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40화 (40/157)

[데스퍼라도] 40. 공포의 살육자, 리크

데스퍼라도(Desperado)

공포의 살육자, 리크

도대체 혈룡충천(血龍沖天)이 경공술인가 아니면 상승 공격

초식인가? 리크는 사만사천종(四萬四天種)의 마공(魔功)중에

서 무작정 생각나는 대로 구결을 읊었건만 자신도 모르게

천길 낭떨어지 협곡에 한가운데로 몸이 솟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붉은 용의 기운이 리크 주변을 감싸며 서서히 하늘로 치솟는

리크야 말로 지금 이 순간 본인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믿어지지 않을 힘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저절로 승천하는 자신

의 몸을 제어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잠시후면 능선에 포진한 적들의 시야에 고스란히 자신의 모습

을 드러낼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이..이거 큰일났군....놈들의 위력적인 마법 석궁인지 뭔지

일단 표적이 된다면 여지없이 몸에 구멍이 뚫리게 생겼으니

말이야..아..어떻게 한담..도대체 혈룡충천(血龍沖天)이 어떤

구결이기에 몸에서 붉은 기운까지 풀풀 솟는단 말인가?'

사실 리크가 혈룡충천(血龍沖天)의 구결을 암기할 수는 있었

지만 수많은 마공(魔功)에 대해서 그 유례나 각 쓰임새를 일일

이 안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목유성 스승

의 강제적인 명령으로 닥치는 대로 모든 구결을 암기했지만

워낙 많은 비급과 구결이었기에 그저 형식상 단순히 암기한

것들이 훨씬 더 많았다. 특히 신비서고(神秘書庫)에 있는 수많

은 비급은 무림 제왕이었던 목유성이 그간 목숨을 걸고 수집

했던 것으로서 무림에서 제법 한다하는 고수조차 그저 전설

로서 들어봄직한 것들이었고 수백년 혹은 천년동안 거의 신

(神)으로 추앙 받던 수많은 불세출의 영웅들인 절대무적 신공

들이 적혀있었다. 혈룡충천(血龍沖天)이란 바로 마공(魔功)중

스승 목유성이 무림에 있었을 때로부터 700년전 천외마혈단

의 교주 사용천이 완성한 혈파천(血派天)의 7가지 구결 중

하나였고 리크는 그저 생각나는 데로 머리 속에 암기한 것을

끄집어 낸 것이었다.

어쨌거나 이미 붉은 용의 형상으로 감싸진 리크는 어느새

협곡 위쪽으로 솟아올라 이미 그 기운이 능선에 있던 레포드

대장의 7조회원들에게 고스란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저..저게 뭐야..대..대장 저기 허공에 떠있는 거 말이야.."

"뭐..뭐야.."

"이..이럴 수가..도대체..."

"나. 난..살..살고 싶어...."

"도..도망가야 하는데...

7조회원들 사이에는 일대 혼란으로 웅성웅성 거리 기 시작했다.

사실 대부분 10대로 구성된 그들은 자신들의 동료 반수이상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실을 알고는 극도로 겁에 질려있었고

또한 언제 자신들조차 목이 절단되고 허리가 끊어질지 몰라서

한껏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중국 고대의 피빛 용

같이 생긴 괴물이 갑자기 하늘에 떠오르자 방어고 뭐고 각자

의 M16총을 바닥에 떨어트리는가 하면 아예 머리를 바닥에

쳐 박고 벌벌 떠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대장 레포드는 달랐다. 그 역시 남들과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일텐데 적어도 앉아서 당할 순 없다는 공격적 의식

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그는 붉은 용을 향해 재빨리

저격용 스나이퍼 총을 들고는 조준자세를 취했고 스코프에

자신의 한쪽 눈을 갖다 대었다. 스코프를 통하여 붉은 용을

관찰한 레포드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이럴 수가 스코프를 통해서 보니 저..저건 사람 같은데...

어떻게 허공에 떠있을 수가.."

그 순간  레포드의 헬멧에서 삐삐음이 들리더니 소형마이크

가 내려왔다.

[레포드! 도대체 뭐..뭐야..지금 여기 비채널 중계시스템본부

는 난리가 났어..잔인하게 희생당한 회원들도 회원이지만..

지금 네 앞에 보이는 곳에 거대한 에너지조차 감지되니 이..

이런 황당한 일이..더구나 모니터에는 이상한 괴물 같은 형상

이 보이는 것 같은데..]

"야..이 병신 같은 새끼들이..지..지금 그걸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너희들이 저 존재에 대해서 모니터링한 캡션을 분석

하랬더니 고작 한다는 얘기가 그저 감탄이나 하고 있다니..

빌어먹을 진짜 저 존재가 뭔지 아직 분석이 안됐어..

잘못하다가는 여기 7조 회원들 깡그리 몰살당할 판인데.."

"탕!!!"

레포드는 대화하는 도중에 벌벌 떨리는 손으로 자신도 모르

게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한편 허공에 떠있던 리크는 탕소리

와 함께 왼쪽 팔뚝에 순간적인 충격이 가해졌음을 느꼈다.

"헉! 팔이..."

리크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왼팔에 무엇인가 관통한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내 팔뚝에는 조그만 구멍과 함께

피 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관통부분이 팔 겉

부분인 살 거죽이기에 그리 큰 부상은 아니었다.

"놈들이 또 마법 석궁 사용하는 것 같은데..이..이거 정말

큰일 났군 여기서 도대체 뭘 해야할지..에라 모르겠다.

혈파천(血派天)의 7가지 구결중 하나인 혈룡충천(血龍沖天)은

분명 경공법에 속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른 걸 읊어보는

수밖에.."

그때 저편에 있던 레포드가 다시 조준자세를 취하고 스코프

를 통하여 정확히 리크의 이마에 그 표적을 정했다. 그리고

는 서서히 방아쇠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던 리크도

적의 마법 석궁이 자신을 향했음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바로

외쳤다.

"어기혈천도(血天刀)!!!"

수난 리크의 철검이 저절로 뽑아지더니 레포드를 향해 쏜살

같이 나가기 시작했다. 리크의 손목과 철검사이에 연결되었던

하시아의 피묻은 끈 역시 끊어지더니 거의 찰나 철검은

정확히 레포드의 스나이퍼 저격용 총을 반으로 가르고 레포드

마저 두 쪽을 내버렸다.

그때 철검 손잡이에 달려있던 하시아의 피묻은 끈이 풀어지면

서 두 쪽이 난 레포드의 피범벅의 머리를 살포시 덮어버렸고

마치 하시아의 한(限)이 서려있는 헝겊과도 같이 레포드의

얼굴을 덮고는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이와 같은 광경이 전세계 비채널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보여

졌다. 경악할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느새 능선으로

내려온 리크가 레포드를 두 쪽 낸 철검을 잡고서 나머지 7조

회원들을 마구 살육하고 있었으니 그 광경마저도 회원들 헬멧

에 하나씩 부착된 소형카메라를 통해서 전세계에 시청되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경악할 일이 어디있겠는가? 결국 목이

떨어지고 몸통이 끊어지는 살육의 현장은 단시간 내에 끝이

났다.

비채널 생방송 시스템요원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한 체

그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있음을 지켜만 보고 있었고

카메라는 계속 돌아갔다. 죽은 시신들의 헬멧이 여기저기

나 뒹굴었으니 부착된 소형 카메라의 그 엥글이 여러

각도로 잡혔다.

리크는 두 쪽난 레포드 시신에게 다가가더니 하시아의

피묻은 헝겊을 집어들고는 자신의 코에다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하시아..네 피를 부른 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휴론계인

들을 협곡에서 학살한 놈들도 그냥 나두지 않겠어.."

리크는 레포드의 피마저 흠뻑 젖어 피방울이 줄줄 떨어지는

헝겊을 자신의 얼굴에다 덮고는 마구 웃어대기 시작했다.

혈파천(血派天)의 마공(魔功)이 오로지 복수의 일념인 리크

의 심성을 파고 들어갔던 것인가. 그는 계속해서 미친 듯이

마구 웃어댔다.

"크 하하하하하하...."

비채널 생방송 시스템의 관계자들은 모니터를 통해 리크의

행동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덜덜 떨리

는 목소리로 한마디했다.

"인..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가...너..너무 잔인해...."

*  *  *  *  *  *  *

비록 살상 매니아들을 위한 비채널 생방송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런 경악할 대사건은 칼차온 세계정부 산하 각 연방국들의

일반인들에게까지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30년 전 휴론계

출신인 데스퍼라도 용병단에 의해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오늘처럼 그 잔인한 도륙의 장면이 생방송을

통하여 나간 적은 없었기에 이런 일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를 몰랐었다. 급기야는 이 사건을 담은 현장 테입이 바로

칼차온 세계연방국에까지 전달되면서 한동안 조용했던 세계

의회가 발칵 뒤집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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