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36화 (36/157)

[데스퍼러도] 36. 3 인의 고수

데스퍼라도(Desperado)

3 인의 고수

아론은 목유성이 갑자기 자신을 안아들자 깜짝 놀라서 소리

쳤다.

"깍! 뭐야..이거 안놔!!"

"험..진짜 시끄럽군.."

"이 엉큼한 놈이..빌어먹을 난 걸을 수 있단 말이야..빨리 안

내려 놔!"

"네 허벅지에 피를 완전하게 지혈시키려면 다리에 힘을 주어선

안돼...험..그러니 잔말 말고 가만히 있어.."

헤수스는 목유성에 안긴 체 마구 떠들어대는 아론을 흘끗 쳐다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

"후후..아론 네 성질머리에 평생 널 안아주는 남자도 없을 텐데..

이 기회에 목유성 품에서 마음껏 안기라고..하하."

"뭐..뭐라고 이 잡놈이.."

"아론 말조심하라고 난 잡놈이 아니라 너 같이 못된 마계 종족

을 때려잡는 엘시온 전사라고.."

"잡놈보다 더 나쁜 놈들..아무튼 너희들 엘시온 전사들..나중에

가만히 안 둘 거야!"

"후후 하몬과 나 같은 엘시온 전사출신에게 봉인 당한 주제에

아직도 자존심은 살아있더냐..쯧쯧."

한편 목유성은 자신에게 안긴 아론이 계속해서 시끄럽게 떠들자

못 참겠다는 듯 사자후(獅子吼)의 공력을 약간 실어 소리를

질렀다.

"[[[아론 네 이놈 조용히 못하겠는가.]]]

순간 마구 소리치던 아론이 깜짝 놀라 말을 멈추었고 심지어

뒤에 따라오던 오던 헤수스 역시 순간 경기를 일으킨 것처럼

보이더니 하몬의 검을 떨어트렸다. 목유성은 아무 일이 없다는

듯 아론을 안은 체 근처 숲 속으로 들어갔고 헤수스 역시 검

을 다시 집어들더니 뭐라 투덜거렸다.

"뭐..뭐야..네가 저놈의 목소리에 놀라 검을 놓치다니..젠장..명색

이 엘시온 전사인 이 헤수스가 창피하게..그나저나 목유성 저놈

의 목구멍에 나팔을 달았나..뭔 소리가 그렇게 크지.."

아론 역시 목유성의 사자후(獅子吼)공력에 놀랐는지 조그만 입술

을 꼭 다물고는 초롱초롱한 눈방울로 그의 모가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잡놈이 평생 밥 쳐먹구 목소리만 키웠나..깜짝 놀랐잖아..칫..'

한편 약간의 공력이 실린 목유성의 사자후(獅子吼)에 놀란 사람

들은 아론과 헤수스만이 아니었다.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제 1조 [단테피오테스] 50명의 차원 서바이벌

회원들 역시 놀랐는지 자기들끼리 뭐라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

했다.

"뭔 소리지.."

"그러게 말이야 뭔가 웅웅거렸는데..마치 천둥소리 같기도 하고.."

"이것 참..눈이 부실 정도로 시퍼런 하늘에서 마른 날벼락이 칠

리는 없겠고.."

잠시 후 제1조 회원들은 조금 전 M16 총에 차원인이 맞아 쓰러

진 장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들 각자는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자신들의 헬멧 창을 완전히 내렸으며 M16총의 각 안전

장치 마저 풀었다.

"자 지금부터 조심하라고..비록 3놈 중 한 명이 죽거나 혹은 부상

당했을 테고 나머지 두 명만 남았을지 모르지만..지금 이 게임은

고 난이도 마법이 포함된 하드코어(hardcore)게임이란 것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그때였다. [단테피오테스] 회원들 오른편 숲 속에서 누군가가

절뚝절뚝거리며 이쪽으로 걸어오는 자가 있었다. 회원들은 깜짝

놀라 저마다 총구를 그쪽으로 들이대기 시작했다.

"착!착!착!"

그들은 숲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을 보고는 한번 더 놀라는 표정

이었다. 이쪽으로 걸어오는 자는 다름 아닌 바로 아론이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는 연초록의 머리카락 백옥처럼

횐 피부에 초롱초롱한 두 눈동자의 어린 소녀의 모습. 소녀 치고

불쑥 튀어나온 풍만한 가슴은 가죽 같은 것으로 겨우 가린 정도

였고 본래의 긴 스커트를 찢어내어 짧게 만든 미니 스커트 아래

로 그녀의 미끈한 다리와 포동포동한 허벅지를 쫙 드러냈다.

단지 오른편 허벅지에 묶여져 있는 붉은 붕대만 빼면 그야말로

웬만한 남자들이 침을 질질 흘릴 정도로 매혹적인 자태를 갖고

있는 아론은 빙그레 미소마저 짓고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였다. 회원들 중 누군가가 그녀에게 총구를 들어서 발사하려

했다.

"잠깐!!!"

그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외쳤고 이내 한발 앞으로 나섰다.

"여..여자가 갑자기 나타나다니..이번 게임에 여자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 맞나?"

"젠장! 대장 이런 게임 한두번 해봐? 우리가 언제 성별(性別)

가리면서 사냥했나.."

"그..그건 아는데..여기 차원인은 좀..그러니까 말이야..용병 아니면

전사 출신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진짜 대장 오늘따라 이상하네 성별(性別)

뿐만 아니라 모든 차원인들 중 일반인이던 아녀자 건간에 우리

사냥게임 캐릭에 모두 포함되는 거라고..지난번 게임에는 차원인

들 중 10살 짜리 어린아이도 죽여놓고는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런 등신 같은 놈이 아직도 눈치 못 챘냐?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차원인은 캐릭 보다도 일종의 아이템(item)인 것 같단

말이지..잘 보라고 저 소녀가 반 전라에 미소까지 짓고 반항을

하지 않으려는 것 보니까 혹시 롬페르담 회사에서 이번 게임

에 보너스 아이템 프로그램을 추가했는지 모르잖아."

"이번 게임에 그런 아이템이 있다는 것 난 못 들었는데..대장

혹시 딴 생각이....설마..너 저 차원인을.."

"흐흐..이제야 눈치챘냐..사냥도 좋지만 뭐 아이템도 취하면서

놀면 더 좋단 말이지.."

"아이템이란 말은 분명 대장이 지어낸 얘기 같은데..아무튼

캐릭과 관계를 갖는 것은 이건 명백한 규칙위반이라고..

"이보게 그런걸 꼭 따지려 들면 되나..아무튼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더구나 이곳은 진행요원도 모르는 외진 구석이니

그야말로 봉 잡은 것 아니겠어..무엇보다도 살상게임 20년만에

저런 미소녀는 처음 보는데..흐흐..그리고 이게 나 혼자만 즐기

자는 건가.."

순간 대장은 쓰고 있던 핼멧을 벗어 재꼈다. 대머리에 쫙

찢어진 두 눈은 이미 음흉한 빛을 띠고 있었다. 더구나 푸석한

얼굴엔 몇 개의 기미와 적지 않은 잔주름이 있었으니 거의

50 줄 바라보는 중년이었다.

한편 아론은 앞에서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모습에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떠들어대는 존재들을 빙그레 웃으면서 바라

보다가 점차적으로 표정이 찌그러들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내가 미끼라고..이 잡놈들이 나 같은 부상자를

미끼로 쓰는 그런 파렴치한 놈들이란 것을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그나저나 나오려면 빨리 나올 것이지 어디서 처박혀

있는 거야..더구나 피를 좀 흘렸더니 허벅지가 후들후들 떨리

기 시작하는데.'

그때 그런 아론의 모습을 보던 대머리 대장이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자 저 계집아이를 보라고 저렇게 예쁜 다리를 바들

바들 떨고 있다는 건 나 좀 제발 잡아먹으셔 하는 몸짓 아니

겠어.."

대머리 대장은 핼멧이고 총이고 땅바닥으로 집어던지더니

아론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단테피오테스]회원

들과 아론이 마주친 중간 허공지점에서 제법 눈부신 섬광이

일어났다.

"팟! 팟! 팟!"

"헉.."

"아얏"

"아이쿠.."

아론에게 넋을 잃은 50여명의 회원들은 거의 동시에 자신들이

들고 있던 M16을 땅바닥에 떨어트렸다. 그 순간 누군가가

믿을 수 없이 빠른 경공으로 회원들 사이를 획획 지나다녔다.

잠시후 50여명의 단테피오테스 회원들 모두는 그 자리에서

눈만 말똥말똥 떴을 뿐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순간 두 명

의 인형(人形) 그들 사이에서 스르르 나타났다. 헤수스의

칵트키트 검술로 그 짧은 시간 내에 50여명의 총을 떨어트렸

고 그 뒤를 이어 목유성이 빠른 보법으로 그들의 혈을 짚었던

것이다. 아무튼 헤수스와 목유성이 나타나자 아론이 뭐라 소리

를 버럭 질렀다.

"젠장..어디 가서 낮잠 자다 왔나..왜 이렇게 늦게 나타난 거야..

너희들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이 새끼들 전부 죽여버리려고

했는데..그나마 네놈들이 뭔 정보를 알아낸다고 하기에 몰살

시키지 않고 기다렸더만...."

그때 헤수스와 목유성은 갑자기 서로를 바라보더니 히쭉

웃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본 아론은 더욱 기분이 상했는

지 다시 뭐라 소리질렀다.

"이런 굼벵이 같은 놈들이 뭘 잘했다고 히쭉거리는 거야..."

"너..너..어깨 끈 풀렸어....제발..가..가릴 땐 가려라.."

헤수스가 말하자 아론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노출된 가슴을

두 손으로 꼭 감싸안았다. 그때 목유성이 한마디 거들었다.

"험..사실 말하자면 조금 전 헤수스가 칵트키트지 뭔지 하는

검술을 사용할 때 그 여파로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난 책임 없다네 있다면 그저 죄가 있다면 본좌가

두 눈이 달려있었고 할 수 없이 못 볼 것을 봤다는 것이

겠지. 험..그리고 제..제법 큰 것 같은데..후..험..이것 참.

민망하구만.."

"뭐..뭐라고..이 잡놈들 눈깔들을 다 뽑아버릴 거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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