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네스토르(2)
4.
키릴은 황궁에 갔던 그 날, 자궁 안에 용의 정을 받았다.
그리고 용은 그날 이후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종종 무턱대고 찾아와 키릴을 품곤 했는데, 시간은 물론 장소까지 가리지 않아 키릴을 곤란하게 했다.
그간 쌓인 욕구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그의 취향이 원래 그런 것인지 몰라도, 확실한 건 네스토르가 주위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지금처럼.
“학, 흣, 응, 흐으……!”
도서관은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다. 자료를 찾는 신관과 테이블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사제와 성기사, 그들 사이를 조용히 오가는 신전 관계자까지.
“아, 아, 으응……! 흑! 아, 안 돼…… 아윽……!”
입을 굳게 닫고, 발걸음 소리마저 죽이는 그곳에서 키릴은 반쯤 헐벗은 몰골로 테이블 위에 엎드려 흔들리고 또 흔들렸다.
하얀 엉덩이 사이로 까만 비늘로 뒤덮인 이종의 성기가 연신 드나들었다. 키릴은 교미하는 개처럼 뒤로 쑤셔박히며 헐떡였다.
셔츠까지 풀어 헤쳐져 드러난 상체가 땀과 젖물에 흠뻑 젖어 번들거렸다. 임신하여 살짝 나온 배가 성기가 드나들 때마다 꿈틀거렸다.
“아, 으으응……! 응! 흑!”
“헉, 헉, 네 배 속의 이 아이는, 헉, 알려나 모르겠구나.”
“흑, 흐읏, 으, 아, 아래가…… 흐윽, 자꾸… 으응! 나와, 흐아……!”
“어미가 저를 품고 아비가 아닌, 다른 수컷의 좆질에, 이리, 헉, 자지러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키릴의 엉덩이를 벌리고 허리를 힘껏 쳐올리던 네스토르가 한 손으로 키릴의 배를 끈적하게 쓰다듬었다.
용의 손길에 자궁이 반응하듯 안쪽에 뜨거운 물이 고였다. 끈적한 점성을 가진 물이 꿀렁거리며 안에서 넘치듯 차올라 검붉은 이종의 성기에 쑤셔질 때마다 밖으로 왈칵 뿜어져 나왔다. 히익, 지독한 성감에 키릴이 몸을 떨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것도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이리, 엉덩이를 흔들고 있을 줄은, 전혀 모르겠지.”
쾌감에 절어 초점 없는 눈동자 안에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제의 얼굴이 비쳤다. 키릴의 유두에서 튄 희멀건 액이 그의 턱 주변에 달라붙어 있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중간중간 키릴 쪽을 훔쳐보곤 했지만, 표정이 고요한 것이 맞은편에서 벌어지는 난잡한 행위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그건 두 사람 주위를 지나가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도서관 한쪽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행위를 인식하지 못했다. 용이 건 인식 방해 마법 때문이었다.
“흐으으……! 으흣, 응, 아흐, 제발, 흐으, 주, 죽을 거 같아…… 학!”
처음엔 네스토르가 다른 이들이 있는 공동 장소에서 옷을 헤집자 키릴은 크게 당황했다. 커다란 책장에 막힌 공간도 아니었다. 하나의 책상에 여럿이 둘러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은 가림막 하나 없었다.
키릴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신음을 막기 위해 입을 틀어막자, 네스토르는 아무도 모를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 했다.
네스토르는 부드럽게 키릴을 달래며 임신한 몸에 제 성기를 끝까지 밀어 넣고 사정없이 안을 푹, 푹 찧어 댔다. 성기가 안에서 뱀처럼 멋대로 움직이며 사납게 안을 처대자 키릴은 바로 무너져 내렸다.
용의 성기는 존재 자체가 발정제였다. 그 큰 것이 안을 찢을 듯이 벌리고 들어오자마자 키릴은 다리 사이로 음액을 쏟았다. 이종의 성기에 완전히 꿰뚫려 그것이 제집처럼 키릴의 안을 드나드는 내내 바닥에 음란한 물이 투둑투둑 그치지 않고 떨어졌다. 발정 난 짐승처럼 흘레붙는 두 사람의 발밑은 키릴이 싼 물로 철퍽철퍽했다.
물기 가득한 곳을 마구 치덕거리는 좆질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저들이 이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구나. 네 뒷구멍이 이렇게 보짓물을 쏟으며 내 좆을 맛있게 먹어 치우는 걸 자랑하고 싶었는데. 아무도 보지 못하니 말이다.”
못된 말과 달리, 네스토르는 절대 들킬 리 없으니 적당히 긴장하라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
하지만 반쯤 정신이 나간 키릴은 고개를 마구 저으며 그저 울먹일 뿐이었다.
네스토르는 그럴 의도는 아니었으나 잔뜩 겁을 집어먹은 키릴의 모습이 제법 귀여워 괜히 더 놀리고 싶어졌다.
네스토르가 키릴의 얼굴을 들어 올려 물기가 가득한 볼을 핥았다.
“싫으니? 네 어린 기사에겐 잘만 보여 주면서. 부끄러움이 많구나. 아니면 다음엔 셋이서 이곳에서 할까, 응?”
“으응! 시, 러… 싫습니, 다…… 아……!”
“흐응, 아쉽구나. 속상하니 젖물 빼는 건 직접 짜 주진 않을 테다.”
네스토르가 지그시 등을 눌렀다. 가슴이 책상 위에 짓눌렸다. 툭 튀어나온 유두가 책상에 뭉개지며 유즙이 질질 새어 나와 질척하게 살갗에 들러붙다 못해 책상 위를 적시기 시작했다.
야릇한 느낌에 키릴이 몸을 뒤틀었다. 몸이 흔들릴 때마다 가슴과 유두가 가차 없이 비벼져 더 참기 힘들었다. 더, 더. 키릴은 저도 모르게 아래를 비비적거렸다.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관통했다.
“젖꼭지가 그리 가려웠니? 말을 하지 그랬어.”
키릴이 스스로 책상에 가슴을 비비자 헛웃음을 흘린 네스토르가 키릴의 몸을 잡아 일으켰다. 상체를 세우고 양 가슴을 감싸 쥐었다. 손안에 가득 차는 말캉한 살덩이의 감촉이 가학심을 불러일으켰다. 우악스럽게 젖을 쥐어짜다 뾰족해진 유두를 꼬집듯이 쥐었다. 매끈하고 야들야들한 살을 으깨듯이 짓뭉개고 거칠게 비비자 키릴이 몸을 파드득 떨며 자지러졌다.
“아, 흑! 아파, 아파요! 아흐윽!”
“그래? 근데 아프다면서 왜 앞으로 질질 싸는 거지?”
그 말대로 키릴의 성기가 연거푸 정액을 내뿜었다. 책상과 맞은 편의 남자에게 정액이 튀었지만 아무도 몰랐다. 키릴조차 제가 사정하는지도 모르고 흐느끼며 연신 허리를 흔들었다.
네스토르가 파정하는 성기를 쥐고 꽉 조여 주자 성기를 삼킨 키릴의 내벽 역시 조여들었다. 저릿하게 올라오는 쾌감에 네스토르가 눈을 반쯤 감고 키릴의 볼에 제 볼을 비볐다. 마치 일리야가 키릴에게 그리했던 것처럼.
내벽이 용의 성기를 쥐어짜듯이 꽉 조이자 네스토르가 목을 울리며 조용히 웃었다.
“읏, 으음…… 방금 누굴 생각했지?”
“흑, 흐읏, 윽……. 흣, 아……!”
“나한테 박히면서 그 어린 것을 생각했니, 응?”
키릴이 마구 고개를 저었지만 성기를 조이는 힘은 더 강해졌다.
“그 어린 것을 흉내 내면 넌 알면서도 더 흥분하는구나.”
“아, 흑! 응! 흐으읏, 응! 하악……!”
“네 기사의 아이를 임신한 채로 내게 쑤셔 박히며 이리 기뻐하면서, 또 한편으론 내 좆질에 애 아빠를 떠올리다니. 사제가 이리 문란하고 음탕해서야…….”
네스토르가 성기를 더 깊이 쑤셔 올린 후 미친 듯이 허리를 찔러 올렸다.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한 키릴이 정신없이 흔들리며 울부짖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거칠게 삽입을 반복하며 부풀어 오른 자궁 입구를 부술 듯이 퍽, 퍽 때려 댔다. 아랫배가 꿈틀거리며 쉴 새 없이 불룩불룩 움직였다.
흥분으로 온몸이 발긋해진 키릴이 장소도 잊고 교성을 내질렀다. 네스토르가 이를 드러내며 흉악한 미소 지었다.
“그래서, 더, 그 배덕함이, 헉, 마음에 들어.”
“아! 학! 아, 안 돼, 그러, 지, 마, 하악……!”
자궁 입구를 퍽 쳐올린 후 끝이 갈라진 귀두로 문질거리자 그 뒤에 벌어질 일을 눈치챈 키릴이 버둥거리며 책상을 긁었다. 도망치고 싶었으나 네스토르의 손안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
“어딜……. 넌 이제 나한테서 벗어날 수 없단다.”
귀두 끝이 꿈틀거리자 키릴이 안이 두려움 섞인 긴장과 은밀한 기대로 무섭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네 기사의 아이를 품은 자궁을 내 정으로 흠뻑 적셔 흰 점액으로 범벅이 될 정도로 뿌려 주마.”
“읏, 응……! 흐…… !”
“이건 용만 해 줄 수 있는 짓이지.”
꿈틀거리던 양쪽 귀두 사이로 예의 그 가늘고 긴, 미끈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순식간에 자궁 입구에 들러붙은 그것이 슬며시 몸을 문대며 꿈틀거렸다.
“나만 네게 해 줄 수 있단다, 아가.”
빼곡하게 돋은 자잘한 돌기의 형태와 미끄덩한 감촉이 기이할 정도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본능적인 거부감이 치밀어 올랐지만, 그 이상으로 까닭 모를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들끓었다. 키릴의 육신은 다음에 올 일에 대한 기대로 바들바들 떨렸다.
“하아, 하, 아, 흐으윽……!”
성기 끝에서 나온 촉수가 가장 깊고 예민한 곳을 간지럽히자 키릴의 자궁이 닫혀 있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듯 촉수를 빨아들였다. 촉수는 마치 살아 있는 벌레처럼 꿈틀대며 자궁 안에 뜨거운 액을 내뿜었다.
정액과 다른 그 정체 모를 액이 자궁 안을 덥히는 순간 키릴은 뇌를 강타하는 지독한 쾌감에 비명을 지르며 발작하듯이 몸을 떨었다.
“아악!! 아! 아흐윽……!!”
할 일을 마친 촉수가 빠져나가고 네스토르가 정액을 터뜨렸다. 키릴의 성기는 이미 한참 전부터 정액을 물처럼 쏟는 중이었다. 뒤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네스토르는 자신의 밑에 있는 인간을 내려다보았다. 무방비하게 널브러진 신체가 경련하듯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눈물과 침으로 엉망이 된 얼굴이 볼만했다. 그가 퍼부은 쾌락에 완전히 정복당한 암컷의 얼굴이었다.
네스토르가 키릴의 뺨을 진득하게 핥아 올렸다.
“가련하기도 하지.”
그렇게 말하며 반쯤 빼낸 성기를 강하게 쑤셔 박았다. 뱀 같은 성기가 두 개의 머리를 치켜들고 자궁 입구를 번갈아 찔러 올렸다. 뱃가죽이 또다시 꿈틀거렸다. 인간의 탈을 쓴 용의 생식기를 뿌리까지 삼킨 키릴이 재차 정액을 쏘아 올렸다.
“아아……! 흐아……!!”
푹, 푹 쉼 없이 꿰뚫리고 또 꿰뚫렸다. 뒤에 달라붙은 수컷용은 키릴의 몸 안의 수분을 죄다 쥐어짤 기세로 쉼 없이 몰아붙였다. 키릴은 도서관에 온 이유도 잊고 용에게 범해지며 한참을 흐느꼈다.
용의 정액을 받고 또 받고, 그가 세 번째 사정을 마쳤을 때 키릴은 뒤에서 저를 끌어안은 팔을 움켜쥐며 애원했다.
“제발, 그만…….”
이대로 하다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기절하든, 쾌락에 빠져 정신을 완전히 놓든, 무엇이든 위험했다. 키릴은 할 일이 있어 도서관에 온 것이었다.
“다음엔 예배당에서 해 볼까?”
“안 돼요, 안 됩니다.”
키릴이 사색이 되어 고개를 젓자 네스토르가 농담이었다며 키릴의 볼을 쓰다듬었다. 말라붙은 눈물과 타액 섞인 흰 체액을 닦아낸 그가 키릴의 안에서 제 성기를 천천히 뽑아냈다.
“응……! 흣, 으…… 응…….”
“그럼 대신 밖에서 꽃구경하며 하는 것도 즐겁겠구나.”
겨울이 왔는데 무슨 꽃구경을 말하는 걸까. 봄이 오면 그리하자는 걸까. 키릴은 빠져나가는 성기를 저도 모르게 조이며 낮게 신음했다.
“이리 아쉬워하면서…….”
“일이, 이, 있습니다.”
“그래. 그래서 대답은?”
“…….”
“흐음, 아니면 정말 예배당에서 할까?”
키릴이 고개를 마구 젓자 네스토르는 그럼 야외에서 하겠냐고 물었다. 키릴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을 들은 것이 만족스러웠는지 네스토르는 바로 키릴의 옷 정리와 주변 정리를 도왔다.
옷을 입는 건 문제가 아닌데, 안에서 자꾸만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자궁 안에 담뿍 뿌려 준 정을 제외하고 내벽에 잔뜩 먹인 정액은 말라 가는 인간의 정액은 물론 키릴의 음액까지 한데 섞여 밖으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에 지독하게 야한 끈적한 실이 만들어졌다.
정화는 안에 든 것까지 깨끗하게 해 주지 못하기에, 하의를 입고나니 정화 구슬을 몇 번이고 거듭 사용해야 했다.
겨우 정리가 끝나자, 키릴이 이제 되었다며 네스토르의 어깨를 밀었다.
“이제 마법을 해제할 건데 앉을 수 있겠니?”
고개를 끄덕인 키릴이 허리를 내렸다. 그러다 안이 벌어지는 느낌에 얼굴을 찡그리자, 지켜보던 네스토르가 키릴을 뒤에서 안고 도로 세웠다.
“미련하긴. 일어서 있는 걸로 하자. 그렇게 인식시킬 테니, 그대로 있어. 걸을 수는 있니?”
“예.”
몸은 이미 치유되어 괜찮았다. 체력이 바닥을 치고 정신적으로 지쳐서 힘들 뿐이었다.
가만히 키릴을 쳐다보던 네스토르가 기력 회복 마법을 걸었다. 키릴이 움찔하니 그가 피식 웃었다.
“괜찮아, 더 하려는 게 아니야. 나도 돌아가 봐야 해서 더는 하지 못해.”
키릴이 대놓고 안심한 표정을 짓자 네스토르가 섭섭하다는 듯 눈꼬리를 내렸다.
“그래도 내 덕에 몸은 썩 편해졌을 텐데?”
그 말대로 안이 쑤셔 내내 미열에 시달리던 몸이 드물게 개운했다. 용이 자궁 안에 뿌린 정이란 것이 원인인 듯했다. 정액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대신 저녁에 다시 오마.”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겁니다.”
키릴이 질린 얼굴로 네스토르를 올려다보자 그가 웃으며 키릴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네 여기가 그렇게 두지 않을 텐데.”
“…….”
“이미 한 번 경험해 보지 않았니? 이번엔 아마 그때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겠지.”
“…….”
“네 기사가 자리를 비울 때 내가 대신 네 안을 가득 채워 줄게. 아니면 같이 할까?”
얼마 전의 일을 떠올린 키릴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두 손에 파묻자 네스토르가 짓궂게 웃으며 키릴을 어깨를 두드렸다.
“그럼 이제 가 볼 테니 몸조심하렴.”
그 말을 마친 뒤 네스토르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키릴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책상과 바닥이 깨끗했다. 맞은편의 사제에게 튀었던 정액도 지금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 역시 아무도 그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이쪽을 힐끗거리는 이도 있었지만, 평소에도 늘 받던 시선이었다.
그토록 격렬하게 정사를 벌이고도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오직 키릴의 몸만 제외하고.
미처 다 쏟지 못하고 내벽 안에 남은 정사의 흔적이 안에서 꿀렁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축축한 것이 또다시 조금씩 새어 나오는 것을 느끼며 키릴은 나른한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