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 달 뒤, 키릴은 두 번째 아이를 낳았다.
첫 출산과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용의 도움으로 알이 좀 더 쉽게 자궁을 빠져나왔다.
아직 알껍데기 속에 잠들어 있었기에 아이가 누구를 닮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선황의 아이일까, 아니면 일리야의 아이일까.
키릴은 알을 만질 때마다 임신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에 비해 일리야는 당연히 자신의 아이라는 듯 알을 정성껏 돌봤다.
네스토르 역시 키릴의 출산을 돕는 데 이어, 알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종종 방문했다.
물론 목적은 알만이 아니었다.
“응, 흣, 그만, 그만, 흑, 하세요, 으응…….”
“안이 질척한데. 점성을 봐선 씨를 뿌린 지 얼마 안 된 것 같고.”
손가락을 푹푹 쑤실 때마다 안에서 희뿌연 무언가가 뚝뚝 떨어졌다. 축축한 키릴의 안을 더듬으며 다른 수컷의 흔적을 확인한 네스토르가 키릴의 귀를 약하게 깨물며 다그쳤다.
“오늘도 네 어린 기사와 잔뜩 해 댄 모양이구나. 대체 얼마나 좆물을 받아먹은 거야, 응?”
“윽! 읏, 으응……!”
“네 체액에 그 아이의 흔적이 잔뜩 남아 있잖니. 아침에 했어? 아니면, 점심에? 둘 다? 자궁 안에 쌌어?”
키릴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이번엔 내 차례란다, 아가. 우리 약속 잊지 않았겠지?”
키릴이 헐떡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네스토르는 이를 드러내며 육욕 어린 미소를 지었다.
네스토르가 키릴의 안에서 손을 뺀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그럼 먼저 윗입으로 먹어 주지 않겠니?”
바지가 터질 듯 툭 튀어나온 아래를 키릴에게 들이밀며 네스토르가 입술을 핥았다.
여전히 다리를 활짝 연 채 숨을 고르던 키릴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무릎을 침대 위에 대고 몸을 세우자 희뿌연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네스토르가 그 모습을 핥듯이 쳐다보았다.
“쏟아지는 양을 보니 자궁 안에 뿌리지 않았나 보구나.”
“네. ……임신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거라. 같은 날 뿌린다면, 내 씨가 우선이니 말이다.”
키릴이 한숨을 삼키며 네스토르의 바지 매듭을 풀었다. 기분 탓인지 아까보다 바지가 더 부푼 듯했다. 매듭이 완전히 풀려 틈이 벌어지기 무섭게 성기가 퉁 튕겨 나왔다. 키릴의 안을 손으로 쑤시며 선액이라도 흘렸는지 키릴의 얼굴 위로 끈적한 물이 튀었다. 혀를 내밀어 입술 주변에 튄 용의 체액을 맛보았다. 달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까맣고 부드러운 비늘로 뒤덮인 이종의 성기에서도 맛있는 냄새가 났다. 달아오른 가랑이 사이가 근질근질했다. 임신한 것도 아닌데, 이 기이한 생식기를 맛있다고 느끼고 품고 싶어 안달하는 자신의 몸에 쓴 웃음만 나왔다.
키릴이 제 양물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하자 네스토르가 제 짝의 뺨을 감싸 쥐고 물었다.
“먹고 싶지 않니?”
키릴은 고개를 저은 후 입을 크게 벌려 단번에 귀두를 삼켰다. 귀두 끝이 갈라진 탓에 양쪽 볼이 볼록 나왔다. 네스토르가 그런 키릴의 뺨을 귀엽다는 듯 어루만졌다. 살기둥을 천천히 삼켜나갈수록 귀두 끝이 입안의 양쪽 점막을 긁어 댔다. 두 머리에서 미끄덩하고 달콤한 액이 흘러나와 금세 입안에 가득 찼다. 키릴의 눈동자에서 초점이 점차 흐릿해졌다.
츕, 츄릅, 아…… 우훕, 웁, 츕…….
대신관의 침실 문 너머로 방의 주인이 이종의 성기를 게걸스럽게 빠는 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그 소리가 사그라든 뒤엔 침대가 부서질 듯 삐걱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끊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