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66화 (66/157)

[데스퍼라도] 66. 수호전사

데스퍼라도(Desperado)

페몬 수호전사

오랜 항해 끝에 캐시어스 제3군단을 태운 수백척의 함선들이 드디어 저 남쪽 끝에 위치한 카밀로스탄 대륙의 어느 항구에 도착했다. 이곳은 제3군단이 가고자 했던 하몬디아 제국과는 대륙 반대편에 위치한 쿤 제국이었다. 카밀로스탄 대륙의 내륙과는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모든 다른 대륙으로부터 오는 인간 제국들의 파병단이 처음 도착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쿤 제국 의 황제 역시 저 북쪽의 케록시아 대륙으로부터 캐시어스 3군단이 온다는 소식에 나름대로 환영식으로 이들을 맞아주었고 이내 자신의 황궁에 캐시어스 제3군단장과 여러 고위급 장성들을 만찬회에 초청하기에 이른다. 그 외 3군단 병력들은 도시 외곽의 드넓은 들판에 임시막사를 형성하고 오랜 항해에 지쳐 피곤한 몸들을 이끌고 저마다

막사 안에서 쉬고 있었다. 리크 역시 500여명의 하급계열의 아크 수호전사 임시 막사 중에서 약 50여명씩 나누어 배정 받은 어느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있었다.

"후. 드디어 땅을 구경하는군."

"바다 위를 항해하다 무려 3개월만이라서 그런지 모든 대지와 들판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는구만.."

"그나저나 우리가 가야할곳은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에서 가장 남쪽 끝인 하몬디아 제국인데 후. 고생길은 이제부터 시작이 되겠군. 더구나 내륙 지방에는 인간 제국 27개국의 군사들이 마족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지."

"27개국 제국들이라면 군단만 해고 수백개 되는 거 아니야?"

"후후. 병력으로 따지자면 수백만명이 되겠지. 아니 근 2000만명이 넘어가는군 일개 군단이 40000여명이면 수백개의 군단은 천만단위를 넘는 거 아니겠어?"

"그야말로 기하학적인 숫자로군. 그렇다면 이건 아예 대전쟁이네. 그런데 하필 우리가 이런 곳으로 파병올 게 뭐람. 완전히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누가 뭐래. 젠장. 캐시어스 군단장님의 외할아버지가 바로 저 하몬디아 제국의 황제이니 뭐

별수 있겠어. 우린 상부에서 하라면 하는 것이지."

그때 뒤에서 잠자코 있던 리크가 혼자서 뭐라 중얼거렸다.

"후. 천만단위가 넘는 병사들이 마족과 대 전쟁을 벌인다니..엄청나군."

"후후. 리크 뭘 그렇게 중얼거려. 그나저나 여장도 다 풀었으니 이젠 밥 먹을 일만 남았군..

자 가세나."

"후. 식사라..좋구 말고. 이런 전쟁터에서는 그것 말고 낙이 없으니. 자 에너지를 보충하러 가세나."

마족들은 전 대륙에 걸쳐 분포하여 살고 있으나 유독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에는 엄청난 숫자의 마족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 대륙에 속한 인간 제국들 역시 그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27개국간의 연맹국 간의 똘똘 뭉쳐서 그들과 전면전과 게릴라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전쟁을 치뤄야만했다.  카밀로스탄 대륙은 케록시아 대륙의 영토에 비해서 그 크기가 몇십배는 더 넓었다. 다른 모든 수백개의 대륙 중 마족의 본거지가 있다는 예견되는 이 카밀로스탄 대륙에는 고대 마왕이 묻혀있는 곳이기에 일명 마족들의 성지로 불리는 찬드라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이곳 마족들은 그 어느 대륙의 마족들보다도 유독 용맹하고 사납기로 유명했다. 바로 자신들의 고대마왕인 찬드라의 성지를 지키기 위함이었으리라.

한편 쿤 황궁으로 초대받은 캐시어스 군단장과 그 외 친위대를 비롯한 고위장성들은 이들이 베풀어준 만찬회장에 무르익어 가는 대화의 꽃을 피웠다.

"하하하. 그야말로 수백개의 대륙 중 가장 영웅들이 많은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에 캐시어스님같은 영웅이 또 한 분 오셨으니 이거 든든하구려."

쿤 제국의 황제는 뭐가 기분이 좋은지 술을 들이키고는 뭐라 계속해서 떠들었다.

"치열한 전쟁터에서 많은 영웅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다 하지요. 요즘 들어 대규모 전쟁이 벌어지는 이곳 대륙에는 헤성처럼 등장한 영웅들이 한둘이 아니라오. 이러다간 그 구경조차 하기 힘든 영웅들이 너무 많이 생겨나 그 가치를 잃게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소. 하하하"

그때 캐시어스 군단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허리를 굽혀 쿤 제국의 황제에게 예의 표했다.

"우선 이렇게 황궁 만찬회까지 열어주신 황제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허허. 뭐 새삼스럽게.. 저 북쪽의 끝인 케록시아 대륙에서 이 머나먼 대륙까지 파병을 오신 여러분들에게 오히려 제가 감사를 드려야겠지요."

"그나저나 지금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의 전쟁 상황은 어떻습니까?"

캐시어스의 질문에 쿤 황제는 그 동안 쾌활하던 표정이 갑자기 바뀌면서 이내 무거운 얼굴로 변했다.

"후. 어차피 이곳까지 오셨으니 그 정확한 실상을 알아야하겠지요. 굳이 현 상황을 말하자면

심각합니다."

"심각하다니요?"

"우리 27개국의 연맹국들이 밀리고 있답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은 그 옛날 피 바람을 일으켰던 찬드라 고대마왕의 성지가 있는 곳이지요. 그렇기에 이들의 성지 방어는 그야말로 목숨을 아끼지 않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얼마 전 마족의 최고정예병력인 타카첸 종족들이 성지를  지키기 위한 다른 대륙으로부터 합류한 다음부터는 우리 인간 제국 연맹들이 영 맥을 못추니..이거야 원..쯧쯧."

순간 캐시어스 군단장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타카첸 마족이라면?"

"그렇소이다. 바로 타카첸 마족이라오. 수백의 마족 중에 가장 강한 전투종족 중에 하나이지요. 그들은 묵스막크라는 종족들을 거느리고 다닌다오. 더구나 타카첸 마족을 이끌고 있는 타카첸 마족 장수들은 인간 제국의 패몬 수호전사들에 버금가는 전투실력을 갖춘 자들이오. 그런 자들이 무려 수십만명이 이곳에 몰려왔단 말이지오.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타카첸 마족 탁트라 불리는 상급전사계열이 있는데 그들은 아마 여기 계신 캐시어스 군단장님과 같은 영웅들과 겨루어도 그 승패를 점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자들이지요."

"후. 타카첸이란 마족은 2000년전 하몬에 의해서 소멸된 줄 알았는데 그들이 어떻게 다시 나타났죠."

"낸들 알겠소? 뭐 마족 놈들이야 사술로 인한 부활에 정통했으니 아마 부활을 시켰는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참으로 경악할 일 아니겠소 그 옛날 하몬에 의해서 겨우 소멸되었던 그 무시무시한 타카첸 마족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의 전세를 완전히 뒤엎었으니 말이오."

"후. 정말 심각하군요."

"허허. 그래도 우리에는 위안이 있죠. 그 어느 때보다도 이곳 인간 제국들에는 대 영웅의 기질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지요. 더구나 캐시어스 군단장이 가려는 하몬디아 제국에는 아라스킬 제1군단장 같은 걸출한 영웅이 있고 말입니다. 물론 캐시어스 군단장도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던데요. 최연소로 군단장 위치에 올랐으니 뭐 그 능력이야 굳이 말씀 안해도 잘아는 얘기겠죠."

"과찬의 말씀입니다."

"이렇게 겸손의 미덕까지 갖추었으니. 참 어디 흠잡을 데가 없군요. 그나저나 하몬디아 제국으로 파병 간다고 들었는데. 후. 거기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을텐데. 유독 하몬디아 제국은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함으로 주변 인간제국들과도 상당히 멀리 떨어진곳에 있지요. 흠..더구나 현 대륙의 전체적인 상황은 마족들이 전세를 압도하는 중이고 그 여파로 공교롭게도 하몬디아 제국은 고립 아닌 고립에 처했으니..이것참."

"고립아닌 고립이라니요?"

"후. 하몬디아 제국으로 가는 연결 통로가 끊겼단 말씀이지요. 대륙의 남단 중 약 8할이 마족에 의해 잠식되었는데 하필 27개의 인간제국 중 유일하게 하몬디아 제국만이 그들의 관할내에 있다는 말입니다."

캐시어스 군단장은 순간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그런 캐시어스의 당황한 모습을 본 큰 황제가  다시 뭐라 말했다.

"하몬디아 황제가 바로 캐시어스 군단장의 외조부님이 되신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히 걱정이 되겠죠. 하지만 한가지 희망은 바로 그곳 하몬디아 제국에는 걸출한 영웅 아라스킬 제1군단장과 다른 군단장들이 버티고 있으니 그렇게 쉽게 함락이 되리라 보지는 않습니다."

캐시어스 군단장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쿤 황제에게 뭐라 말했다.

"이렇게 만찬회를 열어주시고 환영 해주신데 정말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이쯤에서 자리를 떠야겠군요. 내일 당장 하몬디아 제국으로 출병하려면 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

"후. 결국 그들 마족의 관할지역을 뚫어야만 겨우 하몬디아 제국에 입성할 수 있을텐데. 더구나 타카첸 마족의 상당부분이 남단 부분에 주둔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하몬디아 제국으로 가기도 전에 캐시어스 군단이 휘험에 빠질 수도 있어요. 아니 아예 소멸 당할 수도 있단 말입니다."

"외조부님께서 위험하십니다. 여기에서 더 이상 꾸물거릴 시간이 없군요. 그럼 실례를 무릎쓰고 이만 자리를 떠나겠습니다."

캐시어스 군단장이 쿤 황제에게 정중히 예의를 이내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그 뒤에 폰티앙 친위대장과 제3군단 소속 페몬 수호전사들이 그녀를 따랐다. 이를 지켜본 쿤 황제가

다소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쯧쯧. 과연 저들이 대륙의 남단을 뚫고 하몬디아 제국에 입성이나 할 수 있을까? 후 정말 걱정이군. 다른 건 몰라도 절대 타카첸 마족과는 절대로 부딪치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휴..그저 저들에게 운이 따라주기를 바랄 뿐 나로서도 뭔 뾰족한 수가 없구만. 외손녀가 위험에 빠진 외조부를 도우러 간다는데 말이야.."

다음날 아침 캐시어스 제3군단 40000병력은 드디어 쿤 제국을 떠나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 장정의 길에 올랐다. 그들의 목적은 마족의 수중에 있는 남단 영역을 뚫고 하몬디아 제국에 무사히 도착하는 거였다. 대륙 전체에는 아직도 인간 제국 연맹국들 마족간에 크고 작은 전쟁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었지만 캐시어스 3군단은 일단 평지가 아닌 산과 능선 혹은 숲과 강을 따라서 웬만한 국지전은 피하면서 행군하기로 했다. 하지만 과연 3군단의 40000병력이 이동하는데 적들의 눈에 안 띤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것이었으리라.

캐시어스 제3군단이 쿤 제국으로부터 대장정의 길에 오른 지 벌써 한 달여가 흐르고 있었다. 이제 카밀로스탄 대륙의 초입부분에 해당하는 지역에 들어섰을 뿐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그나마 천운(天運)이 따라주었던가? 한 달이 흐른 현재까지는 마족의 정예병력 혹은 타카첸 마족과의 충돌은 없었으니 말이다.

그로부터 또다시 일주일이 흘렀다 어느 정도 대륙의 산악내륙지방에 들어선 3군단은 인간제국의 어느 소도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캐시어스는 소도시에 잠깐 머물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소도시에 입성하는 순간 캐시어스 제3군단은 시로 경악해마지않을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마치 누군가의 침략을 받았는지 소도시 곳곳에는 아직도 검은 여기가 여기저기에서 풀풀 났으며 거의 폐허나 다름없는 부셔진 건물들 무엇보다도 참혹한 것은 길 양옆에 거대한 꼬챙이들에 사람들의 몸이 관통 당해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대상은 남녀노소 할 것 없었으니 이처럼 참혹한 광경이 어디 있으랴. 개중에는 아직도 눈을 껌뻑껌뻑 하며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띠었으니 아마 이런 끔찍한 고문과 학살이 이루어진 사건이 그리 오래 전에 발생하지 않은 듯했다. 비릿한 피 냄새와 고통의 비명 소리가 소도시를 진동하였고 하늘도 이들의 비극에 슬퍼하기라도 한 듯 이슬비가 촉촉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수천 명이 꼬챙이에 매달려있는 도시 길가는 마치 지옥의 도살장을 연상케 하였으니 캐시어스를 비롯한 제3군단 병사들은 저마다 참혹한 광경에 눈을 돌리거나 얼굴을 찡그렸다.

잠시후 3군단은 여러 병력으로 나뉘어져 소도시의 주변을 정찰하였고 한편으론 꼬챙이에 매달린 시신들을 거두기 시작했다. 아크 수호전사들의 임무는 주로 시신들을 거두는 일이었는데 리크 역시 벌써 17구째 시신을 꼬챙이에서 끌어내리고 있었다. 리크는 자신의 품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소녀의 시신이 미동을 하자. 깜짝 놀라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지 온몸이 창백한 소녀는 비록 창이 자신의 복부를 뚫고 창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체 이틀이 지났지만 놀랍게도 숨이 아직 붙어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안은 리크를 바라보더니 이내 눈을 감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더 이상의 숨소리도 내지 않았다. 리크는 자신의 품에서 눈을 감은 소녀의 시신을 한참이나 들고 있었다. 결국 리크는 저편 들판에 직접 땅을 파 그 소녀를 묻어주었다.

3군단은 오늘밤 이곳 소도시에서 여장을 풀기로 하였고 그날 저녁 모든 막사의 병사들은 다소 침울한 표정이었다. 리크가 소속된 아크 수호전사의 어느 막사 역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잠시후 막사 안에 누군가가 말문을 열었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군.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의 마족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마족들과는 그 잔인성부터가 다른 것 같아. 적어도 우리 케록시아 대륙의 마족들은 어린아이 아녀자, 노인을 이런 식으로 고문을 하며 죽이지는 않았잖아."

"꼬챙이를 사람 몸의 급소를 피해 교묘하게 관통시키니 단번에 죽지 않는단 말이야. 창끝에 매달린 사람들은 그들의 피가 창을 타고 흘러내리며 몇 날 며칠을 자신의 피가 마를 때까지 그 고통을 느껴야만 한다는 거야. 젠장 우리 같은 군인들조차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처절한 고통과 공포를 느껴야만 했겠어. 이런 짐승만도 못한 마족 새끼들 만나면 몇 천 배의 고통으로 갚아주리라. 개새끼들!!"

막사 어두운 구석에 혼자 앉아있던 리크는 다른 전사들의 대화하는 말을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잡았다. 리크는 아까부터 다소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바로 낮에 자신의 품에서 죽어간 소녀의 표정이 아른거렸던 모양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다가와 리크의 등을 두드렸다.

"리크..오늘따라 왜 이래?"

"아..아니..그저.."

"하긴 이런 곳에서 안 돌아 버릴 사람 없지. 후 하필 시신 거두는 작업을 우리 아크 수호전사들에게 시킬게 뭐 람. 이거 벌써 저녁식사 시간인데 밥맛이 뚝 없어졌군. 아까 낮에 내 손으로 거둔 시신만 해도 오늘 21구나 되는데. 젠장. 아직도 전투복 여기저기 시신들의 말라  비틀어진 피가 묻어서 지워지지가 않으니. 후후. 그래도 식사는 해야되겠지. 아무튼 리크! 식사배급이나 타러 가자고."

***

캐시어스 3군단은 소도시에서 하루정도 머문 뒤에 도시 사람들 모두를 잔혹하게 죽인 주변

마족들을 찾아서 보복차원의 전투를 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군단회의에서 나온 결정은 주변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 형세에 전 병력이 신속하게 이동하기에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주로 특공임무 성격을 띤 실전 전사들과 수호전사들이 각 조를 나누어 주변 수색작업을 벌이기로 하였다. 3군단은 아무리 갈 길이 멀다 하였지만 오늘 낮에 본 소도시의 참혹한 사람들 시신을 보고 일단 이곳 소도시에 여장을 푼 다음 주변 마족들을 찾아서 철저하게 보복응징하기로 회의 결정이 났던 것이다.

한편 리크는 실전전사 1000명 하급계열 아크 수호전사 50명 중급계열인 레쏘비나 수호전사

5명 페몬 수호전사 1명으로 구성된 제7조에 포함되어 소도시로부터 약 20km 떨어진 동북방향 계곡지역에서 한창 마족 수색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3군단 전체가 분노에 이글거리는 표정으로 마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철저한 보복을 각자 다짐하는 것 같았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꼬챙이에 산 체로 사람을 끼워 피가 마를 때까지 고문을 했던 마족들의 잔인한 만행이 분명 캐시어스 3군단을 악마의 전사로 돌변하게 만든 원인이었으리라. 리크 역시 혈안이 되어 이 동북 지역 계곡주변을 샅샅이 수색하는 중이었다. 실전전사와 수호전사로 이루어진 수색조는 과연 그 특수임무에 걸맞게 신속한 동작으로 계곡의 험한 바위지형을 연속 도약의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뭐라고 외쳤다. 그는 바로 제 7조 수색대장 아멜리온 페몬 수호전사였다.

"다들 이리로!"

페몬 수호전사 아멜리온의 말에 주변 실전전사들과 수호전사들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결국 그놈들의 꼬리를 잡은 것 같군. 분명 이런 험준한 산악지형에 대규모 마족 군단이 왔을 리는 없고 그저 산맥의 능선과 숲, 계곡을 이용한 다소 소규모적인 마족들이 인간들의 소도시, 마을 등을 기습적으로 덮쳐 아까 낮에 보았던 그와 같은 만행을 저질렀음이 분명하지. 그들의 목적은 자신들의 정예군단이 들어올 수 없는 산악지역에 침투해 인간들을 학살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마족 특공대들이겠지. 자 이것들 좀 보라고 여기 그들의 발자국이 있는데 이 방향이라면 분명 저기 계곡 상류지역 혹은 그 너머로 이동한 것 같은데. 후후. 주로 이동할 때에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계곡에서 흐르는 물 한가운데를 이용했으니 제법 머리가 잘 돌아가는 놈들이군. 하지만 내 눈은 못 속이지. 후후."

리크의 눈에 비친 제7조의 최고 실권자인 페몬 수호전사 아멜리온의 모습은 그야말로 위풍당당하였다. 군단 내에 불과 30여명밖에 되지 않는 특급전사인 페몬 수호전사를 직접 가까이서 보게 된 것이었다. 아멜리온 주위에는 그를 호위하기라도 한 듯 서있는 레쏘비나 수호전사들 역시 그 위용이 범상치 않은 자들이었다. 하급계열의 이크 수호전사인 리크와 동료들 그리고 한 직급 아래인 실전전사들 역시 저마다 페몬 수호전사인 아멜리온말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놈들이 저지른 만행을 여러분도 보아서 알 것이다. 자고로 군인이란 그 명분을 따지고 침착한 행동으로 전투에 임하는 것이 정도이거늘 난 오늘만큼은 그런 명분을 버리기로 하였다. 저 가슴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가 그런 명분과 이성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분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 믿는다. 그리고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추적하는 게릴라적 습성의 산악 마족들은 숲의 지형지물과 산악형세를 이용하는 기술이 탁월하다고 들었다. 그러므로 그들과 마주치면 적지 않은 고전이 예상될지도 모른다. 흠.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각자 조심하란 얘기지. 뭐 여기에는 실전전사와 각 계열 수호전사들로 구성된

추격조이기에 우리 또한 전력 면에서는 그리 걱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다들 내말 알겠나?"

"네!!!"

근 1000명에 달하는 제7조 추적조 전사들은 저마다 힘차게 대답하였다. 잠시후 이들은 계곡 상류지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리크 역시 자신만의 기술인 무공(武功)중 경공법을 사용하여 제법 가파른 계곡을 빠르게 올라갔다. 맨 앞쪽에는 역시 페몬 수호전사인 아멜리온이 뛰어난 이동기술로 가고 있었으며 그 뒤로 5명의 레쏘비나 수호전사들이 따라가고 있었다. 리크는 자신의 경공법 덕분으로 어느새 대장 아멜리온의 뒤를 따라가더니 순식간에

그의 옆까지 따라 잡았다. 아멜리온은 순간 놀란 표정으로 리크를 바라보았다.

"후. 놀랍군. 일개 아크 수호전사가 나와 이동속도가 거의 대등하다니."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대장님을 앞지르려한 것 같습니다."

"하하. 별소리를..그야 각자 능력 것 올라가면 되는 거지 뭘 죄송하기는. 하긴 자네의 이동기술은 특이 하구만. 그 기술이 독특하단 말이야.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잎새와도 같이 경쾌한 걸음에 숨소리조차 미동이 없는 것이. 하하. 자넨 평생 이동기술만 수련했나? 아무튼 같이 가세나. 내 호위병으로 말일세. 그나저나 저 뒤에서 헐레벌떡 따라오는 레쏘비나 중급 수호전사들이 하급계열인 아크 수호전사인 자네만도 못하네 그려. 이것 참 날 호위한단 놈들이 저렇게 느려서야. 쯧쯧."

잠시후 3군단 제7조 추격단은 계곡상류지역을 넘어서 산 정상부근까지 올라갔다. 그때 아멜리온이 손을 들어 좌우로 두 번 흔드니 그건 숨소리조차 내지 말라는 수신호였다. 이내 침묵이 흐르고 각 전사들은 또 다른 아멜리온의 손가락 수신호에 산아래 부분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바로 산너머 아래에는 제법 넓은 들판이 숲에 둘러싸인 체 있었고 그곳에는 동물 가죽으로 만든 막사들 빽빽이 있었다. 그리고 7조 전사들이 그토록 찾기 원했던 마족들또한 수십 명씩 떼지어 여기저기에서 불을 피워놓고 뭘 구워먹고 있었으니 아마 식사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아멜리온 대장은 재빨리 자신의 호위전사들을 가까이 부르더니 뭐라 속삭이기 시작했다.

"흠. 막사의 숫자로 보아 저들의 인원은 약 1500여명 정도인데. 과연 저들이 산악 마족이 분명할까?"

"복장이나 무기 등을 보아서는 산악마족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저들이 먹고 있는 것은.."

순간 아멜리온과 다른 호위전사들이 눈쌀을 찌푸렸다. 분명 그들이 피워놓은 거대한 솥 안에는 사람들의 팔과 다리 등으로 보이는 토막 신체부분이 대량 들어있었던 것이다.

"죽일새끼들..어제 낮에 소도시를 초토화시킨 놈들이 분명해. 그나저나 저들이 진짜 산악 마족이라면 우리 7조 추격조가 기습공격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만 만약 저들 중 타카첸 마족이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단 말이야."

"타카첸 마족이라고요?"

"그들은 고대시대에 전 대륙에 피 바람을 일으킨 아주 무시무시한 마족들이지. 지난번 캐시어스 군단장님이 말씀하시기에 그들을 보면 무조건 피하고 일단 자신에게 보고하라 말씀하셨지만..젠장 명색이 패몬 수호전사인 내가 이런 소리를 하다니. 아무튼 그들은 사술로 의하여 다시 부활된 마족이지. 바로 고대 타카첸 마족의 부활자들이란 말이야. 일단 여기서 볼 때에는 짐승가죽의 차림새인 산악 마족들 이외에 다른 복장 마족들이 눈에 안 띠니 타카첸 마족들은 없는 것 같군."

"대장님 그렇다면 지금 우리 7조 전사들의 병력으로 기습을.."

"후후. 두말하면 잔소리이지. 자 각 전사들에 전달하게 잠시후 내가 신호하면 일제히 공격한다는 것을."

"예 알겠습니다."

"저들 씨를 말리고 본거지를 소멸시킨다. 아니 너무 쉽게 끝나면 안되지. 전부다 태워 죽여버려야겠어. 아주 서서히 말이야. 저들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숲 전체를 울리도록 말이야. 개새끼들.."

분노로 이글거리는 아멜리온 동공에는 저들의 인육을 맛있게 뜯고 있는 모습이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리크의 생각은 달랐다. 바로 저들의 막사 안에는 지금까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강력한 기류가 풀풀 솟아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리크는 무엇인가 초월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가슴속으로부터 요동치고 이었으니 이내 7조 페몬 수호전사 아멜리온에게 뭔가 말하려고 다가갔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아멜리온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와와!!"

"다 죽여버려!!"

1000여명의 3군단 7조 전사들은 산 아래로 쏜살 같이 튀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불과 몇 초도 안되어서 한창 인육 식사를 즐기던 산악 마족들을 가차없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팍!"

"슛!"

"크억!!"

"컥!

무방비인 산악 마족들이 목이 몸통으로부터 분리되거나 허리가 끊어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신속하고 파괴적인 공격에 그야말로 피를 토하기도 전에 마족들은 비명횡사(非命橫死)하기에 바빴다.

"죽여!!"

"이 개새끼들 전부 뒈져라!!"

"팍!"

"칵!"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마족의 본거지에는 어느새 7조 대원들의 기습을 받고는 그 마족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숲으로 도망가는 마족들 이외에는 대부분이 무참히 살육당했으니 이번 기습작전은 생각보다 쉽게 끝날 판이었다.

"자 이젠 놈들의 가죽 막사를 전부 태워버려라!!"

아멜리온의 명령으로 전사들은 막사 주변으로 가서 햇불을 던지려 하였다. 그때였다. 햇불을 든 실전 전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고꾸라지는 것이 아닌가.

"뭐야?"

"갑자기 전사들이 쓰러지다니..젠장."

"뭔가의 공격을 받은 것 같은데.."

잠시 후 마족의 본거지가 있은 들판과 숲 전체가 이상한 기류에 경직이 되는 것 같았고 제7조 전사들 모두 살벌한 기에 눌려 그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못하고 그 누구인가의 출현을 기다려야만 했으리라.

"헉! 뭐..뭐지?"

"막사 안에서 누군가가?"

"저..저들은 뭐야?"

수많은 막사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들은 분명 일반 마족과는 그 차림새와 생김새부터가 달랐다. 창백한 얼굴과 붉은 눈동자 백색의 긴 머리칼을 제외하면 인간종족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들 사이사이에는 생전 처음 존재로서 남녀로 보이는 사람 형상에 아름다운 외모와 날개를 달고 있었으며 한 손에는 저마다 스틱을 들고 있었다. 과연 이들이 누구란 말인가. 3군단 소속 병사들에게 마족이란 개념은 그저 흉폭하고 잔인한데다가 그저 무식한 종족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데 이곳 산악 마족 본거지인 그것도 막사 안에서 태연하리만큼 침착한 모습으로 나타난 이들의 정체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때 제7조 대장 아멜리온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고 지난번 만찬회장에서 쿤 황제가 한말이 돌연 생각났다.

[타카첸 마족들은 묵스막크라는 아주 잔인한 괴물들을 거느리고 다닌다오. 그들은 외모적으론 날개 달린 요정처럼 생겼지만 바로 타카첸 마족들의 사냥개나 마찬가지라오. 더구나 타카첸 마족을 이끌고 있는 타카첸 마족 장수들은 인간 제국의 패몬 수호전사들에 버금가는 전투실력을 갖춘 자들이오. 그런 자들이 무려 수십만 명이 이곳에 몰려왔단 말이지오.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타카첸 마족 탁트라 불리는 상급전사계열이 있는데..아무튼 그들을 보면 무조건 피하시오. 후. 그들이 오늘날 이곳 카밀로스탄 대륙의 전세를 바꾸어놓은 장본인들이오. 후 어떻게 2000년 전 대살육의 장본인들인 고대마족들이 부활을 했는지..정말 무서운 일이오.]

"서..설마 저들이 타카첸 마족들..그렇다면 저기 날개 달린 요정모습은 바로 타카첸의 사냥개

묵스막크.."

한편 막사 안에서 나온 수백명의 존재들 중 누군가 앞으로 나서는 자가 있었다. 그는 다른

자들과의 복장이 다소 특이했으므로 아마 이들의 지휘자로 예상되었다.

"흠. 인간종족들이라. 이런 산악지형에 나타나리라고는 이거 예상 밖이군."

그는 이내 팔짱을 끼고는 한 손으로 자신의 턱을 쓰다듬는 등 갑자기 여유를 부리기 시작했다.

"산악 마족 새끼들은 전부 뒈졌군. 병신 같은 놈들 저런 하찮은 인간들에게 당하다니..아무튼 그건 그렇고. 너희들은 어디 제국 소속이냐? 보통 이곳 대륙 인간들은 드넓은 대평야에서 전면전을 하는 습성을 갖고 있던데. 이런 험악한 산 속에 기습공격을 하는 인간들도 다 있다니. 허 이것 참 놀랍군."

아멜리온 역시 페몬 수호전사로서 이들의 위세에 굴하지 않고 뭐라 말문을 열었다.

"흠. 내가 보기에는 타카첸 마족들이 분명하군. 바로 내 놈들이 이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소도시 사람들을 도륙한 장본인이 맞겠지."

"후후. 네놈의 기류를 보니 페몬인가 뭔가 하는 상급 전사가 틀림없군. 아무튼  지난번 인간들과 피의 파티를 연 것만큼은 부정하지 않지. 그래 고작 그것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여기까지 추적해왔는가? 진짜 순진한 인간 새끼들군. 하하하 더구나 겨우 요정도 병력 가지고 우리 타카첸 마족을 추적했단 말이지. 정말 어이없군. 우리 역시 타카첸 본진 부대로부터 떨어져 나온 소수 병력이지만 아마 우리들 소문을 못들은 모양이지. 고작 페몬 수호전사 1명 그리고 그 아래 별 볼일 없는 잡동사니들이 감히 우리를 추적한답시고 기습공격까지 감행했으니..하하하."

"혹시 네놈은 타카첸 마족의 탁트 계열의 상급전사.."

"네놈이 감히 탁트 계열의 상급전사를 운운하다니 그런 직급이 감히 이런 데까지 행차하시겠는가? 아무튼 나는 일개 장수에 불과하지 여기 있는 타카첸 우리 마족들은 장수들만 해도

수십명이지. 바로 인간 종족의 페몬 수호전사들과 맞먹는 능력을 갖고 있는. 하하. 헌데 이걸 어쩌나 묵스막크까지 여기 있으니.."

순간 아멜리온은 날개 달린 요정들을 바라보았다. 한편 대장으로 보이는 그 마족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말문을 이어갔다.

"우리들의 사냥개 묵스막크 역시 페몬 수호전사인 네놈과 일대일로 싸워도 쉽게 지지 않지.

아무튼 한심한 이간들이군 감히 우리 타카첸 마족들이 한낮에 휴가를 즐기는 이곳에 기습을 감행했으니. 빌어먹을 오늘따라 내가 말이 많군. 에잇 귀찮으니 일찍 끝내버리자."

순간 그는 공격 명령을 내렸고 이내 타카첸 마족들과 묵스막크의 공격이 이루어졌다. 제 7조 대원들 중에서 그 지급이 가장 낮은 실전전사들이 맥없이 희생당하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서 아크 수호전사. 레쏘비나 수호전사들이 하나 둘씩 피를 토하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타카첸 마족들은 한마디로 너무나 강했다. 페몬 수호전사 아멜리온 역시 자신의 비전절기로

혼자서 고분분투 했지만 한참 역부족이었다.

한편 리크 역시 사방에서 희생자들이 속출하자 뭔가 비장한 결심을 한 듯 맞은편 막사에 몰려있는 타카첸 마족들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리크의 하몬 검은 지면에 끌려가고 있었으며 신기하게도 빛의 톡톡거리며 일기 시작했다. 역시 전방에서 혼자 싸우던 아멜리온이 그 모습을 보고 뭐라 소리쳤다.

"뭐야? 너 죽고 싶어? 어서 뒤로 빠져있어!!"

리크는 이미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된 이런 상황에서 특별히 안전한 장소도 없고 이미 타카첸 마족의 강력한 힘에 전세를 압도당하기까지 했으므로 제7조가 소멸 당하기 전 그만의 절기를 시전하기로 하였다. 그것은 무공(武功)도 아니요 초마법도 아니었다. 바로 하몬 검의 비밀 중 그 첫 번째로 밝혀낸 23만년전 대영웅 갈비아스의 파동검법 7개중 제 1 공격을 감행하려했던 것이다.

한편 달려가는 리크의 검은 아직도 땅에 질질 끌리고 있었지만 처음에 톡톡 일던 빛들이 점차적으로 플래쉬를 터트릴 정도로 강해지고 있었다. 그때 맞은 편에서 이를 발견한 타카첸 마족 대장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이 아닌가?

"뭐..뭐야. 저..저건 파동술..그럴 리가 없어 하몬은 2000년 전에 사라졌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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