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화 (29/72)

13.

배가 조금씩 불러 왔다. 태의의 말대로 일반적인 임산부에 비해 티가 나지 않았으나, 출산을 두 달 남겼을 땐 가운을 입지 않으면 숨길 수 없었다. 키릴은 외출을 줄이고 침실과 기도실이 있는 궁에만 머물렀다.

몸이 무거운 와중에도 황제와의 관계는 끊이질 않았고, 진료 역시 계속 받아야 했다.

매일 추잡한 짓을 반복하는데도 아무도 그들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것이 키릴에겐 다행이면서도 비극이었다.

“오늘도 젖이 가득 찼군요.”

태의의 손이 봉긋한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애무하는 듯한 그 손길에 키릴이 가쁘게 숨을 뱉었다.

슬쩍 유두를 스치고 지나가는 손끝이 키릴을 애태웠다.

“밖으로 짜내야 하는데. 직접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어제처럼 제가 해드릴까요?”

태의가 가슴을 움켜쥐고 묻자 키릴이 덜덜 떨며 자신이 하겠다고 태의의 손을 밀었다.

“읏……!”

스스로 가슴을 쥐고 세게 누르자 유백색 젖줄기가 쏟아졌다.

누르면 누르는 대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왔다. 짜이는 느낌과 배출의 쾌감에 몸이 덜덜 떨렸다. 흐느끼는 키릴의 아래가 사정액과 애액으로 흠뻑 젖었다. 키릴은 자신이 사정하는지도 모르고 계속 가슴을 움켜쥐고 젖을 짜냈다.

“만지면서 싸네요. 임신하니 조금만 느껴도 참지 못하고 싸는군요.”

현직 사제의 대단한 치태에 구경하던 두 남자가 군침을 삼켰다.

“헉, 헉…… 더는 못 하겠어요.”

“안 됩니다. 아직 가득 남았습니다. 제가 도와드리지요.”

태의가 바로 두 손을 뻗어 젖가슴을 움켜쥐고 쥐어짰다. 쾌감과 고통에 비명 섞인 교성을 질렀다.

“아래도 확인해야 하는데……. 폐하, 도와주시겠습니까?”

웃으며 다가온 황제가 키릴을 눕히고 가슴에 이를 박아 넣었다. 그리곤 소리가 나도록 유두를 세게 빨았다. 가슴을 주물럭거리자 입안에 뿌연 액이 들어찼다. 쭙, 츄웁, 쪽, 쮸릅. 살 빠는 소리가 요란했다.

“응, 읏, 그렇게 빨면, 으응, 너무, 으하…… 우읏! 크흡……!”

황제가 가슴을 게걸스럽게 빠는 사이, 태의의 손이 애액으로 흠뻑 젖은 안을 파고들었다.

기다란 손가락 세 개를 무리 없이 삼키자 하나를 더 늘려 끝까지 집어넣었다. 키릴의 몸이 번쩍 튀어 올랐다.

“흐아! 아앗! 흑, 흐으, 읏, 하악……!”

태의는 이제 진료하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엄지가 입구에 걸릴 만큼 손가락을 깊이 찔러 넣고 서슴없이 안을 푹푹 쑤셨다. 벌어진 구멍에서 흥건하게 고인 물이 찍찍 새어 나왔다. 키릴이 울 듯이 흐느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졌다. 위와 아래에서 가해지는 폭력적인 자극에 키릴은 사지를 떨며 헐떡거렸다.

황제가 미처 삼키지 못해 흘러내린 젖줄기를 태의가 고개를 숙여 남김없이 핥아먹었다. 피부에 닿는 태의의 숨이 거칠었다. 제 흥분을 털어 넣듯, 안을 들쑤시던 손이 속살을 누르고 지저분하게 흔들어 댔다.

“읏! 자, 잠깐, 앗, 그, 그렇게 움, 직이면, 아윽, 으응, 아……!”

태의가 이럴 때면 키릴은 매번 참지 못하고 앞뒤로 싸지르곤 했다.

“좋으시죠, 사제님?”

“하윽, 아아, 흐아악……!”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키릴이 두 번째 절정에 달하자 그제야 두 사람은 진료를 빙자한 희롱을 멈췄다.

절정이 휩쓸고 지나간 뒤 두 눈이 풀린 키릴이 사지를 부들거렸다. 그 모습을 본 황제가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제 성기를 꺼내 들었다. 야한 액을 흘리며 검붉은 살덩이가 꺼떡거렸다. 진료를 끝내라는 신호였다.

태의가 자리를 비켜 주자마자 황제가 키릴의 몸에 올라탔다. 그리고 단번에 뒤를 꿰뚫었다. 반쯤 의식을 잃고 널브러진 몸을 붙들고 황제가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며 헐떡였다.

“흐…… 흣! 으으…… 응! 흐으…….”

“헉, 헉, 음탕한 것 같으니. 젖 짜주는 게 그리 좋더냐? 손가락만 찔러 줘도 가다니 얼마나 음란한 몸이란 말이냐.”

“하으…… 흐읏, 흐아…… 아! 으…….”

키릴은 제대로 된 언어를 뱉지 못하고 질질 흘리듯 신음하며 헐떡였다.

퍽, 퍽 살을 처박는 소리와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음란한 소리를 뒤로하고 태의가 조용히 웃으며 진료실을 빠져나갔다.

매번 이런 짓을 하면서도 남의 눈을 신경 쓰기는 했던 걸까. 출산을 한 달 앞두자, 황제는 키릴을 데리고 별궁에 들어박혔다.

그곳에서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생활이 이어졌다.

황제는 튼튼한 자궁을 굳게 믿는 것인지 제법 무거워진 몸을 붙들고도 거리끼는 기색 하나 없이 제 욕심을 채웠다. 키릴은 이기적인 황제도 그걸 뿌리치지 못하고 못내 받아들인 자신도 구제 불능이라고 자조했다.

진료를 이유로 태의에게 가슴을 짜이고 안을 파고드는 그의 손에 절정을 맞이하는 일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애액의 맛을 봐야 한다는 헛소리를 하며 태의가 아래를 빨았을 때, 그리고 그걸로 화를 내기는커녕 바로 교성을 지르고 사정했을 때는 스스로가 무서웠다. 그 정액을 태의가 입으로 닦아 주고 황제가 그걸 보고 자위하는 걸 확인한 순간, 키릴은 육욕만 남은 듯한 두 남자에게 진저리를 치면서도 문득 자신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새삼 충격을 받았다. 그날 키릴은 홀로 기도실에 틀어박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변해버린 몸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도, 감당하기 힘든 황제와의 관계도 모두 무섭고 두려웠다. 그저 계시를 따르려 했을 뿐인데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키릴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키릴의 낯은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배 속의 아이에 대한 감정은 복잡했다. 애정보다는 걱정이 컸다. 임신에 대한 거부감은 있었지만 그것은 배 속 아이에 대한 감정은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하는 생각에 황제가 가끔 원망스럽기는 했지만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 잘못된 건 모두 어른들이니까.

다만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다. 키릴은 이제 막 성인이 된 지 일 년이 지났다. 부모가 될 것이란 가정 자체가 없던 인생이었고 좋은 부모가 어떤 건지도 모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키릴은 생물학적 부모가 될 예정이었지만, 양육자는 될 수 없었다.

아이는 황손이었다. 그것도 황제의 유일한 자식이라 황태자가 될 것이 분명한 아이다. 그런 아이의 모친이 사제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신이 점지한 아이고 키릴은 계시를 따랐을 뿐이지만,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기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키릴과의 관계는 숨겨야 했다.

아마도 현 황후의 슬하로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컸다.

주신의 신실한 신자로도 유명한 황후는 고귀한 신분은 물론 지혜와 인망을 두루 갖춘 여장부였다. 망나니 같은 황제가 그래도 흔들림 없이 권력을 휘두르는 건 어느 정도 황후의 덕이 있었다.

소문으로 황후가 따로 총애하는 애인이 둘인가 셋이 있다 들었지만, 황제와 달리 공과 사 구분이 확실한 황후 쪽이 훨씬 믿음직했다.

황제가 괜히 아끼는 후궁에게 권력을 실어 준다고 아이를 엄한 곳에 맡기지만 않으면 아이의 앞날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그저 황제를 제외한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황제와 있을 땐 그런 생각을 할 틈이 없었지만, 홀로 있을 때 키릴은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이전에는 임신만 하면 모든 게 끝나리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이를 낳으면, 그때는 정말 끝일 것이다. 끝이어야 했다. 키릴은 어서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지난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출산이 코앞에 닥쳤다.

키릴은 자신의 방에 엎드려 다리를 벌리고 태의와 황제가 보는 앞에서 알을 낳아야 했다.

“응! 으으읏…! 윽, 흐윽!”

가짜 알을 낳았을 때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아이를 감싼 보호막이 자궁과 연결이 끊어지자 강제로 밖으로 밀고 나오려 했다. 그러나 자궁 입구가 너무 좁았다. 귀두가 겨우 들어가는 곳을 그보다 큰 알이 밀고 나오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처음엔 무섭고 아프기만 했다.

황제가 앞에서 키릴의 팔을 잡아 두고 태의가 뒤에서 구멍을 들여다 보았다.

“긴장을 푸시고, 천천히, 네, 잘하고 계십니다.”

“힉, 흣, 으흑……!”

태의가 키릴의 뒷구멍을 활짝 벌리고 안에 무언가를 삽입했다. 얼마 안 가 몸이 뜨거워지고 자궁 입구가 움찔거리며 서서히 벌어졌다.

아랫배가 부들부들 떨렸다. 급작스러운 몸의 변화에 본능적인 공포가 덮쳐왔다. 하지만 더는 아프지 않았다. 극도로 예민한 감각기관을 혹사당하고 있는데도 밑이 뻐근할 뿐, 이상할 정도로 고통이 적었다.

거기다 밖에서 안을 쑤시기만 하다, 안쪽에서 자궁을 밀어대는 느낌이 너무 이상했다. 익숙하지 않은 감각에 거부감이 일면서도 저릿저릿한 쾌감이 온 신경과 뇌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태의가 벌어진 안을 들여다보며 미약이 묻은 얇은 막대로 꿈틀거리는 속살을 자극했다.

“반쯤 밀고 나오면 금방 자궁에서 빠져나올 겁니다. 조금만 더 견디세요.”

태의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키릴은 그가 보고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허으응, 으흑, 흐……!”

자궁 입구를 비비며 나올 듯 말 듯 애를 태우는 알 때문에 눈에 초점마저 잃고 그저 허리를 움직이며 안달했다. 황제가 자꾸 키릴의 젖을 주물럭거리고 있어서 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덕에 절로 아래에 힘이 들어가서 자궁 입구에 걸린 알이 살짝 밀려 나왔다.

“아, 제발, 흐으읏, 빨리, 으응…….”

자궁 입구가 꿈틀거리며 계속 알을 밀어내자 뒷구멍도 같이 벌름거렸다.

자궁이 완전히 벌어지고 알이 반 정도 빠져나오자 태의의 말대로 거짓말처럼 쉽게 나머지 부분이 쑥 떨어져 나왔다.

자궁 입구가 찢어질 듯 벌어지는 느낌이 너무 무서워서 커다란 게 내벽을 꽉 채우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알이 완전히 빠져나오자 거짓말처럼 자궁 입구가 바로 닫혔다. 키릴은 그제야 지독한 이물감을 느꼈다. 불룩이는 배의 모양마저 바뀌었다. 키릴은 헐떡이며 안에 든 것을 뱉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누군가 강제로 빼내 주기를 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도 키릴을 도와주지 않았다. 키릴은 시트를 긁고 쥐어뜯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으흐, 읏, 흐으으…… 흑!”

신기하게도 자궁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배 속에서 심장 박동 같은 울림을 느꼈다. 그건 아주 기이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잠시 멈칫했을 뿐, 키릴은 다시 안을 움찔거리며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알을 밀어내기 위해 안달했다.

“흐하아, 앗…… 으응, 응!”

분명 출산 중일 텐데. 태아가 든 알을 빼내려는 건데 왜 이리 몸이 뜨거운지 모르겠다. 키릴은 자꾸 깜빡이는 머리를 억제로 굴려 가짜 알을 낳던 것처럼 엉덩이를 쳐들고 내벽에 힘을 주었다. 미끈거리는 점액이 물처럼 질질 밖으로 쏟아지기 시작할 때쯤, 알이 조금씩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벌린 구멍 너머로 바로 알이 보일 정도가 되자 태의가 안에 넣었던 얇은 기구로 알을 살살 밖으로 유도하며 빼냈다. 출산을 돕는 과정이었을 텐데 이중으로 안을 자극하여 키릴은 너무 강한 자극에 죽을 것 같았다.

안달하던 끝에 엉덩이 사이로 은은한 금빛이 도는 하얀 알이 살짝 튀어나왔다. 키릴이 안간힘을 쥐어짜자 알이 좀 더 밖으로 밀려 나왔다. 알이 움직이며 내벽을 사정없이 긁어 댄 탓에 키릴은 뒷구멍으로 알을 문 채로 사정했다. 성기에서 하얀 물이 뿜는 사이 안에서 마치 양수가 터지듯 애액이 왈칵 터져 나오더니 알도 같이 빠져나왔다.

뇌가 지글지글 타는 것 같은 지독한 쾌감 속에서 아이가 밖으로 나왔다. 키릴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기절한 키릴의 몸 위로 황제가 정액을 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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