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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겁한 내기 (10/67)

# 비겁한 내기

"유이님~~ 유이니이이이임~!!!"

우웅....로이떼...이번엔 또 무슨일이야? 

오늘은 수업이 있는 날도 아니잖아. 모처럼의 휴일을 맞아 방안에서 편히 쉬려고 하는데..!!

엘리엇을 다급하게 부르는 로이떼의 목소리에 이안도 잠을 깬건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네 시녀는 늘상 저러는가 보지? 나에게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말도마........로이떼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무서운 사람중에 하나니까."

엘리엇이 웅얼거리며 배게에 고개를 파묻고 이안에게 대답했다.

"아이참!! 혼자서 무슨 말을 그렇게 중얼거리세요!? 아직도 잠꼬대를 하시는거에요?

일어나 보세요!! 제가 엄청난 사실을 알아왔단 말이에요!!"

이안의 말이 들릴리가 없는 로이떼에게는 엘리엇이 당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으로 밖에는 안보였다.

엘리엇은 부스스한 머리를 일으키며 멍한 눈으로 로이떼를 바라봤다.

"....그래...이번엔 또 무슨 일인데?"

내키지 않는듯 잠이 덜깬 목소리로 엘리엇이 말하자 로이떼의 두눈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반짝거리며

빛나기 시작했다. 

"세상에~! 유이님!! 이제 곧 있으면 학원축제가 열린대요!!! 파로키학원의 축제인 '파로키안'이요!!!

맙소사!! 얼마나 멋질까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알고 준비하는 것 같은데 유이님과 저만

깜빡 모르고 있었지 뭐에요!! 나베가 가르쳐주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몰랐을지 몰라요..."

로이떼의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끝에는 조금 상심한 어투였다. 

그랬다. 

이미 다른 학생들조차 잘 아는 사실을 그들만 모르고 있었다는게 무엇을 뜻하는 건지 모를 

엘리엇이 아니었다. 

나 때문에 로이떼도 고생하는구나...

엘리엇은 괜히 미안한 마음에 로이떼를 바라볼 수 없었다. 

자신이 여기서 얌전히 지냈더라면 로이떼도 좀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곧 로이떼의 활발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엘리엇도 살짝 미소지었다.

"유이님!! 이번 축제때는 진짜로 멋진 유이님의 면모를 보여주자구요!! 분명히 하실 수 있을거에요!!

게다가 말을 들어보니 축제때 행해지는 여러가지 대회때문에 볼거리가 무척 풍성하대요!! 

넉넉잡아 약 한주 정도 열린다고 하니 우리 이때만큼은 신나게 즐겨봐요!!"

-...그것참...주인닮아 단순한건가? 아무튼 귀여운 아이로구나.-

"....응....로이떼. 꼭 그러자..."

주말의 휴일이 끝나고 다시 교실에 나온 엘리엇은 주변의 웅성거림에 의아해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닌게 아니라 다음주부터 열릴 파로키안에 대한 이야기로 교실분위기는 한껏 들떠있었다.

몇사람만 제외하고...

"칼리안. 다음주부터 파로키안이 열린다는거 알고 있었어?"

엘리엇의 물음에 칼리안이 몇주부터 어딘지 퀭해진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심상치 않은 칼리안의 모습에 엘리엇은 고개를 갸웃했다.

순간적으로 칼리안의 입안에서 흐흐흐라는 왠지 광기어린 웃음이 흘러나오면서 칼리안의 쾡한

두 눈가가 번뜩였다.

...흠칫.....!!!

이 녀석 며칠전부터 식사를 마치자마자 어디론가 바쁘게 사라지더니....설마 파로키안과 관련된건가?

"...그래.....잘 알고 있었어. 파로키안. 모를리가 없잖아? 두고봐 유이.

이번에는 기필코! 황제폐하께서 하사 해주시는 문제의 서를 받아내고야 말테니까...!!"

두눈이 열기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칼리안을 보며 엘리엇은 옆에서 멋쩍게 웃으며 물었다.

"저말야 칼리안...그런데 그 문제의 서라는게 뭔데?"

엘리엇의 물음에 칼리안의 고개가 확하니 돌아가더니 두눈이 충혈되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너 문제의 서도 모르는거야!? 내참.......아무리 편입했다고 하지만 어떻게 축제의 이벤트 중 그것도

모른다는거야? 잘들어. 문제의 서란... 우리의 담당과목 선생들이 모두 모여 각각 3가지씩 문제를 출제해.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그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하지. 그래서 가장 점수가 높은 자에게는 황제폐하께서

직접!! 학문의 공훈을 기려서 최고급질의 공책을 하나 하사하시지. 그것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다못해 촌구석으로 내려가더라도 말야!! 그런 대단한 것을 나는 항상 다른녀석들에게 빼앗겼단 말야.

그러니 이번에야 말로 문제의 서를 꼭 받고야 말겠어!!!"

....헤에........그럼 이제까지 식사가 끝나자마자 어디론가 쌩하니 사라진거랑 네 눈밑에 깔린

그 검은기미들은 모두 문제의 서인지 뭔지를 타기 위해 공부하느라 그렇게 된거였단 말이냐?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칼리안 녀석 대단하군....

나같으면 귀찮아서라도 그런건 못할텐데. 

"열심히 해봐. 네가 대회에 출전하면 나도 응원해 줄테니까."

"좋아! 그런데 유이 너는 이번 축제 때 어떤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야?"

엘리엇은 갑작스런 칼리안의 물음에 잠시 우물거렸다.

그거...꼭 참가해야 하는건가?

"파로키안 때는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하나 이상의 대회에는 꼭 참가해야 한다는 건 잘 알고 있겠지?

물론 학생공동개최대회는 물론이거니와..."

.....에에에엑!! 그런 법이 어딨어!? 난 그런말 단 한마디도 못들었다구!!!

"음........난 네가 무엇을 선택할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천천히 생각해봐. 

그렇게 부담가질 필요도 없으니까. 어차피 이건 말그대로 대회일 뿐이잖아? 

상받을 녀석은 상받는거고 못받는 녀석은 그냥 즐기는 거로 만족하는 정도지...다만 폐하께 인정을 받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만.........하하하!!"

.....칼리안 녀석 엄청 공부 열심히 했나보구나;; 저렇게 자신만만 한걸 보니....

그나저나 나는 정말 뭘하지? 전직 도둑이었던 내가 할줄 아는 것이라고는... 에이...관두자.

생각해봐야 골치만 아파. 축제기간 까지 이제 일주일인가?

"이봐 너!! 유이!!!"

두번째 수업을 마치고 잠이 들려는 찰나에 누군가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엘리엇을 불렀다.

고개를 들던 엘리엇은 자신을 부른 상대가 누군지 확인하자 인상을 찌뿌렸다.

"저게 지금 노이드를 보고 인상썼어!!"

"저 약골새끼가!!"

곁에 몰려다니는 패거리 아이들이 엘리엇을 향해 마구 윽박질렀다.

마침 칼리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난 뒤였다.

이녀석들은 이런때만 잘도 맞춰서 오는군... 아니...일부러 골라서 오는걸까?

주변의 아이들은 이런 자신의 난처한 상황이 재밌기라도 하다는 듯이 우루루 몰려 구경을 하고 있었다.

"잠시 너에게 할말이 있다!! 여기서는 못하겠고 따라 나와라!!"

노이드의 말에 엘리엇은 어찌할까 고민을 하다가 교실안에서 괜히 소란벌일 일도 없겠다 싶어 몸을 일으켰다.

그들을 따라간 곳은 학원앞의 수풀 근처였다.

전에 엘리엇이 내리자마자 토하기도 했던 바로 그곳이기도 했다.

꽤나 멀리도 나오셨군 그래... 그나저나 할얘기라는게 뭐야?

"일전에 네가 나에게 얼마나 무례했는가는 잘 알고 있겠지?"

노이드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엘리엇에게 소리치자 엘리엇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내쪽이 해야할 말이 아니었던가?

"이게 대답을 안해!!!"

"지금 우리말 무시하냐!?"

....쳇! 시끄러운 떨거지들 같으니...

"그만둬!"

노이드가 손을들어 패거리 아이들을 제지하자 녀석들은 눈치를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얼레? 얘가 왠일이지?

엘리엇은 의아한 눈초리로 노이드를 쳐다보았다. 

"우리 암실수련관에서 내기를 하자!!"

순간 곁에 있던 패거리 녀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니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는 노이드를 향해 말했다.

"노이드 정말이야!? 암실수련관에서 내기를 하자니!"

"거긴 예전에 폐쇄당한 곳이잖아!! 무척 위험한 곳이라고...!!"

"잘못하면 죽을지도 몰라!"

그러나 노이드는 패거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할꺼냐? 유이!? 만약 네가 이 내기를 거절한다면 너는 천하에 둘도 없는 겁쟁이가 되는거다!!"

노이드의 의기양양한 표정에 엘리엇은 기가 막혔다.

암실수련관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겠다.

"거절하겠습니다."

"뭐...뭐야!?"

솔직히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말처럼 약골이라고 소문이 난 엘리엇에게 그런 내기를 하자고 제의해 오는것은 무엇이며

그 알 수 없는 자신감은 또 뭐란 말인가?

괜한 호승심에 저 내기에 덜컥 승낙해 버렸다가 자칫 잘못하면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일을 당하고 싶진 않았다.

천하에 둘도 없는 겁쟁이가 되는거라고?

그딴거 내가 알게 뭐람. 

겁쟁이든 뭐든 상관없으니 빨리 꺼지라구들. 잠 좀 자게..

"흥! 그럼 이건 어때? 너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너는 이 내기를 받아들여야 해!!

네가 나와 대결해서 그곳에서 무사히 나오게 되면 네가 지난번에 했던 그 추행사건에서 결백했다고

믿어주겠다!! 만일 네가 거기에서 무사히 나오지 못한다면 아마도 하이테여신이 너에게 천벌을 내리는 걸테니까!"

.........띠이이이이잉!!!!!!!..........

...허허...허.........어이가 없도다.......!! 저런 말도 안돼는 억지라니...!

네 녀석이 무슨 신이라도 된다는 거냐? 지금...?

나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과의 내기를 받아들이라니....!! 내참 어이가 없어서...

그 일의 당사자는 따로 있는데 노이드 네녀석이 무슨 재주로 나의 결백을 인정해 주겠다는거냐?

아니....네녀석만 인정해서 이게 될일이냐?

게다가 나는 정의의 하이테여신이 아닌 도둑의 수호자 파렐신을 믿는다고.

게다가 노이드 네녀석은 암만 봐도 하이테여신의 이름을 들먹거릴 수 있는 녀석으론 안보이는데? 

"마찬가지로 거절하겠습니다."

엘리엇은 더는 들을것도 없이 뒤를 돌아서려는 순간 뒤에서 씨근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노이드의 외침이 들렸다.

"네가 이대로 피하면 우리가 너를 가만 둘 것 같아!? 아하! 그래! 

네녀석의 그 천박한 시녀가 괴로운꼴 당하는게 보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보시지!"

.....우뚝..!!!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엘리엇의 눈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녀석들조차 그런 엘리엇의 사나운 눈빛에 기가 질린 듯 하더니 이내 입가에 삐뚜름한

미소를 매달기 시작했다.

"왜? 네 시녀얘기가 나오니 신경쓰이나? 하긴! 네 녀석에겐 그 시녀조차 없으면 아예 널 보살펴줄

하인은 단 한명도 없을 것 아니더냐!? 흥!! 다 몰락해가는 마당에 용케 시녀 한명을 이끌고 다시 

들어왔는데말야!! 하하하하하!!!"

킬킬킬킬...!!!!!!!

키득...키득..!!!

주변에 녀석들의 기분나쁜 비웃음이 울려 퍼지면서 엘리엇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다.

"...그녀에게 손을 대면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엘리엇이 이를 사려물고 말하자 녀석들은 더욱 큰 소리로 웃어제꼈다.

"킥킥킥!! 네 녀석이 가만두지 않으면? 우릴 어쩔껀데? 네 그 비리비리한 몸으로 우리에게 

덤비겠다고!? 흥! 건방진 녀석!!"

.......저런 인간들이 귀족씩이나 되어먹었으니 앞으로 이 나라꼴 돌아가는 사정도 훤하군....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살만한 것 같지만...

엘리엇은 자칭 고위귀족의 자제라는 녀석들이 시장잡배들 수준으로 노는 걸 보니 한심하다 못해 안타까웠다.

"...좋습니다. 그 내기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만 제 시녀는 건드리지 말아 주십시오. 

그게 조건입니다. 다른건 필요없습니다. 적어도 양심이 있으시다면 약속은 지켜 주시겠지요?" 

엘리엇은 또 괜한일에 빠져든건 아닌가 싶으면서도 이미 꺼낸 말을 번복할 생각은 없었다.

암실수련관....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아무튼 해보는거다.

노이드 저 빌어먹을 놈도 함께 한다고 했으니...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기회도 될 것 같고...

"조...좋다!! 그럼 오늘 밤 9시에 이곳으로 다시 나와라!! 오늘밤 당장 승부를 가리자!!"

.....하아?... 오늘 당장이라고?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는 자신과 오늘 당장 내기를 하자니...이건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곧바로 시작해서 물먹이려는 속셈이 틀림없었다.

하지만.......시간을 두나 안두나 어차피 마찬가지일것 같으니..... 

"....좋습니다. 그럼 저녁에 보지요."

....오늘은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물려준 비기들을 사용해야 할 것 같군...

한편 노이드 패거리는 울상인채로 노이드에게 말했다.

"이봐! 노이드...너 정말 암실수련관에서 저 녀석과 대결할 생각이야?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는 너도 잘 알잖아! 그곳은 무척 강한 녀석들이 아니고는 절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라고!

여차하면 그녀석은 물론이고 너까지 죽게 되!!"

도이바가 걱정스레 말하자 노이드는 입가에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누가 진짜 그 녀석과 들어가서 내기라도 한다고 했어? 

그 암실수련관으로 들어가는 것은 녀석하나 뿐이야. 그뒤에는 볼것도 없지....

게다가 녀석은 암실수련관 폐쇄라는 학원의 규칙을 어기고 그 안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녀석을 동정할 사람은 없어. 만일 그녀석이 운이 좋아 살아 나온다고 해도 우린 모른척 하면 그만이야.

어차피 규칙을 어긴건 녀석 하나 뿐이니까."

노이드의 음산하게 빛내는 눈을 보며 그 옆에 있던 케타로는 히죽거리며 말했다.

"오호라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그나저나 그 녀석도 참 불쌍한데? 자신이 오늘밤 죽을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하고 돌아간걸 보니말야..!!"

곁에있던 오일리가 조금은 누그러진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도 죽이는 것 까진 너무한게 아닐까?"

"무슨 소리야 오일리!! 그 녀석은 우리들에게 겁도없이 대들었다고!! 그딴 녀석 어차피 죽어봤자 

슬퍼해줄 사람도 없거니와 이미 망해가는 몰락귀족가니 딱히 손을 쓰지도 못해!!"

케타로가 날카롭게 으르렁 거렸다.

"....모두 진정해. 어찌되었든 그녀석은 오늘밤에 죽어. 그건 분명해..

그 약골녀석이 그곳에서 살아나올 리는 절대 불가능 하니까.."

노이드가 마지막에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히 그런 약골주제에 나에게 대든 벌이다...유이!! 

처음엔 예쁘장하게 생겨서 말도 고분고분 잘듣고 해서 봐주려고 했지만....

힘도 없는 몰락가문의 후계자인 주제에 이 노이드님께 너무 건방지게 굴었어 너는....킥....키키키킥.......!!!!!

한편 저녁 무렵 수업을 모두 마치고 방으로 들어온 엘리엇은 피곤함에 몸이 퍼지는 것을 느끼며

침대에 드러누웠다.

"....으으....젠장..힘들어. 귀족들이 배우는걸 내가 알아봤자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젠장할..."

-너도 그들과 같은 귀족이면서 뭐가 그렇게 불만인거냐?-

조용해서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이안이 말을 걸어오자 엘리엇은 당황한 표정으로 떨떠름하게 말했다.

"하...하하.....물론 그렇기야 하지...."

엘리엇의 뭔가 미심쩍은 말투에 이안은 조금의 의아함을 느꼈지만 별말 하진 않았다.

"그나저나 이안... 혹시 파로키학원의 암실수련관이라고 들어봤어?"

-암실수련관? 그건 갑자기 왜 묻지?-

"...에? 뭔가 알고 있는거야? 그렇다면 가르쳐줘. 나 사실은 어떤 멍청한 녀석들과의 내기 때문에 오늘밤

그곳으로 가야하게 되었으니까 말야."

엘리엇이 약간 기분나쁜 투로 말했지만 이안쪽은 털을 곤두세우며 말했다.

-이 멍청아!!! 너 지금 거기가 어디라고 가겠다는거야!? 내기라고? 기가막히는군!!

네 생명을 제대로 유지하고 싶다면 당장 내기고 나발이고 취소해! 이 학원의 암실수련관은 

제국내의 특기사 중급수련관 못지 않게 지독하고 악랄하단 말이다!! 내 듣기로는 분명히 그곳은

얼마전에 폐쇄되었다고 들었는데? 아묻튼 포기해. 어느 미친녀석이 너에게 그런 내기를 제안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생각으로는 그쪽도 포기할껄?-

"...그...그렇게나 무서운 곳이야?"

-평소 체력을 단련하던 놈들은 그럭저럭 죽지 않을 정도는 되지...하지만 너희같은 학생들은 어림도 없어.

게다가 네녀석은 귀족의 자제로써 이제껏 그런 경험따윈 고작해야 검 몇번 휘두르던 정도겠지.

네 몸을 보면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그곳에서 3발작만 내딛으면 비명횡사하고 말거다.-

조금의 배려도 없는 무척이나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이안의 지적에 엘리엇은 미간을 찌뿌렸다.

이안은 아무래도 나의 본래 정체를 모르니까 저렇게 말하는 것일테지만....아무리 나라도 정말

이안의 말대로 무척이나 위험한 곳이라면....

....젠장!! 그 빌어먹을 노이드패거리 자식들!!!!! 이 학원을 나가기 전에 꼭 한번 녀석들에게 

엿먹여 주고야 말테다!!

"하는수 없지... 간만에 안쓰던 장비들이나 사용하는 수밖에..."

엘리엇은 한숨을 퍽퍽 내쉬며 예전에 학원으로 들어오기 전에 자신이 따로 챙겨둔 후줄근한 가방을 하나 찾았다.

가방속에는 뒷골목에서 그가 사용하던 그의 장사밑천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학원내에서 이것들을 쓰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지......휴우....."

한숨을 내쉬는 엘리엇의 표정이 못내 씁쓸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유품으로 물려준 쌍검을 비롯한 마법아이템 무한주머니... 그외 로프와 갈고리..

-뭐야 너!? 정말로 그곳에 갈참이냐? 어리석은 짓이다!! 분명 네 목숨만 잃게 될거라고.-

이안이 곁에서 만류했지만 엘리엇은 묵묵히 도구들을 챙길 뿐이었다.

-.....흐음....이 고집센 녀석. 그나저나 네가 들고 있는 그것은 마법아이템 같은데?-

"맞아.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물품중 하나지. 무한주머니라고..아묻튼 이안엔 못들어갈 물건이 없어."

-...뭐야? 무한주머니? 어떻게 네녀석이 그런걸 가지고 있지? 그저 할일없는 귀족자제인줄 알았더니

꽤나 신기한 것을 가지고 있구나. 게다가 쌍검이라니...!?-

엘리엇은 궁금한 듯 물어오는 이안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말했다.

"나중에 때가 되면 가르쳐 주겠어. 아무튼 현재는 그 암실수련관인가 뭔가가 훨씬 시급하니까.

이것들은 만일을 대비해서 가져가는 거고.." 

-..이상한 녀석. 그나저나 술어들은 잘 외워두고 있는거지? 혹시 모르니까 네 목숨이 아주 위태로우면

그냥 술법을 사용하도록 해. 네녀석은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그래도 꽤나 재능이 있어.

지금의 유이 네 실력이라면 그곳에서 힘겹게 목숨을 부지할 정도는 될거다...죽지마. 

네가 죽으면 이 거래의 의미가 없어지니까. 너같은 녀석 찾기도 힘들고...

.....아묻튼 잘해봐. 영 못하겠으면 나를 불러. 좀 곤란하긴 하지만 너를 데리고 나올 정도는 되니...-

엘리엇은 툴툴거리면서도 자신을 걱정해주는 듯한 이안을 보며 작게 미소지었다.

물론 거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묻튼 그래도 이안은 자신을 걱정해 주고 있다.

"물론...! 앞으로 전설의 대도가 될 내가 이깟 학원의 암실수련관 정도를 격파하지 못한다면 말이 안되지!"

-넌 가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곤 한다니까. 여기서 갑자기 대도가 왜 튀어나오냐?-

하하하...하...... 너무 투지가 타올라서 그만....미래의 내꿈을 말하고 말았네;;

뭐...어찌됬든 기다려라. 노이드패거리들!!

네녀석들의 그 빌어먹게 못난 면상들을 짜부러뜨려 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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