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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대회의 비극.. (57/67)

# 사냥대회의 비극.. 

히히힝~!!! 이히힝~!! 

푸르르륵...!!! 

사방에서 말울음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손님. 이쪽 말은 어떻습니까? 무척이나 순해서 다루기도 쉬운 녀석입니다." 

엘리엇은 사내가 추천해주는 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말이 가장 순.한. 말입니까?" 

유독 순한이란 말을 강조하며 묻는 엘리엇에게 사내는 자신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렴요, 게다가 머리도 좋아서 새주인도 잘 알아보는 편입니다." 

사내의 말에 긍정이라도 하듯 엘리엇의 앞에 놓인 흰말은 까만 두 눈동자를 꿈뻑거리기만 할뿐 

딱히 반항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음.....이...녀석은 저 사람의 말처럼 생긴것도 순해보이니.......이만하면 되겠지? 

엘리엇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황궁에 머무는 동안 사냥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것은 이미 초대장에 통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막상 참여하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젠장!!! 난 말따위는 잘 못탄단 말이다!!! 게다가......!! 

엘리엇은 자신의 사상 최악의 치명적인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마차는 물론이요, 말만 타도 멀미가 나는걸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더냐!!! 

"좋습니다. 이말로 정하겠습니다. 흠.... 이건 얼마죠?" 

드디어 말을 사기로 결정한 듯한 엘리엇을 바라보며 마굿간지기는 이내 입가에 미소를 달고 대답했다. 

"금화 2개만 주시면 됩니다." 

엘리엇은 뒷춤에 차인 주머니에서 즉시 은화2개를 꺼내들었다.  

짤랑..!! 

"감사합니다. 손님! 곧 말안장을 준비하겠습니다." 

사내는 재빨리 마굿간 안쪽으로 사라졌다.  

엘리엇은 그모습에 쩝하니 입맛만 다실 뿐이었다.  

하필이면 멧돼지사냥이라니...!! 귀족들치고는 너무 과격하게 노는 것 같군....!.... 

뭐.....확실히 카이다의 전통이라서 이쪽에서 어찌할 도리도 없지만... 

아! 그러고 보니 이녀석 이름을 지어줘야 겠는데....흐음....!!........... 

엘리엇은 맑고 순한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말을 향해 꽤나 고심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히죽하고 웃더니 말했다.  

키레이.......레이.......레이..!!....... 

"......아무래도 레이가 좋겠는걸?" 

카이다제국의 현황태자 이름을 줄여서 말에게 갖다 붙이는건 좀 무례이려나? 

뭐...아무렴 어때!   

어차피 그자식이 알아챌리는 만무하고 이왕 이렇게 된거 말이나 한번 되보라지!!  

"이봐! 앞으로 너의 이름은 레이야. 이래뵈도 꽤 귀한 자리에 있는 녀석의 이름에서 따온거니까 기뻐하라구. 

물론 그자식은 자신의 이름중 일부가 말이름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 꽤나 화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너하고 나만 아는 사실이니까 딱히 상관없겠지? 레이....큭큭!!" 

푸르르륵...!!! 

말도 자신이 붙여준 이름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푸르륵 거리며 기분좋게 웃는듯 했다.  

..........실제로 말이 알아듣고 웃을리가 있겠느냐 만은 아묻튼 엘리엇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졌다.  

"히야~! 역시 주인인 나를 닮아서 그런지 너도 꽤나 슬림하고 나이스~하구나!! 푸하하!!" 

그때 조금 섭섭하다고 느꼈던건.......역시 바보같은 일이겠지? 

차라리.......다행인거잖아... 

탁탁...!!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어느새 안장을 가지러 갔던 사내가 돌아오면서 이내 엘리엇이 산 말위로 안장을 고정시켰다.  

"한번 올라타 보시지요! 손님!!" 

그러나 사내의 권유에도 엘리엇을 슬그머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됐습니다." 

위에서 떨어지지만 않으면 그만이지.  

게다가 무척 순한 녀석인 것 같으니 그런 걱정은 딱히 할필요도 없는 것 같고... 

어련히 알아서 해줬겠어? 

"이만 가야겠군요.."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손님!! 다음에 또 애용해 주십시오!!" 

가자! ....레이...!!.. 

사내의 인삿말과 동시에 엘리엇은 그대로 말의 고삐를 잡아챈 채 마굿간을 걸어나갔다.  

말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걸어서 끌고가는 엘리엇의 뒷모습을 사내는 한동안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 

"어머! 엘리엇님! 이말이 이번에 새로 사오신 말이에요!?" 

"어쩜 너무 멋지네요!!" 

사냥터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로이떼와 루니가 작게 탄성을 내지르며 금새 엘리엇의 주위로 몰려들어 조잘되었다.  

엘리엇이 끌고 온 레이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점잖은(?) 말이었다.  

시끄러운 그녀들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이곳저곳을 더듬고 쓰다듬었음에도 불구하고 난리를 치기는 커녕 가만히 있었던 것이었다. 

"털의 이 윤기좀 봐!!" 

"눈동자색이 너무 예뻐요!! 까만걸요!" 

"이번 멧돼지 사냥대회에서 엘리엇님의 말을 타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어떨까요!?" 

"그래요! 분명히 다른 귀족들도 엘리엇님의 모습에 감탄사를 내뱉을 거라구요!" 

어느새 루니까지 말려들어 로이떼와 쉬지않고 조잘되는 걸 보던 엘리엇의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봐.....이봐들.....;;;; 

그건 내 승마실력이 썩 좋을때나 가능한 일이라구;;;;;; 

엘리엇은 잠시간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들을 대동하고 이것 저것 화려하게 꾸미고 있었다.  

사냥한번 나가는건데 뭘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려고 하는 것인지...! 

게중 제일 화려하게 치장된 말이 문득 엘리엇의 시선에 들어왔다.  

......!!!!!..... 

그 곁에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인 한명이 살풋이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저......여자는!? 설마....그 때 그.........여자!!?? 

맙소사...!!! 그럴리가 없지.  

3년이나 더 지났어!! 절대 아닐거야......!! 

그러나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3년도 더 지났다..... 여기서 딱히 만나지 못할 법이라도 없었던 것이었다.  

순간 우연이었을까? 

그녀와 자신의 눈이 서로 맞닥뜨렸던 것은... 

"............." 

엘리엇의 등뒤로 뭔지 모를 한기와 함께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분명 그를 싸늘한 눈초리로 노려보고 있었다.  

곧이어 그녀의 입가에 경멸의 미소와 함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엘리엇은 그와 동시에 재빨리 뒤로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 눈싸움을 해봤자 자신에게 득이 될건 별로 없었으므로....!!......  

".....젠장..!!" 

차라리 뒤를 돌아보지 말았을 것을!! 

엘리엇의 입에서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어째서 키레이황자가 자신과 거리가 그닥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말을 정비하고 있단 말인가!? 

물론 황자는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고 있지 않지만....... 

....욱씬....!! ...욱씬..!!... 

키레이 황자의 말은 전체적으로 날렵하게 잘빠진 흑마였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키레이황자의 모습은 위풍당당한 흑마와도 매우 잘 어울렸다.  

말도 주인 닮아서 음험하고 싸가지 없게 생겼군...!!......쳇...!!.... 

좀 더 키레이황자쪽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돌리는 엘리엇이었다. 

.................하아!!....... 

그나저나 이대로 있다간 완전 사람하나 잡겠군...  

뭐야? 오늘 과거의 원수들 단합대회라도 하는 날인가? 

뒤로는 키레이에 앞으로는 저 여자라니!! 맙소사!! 이 다음엔 또 뭐지!? 

왠지 안좋은 예감이 차례차례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우울한 엘리엇이었다.  

"엘리엇님! 이제 곧 사냥대회가 시작되려나봐요! 벌써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잖아요!!  

참!! 엘리엇님께서도 얼른 루니를 따라 승마복으로 갈아입고 오세요!! 말은 제가 지키고 있을께요." 

로이떼가 갑작스레 눈동자를 반짝하니 빛내며 말했다. 

"맞아요! 그옷으로 말을 타시는 건 별로 멋져보이지 않아요!" 

엘리엇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짜고짜 자신의 손을 이끌고 가는 루니에게 당황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루니......성격이 원래 이랬었나? 

뒤를 돌아보니 로이떼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으윽....!!!........... 

................. 

..................................... 

"부디 힘내세요! 멋지게 해내시는 거라구요!!" 

"사냥대회에서 꼭 1등하셔야 해요!" 

하하......하....!!........ 

엘리엇은 뻘쭘하게 웃으며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뿔나팔 소리가 울리면서 멧돼지사냥대회가 시작되었다. 

두두두두...!!!!!! 

말들에 올라탄 사내들이 일제히 박차를 가하면서 들판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유독 엘리엇만큼은 다른 사람들처럼 멋지게 달려나갈 수 없었다. 

따각.........따각.......  

"이랴!" 

옆쪽에서 누군가가 말을 모는 소리와 함께 엘리엇의 얼굴엔 더욱 울상이 떠올랐다.  

아닌게 아니라 엘리엇의 말은 달리는 것이 아닌 걷고 있는 수준이었던 것이었다.  

"호호!! 말하나 제대로 못모는 귀족이라니! 세상이 다 웃을 일이로군요!" 

말위에서 낑낑거리는 엘리엇을 보며 지나가던 누군가가 날카롭게 비웃었다.  

옆을 돌아보니 세이린이 화려하게 치장한 여성용 승마드레스를 입고 말위에 사뿐히 올라앉아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모두 들판으로 달려나가고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마음놓고 비꼴수 있었던 것이었다. 

게다가 여자들은 말을 탈수는 있었으나 위험성 때문에 직접 사냥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사냥대회에 참가한 사내들의 승리를 기원하면서 주변에서 응원을 하거나 어슬렁 거리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이었다.  

그런 그녀의 말에 자존심이 상하긴 했으나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던 엘리엇으로써는 속으로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말위에 올라타서 버티고 있는게 용하다 싶을 정도인 엘리엇은 묵묵히 말을 몰았다.   

젠장!! 이럴줄 알았으면 평소 말모는 연습이라도 해둘껄! 

속으로 후회를 했으나 이미 늦은일이었다.  

"글쎄........ 그 상태로 가다가 낙마하지나 마시길...! 

후후....조심해야 될꺼에요......틀림없이..!.... 

호호호!!!.....오호호호...!!!" 

그녀의 입꼬리가 기묘하게 일그러지면서 마지막으로 엘리엇을 싸늘하게 노려본 뒤 곧 제갈길로 가버렸다. 

.....낙마...!?.......... 

.......아니 근데 저 여자가 보자보자 하니까!!!!................... 

엘리엇은 크게 울컥했지만 이내 곧 풀이 죽었다.  

따그닥...!! 따그닥..!! 푸르르륵...!!!! 

"엘리엇? 여기서 뭐해?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달려가고 없는데." 

이번엔 또 누군가 싶어 옆쪽을 바라보니 리스였다.  

"..하아..?" 

리스녀석....!! 이렇게 보니까 어째 나보다 더 폼이 나잖아!!  

물론 훈련받은 녀석이니까 어련하겠냐만은......아니, 아니, 확실히 리스 녀석은 말을 잘탔으니까.. 

엘리엇의 울상어린 얼굴을 바라보던 리스는 그제서야 무슨 일인지 깨닫고 작게 풋하니 웃었다. 

"뭐가 그렇게 우스우십니까?" 

엘리엇이 볼멘 목소리로 리스에게 항의하자 리스는 빙그레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니..... 아직도 엘리엇은 말을 못타는구나 싶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너를 위한 작은 손수건도 하나 준비해올껄...풋!.... 

뒷말을 간신히 집어 삼키며 리스는 엘리엇의 보조에 맞춰 천천히 말을 몰았다.  

사실 엘리엇이 어디에 있는지 찾고 있던 리스로써는 이것 또한 꽤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냥대회에 참가한 다른 귀족들 처럼 엘리엇이 말을 능숙하게 몰 수 있었더라면 자신이 찾아다니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졌을 테니까.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엘리엇은 말을 모는 것이 익숙치 못했고 그로 인해 가장 뒤쳐지는 처지가 되었던 것이었다.  

그런 엘리엇은 물론 단번에 리스의 눈에 띄었다.  

"윽!! 이건 저로써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구요. 아묻튼 리스님은 여전히 말을 잘 타시니 부럽습니다만..." 

그러면서 작게 투덜거리는 엘리엇을 리스는 한순간 자신이 말위에 탔다는 것을 잊고서 껴안을 뻔했다.  

아니, 정정하자면 말위에서 엘리엇을 껴안는 일쯤이야 별것 아니었을 테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리스였다. 

그저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쉴 뿐이었지..  

엘리엇은 리스의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갑작스레 말을 몰기 시작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조금씩이라도 달려보자. 

"이랴!!" 

"엘리엇!?" 

리스가 꽤나 놀랐는지 뒤에서 불렀지만 엘리엇은 빠르게 말을 몰고 있었다.  

따그닥!! 따그닥...!! 

"이런..!! 정말로 이렇게 말을 몰아도 괜찮은거야? 굳이 이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말위에서 리스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지만 엘리엇은 대답할 여력조차 없었다. 

꾸.....꾸웨에엑!!! 말시키지마!  

리....리스 녀석의 말을 듣고 괜히 나도 모르게 울컥해버리는 바람에 켁!! 이게 무슨 일이라냐!! 

말은 엘리엇을 태우고 꽤나 빠르게 달려나가고 있었다.  

히....히에에에엑!!!!!! 

이....이봐...레이!! 속도 좀 줄이는 건 어떨까?  

네가 무척 잘 달리는 훌륭한 말이라는 것은 나도 잘 알겠는데 말야....!! 

"리....리스님!! 히에엑....!!! 달리는 말의 속도를 줄이려면 어떻....으악..!!..." 

리스는 그제야 엘리엇이 무리하고 있음을 깨닫고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리도 쉽게 울컥하는 성격이라니...! 

"진정하고 내말 잘들어. 천천히 고삐를 늦추면서 달리는 너의 말이 진정할 수 있도록 해.  

그뒤에 천천히 다시 조여주는 거야! 명심해!! 갑작스레 조이면 안돼!!" 

리스의 외침에 엘리엇은 그의 말대로 고삐를 늦추기 위해 끈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두두두두...!!!!!!!!!!! 

히히히힝...!!!!!!!!!!! 푸르르륵!!!!!!!!!! 

".....!!!!!??......" 

.....레이!?.......... 

두두두두....!!!!!! 두두두..............!!!!!!!!!!! 

"메.....멧돼지!!!???" 

꽤나 들판 한가운데로 나온 엘리엇과 리스에게 흥분한 멧돼지떼가 달려들고 있었다.  

뒷쪽에 있던 리스는 말을 가볍게 옆쪽으로 틀면서 멧돼지 떼를 피했지만 훨씬 앞서가던 엘리엇은  

그만 미처 멧돼지떼를 피하지 못했다.  

뒷쪽에선 멧돼지를 쫒는 한무리의 귀족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두두두두........!!!!!!!!!!!!! 

"다.....달려!!! 레이!!!!!!!!" 

철썩! 

다그닥!!!! 다그닥!!!!!!!!! 

자신의 등뒤로 멧돼지떼가 바싹 다가오자 엘리엇은 혼비백산한 상태에서 말을 몰기 시작했다. 

........엘리엇!!!!!...... 

뒷쪽에서 리스의 외침이 점점 멀어질 무렵 엘리엇은 어느샌가 필사적으로 말을 몰고 달려나가고 있었다.  

멧돼지떼는 더이상 엘리엇을 쫒지 않았다. 

....꾸.....꾸워어어어!!!!!!!!!!..............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말을 힘차게 몰아서 멧돼지 떼를 따돌린 것까진 좋았는데 승마에 있어선 무척 초보라고 할 수 있는 엘리엇이었다. 

현재 빠르게 달리는 말위에서 버티는게 용한 엘리엇은 점차 안색이 굳어져 가고 있었다.  

....비.......빌어먹을!!!!!!! 이상태에서 어떻게 멈추라는 거야!!!!!!!! 

다그닥!!!!! 다그닥!!!!!!! 

"레....레이!!! 진정해!!!! 우와아악!!!" 

공포는 멀미조차 초월한건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까진 버텨내는 엘리엇이었지만 점차 주변 풍경이  

넓게 펼쳐진 들판에서 우중충한 숲으로 바뀌고 주변이 고요해지자 등뒤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다그닥!!! 다그닥....!!!!!!!!!! 

"멈춰.....!!! 레이!!!! 제발 멈춰줘!!!!!!!" 

엘리엇이 자신의 말에게 외쳤지만 멧돼지를 보고 흥분한 말은 좀처럼 달리던 것을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말의 힘이 몽땅 다 빠질때까지 그냥 이대로 버텨볼까 생각을 하던 엘리엇은 그대로 고개를 내저었다.  

말의 체력이 다하는 것보다 자신의 체력이 먼저 동이 날것이 틀림없었다.  

후아악!!! 이젠 망했다!!  

....얼마나 시간이 흐른걸까?  

좀 더 숲속으로 깊숙히 들어갈 수록 엘리엇은 상황이 점차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았다. 

다그닥...!!! 다그닥.......!!!! 

따각....따각........다그닥!!!!!!!!! 다그닥.........!!!!!!!! 

그때였다.  

뒷쪽에서 자신의 말이 아닌 다른 사람이 모는 말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거칠게 달리는 말위에서 팔힘이 서서히 빠져나가던 엘리엇의 등뒤로 점차 그 소리가 가까워져 갔다.  

...젠장...!! 나 더....이상은....!! 

투드득.......투득...!! 

...하아!?........ 

아무래도 오늘은 정말 운수가 더러운 날이로군...!! 악재가 겹쳐도 아주 단단히 겹쳐졌구나? 

분명히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던 말의 고삐줄이 점차 튿어지고 있었다.  

투둑.........툭....!!!!!!!! 

히히히힝.....!!!!!!! 

아아.......리스가 고삐는 천천히 늦추는 것이라고 했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끊어져 버리면...........어떻게 되는거지?...... 

.....이대로.........죽.....는걸까?....... 

..........아직은.........죽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될 줄 알았더라면.......... 

사실은 다시 만나면 말하...고 싶은게......꼭 하나 있었는데............. 

스륵...!! 

휘익!!!!! 탁!!! 

그 순간 흐려져 가는 정신속에서 엘리엇은 자신의 몸을 누군가가 낚아채는 것을 느꼈다.  

"엘리엇!!!" 

.......하하........하....? 키레이........황자.....?..... 

말도.....안돼...!!................ 

어째서 내 마지막에 네녀석의 얼굴이 보이는거야!?  

이거.......무척 불공평하잖아!!...... 

.......게다가.....그렇게 놀란 표정을 하고말야......... 

마지막이라서 조금은 걱정해주는 네녀석의 환영이 보이는 걸지도...푸흐흐..!! 

사실은.......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얼굴이 너라는게 무척이나 분해.....!!!!!........ 

...마지막으로.......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너였다는게........분해...!!........ 

이젠......정말로 안녕....인거겠지.....!  

안녕.....이 빌어먹을......자식아..!!......잘...있으라구... 

영원히...!! 

주말이 왔어요~ 내일은 또 월요일이야아아 ㅠㅁ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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