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파트너!! 최악의 상황!!
"자!! 그러면 구슬을 모두 다 뽑으신 참가자들은 각자의 문양과 똑같은 상대를 찾아
팀을 이뤄주시길 바랍니다!!!"
웅성웅성...!!
사람들은 꽤나 기대하는 눈치였다.
과연 누구와 누가 짝을 이룰 것인가!?
흠....세일린이 건넨 이 구슬의 문양과 똑같은걸 든 사람이라......
에헤헤헤...아무래도 예쁜 여자였으면 좋겠다.
지난번 일로 사이가 틀어지긴 했지만 아나이스황녀라면 더더욱 기쁠 것 같아~!! 히죽..!!
뭐........사내녀석과 출지도 모를 일이긴 했지만...아묻튼.........
엘리엇은 천천히 자신외의 참가자인 11명을 휘휘 둘러보았다.
.....참가자들이 점차 자신들의 짝을 이루어 갈 때 쯔음...
무대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명은..........키레이황자였고, 다른 한명은..........
.....뭐....뭐야!? 벌써 짝을 다 이룬거야!? 잠깐!!! 그럼 내 상대는!!!
내 상대는 어딨는 거야!!?
마지막에 남은 여자애 한명과 남자애 한명이 서로 팀을 이루면서 이로써
무대위에는 상대가 없는 두 사람만 정확히 남았다.
...........설마......설마.......!!!!
세일린 그 앙큼한 계집애가 나에게 내민것이.....설마.........설마!!!!!!!!!
뚜두두두둑......
목이 굳어져 돌아가는 엘리엇의 눈앞에 무심한 표정으로 도무지 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네가 내 상대인가?"
오!!!!! 맙소사!!!!!!!! 도둑의 아버지 파렐신이시여!!!! 어찌하여 저에게 이런 시련을 안겨 주시는 겁니까아아아!!!!!!
이 자식이 파트너라니!!!!!!!!!!! 이자식이!!!!!!!!!!!!!
차라리 세크레틴황자쪽이 훨배 낫잖아!!!!!
자신이 생각하고 싶지 않던 최악의 상대와 팀을 이루게 된 엘리엇의 얼굴에는 핏기가 싸악 사라졌다.
"......구슬의 문양 좀..."
전혀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딱딱히 굳어져 말하는 엘리엇을 바라보며 키레이는 피식하니 웃어보였다.
엘리엇은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슬의 문양을 확인했지만..........똑같다!!! 자신이 든 것과!!
사실 키레이도 내심 놀라는 중이었다.
어제 오늘 연이어 자신과 상대를 하게 된 눈앞의 이 붉은머리의 소년은 어제 있었던 검투대회 때와는 달리
또 다른 묘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서게 되었다.
못마땅한 기색이 얼굴위로 확연히 들어날 만큼 표정을 감추는 것도 엄청 미숙한 듯한 이 소년은 현재
자신이 내민 구슬을 받아들고 더욱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모습이 무척 건방지긴 했지만.........
........피식......!!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난스런 기색의 키레이의 눈가를 스쳐 지나갔다.
...그럼 세이리어 듀 유이..네 춤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디 한번 시험해 볼까?
원래는 대충하고 마무리 지으려던 그의 생각이 바뀌며 그의 입가에 방금과는 달리 차가운 냉소가 걸렸다.
"그럼 각팀의 대표선수들은 준비하시고 음악이 나오면 시작해 주십시오!!"
곧이어 밝고 경쾌한 음악이 울려퍼지면서 댄스가 시작되었다.
각자 상대를 이룬 팀들은 서로 마주서서 인사를 했다.
"물론 네가 여자역이다. 유이.."
뭐어!?
"...제기...!!아.... 아니, 잘.....알겠습니다........키레이저하!!! 뿌드득!!"
대뜸 자신에게 여자역을 하도록 지시하는 키레이가 무척이나 얄미운 엘리엇이었지만
힘없는 자의 비애였다.
탁...탁...탁!! 타타탁!! 탁탁!!! 탁!!!!
경쾌한 스탭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번 댄스대회의 우승팀은 누가 될까?-
-글쎄? 아무래도 세크레틴황자와 세이린양이 파트너가 된 팀이 이길 것 같은데?-
-.....와...그런데 키레이저하와 함께 춤을 추는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냐?-
-바보같기는!! 세이리어 듀 유이잖아!!-
-뭐!!! 정말!? 그런데 어떻게 저 녀석이 저기에 나갔지!? 춤못추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녀석으로 소문났잖아!!-
-낸들 아나.....아묻튼 키레이황자도 불쌍해. 어쩌다가 저 녀석이랑 팀을 이루게 되서...-
-....어? 가만! 저기 좀 봐!! 의외로 저 두사람 잘추는데?-
-뭐!? 어 정말!!!-
후후후후...사람들이 모두 우릴 쳐다보고 있군!
분명히 우리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거겠지!! 아아...세크레틴님!
이 세이린을 이리도 훌륭히 리드해 주시다니!
세이린의 눈이 황홀하게 빛나며 자신의 파트너인 세크레틴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키키댄스를 그럭저럭 추는 편에 속하는 세이린은 다행히도 부족한 점은 세크레틴황자가 적절히 리드해 주는 덕에
다른 팀들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으로 춤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분명 이번 대회의 우승팀은 우리가 될꺼야!! 오호호호호!!!!
웅성......웅성....!!!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 모아지며
관객석이 눈에 띄게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응? 무슨일이지!? 어째서 갑자기 사람들의 시선이...!?
세이린도 어느새 시선을 돌려 사람들의 술렁임의 원인인 듯한 두사람을 쳐다보았다.
.....키레이황자와 세이리어 듀 유이!!!!!!!!!??????...........
탁탁...타타탁!! 탁탁!!!.......타탁!!
섀액!!
빠른 엇박자와 경쾌한 스탭......그리고 파공음!?
섀액!!
이런 개자식!! 나를 완전 물먹이려고 작정했구나! 키레이황자!!!!!
현재 엘리엇은 키레이황자의 리드에 맞춰 고군분투를 하는 중이었다.
어떻게 추면 발아래에서 파공음이 들릴 수 있는 거냐!!!!!!
슈악!!!
팍!!!
타탁!!
"호오...! 제법 버티는군.."
입닥쳐!!!!! 이 빌어먹을 자식!!!!!!
"누구....덕분에...헉!!!!..."
빙그르르르르!!!!!!
이런!! 진짜로 개자식!!!!!!!!!!!!
엘리엇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키레이는 재빨리 엘리엇의 손을 잡고 한바퀴 돌렸다.
키키댄스가 저렇게 열렬하고 치열한 춤이었던가!?
...저것이야 말로 진정한 카이다의 키키댄스!!
아니 그 이상을 넘어선........무척이나.....투지가 불타오르는...........!!!!
오오!!! 하이테여신이시여!! 정말 감사하나이다!! 저 두사람을 이 대회에 내보내 주시다니!! 오오!!!
심사관에 앉은 심사위원들의 머릿속으로 동시에 울려퍼지는 말이었다.
어느새 주변에 댄스대회에 나온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추던 춤을 멈추고 그 두사람을 주시했다.
심지어 세크레틴황자와 세이린마저도..!!!
............저럴수가!!! 어떻게 저 얼간이 녀석이 저렇게 까지 출 수 있는거지!?...........
세이린이 경악으로 세이리어 듀 유이를 주시할 동안 세크레틴황자는 슬핏 가라앉은 눈으로 그들을 쳐다봤다.
......분명 내 앞에서는 춤을 무척이나 못 췄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보니 일부러 못추는 척 했던 거로군.
피식!!
그나저나 키레이... 너답지 않게 드물게 집중하는 모습이 아닌가?
.....아니...그 이상인가? 이거...재미있군....쿡...쿡쿡...!!!!
세크레틴이 갑자기 낮게 웃자 세이린이 놀란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럴수가!? 평소에 웃던 웃음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이야....! 정말로 즐거워 하는 듯한!?
.....어째서!?...........
세이린의 미간이 점차 일그러지면서 엘리엇을 못마땅한 눈길로 노려봤다.
설마 저 녀석 때문은 아니겠지..!?
의외로 저 두사람이 춤을 잘추자 조금 놀라서 터져나온 웃음일 수도 있어.
그래...그럴꺼야. 솔직히 나도 이렇게 놀랐는데 세크레틴님이야 어련하시겠어!?
흥!!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뿌드득..!! 감히 너따위가 나를 제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다니!!!
그러나 주변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눈초리로 쳐다보든 현재 춤을 추는
당사자인 엘리엇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신경쓰지 않은게 아니라 신경쓸 틈조차 없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빌어먹을 녀석이 전혀 숨돌릴 틈조차 주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었으므로...
...그건 이미 춤이 아니었다...아름다운 춤을 가장한 최악의 전투!!!
이 엿같은 자식이 평소 쌓였던 원한을 이제와서 분풀이 하려는건가!?
도대체 내가 이자식에게 뭘 그리 잘못했길래 현재 내가 이런 꼴을 당하고 있어야 하냐고!!!
"정말 제법이야. 유이.."
태연하게 말하면서도 숨이 찬 기색이 전혀 안보이는 괴물같은 체력의 소유자인 키레이황자를
엘리엇은 죽일듯한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헥...헥!!!
저 말에 대꾸해줄 틈도 없다!!!!
타타탁!! 탁탁!!! 타타타!! 타탁!!!
휘익~!!
빙그르르르르!!!!
은근슬쩍 리듬을 흐리며 자신의 발을 향해 내려뻗는 키레이의 긴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뒤로 물러서고 다시 스텝을 맞추려는 엘리엇의 노력은 과히
속으로 평생을 가도 못할 엄청난 욕들을 키레이황자에게 쏟아 부을 만큼 힘든 것이었다.
이런 젠장!! 춤을 추란말이다!!! 공격하지 말고!!!!
타타탁!!
섀애액!!!!!!!
타 탁!!!
빙그르르르!!!
자신의 몸을 한바퀴 돌리면서도 은근슬쩍 자신의 손목을 꺽는 듯한 키레이의 손을
재빨리 살짝 퉁겨냈다가 다시 맞잡고 자신을 공격해오는 그의 발들을 여러번 피하기를 여러번...!!
"후후...힘든가 보지?"
"크윽!!"
얄미운 자식!!!! 나도 이젠 못참아!!!!
쓰벌!! 네가 황태자면 다냐! 무식하게 체력만 넘쳐나면 다냐고!!?
나도 한성깔 있어!!!
네가 자꾸 이런식으로 나온단 말이지!!?
나라고 공격할 줄 모르냐!?
너도 어디한번 당해.............!!...어...어어엇!!!!????
엘리엇이 이를 갈며 키레이황자에게 보복을 하려던 부분이 하필이면 파트너끼리 서로 몸을 밀착시키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미 분노로 인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키레이 황자의 발을 공격하기 위해
무작정 내밀은 엘리엇의 다리가 한순간 스탭의 변화로 꼬이는가 싶더니...
"으...으앗!!??"
"큭! 이런..!!"
콰당탕탕탕!!!!!
....쪼옥............!!!!!!!!!!!!!!!!!!!!!!!
"!!!!!!!!!"
"......................."
......한순간 리코움안에 엄청난 적막감이 맴돌았다.
...쪼오옥....쪼옥?
엘리엇은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침착히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내가 키레이황자를 공격하기 위해 다리를 내밀었다가 스탭이 꼬여서 넘어졌지...
그런데 넘어질 때가 하필이면 파트너와 몸을 밀착시키는 부분이었었지....에....그래서.....
........에.....그래서...............나를 안고 함께 뒤로 넘어간 키레이황자가..............키레이황자가........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셈이지?"
"...!!!??"
맞닿은 입술이 움직이면서 차갑고 낮게 가라앉은 저음이 엘리엇의 머릿속으로 울려퍼졌다.
엘리엇은 현재 자신의 아래에 깔린 상대와 눈을 마주치자
등뒤에서 식은땀이 주루륵하고 흘러내리는게 느껴졌다.
........내가 지금.....무슨 짓을 한거냐면....그러니까.......
엘리엇이 경직된 상체를 서서히 일으키자 그 아래에 깔려 있던 키레이황자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뒤따라 몸을 일으켰다.
.....그러니까....나는.......
.........키레이황자에게 키스해버렸다!?
"......................."
.......................
..............
......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미쳤구나!!! 엘리엇!!!!!!!!!!!!!
이럴수가!!!!!!!!!!!!!! 이건 꿈이야!!! 맙소사!!!!!!!
.......세이리어 듀 유이가 함께 춤을 추던 파트너인 키레이황자를 덮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