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13화 (13/157)

[데스퍼라도] 13. 무공 (武功)

데스퍼라도(Desperado)

무공 [武功]

분명 목유성은 이 곳 세계에서 흐르는 프아라(puarra)의 실체를

믿는 것 같았다. 리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가심법(內家眞氣)

을 잘 소화 해내 오자 아론이 응집시켜 리크의 진원에 불어넣어

준 프아라가 원임임을 생각했던 것이다.

사실 지금 리크가 수련하고 있는 초혼검법(超魂劍法)은 목유성이

17살의 나이로 무림에 처음 출현했을 때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

했던 절기로서 이 검법 하나로 중원의 북서에 위치한 광릉지방

에서 하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무림인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상승

검법이었던 것이다. 리크 역시 이젠 18세 정도이고 이곳에선 기연

이라 할 수 있는 초마법전사 아론의 프아라(기/氣)를 받고 자신의

내공심법 까지 소화하자 목유성은 본격적으로 초혼검법(超魂劍法)

을 리크에게 수련하도록 종용했던 것이다.

[[호흡이 정신과 일치하면 이젠 진기(眞氣)를 서서히 끌어올리도록

하여라.]]

파란눈에 금발인 리크는 완전한 서양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리크가 목유성이 말하는 중국식의 한자어의 그 음만을 듣고 수련한

다는 자체가 퍽 이채롭게 보일 수가 있었다.. 사실 처음부터 리크가

그 어렵고 생소한 중국식 단어를 순조롭게 이해했던 것은 아니었다.

허나 프아라가 자신의 단전에 쌓이면서 리크는 무한한 에너지를

느꼈고 바로 목유성은 그게 중국의 기(氣)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점차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리크는 직감적

으로 무공용어를 하나둘씩 이해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웬만한 뜻은 거의 다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리크. 이젠 프아라(puarra)를 검에 주입해서 그 기운이 검 밖으로

나오게 하고 네 몸 속의 기를 검에 응집시켜 밖으로 뻗어 나 검을

탄다고 생각하거라.]]

순간 리크는 하몬의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초혼검법 제 1 초식."

"쉭! 콰 쾅!!"

"악..."

초혼검법 1초식을 시전 한 리크가 순간 5M 정도 뒤로 팅겨 나갔다.

[리크!!]

아론이 외쳤다.

[리크!! 괜찮아!!]

맞은 편 나무 기둥에 부딪혀 지상에 '털석' 떨어진 리크는 입가에

선혈 마저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리크는 입가의 피를 자신의

소매로 닦으며 겨우 말문을 열었다.

"괜..괜찮아요..."

[목유성..이 나쁜 놈 같으니....아예 리크를 죽일려고 작정했어..]

[[허..거 참 프아라의 에너지가 저놈 리크의 내공과 잘 녹는다

싶더니만..이거 생각보다 프아라라는 에너지의 힘이 엄청난데...

다음 번엔 다른 방법으로 한번 해보지.]]

[뭐..뭐라고 다른 방법을 한번 해본다고...이런 죽일 놈 같으니라고

뭐 리크가 네 실험동물인줄 알어!!!]

[[허허..뭘 그런 거 가지고. 내가 저 나이 때에는 온갖 생사를

넘나드는 혹독한 수련을 했다네. 입가에서 흐르는 선혈로 목을

축인 시절도 있었지. 허허허. 리크 엄살 그만 부리고 이번에

이렇게 해보기로 하지..]]

[뭐..이..이거 완전히 미친놈 아냐!!! 도대체 당나라가 뭔가 하는

세계는 완전히 정신병자들만 모여 사는데 아니야!!]

[[허허..그렇게 맥락을 벗어난 얘기는 아니로군....하긴 그렇지

오로지 무공에 미친 작자들만이 사는 세계지....수많은 경지를

넘어서기 위해 상상도 할 수 없는 극단의 방법으로 수련하는

놈들도 많지만...심지어 패도적인 무공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기도 하지..허허.]]

[쳇 목유성 널 보니 안 봐도 상상이 간다. 아무튼 오늘은 이만

리크를 집으로 돌려보내!]

[[도대체 자넨 내 마누라라도 된단 말인가. 거의 매일같이 잔소리는..

허허허.]]

[뭐..뭐라고!! 이 잡놈이!!!]

아론의 흥분한 목소리에 아폴립스의 숲조차 놀랬는지 한 무리에

새떼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과연 휴론종족(하위 인간계)인 리크가 제2계 칼차온 보다 위의

영역인 제 3계인 절대마계 테카론의 관장자 초마법전사 아론이

불어 넣어준 프아라 에너지가 리크의 단전에 고스란히 녹아들

었으니 목유성 조차 리크의 본원 힘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

리라. 리크가 초혼검법(超魂劍法)의 일초식에 팅겨 나간 것은

그 진기가 너무 강했고 아직 미숙한 검결에 상충된 반작용이

라는 것을 목유성과 아론은 몰랐던 것이다.

목유성의 세계 중국과 이곳 아론의 테카론의 초마법기술은 사실

그 근원적 우주 에너지는 같다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에너지란

그 작용이 원활히 융합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균형적인 틀을 벗어

나면 안되었다. 즉 에너지와 그 것을 사용하려는 자의 능력이

어느 정도는 합일점에 이르러야 된다는 것이고 바로 현재 리크

는 무한한 프아라 에너지에 비해서 중국식의 무공이 그에 못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리크가 무공이란 낯선 전투기술에 쩔쩔매는 것은 바로 문화

적인 차이도 있었다. 이곳 휴론 세계처럼 주로 동적인 검술에

몸이 베인 리크는 정적에 속하는 참선과 도가 혹은 유교적인

개념에 어렸을 때부터 심신을 하나로 수련해온 중국인과는 전혀

다른 사고개념을 갖고있었기 때문에 심검(心劍) 형태의 마음과 일치

되는 무공에 힘들어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한편 리크는 자신의 침대에 누워 아까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후..너무 어려워..무공이란 검술은 보통 이 세계에서 보는 검술과는

독특한 데가 있단 말이야. 도대체 검을 휘두르는데 마음까지 합일

을 시키라니.....더구나 힘의 논리는 신체가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

다고 목유성 스승님이 늘 말씀하시는데....마음이라...후..........

그건 그렇다 치고 무형검(無形劍)이라 했나.. 맞아 목유성 스승님의

세계인 무림에서는 검술의 최고의 경지를 무형검이라 했지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면 심검(心劍)의 최후의 경지인 무형검에

오를 수 있다고 검술이 최고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자신의 마음 속

의 살기를 무형의 기운으로 만들어 갈고 닦을 수 있는데 이를 검의

형태로 만들면 무형검이 된다고 말이야 그렇게 하면 마음먹은 대로

마음 속의 검이 움직여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한다고 하는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얘기야....어떻게 그럴 수가...."

리크는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 갑자기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내려

와서 가부좌 자세를 틀고 앉았다.

"목유성 스승님께서 말씀 하셨지. 분명 내가 마음만 다스릴 줄

안다면 듣도 보지도 못한 최상승의 무림 검법들을 가르쳐 주신

다고..후..젠장 그런데 오늘 초혼검법조차 보기 좋게 실패했으니....

아무튼 오늘은 기필코 무아경(無我境)에 이르도록 해야겠다."

잠시 후 리크는 갑자기 외쳤다.

"아.. 그렇지!! 지난번 얼핏들은 심결인 것 같은 데 천소상심결이라고...."

리크의 표정은 마치 호기심이 가득찬 어린아이의 모습과도 같았고

약간 흥분한 듯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절대 그 심결을 외우지 말라 했지만....요즘 무공도 제자리에서만

맴맴 돌고 있으니 이런 상황에서 이것저것 가릴 것 없지"

리크는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자신의 두 손을 포개어 가운데 허벅지

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목유성이 알려준 심결을 외우기 시작

했다. 현재 리크가 외우는 심결은 분명 천소상심결었다.

목유성이 이런 심결도 있다라고 간단하게 불러준 천소상심결을

리크가 단번에 외우리라고는 전혀 예상도 못했으리라. 천소상심결

은 하늘의 기(氣)를 자신의 정수리와 가슴 그리고 복부 아래 단전

과 하나로 일치시키면서 단전의 에너지가 온몸의 구석구석 세포

까지 스며들게 하는 심결이다. 그러나 오로지 그 내공수위가 거의

신에 맞먹는 경지에 이르는 신화경(神化境)에 오른 자만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심결을 리크는 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공이 상당

한 수위에 이르지 못하면 단전이 파괴되고 곧이어 전신이 터져 버

릴 수 있는 최상승의 천소상심결을 목유성이 그저 무심코 말했고

그것을 리크가 얼떨결에 외워버린 것이었다.

허나 이미 리크를 무아경(無我境)의 초입에 이르게 한 심결은 결코

되돌릴 수가 없었다.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