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사회여! 내가 간다!!
"그런데...기훈이 형."
"왜?"
"포상휴가는 어떻게 된거야? 장교한테 받았다면서? 형 간첩 잡았어?"
"그럴리가 있냐?"
"아니. 그런데 왜 포상 휴가야. 뭐, 포상 받을 짓 했어?!"
"나도 이 휴가를 왜 받은 건지 자세한 사항은 모르니까, 이 놈 깨워서 물어 봐라."
"나는 호기심에 목숨을 걸정도는 안 돼."
목숨이라니...오버가 심하구나 정욱아.
이 놈 좀 깨워서 뭐 좀 물어보는데 목숨을 운운하는 정욱이 놈의 오버에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고 내 허리를 안고 있는 이 놈의 팔을 확 풀어서
'짝' 하고 때려주고 획 하고 돌아 누웠다. 그렇게 돌아 눕자마자 또 뻗어 온 팔이 나를
감싸 안고 지 품을 끌어 당긴다.
이 곰탱이 같은 놈은 왜 매번 나를 잠잘 때 안는 인형처럼 끌어다 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옆에 놈이라면 반대 쪽에도 있을 텐데 잠을 자면서도 용케 내 쪽을 알아본다.
"형. 방금 비웃었지?"
"오버가 심하잖아."
"오버 아닌데? 태원이 형이 무서운지 모르는 인간은 형밖에 없을거야."
"....태원이가 무섭다고?! 니가 정신이 나갔구나."
이 곰탱이가 무섭다니. 무서울 사람 한 번 많다.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하반신을 달고 있다는 것만 빼면 나름대로 키워볼만한 곰탱이다.
편리하기도 하고 유능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가끔 애교도 부릴 줄 알고.....
"형은 안 무서워? 가끔 형 앞에서도 다른 사람들 한테 하는 거 봤잖아."
"뭐, 낯가림을 해서 무뚝뚝하게 말할 수도 있는거지."
"말하는 거 밖에 못 봤어?"
"그럼 뭘 또 봐야 되냐?! 쓸 때 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잠이나 자."
"형. 진짜 모르는거야?! 으휴...답답해. 그러니까...."
"쓸 때 없는 소리 하지말고 자라잖아."
...그래!! ....어라?!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으유....이 놈의 곰탱이가 깼구나....어쩐지 팔에 힘이 좀 들어갔다고 했어.
태원이의 말 탓인지 정욱이 놈이 켁켁 거리다가 '두두두' 뛰어서 제 자리에 가버린다.
"깻어?"
"응!"
"그러면 다시 자!"
"응....근데...자기 전에 굿나잇 키스 같은 거 없어?"
"없어."
"칫, 힘들게 휴가까지 얻어 왔는데."
"힘들게?"
나의 말에 그래도 양심은 찔리는 지 입을 다문다.
분명히 사복을 보겠다는 헛생각이 90%를 차지했겠지만 그래도 나 생각한다고
휴가까지 받아 온 녀석인데 너무했나...해서 몸을 뒤틀어서 녀석의 품에서 돌아 누웠다.
그리고 손을 꺼내서 머리를 쓸어 주었다.
"으유...내 곰탱이~ 잘했어. 착하다."
"응. 에헤헤...기훈아~!"
"응?"
"밖에 나가면 씻을 수 있는 실내가 널려 있는데...."
....이게 또 얻어 맞을 소리를 하는구나.....
어제 그렇게 해서 나를 훈련도 못받게 만들어 놓고, 뭐?!
내가 노려보는 것이 느껴지는 건지 슬쩍 움츠려드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게 대체 뭐가 무섭다고 정욱이 놈이 오버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
이런 와중에도 포기는 못하겠는지 나를 안은 팔을 천천히 더듬어 내려가며 말한다.
"안 될까나?"
슬금 슬금 엉덩이로 내린 손으로 내 엉덩이를 떡주무르듯이 주무르기 시작하는 녀석의
손길에 나는 내 엉덩이를 잡고 있는 손을 때려주었다.
감히 주인님에게 슬금 슬금 기어오르는게 교육을 다시 시켜야 되겠구만...
"어제 그렇게나 해놓고 또?!"
"에헤헤...지난 과거는 잊고."
"기절해 있던 나를 또 안아 놓고....?"
"네 체력이 문제였어. 좀 더 성인의 체력을 가져줬으면..."
"나는 정상이야. 네 놈이 지나치게 튼튼한거라고!"
어디서 나를 약골 취급하고 난리인거야?! 내가 어디가 어때서?!
괜히 골이 올라서 아직도 떠나지 않고 있는 녀석의 팔을 한번 더 때리고 돌아 누웠다.
그러자 녀석이 5살박이 아이처럼 나를 보채기 시작한다.
"한번만!!"
"싫어."
"진짜 부드럽게 할게."
".....그래도 싫어."
"처음으로 같이 사회에서 만나게 됬는데...."
"그런 말에 안 넘어 가."
나의 단호한 말에 녀석이 시무룩해진건지 반응이 없는가 했다.
꽤나 기대했던 모양인데....너무했나? 싶어서 뭐라고 말을 걸까...생각하는데..
커다란 손 하나가 옷 안으로 파고든다.
"손 빼라."
"에헤헤...맛만 보면 안될려나?"
"뭘 맛을 보겠다는거야?! 손 빼."
"그래도.... 사귀는 사인데...너는 이런거 하는 게 싫은거야?"
윽, 저런 식으로 정콕을 찔러 오면 곤란하다.
솔직히 말해서 싫지는 않지만 몸에 많은 부담이 가고, 너무 고단해진다.
그것만 아니라면 진짜 그 쾌락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그렇다고 좋다고 말하면 시도 때도 없이 덮치려 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곤란하다.
결국 나는 명안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아...난 너무 너그러운 것 같아.
"한 번만이야."
"응!!"
"부드럽게 한다고 했어."
"알았어!"
"알았으면 이제 손 빼고 자."
나의 말에 얼른 손을 빼고, 나를 꼬옥 껴안은 채 잠을 자려고 숨을 고른다.
이 웬수같은 곰탱이의 온기를 느끼며 나도 눈을 감았다.
이제 내일이면 사회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가는 것이다!!!
으하하하하하...사회여~! 기다려라. 내가 간다!
즐거운 일이 가득한 장소를 그리며 나는 눈을 감고 기분 좋은 숨소리를 느끼며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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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나오니까...그다지 갈 곳이 없다."
나는 이 말을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 그럼 우리 집에 갈래?"
나는 이 말에 호기심이 동해도 절대로 거절을 했어야 했다.
"그럴까?!"
나는 이 말을 재빨리 철회했어야 했다....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