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만난 미레아황녀
"와아.......엘리엇! 나...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파티에 몇번 간적은 있었지만...
지금 만큼 굉장한 파티는 별로 못 봤던 것 같아...!!"
루키아후작은 그 굉장한 규모에 비해서 꽤나 검소한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의 아들인 리스도 자연 파티같은 귀족들의 사치에는 그다지 많이 동참해보지 못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나마도 보통의 평민들은 꿈꿔보지 못할 여러파티에 나가긴 한거였지만..
아묻튼 그랬던 리스였기 때문에 학원에서 주최되는 파티가 더욱 남달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엘리엇은 속으로 캥기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으므로 파티를 꺼려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후우....!! 어째 오긴 왔는데...
파티는 전과 달라진게 없는 듯 싶었다.
여전히 화려하고........또한 여전히 시끄럽다.
"앗! 엘리엇! 저기 앤비랑 티노르다!! 체프렌도 와있어!"
리스가 자신들의 친구를 가리키며 말하자 엘리엇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리스님 얼른 가보세요. 친구분들이 기다리시지 잖아요."
.........헤에...리스녀석 정말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나보네...?
"미안 엘리엇! 이따가 다시 올게!"
리스는 미안한 표정으로 엘리엇을 바라보더니 이내 자신들의 친구들을 향해 달려갔다.
....자.......이제 리스도 갔겠다......나도 어디 눈에 띄지 않는 구석을 찾아서 처박혀 있어야겠군.
엘리엇은 그다지 파티에 끼고 싶은 마음도 낄 수 있는 주제도 안되는 처지였으므로
느긋이 사람이 제일 눈에 띄지 않는 구석을 향해 걸어갔다.
...타타타탁..!!
삐끗..!!
"어어어...어?"
누군가가 달려오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발을 삔건지 소녀의 몸이 기우뚱했다.
......에에?..
쓰러지는 그녀를 정면에서 바라보던 엘리엇은 재빨리 다가가서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고
조심스레 일으켜 주었다.
그 덕분에 자칫 잘못하면 얼굴을 바닥에 박을 뻔한 그 소녀는 무사히 일어설 수 있었다.
"고...고마워요."
"아닙니다. 다친데는 없으십니까?"
엘리엇이 소녀의 안위를 물으며 고개를 숙이자 앞머리가 슬쩍 흘러내려 그의 얼굴이 내비췄다.
소녀가 붉어진 얼굴로 수줍게 얼굴을 드는 순간 엘리엇의 등뒤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엇!? 너는!??"
아닌게 아니라 소녀도 엘리엇이 누군지 알아챘는지 손가락으로 찝으며 말하려고 하자
엘리엇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고 되도록 사람이 없는 곳으로 끌고갔다.
"아...아니! 이게 지금 무슨..."
사람들의 시선이 지나치게 많았다.
......젠장;;; 역시 테라스밖에 없으려나?
다짜고짜 그녀를 테라스로 끌고 간 엘리엇은 눈앞이 막막해졌다.
일단.......이쪽으로 끌고 오긴 했는데......크아아악!!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상대는 다름이 아닌...!
"무엄하다!! 감히 나를 제멋대로 이곳으로 이끌고 오다니!!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구나 너!!"
........무척 오랜만에 들어보는 꼬마의 불호령이었다.
크으으으...! 미...레아 황녀!!
"죄....죄송합니다. 그곳에서는 제가 조금 곤란한 사정이 있어서....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미레아황녀는 한동안 씩씩거리며 엘리엇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됐어! 이번 한번만 너의 무례를 용서해주지. 그나저나....너 머리색이 붉은색 아니었어?
갑자기 왜 그런 갈색이 된거야?"
미레아황녀는 아무래도 그 사건에 대해서 못들은 거였나?
......휴우....다행이다.
"....햇빛에 오래 있다보니 머리가 탈색이 되버려서요. 아하하하....하..."
과연 자신의 뻔한 거짓말을 믿어줄까?
"거짓말!!!"
......역시 안 믿어주는군....;;;
"네 말대로 네 머리색이 그정도로 탈색이 되려면 햇빛아래 굉장히 오래 서있었단 말이 되잖아!
그런데 너 어째서 피부는 희여멀건하니 하얀거야!? 날 뭘로 보고 그런 거짓말을!!"
.........켁...!! 피부색 때문에 알아챈 거였냐!?
".....하...하하......정말입니다.......제 체질상 태양 아래 오래 노출되도 그다지 살이 타지 않아요.."
.......뭐 이건 사실이니까...
"...진짜......란 말이야?.......흠....하긴 뭐....우리 오라버니도 그러니까......"
뭐라고 혼자서 작게 중얼거리는 미레아황녀를 보며 엘리엇은 어서 빨리 그녀를 떨구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황녀는 누구보다도 주목을 많이 받는 존재이다........그런데 자신이 그녀와 함께 있다면...
"황녀저하께서도 이번에 새로 이곳으로 들어오신 건가요?"
엘리엇이 재빨리 화제를 돌리자 미레아황녀는 곧 고개를 뻣뻣히 들고 말했다.
"그렇다! 나도 이젠 13세나 되었으니까...! 이곳에 들어오는게 당연한거지! 안 그렇느냐!?"
"무...물론 그렇죠...."
......미레아황녀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군...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지?
빨리 적당한 타이밍을 잡아서 가야할 듯 싶은데......
"저기....저말야. 너에게 물어볼게 있는데 말야....설마 싫다고 하는건 아니겠지!?"
잠시간 침묵하던 미레아황녀는 엘리엇이 전혀 상상못할 망설임이 어린 표정으로 잠시 우물쭈물 하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발딱 치켜들고 엘리엇을 노려보았다.
"하하...물어보십시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전부 해드리겠습니다."
대답 안했다가 목숨이 달랑달랑하게;;;;;;
그나저나 이 꼬마황녀가 나에게 궁금하다는 내용이 뭐지?
미레아황녀는 엘리엇의 말에 뜻밖에도 잠시간 표정이 어둡게 내려 앉더니 곧 천천히 말을 했다.
".....저...너는 우리 오라버니와 같은 학년이니까.......알고 있을 것 같아서.
오라버니가......파로키안 이후부터 통 말이 없으셔. 벌써 반년이나 지난거지만.......
나...누구에게 그런거 물어볼 수도 없고........그래서...
원래도 조금 무뚝뚝하신 분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가면 작게 웃어 주셨는데 더 이상
내가 가도 웃어주시지도 않고......전보다 더 차가워지셨어."
.......움찔...!!!......
......키레이.......황자가?
엘리엇의 가슴도 그와 함께 싸늘히 내려 앉는 듯 싶었다.....
설마........나 때문인가?
.....파로키안 이후부터 그랬다면.....달리 원인은 나밖엔 생각 할 수 없어...
꽈아악..!!
.....그래...........살인자......나는 이곳에서 살인자로 판명이 났으니까..........
그랬던 나와 함께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분명 그 녀석도 많이 화가 나는 거겠지......
"......이번 입학식 때도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시긴 했지만 정말로 그런 표정이 아니셨단 말이야!
..........우...우......나는 오라버니가 정말 좋은데....그래서 원래는 12살인데 떼를 써서
이곳으로 들어온건데....! 오라버니는 학원에 다니시니까 황궁에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자주 오시지
않는단 말이야....!......그런데.....그런데 오라버니는.......우아아아앙!!!"
결국 꼬마황녀는 눈물을 머금고 울먹거리기 시작하다가 끝내는 울음을 터뜨렸다.
....크....크악...!!!
이 꼬마악동녀석아!!! 여기서 네가 그렇게 울음을 터뜨리면 어떡하냐!!
누가 보면 내가 널 울린줄 안단말이다!!!
사람이 별로 없는 테라스로 나온건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이 장면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전에 있던 테라스사건과 비슷한 꼴이 나는건 시간문제였다..
그럴순 없지!!!
"저.......황녀님...?"
"...흑....흐윽......우아아앙...!!"
.....안돼겠군.......후우......하는 수 없지....
엘리엇은 자신의 부름에 대답도 안하고 울고 있는 황녀를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감싸 안아주었다.
토닥.......토닥....!!!
엘리엇이 천천히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자 그제야 그녀의 울음이 조금씩 멎는 것 같았다.
......후우....다행이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팔자에도 없는 보모노릇을;;;;;
하지만.........그래도 이 황녀를 미워할 수 없어...
자신의 어린 주인인 리스도.......그리고 미레아황녀도.........모두 아직은 어린아이들일 뿐이다...
아직은 사랑에 목이 마른......보살핌을 받아야할 아이들...
내앞에선 이렇듯 제멋대로에 어른인 척 무게를 잡으려고 하는 이 철부지 황녀도 결국엔 어린아이일뿐...
"...흐윽....흑....훌쩍..!!"
"괜찮아요.....황녀님.....울지 마세요..."
"...흑....하지만....하지만.......벌써 반년도 더 넘었는걸.....나 무섭단 말야.....오라버니가 앞으로도
계속 그러실까봐......훌쩍....훌쩍...!!...흐어어엉.......오라버니 미워......나는 오라버니가 제일 좋은데..
오라버니는......내 맘도 몰라주시고.......그리고....그리고.....흑...흑..!!"
꽈아악..!!
......키레이 그 바보 황자!!! 도대체 지금껏 뭘 한거야!?
그자식 무뚝뚝한데다가 속을 알 수 없는 인간말종같은 녀석이란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 자신의 동생인데!!!
.....그때...........최종결승전이 끝나고 녀석이 미소를 지을 때.........그래도 조금은 부러웠다고...
녀석에겐 자신이 정성껏 뜬 수를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는 어린 동생과 당당한 아버지가 있었으니까.......
황녀를 보며 웃을 때......그래도 녀석이 조금은 인간같아 보였는데......그런데.....!!
엘리엇은 키레이황자에 대한 화로 주먹을 꽉 쥐었다.
.......바보 황자 같으니!!!!!!......
"..있잖아요 황녀님.......그건 너무 걱정하실 것 없어요.
분명히 황녀님의 오라버니이신 키레이저하께서도 그간 힘든일이 많으셔서 그러시는 걸꺼에요.
키레이저하는 이제 곧 있으면 이 나라를 이끌어 가셔야 하는 분이시잖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 보다는 배로 공부를 해야하고 검술도 더 열심히 하셔야 하는 분이라구요."
"...훌쩍...!! 응...! 그건 나도 잘 알고 있어. 우리 오라버니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계셔...훌쩍..!..."
..........하아.....!
"...그렇죠? 그건 분명히 카이다제국내의 사람들을 더욱 잘 보살피시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시는 거라구요.
그러다보니 여러가지로 받는 스트레스도 많이 있으실 거에요.
사람은 말이죠....가끔은 혼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싶은 때가 있는 법입니다...
키레이저하께서도 분명 그러신 거겠죠. 아무래도 이제 1년이 지나면 저하께서는 이 학원을 떠나
정식적으로 황위후계자가 되시는 거니까요.......그때가 되면 해야할 일들은 지금의 배가 되니...
키레이저하께서도 조금은 생각할게 많아지신게 아닐까요?"
미레아황녀는 어느새 울음을 멈추고 엘리엇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요새 황녀님과 자주 얘기를 못해주시는 것도.....잘 웃어주시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거에요. 언젠가 키레이저하께서도 그것들에 대한 생각이 모두 정리되시면
분명 예전과 마찬가지로 황녀님께 다시 웃어 주실겁니다."
엘리엇이 작게 미소지으며 말하자 미레아황녀의 얼굴이 그제야 조금 펴졌다.
".....정말.......그럴까?"
쓰윽...쓰윽...!!
엘리엇은 망설이는 기미가 가득한 황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말했다.
"물론입니다. 꼭 그러실 거에요...!"
"....저..그럼 나......"
그때였다.
등뒤에서 누군가가 엘리엇의 어깨를 잡아채더니 뒤로 끌어낸 것은...
".....어.......어어?..."
누구......지? 미레아황녀와 얘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잡아 끄는 녀석이...
".......리스....님?"
엘리엇의 등뒤에서는 리스가 화난 표정으로 미레아황녀를 노려보며 서있었다.
여기까지입니다~ 놀러와주신 모든 분들 사랑해요^^ 헤헤헤~
홈피안에서 즐겁게 놀다가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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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오~ 너무 행복해요^^ 요새 많은 분들이 제 홈피에 놀러오시니
몸둘바를 모르고 이것저것 모두 그냥 너무 뿌듯한거 있지요~? ㅠㅁㅠ
그래서 저도 오늘 힘을 내서 연짱으로 소설 올리렵니다~ 사랑해요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