

      운을 띄운 융텐은 그제서야 자신을 바라보는 유헌의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

      을 들었다. 

      "난 네가 이세계의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그래야지 저 칸크빌레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게 말이 되거든."

      턱을 괸채로 자신을 바라보는 융텐을 시선을 피한 유헌을 자신의 옆에 앉은 칸의 

      얼굴을 바라보 았다. 

      마침 유헌에게 얼굴을 돌리려던 그는 마주친 눈동자에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낸다. 

      그런 칸의 모습에 호흡을 고른 유헌은 융텐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긍

      정했다. 유헌의 행동에 같이 앉아있던 히자스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제스는 의외

      라는 그러나 알게 모르게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이길만한 완력과 힘은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깐- 

      "다른 곳에서 왔어요.. 이곳과는 다른."

      "육체와 같이?"

      ".....아마도."

      융텐의 질문에 자신에 대해 뭔가를 더 잘알고 있음을 깨닭은 유헌은 말을 끌며 그

      를 바라 보았다. 

      유헌의 얼굴을 바라보다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던 융텐을 '역시나 그녀와 비

      슷하다 했지...'라는 말을 내뱉어 방안의 사람들의 의아한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난대없이 유현에게 질문하는 융텐의 모습에 안색을 굳히던 칸이지만, 자신을 알아

      먹을 수 없는 방향으로 대화를 끌어가는 모습에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돌렸다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유제스의 모습에 정말 싫다는 듯 혀를 내밀며 유

      헌쪽으로 몸을 붙였다.

      "실은 어제 네가 벽을 문질러 밖의 모습을 봤잖아."

      ".......그렇죠."

      "그런데 그건 아무리 마력이 강하다 해도 아무나 할수 있는 건 아니거든. 

      일단 이쪽의 왕족의 피를 이어받은 자만이 성안의 구조를 바꾼다거나 해서 벽을 창

      으로 만들고 그러는 거야. 그런데 넌 그것을 해냈지. 

      이곳 출신도 아니고 왕족도 아닌데-"

      ".................."

      "그래서 네가 이계인이라고 생각한거다. 그녀-"

      검은 눈동자를 들어 입을 다문 유현을 바라본 융텐은 살짝 입가를 우그려 뜨렸다.

      "미할라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하고 말야."

      역시나 미할라를 알고 있었던지, 굉장히 의외인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것처럼 눈

      을 치켜뜨는 유헌의 모습에 혀를 찼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로 그럴줄은... 

      저 얼굴을 보니 알고 있는 것만이 아니고 직접 만나본 것 같다. 

      곤란한 느낌에 머리를 긁적이던 그는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내생각이 맞으면 말하기가 한결 수월해 지겠네. 네가 미할라와 같은 능력자라면 

      칸의 원래의 모습을 찾은건 지극히 당연해. 너, 마력을 무효화하는 걸 할수있지?"

      "........아마도.."

      "그렇다면 너와 성적 접촉을 한 칸의 몸에 걸어진 마력이 사라지는 거야 당연한 일 

      아닌가?"

      융텐의 직설적인 말에 얼굴을 붉힌 유헌과 달리 칸은 사람들 많은 곳에서 쓸데없는 

      말 하지 말라는 듯이 이를 간다. 

      그 살벌한 모습에 히자스는 몸을 움찔했지만, 융텐을 코웃음을 칠뿐이다. 

      저 재수없는 도마뱀 녀석을 어찌할까하고 생각하던 칸은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

      나가는 생각에 안색을 달리하고 융텐을 바라 보았다.

      "그렇다면.. 내게 주술을 건 자는.. 어떻게 되는거지?"

      "무엇을 묻고 싶은 건데?"

      "주술의 종류가.. 깨지면 당사자에게 돌아가는 종류라고 알고...있어서.."

      뒷말을 흐리는 칸의 모습에 유헌은 찹착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이자크의 상태가 걱정되는 것일테지..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유헌을 바

      라보던 유제스는 자신도 궁금한 것이 많기에 융텐의 입을 바라 보았다. 

      그가 대답을 하면 그도 이것저것 물어볼 생각이었다.

      "글쎄, 아마도 비슷한 상태이지 않을까?"

      ".....뭐?"

      "워래대로 돌아왔으니 그 녀석도 원래의 몸으로 돌아 가겠지, 안그래? 칸크빌레."

      은근히 말하는 투에 칸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이유를 알수없는 유헌을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집었지만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그는 연신 '설마-그럴리가...'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 분위기와 어조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이자크의 비밀이 있음을 깨달은 유헌은 안

      색을 굳히며 칸의 옆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도대체가 말야. 갑자기 배를 준비하라고 해도 말이지.."

      "어쩌겠어. 귀족들이 하는 일인데.. 제때 맞춰서 목이나 무사하면 다행인거야."

      "..세상 참.."

      허탈하게 말하는 상인의 어깨를 두들인 사내는 자신처지 또한 그 못지 않았기에 한

      숨을 쉬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의 기사같은 사내들이 달려들어 마

      차니 배니하는 것들을 준비해 두라고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고 가버린 것이다. 

      덕분에 있는 것과 없는것을 준비하느라 완전히 진이 다 빠졌다. 

      그런 두사람의 대화에 기를 기울이던 샤한은 들고있던 잔을 낼려놓으며 옆에 동전

      몇개를 던져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사를 건내는 여관에게 손을 들어주고 술집

      에서 나온 그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주의하며 그늘쪽으로 몸을 옮겼다. 

      멀리서 손을 들어보이는 일행의 발견하고 망토로 얼굴을 깊숙히 덮어쓴 그는 걸음

      을 빨리했다.

      "무슨 일이 생긴건지 알아봤어?"

      "아무래도 황제의 기사들이 중앙국으로 돌아가는 것같아. 그것 때문에 상인이나 뭐

      나 다들 불만이 가득하더군."

      샤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오브는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한 장소에 오래 묵으면 그만큼의 위험부담이 커지기에 오늘 저녁에나 이동을 하려

      던 그들은 그러나 갑자기 철수하는 적들의 움직임에 의아함을 느끼고 조사를 하러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중앙국에 무슨 일이 생긴건지는 모르지만 기사들의 얼굴에 서린 긴장감은 보통일

      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미 일단의 사람들이 빠져 나갔지만, 이들이 이렇게 몸울 숨기는 것은 카일이라는 

      자가 에스를 찾기위해 따로 사람들을 풀어 두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 에스를 쫒는 놈들은 누구야?"

      "글쎄...아직 감이 잘 안 잡히더군. 그리고 누구라고 꼭 집을수도 없는게 카일이라

      는 자가 아닌 이상 정확하긴 무리거든... 일단은 모르는 사람들은 다 조심해야지."

      "쳇, 녀석들이 다들 돌아가서 맘좀 놓으려고 했더니..."

      투덜거리는 샤한을 올려다본 오브는 좁은 골목길을 한참 돌아서야 들어난 낡은 집

      에 들어가 안에서 문을 잠갔다. 오브가 밖에 시선을 주고 경계하는 동안 바닥의 비

      밀통로를 연 샤한은 어서 오라는 듯이 손짓한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밖에 시선을 준 오브는 안으로 들어가는 샤한의 뒤를 따라 마

      지막으로 문을 닫고 안에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아무리 적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라지만, 이런 동굴속으로 들어가게 되다니.. 

      습기 찬 공기에 혀를 내밀어 보인 오브는 한참을 내려가야 바닥에 닿는 통로를 내

      려다 보았다.

      탁.

      "일단은 여기서 부터 비밀통로로 숲까지 이동하기로 하죠."

      지도를 집은 노웬의 말에 반박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마을 직접 뚫고 지나가는 것보단 우회하더라도 사람들의 시

      선이 없는 지하를 통해 숲으로 건너가는 것이 더 안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반론없이 자신의 말에 수긍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럼 준비후 바로 이동

      합시다-'라고 말한 노웬은 자신을 바라보는 샤한에게 따라 오라는 표시를 하며 테

      이블에서 일어났다.

      "밖은 어떻습니까?"

      "그 황제라는 녀석에게 뭔가 일이 생긴 모양이야.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돌아기던 

      기사들의 낯도 그다지 좋지않아. 사람이라건 감이 뛰어나니깐, 직접 듣지는 못해도

      예상한 일에 되려 긴장하거든."

      "....그말은?"

      "확실치는 않지만, 황제에게 뭔가 일이 생긴것만은 진짜인 것 같아."

      묵묵하게 말하는 샤한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노웬은 자신의 턱을 집으며 곰곰

      히 생각했다. 그 황제가 쓰러지거나 다치거나 한다면 이쪽은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테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묵직한게 불안한 마음이 든다. 

      어느 곳에 떨어진건지 알수가 없는 칸의 행방때문인지 적은 인원으로 동으로 가야

      하는 것에 대한 불안인건지. 아니면 둘다 인건지 알수가 없다. 

      얼굴을 어둡게 가라앉히는 노웬의 얼굴을 바라보다 뭐라고 입을 열려던 샤한은 등

      뒤로 다가오는 젤의 모습에 입을 다물었다.

      "노웬님...."

      "젤, 아직 일어나면 안됩니다."

      부축하는 노웬의 어깨에 이마를 기댄 젤은 입술 사이로 나오는 뜨거운 숨에 미간을 

      찌뿌렸다. 아마도 지금껏 중에 가장 최악의 몸상태일지도 모른다. 

      노웬의 품에서 떨어진 젤은 샤한이 앉아있는 의자 맡은 편에 앉아 지끈거리는 미간

      을 눌렀다. 적어도 하루는 더 쉬어주어야 하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냥 일어났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영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그 모습에 샤한조차 미간을 찌뿌리

      며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칸님은... 가흔군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까...."

      불안해 보이는 노웬의 얼굴을 바라보던 젤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때 칸과 가흔을 함께 이동했을때 젤은 자신의 마력을 밀어내는 힘을 느끼곤 조금 

      놀랬었다. 왠만한 자들과도 뒤지지 않을 실력을 지녔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마력

      을 밀어내다 이내 흡수하는 가흔의 기는 자신보다 월등이 높았던 것이다. 

      가흔이 자신의 그런 능력을 눈치챘던 안 챘던간에 그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쉽

      게 뭔가에 당할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주먹을 쥐며 노웬이 아까까지 바라보고 있

      던 지도에 시선을 둔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반드시 동쪽으로 갈때까진 살아남아 줄거다. 

      "중간에 에즈와 합류하게 되나요?"

      "그건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일단은 그쪽의 가능성이 높지."

      샤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젤은 한숨을 쉬며 몸을 뒤로 눕혔다. 

      적어도 에즈를 만날때까진 힘들어도 좀더 버텨 보자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미할라에 대해서 아나요?"

      멍한 것같은 태도로 융텐에게 질문을 건내는 유헌의 모습을 바라보던 칸은 그 낯익

      은 이름에 고개를 갸웃했다. 미할라라 분명 어딘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고민을 하던 그 시간을 길지 않았다. 

      전에 가흔과 함께 여왕의 기둥에 있어 요크발과 조우하는 위험한 상황이었을때, 가

      흔이 허공을 바라보며 '미할라-'라는 이름을 크게 외쳤었다. 평소와 다른 그 모습

      은 잊혀지지 않아 생각보다 수월히 기억해 낼수 있었다. 

      그런데 왠지 미할라라는 이름은 가흔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 말고도 뭔가 더 친근한 

      느낌이 든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냐- 미할라는 서쪽 여왕이라고. 무덤의 주인."

      '나보다 더 모르냐, 바-보.'라며 혀를 내미는 히자스의 모습에 울컥하고 주먹을 쥐

      던 칸은 자신을 바라보는 가흔의 시선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저 빌어먹을 꼬맹이 덕분에 가흔앞에서 창피를 당했다. 

      귓볼이 붉어진 칸을 내려다 보던 유헌을 고개를 들어 융텐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칸보다 미할라에 대해서 좀더 알고 싶었던 것이다.

      "알고 있느냐고? 물론 알고 있지. 그녀처럼 특이한 인간은 매우 드믄 존재거든."

      호외적인 평가과 맞게 그녀에 대해 말하는 흑용의 표정을 부드럽게 그지 없었다. 

      그런 그의 표정을 북의 초대왕에 대해 말할때를 제외하곤 처음보는 것이라서 히자

      스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주위의 엄청 의외라는 시선에 융텐을 헛기침을 하며 '그냥 그녀가 맘에 들었을 뿐

      이야-'라고 웅얼거렸다. 그리고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히자스의 얼굴을 굉장히 이그러 졌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도 북의 왕인데 초대왕처럼 잘해주지도, 하다못해 회상하며 짓

      는 미소조차도 자신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래도 조상에게 질투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어차피 인간중에 하나 맘에 둔 

      인간이라고 자위하며 마음을 달랬건만 초대왕말고 또 달리 맘에 드는 인간이 있었

      다니! !

      ".........지조없는 용같으니.."

      "뭐?"

      "바보같아, 정말정말 바보같아. 이봐 왜 융텐이 이곳에 머물러 있는지 알아?"

      난대없는 히자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칸은 자신없이 '아마 북의 초대왕과의 계약

      때문이 아닐까...?'하고 말했다. 그런 그의 답에 맞다고 고개를 끄덕인 그는 다시금 

      입을 열어 그렇다면 초대왕과의 계약이 어찌 이루어 졌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그런 히자스의 질문에 안색을 굳힌 융텐이 그의 입으로 손을 뻗었지만 히자스가 말

      하는 것이 더 빨랐다.

      "용으로 헌신했을때, 멍청이 처럼 걸어서 산맥을 넘는다고 개깡부리다가 다리에 나

      무가 끼인걸 초대왕께서 빼주신게 계약의 이유지-"

      "..뭐?"

      겨우 그런 이유란 말인가? 

      게다가 용인 주제에 무슨 걸어서 산을 넘는다고...차라리 마법을 쓰거나 날라가는

      게 훨씬 빠르다. 그러고 보니 흑용인 주제에 이런 북에 있는 것도 이상하다 싶었더

      니, 이 융텐이라는 자도 유크렌 못지 않게 엉뚱한 자였던 모양이다. 

      묘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칸과 유헌의 시선에 얼굴을 붉힌 융텐은 유제스의 등뒤에 

      숨어 혀를 내밀어 보이는 히자스를 노려 보았다.

      "..............너....히자스-"

      "흥흥흥! 다 융텐이 잘못 한거야. 난 초대왕만 연연하면 상관은 없었는데, 왜 그 미

      할라라는 서의 여왕도 알고 있는 거야? 알고보니 문어다리, 오징어다리, 이 지조없

      는 드래곤아-! ! 유크렌이 돌아오면 내가 다~ 말해 버릴테니깐! ! !"

      "..미치겠군."

      말은 그렇게 하지만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유제스에게 매달린 손이 미세하

      게 떨리고 있는 것을 보아 상당히 두려워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그 모습에 융텐은 몸의 기운을 풀고 소파 뒤로 들이 누웠다. 

      저 멍청한 녀석은 지 조상을 질투하더니 급기야 얼굴도 모르는 여자에 대해 적의를 

      태우는 것이다. 

      그 감정이 애정이 아닌 단지 앞으로 얻기위한 용의 소유욕일지라도 자신을 생각하

      는 그마음을 알기에 융텐은 저 작은 왕에게 진심으로 화를 낼수가 없다. 

      "바보같아. 너랑 상대하느니 차라리 잠을 자는게 낫지."

      "뭐..뭐야?! 자꾸 날 그렇게 무시하는데 멀야. 반드시 내 용으로 만들어 보일테니깐 

      말야! !"

      울먹이며 유제스의 품으로 달라붙는 히자스를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표저을 지은 

      융텐은 그띠위 계약같은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용이라는 존재는 장난기가 많고 또한 잔인하다. 

      약속을 하다가도 마음이 변하면 바로 등을 돌려 버리는 것이다. 

      과거 자산이 아직 2000여살이 되기전에 이곳에 온적이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설원의 모습에 신이 난 그는 용인 모습으로 바닥에 내려와 눈을 만

      지고 뭉치고 던지며 한껏 놀았다. 

      그리고 이 땅을 끝없이 뒤덮는 산맥들에 시선을 던지 자신은 '직접 걸어서 넘어갈 

      테다-! !'라는 엉뚱한 생각에 발을 들어 산을 타기 시작했다. 

      물론 중간에 산이 무너지거나 그것에 깔리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에게 그다지 상관

      없는 일이었다. 산맥의 중간쯤 다다라 꽤나 넓은 지대를 발견하고 발을 들려던 그

      는 엄청난 눈보라와 더불어 귓전을 때리는 '화이팅--! !'이라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다 매달려 있는 산에서 미끌어 졌다. 

      엄청난 덩치의 그에게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해도 그닥 큰 상처를 입지 않

      는다. 그러나 그때는 재수없게도 발바닥 중앙에 아주 얇은 나무가 깊숙히 들어간 

      것이다. 

      처음 겪는 통증에 엄청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던 때 융텐은 자신의 발을 두들이는 

      존재를 발견했다.

      - 여기서 뭐하는 거야? 

      - ............

      - 여기는 위험하다고, 온통 눈뿐이란 말야. 어서 집으로 들어가-

      용이라는 존재자체를 모르던 소년은 손까지 휘저으며 어서 가라는 표시를 해보았

      지만, 주저앉은채 일어나지 못하는 거대한 존재에 머리를 갸웃하며 그를 살펴 보았

      다. 한동안 자신의 몸을 이곳저것 돌아다니던 그는 이내 융텐의 발바닥 중앙에 박

      혀있는 어른의 허리만한 나무를 발견하곤 한참을 걸린후에 그것을 뽑아냈다. 

      엄청 힘들다는 듯이 몇번 숨을 고리며 헥헥대던 그는 이마에 묻은 땀을 훔치며 융

      텐을 올려다 보았다.

      - 어때? 안 아프지?

      엄청 아팠다. 

      마취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달려들어 나무를 빼내려던 녀석 덕분에 철비닐

      보다도 단단하다는 자신의 피부가 조금이지만 찟어질 정도로. 그의 발바닥 주위로 

      엄청난 피가 퍼질 정도로 엄청난 통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소년이 나무를 뽑는 내내 융텐은 강한 통증에도 단 한번의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발바닥에 달라붙어 아둥바둥하는 소년을 바라 볼 뿐.

      - 자 이게 가봐. 

      그리고 은빛의 투명한 눈동자를 가늘게 접으며 미소를 짓는 것이 시야에 들어온 순

      간 융텐은 이 어린 인간의  곁에 좀더 머물자는 생각을 했다. 

      이 작은 인간소년과 좀더 긴 시간을 함께 지내고 싶었다. 

      그 순간만은 융텐은 유크렌에 대해 잊을수가 있었다. 

      ...무한의 존재가 단 한순간에 약하디 약한 유한의 존재에게 그렇게 빠질수도 있는 

      거라는 걸, 융텐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다. 

      "..그러니깐.."

      한동안의 회상을 마친 융텐을 감았던 눈을 뜨고 입을 열었다.

      "형님~ 너무한거 아니예요? 어떻게 융텐 나에게 이럴수가 있는 거야?? 내가 그동

      안 얼마나 비굴하게 붙었는데~ 이제 슬슬 내용이 되줘도 좋은게 아닌 거냐고~~"

      "뭐 그런것보다.. 히자스 몸이 차갑구나, 내가 따뜻하게 해주마, 뭐 칸크빌레도 원

      한다면 같이 갈까?"

      "...미친것. 가흔 저리로 가자."

      "그나저나 칸.. 일단 맞는 옷을 찾는 게 좋을 것 같군요."

      회상의 시간이 길었던지 테이블에 모여 앉아있던 자들이 다 일어나서 저들맘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4개의 입에서 각각 다른 말들이 나오니 머리가 멍멍함을 느끼며 

      얼굴을 찌뿌린 융텐은 호흡을 골랐다. 

      이놈들이 그동안 자신이 용으로써 위엄을 보이지 않았더니 자신을 아주 물로 보고 

      있다. 한번쯤은 용으로써의 위엄을 보여주자고 생각한 융텐은 검은 눈을 가늘게 뜨

      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탕--! !

      "전하, 이리로 오십시오! !"

      " ...........엥?"

      히자스는 난대없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자신과 유제스를 향해 손을 내밀며 절박한 

      표정을 짓는 늙은 신관의 모습에 얼빠진 표정으로 유제스의 품에 안겨있던 얼굴을 

      빼들었다. 

      과연 거짓울음이었던지 그의 얼굴은 얼룩덜룩했지만 눈은 멀쩡했고, 무엇보다 아

      까까지 징징대다 단숨에 돌변하는 그 모습에 일행들은 혀를 찼다. 

      주위에서 날라오는 시선에 얼굴을 붉힌 히자스는 일단 자리를 정리해야 겠다 싶어 

      헛기침을 하며 주위를 환기시켰다. 

      "그대가 감히 융텐님도 함께 계시는 자리에 들어오는 건가-! !"

      언제 유제스의 품에서 징징 거렸나는 듯이 그에게서 떨어진 히자스는 일단의 병사

      들을 끌고 들어온 노신관에게 호통을 쳤다. 

      그런 왕의 모습에 식은땀을 흘리며 그 자리에 엎드리는 노신관은 그러나 나갈 마음

      이 없는지 머리를 바닥에 댄채 입을 열었다.

      "왕이시여, 여기에 극악무도한 중앙국의 폐왕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 자를 잡

      아 왕의 신변을 지켜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뭐?"

      신관의 부들부들 떨리는 음성에 히자스의 얼굴이 묘하게 경직된다. 

      그것은 유제스도 마찬가지로 한쪽눈썹을 올린채 엎드린 신관과 그뒤를 자리하고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을 바라 보았다. 

      갑자기 냉랭해 지는 분위기에 안색을 굳힌 유헌은 칸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그런 유헌을 잡아 자신의 등뒤로 돌린 칸은 자신에게로 쏠리는 적의에 식은땀을 흘

      렀다. 

      도대체 누가 말을 흘린건줄 모르겠지만,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무..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여기에 있는 것은 흑룡과 형님, 그리고 흑룡 

      융텐님의 손님들뿐인데 무슨 중앙국을 운운하는 거냐?"

      "왕의 뒤전에 서있는 저 두사람말이옵니다. 저기 시녀가 저들의 정체를 저에게 아

      려 주었습니다."

      이미 히자스의 말에 대한 반박을 생각하고 왔는지 그의 말엔 거침이 없었다. 

      노신관이 가르키는 손가락 끝에 자리한 시녀의 모습을 확인한 칸과 유헌은 동시에 

      미간을 찌뿌렸다. 

      방의 정리와 식사를 가져다 주던 시녀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것이다. 

      매번 올때마다 자신들을 바라보던 그 께름직한 태도가 이런식으로 나타난가 싶어 

      칸과 유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북은 왕의 위치가 높기는 하나 초대때부터 여타의 대신들과 함께 정무를 봐왔기 때

      문에 칸에 대한 처우에 대해선 히자스가 뭐라 한다해도 원활히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무엇보다 칸과 유헌을 바라보는 병사들과 기사, 그리고 노신관의 태도는 

      부모의 원수를 바라는 보는 그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왕과 용이 함께 있는 자린인데... 꽤나 무례하군."

      "죄송하지만, 유제스님. 이번일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저 중앙국의 황제가 왔다는 

      것의 의미는 무척이나 큽니다. 앞으로 저희 북의 위치를 상승시켜줄..! !"

      "어차피 죽은 녀석으로 되어있는데, 놈을 잡아봤자 중앙국의 녀석들이 눈이나 깜박

      할 것 같은가? 오히려 자신들을 모욕한다고 되려 치려할지도 모르지."

      유제스의 말에 반발하던 노신관은 융텐의 말에 안색을 달리했다. 

      칸크빌레라는 존재를 알고 있다. 

      지난 20여년전에 즉위해 10년동안 대륙을 공포에 떨게했던 최악의 폭군인 자다. 

      그런 그가 죽지않고 이곳에 있다는 말에 믿지않은 그였지만, 막상 그 칸크빌레라는 

      자를 보자마자 확신할수 있었다. 

      그 특이하고 아름다운 외모는 차마 잊을수 없을 만큼 특징적인 것이었다. 

      어릴때부터 들어왔던 중앙국에 대한 분노와 현재 점점 살아갈 지지대를 잃어 가고 

      있는 상황에 그는 무례인줄도 알면서 융텐과 왕이 자리한 곳에 기사들을 대동하고 

      온 것이다. 

      그에 대한 중앙국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나, 현 황제의 형이고 한때 왕이

      었던 자이니 만큼, 그를 대리고 중앙국과 협상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들이 아래로 진출하고 왕의 부담을 덜게된다면 좋은 거라고, 그런 

      것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융텐의 말은 그의 허를 찌르는 것이었다. 

      어찌되었던 칸크빌레는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황제이고 역사적으로 죽은자이다. 

      그런 자가 살아있다 한다면 그것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는 사실일테고, 그런것을 

      가지고 녀석들에게 협상운운 했다간 오히려 폐를 볼수도 있는 것이다.

      "멍청하긴- 이러니깐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큭.."

      융텐의 통렬한 말에 노신관의 안색이 급격하게 굳는다. 

      그런 신관의 얼굴과 더불어 그를 따라온 기사들의 안색이 달라진다. 

      중앙국의 황제라는 말에 약간의 흥분과 과거의 치욕스런 역사와 더불어 무모하게 

      왕이있는 자리에 처들어 와도 약간의 껄끄러움 만을 느꼈으나 상황이 이렇게 되니 

      자신들은 역적으로 몰려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다. 

      역사이례 감히 누가 왕과 드래곤이 마주한 자리에 이같은 무례를 저지른 선례가 있

      었던가. 안색을 굳힌 사내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융텐은 입가를 비스듬히 올리며 칸

      과 유헌을 바라 보았다. 

      어찌할까..... 일단 이렇게 되면 저렇게 기사들을 데리고 온 신관의 잘못이 큰것처

      럼 보이나, 저런 무모한 행동도 과거 중앙국의 정책에 의해 이리로 온 조상들의 고

      통과 분노를 대변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감정의 문제로 넘어가 당연한 일이 되어 버

      릴수도 있다. 

      하나, 히자스가 왕의 권위가 자신의 이름을 들먹여 녀석들을 물리면 이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일반 백성들의 귀에 흘러가 왕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겠지. 

      북의 인간들이라면 어릴적의 교육과 역사로 인해 중앙국에 대한 악감정이 누구에

      게나 있다. 

      그런 자들의 왕이 중앙국의 사람, 일단 죽었다고 하나 황제였던 칸크빌레를 감싼다

      는 소문이 돈다면 히자스의 왕으로써의 기반이 무척이나 위험해 지겠지.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히자스와 유제스의 안색이 나빠지는 것일테고..

      "곤란해...."

      "..칸?"

      나지막한 칸의 말에 미간을 찡그린 유헌은 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그 역시 히자스의 왕으로서의 자리에 자신이라는 존재가 위협을 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저들에게 끌려간다면 일단 그의 위신을 세워지겠지만, 나중에 

      자신들에 대한 처벌을 논할때 왕이 다시 나서야 한다. 

      왕으로서의 자질은 있으나 정에 약한 것 같은 그가 과연 저들이 만족할 만한 처벌

      을 내릴것인가. 

      자신들의 존재가 히자에게 커다란 타격을 줄지도 모른다.

      "....칸."

      점점 어두워 짓는 칸의 안색에 표정을 굳힌 유헌이 그의 옷자락을 잡아 당긴다. 

      그런 유헌의 모습에 조금 웃어보인 칸은, 이런 상황이라지만 이대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만 해도 열이오르지만, 어제의 일로 그의 몸상태는 좋지않아 지금도 자신에게 

      거의 매달려 있다싶이 하는데, 이 일로 계속 서있는 것이다. 

      그 창백한 얼굴에 자신의 마음 또한 아프다. 

      "왕이시여, 저들은 중앙국의 사람입니다."

      " ? "

      가만히 있던 시녀가 하는 말에 히자스는 미간을 찌뿌리고, 유제스는 안색을 굳혔

      다.

      "게다가 저자는 전황제였기도 합니다. 

      설령 그들이 존재를 믿지않건 믿건, 그건 그 나름대로의 파장이 있을 것이옵니다. 

      그런 자들을 그냥 둔다면 말도 안됩니다. 저 중앙국의 잔인한 정책으로 인해 희생

      당한 자들을 생각하십시오."

      가슴에 두손을 올려놓은 시녀는 자신을 바라보는 왕의 모습에 위축되는 것을 느끼

      면서도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게다가 아직까지 우리들은 희생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닥쳐라! !"

      시녀의 말에 히자스의 안색이 대번에 굳는다. 

      그때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던 저 유제스가 벼락에 맞은 듯 자리에서 일어

      나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커다란 술렁거리이 그들을 감싼다. 

      유텐과 자신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안색이 다들 안좋게 변하자 유헌은 칸의 옷자락

      을 잡으며 영문을 알수없다는 표정을 짓는 것이다. 

      다시금 입을 열어 제지하려는 유제스보다 빠르게 시녀의 입이 열린다.

      "지금도 얼음벽 안에서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을 기억하십시오! ! ! !"

      깊은 곳에서 쏫아나온 그 증오한 음성에 유헌을 표정을 흔들며 그녀를 바라 보았

      다. 눈물을 흘리고 자신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에서 이 북에 뭔가 자신들이 알지 못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유헌은 천천히 칸을 올려다 보았다. 

      칸 역시 유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굳어진 안색으로 유헌을 내려다 보았

      다. 

      탁.

      "그럼 그들의 처리는 내가 하지."

      절로 위축되는 고요속에 박수를 친 융텐은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을 만끽하며 눈을 

      감았다. 

      악역은 역시나 자신이 맡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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