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한국대학교 자유게시판(익명)] (20/50)

[한국대학교 자유게시판(익명)]

익명 0614

나 지금 후문 골목길에서 울학교 교수님이 남자업고 가는거 봄(사진유)

저 지금 너무 흥분상태라 약간 말 이상하게 해도 이해해주세요 밑에서부턴 편하게 반말ㅇㅇ

날씨 너무 환상이고 이런날은 랩실에서 찌들어 있느니 산책하는 게 좋을 거같아서 후문으로 내려옴. 여기가 정문쪽이랑 좀 다르게 밥집 몇 개랑 구멍가게만 좀 있고 주거공간이 많아서 조용해서 머리식힐 때 자주옴. 근데 방금 여기 새로생긴 카페에서 커피사서 앉아잇는데 우리학교 교수님(초성썼다가 지적받아서 펑할게!)이 남자업고 걸어가는거 봣어

(흐릿한 뒷모습 사진)

흔들렸지만 대충 업고가는거 맞아 ㅇㅇ 근데………음…머랄까……

좀 분위기가……아픈사람 업고 막 뛰어가고 다급하고 이런게 아니라 되게 둥기둥가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먼지 암? 남자는 업혀 있는데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말소리는 잘 안 들리고 교수님이 웃으면서 엉덩이 토닥토닥하는데 무슨 애기가방 같은것도 손에 들고 있고…무슨상황인진 자세힌 모르겟지만 아무튼 내가 보기엔 좀 느낌이ㅎㅎㅎ친구사이같진 않아보엿음…^^ㅋㅋㅋㅋ히히 좋다 내 대뇌는 아늑한 스레기통이 되고 진짜 포타세계관 무한진입 후……. 아 근데 업힌 사람 얼굴은 숙이고 있어서 제대로 못 봤는데 아무튼 그냥 교수님이 막 웃으면서 말하는데 얼굴이 되게 행복해보였음 교양때 그 교수님 잘 안 웃어서 무서웠는데 웃는거 보니까 나까지 기분 좋아지는 느낌~~~~~~두분 이쁜 사랑하세요~~~~~~^^^^^ㅋㅋㅋㅋㅋ

댓글 (48)

익명

왠지 누군지 알거같은데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난 아까 언덕내려오다가 앞에서 봄 ㅋㅋㅋ존나 근데 교수님 숨길 의지 1도 없는거 아님?ㅋㅋㅋㅋㅋ암튼 그 남자 유명한 사람임ㅇㅇ

↳익명(글쓴이)

헐? 누군데?

↳익명

존나 유명한데 왜 이걸 모름 잘 생각해봐 ㅋㅋ(*・▽・*)

↳익명

아니 모르는데어케알아요 제발 님

↳익명

아 아 선생님 제발 ㅠㅠ이러고 끊고 가지말라고

↳익명

아 또 올라왓네 ㅋㅋㅋ나도안다

익명

그냥 키큰 여자아님???? 술에 꼴지않는이상 남자가 남자를 업는일은 현실엔 없어 ㅋ

↳익명

아니야 남자임 확실함 그리고 술에 취한거같진 않아보였어 ㅋ

↳익명

니 바람이겟지 내생각엔 백퍼 대낮부터 술처먹고 동방가는거임 교수라는 것도 주작 그냥 글 자체가 다 주작임

↳익명

뭔;;; 못믿겟으면 죄다 주작이래 ;; 사진 보라고;;;;;;

↳익명

왜 시비야; 글쓴이 말대로 남자맞구만. 사진은 대충 봤는데 그 교수님 맞는거 같음 ㅇㅇ 근데 저 분이 웃는다니까 상상이 안간다 얼굴은 잘생겻는데 웃는거 못봐서 마네킹같던데

↳익명

호모녀 글에서 X냄새나요 ㅋㅋㅋ하여간 맨날 r페s나 처하니까 남자들만 붙어잇으면 사람들 다보는 게시판에 이딴글이나 싸지르지 ㅋㅋㅋ방구석에서 좀 나가서 해도 보고 그래라 연애는하냨ㅋㅋ

↳익명

말하는거봐....존나 싸가지없어

↳익명

몇 살이 썼냐....댓글 수준 왜이래;;;진심 마주치지말자

↳익명(글쓴이)

…….

익명

그 사람 ㅇㅇ도시락집 배달하는 남자임. 이미 2년전부터 존나 유명한 사람이엇음

↳익명

ㅇㅇ도시락???????????????? 후문에잇는거???

↳익명

(사진)이 사람임 이미 대나무숲에 얼굴 존나 유명한걸로 사진 개많이 돌음…. 검색해 봐 ㅇㅇ도시락치면 저번에 그 교수님이랑 벤치에서 밥먹은것도 사진 뜸 물론 이 작살미모 나한텐 안 통함(우는중)

↳익명

미친 이걸 왜 지금 말해줘 나 지금 얼굴보고 극락다녀옴 bbbb

↳익명

오마이갓 와꾸홀리하다 시발 무슨 연예인파파라치 샷같음…

↳익명

좋은건 나눕시다 (사진) (사진) (사진)⸜(*ˊᗜˋ*)⸝

↳익명

여친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익명

이정도면 걍 아이돌 해야하는거 아니냐 현타온다진짜 ㅋㅋ

익명

한녀들 이런 글 올리면서 관련없는 일반인사진 같이 올리는거 규제좀; 무슨 초상권 개념 팔아먹엇나;

↳익명

아직도 한녀한녀 지껄이는거 보니까 님 개념도 파산하신지 오래인듯;

↳익명

얼마전 ㅇㅇ관 1학년 일반인 여학우 몰카사건 해결은 되셧는지????

↳익명

욕하는것도 아닌데 머 어떰???? ㅇㅇ학관 후배들 물좋다고 사진모아놓는 니들이 더 토나와

[신고로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익명

[건의] 운영자 봐라. 일반인 사진 올리는거 규제좀 해주세요 솔직히 너무 심함

아까 그 글쓴 익명이도 그렇고 요새 너무 한 두사람 타겟으로 얼굴 다 나오는 사진 아무렇지 않게 올리는거 문제될거라고 왜 아무도 생각못함???? 뭐 누구 예쁘다, 잘생겼다 이런 글도 난 솔직히 좋게 안 보임. 그것 자체도 사람을 외모 가지고 평가하는거랑 뭐가 다름…? 저번 ㅇㅇ학관 몰카사건도 그렇고 우리학교 이야기 누가 퍼가면 진짜 이미지 개똥망되는거 한순간이라는거 왜 모름…진짜 다들 개념 좀 챙기고 운영자는 앞으로 일반인 사진 올라오면 뭐 칭찬이 되었던 욕이 되었건 삭제요청해주세여. 분명 문제됨.

↳익명

맞음 동의 솔직히 그딴 글 올릴거면 게시판쓰지마라 안궁금함

↳익명

ㅇㅇ 진짜 안궁금한데 존나올라와;

↳익명

얼굴 빻았던 아니건 사진은 무조건 아예 얼굴 다 가리라고

↳익명

그럼 얼굴만 가리면 됨? 뭐 미담 이딴건? 본인이면 상관없음?

↳익명

마녀사냥하기 딱 좋음 지금 수위 아슬아슬하다

↳익명

미담인경우에는 걍 글만 올리면 되지….그리고 본인인증은 어차피 본인이 자기사진 퍼지는거 상관없으면 그냥 올려도되지 근데 지금 문제는 제3자인거잖아여 완전 문제됨 고소각이야

↳익명

고소해도 할 말 없어 아까 글쓴 사람도 글 지우는 게 나을 듯

↳운영자

■■■■■건의사항 확인하였습니다. 참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익명

나 예전에 글 올렷다가 CHJ 교수실 끌려간썰 풀어…(관련글쓴 익명이들 다 보고 꼭 삭제해)

아까 그 익명글 봤어. 근데 나도 한두달전인가 한참 사진 올라오고 두분 사진 올라올 때 익명이랑 비슷한 추측성 글쓰고 사진 몇 개 풀엇다가…. 어느날 갑자기 CHJ 교수님한테 잠깐 보재서 갓엇음…ㅠㅠㅠ성희롱도 아니엇고...그냥 두 분 사이 넘 보기좋다는 식으로 글 썼었는데 갑자기 불려가서 약간 상담 비슷한거 함…. 하…아니 근데 들어갓더니 별안간 팥차를 우리길래 아c발 설마 대학원루트인가???근데 나 동양화과 아닌데? 이랫거든 근데 갑자기 존나 동굴목소리로 “겁먹지말고 그냥 아는대로만 대답하면 그냥 보내줄게요.” 하는거야…존나 지릴뻔했다…. 암튼 이건 진짜 대답 제대로 안하면 잣될거 같은 분위기여서 허리 딱펴고 앉아잇엇어

근데 갑자기 학교 후문에 도시락집 사장 잘 아냐고, 사진같은거 가지고 있냐고 물어보는거야…그래서 아 망했구나…내가 쓴 글 봤구나…조뙈따…그래서 그냥 적당히 둘러댔거든…죄송하다고…두 분 그냥 너무 멋있으시고 그래서 팬이라서 그런거라고(아 죽고 싶다) 그랬어 그랬더니 사진 몇 장 있녜서 지금은 몇 장 없다고 그랫어…대충 둘러댈라고 진짜 다 친구한테 받은거라 그랬더니 갑자기ㅠㅠㅠㅠㅠ 겁먹지말고 가진 사진 있으면 다 자기 보내라는거야 ㅜㅡㅠㅠㅠㅠㅠ 시발 고소하려고하나ㅠ그래서 사진 보내드렸어…톡으로 전송되는 그 시간이 진짜 존나 적막하고 오만생각이 다 들더라 괜히 손가락 놀려서 이딴걸로 교수님 얼굴 보니까 살기싫고….

그리고 한 3~4분인가?? 말이 없이 사진 한참 보더라…손가락 휙휙 넘기면서 보시는데 중간에 막 확대해서 보시고 하…내거 카메라 화질 좋은게 그 순간 왤케 빡치는짘ㅋㅋㅋㅋㅋㅋ얼빡샷찍는다고 존나 열심히 찍엇거든 진짜 너무 조용히 사진만 보셔서 내가 용기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진짜 다른 사람 사진 함부로 찍거나 하지 않을게요.” 이랬거든? 아 근데 시발 말을 내뱉고나니 내가 내 입으로 찍었다고 한거야… 교수님이 눈 동그랗게 뜨더니 “직접 찍은거야?” 물어보는데 아 주둥이….셀프헥토파스칼킥 날릴뻔…그래서 아 그냥 죄송하다고하고 다 지울거라고 햇어 교수님이 “구도도 괜찮고 인물도 잘 찍었네” 하고 웃어서 “아 네 전공이 사진입니다” 했더니 “요샌 핸드폰 카메라로도 이렇게 나오는구나. 가서 알려줘야겠네.” 하면서 웃는데 아 진짜 비꼬는건지 칭찬하는건지; 교수님 웃는데 잘생겼는데 잘생겼다고 생각도 안들고 진짜 식은땀으로 가랑이 사이 축축해지고 난리도 아니었음..아무튼 그러고나서 이런 사진 어디서 더 볼수있냐고 계속 추궁해서…아는대로 걍 다 말해드렸음…게시판에 검색어 뭐라고 쓰면 나오는지도 다 말해줬다…미안해..그리고 이제 가보라고해서 문 열고 나오려는데 등 뒤에다 대고 “앞으로 이 사람 사진 찍으면 그냥 내 메일로 바로 보내줘요.” 라고 해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고 나왔어;;뒷끝 미쳤어;;후....암튼 그 교수가 자기랑 그 사람 사진찍힌거 다 알아버렸으니까 이제 왠만하면 조심하자….팥차엔딩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존나 살떨렸던 시간이었음 나도 오늘 지나면 글 지울거야 모두들 조심하자

익명

아니 그래서 글의 요지가 뭐임? 넌 대학원 간다는거임?

↳익명

요약 잘하네 ㅋㅋㅋ

↳익명

ㄴㄴ팥차 ㄱㄱ

익명

근데 니가 올린 사진은 뭔데??? 교수가 궁금해할만한 사진임?

↳익명

두 분이 귓속말하면서 웃고 있는거랑 마주보고 초밥먹는거랑 머리위에 꽃잎붙은거 떼주는거랑 ㅊㅎㅈ 교수님이 그 사람 목도리 매주는거 정도?

↳익명

시발ㅋㅋㅋㅋ니 모냐ㅋㅋㅋㅋㅋㅋㅋㅋ불려갈만한데??????

↳익명

아 개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교수님 화 안내??????

↳익명

존나 많이 찍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

돌앗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

아니 근데 나 너무 궁금해 윗댓글말로라면 그냥 사귀는거 아님? 그 교수님이라면 남자랑 사귀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같어

↳익명

하…..너무 행복하다

↳익명

에이 그래도 학교에서 막 그러겠냐 친구거나 가족이거나 그럴수도 잇자나 뇌절 그만~

↳익명

맞어 사실 그냥 남자들끼리 어깨동무만해도 벨녀들 망상 오짐

↳익명

얼굴에 붙은거 떼주면 이미 결혼한 사이라고 할 기세여

↳익명

님 그건 결혼한거 맞음

↳익명

얼굴에 뭐 떼주면 결혼한거임 먹여주면 이미 잔 사이지 뭐ㅇㅇ

↳익명

작성자야 논란 키우기 싫은데 나두 저번에 저 사장님하구 교수님하고 하도 친해보이길래 내가 두 분 무슨 사이냐고 물어봣더니 동생이랫어ㅋㅋㅋㅋ근데 안닮아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겟음……

↳익명

헐ㅋㅋㅋㅋㅋ동생이라고?ㅋㅋㅋㅋㅋ

↳익명

헐???????//

↳익명

동생이래?????????????레알???

↳익명

그게 혈육이면 난 존나 혈육없어 ㅅㅂ 어떤 형이 남동생한테 밥먹여줌?ㅋㅋㅋ 난 동생한테 귓속말할땐 살자하라는때밖에없어

↳익명

나도 내동생이랑 가끔 밖에선 귓속말해…호모렌즈좀 빼라…일상생활가능하냐???

↳익명

무슨 동생이야 ㅋ 사귀는데 괜히 둘러대는거고만 ㅋ

[익명 0614 나 지금 후문 골목길에서 울학교 교수님이 남자업고 가는거 봄(사진유)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확인]

* * *

여자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방금 올렸던 게시글을 삭제하고 의자에 걸터앉았다. 분명 미술대 차해준 교수였다. 이 학교에서 그만큼의 큰 키와 눈에 띄는 외모는 드물었으니까 확신할 수 있었다. 차해준. 얼굴만큼 이름도 무슨 웹소 남주 같다고 선배들이 하도 떠들어 대서 얼마나 대단하나 했는데 교양 강의 첫날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를 보고 모두들 순식간에 숨을 죽였다. 나이가 고작해야 서른을 갓 넘긴 것마냥 앳되었으면서 강사도 아닌 정교수였고 이해하기 힘든 현대미술을 할 것 같은 분위기로 먹을 찍고 붓을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화제가 되었던 사람이었다.

부드럽지만 힘이 실린 목소리로 알기 쉽게 강의하는지라 언제나 그 교수의 수업은 풀(full)이었다. 작년에 운이 좋아 들었던 수업은 커리큘럼 자체도 꼼꼼하고 다채로운 실습이 많아 정기적으로 가던 클럽도 끊고 미술관에 다니는 취미가 생긴 지도 오래였다.

여자는 바닥에 조금 남은 아메리카노를 쭉 빨아들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저는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지만 사진에 올라온 남자와 제가 본 남자의 체형이나 머리통이 얼추 비슷했다. 그리고 사진에 찍힌 것처럼 초밥을 직접 먹여 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면 업어 주는 것쯤이야. 근데 동생이라고? 괜히 겁이 나서 글을 지우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구석은 남아 있었다.

“동생…. 아니 근데 동생 업고 엉덩이 두드리는 형이 어디 있어.”

여자는 차 교수가 사라졌던 언덕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저건 필시 사귀는 거야. 내가 비록 게시글을 지우긴 하지만 두 분의 사랑을 몰래 응원할 거예요. 여자는 컵을 쓰레기통에 대충 던져 버린 후 골목의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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