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두 번의 해가 바뀌고 다시 봄이 왔다.
키릴은 얼마 전 대신관으로 임명되었다. 빠른 임관이었으나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가진 신성도 남달랐지만 솔 제국 황태자의 대부라는 것도 빠른 임명에 한몫했다.
다른 이들이 걱정할 정도로 말라 가던 키릴은 2년 새 완전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전과는 묘하게 분위기가 달라졌다. 키릴을 어릴 적부터 보아 온 이들은 마냥 어리던 사제가 어른이 된 것이라 여기고 넘어갔지만, 바뀐 뒤로 이상하게 사람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지금도 책장의 책을 손으로 훑는 단순한 동작 하나로, 서관의 사서와 근처에 있던 성기사가 그 손끝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긋한 손짓을 홀린 듯이 쳐다보던 사서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빤한 시선에 키릴이 뒤를 돌아보았다. 허공에서 두 눈이 마주쳤다. 키릴은 익숙한 시선에 미소를 보이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때 키릴을 찾은 사제가 달갑지 않은 소식을 알려 주었다.
“선황께서 남궁에서 올라오셔서 키릴 님을 찾으십니다.”
잔잔하던 표정에 균열이 일었다.
‘그렇구나. 또 봄이 왔구나.’
황제의 침실로 들어서자 태의가 제일 먼저 그를 맞았다. 연두색 눈이 키릴의 전신을 진득하게 훑어내렸다. 열기 어린 시선에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유두가 살짝 섰는지 셔츠에 쓸렸다. 오늘은 아래에 아무것도 넣고 있지 않은데도 몸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랜만이라 그런 듯했다.
“거기 서서 뭐 하느냐. 어서, 빨리 오거라.”
선황은 키릴을 보자마자 구멍을 확인하겠다며 닦달했다.
키릴은 태연한 얼굴로 옷을 벗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크게 벌렸다. 선황이 다리 사이에 앉아 성기 밑으로 얼굴을 들이밀어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선황이 더 잘 볼 수 있게 살짝 허리를 내려 양손으로 엉덩이를 벌려 주었다.
태의가 그런 키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지만 그 역시 익숙해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잘 보이세요?”
안을 들여다본 황제가 표정을 왈칵 찡그렸다.
“왜 짐이 준 장난감을 하지 않았느냐. 짐이 없는 동안 그걸로 채워 두라 했을 텐데?”
“정 몸이 힘들 땐 넣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오늘은 일이 많았습니다.”
“안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했을 텐데?”
키릴은 억울했다. 조금만 몸을 자극해도 젖는 곳인데 마를 리가. 그는 맨살을 조금 쓸어 만지기만 해도 느낄 만큼 민감했다. 옷 위로 유두를 비비기만 해도 안에서 흐르는 게 느껴지는데 무슨. 빤히 알면서 그리 말하는 선황이 얄미웠다.
그 반항적인 눈빛에 선황이 엄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젖는 정도로는 안 되니 그러는 것 아니냐. 좀 더 흥건해야지. 늘 넣고 다니기 힘들면 잘 때라도 넣고 자거라.”
키릴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따져봤자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할 테니 차라리 안 듣는 게 나았다.
선황이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놓여 있던 잔을 들어 키릴에게 내밀었다.
“마시거라.”
“무엇이옵니까?”
“약이다.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네 몸을 보중할 필요가 있으니.”
이상한 맛에 키릴이 이마를 찌푸리자 황제가 채근했다.
“남기지 말고. 어서 다 마시거라.”
빈 잔을 협탁에 놓자 황제가 키릴의 성기를 입에 물었다.
예민한 살갗에 뜨거운 숨이 닿았다. 물기 어린 물컹한 살덩이가 성기를 훑고 빨아들이듯 귀두를 조이는 느낌이 자극적이었다. 축축한 입안이 기분 좋아 키릴은 목을 울렸다.
키릴은 팔을 뒤로 짚고 선황이 빨기 좋게 하체를 내밀었다.
게걸스럽게 핥고 빨리는 감각에 희미하게 맴돌던 성감이 단번에 전신을 달구었다. 혀로 문대거나 이로 살짝 긁어내릴 때마다 몸이 흠칫흠칫 튀었다.
가슴이 근질근질했다. 언뜻 보인 유두가 아까보다 커져 있었다. 만지고 싶었다. 말랑한 살덩이가 납작해지도록 손으로 꽉 짓누르고 잡아당기며 허리를 흔들고 싶었다. 키릴은 입술을 깨물며 솟구치는 충동을 참았다.
“아, 아…….”
흥분이 고조되자 배출 욕구가 치솟았지만 좀처럼 정액이 나오지 않았다.
“이게 다 네가 뒤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
선황이 짜증을 내자 태의가 다가와 손가락을 키릴의 안에 집어넣었다. 흣, 신음을 터뜨린 키릴이 고개를 뒤로 젖히고 몸을 약하게 경련했다. 선황의 입안으로 정액이 쏟아졌다.
“하아…….”
사정의 여운에 젖어 있던 키릴이 나른한 얼굴로 제 다리 사이에 앉은 선황을 살폈다.
선황은 남은 정액을 남김없이 받아먹은 뒤 애액이 흐르는 구멍에 입을 가져다 대는 중이었다. 그 모습에서 문득 병환을 앓기 전 황제의 모습이 보였다.
키릴은 오십이 다 되어 가는 그 얼굴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았다. 쓰러진 후 처음 이곳으로 요양을 왔을 때와 달리 지금은 많이 봐 줘야 마흔 초중반으로 보였다. 병으로 마른 것만 제외하면 오히려 전보다 젊어진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
“신성력만으론 이렇게까지 효과가 좋지 않았는데, 네 덕에 이리 건강해졌단다.”
선황이 키릴의 음부에서 얼굴을 떼어내고 일어섰다. 하의를 내려 자신의 벌떡 선 성기를 드러내 보이며 키릴을 내려다보았다.
“어떠냐, 키릴. 이걸 네 안에 품고 몇 번이고 짐의 씨물을 받던 때가 그립지 않으냐?”
선황이 키릴의 눈앞에서 느릿하게 허릿짓을 했다. 성기에서 흘러나온 분비물이 살덩이를 훑어내리는 손을 적시고 길게 실을 만들며 떨어졌다.
키릴은 저도 모르게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 슬쩍 고개를 돌렸다.
“왜 고개를 돌려. 네가 좋아하던 것이 아니냐.”
선황이 키릴의 어깨를 밀어 넘어뜨렸다.
“짐이 다시 건강해져야 섭정을 치우고 다시 모든 걸 제자리로 돌릴 수 있으니 너도 태자의 모친으로서 협조하거라.”
“태자 전하의 모친은 황후 폐하십니다.”
“모친은 무슨.”
코웃음을 친 선황이 키릴의 위에 올라탔다. 벌어진 다리를 제 허벅지에 올리고 핏줄이 꿈틀거리는 살덩이를 물이 흐르는 구멍에 밀어 넣었다. 축축하게 젖은 내벽이 부드럽게 열리며 선황의 것을 오물오물 집어삼켰다.
“아…… 으음…….”
부드럽게 성기를 삼킨 내벽이 이제 움직여도 된다는 듯 성기를 꽉 물었다. 선황이 탄성을 흘리며 허릿짓을 시작했다. 느릿한 허릿짓에 검붉은 살덩이에 달라붙은 빨간 속살이 선황의 성기를 따라 딸려 나왔다가 다시 밀려 올라가길 반복했다. 선황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졌다.
“아. 아, 으, 흐응! 응! 아……!”
선황의 성기가 거침없이 안을 들락거렸다. 예전만큼 격렬하진 않았지만 내벽을 거칠게 긁어 대는 것만으로 음란한 몸은 흠뻑 젖어 들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이 전신을 덮쳤다.
“하아, 하아…… 흣! 으응!”
“좀 더, 힘을 빼거라. 그간 참느라, 후욱, 급한 건 알겠다만은. 이리 조여대면, 짐이 오래 쑤셔 줄 수 없지 않으냐. 헉, 너도 이걸 오래 물고 싶을 텐데, 응?”
“으응, 몸이 멋대로, 아, 아읏, 조절할 수가 없…… 윽! 으응!”
오랜만의 관계라 그런가. 다른 때보다 몸이 빨리 뜨거워졌다. 끓어오르는 흥분에 머리가 어질했다.
귀두로 안을 찔러 대던 선황이 허리를 둥글게 돌렸다. 살기둥이 내벽 곳곳을 문지르고 안을 거칠게 휘젓자 키릴이 등을 꺾으며 몸을 들썩였다. 몸이 멋대로 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고작 팔뚝보다 작은 살덩이에 불과한데 그 살덩이가 움직일 때마다 미칠 것 같았다. 키릴은 다리를 더 활짝 열고 선황의 생식기를 열렬하게 받아먹었다.
성기를 꽉 옥죄는 느낌에 선황이 숨소리가 더 거칠어졌다. 참지 못하고 안을 퍽퍽 박아 대자 접합부에서 끈적한 물이 튀었다.
“응, 흐읏, 아, 아, 학……!”
두 사람의 정사를 지켜보던 태의가 옷을 벗고 침대 위로 올랐다.
질퍽하게 젖은 키릴의 안을 검붉은 성기가 빠르게 들락거렸다. 커다란 살덩이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용을 쓰다 밖으로 끌려 나온 빨간 속살이 보였다. 속살에서 끈적한 물이 주룩 흘러내리는 것이 마치 과즙 같기도 하고 게걸스럽게 식탐을 부리다 흘러내린 침 같기도 했다. 태의는 혀로 입술을 핥으며 키릴의 몸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땀에 젖어 희게 빛나는 몸. 남자치고 가느다란 목을 활짝 젖히고 신음하는 얼굴이 지독히도 야했다. 헐떡거리며 신음하느라 다물지 못하는 입에서 흐르는 침에 군침이 돌았다. 그리고 붉어진 입술 사이로 보이는 빨간 혀에 시선이 닿은 순간 반쯤 서 있던 태의의 성기가 아플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태의가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달라붙었다. 혀를 길게 빼물고 키릴의 유두를 날름 핥았다. 그렇게 가만히 핥기만 하자 가슴이 간질간질해진 키릴이 손을 뻗어 태의의 머리를 더 깊이 잡아끌었다.
바라시는 대로 해드려야죠, 그리 속삭인 태의가 단번에 키릴의 유두를 집어삼켰다. 혀를 뾰족하게 세워 예민한 살덩이를 이리저리 짓뭉개고 넓적한 혓바닥으로 가슴팍이 축축해질 때까지 핥아 댔다.
침에 젖어 번들거리는 유두를 볼이 홀쭉해지도록 강하게 흡입하여 빨고 이를 세워 벌겋게 부푼 살덩이를 사정없이 깨물었다.
“으흑! 아, 아파요.”
“여길 심하게 괴롭혀 줄수록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태의 말대로, 헉, 아프다면서 아래론 좋아서, 허억, 질질 싸고 있지 않으냐.”
선황이 허리를 쳐올리자 음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키릴은 보지 않아도 제 안에서 뭔가가 질질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선황의 물건을 받아먹으며 애액을 물처럼 배출하고 있었다. 뒷구멍이 사내의 생식기를 환장한 듯 빨아대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흐아, 아, 아, 으으, 응…….”
그런 제 몸이 수치스러운데도 이상하게 몸은 더욱 달아올랐다. 키릴의 눈동자가 점점 탁해졌다. 키릴은 저도 의식하지 못한 채 안달하듯 제 몸을 시트에 비벼댔다. 흥분한 몸이 통제를 벗어나 멋대로 굴었다.
“아아……! 흣, 으응… 흐……!”
가슴을 빨던 태의가 그런 키릴을 집요하게 쳐다보다 천천히 머리를 움직였다.
유두에서 유륜을 거쳐 윗배까지 느른하게 핥으며 내려가 혀끝으로 배꼽을 쑤셨다. 일정하게 흔들리던 하얀 몸이 거칠게 들썩이자 태의가 목을 울리며 웃었다. 태의의 혀가 배꼽에서 아래로 기어 내려갔다.
그리고 귀두를 삼킨 순간 키릴의 몸이 번쩍 튀어 올랐다.
“큿! 그리 좋더냐! 끊어먹는 줄 알았다.”
“흣! 아! 흐으…… 응! 읏! 응, 아, 아!”
짝!
키릴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벌을 주듯 볼기를 철썩 치자 키릴이 파드득 떨며 아래를 꽉꽉 조여 물었다.
뒷구멍으로 제 것을 단단히 문 키릴을 기특하다는 듯 보며 웃던 선황이 태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태의가 기다렸다는 듯 키릴의 상체를 일으켜 뒤에서 끌어안았다.
온전히 제게 기댄 키릴의 무게를 느끼며 태의는 매끄러운 피부의 감촉을 남몰래 만끽했다. 이 몸을 기쁘게 해 주고 싶었다. 제 품 안에서 천박하게 울 사제를 상상하며 태의가 키릴의 볼을 진득하게 핥아 올렸다.
“아… 으, 응…….”
츕, 츄릅…….
한쪽 볼이 온통 질척해질 정도로 핥아댄 후 귀를 깨물던 태의가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유두를 꼬집었다. 양손으로 젖꼭지를 짓뭉개듯 누르고 손가락 안에서 세게 비비자 키릴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비명 같은 교성이 터지자 태의가 제 입으로 소리를 틀어막았다.
“읍! 으으읍!”
할짝거리며 입술을 빨고 안으로 들어가 빨간 혀를 휘감았다.
“우웅… 흡, 우웁, 응…….”
내심 탐냈던 혀를 비비고 자신의 입안으로 끌고 와 쪽쪽 빨자 두 사람의 입이 온통 침으로 범벅되었다.
키릴이 머리를 뒤로 빼자 태의가 끝까지 쫓아와 다시 입술을 집어삼켰다. 두 사람의 턱에 맺혀 있던 타액이 키릴의 몸 위로 뚝뚝 떨어졌다. 태의의 손이 타액을 훔쳐 키릴의 유두에 발랐다.
‘가슴, 더, 더…… 비벼 줘.’
유두를 괴롭히던 손 하나가 사라지자 키릴이 애가 달아 스스로 태의의 손에 제 가슴을 비볐다.
“후욱, 이러다 사제님 젖꼭지가 헐겠어요. 그래도 계속 만져 줘요, 응?”
“응, 계속, 계속…….”
“해 주세요. 라고 말하면, 해드리죠.”
“해, 해 주세요. ……흣!”
흥분한 태의가 입술을 떼어내고 키릴의 목을 가차 없이 깨물었다. 그리곤 살갗을 게걸스레 빨아 댔다. 두 손은 키릴의 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쥐고 검지로 젖구멍을 사정없이 긁어내렸다. 키릴이 헐떡이며 울음 같은 신음을 질질 흘렸다.
아래가 쑤셔지고 위에서 쏟아지는 날카로운 자극에 허덕이느라 키릴은 태의가 발기한 성기를 자신의 둔부에 마구 비벼대다 정액을 싸지르는 것도 몰랐다.
그 모습에 흥분한 선황의 허릿짓이 거세졌다. 아랫도리에 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했다.
내벽을 후비고 들어온 귀두가 굳게 닫힌 입구를 쾅 찍어 올렸다.
“아흑! 흐, 읏……!”
자궁 입구를 찌부러뜨리며 밀어 올리는 그 자극적인 움직임에 발끝까지 찌릿했다. 아찔한 쾌감에 전신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눈앞이 하얗게 물드는 순간 키릴이 울컥 애액을 쏟으며 앞으로는 묽은 정액을 쏘았다.
“아, 아! 윽, 읏……!”
“큿!”
절정에 달한 키릴이 허리를 활처럼 휘며 경련하듯 몸을 떨자 내벽도 같이 진동하며 강하게 수축했다.
쥐어짜이듯 성기에 가해지는 압박에 이를 악문 선황이 키릴의 골반을 움켜쥐고 강하게 박아 올렸다.
“하아, 하아……. 읏, 뭐……!”
절정과 사정감에 취해 덜덜 떨던 키릴의 눈이 커졌다.
자궁이 열렸다.
“웃, 아, 아, 흣…… 아, 안 돼!”
선황의 것이 좁은 문을 열고 끊임없이 밀려 들어왔다. 기겁한 키릴이 몸을 빼려 하자 선황과 태의가 붙들었다.
선황이 성기를 빼지 않고 허리를 빠르게 돌렸다. 살기둥이 자궁 안을 거세게 짓뭉개자 순식간에 키릴의 머릿속이 하얗게 질렸다. 맞붙은 하체가 난잡하게 비벼졌다. 부지불식간에 찾아든 극렬한 자극에 사지가 벌벌 떨렸다.
“헉, 헉! 오랜만에 자궁에, 큿, 듬뿍 채워 주마! 크헉!”
“흣! ……아악!”
선황이 사정했다. 안을 채우는 선황의 정액을 느끼며 다시 한번 절정에 올랐다. 아득히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느낌에 몸에 힘이 쭉 빠졌다. 붉게 짓무른 눈가가 또다시 젖어 들었다.
“왜, 왜……. 아프지 않았는데…….”
자궁이 열린 걸까. 약간의 찌릿한 통증과 빠듯한 느낌 외엔 너무도 쉽게 안이 열렸다. 몽롱하게 잠겨 있던 정신이 번쩍했다.
“설마, 흣, 아까 먹은 약이…… 흐읏!”
“미약이라고 불릴 만한 건 아니고, 훅, 흥분을 조금 돕는 것뿐이다.”
정말 미약이었다면 선황의 성기가 자궁을 열고 들어와도 놀라긴커녕 좋아서 허리를 흔들었을 것이다. 바르는 미약만으로도 발정하여 태의가 제 자궁 안에 사정해도 관계 당시엔 아무래도 좋다고 허리를 흔들지 않았던가.
하지만 미미한 약효에도 무리 없이 자궁이 열린다는 사실을 안 키릴은 사색이 되었다.
“다시 한번 더 짐의 아이를 품거라.”
“그게 무슨……! 황성에 태자 전하가, 흣, 있지 않습니까!”
“내 이것저것, 헉, 다 복용해 보았지만, 임신했을 때의, 네 음액만 한, 헉, 명약이 없더구나.”
“그게 무슨…….”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키릴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곧,
“……어?”
태의의 가슴에 기대 늘어져 있던 키릴이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의 안에 있는 살덩이가 금세 단단해지고 있었다. 성기가 안을 빠듯하게 채우는 순간 귀두가 자궁 안으로 쑥 들어왔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덮쳐온 극렬한 자극에 키릴이 펄쩍 튀었다. 키릴은 감전당한 사람처럼 사지를 벌벌 떨면서도 계속 애원했다.
“흣! 그만, 안에, 제발, 으…… 안에 들어오지 마세요. 제발, 또 임신할 거야. 흣, 싫습니다, 폐하……!”
“그리 말하지 말거라. 네 구멍은, 좋아서 이리 속살을 떨며, 흐느끼는데, 훅, 짐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
그 말대로 내벽 전체가 오랜만의 깊은 삽입에 환희하듯 멋대로 움찔 대며 물을 내뿜었다.
선황이 바르작거리는 키릴의 다리를 들어 올려 제 어깨에 올렸다. 태의와 선황의 사이에 끼인 키릴의 몸이 거의 반으로 접히다시피 했다. 엉덩이가 들리자 둘의 결합이 더 깊어졌다.
심장이 쿵쾅쿵쾅 날뛰었다. 이대로 정말 임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싫어! 으응, 노, 놓아주세요. 폐하! 흣, 흐아!”
“…….”
“읏, 흑, 아! 시, 싫습니다.”
싫다는 외침에 입매를 비틀던 선황이 안을 망가뜨릴 듯이 찔러 댔다. 선황의 허릿짓을 따라 고환이 키릴의 엉덩이를 퍽퍽 쳐 댔다.
“제발, 윽! 아, 흐으…… 흣, 으응!”
신음과 울음이 멈추지 않아 키릴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선황의 성기가 제 안에서 난폭하게 날뛰고 있었다. 온 체중을 실어 끝까지 박아넣고 여린 살을 찢듯이 거칠게 뽑아내며 벌을 주듯 키릴을 몰아붙였다.
세 남자를 태운 침대가 비명을 지르듯 삐걱거렸다. 키릴은 두 남자 사이에서 속절없이 흔들렸다.
사정없이 쑤셔댄 탓에 퉁퉁 부은 구멍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와중에도 질퍽하게 안과 밖을 적셨다. 찌걱찌걱. 물소리와 공기가 터지는 소리, 살과 살이 거칠게 부딪히고 비벼대는 소리가 요란하게 쏟아졌다.
“응, 응, 아, 하악! 응…… 안 돼, 흣, 제발, 폐하…….”
약 기운 탓인지 안을 무참하게 찔러 대는 감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몸이 붙들린 것도 있지만 구멍이 선황의 것을 물고 놓지 않았다. 철퍽대며 박아 대고 휘젓고 흔들어 대는 난잡한 움직임에 맞추어 허리가 멋대로 흔들렸다.
오히려 약에 취한 중에 이렇게 제정신으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쾌락에 미쳐 제 앞가림도 못 하는 자신이 비참했다.
선황이 흉흉한 기세로 으르렁거렸다.
“안 되기는!”
“웃! 흐으…… 시, 싫습니다. 흐으, 싫어요, 폐하!”
“싫어? 내가 없으면 이 음란한 몸뚱이를 어찌 감당하려고?”
키릴은 선황을 노려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 네가 이대로 수절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가능할 리가 없다.”
“히잇!”
선황이 화풀이하듯 반쯤 뽑은 성기를 콱 찍어 올렸다. 일부러 자궁 입구를 피해 그 주변만 콱콱 찍어 대자 키릴은 상황도 잊고 애가 탔다.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돌려 자궁 입구를 찌르도록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키릴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쾌락으로 점점 흐릿해졌다.
선황이 그런 키릴을 비웃었다.
“이러면서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쾌락을 아는 몸이다. 감도를 올리고 임신을 위해 몇 번이고 정액을 받으며 성욕도 왕성해졌다. 도저히 자신이 처음 안았던 그 목석같던 사제와 같은 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이대로 평범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과연? 내가 없는 동안 정말 한 번도 여기가 젖지 않은 거냐?”
선황이 끈적한 물을 쉴 새 없이 흘리는 구멍을 제 남근으로 퍽퍽 쳐댔다.
“그때마다 이렇게 쑤셔지고 싶지 않았냐. 정말로? 그리고 여기는.”
선황의 손이 유두를 꼬집고 비틀었다.
“힉!”
“여기를 괴롭혀 줬으면 하지 않았냐고 묻고 있잖느냐.”
“아, 아…! 으응…… 흐윽!”
선황은 키릴의 몸을 잘 알았다. 겉으론 아닌 척해도 그 속에 있는 알맹이는 웬만한 요부보다 음탕했다. 이 몸이 얼마나 민감한지, 어디가 특히 약한지 선황은 훤히 알았다. 무구한 어린 몸을 온갖 추잡한 약을 써서 동방의 색노보다 더한 몸으로 만든 것이 바로 그였으니 말이다.
이 몸은 사내 주제에 뒷구멍을 자극하지 않으면 싸지도 못했다. 성기가 잔뜩 부풀어 올라도, 아무리 빨고 조여 줘도 싸질 못하면서 뒤를 조금만 만져 주면 좋아서 정액을 줄줄 쌌다.
“짐이 네 몸을 달래 준 덕분에, 네 음탕함을 숨길 수 있었던 것 아니냐. 이 발정 난 몸으로 고결한 신관인 척하면서.”
키릴이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도 비참함에 얼굴을 일그러뜨리자 그걸 본 선황이 이죽거렸다.
“아무도 네 여길 쑤셔 주지 않으면, 밤마다 달아올라 참지 못하고 너 스스로 수컷 위에 올라타겠지.”
“아니, 흣, 아니야, 아닙니……. 하악!”
“정말 안 그럴 자신 있느냐?”
당신만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키릴은 이미 실패했다. 근래엔 선황이 아닌 태의와도 관계하지 않았던가. 정액만 받지 않았을 뿐. 그의 물건이 몇 번이고 자궁 안을 드나들었다.
황제의 말대로였다. 키릴은 반쯤 자의로 이 관계를 이어 갔다. 예전과 달리 이젠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곤란했으니. 키릴은 자신이 중독자 같다고 느꼈다.
코끝에 야릇한 냄새가 감돌았다. 얼마나 흘리고 싸 댄 건지 청량한 향이 감돌던 침실에 비릿하고 음란한 냄새가 진동했다.
어느새 익숙해진 냄새. 뒤늦게 깨어난 후각에 거부감은커녕 아랫배가 다시 뜨거워졌다.
생각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잠시 반짝 들었던 이성이 선황이 아래를 찔러 올릴 때마다 조각조각 깨졌다. 내벽을 마구 문대고 긁어내리며 자궁 안을 드나든 성기 탓에 미칠 것 같았다. 키릴은 입술을 깨물고 흐느꼈다.
“아아……!”
쾌락에 헐떡이던 키릴이 선황의 성기를 쥐어짜듯 조였다. 세 번째 절정이었다. 동시에 황제 역시 사정했다. 자궁 안에 정액을 끊임없이 들이부었다.
긴 사정이 끝날 때쯤 키릴은 힘이 쑥 빠지는 것을 느꼈다. 손끝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임신은 안 되는데…….’
키릴은 멍하니 눈을 깜빡이며 생각했다.
황제는 어떻게든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할 것이다.
남자의 몸에서 아이를 보기 위해 용의 인공 자궁을 그의 몸에 삽입했고, 그 자궁 안을 제 정액으로 채우겠다고 온갖 희귀한 약을 구해 키릴에게 사용하지 않았던가.
거부하면 키릴을 벼랑 끝으로 몰아서라도 임신하게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어 불안했다.
어찌해야 하는가. 거기까지 생각하던 키릴의 손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의식을 놓고 늘어진 키릴을 본 선황이 태의에게 물었다.
“올라타라고 할 만한 상태가 아니구나. 약효가 약했는가?”
“자궁이 열릴 정도로만 조절하였습니다.”
“올려. 저 스스로 올라타 씨물을 짜낼 정도는 되어야지.”
“예,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