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157화 (157/157)

[데스퍼라도] 157. 최후의 결전

데스퍼라도(Desperado)

최후의 결전

그로부터 며칠 후 아도라의 본성으로부터 약 10 키로 미터 떨어진 아스페니아 대평원에는 엘르, 페론, 시스리아 천신 세 명과 그 주위에는 수많은 아도라의 전사들이 포진하고 있었고 대평원과 맞닿는 바위산맥 위에는 황금빛이 번쩍거리는 수백 마리의 골드 드래곤들이 나란히 정렬을 하고 앉아있었다. 고작 한 명의 빛의 전사와 10명 남짓한 사계전사들을 상대로 마치 대 전쟁이라도 벌리는 듯 오늘 이곳 아스페니아 평야에는 아도라의 모든 전사들이 다 나온 것 같았다. 바위 고지대에서 여러 원로 신(神)들의 호위를 받는 세 명의 천신들은 현재의 막강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불안한 표정들이었다.

"페론. 분명 이 평야를 통해서 온다고 그랬지."

"조금 전 정찰병 보고를 같이 받아놓고 내게 물어보긴..후후. 엘르 자네 너무 긴장하는 거 아니야?"

"긴장할 수밖에 없잖나. 오늘 이곳 아스페니아 평원에서 모든 결말이 나올텐데 말이야. 어쨌든 빨리 승부 짓고 이 소우주를 계속해서 통치했으면 좋겠군.."

그때 시스리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깐."

"왜 그래.."

"드디어 그들이 아스페니아 평원 초입지역으로 들어섰어."

그 순간 엘르와 페론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그나저나 지난번 작전한데로 일단 상급 멸성인들의 지상 공격과 골드 드래곤들의 공중 공격으로 일단 저들의 혼을 빼놓자고. 어차피 빛의 전사 리크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그저 별 볼일 없는 전사들이잖아."

"그러니까 그들부터 제거하자는 말이군."

"우리의 상대는 오로지 리크..나머지는 지금 떨어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때 시스리아가 한마디했다.

"그 조차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될까?"

"시스리아..초장부터 기를 죽이고 그래. 사기를 올려주지는 못할 망정.."

"리크 뿐만 아니라 그의 수하들 역시 상당한 전투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절대 간과하지 말라는 거야. 사실 베로소니프 영역에서 천인들을 물리친 자는 슬레이어라고 바로 흑신룡이라는 아주 무시무시한 괴물을 다룰 줄 아는 전사라고. 그리고 베른의 영역에서 천공전사들을 물리친 자는 마이클이라는 존재인데 그는 거인을 소환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고 블루 드래곤은 목유성이라는 자에 의해서 소환 된 백신룡들에게 제압 당했으니 실질적으로 리크의 수하들은 이곳 아도라의 상급전사들의 전투 능력에 비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백신룡은 이곳 세계의 영물이라 자주 들어보아서 잘 알지만 흑신룡은 아직 그 실체를 본적이 없어서.."

"후후. 흑신룡에 대해서 모르다니..도대체 조홀 우주에서 잠만 잤나."

"우리야 뭐 후방지역에서 놀고먹고 있었지.."

"난 다르 총사령관인 플랜시아님이 기거하는 중앙 작전실에 있었으므로 주로 전방에서 직접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할 수 있었지. 그러다가 조홀 우주의 최고 전사라 일컫는 전사가 불러낸 흑신룡들을 보았는데 정말 공포 그 자체였어."

"물론 그 최고의 전사가 리크의 아버지였겠군."

"응. 아무튼 잠시 후 벌어질 전투에서 절대로 리크의 수하들을 얕보아서는 안돼!"

"얕보고 안보고 간에  어차피 전면전을 해야 할 판이니 공격명령을 이쯤에서 내려야 할 것 같은데."

"하긴 달리 뾰족한 작전이 있을 수가 없겠지."

"자 그럼.."

잠시 후 엘르 천신이 두 손을 들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 아도라의 위대한 지상 전사들이여! 하늘의 제왕 골드 드래곤들이여..저 하위계 반란자들이 이곳 상위계 영역을 침범하려하니 저들의 오만함과 무모함을 깨닫게 하거라. 자 전원 공격하기 바란다!]]

엘르 천신의 명령이 떨어지자 순식간에 아스페니아의 대지가 진동했고 저 푸른 창공에는 거대한 골드 드래곤들이 그 육중한 몸을 허공에다 날렸다.

[쿵쿵쿵]

[크앙]

한편 대평원 초입지역 고지대에는 리크와 사계 전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긴장하는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였으니 한마디로 이들은 저 편에 몰려오는 엄청난 기도에 저마다 움찔거렸다.

물론 말 많은 마이클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젠장. 거의 신(神)급이라 불리는 상급 멸성인들이 한 둘이 아니 근 1000명이 넘게 이곳으로 몰려오다니 벌써부터 오금이 저리는데..더구나 하늘에는 골드 드래곤이 새까맣게 덮어버렸으니 도대체 저들을 상대로 제대로 전투조차 벌일 수 있는지 의문이군."

"자식! 싸워보지 않고도 겁을 먹다니."

목유성이 말하자 마이클이 다시 반격했다.

"아저씨는 저 들을 보고 싸울 맛이 나긴 나요? 젠장.."

[탁!]

"아 얏! 왜 때려요..그렇게 힘쓸 때 있으면 저들에게 화풀이를 하던지.."

"젠장이라니? 요놈이 아직도 어른한테 맘먹으려 하는군. 그나저나 자식 싸가지는 없지만 그래도 너와 같이 있었던 동안 그럭저럭 즐거웠다."

"그 동안 즐거웠다니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마치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그때였다. 슬레이어 역시 자기 옆에 있던 고룡 카라펠리오를 슬며시 바라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 봐 고집불통이 늙은 용. 우린 그 동안 제법 많이 다투었지만 그래도 그런 대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지."

"슬레이어..자넨 이런 순간에도 예쁘게 보이질 않다네. 하하하. 하지만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는다면 그땐 내 자네에게 좀더 친절할 수 있는데.."

"하하. 그럴 필요 없네 자넨 그 고약한 성질이 매력이니 그저 늙어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라고."

"그러자면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하겠지."

사계 전사들은 마치 마지막 이 될 것처럼 서로의 손을 잡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 같았다.

프리즘의 전사들 역시 서로를 바라보며 굳은 결의를 다짐했고 세아린과 케시어스 역시 두 손을 꼭 잡았다.

"세아린."

"케시어스."

그녀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서로 미소로서 화답할 뿐이었다. 리크 역시 사계 전사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숙연해졌는지 무심코 한숨을 내 쉬었다.

'결국 이들은 자발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군. 이번 전투만큼은 우리 쪽 피해도 예상될텐데..후. 정말 걱정되는군.'

리크는 내심 생각하다가 사계 전사들의 얼굴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진정 그들은 위대한 전사들이었다. 저 하위계를 대표해서 온 숭고한 영혼들이자 리크의 영원한 동지들인 것이다.  그때 갑자기 세아린과 케시어스가 리크에게 다가오더니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에 리크가 놀라자 세아린이 놀려대 듯 말했다.

"호호호. 뭐 성격이 바뀐 줄 알았더니 아직도 쑥맥이잖아? 아무튼 우리 세 사람 같이 한번 손 좀 잡아보자."

케시어스 역시 싱그러운 미소를 짓고 리크와 세아린의 손을 꽉 잡았다.

"리크..우린 영원한 친구 맞지.."

"갑..갑자기 너희들 왜 그래?"

"대답만 해줘.."

"뭐..좀 유별난 성격들이지만..친구로서 영원히 함께 하기에 충분하지..후후."

그때였다. 마이클이 버럭 성질을 내며 이쪽으로 다이빙하듯 다가와서 이들이 잡고 있는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이 잡것들이 나만 빼고 우의를 다지다니.."

"야 밀지마!"

"빌어먹을.."

"아무튼 우린 영원한 친구..."

그때 슬레이어가 이들에게 급히 다가오더니 외쳤다.

"리크. 적들이 평야 중간까지 왔는데..서둘러야겠어.."

"아..예. 일단 슬레이어 아저씨는 흑신룡들을 소환하시고 목유성 스승님은 백신룡들을 소환하시어 공중전을 대비하세요. 카라펠리오 아저씨 역시 좀 도와주시고..마이클은 에텔거인전사를 당장 불러내라고 프리즘의 전사들과 남은 사계 전사들은 전방으로 나서지 마시고 제 뒤에 계세요."

그때 마족 프리즘의 전사 골고트가 다소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리크..자네 뒤에 있으라니..우리도 엄연한 사계 전사란 말일세. 죽을 때 죽더라도 자존심만큼은 세워 주게.."

리아몬과 케이사르 그리고 세아린 케시어스 마저 리크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았다.

"리크! 여기까지 와서 뒤로 숨으라는 것은 너무나 모욕적이야."

"맞아. 우린 목숨이나 아끼려고 이곳에 온 게 아니야.."

그때 리크가 재빨리 이들의 말을 가로막고 나섰다.

"하하하. 전 절대로 여러분이 뒤에 숨어서 구경만 하라고 한 말이 아네요. 보시다시피 저 평원에 몰려오는 상급 멸성인들의 숫자를 좀 줄여놓고 그 뒤에 가서 마음껏 전투를 하십시오."

"숫자를 줄이다니.."

"자 시간이 없으니 좀 뒤로 물러나세요.."

사계 전사들은 리크 말대로 뒤로 수십 미터 물러났다. 그러자 리크가 큰소리로 외쳤다.

[[ 천공갑옷 제 2 단계 하르탄의 정령이여. 그대의 분노를 드러내어 저 오만한 자들을 소멸하거라!!]]

[지지지지직]

[쿠르르르]

아스페니아의 대평원 여기저기에서 그 틈이 쩍쩍 벌어졌다. 순식간에 대지가 갈라지고 용암마저 하늘 높이 분출하니 저 무서움을 모르고 달려드는 멸성인들을 제지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슬레이어의 흑신룡들과 목유성의 백신룡들이 허공에 나타나면서 엄청난 괴성과 함께 저 구름 떼처럼 몰려오는 골드드래곤에게 향해갔다. 졸지에 하늘과 땅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면서 엄청난 전면전이 벌어졌다. 마이클 마저 에텔거인전사를 불러내 저 대지의 용암에 갇힌 멸성인들을 마구 베어버렸다. 일단 기세가 가라앉은 멸성 지상군에게 나머지 사계 전사들이 뛰쳐나가 그들과 백병전을 벌었다.

[창]

[챙]

[아 악!]

[컥]

하늘이 울고 땅이 통곡을 하는 것만 같았다. 공중전에서는 12 마리의 백신룡들이 수백 마리의 골드 드래곤과 충돌하는 동시에 엄청난 피 비가 하늘에서 뿌려대었다. 아무리 백신룡들이 영물이라고는 하지만 골드드래곤 역시 만만치 않은 영물인지라 그 부상이 심해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백신룡이 보였다. 하지만 실로 무시무시한 9 마리의 흑신룡들이 가세하면서 공중전은 싸움이 아닌 사냥터로 변해버렸다. 용들을 먹고사는 흑신룡들이 골드 드래곤들을 닥치는 데로 물어뜯어 허기진 배우를 채우는 것이 아닌가? 실로 끔찍한 광경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다. 지상에서는 리크이 천공갑옷 2단계 하르탄의 정령과 마이클의 에텔거인전사의 활약에 힘입어 많은 멸성인들이 살육을 당하고 있었다. 프리즘의 전사들과 그 외 사계 전사들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멸성인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한편 바위산 정상에서 이를 지켜보던 3명의 천신들은 저마다 당혹 감을 감추지 못했다.

"저들이 그저 하위중간영역인 사계에서 올라온 전사라는 것을 믿을 수 없군.."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수천 명의 지상군들이 벌써 3분의 1로 줄어든 것 같군.."

"공중전 역시 골드 드래곤들이 전혀 맥을 못 추고 있어.."

"젠장..이러다가 전세가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는데..페론 자네와 내가 직접 나서서 지상군을 도와주어야겠어 그리고 시스리아는 공중을 맡아주고.."

순간 시스리아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나더러 흑신룡을 상대로 싸우라고?"

"젠장. 그럼 공중전은 포기하고 저기 우리와 같이 일단 저 지상군들을 도와주자.."

"그럼 지금 당장 서두루지.."

그 순간 이들은 '팟' 하고 사라짐과 동시에 이미 지옥의 혈투장이 되어버린 들판에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우선 페론 천신은 저편 프리즘의 전사들과 사계전사들을 향해 자신의 비전절기인 번개를 날렸다.

[파파파파팟]

[아악]

[욱]

[컥]

페론의 손에서 섬광이 터지면서 발사된 여러 번개는 케시어스의 가슴을 관통했고 골고트의 복부를 관통했다. 그들은 동시에 앞으로 쓰러졌다. 세아린은 케시어스가 가슴에 피를 뿜으며 고통을 호소하자 그녀를 앉고는 손바닥으로 지혈을 시켰다. 한편 엘르 천신은 저편 마이클이 불러낸 에텔거인전사를 향해 가볍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거대한 빛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창이 발사되어 거인전사의 머리에 정확히 꽂혔다. 그와 동시에 에텔거인전사를 조종하던 마이클이 역시 충격을 받은 듯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과연 천신들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들이 나서자마자 케시어스, 골고트. 마이클이 희생을 당했으니 말이다. 한편 리크는 3명의 천신들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사계전사들에게 공격을 해대니 이만저만 당황한 게 아니었다. 세 명의 천신들이 또다시 공격하려하자 그들 앞에 '팟' 하고 리크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 순간 3명의 천신들은 깜짝 놀랬는지 경계태세동작을 취했다.

"젠장.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되는군."

엘르가 리크를 보고 말하자 페론이 리크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후후. 바로 그대가 리크란 말이지.."

리크는 역시 3명의 천신들을 돌아가며 살펴보더니 피식 웃었다.

"이런..이제 보니 그 기류가 매우 낮 익은 것 같은데..가만있어보자..너희들은 다르 초전사 출신들이 아닌가?..아니 빛과 어둠의 전쟁에서 환생의 프리즘을 받고 지금쯤 대우주 어디에선가 있어야 할 존재들인데.."

"결국 눈치를 챘군.."

"하하. 이놈들 이제 보니 빛과 어둠의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도망친 탈영병들이군. 이제야 알 것 같군. 하긴 너희들 능력이면 이런 소우주에서 꽤난 힘 좀 발휘하겠지.."

그때였다. 저쪽 들판 한구석에서 세아린이 마구 소리치며 우는소리가 들렸다.

"흑흑! 리크! 케시어스가 숨을 안 쉬어..피..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순간 리크가 그쪽을 돌아다보았다.

세아린의 품에 안긴 케시어스는 이미 얼굴에 핏기가 없이 창백해져있었고 그녀 주변에는 가슴에서 흘러나온 피가 제법 많이 고여 있었다. 세아린은 아직도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고는 피를 멈추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미 케시어스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한편 공중전은 이미  끝이 나있었고 지상으로 내려온 목유성이 쓰러진 마이클을 보고는 그를 자신의 가슴에 앉았다. 잠시후 목유성의 절규하는 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마이클..마이클..이놈아 정신 차려.."

순간 리크의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3명의 천신들은 그런 리크의 표정을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아픈가? 후후. 괜한 참견으로 네놈의 동료들만 죽어가는군.."

엘르가 비아냥거리자 이번엔 또 다른 천신 페론이 말했다.

"리크. 그대는 애초부터 이 전쟁에 참가할 필요가 없었지. 도대체 이곳 우주에 개입해서 그대에게 득이 될게 뭐라도 있단 말이야? 아무튼 지금 그대에게 아주 중요한 제의를 하고 싶은데 이참에 우리와 이곳 소우주를 같이 통치하는 것이 어떤가?"

그때 리크의 입이 겨우 열렸다.

"그전에 케시어스와 마이클을 살려 놔! 그럼 봐줄지도 모르지.."

"뭐..뭐라고 봐준다고? 후후. 네 놈이 니 애비 천공갑옷을 입었다지만 우리 3명의 다르 초전사가 합세하면 이 승부는 당연히 네 패배란 말이다. 하하. 자기 분수도 모르는 놈이.."

그 순간 리크의 검은 천공갑옷이 변화를 일으켰다.

[스스스스]

연한 하늘색의 갑옷으로 변하더니 영롱한 빛이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3명의 천신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변해버린 리크이 갑옷을 보고는 자신들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냈다.

"뭐..뭐야? 지금 그 모습은.."

"난 아버지에게 어둠의 검과 천공갑옷만 물려받은 건 아니야..바로 라언 제왕의 권한도 물려받았지. 그렇다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바로 제왕의 힘도 물려받았다는 의미지"

계속

[데스퍼라도] 최종회 완결편!!!!

데스퍼라도(Desperado)

최후의 결전

리크의 손에는 어느새 보라 빛의 검이 형상화되어 쥐어 있었고 바로 허공으로 향해 올랐다. 그 순간 세 명의 천신들은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났다. 리크가 라언의 제왕이라니 기절초풍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천공갑옷의 무시무시한 능력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 라언 제왕이라는 사실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때 시스리아가 도저히 믿지 못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어떻게..네 놈이 라언 제왕이 될 수 있지?..네 아버지는 수많은 자식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중에서 줄리아탄 네놈이 그 후계자임은 알지만 라언 제왕은 아무나 될수 없는 절대적 위치인데.."

"남의 가족(家族)일을 네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래! 그리고 내가 아버지의 직계 후계자로서 라언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는데 왜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부정하는 거지. 뭐 보태준 것이라도 있어.,진짜 더럽게 생색내내.."

"아..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라언 제왕은 성군만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인데 지금 네 말투로 보아 그저 어둠의 전사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에 잇. 말하기도 귀찮군..자 빨리 끝내자.."

라언 제왕의 검은 일명 르페드니아의 검이라고도 한다. 은은한 보랏빛이 검 주위에서 빛나고 하단 손잡이는 상아 빛 제라튼 보석을 깎아 만든 것으로 어둠의 검과는 달리 그 흉폭한 살기가 느껴지지 않지만 저 우주(宇宙) 천상계의 힘을 모두 안고 있는 것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병기였다. 어쨌든 리크가 그 검을 가볍게 허공으로 치켜들자 세 명의 천신들은 몸이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서있었다. 과연 공격을 할 것인가 아니면 목숨을 구걸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고는 각자 전음을 주고받으며 추후 결정을 하기로 했다.

[엘..엘르..어..어떡하지..]

[젠장..설사 목숨을 구걸한들 살려주지도 않을 것 같은데..]

[하긴 우린 이미 저놈의 동료를 죽였잖아.]

[빌어먹을. 그렇다면 여기서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은데,,]

[동시에..]

[물론이지.]

[자 그럼.]

그때였다. 리크가 사악한 표정을 짓더니 피식 웃었다.

"하하하. 동시에 공격한다고? 너희들끼리 하는 전음 따위를 내 못 들었다고 생각하느냐? 그냥 대 놓고 의논들 하시지.."

"저..저놈이..안되겠다. 지금이다. 각자 최 상승의 절기로!!"

[슉]

[팟]

[착]

엘르 천신의 손에 거대한 빛의 창이 형성되면서 곧바로 리크에게 발사되었고 페론의 손에선 엄청난 번개가 섬광을 내며 손에서 떠났다. 마지막으로 시스리아의 몸에선 푸른빛이 폭사되니 마치 거대한 프래쉬가 터지는 듯 연속해서 섬광을 일으켰다.

[파파파파파]

[우르르르를]

[콰 광!]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고 그들이 있던 주변 반경지역이 빛으로 감싸였다. 빛이 너무 강렬해서 주변에 있던 전사들 모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세 명의 천신들이 합세하여 동시에 기술을 시전 하니 그 위력이 상상도 못할 정도의 힘을 낼 수밖에 없었으리. 이에 정작 걱정되는 것은 리크였다. 아무리 라언 제왕이라고는 하지만 바로 앞에서 세 명의 천신들에게 공격을 당했으니 상식적으로는 최소한 심각한 부상이라도 당했어야만 했다. 싸늘한 케시어스의 시신을 안고 있던 세아린이 비명을 질러되었다.

"리크!! 안 돼!"

피에 절어 붙은 나머지 사계 전사들 역시 다급하게 외쳤다.

"리크!"

"리크! 피해!"

그 순간 섬광이 터지며 폭발을 일으켰던 그 장소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아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고 표현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모든 현상이 마치 비디오 테이프를 거꾸로 돌리듯 세 명의 천신들이 시전 한 빛들이 리크의 르페드니아 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마치 주변 별무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일시에 모든 빛과 상대방의 무기마저 무섭게 빨아들였다.

"헉!"

"이건 뭐야?"

"우리가 발사한 섬광이나 빛들이 한순간에 저놈의 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어.."

순간 리크가 일침을 가했다.

"이 잡것들이 감히 네게 놈이라니..나는 위대한 전사의 아들 줄리아탄이다. 이쯤에서 너희들의 운행을 멈추겠다."

[툭]

[댕겅]

[싹!]

리크의 검이 허공을 가로지름과 동시에 세 개의 목이 바닥으로 나 뒹굴었다. 신기하게도 목과 분리된 세 개의 몸통은 쓰러지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잘려진 목 언저리에 피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 곳 소우주에서 권세와 권능을 가졌던 절대자의 말로 이렇게 처참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던 일이었다. 모든 것이 끝이었다. 아직까지 남아서 대항했던 멸성인들은 세 명의 천신들이 죽자 저마다 전의를 잃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허공에서 끝까지 발악하던 골드 드래곤조차 지상으로 내려앉고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리고 더 이상의 격전은 없었다. 최후의 결전은 이렇게 그 막을 내리는 듯 했다. 그때였다. 리크가 갑자기 허공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 아도라여 그대의 실체를 드러내거라!! ]]

리크의 말에 사계 전사들은 저마다 의외의 반응이었다.

"아도라라니?"

"또 뭐가 있단 말이야?"

"젠장. 이 지긋지긋한 전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단 말이야?"

잠시후 저 편 창공에서 엄청난 빛이 몰려오며 순간 아스페니아 대평야를 덮어버렸다. 그러자 리크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나와 대결하고 싶은가?"

잠시후 허공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빛의 전사이자 라언의 제왕이여! 난 그대와 대결할 생각이 없소. 이미 그대는 내 능력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오.]

"이런 젠장. 그렇다면 어찌 건방지게 목소리만으로 나를 대하려 하는가? 어서 너의 실체를 드러내라.."

그 순간 허공에는 금빛으로 수놓인 거대한 용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일반 골드 드래곤보다 수백 배 큰 거대한 모집을 가지고 있었으니 사계 전사들은 경악을 하였고 다른 멸성인들은 바닥에 엎드려 외쳤다.

[아도라!]

[아도라!]

그 순간 리크가 르페드니아 검을 대지에 꽂아버리자 거대한 결계의 둥근 막이 생기더니 용의 몸체를 감싸버렸다.

"지금부터 아도라라 외치는 멸성인들이 있다면 곧 죽음이다. 그러니 전부 입 닥치고 있어!"

리크의 말에 멸성인들은 더 이상 아도라를 외치지 않았다. 더구나 지금 아도라는 리크의 결계 구체안에 갇힌 상태가 아닌가?

"아도라 그대의 정체는 그랜드 골드 드래곤으로서 이 소우주의 수호전사 아닌가? 그런 임무를 가진 네가 어찌 다른 외부의 천신들을 도와서 창조주를 역행하고 많은 다른 종족들을 살육한 멸성인들을 방치 할 수 있었는가? 더구나 네 몸 안에는 전 창조주가 갇혀있으니 네 어찌 그 죄를 다 갚을 수 있겠는가?"

[솔직히 난 천신들과 거래를 한 셈이오. 창조주의 위치를 난 원했고 천신들은 이 소우주의 권세와 권능을 원했던 것이오. 그리고 이렇게 된 마당에 난 나의 죄 값을 스스로 소멸하는 방법으로 갚을 것이오. 자 잠시 후 내가 소멸하면 전 창조주가 오랜 의식의 잠에서 깨어날 것이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위대한 관념의 전사의 아들인 그대가 이곳 칠계로 넘어 올 때부터 라언 제왕이라는 사실은 미리 알고 있었고 어차피 이 싸움은 그대의 승리라 확신했소, 그리고 난 대항할 마음조차 가질 수 없었습니다. 일개 다르 초전사 출신의 천신들 역시 라언 제왕 앞에선 어린아이들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도 알았소. 내가 진정 궁금한 것은

그대 역시 아버지처럼 관념(觀念)의 전사의 위치에 올랐는가 하는 겁니다.]

의외의 질문을 받은 리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을 뿐 더 이상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도라의 소멸과 전 창조주의 소생으로 모든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진정 힘든 여정이었다. 저 휴론계에서 이곳 칠계까지의 대장정의 길에서 리크는 힘들고 지친 때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과정을 거쳐와야만 하였다. 다른 우주인은 또 다른 우주에 직접적으로 간섭을 하지 못하기에 환생을 거친 고단 삶을 살아오면서 이 칠계로 이루어진 소우주에 적응하려고 다양한 감정을 맛보아야만 했고 동화되어야만 하였다. 위대한 전사인 아버지가 경험했던 전철을

그 아들인 리크가 다시 밟고 올라온 셈이었다. 분명 리크는 이러한 과정에서 상상도 못할 만큼 강해졌다. 정신적으로도 많은 발전을 있었다. 가슴을 열 줄 알고 깊이 생각하는 법도 배웠다. 사랑과 배신, 질투, 폭력을 통해서 자신의 영혼을 담금질했으며 우정어린 동료와 존경스러운 스승들마저 얻었다. 리크는 자신만의 추종자들을 만들었고 위대한 전사로 되기 위한 발판을 보기 좋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휴론계 어느 작은 고장 아폴립스 숲에서..

"리크 여기가 네가 지내던 오두막집이니?"

"정말 신기하군 벌써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아직도 그대로 있네.."

"여기가 네가 늘 말하던 아폴립스의 숲이구나. 정말 아름답다."

리크는 잠시 침묵하더니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세아린 이제 꺼내지.."

세아린 역시 갑자기 슬픈 표정으로 안에서 두 개의 조그만 병을 꺼냈고 리크에게 건네주었다. 리크는 병의 마개를 열어 그 안에 있는 것을 저 허공에다 뿌렸다. 흰 가루가 바람에 타고 멀리 멀리 퍼져 나갔다.

"케시어스..너도 이 숲이 마음에 들 거야..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거라.."

그 순간 세아린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바보 같은 계집애..영원히 친구하자더니..흑흑.."

잠시후 리크는 또 다른 병의 마개를 열어 가루를 뿌렸다.

"마이클. 자식 지금도 네 놈의 투정부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릴 것만 같군..젠장..이젠 그 잔소리마저 정이 들었는가. 정말 그립군."

리크와 세아린은 저 멀리 사라지는 두 영혼의 흔적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좋아하겠지?"

"물론이지..우린 영원한 친구이니. 그들 역시 내가 자란 이 아폴립스 숲을 좋아 할거야.."

"그나저나 리크 진짜 이 칠계 우주(宇宙)를 떠날 거야?"

"가야지.."

황금 빛 석양이 아폴립스의 숲을 비추고 그 찬란했던 태양이 이젠 서편 산자락으로 사라지려 하였다. 고요함의 바다가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풍 역시 리크와 세아린의 코끝을 스치고 있었다. 더 이상의 소음도 없었다 오로지 적막 속에 잠긴 축복의 평화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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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퍼라도 완결을 고합니다!!!

더 이상 계속은 없습니다.

시원섭섭합니다.

데스퍼라도를 쓰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리크에게 미운 정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리크는 힘든 캐릭이라는 것을 고백합니다.

아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 이젠 해방이다!!!!흐흐흐흐.

오늘 술 한잔 때려야져..그래도 섭섭한 마음 금할 길

없는 심정이 드는 건 왜 일까?

지금까지 이런 졸작을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게

엎드려 절이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출판해주신

출판 관계자 분들께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제 3번째 소설을 보시려면 아래 카페로 찾아오시기를

아마 3월부터 연재 가능할 것이라는

백발검신/ 데스퍼라도 공식 카페 주소

cafe.daum.net/pinsoy

모든 분들 항상 행복하길 두 손 모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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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궁금하신분 리플 달아 주세요.

답변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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