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황궁에서 온 초대장 (55/67)

# 황궁에서 온 초대장 

"키레이!! 도대체 언제까지 반려자리를 비워둘 셈이냐!! 이젠 너도 때가 되지 않았느냐!?" 

눈앞에 있는 청년의 아버지이자 현황제이기도 한 카이다 도네시어 에반 하이젠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에게 말했다. 

"22세면 결혼 적정기야!! 이 이상 질질끌어 무엇을 어쩌겠다는 게냐!?  

누구를 맞이하든 간에 그것은 네 선택이자 자유겠지만 빨리 황비자리를 채워넣어라!!  

현재 귀족들도 너의 빈 옆자리 때문에 괜히 의견만 분분해지고 있지 않느냐!? 그럴바엔  

재빨리 결혼을해서 괜한 세력다툼의 화근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 낫다는 것 쯤은 네녀석도 잘 알고 있을게 아니냐?" 

마지막에는 조금 누그러진 어조로 자신의 아들을 설득하는 하이젠이었다. 

그런 자신의 아버지 하이젠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키레이는 슬쩍 인상을 찌뿌렸다. 

"아직 반려를 맞아들일 생각은....없습니다." 

"뭐라고!? 아직 반려를 맞이할 생각이 없다니! 쉽게 말하지 말고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도록 하거라! 

너의 반려가 되고자 줄을 선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무슨 소리더냐!?  

반려후보자들도 목놓아 네놈이 자신들을 간택해 주길 바라고 있단 말이다!" 

하이젠이 그답지 않게 분통터진다는 시선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봤지만 키레이는 예나 지금이나 

무심한 표정으로 아무런 반응없이 자신의 말을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하아!! 저런 미련한놈 같으니!!  

저 좋다고 달려드는 제국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제놈은 그런것도 모르고 어째 저 모양인가!? 

"안돼!! 이번해가 넘어가기 전에 네놈에게 반려를 짝지울 터이니 그런줄 알아라!! 

마침 보름 뒤로 카이다건립기념일이 다가올 터이니 이에 맞춰 나흘간 황궁에서는 축연을 벌일 계획이다. 

이번에 열리는 축연의 마지막 날에 반려선임식을 열터이니 너는 그런 줄 알고 있거라." 

그사이에 어디 괜찮은 임자나 한명 낚아놓으면 더욱 좋을테고..! 

하이젠의 단호한 말에 키레이는 잠시간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이내 관두기로 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사내인지를 잘 알고 있는 그이기도 했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기도 했다.  

이런 말이 갑작스레 튀어나왔던 것도 아니었고 키레이가 파로키학원을 졸업하고 나서부터 장장 2년을 질질 끌어오던 일이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좀 더 미루려고 하던 것이 키레이의 생각이라면 생각이었겠지만... 

그는 슬쩍 자신의 미간을 찌뿌리는 것으로 끝냈다. 

결국엔 이렇게 되버렸군.... 

.....상관없겠지...어느...누구라도...... 

한 순간 키레이의 눈빛이 싸하게 가라앉았다.  

..꽈악...!!! 

"할말이 모두 끝나셨으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키레이의 인사에 하이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잊지마라. 이번달 안으로 모든일을 진행할 생각이니 꼭 참석하도록 해라!" 

...반려라......나에게는 의미없는 단어일 뿐... 

"......좋으실대로 하십시오...." 

방을 나서는 그의 얼굴엔 그 어떤 일말의 기대조차 담겨져 있지 않은 그저 냉막한 무표정만이 감돌 뿐이었다. 

...잊었다......이젠 모두 잊었다.....!!.. 

그러니........망설일 필요조차 없었다.  

이제 자신은 선.택.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잠시 우스운 생각을 했군..." 

키레이의 입가로 잠시간 자조스런 웃음이 떠올랐다.  

한편 방안에 남겨진 하이젠 역시 그닥 좋지만도 않은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저렇게 목석같은 놈을 어느 누가 녹일 수 있겠느냔 것이 그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안돼지.....안돼.......!! 이번에야말로 황태자에게 반려를 짝지워 줘야..!!" 

될 수 있으면.........제놈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더할나위 없이 좋으련만... 

요근래에 들어서 아들의 냉막한 표정만을 보아왔던 하이젠인지라 그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하는 정력의 반만 이런일에 쏟아부으면 좀 좋겠냐고 투덜거리는 하이젠의 눈가로 주름살 하나가 더 늘어나 있었다. 

............. 

"엘리엇님!!! 일어나 보세요!! 엘리엇님!! 어서요!!!" 

후아아암.....!!!..............졸려......!!......무슨 일이지? 

눈앞에는 다렌이 상기된 표정으로 다가와서 나를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이 녀석도 어째 점점 로이떼를 닮아가고 있단 말이야;;;; 끄응....;;;; 

"무슨....일?" 

"우와!!! 세상에!! 무슨 일이냐니요!? 황궁에서 엘리엇님 앞으로 온 초대장이 도착했어요!!!" 

.....뭐? 

잠이 싹 달아나 버렸다.  

"...어째서......황궁에서 갑자기 초대장을...?" 

"아......그건 저도 잘......여기 한번 읽어보세요."  

붉은 인이 찍힌 초대장을 건네는 다렌을 보면서 나는 심란한 속을 어찌할 수 없었다.  

이인간들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에게 이런걸 보낸거야? 

.......젠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은 정말 사양하고 싶은데... 

아니.....그보다도 그자리에 그런녀석들이 있는게 정말 마음에 안든단 말이다!!! 

게다가..........하필이면 황궁에서 온 편지라니...하아.....!!..... 

편지봉투를 벗겨내고 안에 들은 초대장을 펼쳐보이자 유려한 필체로 적혀진 글씨가 보였다.  

친애하는 엘리엇 후작...?  

에엑...!! 날 언제봤다고 친애야? 친애는...!!  

어쨌거나 넘어가고..... 

초대장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쭈욱 훓어본 나는 마지막에 적힌 말에 한숨을 푹하니 내쉬었다.  

"무슨 내용이에요?" 

앞에 서있던 다렌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물어오자 나는 난감한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엘리엇님!?" 

난 망했다.......젠장....!!............ 

그러고보니 카이다건립기념일이 이제 곧이었나....?  

확실히 경사스런 날이긴 하지만.... 

그나저나 이놈의 황궁에서는 나흘씩이나 귀족들의 발을 잡아두려는 이유가 뭐야? 

매년 카이다의 모든 영토에서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이기간 만큼은 모든 제국민이 모여 성대하게 거행되었던  

축제였기 때문에.... 전에는 뭣도 모르고 좋아했지만... 

이젠 그렇게 마냥 즐길수도 없는 처지라구 제길!! 

초대장 마지막 말에는 필히 귀하의 참석을 바란다는 내용과 함께 황제가 직접 찍은 듯한 도장이 박혀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은 카이다내에 10명밖에 없다는 바로 그 빌어먹을 후.작.씩이나 되지 않던가! 

예전이야 사정상으로 불참할수도 있었지만.... 황제의 인장까지 직접 찍혀서 전달되어온 초대장이었으므로 

아무리 나라도 이번만큼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초대장안에는 내가 전혀 생각치도 못한.......아니.........아예 까마득히 잊어버린 내용이 담겨있었다.  

.............!!!!!!!!............ 

머리가 지끈지끈 울리고 가슴이 쿡쿡 찔리는 듯한 기분이다.  

3년전......이나.............지났는데......... 

그런데 여전히 아프다.........특히 심장이 퍽퍽....!!.........하고 말야..... 

초대장의 마지막 글에 스치듯 언급된 두음절의 단어가 마음에 걸렸다. 

...............정말 곤란해.... 

혹여라도 그녀석과 마주칠까 두려워서 이쪽에서 먼저 알아서 피해줬는데......... 

이제껏......그렇게...말이지.......!!..... 

-.....가......라....그리고 다시는........내눈앞에 나타나지 마라... 

......다시는......내눈에 띄지마......엘리엇..!.........- 

....지끈...!!! 

빌어먹을 놈.....!!!.......그건 이쪽에서 먼저 해야 할 말이었잖아!!!......... 

당한건 나였지 네놈이 아니었다구...!!!.............. 

나는 다렌에게 초대장을 건네며 말했다.  

"아무래도 삼일후에 나흘간 황궁에서 머물다 올 것 같은데 준비 좀 해줘야겠는걸?" 

"예? 나흘간이요!?  

어머 세상에!! 얼른 린바스집사님께 말씀드려야 겠네요! 로이떼랑 루니에게도!!" 

다렌은 뭐가 그렇게 신이 난건지 잔뜩 고조된 목소리로 말하고는 방을 뛰쳐나갔다.  

에에.....다렌이 처음 이곳으로 왔을때만해도 절대 저런 성격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쩝;;; 역시 로이떼의 영향이 컸었던 걸까? 

뭐........좋아.............아무일도 없을테니까......... 

까짓 기껏해야 나흘간인데.....별일이야 생기겠어?  

아니......사실은................어떻게 되었을까.......궁금하기도 해.....아주 조금은......... 

"하아.....!!" 

입가에서 절로 한숨이 튀어나오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삼일 후인가.....?" 

왠지 지금과는 달리 훨씬..........골치아파질 것 같은 나쁜예감.....!!..... 

............... 

똑똑...!!! 

"아....들어오세요." 

"엘리엇님! 준비는 다 끝마쳤습니다. 어서 마차에 오르십시오." 

린바스집사가 정갈한 차림으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아침부터 다렌과 뒤따라 들어온 루니에게 내내 시달렸기 때문에 나는 거의 반쯤은 정신이 나간상태로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린바스집사에게 겨우 손을 올려 응답을 할 수 있었다. 

"표정이 많이 안좋아 보이십니다.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린바스집사는 병세가 많이 호전되어 어느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걱정스러움이 가득한 린바스를 바라보고 있자니 갑작스레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물론 린바스가 훨씬 더 다정하고 박식했으며 품위가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나는 그가 집사라기 보다는 편한 이웃집 할아버지같은 느낌이 더 강하단 말이야.... 

헤헷..!! 린바스가 이런 생각을 알아채면 화낼지도...! 

"별로.....그닥 나쁜건 아니에요. 그나저나........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갈필요가 있을.....까요?" 

현재 내가 입은 옷은 두눈이 튀어나올 만치 화려한 옷들 중에서 그나마 완강히 거부한 끝에... 

수수한(....) 것을 골라 입었지만 여전히 화려한 옷이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엘리엇님!  

그정도는 입고 가셔도 무방하실 것입니다. 더군다나 카이다황실에서 직접 개최하는 축연이 아닙니까? 

더군다나 그곳에서 나흘이나 머물렀다가 오시는 것인데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엘리엇님은 다른분들에 비해 너무 수수하게 입고 가시는게 아닌가 싶어 내심 걱정입니다.  

자칫잘못하다간 그들이 엘리엇님을 과소평가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차라리 그게 나에겐 훨씬 편할텐데...! 

린바스집사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 있노라니 차마 그말은 입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나흘씩이나 황궁에서 지내는 생활이라니........절대로 마음에 안들어. 흠!!" 

...전 후계자가 누렸던 모든 권한....!! 

그 중에는 반려후보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고....... 

게다가......귀족들 중에서도 고위계급인 후작이기도 하고...  

따라서 자신은 원하든 원치않든 이번에 황궁에서 보낸 초대장을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황제의 명령은 그 무엇을 제치고서라도 절대적인 것이었으므로....!!........ 

"그럼.....가볼까?" 

어디 이참에 그 황궁이란 곳이나 구경 좀 해보자구.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곳이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몰려드는 것인지........푸흐흐......!!!  

이거.....아무래도 나에게는 진심으로 영광스러운 일이겠지?  

사실...따지고 본다면.....나쁠 것도 없잖아? 

"엘리엇님을 보살필 두 시종으로는 로이떼와 루니가 가기로 했습니다.  

저도 꼭 함께 가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저는 이곳에 남아서 처리할 일들도 있으므로..." 

린바스집사가 정말로 아쉽다는 듯이 말했지만 나는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린바스에게는 무척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난 별로 관심이 없어서 말야.....!!..... 

옆에서 나를 괴롭히는건 로이떼만으로도 충분해!!  

루니는 워낙 내성적이라서 별말이 없는 아이이고...!!...... 

그나저나 아침에 그렇게 떠들썩 거렸던게 이것때문이었나?  

어쩐지 다렌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을 내밀고 있더라니....하아...!!. 

.....별로 대단할 것도 없을텐데....;;;;; 

하지만 뭐.......확실히 자주있는 기회도 아니라서 실망했을지도....... 

나중에 돌아오면 잘 달래줘야 하나? 

"엘리엇님 빨리 나오세요!! 짐도 다 챙겼답니다!! 얼른 황성에 입성하셔야 한다구요!!!" 

......윽....!!! 로이떼!.......... 

"알았어..갈께.....간다구..." 

문을 나서는 나의 등뒤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드는 린바스집사와 그외 다른 사람들도 보였다.  

나 역시 비실비실 웃으며 인사해 주긴 했다만........ 

나에게 있어서 이건 그다지 즐거운 일이 아니라구..........맙소사.....!!! 

"꾸으으으......!!!!!" 

이.....이게 뭔일이다냐.....!!!  

"말도 안돼!! 엘리엇님!! 이곳에 와서까지 멀미를 하시다니...!! 

큰일날꺼에요!! 이제 곧 있으면 황궁안으로 들어가실텐데!! 안되요!! 참으셔야해요!" 

최.....최대한 참고 있긴 하지만....우.....우으으윽....!!!! 

로이떼는 있는대로 호들갑을 떨고 있었고 곁에 있는 루니는 그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이도저도 못한채  

나와 로이떼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그러던 마차가 갑자기 멈추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여기....이것을" 

아무래도 황성을 지키는 경비병들이 잠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마차를 세운 것 같았다.  

잠시간 멈춰선 마차는 가뜩이나 멀미로 인해 온갖 고생을 다하고 있는 엘리엇에게 더욱 큰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 

젠장...!!! 차라리 그냥 가는게 훨씬 낫지!! 이렇게 가다가 멈춰서 버리면...!!! 

그나마 아침에 워낙 정신이 없어서 식사를 거르고 온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잘 알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밖에서 경비병의 허락이 떨어지자 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각.....다각.... 

.....우......우으으...읍....!! 이 이상은 못참겠는걸!!! 

거의 한계까지 다다른 엘리엇이 마차를 멈추라고 손을 들기도 전에 우연인지 마차가 멈춰섰다.  

"다왔습니다." 

그말 한마디에 엘리엇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차문을 열고는 밖으로 뛰쳐나왔다.  

황궁은 무척이나 넓었다.  

전에 봤던 파로키학원과도 거의 비등한 규모의 황홀한 건축물과 동시에(이정도면 무지막지하게 큰 것이다..) 

주변으로 매우 아름답게 잘 가꾸어진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잘닦인 길과 그위를 걸어다니는 엘리엇과 마찬가지로 마차를 타고 내리는 다른 귀족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또한 품위가 흐르고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그러한 경탄을 자아낼 틈도 없이 입을 막고 급하게 두리번 거리는  

무척이나 젊은 귀족청년 한명이 한명 있었으니....!!...... 

젠장....!!! 도대체 이 빌어먹을 곳은 정원하나가 이렇게 넓은거야!!! 게다가 인간들은 좀 많냐!!?  

엘리엇은 황궁의 거대하고 장엄한 장관따윈 전혀 관심이 없었다 . 

그저 마음놓고 멀미로 인한 잔해물을 쏟아부을 곳만이 그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느곳에도 '여기다가 조금 실례한 일을 저질러도 봐줄수 있습니다.'라고 보이는 

만만한 장소는 단 한군데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면 또한 큰 문제였다.  

뒤따라 나온 로이떼와 루니조차 갈피를 못잡고 두리번 거리는 것을 보니 말다한 것이라고 해야겠다. 

점차 쓴물이 목위로 차오르는 것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있는데 그런 엘리엇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흰제복을 입고 절제된 걸음으로 이곳을 향하는 기사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로이떼와 루니조차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기사를 보며 한동안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으니 오죽하랴만은.... 

엘리엇은 갑작스레 한순간 조용해진 주변에 신경쓸 겨를이 전혀 없었다.  

엘리엇에게 무척이나 가깝게 다가온 기사의 맑고 적당히 낮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우.....우으으..." 

기사가 손을 들어 엘리엇의 어깨를 가볍게 쥐며 묻자 아래로 푹숙이고 있던 엘리엇의 고개가 슬쩍 위로 올라갔다.  

그를 본 기사의 두눈이 커지면서 그의 말이 튀어나가는 동시에 대참사가 벌어졌다.  

"엘리엇!?" 

"우웨에에엑.....!!!!!!!!!!!!!!!!" 

"..........어머!!!!!!!!!"  

"에....엘리엇님!!!!!" 

우웨에에엑........!!!!!!!!! 우웩........!!!!!!!!!!!!!!! 

주변에서 뭐라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같은데.....?......... 

순간 주변이 팽글팽글 거리며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스윽....!!!!! 

엘리엇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려는 순간 앞에 있던 젊은 기사가 가볍게 그런 엘리엇의 몸을 받쳐들었다.  

"......................" 

"......................" 

"......................" 

처음 보는것임에도 불구하고 엘리엇이 쏟아놓은 멀건위액이 자신의 앞으로 쏟아졌음에도 

전혀 불쾌한 표정하나 없이 그저 한숨을 내쉬는 기사를 보며 로이떼와 루니는 놀랬다.  

".......전혀 변한것이 없잖아............" 

분명 자신의 주인에게 뭔가 나즈막하게 속삭인 기사가 엘리엇을 부축하자 그제야 상황판단을  

한 로이떼와 루니가 재빨리 엘리엇에게 다가섰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저희 주인님께서 멀미가 무척 심하셔서...!!" 

로이떼의 곁에 있던 루니는 안색이 파래져서는 엘리엇을 살펴보았다.  

"괜찮다. 그런데.......이사람은?" 

"아....!! 세....세이리어가의 주인이신 엘리엇후작님이십니다.  

저희가 감히 이분을 소....소홀히......" 

........후......작!?..... 

순간 기사의 터키색 눈동자 위로 크게 놀라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후작......인건가.....?......." 

아무래도 오늘 이곳으로 온것이라면.........초대된 거겠군... 

엘리엇을 조심스레 안아든 기사는 지척에 있는 황성의 건물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이분은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군........나는 잠시 이분과 함께 있겠다..." 

"저.....잠시만......저희는 엘리엇님을 모셔야 합니다..!!" 

기사는 다급하게 말한 로이떼를 바라보며 얼굴위로 슬쩍 의아심을 드러내었다.  

"무슨 소리지? 개인시종들은 연회장으로 들어갈 수 없을텐데?" 

그말에 로이떼와 루니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곧 답했다.  

"..이곳에 오기 전날에 주인님의 말씀으로는 황궁에서 나흘간 머물다 오게 될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엘리엇님을....." 

로이떼가 망설이듯 끝말을 얼버무렸지만 기사는 대충 알았다는 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럴수도......몇몇 고위귀족들에게 황궁에서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들이  

번거롭지 않도록 따로 숙식을 제공한다는 소릴 들은 것도 같군."  

마침 기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접대용 시종들중 한명이 어수선하게 달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기사님!" 

"이번 축연기간동안 황궁에서 머무는 귀족들의 거처를 알고 싶군." 

"저....죄송하지만 어느 분께서...?..."  

"........여기 이것을..........." 

기사의 말에 곁에 있던 루니가 재빨리 품에서 그들에게 전달된 초대장을 꺼내들었다. 

정신없던 와중에도 따로 챙겨놓길 잘했다고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녀였다.    

시종은 그것을 받아 들고는 재빨리 살피더니 이내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세이리어가의 엘리엇후작님이시로군요. 이쪽으로 와주십시오." 

"아니, 이쪽은 됐고 일단 이들을 거처로 안내해주도록.  

나에겐 대략 위치만 가르쳐주면 될 것 같군...나중에 이분은 내가 알아서 모시고 가겠다." 

기사의 말에 시종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잘 알겠습니다. 이번에 이곳에 머물렀다 가시는 분들은 모두 2층 별관에 모시라는 폐하의 명이 있으셨습니다.   

그쪽으로 가시면 저희가 아닌 따로 시종들을 배치시켜두었으니 딱히 찾으실 염려는 없을 것입니다." 

시종의 설명에 고개를 기사는 꽤나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끄덕인 후 발걸음을 옮겼다.  

"이쪽으로..." 

"................" 

"................" 

로이떼와 루니는 그저 마차에서 꺼내온 엘리엇의 짐가방을 들고는 발걸음을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원래 그들은 황성에 머무르는 동안 초대된 손님인 자신의 주인을 제대로 보살피는 일외에는  

그다지 특별날 것도 없는 처지였기 때문에 그들은 내심 엘리엇을 돌아보면서도 순순히 자신들을 안내하는 또 다른 시종을 따라나섰다. 

그렇게 두 시녀를 보내고 난 기사는 자신이 품에 안겨 아직도 눈을 뜰 기색이 없는 엘리엇을 꽤나 난처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무슨일이야!? 리스!!" 

그때 저멀리서 마찬가지로 흰제복을 입은 말끔한 청년 한명이 곧장 그에게로 달려왔다.  

그는 이내 기사..아니, 리스의 품에 안긴 엘리엇을 보고는 상황판단을 다 끝낸건지 입가에 능글맞은 미소하나를 띄우며 말했다. 

"여어...!! 아니라고 하더니만 벌써 한명 꼬신거냐? 임마,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훤히 트인 황궁앞에서 뭐하는 거냐? 

물론 네 품에 안긴 사람이 아무리 사랑스럽다지만 왠만한 귀족분들께도 눈을 돌리지 않은 네가 이렇게 나오면 곤란하지." 

화아끈...!!!!!!!!! 

"델린! 그런게 아닙니다. 지금 제가 안고있는 사람은 잠시 멀미때문에 정신을 잃은것 뿐이라구요." 

델린은 '너 지금 나한테 구라까?'라는 표정으로 얼굴이 붉어져 당황한 리스를 못미더운듯 바라보았다.  

그도 그런게... 요새 어느 누가 촌스럽게 마차하나를 탔다고 정신을 잃을만큼 멀미를 한단 말이던가!? 

델린은 직접 눈으로 기절한 엘리엇을 보고 있으면서도 못믿겠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괜찮아. 다 이해해줄께. 어차피 우리 특기사들도 이번 축연기간 동안에는 얼마든지 마음껏 행동해도  

좋다는 자유령이 떨어졌으니 네녀석이 연애하는 것쯤은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줄 수도 있다고.  

게다가........." 

델린은 이제껏 말을 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당사자를 보고는 하던 말을 멈추었다.  

"그런게 아닙니다. 단지 이사람은...." 

"......맙소사...........리스.....너 진짜.........사람하나 잘 건졌군...!? 어디서 이런...." 

델린은 말을 마저 다하려다가 갑작스레 엄청난 살기를 띄고 자신을 노려보는 리스를 보며 말을 멈췄다. 

새끼....!! 어린게 벌써부터 선배한테 눈치켜뜨는 것좀 보라지!! 

...알았다!! 알았어!! 네녀석이 찜한 사람을 내가 겁도없이 건드리게!? 

"하여간 자기영역표시는 확실하게 하는 놈이라니까.......평소에는 그렇게 허술하다가도.....니미...!!..." 

"그런거 아닙니다! 델린이 잘못아신거라구요!! 여기 있는 엘리엇은 단지...!!" 

그러다가 리스는 자신의 말에 놀라 엘리엇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어째서 엘리엇이........이곳에 있는거지?  

분명 전에 자신의 시종이었던.......그가 아니었던가!?  

그 시녀들이 '후작'이라고 하기는 했지만......어째서 자신의 시종이었던 엘리엇이 갑작스레 '후작'이 되어 나타난거지!? 

엘리엇이 정신을 잃은것에 관심이 쏠려 깊이 생각치 못하고 지나갔던 부분이었다.  

"...이런...." 

리스가 한숨을 내쉬는걸 보던 델린은 그를 팔뒷꿈치로 툭툭 건드렸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여기서 그렇게 안고 서있을래? 어디 좋은 장소라도 추천해줄까? 

둘이서만 찐~하게 있을 수 있는..." 

그러면서 오히려 제쪽에서 두눈을 빛내오는 것은 또 뭐란 말인가? 

델린.....누가 그 응큼한 속을 모를줄 압니까? 

아무리 기대하셔도 델린이 기대하는 일따윈 절대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진즉에 꿈깨시는게 좋을겁니다.. 

리스는 그래도 일단은 그의 말을 들어볼 생각이었다.   

델린의 말마따라 더이상 이렇게 서있어서 괜한 사람들의 이목을 끌 필요까지는 없었으니까... 

"어찌됬든 좋으니 편히 쉴만한 곳을 찾을 수 있을까요?" 

"좋아!! 따라만 오라!! 실은 내가 황궁생활만 벌써 4년이 아니냐!? 벌써 이몸이 다~ 잘 알아봐뒀지.  

평소에 나도 요긴하게 써먹을겸...!!  

흐흐흐.....네녀석에게만 특별히 가르쳐 주는거니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글쎄요.... 

제가 가는건 그렇다치고 델린은 그런 용도(?)로 발견하신 곳이라면 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물론 자신보다 한참은 위에 있는 선배인 그에게 직접 대놓고 말할 생각은 전혀없었다.  

그가 준수한 외모와 실력에 비해 번번히 애인들에게 차이는 것은 델린의 가장 큰 콤플렉스들 중 하나였으므로... 

리스는 작개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고 델린에게 말했다가는 날 가만두지 않을테지.  

가뜩이나 요새 하는 대련만으로도 그와는 충분히 맞붙고 있었으므로 그 이상은 곤란할 터였다.  

"근데 너 안무겁냐?" 

옆에서 델린이 비죽 웃으며 물었지만 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하나도 안 무거워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 안무거웠다.  

오히려 가볍다면 가볍다고 해야할까....?....... 

....정말 이상하게도 리스가 안고있는 엘리엇은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으.....으윽...!!" 

그때였다.  

델린의 인도에 따라 사람들이 드문 건물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던 리스의 품에 안긴 엘리엇이 갑작스레 눈을 뜬것은... 

"!!!!!!!!!" 

"어? 깨어났네?" 

엘리엇은 눈을 뜨고 현재 자신을 안아 들고 있는 리스를 한번 흘끗보고는 곁에 있는 델린을 한번보더니 

눈을 뒤룩뒤룩 굴렸다.  

그와중에 리스가 엘리엇이 정신을 차린것을 알고 그가 바닥에 설 수 있도록 천천히 내려놓자  

그제야 엘리엇이 바닥에 발을 닿고 일어섰다.  

휘청...!! 

"조심...!!" 

...타...탁........!!! 

리스가 휘청이는 엘리엇의 중심을 잡아주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엘리엇은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 

"어라? 뭐야...경계하는건가?" 

엘리엇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두 사내를 보며 말했다.  

"........누구슈?.....아니, ......십니까?..." 

맑게 열리는 투명한 보라빛 눈동자가 의아심에 빛이나는 것을 본 리스는 물론이고 델린조차 한순간 대답을 못했다.  

젠장....황궁안에서 이젠 대놓고 인신매매를 자행하는 건가? 

아무리 멀미가 심했다곤 하지만 이건 좀 너무한거 아냐?  

잠깐동안 정신을 잃었다니....이렇게 민망할데가!!!  

....역시 평소에 너무 무리하게 움직여서 그런거였나...?....... 

요 며칠간 쉬지않고 새로운 술법들을 각성시켰더니 드디어 그 빌어먹을 여파가 이제야 나타나는가 보군....젠장...! 

그나저나 로이떼와 루니는 어디로 가고 왠 처음보는 녀석들이 여기에 있는거야!?  

리스는 엘리엇에게 다가서려다가 멈칫했다.  

...탁... 

자신이 다가온 만큼 경계하는 눈초리로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엘리엇이었다.  

그모습에 리스는 슬며시 미간을 찌뿌렸다.  

자신을 전혀 못알아보는 듯한 엘리엇에게 약간의 심술이 나려던 순간이었다.  

"잘 있었어? 엘리엇..." 

"!!!!!??" 

......저 녀석이 어떻게 내 이름을!!?... 

당황한 엘리엇의 모습이 리스의 눈안으로 들어왔다. 

리스의 기억속 엘리엇은 키가 컷다.  

예전의 리스라면 까치발을 들고서야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겨우 입맞춤을 할 수 있을만큼... 

그리고 현재 눈앞에 보이는 엘리엇도 역시나 컸다. 

하지만.........이젠 다르다. 

이젠 더 이상 전처럼 그러지 않아도 된다. 

왜냐면 이제 그는 그러지 않아도 될만큼 충분하게 성장했으므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 네가...........엘리엇이라는 것쯤은...!!........ 

한편 엘리엇은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리스를 보며 뭔가가 떠오를 듯 하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자신의 머리를 

한번 신경질적으로 북북 긁었다.  

누구.....지?.....분명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인상인데!!?................... 

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해 보이는 엘리엇을 단번에 알아본 리스와  

그에 비해 3년의 시간동안 부쩍 성장해버린 리스를 알아보는 것은 엘리엇에게 있어서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도대체 누구십니까!?.. 

'나 지금 엄청 열심히 고민하고 있소.'라는 표정으로 심각하게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엘리엇을 보자 리스는 풋하니 웃음이 튀어나왔다.  

곁에 있던 델린도 얼떨떨해져서는 엘리엇을 바라보았다.  

......뭐야? 리스 이녀석......진짜로 애인이 아니었어!?  

하지만 아까 분명 저 녀석은.....내가 저 미인을 보자 엄청 인상을 찌뿌리지 않았었나?  

그런 델린의 생각에도 아랑곳없이 엘리엇은 여전히 골똘히 기억을 더듬는 중이었다. 

......금발에 터키색눈동자......게다가.....꽤나 봐줄만하게 생긴녀석.......이라...... 

.....금발에...........터키색..........가만...!! 금발에 터키색!?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금발에 터키색눈동자를 지닌 녀석이 단 한명 있기는 했지만......하지만......... 

엘리엇의 눈동자에서 뭔가를 알아냈다는 듯이 작게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하지만.....리스는 저렇게 멀대같이 큰 녀석은 절~대 아니었다고!!! 

리스가 얼마나 작고.....귀여웠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엘리엇은 더듬더듬 그에게 리스의 이름을 말했다. 

".....저....혹시..리.........리스님.....이십니까!?" 

".....풋...!!......" 

엘리엇은 어렵게 용기를 내어 물었던 질문에 상대가 작게 웃음을 내뱉자 역시나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커다란 녀석이 어딜봐서 리스라는.... 

눈앞의 사내가 입술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이제야 알아 봐주다니 너무 섭섭한걸? 엘리엇...!" 

"..............." 

......빙긋.....!!............. 

"..............." 

.....에.........에에....그러니까......에........ 

"에에에엑!!!!!!!?????" 

.....정말로 리스였던거였냐!!!!!??? 

3년간 못본새에 도대체 우리 리스에게 무슨일이 벌어진거야아아아아!!!!!!!!?????? 

정말 성심성의껏 진짜로 몰랐다는 듯 당황하는 엘리엇이었다. 

"설마 전혀.......몰랐던 건가?" 

곁에있던 델린조차 놀란 눈빛으로 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녀석이 얼마나 유명한 녀석인데...!? 

루키아 워 리스.... 카이다 제국내의 최연소 특기사 자격증을 수여받은 자...  

하다못해 루키아가의 명성조차 못들어본 사람마냥 반응하는 엘리엇이 그로써는 무척이나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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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아악~ 오랜만이에요^^ 

모두 잘들 지내셨나요~!! 

하하하;;;; 저는 주말이 무서워서 잠도 못잤답니다-_ㅜ....쿨럭....!!! 

독자님들 만날생각에 가슴이 살살 떨렸다는~(원망소리에;;; 켁!!!) 

정말 머리 열심히 굴려서 여기까지 써버렸네용^^ 

얼른 완결을 내야할텐데....;;;;; 

대략 11월달 이후부터는 소설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처지에 놓일지도 모르니까요 ㅠㅁㅠ.. 

쿨쩍....!! 쿨쩍.........!!!  

모두 사랑하구요~ 놀러오신 모든 분들께 복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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