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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몽의 연속 (트라우마) (44/67)

# 악몽의 연속 (트라우마) 

".......으윽...!!" 

힘겹게 눈을 뜨고 신음을 내지르며 상체를 일으켰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그러시겠지! 그 빌어먹을 놈이 나를 감시하기 위해 자신의 방밖에 새워둔 경비병들을 

빼놓고는 심지어 시녀들조차 물려버린 악독한 황자놈이니까!! 

..........리스......지금쯤 뭘 하고 있으려나? 

내가 없으니.......다른 시종녀석을 구하긴 했을까? 

아......말이 나온김에 키릭은 혼자서 이불빨래를 하고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포딤과 대련도 해줘야 하는데......아니지.......이꼴로 가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 

전날의 그 빌어먹을 일로 인해 나의 몸상태는 장난아니게 악화되었다. 

..........가만두지 않겠어..........키레이.....황자...........가만두지 않을꺼야!!!!! 

눈을 떠보니 여전히 황자의 침실이 보였다. 

그리고 제멋대로 망가진 이 몸뚱이도 보였다..... 

침대시트도 다른 걸로 바뀌어 있었고 옷도 새로 입혀져 있었지만 알 수 있었다. 

조금만 움직이려해도 눈물이 흘러내릴 만큼 허리를 강타하는 이 극심한 고통에....알고 싶지 않아도 잘 알수 있었다. 

키레이황자.......네 녀석의 말이 맞는 것 같아.... 

굳이 그 빌어먹을 사슬을 이용하지 않아도 너무도 고통스럽고 아파서 단 한발자국도 제대로 못 움직일 것 같으니....!! 

......꽈악...!! 

빌어먹을 놈....!! 도대체..........이렇게까지 해서 나에게 얻어낼 수 있는게 뭐지? 

뭘 원하고 있는거야!? 

........난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데.......달라고 하면 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데...!!! 

설마하니 녀석이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비기를 노리고 이런짓을 했다기엔.... 

당연히 말도 안돼지!! 그 자식은 내가 도둑놈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니까!!! 

어느새 귓가를 울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나니 눈앞이 일그러졌다. 

투둑.....툭....!!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저 빌어먹을 비가.......또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창가사이로 빗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으....으으....!!..............." 

주위가 어둡다.......빗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엘리엇의 귀로 들려오고 있었다. 

"......아.......니야.....으으.......아니야.....!!!...." 

유이.......유이!!!!!!! 

이럴 수가!!! 유이님이 살해당하셨다!!!!!!!!!!!!!!! 유이님이 저 놈에게 살해당하셨다!!!!!!! 

제라토!!!!!!! 이 개자식!!!!!! 가만두지 않겠어!!!!! 유이를.....유이를 어떻게 한거야아아!!!!!!!!!!!!!! 

쿠르릉.....쿠릉...!!!!! 

쏴아아아아아아.......!!!!!!!!!!!!!!!!!!!!!!!!! 

저자를 잡아라!!!! 세이리어 듀 유이를 죽인 용의자다!!!!!! 

쏴아아아아........!!!!!!!!!!! 

제라토!!!!!!! 가만두지 않을꺼야!!!!!!!!!!!!!!!!! 유이!!!!!!!!!!!!!!!!!!!!!!!!!! 

쉬이이이익!!!!!!!!!!!!!!!!! 

그날도......비가.........내리고 있었지.......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유이가 죽은걸까? 그런걸까? 

내가........제라토의 신경을 거슬렀기 때문에......그래서 유이가 그렇게 된걸지도 몰라.... 

.........그런걸까.......? 

"흐으으......으윽...!!" 

엘리엇의 두 눈이 몽롱해지면서 연신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죽지마..........싫어.........싫.......어...!!" 

두팔로 머리를 감싸고 횡설수설거리기 시작하는 엘리엇의 머릿속엔 여전히 그날의 

악몽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차안에 흘러내린 유이의 시신.......사방에 흘러내리는.......피...!! 피!!!! 

붉은......피!!!!!!! 그리고 빗물....!! 

싸늘히 식어버린 몽뚱아리........그리고......그들의 목소리..!!  

........빗물...!! 

"...........아니야....아니야!!!......." 

나 때문이 아니야!!!!! ............나 때문이 아니야!!!!!!! 

..........나 때문...이야.....? 

"......엘리엇..!?......." 

소리없이 열렸다 닫힌 방문사이로 키레이황자는 놀란듯한 눈빛으로  

침대위에서 와들와들 떨고 있는 엘리엇을 바라보았다. 

머리를 숙이고 머리를 감싼채..........두눈은 이미 초점을 잃고 미친듯이 고개를 젓고 있었다. 

".......무슨 짓이지..?" 

키레이황자는 잠시간 엘리엇의 특이한 행동을 바라보다가 인상을 찌뿌리며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다가온줄도 모르는 양 엘리엇은 반복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빠져나가기 위한 수단중 하나인가....? 

제법 머리를 굴렸지만 나에겐 통하지 않는다...!!...... 

엘리엇의 이상한 상태를 바라보던 키레이황자의 눈가에 싸늘한 빛이 감돌며  

그의 비웃음 섞인 말이 흘러나올 쯤이었다. 

"이런다고 놓아줄거라 생각하면 오산........!!!!!!!??.." 

털썩....!!!! 

엘리엇의 몸이 옆으로 기울어진 것이었다. 

그의 온몸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눈조차 뜨지 못한채로 그렇게 눈물만 흘려내리는 엘리엇을 보던 키레이황자는 그제야 

엘리엇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님을 깨닫았다. 

그의 이마에 손을 대보니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이런..젠장!!!" 

키레이는 심상치 않은 엘리엇의 상태에 그답지 않게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방밖으로 향했다. 

..........겨우.....그정도로 그렇게 쓰러질 만큼 약한 존재였나!?..... 

...아니면........... 

콰앙!!!!! 

평소 소음마법이 걸린 문이었지만 벽에 부딪칠 때 만큼은 어쩔 수 없었는지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황자저하 무슨 일이십니까?" 

갑작스레 거칠게 방문을 열고 뛰쳐나온 키레이황자의 태도에 놀라 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비들이 

허겁지겁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저 냉엄한 황태자는 어떤일이 있어도 저렇게 다급한 표정을 지었던 적이 없었다. 

무슨일에서든 언제나 차분하고 여유있는 자세로 대처하던 그들의 주인이었다. 

"지금 당장 의원을 불러와라!!!" 

".....네!?" 

얼떨떨하게 되묻는 경비를 보며 키레이황자는 짜증이 솟구치는걸 느꼈다.  

"당장 의원을 불러오란 말이다!!!!" 

키레이의 일갈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한 경비들은 그 이상 황자의 노여움을 사기 전에 

재빨리 발걸음을 놀려야했다. 

탁탁...!! 탁탁!!! 

"무슨일인데 그리 다급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이지? 너의 그런 모습....꽤나 오랜만이군." 

경비들을 모두 몰아내버린 키레이황자의 등뒤로 어딘지 조금은 유들유들 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장난끼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크레틴.." 

경계의 눈빛을 띄고 자신을 바라보는 키레이의 모습이 세크레틴에겐 무척이나 생소한 것이었다. 

카이다제국의 황위후계자가 저런 급한 표정을 지어보일 만한 일이 요근래에 있었던가?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무심해 졌다고 할 수 있는 그가 아니었던가?  

게다가 저렇게 명백히 들어나는 적의라니...? 

평소 자신의 친우라고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태도였다. 

어쩌다가 그의 방을 지나치게 되면서 그 광경을 우연히 목격하게된 세크레틴이었다. 

......일단 무슨일인지 알아보는게 더 중요하려나?... 

타탁!!! 

세크레틴이 한발자국 다가서며 물어보려는 찰나에 키레이는 황급히 어디론가 달려 나갔다. 

".....음...?........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러다가 문득 세크레틴의 눈에 차마 살필 정신이 없었는지 미처 닫지 못한 키레이의 방안이 보였다. 

.....뚜벅........!! 

방안으로 한걸음 내딛던 세크레틴은 눈앞에 보이는 풍경에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이건..!!..." 

은발의 긴 머리칼들이 침대위에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고 온몸을 와들와들 떨며 눈을 감고 있는 소년... 

머리색은 바뀌었지만 틀림없는 그 아이였다. 

그러다가 곧 세크레틴의 눈가에 의문이 떠올랐다. 

....어째서 이 아이가 키레이황자의 침실에 있는거지?.........게다가 저 상태는..... 

분명 이안이 이 아이를 내보내 줬을텐데...?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그는 현재 눈앞의 소년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엘리엇이라고 했었던가...? 

...........!!!!!!??........... 

그 즉시 드물게 급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뛰쳐나간 자신의 친우가 연상되면서  

세크레틴의 입가에 씁쓸한 고소가 맺혔다. 

".......그런 이유였나..." 

묘하게 자신을 경계하는 듯한 눈빛과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그의 태도.... 

"흐음........어쩌다가 그런 녀석의 눈에 띄게 된거지? ...  

나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세상에서 가장 난폭한 녀석을 선택했군...." 

......하지만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가...? 

세크레틴은 키레이가 돌아오기 전에 나가주는게 여러모로 좋을거라는 사실도 그간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발걸음을 돌려 키레이의 방을 빠져 나가던 세크레틴의 얼굴위로 근심이 어렸다. 

"..너무 괴롭히진 말아야 할텐데........워낙 융통성이 없는 녀석이니까. 게다가......" 

세크레틴은 거기까지만 말하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남의 애정싸움에 끼어드는 것 만큼이나 바보스러운 일도 없는 법이지... 

그나저나.......이안에게는 뭐라고 설명한다...? 

엘리엇이 이안의 수제자였다는 사실에까지 생각이 미쳐버린 것이었다. 

이제는 자신의 연인이 되버린(아마 당사자는 극구부인 할..) 그를 생각하자 세크레틴은 슬쩍 미간을 찌뿌렸다. 

분명 그라면 엘리엇이 키레이에게 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그 즉시 키레이의 방으로  

뛰쳐 들어가서 그의 멱살을 쥐고 난동을 부릴 사람이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자신이라도 친우의 분노를 감당하려면 꽤나 벅찰 것이 틀림없었다.  

평소에는 차분하다가도 무슨 일만 생기면 왜 그렇게 다혈질적으로 변하는건지....끙....!! 

"...하아......아무래도 당분간은 말해주지 말아야겠군..." 

저도 모르게 입안에서 한숨이 새어 나오는 세크레틴이었다. 

"...부디.....하이테여신의 가호가 있기를.." 

순간 그말을 엘리엇이 제정신인 상태에서 들었다면 분명 이렇게 외치진 않았을까? 

정의의 여신의 가호를 도둑인 내가 받아서 어쩌라는거야!!!!! 

게다가 나는 도둑의 아버지 파렐신을 믿는다구!!! 

어쩌면 도둑인 엘리엇이 이렇게 제멋대로 일이 꼬여가는 것도  

하이테여신의 가호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러는 것일지도... 

"...상태는....어떠한가?..." 

의사는 곁에서 진중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묻고있는 키레이를 한번 흘끗 쳐다본 뒤 말했다. 

"다행히 많이 진정된 것 같습니다.  

몸상태를 보아하니......흠흠!!.....조금 심할 정도로 상처를 입었더군요.... 

물론 치료를 해놓은 상태입니다만...흠..!!!흠!!" 

키레이는 공연히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만 내뱉는 의사를 바라보다가 지금은 꽤나 안정이 된 듯 

쌕쌕 숨을 몰아쉬며 잠든 엘리엇을 내려다 보았다. 

"그 외에 다른 이상은?" 

의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눈을 번뜩이는 키레이를 보고는 기가 죽어 말하기 시작했다. 

".....저 실은........겉으로 들어나는 상처 말고도 정신적으로도 꽤나 크게 타격을 입은 것 같습니다. 

요근래에 매우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거나 한적은 없었습니까?  

이러한 상태는......심리적인 요인도 결코 무시할 수가 없는지라.......이건 저로써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심리적인 타격이라.........." 

키레이황자의 눈이 한층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피식......!! 

"환자 스스로 치유를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는게 최선인 듯 합니다....황자저하..." 

의사의 덧붙임을 듣고난 키레이는 엘리엇의 머리위로 손을 뻗었다.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군... 

"잘 알겠다. 이젠 됐으니 그대는 돌아가 보도록해라." 

"아...예..잘 알겠습니다. 저....약은 여기에 두고 가겠습니다." 

의사는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 재빨리 방문을 열어젖혔다. 

"...잠깐...." 

키레이의 침실을 빠져 나가려던 의사의 얼굴 위로 의아함이 겹치면서 그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마...말씀하십시오." 

"....오늘 있었던 일은 어느 누구에게도 언급하지 마라...만일 이 얘기가 다른이들의 귀에 들어갈 시..." 

꿀......꺽..!! 

의사의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키레이황자가 무척이나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순간 엄청난 공포가 그에게로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마 지금과 같은 생활을 영위하긴 힘들어 질거다...." 

"자...잘알겠사옵니다!!! 절대로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겁에 질린 의사에게 나가라고 한 뒤 고개를 돌린 키레이의 시선은 오직 침대에 누워있는  

엘리엇에게 고정되어 있을 뿐이었다. 

......어째서.....너는 이다지도............나의 신경을 건드리는 거지...!?.. 

상대가 아픈 만큼 자신에게도 그 아픔이 배가 되어 되돌아온다... 

사랑을 하는 얼간이들이 지껄이는 소리지.  

........다 쓸데없는 헛소리다!! 

난 너의 아픔을 모른다.......... 

그러니 나에겐 너를 배려할 동정심 따윈 존재하지 않아.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엘리엇......!! 

나는 너의 아픔을 모르니.......정녕...그것이 분하다면 아프지 마라.. 

내앞에서...증명해 봐라..........이것이 정당하지 않다면......!! 

...슥... 

엘리엇의 입술에 키레이의 입이 살짝 맞닿았다가 떨어져 나갔다. 

"...차갑군........" 

그의 입가 위로 고소가 천천히 떠올랐다. 

             

       

       

       

           

에휴~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한가지를-ㅁ-;;; 실은 제가... 

월요일부터 무지무지 바빠질 것 같사와요. 

따라서 매일 올라가는 도판이도 이젠 주말에만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는..-_ㅜ; 

어쩔 수 없는거겠지용;;; 잉잉;;;; 

무엇보다도 인터넷이 안되는 저로써는 쿨쩍...!!! 

사랑해요-_ㅜ;;; 답변도 제대로 달아드리지 못할 것 같아 가슴이 무지무지 

아프지만요오~ 그래도 많이 놀러 와주세요~ 심심하실 때마다! 

-_ -;;; 가끔씩 시간을 내어 음악이라도 바꾸러 올지;; 헤헤헤;;;; 

그럼 즐겁게 읽어주시구요~ 다음 주말에 만나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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