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16화 (16/157)

[데스퍼라도] 16. 무공 (武功)

데스퍼라도(Desperado)

무공(武功)

"이것들이 지금 나라가 뒤집어질 판에 이런 한적한 곳에서

연애질이나 하고.."

순간 하시아가 재빨리 말했다.

"우..우린 찬드라 용병단이에요. 우리 역시 파가논 제국으로

향하는 길이고요."

파카트니 용병들은 하시아 말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푸 하하하...진짜 나라꼴이 이 모양이니 별 같지 않은 계집

까지 설쳐대는 꼴이란..어쨌든 잘됐군..그동안 계집구경 못

한지도 몇 달이 넘었는데..."

하시아는 이내 벌벌 떨기 시작했다. 그녀는 촌장인 푸티

아빠를 따라 여기 하라섹 숲까지 오게 되었지만 하필 그

악명을 떨치던 파카트니 용병단을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하시아 역시 철검을 차고 있었지만 그들

앞에서 감히 검을 뽑을 엄두가 나지 못했다. 파카트니 용병

들은 하시아 옆에 있는 리크를 보더니 한마디 하였다.

"엥..이 새끼가 뭘 그렇게 쳐다봐!! 어린놈이 감히.."

"젠장 저 놈은 돌려보내자고..그 대신 여기 반반한 계집과

오랜만에 좀 즐겨보자고.."

"뭐 그러지..."

순간 파카트니 용병중 하나가 하시아의 손목을 잡고 숲 속

으로 끌고 가려하였다.

"샥!!"

"악!!"

한순간이었다. 하시아의 손목을 잡은 파카트니 용병의 손목이

무 잘라지듯이 싹둑 잘려 나간 것이었다. 바로 그 앞엔 리크가

어느새 검을 든 체 서있었다. 파카트니 용병들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었는지 잠시동안 넋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정적 놀란 것은 리크 그 자신이었다. 검을 잡은 리크의

손은 벌벌 떨리기 시작했고 그 표정마저 어쩔 줄을 몰라했다.

'난.....난 그저 저들에게 위협만 주려고 살짝 손목만 치려했는

데...내...내가 저 사람 손목을 자르다니..'

순간 파카트니 용병들은 상대가 보통이 아님을 눈치채고 저마다

검을 뽑고 공격형 자세를 취했다.

"이..이 잡새끼가..감히 우리 파카트니 용병단에게 반항을

하다니.."

그들은 순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라센다 마하트니 오라세쿠!!"

그들의 검 끝에선 검은 빛이 번뜩거리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두 명이 지상에서 바위를 딛고 약 3M 위로 점프를 하였다.

"이 새끼..감히 손목을 자르다니..그 대가로 네놈의 목을 갖겠다.

이얏!!"

순간 리크는 하시아를 자신의 뒤로 감싸더니 뭐라 외쳤다.

"프아라의 기(氣)여 대지의 막을 일으켜라.."

"팟!"

갑자기 푸르스름한 막이 리크와 하시아를 감쌌고 두 명의 파카

트니 용병들이 허공에서 발사한 검은 기류가 대지의 막과 충돌

하자 커다란 굉음 소리를 냈다.

"쾅!!"

뒤이어 이번엔 허공에 뜬 파카트니 용병들이 자신들의 검 끝을

직접 리크의 얼굴로 향하며 내려왔다.

"궁신탄영(弓身彈影)!!"

리크는 하시아의 허리를 안은 체 상체를 팅기며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바로 최상승의 경신법을 자신도 모르게 사용했던 것이다

"슉..."

"난피풍검법(亂披風劍法)!!"

순간 지상에서 먹이를 놓친 파카트니 용병들이 멍하니 있을 때

허공에서 리크는 이들을 향해 아미파의 비전 검법인 난피풍검법

을 시전하였다. 빠르고 표홀하기로 유명한 아미파의 검법은 보기

좋게 이들의 몸통을 수직으로 분리시켰다.

리크는 이번 역시 이들에게 위협만을 주려고 제법 손속을 느슨

하게 두었지만 무딘 철검은 가차없이 이들을 깨끗이 두 동강이

냈다. 그도 그럴 것이 리크의 몸 안에 응집되었던 거대한 프아라

의 에너지가 천소상심결에 의해 몸 구석구석 세포까지 녹아들

었으니 그자신도 이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몰랐던 것이었다.

한편 이를 지켜보았던 나머지 3명의 파카트니 용병들은 리크의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검술을 보더니 경악해마지 않았고 그중

하나가 자신의 품안에서 나팔을 꺼내 연신 불었다. 아마도 그들

은 자신들의 동료들인 파카트니 용병단들을 부르는 신호인 것

같았다.

지상에 내려선 리크는 창백해진 표정으로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내가 살인을.....그..그것도 두 명이나.."

하시아 역시 자신을 앉고 있는 리크의 잔인한 행동을 보고는

벌벌 떨기 시작했다. 한편 리크는 도대체 이 순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고 이내 하시아를 앉고 아래 공터로 내 달리기

시작했다.

"천마행공(天馬行空)!!"

하늘을 날 듯한 빠른 경공법을 써서 순식간에 그들은 저 아래

공터로 사라졌다. 그런 모습을 본 파카트니 용병들 역시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누군가 이내 소리쳤다.

"저..저 놈들이 도망친다...놓치기 전에 빨리 서두르자고.."

파카트니 용병단은 조금 전 나팔소리에 여기저기서 모여들었

고 이내 그 숫자가 근 100이나 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동료

의 손목이 잘리거나 사지가 수직으로 절단된 참혹한 광경을

보자 저마다 이성을 잃고 도망간 리크와 하시아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 새끼들이 찬드라 용병단 출신이라고...앞으로 찬드라 용병

단을 보는 즉시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자고!"

한편 리크와 하시아는 헐레벌떡 찬드라 용병단이 있는 곳으로

겨우 도착했다. 그때 갑자기 리크가 하시아에게 외쳤다.

"하시아..아까 말이야..분명 우리가 찬드라 용병이란 말했지.."

"어...한 것 같아.."

"이거 큰일이군...그들이 우리의 정체를 알았으니 분명 이곳

까지 추적해 올 거란 말이야. 피해야 돼..무조건 도망쳐야

된단 말이야!!"

푸티 촌장과 나머지 찬드라 용병들은 도대체 리크와 하시아

가 무슨 말하는지 영문을 모른 체 멍하니 있었다. 리크는

이들 찬드라 용병들이 농민출신의 순박한 촌에서 온 사람

들인지라 그들의 상대가 되긴 커녕 이 자리에서 모두 학살

당할 판이었으니 이만저만 당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순간적

으로 일어난 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을 판이었다.

그러나 리크가 주저거리는 동안에 파카트니 용병단들은 벌써

이곳까지 추적해왔고 어느새 숲을 에워싼 듯 하였다.

"저..저기 있다.!!"

"저놈들이 찬드라 용병단이 틀림없어..."

"조심해야 돼!! 저들의 검술이 보통 잔인한 게 아니야..."

졸지에 하라섹 숲에는 대 혼란이 일어났다. 다른 기사단 혹은

수많은 용병들 역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저마다 구경

하러 바로 이곳 찬드라 용병과 파카트니 용병들이 대치한 이

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제법 넓은 공터 주위는 순간 많은

사람들로 몰려들었으며 그들은 제법 높은 지대에서 자리를

틀고 아래의 대치상황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뭐..뭐야 이 난리는..."

"잘은 모르겠지만 어느 용병단이 파카트니 용병단을 건드린

모양이야.."

"파..파카트니라고..."

"음...파카트니를 건드렸으니 후...포위당한 저들의 목숨도 끝이

구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수없는 거지....하필 파카트니 놈들을

건드리다니.."

한편 리크는 비장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자신 때문

에 하시아를 비롯하여 30여명의 순박한 찬드라 용병들이 죽을

판이었으니....리크는 순간 생각에 잠겼다.

'아..이..이거 큰일이군....목유성 스승님 이럴 땐 무슨 무공(武功)

을 사용해야 해야 되는지.....혼자서 다수를 상대할 때에는 도대체

어떤 구결이 있지.....'

리크는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 백 종의

비급 구결만 목유성 스승이 알려준 데로 달달 외웠을 뿐이지

제대로 시전조차 안 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니 리크는 뭘 어떡

해야할지 몰랐다.

한편 하시아는 어느새 그 큰 눈방울에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

거리기 시작했다.

"리..리크 이젠 우리 어떡해...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게 생겼어.."

리크는 갑자기 생각에 잠기는 듯 하더니 이내 비장한 말투로

말문을 열었다.

"그래 어차피 죽을 판에 시전이라도 해보자... 내공을 검에 주입

하면 그 기운이 검 밖으로 나온다는 검경(劍勁)이란 검술이 있다

던데...분명 목유성 스승님의 세계인 무림에는 그게 가능하다고

그랬지..그리고 아론 스승이 주입한 프아라(puarra)의 에너지가

내공(內空)의 역할을 한다 그랬고...그렇다면 내공을 이용한 검경

(劍勁)에 관한 무공구결을 생각해보자...음..."

하시아는 리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고 곧이어

그녀가 외쳤다.

"리크 저들이 다가오기 시작했어!!"

파카트니 용병단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어림잡아 200여명

쯤 되었고 그들은 각자가 검 끝에 마법을 불어넣었는지 검은 빛

이 풀풀 솟아나기 시작했다. 찬드라 용병들은 이게 웬 날벼락인가

하였고 대항조차 하지 못하고 리크 뒤에서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결국 리크는 혼자서 저 많은 파카트니 용병단들을 상대해야만 될

처지에 놓였다. 그때 하시아가 소리쳤다.

"리크! 어차피 날 구하려다 이렇게 된 것이니 나도 도와줄게.."

순간 리크가 화를 벌컥 냈다.

"그만둬!!! 하시아 넌 뒤로 들어가 있어!!"

고지대에는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지만 누구하나

나서서 이말 같지도 않은 싸움을 말리려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허..이거 참..내 살다가 이런 싸움은 처음 보겠네...저기 젊은이

혼자서 저 많은 파카트니 용병단들을 상대하려는 건가.."

"후..그러게 말일세...마음 같아선 우리들이 나서서 도와주고 싶지

만 워낙 상대가 상대인지라..."

"암 그렇고 말고 괜히 나서봐야...부질없지..파카트니 용병단을

건드린 저기 저놈이 잘못한 거지..."

공터 한가운데는 차드린 용병들과 하시아, 푸티 촌장 역시 검을

저마다 뽑아 들었지만 그들의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오로지 리크만이 전면에 나서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리크가 갑자기 은근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흠....모험을 걸어볼 수밖에...초혼검법(超魂劍法)이라....비록

지난 번엔 실패했지만.....아무튼 목유성 스승님 말씀에 이 검법

은 상당히 패도적이라 들었는데 어차피 다수의 고수들을 상대하려

면 이 검법을 사용할 수밖에...제발 이번만큼은 성공하기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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