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라도] 140. 프레아세톤
데스퍼라도(Desperado)
프레아세톤
그때 리크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목유성을 바라보았다. 목유성은 자신을 쳐다보는 리크가 무엇인가 할말이 있다 생각하고 먼저 말을 건넸다.
"리크. 내게 뭐 물어볼 것이 있는가?"
"아..아니요. 그저 한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허허. 궁금한 게 있다니?"
"결국 스승님의 신공(神功)이라는 것이 동굴에서 찾으셨다는 나야타 비전문이었고 이 세계로 넘어오시기 전에 겨우 5할 정도만 습득을 하셨지요?"
"정확히 비전문의 반이었으니 5 할이었지. 그 중간 내용에는 이질(異質)세계의 기류편 제 3장 개동변환술이었고 난 바로 그 3장의 기이한 구결을 가지고 수련하다 이곳 세계로 차원이동 된 것이라네.."
"그렇다면 나머지 비전문의 5할은 이곳 사계라는 곳에서 모두 습득을 하셨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네 그것도 놀랍게 이곳 카젠모르의 숲에서 모두 깨우칠 수가 있었지."
"그 나야타 비전문은 목유성 스승님조차 100세에 이르기까지 겨우 5할 정도만 습득하셨다는데 어떻게 최근에 나머지 5할의 비전을 그 짧은 시간 내에 전부 완성하실 수 있나요?"
"하하하. 리크. 그게 궁금했단 말인가? 어차피 자네가 물어보지 안았어도 내 말하려고 했네. 일단 이곳에 흐르는 기류가 내가 살던 무림(武林) 세계의 기류보다 영순하고 강력한 기류가 흐른다는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되었네. 더구나 저토록 아름다운 세 개의 위성이 비쳐 주는 밤에는 그런 영순한 에너지가 이 사계의 모든 공간에 가득 차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네. 그 때문에 내 연공 시간은 주로 초저녁 밤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날 푸르스름한 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매일 지속되었는데 놀랍게도 그 난해하던 나야타 비전문의 나머지 내용이 절로 깨달아 지는 것이 아닌가? 나 역시 그런 속성 습득과정에 혀를 내두를 뿐 무엇이 작용되었는지 한동안 몰랐었네. 그러다가 그 작용이라는 실체가 바로 저 밤하늘에 빛나는 세 개의 위성과 관계가 잇다는 것을 알았네. 바로 그 위성에서 나오는 기류는 마치 내가 무림(武林)에서 오랜 수련 끝에 삼천(天)지(地)인(人)의 삼화취정(三化聚頂)과 수(水)목(木)금(金)화(火)토(土)의 오기(五氣)를 이루는 오기조원(五氣造元)의 경지에 이른 것 같은 에너지가 바로 저 위성들에게서 저절로 뿜어 나와 내 정수리 부근에 빨려오는 것이 아닌가? 특히 나야타 비전문의 난해한 구결을 난 단지 읊었을 뿐인데도 프레아세톤 위성의 푸른 빛줄기가 내 정수리로 빨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
순간 리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프레아세톤 위성이라고요?"
"참으로 신기한 일이지. 자네 역시 칠계의 검 마지막 비밀이 저 프레아세톤 위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내가 그토록 완성하기 원했던 나야타 비전문 역시 저 프레아세톤 위성과 관계가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중에야 더욱 놀라운 것을 깨닫게 되었다네. 바로 내가 이세계로 차원이동하게 된 이유가 저 프레아세톤의 위성의 빛을 찾아서 이 머나먼 세계에 왔다는 사실 말이야. 즉 난 이곳에 우연히 온 게 아니라 필연적으로 온 셈이 되겠지. 나야타 비전문의 이질(異質)세계의 기류편 제 3장 개동변환술을 수련할 때였으니 이동되었으니 분명 나야타 비전문은 이곳 세계의 프레아세톤 위성과도 관계가 있음이 틀림없다네.."
"그럴 수가..나야타 비전문은 분명 지구 고대시기에 인도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온 고승이 가지고 온 비전문인데 어찌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는 이곳 사계의 프레아세톤 위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요?"
"허허. 낸들 그런 것까지 알 수 있겠는가? 단지 추측이지만 나야타 비전문의 이질(異質)세계의 기류편 제 3장 개동변환술의 내용은 바로 다른 세계로의 이동에 관한 구결이었으니 그런 비전문을 남기신 나야타 고승이야말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차원이동자였는지 모르지 아니면 다른 차원에서 온 분인지도. 바로 이곳 사계로부터 말일세.."
리크는 목유성 스승이 하는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지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 그리고는 잠시후 갑자기 외쳤다.
"아! 그러고 보니 나야타 비전문은 원래 이 세계의 것이 될 수가 있겠군요. 나야타 고승은 필시 이 세계에서 목유성 아저씨가 계시는 그곳 무림(武林)세계로 넘어갔을지도 모르겠군요."
"허허. 그..그건 억지 같은데. 나야말로 엉뚱하게 무림으로부터 이 세계에 넘어왔지만 더 오래 전에 이곳으로부터 무림에 넘어온 존재가 있다는 말이냐? 그리고 그 존재의 이름이 나야타이고 비전문까지 남겼다라..허허 그렇게 억측하는 것은 좀 그런데.."
"그렇다면 어떻게 스승님 수련하신 나야타 비전문이 이곳 세계의 프레아세톤 위성과 연관이 있겠습니까?"
"바로 그 점이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무림에 남겨진 비전문이 시간과 공간을 넘는 이런 세상의 위성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말이야. 더구나 나야타 비전문은 이 세계의 전투기술과는 상관없는 무공(武功)이란 말이야. 그러니 그게 더욱 이상하다는 것이지."
그때 리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약간 흥분된 표정으로 다시 말문을 이어갔다.
"뭔가 이상하긴 해요. 하지만 결코 스승님이 이 세계로 넘어오신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아요. 마치 예정된 행로를 따라서 이곳에 온 것 같은데.."
"예정된 행로라니?"
"이건 추측이지만 먼 옛날 이곳 출신인 나야타라는 사람이 무슨 연유인지 모르지만 이 세계의 비전문을 가지고 당분간 무림 세계로 차원 이동한 것 같아요. 그리고 먼 훗날 자신이 남긴 비전문을 찾아서 깨우친 자가 다시 이 세계로 넘어오도록 안배를 남긴 것 같은데..바로 그 나야타의 안배대로 그 비전문을 갖고 다시 이 곳에 목유성 스승님이 넘어왔으니.."
"뭐 그렇게 추측하는 것이야 자유지만 왜 그 나야타라는 존재가 일부러 이 세계를 피해서 무림으로 갔고 또한 자신의 비전문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 곳 세계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냐지."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때 목유성이 뭔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는 것을 느꼈고 갑자기 탄성을 질렀다.
"가만! 그러고 보니 난 이곳에 차원 이동되자마자 하몬의 검, 아니 지금은 칠계의 검이지 아무튼 그 검에 봉인이 되었지. 그땐 하몬의 힘으로 봉인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난 칠계의 검에 저절로 이끌려 봉인이 되었던 같아. 바로 검의 힘에서 말이야. 그러니까 그 모든 것이 우연적이 아니라 필연적이란 말인데..그렇다면 칠계의 검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그때까지 잠자코 듣고 있던 마이클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시부렁거렸다.
"후. 두 사람 다 꽤나 머리 복잡하게 만드네..아무튼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니 한가지 공통점이 있네요. 바로 프레아세톤 위성과 관계가 있다는 것 말이에요. 리크의 칠계 검 마지막 비밀 여기 프레아세톤 위성과 연관이 있고 목유성 아저씨의 나야타 비전문 역시 프레아세톤 우성과 관계가 있으니 사실 리크와 목유성 아저씨가 이 세계에서 만난 것 자체가 필연이라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그 나야타라는 사람이 그런 복잡한 안배를 남긴 것 같고..문제는 과연 그 나야타라는 존재의 정체인데.."
마이클의 말에 리크와 목유성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잠시후 목유성은 리크가 쥐고 있던 칠계의 검에게 시선이 갔다.
"리크. 그 검을 프레아세톤 위성을 향해 들어보겠니?"
"네?"
"잘하면 프레아세톤 위성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 것 같은데..그리고 나야타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말이야."
잠시후 리크는 칠계의 검을 프레아세톤 위성으로 향했고 목유성은 검을 잡은 리크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일단 시도는 해보는 것이 좋겠군. 이제 생각해보니 나야타 비전문 첫 장에 이런 구절이 나와있거든 [푸른빛이 대지를 비쳐주니 검(劍)날이 울더라! 먼 이방인이여! 그대는 이 나야타의 전달자이니 진정한 주인을 위해 이 주문을 외치거라!] 처음엔 그와 같은 글귀가 왜 비전문 첫 장에 쓰여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엔 그 구절이 확연히 떠오르는군."
"주문이라니요?"
"주문은 범어로 쓰여져 있었고 그리 길지는 않다네..어쨌든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 해볼까?"
"아..네.."
"자 그럼..마라타 수막다라 바라밀다....중략....훈막다르 막다라 싯다르 다리니 밀타라."
"......"
약간의 시간이 흘렀건만 검에서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때 마이클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러면 그렇지 괜히 놀랬잖아.."
그때였다. 리크와 목유성이 같이 쥐고 있던 칠계의 검이 진동음을 일으켰다.
[우우우웅]
"앗. 소,,소리가 들려요.."
"나도 지금 듣고 있단다. 분명 진동음이 느껴지는데.."
"음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마이클 역시 무척이나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뭐야.. 그렇다면 진짜.."
[파파파파파파]
순간 진동음을 내던 칠계의 검에서 눈부신 섬광을 일으켰다.
"아..눈부셔.."
연속해서 터지는 섬광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점차적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밤하늘에는 더욱 놀라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프레아세톤 위성의 푸른빛 속에서 한 투명한 영상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 형상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점점 뚜렷해졌다. 마치 인도의 고승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서 얼굴에는 가득 패인 주름살로 보아 고령의 노인임이 분명했다.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열었으니 갑자기 상공에서 쩡쩡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허허. 드디어 나를 보았는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