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승급심사를 위하여.
"좀 더 움직여."
"이 이상은 무리야... 더 이상은...헉...헉..."
"네가 해달라고 조르고 졸라서 하고 있는거잖아. 그럼 똑바로
해야지. 허리를 좀 더 움직여."
"하악... 젠장...힘들어..."
"힘내! 이번에도 떨어질 수는 없잖아?!"
젠장.....빌어먹을 승급심사!!!!
한달 전에 있었던 승급심사 때. 그 전날 태원이 놈과 무리하는 바람에
허리가 아파서 품세가 나오지 않고, 덕분에 특훈을 하고도 심사에 떨어져버렸다.
단증이 안 나왔다는 이유로 계속 전투체육시간에 몸을 굴려야 했고, 승급심사
바로 전날인 오늘 태원이에게 졸라서 자세를 똑바로 배우는 것까지는 좋은데...
독한 새끼. 엄청나게 나를 굴려 먹는다.
편지를 핑계로 일주일을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고 버틴게 문제인가보다.
"똑바로 안 할꺼야?! 운동에도 허리가 중요하다고. 배에도 힘이 꽉 주고. 그래.."
"...쉬고 싶어."
"그래서 합격하겠어?! 똑바로 팔을 뻗어."
"...치...사한 놈..."
...일부로 그러는게 다 보이는구만...!!
이대로 계속 하다가는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다.
저야 어릴 때부터 단련이 되서 무쇠같은 허리를 가지고 여기저기다
돌려댄다고 해도 나는 아주 평범한 허리에 요즘 자주 충격을 받아서
약해져 있는데 힘이 안 들리가 있는가?!
아무래도 일주일 후에는 승급 심사를 핑계로 또 일주일간 손도 못대게
한 것이 원인인 것 같아 보인다. 태원이 놈의 횡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굴리자고 결심을 하고 손을 멈췄다.
나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리는 녀석을 보며 씨익 웃었다.
이 놈은 어째 연애라는 것을 잘 모른다.
내가 첫사랑이라고 중얼대는 것도 들었다.
훗, 나는 모든 사람들이 정평할 정도로 둔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약점을 잡은 존재에 한해서는 둔감하지 않다.
공식을 모르는 문제는 못 풀어도, 공식을 아는 문제는 어떻게 응용해서든
풀어낼 자신이 있는 인간이라 이거다...
"태원아... 나 힘든데...하아..하아..."
"윽! 그래도...똑 바로.."
"운동에도 허리가 중요하긴 하지만...이렇게 막 다루다가...
나중에 너랑 그거 할 때, 힘들어서 못하면 어떻게 해?!"
"그...그거?!....흐...흠...단련되면 괜찮아져."
"흥! 넌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냐?! 척하면 척하고 알아야지."
"쉬고 싶어서?!"
...확실히 그게 본론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그렇다고 하면 다시
그 막노동과 같은 허리 운동이 나를 기다리겠지?!
나는 그정도로 머저리는 아니다.
"나를 그렇게밖에 안 본거야?! 너무해. 그리고...내가 좀 쉬면 어때?!
넌 내가 아파서 끙끙대는 꼴을 봐야 겠다는거야?!"
"에엑...?! 하지만 네가 가르쳐 달라고 한거잖아?!"
"사실 너랑 둘이서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건데...그것도 모르냐?!"
"..........."
얼굴이 풀렸다. 이걸로 게임 오버다.
녀석은 알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나를 끌어 안는다.
이것으로 쉴 수 있겠군...하고 한숨을 쉬며 그의 품에서 떨어져서 주저 앉았다.
숨을 돌리고 있으려니 태원이 놈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물까지 떠다준다.
고맙게 받아 마시고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서 확 하고 뒤로 누워버렸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던 태원이 놈이 내 위로 스물 스물 올라온다.
무거워...게다가 뭘 하려고 올라오고 있는거냐?! 너...
"키스해도 돼?"
".......응."
안 된다고 해봐야 할 것 같은 분위기구만. 그냥 입술하나 내 주고 몸을 쉬게 하련다.
온 몸에 힘을 다 빼고 누워 있으려니 내 입술 위로 녀석의 입술이 겹쳐진다.
처음에는 언제나 내가 놀라지 않도록 베이비키스로...그리고 아주 사람을 잡을
작정을 하고 하는 듯한 짙은 딥키스를 한다.
수...숨이 안 쉬어져...!!
"으음..."
목에서부터 나는 달콤한 소리와 함께, 혀와 혀가 엉기고 서로의 타액이 뒤섞인다.
곧 그의 입술이 떨어져나가고 공기 부족으로 힘들었던 나의 폐에게 발리 공기를
공급해 주었다. 키스는 능숙한데 조절을 할 줄 모른다.
"계속 해도 돼?"
"해."
"자리 옮길까?!"
"자리는 왜 옮겨?"
"네가 다칠까 봐. ....여기서는 좀 그렇잖아? 바닥도 딱딱하고
윤활제도 챙겨 온게 없는데."
키스만 하면 되지 여기에 윤활제가 왜 필요하냐?! 아하하. 설마?!
여차하면 빠져나가자는 생각에 살짝 상체를 일으켰다.
"하...하려고?!"
"2주나 참았잖아. 이번에는 계속 해도 된다며?"
"난 키스말이었는데..."
"아무튼 못 참아."
나의 말에 심통이 났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나 앉은 나를 다시 바닥에 눕힌다.
내 양쪽 어깨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나를 내려다 보는 녀석의 눈이 심상치 않다.
분명히 하면 기분은 좋다.
삽입 바로 이전까지는 정말로 황홀한데... 들어오고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처음에 야산에서 했을 때는 내려가서 알았지만 찢어져서 출혈을 일으켰고,
두번째에는 들어 온 순간 숨이 제대로 쉬어 지지 않아서 미칠 뻔 했다.
그리고 이번이 3번째....
게다가 이번에는 꽤나 오래 참다가 하는 것이라 더욱 더 걱정이 든다.
"...저기...내일이 승급시험이라고.."
"상관없어."
"난 상관있어."
"무리 안하게 해줄게."
"니가 넣는 것 나한테는 자체가 무리야. 그러니까, 참아."
눈을 똑바로 처다보고 말하자 녀석이 내 눈길을 피한다.
주인의 야단에 꼬리를 내리는 강아지 같다. 아니...잘 훈련 된 곰탱이인가?!
"언제 해줄건데?!"
"윽."
이번에는 꽤 예리하게 나오는군.
슬쩍 넘어가려고 했는데... 눈에 각오가 대단한게 쉽게 가실 것 같지는 않다.
군대가 단체생활이다보니까, 확실히 이 놈이랑 그런 걸 할만한 장소가 잘 없다.
두 번다 실외에서 그런 짓을 했는데...또 해야하다니...
하고나서 씻기도 뭐해서 찜찜하기까지 해서...더 싫다.
"알았어. 승급심사가 끝난 다음에 하자."
"정말?!"
"응! 대신 이번에는 실내에서 할거야! 절대로 안 나가. 춥고 뭣같아."
"....으음...알았어."
...쉽게 승낙은 했지만, 할만한 곳 확보하기도 힘들 것이다.
당분간은 또 조용해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자 입술에 또 다시 간지러운 키스가 닿아온다.
그래...참는다는데...이정도는 용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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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승급심사를 마치고, 기쁨에 젖었다.
이제는 전투 체육시간에 이 짓 안하고 축구를 할 수 있다!!
이건 정말로 즐거운 일이다. 스포츠 쪽은 자신있다...이거야!
실실 쪼개는 나를 보며, 태원이 놈이 약속 지켜. 라고 말하며 슥- 지나간다.
무슨 약속을 지키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