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파티에 가다. (34/67)

# 파티에 가다. 

"리스님 오늘 파티에 꼭 나가실 생각이세요?" 

엘리엇의 표정이 침울하게 굳어져서 리스에게 물었지만 리스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당연하지!! 이번에 친구들도 꼭 참석한다고 했다고! 게다가.......내가 평소 존경하던 분들도 

나온단 말이야! 이번에야 말로 꼭 가까이 가서 말도 걸어보고 그래야지!!" 

.....리스가 평소 존경하던 사람들?..........그런 것도 있었나? 

"아묻튼 이날은 최고로 멋지게 꾸미고 나가야지! 엘리엇!! 너도 꼭 따라 올꺼지?" 

........아....아니.....나는 그냥 방안에...;;;; 

"저기 저는...." 

"꼭 와야해! 꼭!!! 너도 함께 꼭 같이 가보고 싶었단 말이야!!  

거기서 내가 존경하는 사람의 얼굴도 가르쳐줄께! 분명 너도 반할꺼야!! 

진짜 멋지거든!!! 꼭 가자!? 응!?" 

".....그....그러니까..." 

"그럼 너도 가는거다!? 아! 옷은 뭘로 입고 가야하지? 좀 더 멋지게 보이고 싶은데..." 

리스는 어느새 자신이 할말만 모두 마치고 난 후 옷장을 열어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하아..............!!! 

리스....사람의 말은 끝까지 다 들어보란 말이다!!! 

파티에 나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가까워 질수록 엘리엇의 안색은 점차 어둡게 변했다. 

...만약에 혹시라도 재수가 없어서 들키게 되면 어떻게 하지? 

난 분명히 그 지하감옥에서 도망친 죄수였으니까.......반년이나 지났어도 여전히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라....... 

"엘리엇! 나 어때? 이정도면 그곳에서도 당당히 다닐 수 있겠지?" 

리스가 엘리엇에게 다가와서 자신의 입은 옷을 선보이자 엘리엇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리스님.. 아마 리스님이 제일 멋지실껄요?" 

"저..정말!? 엘리엇도 그렇게 생각해!?" 

리스의 얼굴이 환히 펴지면서 두눈이 초롱거리자 엘리엇은 속으로 살살 찔렸다. 

하하;;; 하;;;.... 시종이 되면 자연 아부도 입에 붙는다더니;;;; 내꼴이 딱 그거구나;;;; 

뭐.....꼭 아부만도 아니지만. 

어찌됬든 우리 리스보다 사랑스러운 녀석은 없을꺼야! 기필코! 

"물론이죠! 도련님보다 사랑스런....아니! 멋진 사람은 없을겁니다!" 

 마지막으로 리스에게 크게 확신을 준 엘리엇은 다음에 이어지는 리스의 말로 인상이 우그적 구겨졌다. 

"그런데 엘리엇. 너는 왜 안 꾸미는거야? 너도 함께 파티에 가기로 했잖아." 

......그....그렇지;;; 파티에 함께 가기로 했지;;; 

"전 시종이잖아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나름대로 단정하게 입었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옷을 가리키며 엘리엇은 베시시 웃었지만 

리스의 표정은 그것이 못마땅한 것 같았다. 

"안돼! 엘리엇! 다른 시종들은 모두 멋지게 꾸미고 올텐데 너만 그렇게 나가면 다른녀석들이 널 

얼마나 깔보겠어!? 나는 엘리엇이 그런 일 당하는 거 싫단 말이야! 이리와봐!!" 

리스가 갑자기 고개를 도리도리 젓더니 다짜고짜 엘리엇의 손목을 잡아끌자 엘리엇은 얼떨결에 

일어나서 리스의 앞에 섰다. 

"나중에 내가 크면 입으려고 사둔 옷이 있는데 분명 엘리엇에게도 맞을꺼야!" 

리스가 심각한 표정으로 옷장의 여기저기를 뒤지자 엘리엇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도련님!! 저는 괜찮아요! 게다가 도련님이 나중에 크면 입으시려고 사놓으신 거라면서요!?  

그런걸 제가 어떻게 입습니까? 파티의 주인공은 도련님이시지 제가 아니라구요;;;;전 그저  

구석에서 도련님을 응원해 드릴 요량으로.." 

"안돼!!" 

그러나 엘리엇의 말은 리스의 단 한마디에 가로 막혔다. 

"안돼! 절대 안돼!! 엘리엇도 멋지게 꾸미고 가야해!" 

...........리스..... 

바보녀석...!  

시종을 이렇게나 챙겨주는 주인은 없단 말이야..... 

너니까 이렇게 나를 챙겨주는 거지...!!! 

엘리엇은 자신의 사랑스런 주인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원래는 시종으로써 이러는 것은 경우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엘리엇도 리스도 그런건 신경쓰지 않았다. 

"리스님.......나중에 뭐가 되고 싶으세요?" 

엘리엇이 갑작스레 리스에게 꿈을 묻자 리스는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곧 대답했다. 

"있잖아 엘리엇. 내가 이곳으로 와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었지?" 

"네..." 

"나는 말야. 그 사람과 동등한 지위는 얻지 못해도 적어도 그사람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검사가 되는게 꿈이야! 그래서 우리 부모님처럼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들이 있으면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꽈아아악..!! 

"엘..리엇?" 

리스는 갑작스레 자신을 안아오는 엘리엇에게 의아한듯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이내 곧 그의 품에 

고개를 묻었다. 

...엘리엇에게선........늘 알 수 없는 좋은 향기가 나......무지....포근하고.......따스한.. 

"분명히 그렇게 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도련님이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저도 있는 힘껏 도와드릴께요." 

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엘리엇이 작게 속삭였다. 

.....귀염둥이 리스야.......정말이야. 

아무래도 대도도 좋지만 일단은 너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도 즐거울지 몰라... 

......그래서 네가 말한 진정한 꿈을 이루게 된다면.......그때는 나도 마음 놓고 떠나갈 수 있을지도..... 

".....꼭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응! 엘리엇이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방긋..!! 

"자! 그러면 엘리엇 얼른 옷을 갈아입어!! 이제 곧 파티에 나갈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단 말이야!" 

...............리스.........다 좋은데........왜 갑자기 또 파티얘기를;;;;;; 

쿠할할할....!! 난 정말 파티 따윈 나가기 싫단 말이다!!!!! 

리스는 어느새 엘리엇의 앞으로 붉은 옷감에 금빛 문양이 달린 화려하지만  

무척이나 깔끔한 느낌의 옷을 내밀었다. 

"네 머리는 갈색이니까 아마도 이옷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말야! 

엘리엇! 너도 파티에 가면 기죽어서 다니지 말고 당당히 걸어다니는 거야! 알겠지!?" 

.........에휴......어쩔 수 없나..? 

"예..제 걱정은 마시고 리스님의 몸이나 잘 챙기세요.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셨다면서요? 

저는 멀찍이 떨어져서 있을테니 저에겐 신경쓰지 마시고 마음껏 즐기세요. 

리스님 말처럼 저도 당당히 걸어다닐 테니까요." 

"....응!!.." 

....그래...그래.........우리 리스는 대답도 잘하는 착한 어린이지.....히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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