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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동안 엘리아 (37/67)

# 하룻동안 엘리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왠 귀엽게 생긴 여자애 한명이 리스의 방문앞에서 기웃거리기를 벌써 30분째... 

이젠 시차막대 보기도 지겹구나... 그냥 이대로 모른척 들어가 버릴까? 

".....저......." 

"어...어머!?" 

여자애는 나의 부름에 무척이나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니까....저희 도련님께 무슨 용건이라도 있으신지...?........" 

생긋 생긋 웃으며 최대한 호감이 갈듯한 표정으로 묻자 여자애도 조금은 안심했는지 

주저하는 눈초리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저....여기가 리스님의 방 맞니?" 

......아하...! 리스...말이지? 

"물론입니다. 도련님께선 잠시 어디로 가셨는데요.." 

"어머! 정말? 너는 리스님의 시종이지?" 

여자애가 갑작스레 반색을 하며 되묻자 나는 그렇노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것좀 리스님께 전해주지 않을래?" 

나는 얼결에 그녀가 내밀은 것을 받아들었다. 

그녀가 내밀은 것은 무척 정성스레 포장이 된 왠 네모난 상자였다. 

"꼭..전해줘!" 

여자애는 얼굴을 붉히더니 이내 총총히 달려나갔다. 

........가만.........이걸 리스에게 전해달라고? 

...에에...........오호라아..! 잘 알겠다. 

이제보니 리스녀석 제법인걸? 저런 귀여운 여자애가 찾아와서 이렇게 선물을 건넬 정도라면!!  

후후후후..........하긴...리스녀석이 좀 귀엽게 생겼나?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며 손에 들린 선물상자를 뿌듯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자아....이건 리스가 오면 줘야겠군. 

"엘리엇! 나 왔어~!!" 

리스가 방문을 활짝 열고 들어왔다. 

"수업은 다 끝나셨어요?" 

"응! 그런데...손에 들고 있는 그건 뭐야?" 

리스도 내 손에 들린 선물상자를 보았는지 표정이 묘하게 굳어져서 물었다. 

"엘리엇에게 누가 건네준거야?" 

...에에? 이건 내가 아니라 너에게 온 선물상자다;; 이녀석아. 

"아니요. 저 말고 리스님께 온 선물입니다. 아주 귀엽고 예쁘게 생기신 분께서 

전해달라고 하시던데요?" 

그제야 리스의 표정이 약간은 풀리면서 선물상자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이내 단박에 표정이 굳어졌다. 

"........후우......!!........이 선물주인이 혹시 약간 분홍색의 곱슬곱슬한 머리에  

오렌지빛 눈동자를 지닌 아이 아니었어?" 

.....리스 이녀석 이젠 팬관리도 철저히 하나 보구나;;;; 

"맞습니다. 정확히 짚어주셨어요. 그분께서 이걸 전해주시라고 하던데요?" 

내가 싱긋 웃으며 대답하자 리스의 표정이 더더욱 굳어졌다. 

......어라? 왜 저러지? 내가 뭔가 말이라도 잘못했나? 

리스의 표정이 점차 침체되어 매우 음울하게 변해가던 나는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저......있잖아....엘리엇..." 

"네. 말씀하세요." 

리스는 한참을 주저하다가 곧 입을 열었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자애가 있는데.......그 여자애가 그래도 상관없다면서  

끝까지 따라다니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으음.....?.... 

"물론 어떤 핑계를 둘러 대고서라도 떼어놓아야죠. 좋아하지도 않는데 끝까지 따라다니는 건 

당사자에게나 상대방에게나 힘든 일이잖습니까.  

그럴바엔 차라리 아예 일말의 미련도 남겨두지 못하도록 떼어놓는게 서로에겐 좋은 방법일겁니다." 

.........아마.......도요......... 

언제 나한테 싫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겹게 따라다니는 인간이 있어봐야 알지;;;; 

나는 그 뒷말은 꼴딱 삼키고 리스를 바라봤다. 

"......그...렇겠지..?..." 

나는 리스의 말에 다시한번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무렴요! 그런데 리스를 그렇게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나.....? 

....!!!???...... 

...설마...........이 선물을 건넨 그 여자애가!? 

하지만 그 여자앤 내가 봐도 무척이나 예쁘고 귀엽게 생긴 아이였는데!? 

"엘리엇!!! 엘리엇은 항상 내편이지!?" 

"네..?..네..당연한 말씀을...." 

리스는 나의 대답에 두눈을 더욱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고보니 리스 이녀석 잠깐 사이에 키가 엄청 큰것 같네? 

이곳으로 온 지 벌써 한 두달은 되어가는데.... 

한참 성장기니까 쑥쑥 자라는게 당연하지 만서도......에....이제 곧 있으면 내키를 따라잡을지도.... 

나도 남자로썬 그다지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말야;;;;;;;; 

.......그러고 보니 루키아후작도 꽤나 장신이었는데.....음....귀족집안이라서 잘먹고 잘자다 보니 

단연 성장발육도 남들보다 훨씬 좋은거려나?  

뭐 아무렴 어떠냐?  

그래봤자 이 녀석은 여전히 귀염둥이 리스일 뿐이지..... 히죽..!! 

"엘리엇...........저.....그렇다면 날 좀 도와줄 수는 없어?" 

이 꼬마녀석이 뭘 도와달라고 하는걸까? 

"물론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힘 닿는데까지 도와 드리겠습니다." 

내가 냉큼 대답을 하자 리스의 안색이 환하게 밝아졌다. 

"저......실은..." 

"엘리아라고 합니다. 로미아님이라고 하셨나요? 무척 예쁘고 귀엽게 생기셨네요." 

"......네....저 그런데..........정말로 리스님의 애인이 맞으신가요?" 

.......움찔...!!! 

"무....물론입니다. ...저와 리스님은 사정때문에 헤어져 있긴 하지만 집안에서도 

약혼까지 정해준 사이기도 하답니다...하하...하...아..아니..호호...호!" 

"예...그런데 감기에 걸리셨다니 힘드시겠네요.... 

아.....물론....지금 그 목소리도 참 듣기 좋아요....저와는 달리 미성이시네요......" 

에에........엑!!!!??? 

"역시.....리스님은....저같은거 보다도 엘리아님 처럼 아름답고 목소리도 예쁜 사람을 

좋아하시는 거겠죠.....게다가 전 엘리야님 보다 많이 뚱뚱하니까....." 

이봐이봐;;;;; 너 정도면 적당한 거라고;;;  

게다가 내가 예쁘다니;;;;; 크으으으;;;;; 물론 이곳으로 오기전에 키릭녀석의 연줄을 빌려서 

아는 시녀들 몇몇에게 화장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켁! 리스녀석;;;;; 이런 일에 날 내보내다니;;;;;;; 두고보자!! 

"네에에!? 말도 안돼요 리스님! 어떻게 제가 그럴 수 있어요!?" 

나는 리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겁을 하고 뒤로 후다닥 물러섰다. 

"....엘리엇! 제발 부탁이야. 너밖에는 이런 거 부탁할 사람이 없단 말이야!" 

"하지만 도련님께서 보시다시피 전 어느모로 보나 남.자.라구요!  

게다가 도련님은 그 여자애에게 약.혼.녀.가 있다고 했지 약.혼.자.가  

있다는 말씀은 안하셨잖습니까!? 전 못합니다..." 

내가 단박에 녀석의 말을 거절하자 갑작스레 리스의 두 눈이 슬핏 가라앉더니 방금 전보다 

훨씬 더 우울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역시.....그런거겠지.........나는...엘리엇을 곤란하게만 하는거...겠지........ 

미안.....엘리엇..........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것 같아......역시.............난.........." 

......으...으윽;;; 그렇다고 그렇게 강하게 자기비하할 것 까진 없고..;;;; 

"....그 여자애가 왠만하면 떨어질 것 같지 않길래.....나도 모르게 그만.....폐를 끼쳐버렸네..." 

.......이봐이봐;;;;; 리스;;;;; 

"..................정말......안되는 거겠지.........." 

조금만 더 하면 완전히 검은 오로라에 휩싸여 다시는 빠져 나오지도 못할 것만 같은 리스를 보며 

나는 기막히는 말 한마디를 던져버렸다;;;; 

"아...아뇨 도련님! 할께요! 그깟게 뭐 그리 어렵다고;;; 제가 해드릴테니 그만하세요;;;;" 

스으으윽...... 

"......정말?......" 

내가 왜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을까...... 

"넵. 그러니 그렇게 우울해 하지 마세요;;; 그럴수도 있는거죠 뭐;;;" 

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스의 암울하던 얼굴이 이내 활짝 밝아지며 소리쳤다. 

"역시!! 엘리엇이라면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어!!!!!!" 

.................뭔가........이상한데?....... 

"하하!! 그럼 이번 주말에 나랑 같이 그 여자애를 만나러 가는거다!?" 

.........끄응..............어쨌든 결말이 나긴 났지만.....뭔가가 찝찝.....한데.......? 

...설마 나 이 꼬마녀석에게 당한건가.........? 

.........그....그럴리가;;;;;;;;.............. 

리스가 날 이끌고 온 곳은 외부손님이 오면 쉴수 있도록 학원내에 마련되어 있는 휴게실 중 한 곳이었다. 

물론 실내가 무척이나 잘 정돈되어 있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도 자주 놀러오는 곳이었다.  

특히 오늘같은 주말엔........아무래도 할일없는 귀족나부랭이 들은 각자의 애인을 끌고 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라고 칼리안에게 들었었지. 

실제로는 그다지 올 필요성을 못느껴서 오늘에야 처음 와보는 거지만.. 

주변에는 우리 말고도 다른 상급생들이나 여러 학생들과 기타 외부인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듯 싶었다. 

차라리 그게 다행이다;;;;;;;;  

리스는 잠시 먹을걸 가져오겠다며 휴게실에서 사라진 이후였다. 

".......부러워요. 저도 엘리아님의 반만이라도 됬다면 리스님께서 좋아해 주셨을까요?.." 

순해 보이는 두 눈동자에 눈물이 글썽하니 매달렸다. 

이....이런;;;;;; 이러면 곤란한데;;;;;; 

손을 내밀어 그녀를 위로해 주고 싶긴 했지만....젠장;;;; 허리를 꽉 조인 드레스 때문에 이만저만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파티에 이런 옷을 입고 나오는 여인내들에게 다시 한번 존경의 마음을;;;; 

놀랍게도 여자애는 나와 한번 만나봤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나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다녀서 그런지 내 본래의 얼굴을 본적이 없다는게 맞는 거겠지만... 

리스녀석 날 이쪽으로 끌고 올때 표정이 어땠더라? 

무척 즐거운 듯.....보였었는데....끄응........그 녀석!!  

"........전.....전....누구보다 리스님을 좋아해요. 그래서 저도 노력하면 리스님이 

저를 좋아해주실 줄 알았어요.....그런데 아니었나봐요...약혼녀 앞에서 할말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답지 않게 조숙해 보이는 로미아의 태도에 나는 점차 슬금슬금 찔리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엔 얼굴도 저정도면 예쁘고 게다가 마음씨도 좋은 여자애인 것 같은데 왜 리스는 

싫다고 그러는 걸까? 

나같으면 낼름 잡아채련만....;; 후우......!! 

"....어머..?" 

순간 눈앞에 있는 로미아의 눈이 잠시 놀란 듯 커졌다. 

에? 왜 그러지? 

그러나 나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갑자기 휴게실 문앞이 시끌시끌 해지더니 사람들이 기묘하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칼리안과............아나이스황녀!? 

어...어째서 저들이 여기에!? 

....두근...!! 두근..!!! 

나의 안색이 급격하게 굳어져 가는 걸 본 로미아는 나에게 괜찮냐고 물었지만 현재 난 

그녀에게 대답해줄만한 정신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들과 눈이 마주치기 전에 재빨리 고개를 돌려 테이블 아래로 시선을 내렸다. 

".....엘리아...님?" 

"저....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아파서....." 

나는 일부러 아픈 사람의 목소리를 시늉하며 고개를 좀 더 아래로 내렸다. 

"그렇게 아프시다면 아무래도 학원안에 있는 의료실을 찾아가 보시는게....."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로미아였지만 나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아...아뇨......잠시만 이러고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말이 절로 더듬어졌다. 

.........젠장........하필이면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아니, 만날 수 없는 상대들을 봐버렸군.............. 

칼리안과....아나이스황녀!!..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꾸욱....! 

"엘리아님 안색이 너무 창백하세요.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제가 의료실을 안내해 드릴게요." 

로미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치맛자락을 붙잡았다. 

"....리스님이.......아직 안 오셨습니다. 게다가 그다지 심각한건 아니에요... 

조금.........조금....가슴이 아픈것일 뿐......" 

"그런...." 

......무엇보다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하필이면 입구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저들을 

지나쳐 가야한다...........비록 내 차림이 이렇지만....... 

저들에게 들킬지도 몰라.....이런 볼썽사나운 꼴로.....;;;;;; 

...........아니.....그보다도...............만나고 싶지 않아............... 

그날로........돌아가는 것만 같아서..... 

...지끈..!!! 

세이리어........듀...유이............... 

너는 아무데도 없는데........엘리엇........이라고 불리는 나 하나만이 남은건데...... 

비가 오는 날이면.......악몽을 꿔.......... 

그날이.........그날이..............계속 겹쳐져........ 

나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고 있지만.......유이 너의 창백한 얼굴이 

그날과 겹쳐져서.......... 

..........그래서 이렇게 빌어먹게도 나약해지는 내 모습을 보게 될까봐... 

저들을 보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리스가 어느새 양손에 샤베트를 담아 가지고 우리쪽으로 걸어왔다. 

.....샤베트 저거 엄청 비싼 음식인데;;;; 리스녀석;;;; 이쪽으로 와서 엄청 사치하기 시작했군;; 

이 빌어먹을 드레스도 저 꼬마녀석이 어디서 구해온건지 모를 비싼옷 같아 보이는데....;; 

"아.....리스님 오셨어요?" 

리스는 반갑게 묻는 로미아의 물음에 잠시간 난감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하하....응....조금 오래 걸렸지? 그나저나 엘리아도 로미아랑 얘기는 해봤어?" 

샤르르르 웃으며 나에게 묻는 리스를 보니 그것참 귀여운 녀석일세....!!! 

크으으으.....리스....!! 귀염둥이 리스!!!  

로미아 또한 멍하니 그런 리스를 바라보다가 이내 내가 말을 하자 얼굴을 붉혔다. 

"네. 로미아님은 보이시는 것 만큼이나 예쁘고 착한 분이시더군요.  

저에게 이런분을 소개시켜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리스님.." 

"으...응? 응......그...그렇지? 엘리아?" 

내가 슬쩍 눈을 가늘게 뜨며 리스를 노려보자 리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대충 얼버무렸다. 

리스.....네가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럽긴 해도 이런 여자애를 떼어내려고 하다니;; 

이 잔인한 녀석;;; 

이런 여자애들이 세상에 널린줄 아니? 빨리 이 로미아라는 여자애가 맘 잡았을 때 

확 낚아채 버리란 말이다;;;; 나같으면 그냥 확~! 

.....흠흠............물론 내가 이런말 할 처지는 못되지만...... 

무엇보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녀석들의 연애행각에 끼어 이도저도 못하고 있으니..... 

으이구;;;; 그때 리스가 하는 제안을 후딱 거절했어야 하는 거였는데;;;;; 

"저....리스님. 아까부터 엘리아님께서 가슴이 아프시다고 그러셨는데 의료실에  

모셔다 드리고 와야하지 않을까요?" 

......로미아;; 그;;그런건 걱정해 주지 않아도 되는데;;; 

"...뭐!? 정말이야? 그럼 진작에 말해줬어야지!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 

엘리...!!....아.." 

리스는 잠시 나의 본명을 부를뻔 하다가 곧 흠칫하니 재빨리 이름을 바꿔 불렀다. 

로미아는 걱정스레 나의 안색을 살피는 리스를 보며 서글프게 고개를 숙였다. 

....아아...;; 이것이 진정 13살의 소년, 소녀가 맞단 말이던가!? 

아무래도 안되겠어;;; 나중에 리스녀석을 데려다가 뭐라고 한마디 따끔하게 해줘야지;;;; 

여자의 마음에 이렇게 상처를 내면 쓰나!! 

"......아..그럼 로미아 우리는 먼저 가볼께. 괜찮지?" 

리스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아무 말 없이 조금은 풀이 죽은 로미아를 바라봤다. 

로미아는 슬쩍 어두워진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엘리아님?" 

........에...? 나!? 

".....얼른 나으세요. 그래야 리스님께서도 걱정을 하시지 않을테니까요.  

몸 빨리 쾌차하시길 바랄게요........" 

로미아가 살짝 웃으며 말하자 나는 그야말로 양심에 털이 부숭숭 튀어 오르고  

그 안에 쐐기를 망치로 쾅쾅!! 두드리는 듯한 충격이 들었다. 

.............젠장...;; 이렇게 착한 여자애를;;;;;;;;;;........... 

크악;;; 정말 아깝다.  

네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어쩌면 내가 너에게 먼저 고백했을지도 모르는데;;;; 우우;;;; 

리스;; 이 녀석;;;;; 이정도면 된거지 도대체 뭣 땜에 이러는거야;;;;;;; 

"....가...감사해요. 로미아님.. 로미아님도 늘 몸관리 잘하세요." 

......끄덕...!! 

로미아는 어리지만 아픈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크으;;;; 그런 눈빛은 안어울린단다;; 꼬마숙녀야;;;; 아무래도 리스보다 좋은 녀석들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테니 너무 상심말거라;;;; 

나는 작게 혀를 차고 리스의 뒤를 따라 나섰다. 

내 키가 리스보다 한뼘 반정도 더 컸지만 로미아는 그런 것에 관해선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아마....연상정도라고 생각했으려나? 

그나저나 로미아는 그렇다 쳐도......  

......문제는..........입구쪽에 자리를 잡고 앉은 칼리안과 아나이스황녀였다.. 

그들이 제발 날 몰라 봐야 할텐데........ 

".....엘리엇? 왜 안와?" 

리스가 내게 몸을 갖다대고 작게 묻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엘리아라고 부르세요. 리스님..!.." 

".....응? 응...엘리아.." 

저들이 내 본명을 알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모르니까....... 

뚜벅.....뚜벅........ 

".....그러면 그 토끼에게 도라풀을 준 사람이 너였단 말야?" 

"하하.....말하자면 그렇지. 하지만 난 토끼가 발작을 일으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너무해! 칼리안! 내가 그 토끼를 얼마나 아끼는 지 잘 알고 있었으면서!" 

"미안.....미안...!! 하지만 그 토끼에게만 네가 종일 관심을 쏟아 붓는 바람에..아...이건 아니고.. 

아묻튼 토끼 덕분에 셋이서 노는 시간도 많이 줄었잖아..." 

"뭐...이미 지난 얘기인 하지만.." 

......잘.....지내는 것 같네....칼리안............ 

그러고 보니 칼리안이 아나이스황녀와는 잘 알고 있는 사이였던가? 

.....뭐.....아무렴 어때......다행이야.......너의 표정이 밝아 보이니까........ 

".....엘리아....표정이 어두워. 무슨 일 있는거야?" 

리스가 나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니요.....잠시 굉장히 반가운 사람을 봤거든요.......하지만 역시 말을 못거는 건 조금 아쉽네요.." 

"엑!? 나 때문이야? 그럼 난 상관하지 말고 대화라도 나누지 그랬어!?"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모두.........예전의 일일 뿐입니다...더 이상 저는 그와 말을 나눌 수 없어요." 

"...싸운거야?......"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춰서고 나의 작은 도련님을 내려다 보았다. 

....아니....리스.........싸워서 그런게 아니야........... 

오히려.......그런거라면 차라리 좋을지도...... 

......금방이라도 화해하고 다시금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는거라면...이러진 않을거야......... 

그러나................그런 것이 아니기에............더욱 더 다가설 수 없는거야... 

........결코......다시는 즐거웠던 그때로 돌아갈 순 없겠지... 

"...엘리엇....?" 

......하지만........그 추억을 후회하진 않아...누가 뭐래도........나에겐 소중한 추억이니....... 

"얼른 돌아가요. 저도 더 이상 이런 거추장스런 모습으로 있는건 사양입니다." 

".....응......하지만 그 옷 엘리엇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데......" 

....빠직...!!!  

...이 빌어먹게도 사랑스런 귀염둥이 꼬마도련님을 어찌해야 될까? 

".......다시는 절.대.로. 이런 부탁 안 들어 드릴겁니다!........이번 딱 한번만이었어요!!" 

뒤에서 리스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싸악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젠장;;;; 여자들은 이딴걸 어떻게 입고 다니는 거야!?  

가뜩이나 허리도 잔뜩 조여서 숨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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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터뷰  

쿠로냥 : 에.......다음 차례는 세크레틴인데......어라? 

세크레틴 : 이야....오랜만입니다? 

쿠로냥 : 응...오랜만이지;;; 그런데 옆에 이안은 왠일이야? 

이안 : (씩...씩...!!!) 이 빌어먹을 놈이 싫다는데 억지로 끌고 온거다!!! 

쿠로냥 : 그것 참;;;; 얘네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찰싹 붙어 다니는구만;;; 

이안 : 뭐야!!! 오해다!!! 이놈이 촬영 끝난 뒤에도 멋대로 붙어다닌단 말이다!!!! 

세크레틴 : 아아...그냥 놔두면 어디로 달아날지 모르잖습니까? 게다가....어떻게 사로잡은 상대인데요? 쿠..쿡..!! 

이안 : 뭐야!!! 너 이손 안치워!? 누구 맘대로 어딜 더듬는거야!!! 

세크레틴 : .....이런....!! 한두번도 아니고 왜 이러시나? 뭐... 할때마다 이러는 것도 귀엽긴 하지만... 

이안 : 으...으윽!!! 작가!! 이 자식 좀 어떻게 해봐!!!!! 매일 밤마다 짜증나 죽겠다고!!!!!...우...우읍..!!! 

세크레틴 : 글쎄......쿡.....!! 

...휘익...!!!!!     

으...으아악 이거 못 놔!? 

.......쪽쪽~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쿠로냥 : (...푸...푸헉...!!!!!!) .......이.....이 두사람은 더 이상 인터뷰가 가능한 관계가 아니므로...;;;;; 다;; 다음 차례;;; 

.....차라리 옆동네 에로에로 촬영장으로 보내버릴까...........(심각하게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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