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림
엘리엇이 키레이황자의 위로 넘어지며 입을 맞추게 되므로써 댄스대회는 도중에 중단되었다.
그일로 인해 당사자인 엘리엇은 물론이고 댄스대회를 지켜보던 모든 관객들이 경악성을 내질렀다.
-저럴수가!!?-
-세이리어 듀 유이가 키레이황자를 덮쳤어!!-
-맙소사! 키레이황자님!!!-
심사관들도 어찌 할바를 모르고 허둥지둥 거리는 사이에 단상에 앉아 있던 황제가
대회중단을 명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키레이황자는 매우 냉막한 표정으로 어느 누구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고
엘리엇은 그대로 굳어버려 허망한 표정으로 뭐라고 횡설수설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이럴수가..난 그저..약간의 보복을 하려고 그랬을 뿐이었는데..."
주변에 있던 세이린은 그 장면을 보고 나서 슬쩍 미소를 지었다.
키레이황자의 저 기분나쁜 표정이라니...호호!! 역시! 유이따윈 별볼일 없는 거였어!
그나저나 이제 어쩔 생각이지? 유이?
이대로는 키레이황자의 미움은 물론이고 학원내 대부분의 학생들을 적으로 돌리게 될텐데?
이제껏 대하던 적대감하고는 차원이 다를꺼야! 오호호호호!! 호호호!!
주제도 모르고 나대던 값을 톡톡히 치루는 구나!!! 그것 참 고소해라!! 오호호호!!
아나이스황녀 조차 놀라 엘리엇을 바라보며 나직이 신음을 내뱉었다.
".....저 사람은 어째서......!?"
테라스사건 이후로 두번 다시 얼굴조차 마주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건만..!
검투대회 때 의외의 강한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번에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 무척이나 멋진 춤솜씨로 자신들을 놀래키고
게다가 마지막엔 키레이황자라니..!!!!!!
세이리어 듀 유이....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
...어디까지 나를 놀래킬 작정이죠?
......정말 그때 저 사람은 세이린을 추행하려고 했던걸까....?
아나이스황녀의 마음속으로 작은 의문이 피어오르며 그녀의 붉은 눈망울 위로 작게 혼란이 일었다.
...과연 어느 모습이 진정한 당신의 모습인가요!?
"댄스대회는 사고로 인해 중단되겠습니다!!!!!!!!! 객석에 계신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불만스러우시더라도 양해해주시고 모두 돌아가 주십시오!!!!"
웅성....웅성!!!!!!!
사람들이 흘러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리코움안을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무대위에 있던 참가자들도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세이린은 고소를 머금으며 돌아섰고 아나이스황녀 또한 석연찮은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유독 세크레틴황자만이 무대위에 남아
얼빠진 표정으로 망연히 서있는 엘리엇과
전과는 달리 상당히 냉막한 표정으로 몸을 돌려 사라지는 키레이황자를 끝까지 주시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조금......위험할지도.."
세이리어 듀 유이...
그대는 아무래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괴수의 신경을 건드린 것 같군....
..키레이..황자를 상대로....너는 어쩔셈이지 유이?
.........널 보면 내가 아는 누군가가 떠오른다.........
....어째서인지.........너는 그를 닮았어........
세크레틴은 자조적인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련한 눈빛으로 유이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는
그 자신도 천천히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부디 그대에게 아테나여신의 가호가 뒤따르기를...!!"
..........................
..............
"키레이저하! 괜찮으십니까!?"
키레이가 자신의 방문 앞에서 거칠게 문을 여는 순간 주변에 평소 자신을 모시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돌아가라."
단 한마디 였지만 현재 그의 눈이 엄청난 분노를 담고 그들을 돌아보고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콰앙!!!!!!!
자신의 방문을 거칠게 닫고 안으로 들어선 키레이는
황족에게 주어지는 무척이나 화려하고 넓은 자신의 특실을 바라보고는 이를 사려물었다.
파아악!!!!!!!!!!
쾅!!!!! 쾅!!
콰차차창!!!
쨍그랑!!
콰작!!!
"꺄아아아아!!! 키레이저하!!!!"
"저..저하!!!"
안에서 방을 청소하고 있던 시녀들은 자신들의 주인이 생각 외로 일찍 돌아온 것도 그렇거니와
난폭하게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때려 부수는 모습을 보며 겁에 질린 비명을 내질렀다
"꺼져라...!!"
키레이는 그들을 돌아보지도 않고 무척이나 차갑고 낮게 가라앉은 저음으로 말했다.
"아..알겠나이다!!"
자신들이 모셔오던 이래로 처음 보는 키레이황자의 난폭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주인은 무척 냉정하고 모든일에 무관심하긴 했어도 저렇게 격렬하게 감정을 드러낸 적이 단 한번도 없었었다!!
키레이황자에 의해 시녀들은 영문도 모르고 속으로 비명을 내지르며 재빨리 밖으로 뛰쳐 나갔다.
......세이리어 듀 유이....!!!!
어째서...너따위가!!! 감히 이 나를.....!!!
콰장창!!!!!!!!!!!!
콰앙!!!!! 쾅!!!!
어째서 너 따위가 감히 나의 마음을 뒤흔드냔 말이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그 어떤 아름다운 사람을 봐도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던.........
그렇기에 더욱 냉정할 수 있었던...그의 심장이
처음 느껴보는 이질적인 감정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키레이황자의 두눈은 무척이나 혼란스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다리가 꼬인 나머지 자신마저 뒤로 넘어가고 난 이후
자신의 입술에 맞닿아진 그의 입술을 느꼈을 때 갑작스레 심장이 제멋대로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급박하고 까다로운 춤을 추었을 때도 미동조차 하지 않던 심장이....
유이의 입술이 맞닿음과 동시에 급격하게 뛰기 시작한 것이었다.
녀석의 보라빛 눈동자가 한껏 흔들리며 자신과 눈을 마주쳤을 때 한순간 맞닿은 입술을 떼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날카로운 말에 그의 입술이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아쉬워 하던 자신을 깨닫은 키레이는
속으로 작게 경악성을 내질렀다.
어째서.......내가!?
그의 입술을 통해 나는 향내가 무척이나 부드럽고 달콤하다고 생각했다....
다시금 입을 맞추고 천천히 그 안을 음미해 보고 싶을 만큼..!!!
......!!!!!!!!!!!!!!!!!!!!!!!!.............????
..............세이리어.........듀...유이.......!!!!!!
......차라리 없애버릴까!?........나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불러 일으키는 너를.....!!!
..........더 이상 이런 이상한 기분에 휘둘리지 않도록.......
차라리.......내 눈앞에서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는 내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어째서...........내눈앞에 다시 나타난거냐!!
...............어째서 넌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난거냔 말이다!!!!!!....
예전에는 신경도 안썼던 세이리어 듀 유이..
자신의 반려후보자라는 말에 코웃음만 치고 넘긴
학원의 모든 학생들이 인정한 한심하기가 이를데 없는 몰락귀족!
그래도 이름만은 명문이라서 이미 그 가세가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때 명성을 떨쳤던 그 공훈을
기리기 위해 명목상으로만 반려후보자에 오른
모든 것에 무기력하고 자신의 주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던 지극히 소심한 소년...!!!
그게 이제까지 키레이가 세이리어 듀 유이를 평가해 왔던 내용이었다.
그런데....그가 달라져서 그의 앞에 섰다.
전과는 달리 시건방진 모습으로 변한 그는
자신의 권한에 굴하지 않고 훨씬 도전적인 눈초리로 당당히 자신과 맞서려고 했다.
예전의 세이리어 듀 유이였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리고........마주칠 때마다 자신의 시선을 이끌었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그는 자신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었다........
나에게 이따위 이상한 감정이 들게 만든 세이리어 듀 유이.......
..전에 분명히 경고했다......더 이상 나와 마주칠 경우............나는 너를 어찌할지 모른다고...
그걸 잊고 먼저 나에게 다가선건 바로 너다..
.......기필코 나의 경고를 잊고 먼저 다가선 너의 그 어리석음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세이리어 듀 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