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마주침 (38/67)

# 마주침 

또각...또각...!! 

이 빌어먹을 구두여! 너는 어찌 이다지도 나의 발을 아프게 하는 것이더냐!? 

"에...엘리엇! 기다려!!" 

뒤쪽에서 리스가 죽어라 쫒아오고 있긴 했지만 아직은 나의 걸음을 따라올 순 없는 

거였는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키가 크긴 했지만 날 따라 잡으려면 그래도 아직 한참은 멀었어! 꼬마도련님...하하! 

"엘리...엇..!! 후우..!! 후우..!! 왜 그렇게 걸음이 빨라진 거야?" 

리스가 숨을 헉헉 거리며 나를 바라봤지만 나는 짐짓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리스님...저 오늘 삐졌습니다." 

".....으......응!?.." 

갑작스런 나의 말에 리스의 표정이 사색이 되어 당황한 눈초리로 물었다. 

"왜.....왜!?" 

나는 한쪽으로 슬쩍 고개를 돌리며 불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이유는 리스님께서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우.....우우.......그야 그렇지만..........미안..엘리엇........아직도 화가 덜 풀린거야?" 

리스가 반성하는 눈초리로 울상을 지은채 나를 바라봤지만 후후...어림도 없다~! 이녀석아! 

"...잘 모르겠습니다.." 

"에....엘리엇..!!" 

실은 화같은 건 조금도 나지 않았지만.......아묻튼 리스를 떼어놓으려면 별 수 없지. 

".....전 먼저 가볼게요. 리스님은 천천히 오세요." 

"..응...반성할께.." 

......푸흡!!.. 

축 처진 모양새가 마치 어린 새끼강아지를 보는 듯 하여 웃음이 터져나올 뻔 했다. 

하지만.......가슴이 아파도 어쩔 수 없지.  

적어도 옷 갈아 입는 꼴 만큼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 

키릭에게 부탁해서 밀가루반죽 주머니도 어떻게 얻긴 얻었는데;;;  

아아;; 나중에 녀석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줘야 하나? 

"...그럼........이만.." 

슥..!! 

나는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걸어갔다. 

만약 이 상태에서 내가 뒤를 돌아봤다간 분명 눈치가 빠른 리스가 나의 웃음을 참는 얼굴을 보고  

속았다는 걸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곤란하지...암! 곤란하구 말구.....!! 

또각.....또각......... 

......뒷꿈치가 쓸려서 아프네;;;; 뭐...나한테 애니의 구두가 맞는 것 자체가 더 경악스런 일이지만;;; 

또각..... 

이 빌어먹을 화장도 지워야 하고;;;  

젠장;;;;; 다시는;;;; 다시는;;; 리스녀석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테다;;; 으이구;;; 

그 사랑스럽고 순진해 보이기 짝이없는 눈망울 때문에 어찌어찌 넘어가긴 한다만은.... 

스륵... 

나는 손으로 재빨리 머리 위로 살짝 고정시킨 앞머리를 풀어내렸다. 

.......이 편이 차라리 편해...... 

시야가 조금 어둡긴 해도......마음은 편하니까....... 

퍽..!!! 

.....아차!! 이런;;; 앞머리를 내리는데만 신경을 쏟느라 앞에 누가 오는지 신경쓸 틈도 없었네;;; 

"죄....죄송합니다!!" 

나는 부딪힌 상대에게 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조심성이 부족한 것 같군. 다음엔 좀 더 주의하고 걷도록." 

.......움찔...!!! 

.............이....목소리는.......이.......목소리는 분명.... 

".................." 

"....뭐지? 왜 대답이 없는 건가? 내말에 불만이라도 있는건가?"  

...꾸욱...!! 

"....아.....아닙니다. 너무 놀래서 실례를 했습니다.  

키레이저하의 말씀에 제가 어찌 불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키....레이............. 

......지끈.....!! 지끈........!! 

들키면.......어쩌지? ......날 알아채지 못한걸까? 

....그래....그렇겠지......!! 알아채면.........곤란해져......아주 많이. 

"....얼굴이 가려져 잘 안 보이는군.. 

그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그대의 얼굴을 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묘하게...말투가 거슬리기도 하고말야.." 

........안돼.... 

나에게 다가오지 마.....!! 

뚜벅.....뚜벅..... 

키레이가 점차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온다...... 

움직이고 싶은데.........빨리....달아나야 하는데..........그럴 수 없어....? 

뚜벅..... 탁..!! 

"......!!!!!!!!!!....." 

......뚜벅.....뚜벅...... 

"하지만 난 그대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다.  

아니...누군가와 말을 나누는 것조차.....내겐 시간낭비지..  

이번......한번 뿐이다. 

그대가 어디의 누구인지 묻지 않는 것은 그럴 가치조차 없는 것일뿐.." 

..........뭐....? 

내가 다시 고개를 돌려 녀석을 바라봤을 땐 그는 이미 한참이나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키레이황자의 말을 곰곰히 되씹다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가치조차....없다라고.....? 

하하.......난 가치조차 없는 거였.....나? 

그래.............물론이야....그래...잘 가라구.......그렇게.....무심하게 말야! 

...푸후후후.....후후...........키레이........황자.. 

당신은.......바보야.  

눈앞에서 살인자 한명을 놓쳤으니까.......!  

네가 싫어하는 녀석들 중 하나인 나를 이렇게 아무런 제제도 가하지 않고 보내준 걸  

넌 분명히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겠지.....히죽..!!! 

..하지만.....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냉정한 녀석의 말에......... 

........조금은...아주 조금은.........서글퍼졌어... 

세이리어 듀 유이..............역시 네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나를 못 알아 보는거겠지? 

......아니......알아봐선 안되지....후후......... 

게다가....이런 빌어먹을 꼴을 들키는 건 이쪽도 정말 사양이라고... 

난 조금도 슬프지도........가슴이 아프지도 않아...!! 

.......정말로...........그래... 

...하나도 마음이 아프지 않아.......... 

하늘이 어둡다... 

비가 오면.........안되는데....... 

"엘리엇~! 나왔어!!" 

키릭녀석이 싱글벙글 웃으며 방문을 열어 제꼈다. 

"...왔냐?" 

"그래! 오늘도 포딤님의 주말헌팅은 대성황이었어! 포딤님께서 여러 레이디들에게 둘러 쌓이시는 바람에 

덕분에 나는 그틈을 이용해서 먹을건 다 먹고 옆에 있는 제냐하고 실컷 수다나 떨었지. 

아! 시종은 이런 맛에 하는 건가봐!!" 

키릭은 정말 즐거웠다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달고 벙싯거리며 설명해 주었다. 

포딤이란 녀석도 참.....;;;;  

주말마다 어디로 그렇게 레이디를 꿰러 가는건지;;;; 언제 한번 나도 슬쩍 끼워달래서 가볼까나? 

혹시 아나? 

어느 골빈 귀족영애 한명이 이 손에 꿰일진... 

"그런데 엘리엇..너 표정이 왜 그러냐? 오늘 뭐 잘못 먹었냐?" 

"잘못먹기는 무슨.......별거 아니야. 키릭... 

그나저나 애니에게 이 구두 잘 사용했다고 돌려주면 좋겠어........" 

내가 구석에 처박혀 힘없는 손짓으로 키릭에게 구두를 가리켰다. 

투둑.....툭....!!  

툭..!! 

"어어? 너 왜 갑자기 울어!? 야! 엘리엇!?" 

어라....? 내가 울고 있었나? 

키릭은 무척이나 놀란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는 내가 울고있는지 조차 몰랐어........나....울고 있었구나.......... 

"......아직도.....밖에 비와?" 

키릭은 창가를 쳐다보더니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어. 나 원래 비가 오면 울거든.........." 

그리고 악몽도 꾸지. 

"....그런.......비가 오면 울다니. 나 그런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너같은 녀석도 있구나!?" 

.......피식...!! 

실은 나도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인데 뭐...후후......후.......... 

"혼자 있고 싶은데 안될까? 키릭..?" 

다른 룸메이트들도 이런 이유로 쫒아낸 나로썬 키릭마저 보내는게 그다지 좋지는 않다만.. 

아무래도 오늘같은 날엔 혼자 있고 싶어져서 말야...미안 키릭. 

"그...그래. 언제든 진정이 되면 불르라구. 난 이만 먼저 갈께." 

키릭은 천천히 내 안색을 살피더니 이내 몸을 돌려 방문을 열었다. 

"저기말야.....기분이 안좋을 땐 단걸 먹으면 많이 나아진데. 그러니까..... 

이거먹고 힘내라! 그거 오늘 포딤님 헌팅 때 내가 먹으려고 몰래 가져온건데 그냥 너 줄께!" 

휙!!! 

툭...! 데구르르..... 

"그럼 나 간다. 그동안 푹 쉬고 있으라구." 

".....고마워 키릭.." 

키릭이 던진건 곱게 쌓인 조그마한 알사탕이었다. 

나는 그걸 손에 꼭 쥐며 히죽하고 웃었다.  

잠이 들면.........발작이 시작된다. 

이런 것 따윈 아무것도 아닌데........!!!  

........잊을 수 있을거야...... 

..........모두...잊을 수 있어....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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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인터뷰~ 

쿠로냥 : .....어어.....? 유이군이네? 

유이 : 죄.....죄송해요.........제가 너무 일찍 오면 안되는 거였을까요...? 

쿠로냥 : 아니;; 그건 아니지만;;; 

유이 : 훌쩍.....!! 역시.....제가 일찍와서 폐가 되버린 거로군요....!!... 

쿠로냥 : ......아니......그러니까....;;;;;;;; 

유이 : ...........라고 할 줄 알았습니까? 

쿠로냥 : 커헉...!!! 

유이 : (..뿌드득..!!!) 이게 도대체 뭡니까!! 뭡니까!! 뭐냐구요!!!!!! 

쿠로냥 : 히이이익;;; 뭐가;;; 뭐가? 

유이 : 에이씨! 다 알면서 뭘 물어봐요!? 나만 그렇게 일찍 빼버리는게 어딨어요!? 

쿠로냥 :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안돼지;;; 어쨌든 일꾸민건 제라토 아니냐? 

유이 : 우씨!! 그것 때문에 제라토아저씨 엄청 삐졌단 말이에요!! 자기만 나쁜놈 됬다고 요새 얼마나 

쿠사리 먹는줄 알아욧!? 생긴 것도 그렇게 생겨서 어렸을 때부터 엄청 한소리 듣고 자랐다는데!!! 

밤마다 옆방에서 '캔디' 주제가 부르면서 눈물 줄줄 흘리는거 보는게 얼마나 고문인데요!!! 

쿠로냥 : 헉;;; 그 인간 언제 거기 갔어? 

유이 : 노이드 그 녀석도 맛이 가서 함께 따라부르고 있다구요!!!! 

쿠로냥 : ....켁..!! 

유이 : 맨날 엘리엇만 이뻐하고 나는 하나도 안예뻐하고!!  

쿠로냥 : 오;;; 오해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한다구;;;; 

유이 : 쳇!!! 원래는 도판이 주인공이 내가 될수도 있었는데!!!! 

쿠로냥 : 그랬었지....흠흠....!! 

유이 : 그런데 그걸 코카콜라맛있다어느이름이더좋을까나? 로 왔다리 갔다리 해서 주인공을 정하는게 어딨어!!! 

쿠로냥 : ......커....커헉;;;;;; 그.....건 말이다아...;;;;;; 

유이 : 에잇!!! 당신이 매일 밤 공복을 견디지 못하고 좀비처럼 일어나 냉장고를 뒤져서 꺼내먹는  

가지나물+두부조림+도라지무침+양념묵+콩나물+고구마순+김치+김치2(겉절이)+햄조림+밥2공기 만큼 살이나 쪄버리라구!!!(<-결정타..!!!) 

쿠로냥 : 크.........크허어어어억!!!!!!!!!!!!!!!        ......풀썩...!!!..... 

.......더 이상 작가가 인터뷰를 할 수 없을 만큼 극심한 손상을 입었으므로....인터뷰는 다음으로 미뤄지겠습니다...그럼 이만.. 

             

       

       

       

와하하~ 디스켓 드디어 가져왔사와요-_ㅜ; 잉잉;; 재미나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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