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19화 (19/157)

[데스퍼라도] 19. 데스퍼라도

데스퍼라도(Desperado)

데스퍼라도

"아휴 힘들어 죽겠네..왜 우리 용병단만 이렇게 걸어가야 돼...

졸개들은 그건 그렇다 치고 적어도 대장님만큼은 말을 타고

가야되는 거 아니야?."

패샷보이는 뚱뚱한 몸을 이끌고 뒤뚱거리며 가는 푸티 촌장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 팻샤보이는 옆에서 말없이 걸어가는

리크를 바라보았다.

"젠장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네..지난밤 그 용맹한 파카트니

용병단을 물리친 찬드라 용병들이 저렇듯 패잔병처럼 힘없이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게 좀....설마 말 살 돈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겠지...풋..하하..아니 이제 보니 등에 찬 검들도 대부분

녹이 슬었잖아.."

그때 뒤따라오던 하시아가 불끈해서 패샷보이에게 한마디했다.

"이봐 패샷보이인지 뭔지 그만 좀 떠들라고..누가 너더러 우리

찬드라 용병단에 들어 오랬어!! 그렇게 비아냥거릴 거면 다른

용병단 찾아보라고..뭐 저기 오른편에 가는 용병단들은 말을

타고 가는데 차라리 그쪽에 붙으라고 혹시 알아 말이라도 태워

줄지.."

"헤헤 됐어 그냥 해본 소리야..뭐 어찌 보면 이렇게 걸어가는 게

훈련도 되고 말이야..좀 힘들지만..'

"그럼 잠자코 있어..하여튼 사내가 그렇게 불평이 많아서야..그리고

언제 봤다고 나서기는..쳇!!"

"후..무섭다 무서워.."

"이름도 그게 뭐야 패샷보이라고..쳇 누가 보이 아니랄까봐..강조

하기는.. 적어도 남자라면 리크처럼 과묵해야지..."

순간 리크는 하시아가 자기 얘기를 하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리크의 모습을 본 패샷보이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내가 보기에 리크는 과묵한 게 아니라 쑥맥이라서 말수가

없는 것 같은데..흐흐 사실 리크가 말이야....하시아 너를..좋아..."

"그만둬!! 패샷보이..."

순간 리크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하시아와 패샷보이는 깜짝 놀라

리크를 쳐다보았다. 리크 역시 쑥스러운지 빠른 걸음으로 이들을

앞질러 저편으로 나아갔다. 순간 패샷보이는 희심의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흐흐..저놈의 약점을 알아냈어..리크를 앞으로 내가 결성할 데스퍼라도

용병단에 들어오게 하려면 요 방법을 쓸 수밖에..흐흐'

패샷보이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안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것은 오래된 양피지를 둘둘 말아 놓은 것이었다.

패샷보이는 그것을 손에 쥐고 바라보더니 이내 도로 안주머니로 집어

넣었다.

'데스파라도 용병단 중 한분이셨던 조상님이 남겨주셨지. 그들의 행적과

전투기술을 기록한 이 고서(古書)가 비록 그 일부분만 남았지만....후

아무튼 이것만으로도 위대한 전설을 남긴 체 사라진 데스퍼라도 용병단

의 신화를 다시 만들 수도 있단 말이야...."

하라섹 숲을 벗어나자 드넓은 들판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빽빽한 하라섹 숲에 가려서 각 용병단들과 기사단들 서로의 규모와 각

깃발에 새겨진 문장들을 구별하기 힘들었지만 드넓은 들판에 나오자

이젠 서로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3 개의 기사단과 24개의 각 지방에서 온 용병단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길을 향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숫자를 전부 합친다면 어림잡아

2000여명정도 되었다 그중 뭐니뭐니해도 눈에 확 트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번듯한 깃발에 화려한 문양과 은빛 전투복장등

체계적인 대열을 이루고 늠름하게 서있는 세 개의 서로 다른 기사단

들이었다.

리크 역시 그들의 위용을 보고는 입을 헤 벌렸다. 그때 뒤에 있던

패샷보이가 말문을 열었다.

"후후 역시 촌놈이구만..뭐 저 정도에 놀라다니..흠..뭐 이 정도에서

내가 설명좀 해줘야 겠군. 저기 왼편에 있는 사람들은 헬몬트 영주

가 이끄는 착스 지방출신의 기사단이고 저기 오른편은 깃발의 문양

을 보아하니 세티몬 기사단이군..뭐 그저 평범한 기사단이지.....가만

있어 보자 저..저기 가운데는...헉.."

순간 패샷보이는 설명하다 말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리크 역시 패샷보이의 행동에 저들의 정체가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가운데 사람들은 어디서 온 기사단이지?"

"그럴 리가 없는데...깃발 문양을 보니 라르곤 기사단임이 분명한데..

그들은 이미 작년에 전쟁터로 향한 것 같은데..."

"라..라르곤이라고.."

리크는 라르곤이란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약 2 년 전 칼데아

호수 원정팀을 이끌었던 라르곤 영주의 아들 가르시온과 그의

여동생 플랜시아의 기사단이 아닌가. 더구나 그 당시 플랜시아의

세파크 검술에 혼 줄이 난 쓰라린 경험이 있지만 그녀의 해맑은

얼굴만큼은 리크의 마음에서 떠난 적이 한번도 없었던 일등..

"리크 갑자기 왜 그래..혹시 라르곤 기사단을 알기라도 해?"

"아..아니...그냥..."

"쳇 그러면 그렇지 시골 촌놈이 그 위대한 라르곤 기사단을 알

리가 없겠지. 그나저나 저들을 살펴보니 라르곤의 제 2 진 같은데..

더구나 저기 맨 앞에 라르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글쎄 너무

어린데. 기껏 해봐야 우리와 나이가 비슷한 것 같아..."

그때 리크가 갑자기 외쳤다

"가..가르시온..."

리크는 그 젊은 대장이 가르시온임을 발견했고 곧이어 그 옆에

말을 타고 있는 여성이 플랜시아라는 것도 알아차렸다.

"플랜시아..."

"엉..너..진짜 저들을 아는 거야?"

패샷보이는 다소 의아한 듯 리크를 바라보았다.

한편 라르곤 기사단 중 한 명이 횐 말을 타고 드넓은 들판 중앙

으로 나왔다. 그는 현재의 라르곤 기사단을 이끌고 있는 대장으로서

바로 가르시온이었다. 근 2000여명의 각 기사단과 용병단들은 일제히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그는 다소 엄숙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저는 라르곤 기사단의 대장 가르시온이라고 합니다. 일단 제 옆에

계시는 착스 기사단의 헬몬트 단장님과 세티몬 기사단의 라울 단장님

의 추천으로 감히 이 자리에 나선 점 양해를 드립니다. 여기 모든

분들은 기사단 혹은 각 용병단들과 개인의 자격으로 지금 함락 위기

를 맞고 있는 파가논제국으로 향하는 줄 압니다. 그러나 여기 하라섹

숲을 벗어난 저 들판을 지나면 바로 마울로 계곡과 아카그렌 산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바로 그곳을 통과

해야만 파가논제국으로 갈 수 있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방불명되거나 혹 원인 모를 죽음을 당했다는 거죠.

그 이유가 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부터는 모든

기사단과 용병단들이..."

"잠깐!!!"

그때였다. 가르시온의 말에 경청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갑자기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사람이 있었으니..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모아졌다. 바로 목소리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패샷보이였고

리크와 하시아 그리고 찬드라 용병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패..패샷보이..미..미쳤어!!"

"쳇 미안하지만 나 안 미쳤어.."

패샷보이는 퉁명스럽게 한마디하고 이내 가르시온이 서있는 들판

중앙으로 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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