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77화 (77/157)

[데스퍼라도] 77. 새로운 만남

데스퍼라도(Desperado)

새로운 만남

대부분 바위로 이루어진 프론산 곳곳에는 숲들이 여기저기 포진해 있었다. 슬레이어와 리크는 어느 숲 속 공터 한가운데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검은 색의 전투복과 흑발마저 바람에 나부끼는 슬레이어의 범상한 모습은 리크의 눈에도 상당히 인상적으로 보였다. 30대 중반의 모습을 한 그 풍모는 대살육의 어둠 전사라기 보다는

그윽한 눈매와 하얀 피부의 가름한 모습의 학자를 연상케 하였다.

"하하. 리크야  뭘 그렇게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니.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니?"

"아닙니다. 그저.."

"흠. 그나저나 요즘 네 갈비아스 파동검술이 무척 향상된 것 같은데. 이제 제 3 공격술의 개념을 잘 일겠니?"

"갈비아스 제3 공격술은 공격이라기 보다는 방어를 위한 비전인 것 같은데요. 정말 놀랐어요. 이런 변신술이 있다는 것이 말이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첫 입문이라 생각하거라. 갈아비아스의 제3공격인 변신술부터는 일반 전쟁을 넘어선 초월존재들과 대결하기 위한 절기들이지."

"초월존재들이라니요?"

"허허. 일단 네 앞에 있는 내가 인간들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는 초월존재로 인식되겠지. 요즘 잔소리를 팍팍 해대는 고룡(古龍) 카라펠리오 역시 초월존재에 속한단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범위를 넘어서는 능력을 가진 존재들을 그렇게 부른단다."

"타카첸 마족의 마룡들도 그에 속하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비록 피라미 급에 속하는 한심한 것들이지만."

"그들이 피라미라니요? 상당히 강한 종족들 같은데.."

"네가 진짜 초월존재들을 보지 못해서 하는 소리군. 앞으로 네가 상대해야할 적들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단 말이다. 리크야. 이곳 사계(四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단다. 게다가 아직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종족들인 천상인(天上人)과 바로 내 종족인 어둠의 종족들이 있지. 사실 고룡(古龍) 카라펠리오가 천상의 영역에 속한 존재이지. 그 외 영계(靈界)라는 곳도 있고."

" 영계(靈界)라고요. 하위차원에서 생을 마감한 영혼들이 머무르는 장소 말이죠."

"그렇게 넌 네 돌아가신 어머니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지 않았니?"

"정말 이 사계(四界)라는 곳은 신기해요. 제가 알고 있는 개념들을 한참 벗어나니. 더구나 지금 배우는 갈비아스 3공격술 변신술 또한 직접 해보고도 믿기지가 않았어요."

"인간의 개념으로 본다면 당연히 신기하겠지.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그 개념들을 바꾸어라. 네가 상상도 못할 힘을 가지고 한번도 보지 못한 무기와 절기를 사용하는 초월존재들이 대거 부활하고 이 사계(四界)를 대 혼돈 속으로 빠트릴 테니. 그땐 유독 인간종족들에게 역사상 가장 처절한 비극이 시작되는 된단다."

"이곳엔 여러 종족들이 있는데 하필 인간들에게만 그런 시련이 오지요."

"대답은 간단하단다. 바로 인간들이 가장 약하기 때문이지. 앞으로의 대립은 진정한 강자들이 대거 출현하기 때문에 강자생존(强者生存)의 법칙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되는 거란다. 그렇게 해서 약자들은 하나둘씩 도태 당하기 마련이고 그 첫 번째 제물이 인간종족이란 말이지."

"그렇다면 이 사계(四界)에서 가장 강한 종족은 누구이죠?"

"하하. 가장 강한 종족이라..흠.."

슬레이어는 갑자기 한손으로 턱을 쓰다듬더니 벌떡 일아 나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리크 역시 무심결에 고개를 하늘로 향했다.,

"결국 하늘을 지배하는 자들이겠지."

"혹시 천상인(天上人)들.."

"물론 중력을 거스르고 천공 생활을 하는 그들이 유리한 입장이겠지. 하지만 우리 어둠의 종족들도 그에 못지 않단다. 지금 지상에서 영토싸움을 벌이는 인간종족과 마족들은 하늘 위에 하늘이 있음을 알아야 한단다. 만일 천상인(天上人)들과 어둠의 종족들이 출현한다면

기장 먼저 도태 당할 종족은 바로 인간들과 마족이지."

리크는 슬레이어 말에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건 다른 질문인데요? 혹시 가스톤님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

리크는 자신과 세아린이 이곳 사계(四界)에서 처음 만난 가스톤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자신을 군에 입대 시켜놓고 지금은 세아린과 어둠의 영역으로 사라졌으니 그들의 근황 역시 알고 싶어했다.

"가스톤은 어둠전사 헬로폰 소속이야."

"헬로폰이 뭐죠?"

"어둠의 전사들 역시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지는데 헬로폰은 최고 상급계열에 속하는 아주 초극강의 전사계열이란다. 예를 들어 어둠의 종족 중에서 헬로폰 계열에 든 전사는 불과 10명 남짓하지."

"슬레이어님은 어느 정도 인가요?"

"허허. 이놈 봐라. 오늘 뭐 설문조사라도 하는 것인가? 아무튼 간단하게 말하자면 난 그들보다 위인 것만은 확실하지 .하하. 오늘은 그 정도만 하자꾸나."

"초극강의 전사계열보다 위라면 도대체 뭐지?"

"자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갈비아스 제3 공격인 변신술을 한번 더 해보거라."

"예 알겠습니다."

리크는 공터 중앙으로 걸어나더니 하몬의 검을 허공으로 치켜들었다. 순간 하몬의 검 번쩍 하더니 리크의 몸 주위에서 신기한 변화가 일어났다. 빛이 서서히 일어났고 형상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리크는 가벼운 옷차림이었지만 그의 신체에서 금속성의 전투복이 생겨났다. 잠시후 착! 하는 소리와 하나의 완전한 형상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금속성 전투복은 태양 빛에 눈이 부실정도로 번쩍거렸다. 진한 푸른색의 바스트와 벨트, 장갑, 신발 등은 그 볼륨이 묵직할 정도로 두툼했다. 각 무릎과 어깨에는 또 다른 보호장비가 덮어져 있었고 알 수 없는 문양이 바스트 중앙에 새겨져 있었다. 한눈으로 보아도 일반 전투복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무척 정교하였고 그 전투복에서 풀풀 나오는 범상한 기운이 은은하게 주변을 맴돌았다. 슬레이어는 갈비아스의 제3공격 형태의 첫 번째 변신을 보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흠. 멋있군. 이제서야 하몬의 후계자답군. 적어도 그 외향만큼은 말이야. 하하."

금속 전투복은 어디하나 틈 잡을 곳 없이 무척 정교하였다. 전체적으로 완벽하다 할 수 있는 실전 전투복답게 창끝이 어디하나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방어 장신구들이 제 자리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야말로 갈비아스 비전절기중 하나인 파동을 이용한  예술작품이었던 것이다.

"리크 한번 움직여보아라. 두툼한 갑옷이 상당한 무게가 나갈 것 같다만.."

"전혀 무겁지 않아요. 분명 금속인데 솜털처럼 가벼워요."

리크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더니 팔을 들어 허공으로 뻗었다. 동작을 함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자 자신이 입고있는 전투복을 일일이 살펴보았다.

"세상에 이런 금속이 존재하나요?"

"세상에는 그런 금속이 존재하지는 않겠지. 그건 바로 파동술로 형상화한 일종의 상념적(想念的) 물체란 말이다."

"상념적(想念的) 물체라니요?"

바로 하몬의 검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영묘한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가 네 상념과 반응하여 나타난 것이니 일종의 파동집결체라 할 수 있지. 파동집결체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그저 파장적인 에너지로 될 수도 있지만 이렇듯 물질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좀 어렵네요?"

"좀 어렵다니? 난 이렇게 말하면서도 사실 이해를 잘 못하겠는데. 하하."

"사실 하위차원에서 배운 (武功)이라는 것도 그 맥락이 비슷하죠. 어차피 사람의 의지로 모든 것은 시작하죠. 의지가 있어야 상념이 생겨나고 강한 상념은 일종의 기(氣)로서 나타납니다. 그(氣)는 무형(無形)의 에너지로서 사람 몸 안의 단전에 차곡차곡 쌓을 수 있고 결국 응집된 기(氣)는 무형(無形)과 유형(有形)으로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지요. 무공(武功)의 검강과 마법의 광선은 이렇듯 그 맥락이 같습니다. 무공(武功)의 최고 경지는 일종의 무형검(無形劍)으로서 사람의 의지가 위와 같은 순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유형화되어 표출되는 거지요. 이제 보니 하몬의 검 그 자체가 사람의 거대한 단전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상상도 못할 영묘한 에너지가 가두어져있고 그 힘을 이용하기 위해서 어떤 공식을 풀어야 겠죠. 바로 갈비아스 파동검술의 비전절기가 그 공식인 셈이죠. 전 공식을 풀으면서 이제 겨우 하몬의 에너지 중 그 일부분만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뭐야. 이거 생각보다 바보는 아니군. 그나저나 난 그런 이론적인 것에는 딱 질색이니 그만하고 한번 사용을 해보거라."

리크는 하몬의 검을 들어올리고 전방을 향하더니 바로 앞 절벽 아래로 훌쩍 뛰어내렸다.

"팟!"

"팍!"

절벽아래 협곡 이곳 저곳에서 섬광이 일어났다. 잠시후 뒤쪽 바위 위에서 리크가 모습을

보이더니 슬레이어 앞으로 훌쩍 뛰어 내렸다.

"후. 정말 믿을 수 없군요. 숨이 전혀 가쁘지가 않아요."

"흠. 제법인데. 어디한번 살펴볼까?"

슬레이어는 조금전 리크가 뛰어내린 절벽 아래를 살펴보았다.

"저 아래 바위 여러 개가 박살이 났군 그리고 오른쪽 좁은 협곡사이에 있던 바위들도 정확히 반으로 쪼개져 있군. 순식간에 협곡의 조그만 바위들을 갈라놓고 저 뒤편 바위산에서 나타나다니."

"갈비아스 파동검술 제3공격은 빠른 속도와 민첩성 그리고 방어가 목적인 것 같아요."

"물론 그렇겠지. 인간의 눈으로 잡아낼 수 없는 빠른 이동공격기술과 그 민첩성마저 부과되니 검을 휘두르는 속도와 파괴력이 전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고 전투복 자체도 웬만한 초월존재의 선제 공격정도는 막아낼 수 있는 파동물질이고. 그러나 한가지 단점이 있지."

"단점이라니요?"

그때 슬레이어가 '팟' 하면서 리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리크는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지만 슬레이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위를 쳐다보거라!"

허공에서 소리가 나자 리크는 고개를 바짝 들어 위를 쳐다보았다. 작은 점이 될 때까지 하늘 높이 올라간 슬레이가 소리쳤다.

"단점이란 바로 제3 공격술의 공격범위가 지상에서 머무른다는 것이란다. 지난번 너를 제압한 마룡들이 이 순간에 다시 나타난다 하더라도 넌 그들을 절대 이길 수가 없단다. 바로 마룡들의 공격은 하늘에서 이루어지고 네 공격범위에서 벗어나기 때문이지."

잠시후 '팟' 소리를 내면 슬레이어가 다시 리크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후후. 적어도 그런 날파리 같은 마룡놈들을 이기려면 제4공격을 배워야 하겠지."

"제 4공격이라 함은 그 공격범위가 하늘까지도 대상이 되나요."

"물론이지. 제4공격 자체가 나는 기술이니까. 쉽게 얘기해서 지금의 네 변신모습이 한 단계

향상되는 거란다. 물론 5, 6, 7 공격술 역시 변신의 과정을 나타낸 것이지. 후 아무튼 대단하군 23만년 전 갈비아스라는 대영웅이 창안한 비전절기이지만 나 슬레이어 조차 감탄할 정도란다. 그도 결국 인간이었을 텐데 그 범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는 파동검술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리크는 아직 남은 제4, 5, 6, 7공격 변신이 무척이나 궁금했는지 하몬의 검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슬레이어는 그의 심중을 일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껄껄대며 웃었다.

"하하하하. 대영웅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법이 아니란다. 모든 것은 순서가 있는 법. 네가 일주일만에 제3공격 변신을 터득한 것도 어찌 보면 대단하다 할 수 있지. 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어서 올라가서 식사준비나 하자고. 오늘부터 너와 내가 고생 좀 해야겠다. 그 놈의 늙은 고룡(古龍) 카라펠리오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잘 보여야지."

리크는 하몬의 검을 등에 차고 슬레이어와 산 위로 향했다. 어느새 석양빛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고 리크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 동안 자신조차 하몬의 후계자라는 사실에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슬레이어를 만나고 나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깨달았던 것이다. 즉 리크는 이것이 운명적이라면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을 준비가 되어있었고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는 것을 알았다.

***

카밀로스탄 대륙 남쪽 어느 해변가에는 산들산들 거리는 옷을 입은 여인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걷고 있었다. 검은 머리결과 찐한 눈썹에 비하여 백옥같이 횐 피부의 아름다운 얼굴이 태양 빛에 눈이 부실정도로 번들거렸다. 그녀는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는 것처럼 저 바다 수평선을 하염없이 쳐다보고는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리크..나쁜 놈 같으니라고. 어쩌면 내 속을 이렇게 빡빡 태울 수가 있어. 쳇. 그나저나 3군단의 졸병 신세는 면했을까. 뭐 지금쯤 장교정도는 되어 있겠지."

세아린은 해변가를 이리저리 거닐며 저 멀리 바다 수평선을 바라보았으니 아미라스루텐 제국에 있을 리크에 대한 그리움의 눈길이었다. 그때 누군가 뒤에서 세아린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세아린!"

"어. 블로디우스 여긴 웬일이야?"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니?"

"그냥!"

"나도 그냥 바람 좀 쐬러 왔어."

블로디우스의 우수에 어린 눈빛이 수평선을 향했다. 그는 말없이 바라보다 세아린에게 눈을 돌렸다.

"세아린."

"뭐야. 그 느글거리는 눈빛은?"

"내 널 좋아한다면?"

"육갑떨고 있네."

순간 세아린이 벌떡 일어나 블로디우스의 허벅지를 발로 냅다 걷어 차버렸다.

"퍽!"

"악!"

그러자 언제 나타났는지 뒤 편 모래언덕에서 약 10명 정도의 젊은 청년들이 낄낄대며 웃기 시작했다. 그들은 세아린에게 연신 터지는 블로디우스의 처지가 고소하다는 듯 퍽이나 즐거워하였다.

"하하하. 세아린을 꼬실 수 있다고 그렇게 장담하더니만."

"우리들 중 네놈이 마지막 시도를 했건만 세아린은 끔쩍도 안 하니.."

"도대체 인간종족 주제에 콧대만 높아 가지고."

세아린은 그 말을 듣자 상당히 흥분했다.

"한마디로 지랄들 하네. 너희들은 어떻고 어둠의 종족 주제에 감히 인간인 나를 넘봐! 재수 없는 자식들 같으니라고."

"후 가스톤 스승님도 참. 어디서 저런 욕 잘하고 선머슴 같은 여자를 데리고 와서는 우리와 동급 제자로 대우를 하시다니..그것도 가장 하찮은 인간종족이잖아."

"저 계집애 한번 열 받으면 거품 무니까. 가자. 젠장."

잠시 후 청년들 대부분이 뒤도 안 돌아보고 갔지만 유독 한사람만이 세아린에게 다가왔다.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세아린을 바라보았다.

"대신 사과할게."

"필요 없어! 저리 꺼지라고. 네 놈들은 전부다 한통속이라고. 빌어먹을 가스톤은 왜 날 이리로 끌고 왔는지 정말 싫다 싫어."

"진심이야."

세아린은 청년을 살펴보더니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케이사르. 너만은 나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거 잘 알아. 아까는 흥분해서. 후. 가스톤 스승님의 12명 제자 중 내가 유일하게 여자잖니 더구나 인간종족 출신이니. 뭐 이 정도 텃세는 예상했지."

"그래도 많이 힘들텐데."

"나는 생각보다 강해. 뭐 리크 보다는 못해도.."

그때 케이사르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고개를 밑으로 향했다.

"오늘도 네 남자친구인 리크 생각 때문에 여기 나왔구나. 도대체 리크가 누구인지 한번보고 싶구나."

"............."

세아린이 조용히 일어났다. 그녀는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문을 열었다.

"케이사르 잘 들어. 너희들 어둠의 종족들이 인간과 마족에 대해서 꽤나 월등한 종족이라고 자부하지만 두고 보라고. 언제 가는 리크가 그런 편견들을 확 바꾸어 놓을 테니까? 지금 이 사계(四界) 인간종족이 가장 낮은 대우를 받고 있지만 결국 세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케이사르는 인간인 세아린이 눈에 불을 켜고 말했지만 별 관심이 없다는 듯 하품한번 크게했다.

"아 하! 졸립군. 세아린 난 결코 인간종족을 비하 혹은 무시한다든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현재 내 겐 두 가지 목표가 있을 뿐이야. 그중 하나는 하루 빨리 어둠전사 헬로폰 계열에 오르는 거고 그 두 번째는..음..두 번째는 다음에 말할게."

케이사르는 말하다 말고 얼굴을 붉혔다.

"세아린 너무 늦었다. 돌아가자!"

"벌써 석양빛이 감도는군. 거참 세월 한번 빠르군. 리크와 못 본지 벌써 2년 가까이 되니 이러다가 얼굴 잊어버리겠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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