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리스의 대련상대가 되다. (39/67)

# 리스의 대련상대가 되다. 

"......끄으응..........끄응....!!......." 

.....이로써 18번째로군. 

".....끄응......끙.......휴우우우.......!!" 

..음....19번째인가? 

"아후우우우우.....!!!"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귀염둥이 리스가 저렇게 한숨과 고민 어린 표정을 다 짓는거지? 

어쭈....? 이젠 울려고까지 하네?  

에이;;; 리스녀석에게 신경끄고 살자고 했건만;;; 어쩔 수 없지.... 

"무슨 일이세요? 리스님?" 

"아......엘리엇!!" 

그제야 리스는 한숨을 멈추고 나 무지 고민이 많아요~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냐니까? 

"저기 있잖아....엘리엇....나 어떡하지? 이번 주말에 상급생들과의 검술대련이 있기로 한 날인데..."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존경하는 그 선배도 나오기로 했단 말이야! 혹시 모르잖아. 

그 선배와 대련하게 될지....! 나 말고 다른 아이들도 은근히 기대하는 표정이었다구!  

그런데 혹시라도 검한번 제대로 마주쳐보지 못하고 물러서게 되면....우우우!!! 어쩌지!? 엘리엇..?" 

......아하! 그게 너의 고민이었니? 리스?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그렇게 온갖 궁상을 다 짊어지고 한숨을 푹푹 내쉬었던 거로구나...;;; 

"뭘요..리스님 정도면 어딜가도 빠지지 않으실 텐데요. 지난번에도 리스님 스스로 말씀하셨 잖아요.  

또래학년에서 리스님을 이길자는 어느 누구도 없다구요." 

물론 난 작게 코웃음을 치긴 했다만....;;;;;; 

나의 말에 더욱 기가 죽은건지 아니면 양심이 찔린건지 리스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물론 그렇기야 하지.........하지만.......앤비도 나만큼은 못하지만 어느정도 잘하고.....체이스도.....조금...하고... 

리보도.......그렇고...." 

.........에라! 집어치워라!  

그게 너보다 못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말할 때 짓는 표정이냐!? 

쯔쯔......잔뜩 주눅이 들어서 말하는 꼴이라니;;;; 이 녀석 언제 정신강화훈련 좀 시켜줘야 하나? 

"하....하지만 역시 내가 제일 강해!!" 

곧 죽어도 큰소리지.......쩝;;;;; 

리스는 결의에 불타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리엇! 내말 믿지!?" 

.....하아........ 

"물론이죠. 리스님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같은 나이 또래에서 아무도 없을 겁니다." 

"무....물론이지!! 하하하!!!하!!!!" 

...쩝;;;;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과연......이렇게 아부를 떨어가면서 까지 리스를 착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나의 행동이 옳은 것인가? 

........끄으으응....!! 하지만 뭐....리스도 저렇게 좋아하니.....당분간은 그냥 나둬도 괜찮을지도.. 

흐음........깊게 생각해볼 문제야;;;;; 

"저....리스님. 그러지 마시고 물론 리스님이 강한건 사실입니다만....더 많은 상대들과  

검을 마주쳐 보심이 어떠세요? 일단은 많은 이들과 검을 맞대는 경험이 중요한 거 아닙니까?" 

나야 어릴적부터 벼라별 놈들과 검을 맞대고 살아왔기 때문에 왠만한 공격과 수비는 저절로 몸에 익게 되었다. 

나는 그랬던 기억을 더듬어 리스에게 권하고 있는 것이다. 

리스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도 한밤에 몰래 학원의 뒷 수풀에서 혼자서 몸을 단련시키고 온다. 

가끔씩은 술법을 연습하기도 하고... 나중에 이안에게 보여주면 깜짝 놀라겠지? 

혼자서 이만큼이나 해낸 나를 이안은 얼마나 놀란 눈초리로 쳐다보게 될까? 

헤헤헤!! 그때까지 열심히! 연습!! 또 연습이다!! 

"....그.....럴까? 역시 내가 강하긴 해도 여러사람들과 검을 맞대보는게 좋으...려나?" 

리스가 찔끔찔끔 눈치를 보며 말하는 폼이 꽤나 우습기도 하지만........ 

저 나이에는 치기어린 자존심이 중요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헤에....... 

"당연합니다. 아무리 제국내의 최강자들만 모아놓았다는 특기사들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가 그럭저럭 쓸만한 부연설명을 덧붙이자 그제야 리스의 얼굴이 슬쩍 펴지면서 말했다. 

"응! 아무래도 엘리엇의 말을 듣는게 좋을것 같아! 참! 엘리엇은 검을 다룰줄 알아?" 

.......나?.... 

"조금은.......다룰 수 있습니다만.."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든 것인지 리스의 표정이 더할나위 없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말했다. 

"그럼 내 대련상대가 되어줘! 엘리엇!!" 

........에...........에에에? 나보고 네녀석의 대련상대가 되어 달라는거냐? 지금? 

물론 그다지 힘든건 아니지만........흐음......... 

"해줄꺼지!? 엘리엇?" 

저렇게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면 괜시리 마음이 약해지는게 문제란 말야;;;; 

혹시 리스녀석도 그걸 알고 번번히 이용해 먹는건 아닐까?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해드릴께요." 

뭐......리스와 검을 맞대는 정도인데 괜찮겠지? 

"이쪽으로 와! 엘리엇! 조금만 더 가면 검술장이 보이거든? 거기에서 연습하면 될꺼야!" 

리스가 펄쩍펄쩍 잘도 뛰어나가는게 보였다. 

......녀석....그렇게도 좋은건가?  

아....;;; 그런데 나는 쌍검을 주로 사용하는데;;; 흠;;; 일도류인 장검을 써도 되려나? 

뭐.....어느정도 기본은 잡힌 것 같긴 하지만....... 

나는 뒷춤에 차인 쌍검을 만지다가 그냥 일도류인 장검을 사용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빨리! 빨리!!" 

서둘러 재촉하는 리스를 보며 나는 뒷통수를 긁적였다. 

.....괜찮을까 몰라..? 

"다왔다! 후우...역시 사람이 많긴 하네. 저 사람들 매일 이곳으로 나와서 열심히 연습하나봐? 

...물론 나도 연습하러 온거긴 하지만......" 

검과 검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자 리스는 조금 기가 죽은건지 연무장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저정도 가지고;;;  

"리스님 자리잡고 대련을 시작해볼까요?" 

나의 말에 금새 표정을 바꾸며 고개를 끄덕이는 리스를 향해 픽하니 웃었다. 

"저......엘리엇은 강해?" 

음? 내가 강하냐고? 

......글세......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내 목숨 부지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아뇨...그다지 강한편은 아닙니다. 세상엔 저를 능가하는 자들이 셀수도 없이 많을테니까요. 

리스님도 열심히 노력하시면 물론 그러실테죠."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리는 리스를 보며 나는 주변에 있는 연습용 목검을 하나 들어올렸다. 

"어? 엘리엇은 목검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혹시라도 리스님의 몸에 상처가 나면 안되잖습니까." 

내말에 리스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말했다. 

".....아무래도 엘리엇의 검에 상처가 날일은 없을 것 같은데...." 

.......뭐라고? 으흐흐흐.....귀염둥이 리스야.......그건 두고봐야 알지 않을까? 

아무래도 안되겠군.  

리스야......오늘은 내가 있는 힘껏 너의 대련상대가 되어주마.......크흐흐흐...!! 

"자......그럼 시작해볼까요?" 

...히죽...!!! 

딱!!! 

"아욱! 엘리엇!!" 

따악!! 

"와아악!!" 

"한눈 파시면 안되죠! 지금은 대련중 아닙니까?" 

엉덩이와 허리를 연달아 두번 얻어맞은 리스는 입을 삐죽이 내밀긴 했지만 나의 말에 

재빨리 자세를 고쳐잡고 달려들었다. 

휘이이익!!!!!!!!!!! 

턱!!!! 

그러나 리스가 날린 회심의 일격은 나의 목검에 가로 막히면서 곧이어 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3살 꼬맹이 치고는 꽤나 근력이 있는 것이었는지 꾸준히 버텨내는 리스가 

나는 제법 기특하기도 했지만.... 

퍽!! 

"우악!!" 

여전히 허리부분의 수비가 엉성하시구랴....리스도령.... 

파악!!!!! 

탁!!! 

"이.....이이이!! 엘리엇! 딱 한대만 맞아주면 안될까?" 

..........빠직....!! 

퍽! 

"물론 안돼죠! 도련님이 들고 계신 검은 목검이 아니라 진검이잖습니까?  

게다가 딱 한대만 맞아주면 안될까라뇨? 실전에서도 상대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느 누가 

봐주기라도 한답니까? 내 참....! 대련은 이정도로 하고 쉬시죠." 

나의 따끔한 일침에 리스는 곧 기가 죽어서 머리를 북북 긁기 시작했다. 

리스의 약간 긴듯한 금발이 이리저리 휘날리다가 곧 질서정연하게 정돈되는 것을 보니 한숨이 새어나왔다. 

.........내가 그렇게 쎈것도 아닌데;;;;  

음.....리스녀석 아무래도 지난번에 말한건 다 개뻥이었군. 

"....치이......이건 정말 반칙이야. 엘리엇이 이렇게 강한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내가 강한게 아니라 네가 약한거야....이자식아......하아! 

"리스님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럼 된거죠 뭐..." 

여기서 날 한번에 뛰어 넘으려는 건 정말 날강도 같은 생각이라고. 

내가 너랑 같냐? 너도 뒷골목에서 한 10년간 살면 저절로 살기 위한 생존기술을 터득하게 될꺼다. 

물론........이런 건 아니겠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실전에서 중요한 비기들이라구.  

"참...! 그러고 보니 엘리엇은 내 시종이 되기 이전에 어떤 생활을 하고 지냈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그늘 아래에 앉아 갑작스레 물어오는 리스의 질문에 나는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야.....지금으로부터 약 반년 전만 해도...뒷골목을 누비며 이사람 저사람 주머니를 털며 

겨우겨우 끼니를 연명해가는.....말하자면 지금과는 180도 다른 생활을 했는뎁쇼? 

.....라고 말해야 하겠지만...아무래도 그건 안되겠지? 

"그냥.......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면서 세상구경 좀 했습니다." 

대충 얼버무리긴 했는데........ 

리스는 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한번도 다른 귀족가에서 생활해 본적은 없는거야?" 

나는 천천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없잖아.......물론......아주 짧은시간 그런 생활을 조금 맛보긴 했지만.... 

그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 

"엘리엇은 정말로 평민신분이 맞긴 한거야?" 

.....!?........그게 무슨...? 

"...그냥.......여행만 하고 돌아다닌 사람치고는 말투도 꽤나 정중하고 무엇보다  

귀족들의 예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우리집으로 와서 배운것도 있긴 하겠지만... 

실은 톨리오집사도 조금 놀라더라구. 엘리엇 너는 아무래도 그냥 평범한 평민은 아닌 것 같아. 

.....묘하게...기품이 흐른다고 해야하나?" 

리스는 자신의 말에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뻔 봤다. 

......그럴리가....! 

천박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내가 리스에게 저런 소리를 듣게 되다니? 

스윽...! 

"응? 엘리엇!? 갑자기 왜 일어나?" 

나는 잠시간 아무말도 않고 리스를 내려다 보았다. 

"......하던 대련이나 계속하죠." 

"뭐!? 으앗! 그런게 어딨어? 엘리엇! 조금밖에 안 쉬었잖아!?" 

.........히죽..!! 

"아니요. 충분히 쉴만큼 쉬신 것 같은데요? 자....그럼 또 시작해 볼까요?" 

"우....우우!! 엘리엇!!!" 

등뒤에서 리스의 불만섞인 부름이 들렸지만 나는 싸악~ 무시하고 목검을 다시 집어올렸다. 

후후후후......대련을 빙자해서...도련님을 패는 시종이라.... 

이거 꽤나 재미있는데? 

"헥....헥....!! 이제 그만하죠.......도련님..." 

한참을 검을 맞대던 내가 먼저 지쳐서 이렇게 말하자 리스는 두눈에 

결연한 의지를 담고 고개를 도리질쳤다. 

"싫어! 엘리엇을 이길때 까진 절대! 절대! 그만두지 않을꺼야!" 

아이고오.....제가 쥑일놈입니다.  

그러니 그냥 오늘은 봐주시면 안될까요? 벌써 날도 어둑어둑 해졌다구;;;;; 

처음에 대련을 시작하자고 한건 나인데;;; 언제부터 이렇게 상황이 바뀐 것인지;;;; 

기술은 그렇다 쳐도 아무래도 체력면에서 소모가 심한 내쪽의 체질상 오래 버티는 것은 무리였다. 

나 역시 리스가 이렇게 끈질기게 달려들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적당히 

손 좀 봐주고 끝내려던 것이었는데;;;; 

이 자식;;;;; 집념이랑 끈기가 장난아니게 강하다;;;;;;;;; 

"시작하자! 엘리엇!!" 

...........안돼....!! 이 이상 했다간 내일 난 일어나지도 못한다구;;;;;;; 

"저........리스님.....아무래도 제가 힘들어서......못하겠는데요...?..." 

털썩...!! 

나는 냉큼 바닥에 주저 앉으면서 양손을 저었다. 

리스는 불만에 가득찬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재빨리 달려와서 내 팔을 잡아끌었다. 

휘익..!! 

우.....우아악;;; 리스 이녀석;;;;; 뭔놈의 힘이 이렇게 쎈거야!? 

물론 아까전에 나의 검을 되려 밀어낼 때 근력이 강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정도일 줄이야;;;; 

이봐;;; 이 꼬마녀석아;;;;;; 넌 지치지도 않았냐? 

"리스님;;;;" 

"나랑 대련해줘! 응?" 

.........으아아........잘못했다. 내가 잘못했어 리스야;;;;; 

훈련을 빙자한 구타를 한 내가 쥑일놈이다아;;; 그러니 제발 그만하자아아;;;;;; 

그때였다.  

옆쪽에서 누군가의 이죽거림이 들린 것은... 

"흥! 철부지 도련님이 상대도 없어서 시종이나 들들 볶는 꼴이라니!" 

순간 동시에 리스와 나의 고개가 돌아가면서 방금 말을 한 상대를 노려보게 되었다. 

.......그런데 누구지?..... 

아무래도 리스또래의 녀석이라고 보기엔 어폐가 있는 꽤나 장대한 몸짓에  

여기저기 구릿빛 근육으로 단련된 모습을 보니 상급생들 중 한명인 것으로 보였다. 

......새끼;;;; 여기저기 울끈불끈 솟은 근육 빼고는 볼것도 없는 주제에;;;;; 

"뭐냐!? 불만이라도 있냐? 꼬마야!? 하하! 불만이 있으면 직접 덤벼 보시지 그래? 

물론 무서워서 그러지도 못하겠지만!" 

덩치의 약올리는 말에 내가 걱정스레 리스의 얼굴을 바라봤지만 리스는 전혀 밀리는 기색없이 

여전히 자신보다 훨배 큰 몸짓을 지닌 상대를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어이, 이봐 리스? 아무리 분해도 그렇지 설마 저 녀석에게 덤벼들 생각인건 아니겠지?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게;;; 

".....누구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한번 검을 맞대보지요? 혹시 알아요?  

그쪽도 그다지 별볼일 없어 보이는데 말에요?" 

리스;;;;; 화났다;;; 저 녀석 화났다;; 

....켁!! 안돼;;; 저놈을 네가 이기기엔 무리란 말이다;;;;;; 

그러나 그야말로 분노로 활활 불타오르는 리스는 아무것도 눈에 뵈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 네가 나와 상대를 하겠다고!?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군!  

여기 보이는 비리비리한 시종하나 제대로 이기지도 못하는 주제에! 아하하하하!!!!" 

녀석의 큰 웃음 소리에 연무장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거;;;;이거;;;; 이런 상황 무지 안좋은데;;;;;;;; 

"그거야 검을 맞대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누군진 모르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해요. 

적어도 여기 있는 엘리엇보다 그쪽이 훨씬! 실력이 형편없다는 거요!!" 

....크...크아아아;;; 리스;;; 너 정말 뭘 믿고 그렇게 큰소리를 치는거니이이~! 

저기 저 녀석의 눈에서 불똥튀는게 보이지도 않냐아아!!? 

"너.....이..건방진 꼬마녀석.....!! 오늘 나에게 대든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덩치는 드디어 화가난건지 리스를 향해 맹렬히 소리치며 자신의 검을 뽑아올렸다. 

스르륵!! 

"바라던 바다!! 이 빌어먹을 자식! 가만두지 않겠어!!!" 

리스 또한 이젠 존댓말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나 무지무지 화났어요~라는 표정으로 

덩치를 향해 검을 들어 올렸다. 

"뭐!? 이 꼬마가! 보자보자 하니까!" 

"누가 할 소릴!!!" 

휘이익!!!!!!!!! 

카앙!!!!!!!!!! 

리스가 먼저 덩치에게 달려들어 검을 날렸다. 

그러나 덩치는 조금 놀란듯한 표정을 지을 뿐 리스의 검을 가볍게 막아내었다. 

"흥! 너같은 애송이에게 질 포딤이 아니다!!" 

카각!! 캉!!!!!!! 

곧 리스의 발이 뒤로 질질 밀리기 시작하더니 포딤이 재빨리 검을 튕겨내자 

리스의 검이 주체못하고 휘청했다. 

"윽!!!!" 

"용케 검을 들고 있구나! 꼬마녀석아!" 

아까부터 얼굴에 씨익하니 미소를 짓고 검을 날리는 저 포딤이란 녀석....... 

......잠깐....포딤? 포딤이라구?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그렇지!? 에헴!! 내가 모시는 포딤님은 나중에 카이다제국내의 최강의 검사가 될꺼라고 하셨어!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훈련중이시라고! 이제 한 2년만 더 지나면 특기사자격을 얻기 위해 

시험도 보러 갈꺼야!- 

.........설마.............키릭녀석이 말해 주었던.....그 녀석!? 

......지금 저 근육질 덩어리의 덩치녀석이 키릭이 말한 바로 그...포딤이란 말이야!? 

맙소사!! 리스 그만둬!! 

지금 네가 덤비는 상대는 너와 댈바도 아니란 말이야;;;; 

키릭녀석이 조금 많이 과장해서 말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상대는 꽤나 단련된 것 같았다. 

2년후면 특기사자격을 얻기 위해 시험도 보러 간다고 할 정도면.... 

키기기긱!!!! 캉!!!!!!! 

"크윽..!!!" 

그때였다.  

어렵사리 포딤이란 녀석의 검을 막아내던 리스가 녀석의 힘에 밀려 땅바닥으로 검이 내리쳐진 채  

풀썩하니 뒤로 날아간 것은...! 

"후우.....후우...!! 꼬마녀석이 제법 버티긴 했다만 역시 넌 내 상대가 못된다!!! 

하지만.....뭐.......조금만 더 단련되면 훌륭한 검사가 될지도....!!.." 

포딤이 약간의 숨을 몰아 쉬며 바닥에 쓰러진 리스를 향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방금전만 해도 죽일듯이 노려보던 살기는 모두 어디로 사라진건지........이사람 원래 이런 성격인가? 

하긴 뭐....키릭녀석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조금 멍청해서 그렇지 그다지 나쁘다는 인상은 받을 수 없었는데... 

"우....우우우...!!!" 

리스는 녀석에게 진게 한참이나 분한건지 얼굴을 붉게 달아올리고 숨을 몰아쉬며 씩씩거렸다. 

두눈가에 눈물이 맺힌걸 보니 꽤나 많이....분했나 보다;;; 

이런;;;;; 리스;;; 

"그럼 잘있어라! 꼬마! 하하하하!! 큰소리치긴 했지만 역시 안되는 건 안되는 모양이구나! 

너의 그 별볼일 없는 시종과 함께 솜씨나 더 갈고 닦아라!" 

"시...끄러워...." 

그러나 낮게 중얼거리는 리스의 말에 포딤의 인상이 슬쩍 굳어졌다. 

"......음!? 뭐라고?.." 

"시끄러워!!!!!! 여기 있는 엘리엇은 너따위 보다 훨씬 더 강하단 말이야!!!!!!" 

마침내 소리친 리스의 외침은 연무장안에 널리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눈앞에 있는 포딤이란 녀석의 얼굴이 팍삭 구겨진 것은 일도 아니리라.... 

으아악!! 리스;;;;;  

지금 저 녀석 눈 돌아가는거 안보이니!? 게다가;;;;; 사람들도 이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단 말이다;;;;; 

와아아아아악;;;;;;;;;;; 이일은 어쩌면 좋아;;;;;;;;;;;;; 

"지금......너의 이 비리비리해 보이는 시종이 나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했냐? 꼬마!?" 

리스는 어느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상당히 건방지기 이를데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당연하지. 엘리엇에게 당신 따윈 아무런 문제도 안될껄?" 

가끔씩;;; 시작되는 리스의 똥고집이;;;;; 하필 이런 때에 발동이 걸릴줄이야;;;; 

내 얼굴이 불그죽죽 점차 사색이 되어갈 무렵 포딤의 시선이 내 얼굴위로 꽂혔다. 

앞머리로 가려진 시야 사이로 녀석이 얼마나 열이 받았는지 대강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저기 서있는 저 음침한 시종이 나보다 훨씬 강하다고?" 

리스;;; 그만둬;;; 지금 저 녀석 눈돌아간게 안보이니? 

게다가;;;;;; 게다가;;;;; 조금만 더하면;;; 

"어디...........네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려면 직접 맞붙어보는 수밖에 없지...!!!" 

크아아아;;; 결국엔 이렇게 되는 건가!? 

나는 주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물론이다! 엘리엇이 당신보다 강하다는 사실은 이 자리에서 입증할 수 있어! 엘리엇!?" 

리스마저 뒤를 돌아보며 나의 이름을 부르자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게 생겼다;;;; 

리스;;; 리스;;; 귀염둥이 리스야;;;;; 어째서 너는 나에게 삶의 모든 고난을 안겨주려 하는거니;;;; 

로미아에 이어서 이제는 저런 녀석까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를 믿어주는 리스녀석이 고맙기도 하고......조금은 기쁘기도 한데...... 

그럼 뭘 하냐고!! 당장 저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포딤이란 녀석과 칼을 맞대다가 황천구경 하게 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이러다가 키릭녀석이 알게 되면;;; 으으;;;;;;;; 

"거기 너!! 검을 집어 올려라! 나와 한번 맞붙어보자!!!!" 

포딤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나는 속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어째.....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은 너무하다 싶을 만큼 빠르게 지나가는데........후우..........날이 갈수록 골치아픈 일들이 늘어만 가니;;;;;; 

"죄송합니다만 저는....나리의 상대가......" 

"엘리엇!!" 

포딤의 청을 거절하려고 하는 찰나에 리스의 간절한 외침이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리스가 눈물을 매달은 채로 나를 바라보며 꼭 이겨야 해! 라는 눈빛을 마구마구 발산시키고 있었다. 

.....끄응.....!! 

"그럼......조잡한 실력이지만 한 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결국....포딤이란 녀석과 대련을 하게 되버렸군;;;;;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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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인터뷰 

쿠로냥 : 안녕하세요~! 접니다. 지난번의 상처는 모두 만회(...)하고...어찌됬든 다시 돌아왔습니다. 

자 그러면 다음 인터뷰 상대는.........음;;; 리스군요-ㅁ-!! 

리스 : 안녕하세요~(샤르르 녹는 달콤한 미소로) 

쿠로냥 : 오! 리스!! 요새 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데 어때? 소감이!? 

리스 : 음...저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다시한번 샤르르...!) 

쿠로냥 : 크윽.....리스..이 귀여운것...!! (손을 가져다 댄다.) 

리스 : (쿠로의 손을 쳐내며..)죄송해요!!  

쿠로냥 : 커...억!! 리스 어째서 나의 손길을 거부하는 게냐!? 

리스 : ...저는 엘리엇형의 손길만 받거든요....... 

쿠로냥 : (...헉....!!)그..럴쑤가....!!!! 그렇다면 리스 저말이지 혹여나 누군가가 엘리엇을 

데려간다고 하면 어떻게 할꺼야? 

리스 : (방긋!!)그럴리는 없어요. 엘리엇은 저랑만 있을꺼거든요. 

쿠로냥 : 아니....뭐......그래도 혹시라는게 있지 않니? 

리스 : (표정이 더할나위 없이 침울하게 굳어지면서..) 그럼.......전....누군가가 엘리엇을 

데려가면.......그때는.............그 데려간 사람을.....(여기서 매우 음산한 표정...) 

쿠로냥 : 히.....히익..!!! 

리스 : (다시 활짝 웃으며) 괜찮아요. 엘리엇은 언제나 저랑만 있을꺼거든요! 

쿠로냥 : 오....오냐........그래;;; 그래야지;;;; 허허허....허;;;;;;;;; 

리스 : 아! 엘리엇이 기다리겠다! 그럼 전 먼저 가볼께요. 안녕히계세요! 

쿠로냥 : ....그...그래;; 가봐잉? 잘가라아아;;;;;; 

.......이상으로 리스와의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헉...심장떨려....어쩌면 키레이놈 보다 저놈이 더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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