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5/72)

4.

‘헉, 헉… 좋으냐? 이, 이리, 쑤셔 주니, 좋으냔 말이다.’

‘아! 아, 아! 학, 하… 조, 좋습… 응읏!’

‘안이 닳아버리도록 쑤시고 짐승처럼 범해 주는 걸 좋아하지 않으십니까?’

‘제발 울지 말아요.’

“헉!”

키릴은 낯선 침대에서 눈을 번쩍 떴다. 식은땀을 닦으며 바로 주위를 살폈지만 사방을 가린 붉은 천 때문에 어딘지 알 수 없었다.

꿈속에서 워낙 고단했던 탓인지 몸이 지독하게 나른했다. 마치 막 사정을 마친 직후 같았다. 잠시 가슴을 오르내리며 숨을 몰아쉬던 키릴이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키릴은 뒤늦게 자신의 양 손목을 채운 구속구를 발견했다. 어쩐지 몸이 이상하게 축축 처지고, 딱 운신할 수 있을 만큼만 힘이 들어간다 했다.

‘마지막에 머리를 맞고……. 누가 데려온 거지?’

문득 계시의 내용이 머릿속을 스쳤다.

국경 마을에 간 자신의 모습. 그리고 검은 그림자. 그 뒤에 이어진 난잡한 장면. 그리고 은발의 아이.

키릴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야쿠치에게서 몰래 훔쳐내야 할 것이 있었다.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대외적으로 절대 알릴 수 없는 부도덕한 일이었다.

그리고 키릴은 그 은밀한 계시를 이루기에 더없이 적합한 몸이었다.

‘제발 울지 말아요.’

기다리고 있을 이의 얼굴이 아른거렸지만, 고개를 흔들어 애써 지웠다. 자신의 몸뚱이는 자신만의 것이 아니었다.

키릴은 잔뜩 긴장한 채로 누군가가 오길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쿵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붉은 천이 확 걷혔다.

“이제야 깨어나셨나?”

목을 긁는 듯한 지독한 저음이 굵직하게 귓가를 울렸다. 키릴의 몸이 흠칫했다. 기분 탓인지 아랫배가 쑤셨다. 남자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았지만, 확인은 해야 했다.

고개를 들자 거대한 몸집의 사내가 보였다. 키가 2m는 되는 듯 시선을 한참 위로 올려야 했다. 짙은 피부색에 근육으로 뒤덮인 두꺼운 가슴이 보였다.

시선을 더 올리자 선이 굵고 뚜렷한 이목구비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적금 색의 눈동자가 위압적이었다. 마치 피에 젖은 태양 같았다. 아무렇게나 흘러내린 진한 회색 곱슬머리 위로 언뜻 드러난 짐승 귀는 호족의 것이었다.

남자가 바로 호족 족장이자, 볼그람의 수장인 야쿠치였다.

‘결국 만나게 될 거란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마주하게 되니 생각 이상으로 긴장되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간만의 손님이라 내 침실에 들였는데, 어때. 잠은 잘 잤나?”

‘강제로 기절시켜 데려와 놓고, 손님이라니.’

키릴이 대답 없이 가만히 있자 야쿠치가 침대 위로 풀썩 올라왔다.

“아쉽게도 잘 못 잤나 봐.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걸 보니.”

야쿠치가 천천히 다가왔다. 두 눈은 키릴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먹이를 모는 맹수 같은 모습에 키릴은 불길함을 느꼈다. 침을 꿀꺽 삼키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자 물러난 만큼 야쿠치가 더 가까이 달라붙었다.

침대 헤드에 막혀 옴짝달싹 못 하는 키릴을 야쿠치가 양팔을 뻗어 덮치듯이 제 몸 안에 가뒀다. 근육으로 뒤덮인 커다란 몸이 위압적이었다. 헐벗은 몸에서 후끈한 열기와 희미한 땀 냄새가 풍겼다.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는지요?”

“제일 먼저 물어볼 줄 알았는데. 네가 왜 여기 있는지 궁금하지도 않나 봐? 아니, 정확히 말하면……”

“…….”

“살려 둔 이유.”

품 안의 몸이 흠칫하자 사내가 두툼한 입술을 휘며 키릴을 내려다보았다.

“별거 없다. 네가 참 맛있어 보였거든.”

“…예?”

야쿠치가 입맛을 다시듯 커다란 혀로 입술을 핥았다.

“달콤한 냄새가 나던데. 발정기 암컷 같은 냄새였어.”

야쿠치가 불쑥 키릴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그래, 이 냄새. 이 음란한 체취에 속살까지 허옇고 야들야들해 보여 일단 맛부터 봐야겠다 싶어 살려 뒀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커다란 손이 옷 속으로 훅 파고들었다. 깜짝 놀란 키릴이 버둥거리자 야쿠치가 늘씬한 몸을 팔로 휘감아 바싹 당겨 안았다.

“손에 찰싹 달라붙는 게 비비는 맛이 있네. 바로 좆부터 쑤셔 넣으려다 펄떡거리는 꼴이 보고 싶어서 참았는데. 참지 말 걸 그랬어.”

“으…….”

빗장뼈를 더듬고 살갗을 쓸어내리는 손바닥이 거칠고 뜨거웠다. 키릴은 숨을 씨근거리며 불안하게 눈을 굴렸다.

‘이렇게 바로?’

슬금슬금 아래로 내려간 손이 가슴팍을 더듬자 몸이 자꾸 움찔움찔했다. 거칠한 손끝이 말캉한 살덩이를 발견하고 확인하듯 꾹 눌렀다. 순간 키릴의 몸이 펄쩍 튀어 올랐다.

“흣!”

유두에서 찌릿한 느낌이 퍼졌다. 그 투박한 손길 하나로 전신의 성감이 깨어났다. 키릴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신음을 참았다. 아직 정신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 몸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바르작거리며 겨우 야쿠치의 팔을 쥐었다. 단단히 잡고 온 힘을 다해 손을 빼내려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야쿠치는 방해받았다는 기색은커녕 오히려 재밌다는 듯 키릴이 끙끙거리는 것을 구경했다.

“그, 그렇게, 만지지 마세요.”

결국 포기하고 부탁했지만, 야쿠치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가슴살을 모아 쥐고 연신 주물럭거리기 바빴다. 판판하지만 부드러운 감촉이 마음에 든 듯했다. 고작 가슴인데. 온 신경이 그곳으로 쏠렸다. 숨이 점점 벅차올랐다.

“흐읏, 으, 아……. 그만, 으음, 아…….”

야쿠치가 심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젖꼭지가 벌써 섰는데? 설마 여기로 느끼는 건가?”

두꺼운 손바닥이 가슴살을 세게 문질렀다. 거친 살갗에 유두와 유륜이 마구 비벼지고 쓸리자 키릴이 괴로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 아프면서도 야릇한 느낌이었다.

“흣, 흐으…… 우읏!”

“내가 주운 게 암캐였나. 어쩐지 발정 난 암컷 냄새가 난다 했더니 내 코가 정확했던 거구만.”

말캉한 유두를 손끝으로 뭉개고 빙글빙글 돌리며 중얼거리던 야쿠치가 날카로운 손톱으로 젖구멍을 쑤시고 긁어내렸다.

“아파……! 읏!”

“아프다는 것치곤 네 젖꼭지는 좋았나 본데? 봐라, 더 커졌다.”

“흣! 아, 아…… 욱!”

커다란 손이 유두를 꼬집고 비틀어 거칠게 잡아당길 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 아……! 그만!”

“어딜!”

원치 않은 성감이 저릿저릿 몸을 타고 기어오르는 느낌에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거구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힘 차이에 키릴의 숨소리가 엉망으로 흐트러졌다.

“너 반응이 너무 빠른데. 고상하게 생겨서 남창이었나? 응?”

남창……. 키릴은 그 말을 멍하니 되새겼다. 그가 국경에 온 진짜 목적을 생각하면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비트는 키릴을 가만히 지켜보던 야쿠치가 허리를 숙여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너, 제국 인간이지?”

“……!”

“이 새끼야, 같이 온 놈들도 살리고 싶다면 넌 지금 앙탈 부릴 게 아니라 나한테 잘 보여야 하는 거야.”

“같이 온…… 설마?”

잡혀 온 건 키릴 혼자가 아니었다.

“너와 같이 있던 놈들. 아직 살아 있지. 아직은…….”

야쿠치가 의미심장하게 말끝을 흐렸다. 키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설마, 아이까지 잡아 온 건…….’

손끝이 떨렸다. 이건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 사람들은 저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거기다 같은 수인족을 왜…….”

“그것들은 원래 제국인과 상인 짓을 하며 어울리던 놈들이라, 너희에게 우호적이지. 멋대로 널 숨겨 두고 있었고.”

“오해입니다. 저는 그들이 누구인지도 몰라요. 주변을 헤매던 제가 멋대로 마을에 들어간 것뿐입니다.”

“그래?”

야쿠치가 키릴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다 돌연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목을 꺾었다.

“악!”

“예쁜아,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게 중요한 거다. 알겠어?”

“그게 무슨……!”

“날 기분 좋게 하지 않으면, 그놈들 사지를 하나씩 잘라 네 입에 처넣어 줄 거야. 어차피 손톱 손질할 때 쓰려고 데려온 고기들이니까.”

고기라니. 손톱 손질은 또 뭐고. 키릴은 소문이 덜하면 덜했지, 절대로 더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쿠치는 미친놈이었다.

‘주신이시여, 꼭 이 짐승의 피여야 합니까?’

키릴은 숨을 컥컥거리면서도 자신의 눈으로 본 미래를 절실히 바꾸고 싶어졌다. 되돌릴 수 없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이제부터 넌 내 전용 암캐가 되는 거다. 자, 주인님이라고 불러 봐.”

“…….”

“다 죽여도 좋은가 보네.”

“……주, 주인님.”

“좋아, 마음에 들어. 잘 빨면 그것들을 좀 더 살려 두지. 그게 대가다.”

그래, 주인님이든 뭐든 상관없었다. 무고한 이들에게 이 미친놈이 헛짓을 못 하게 막아야 했다.

키릴은 두 손을 들어 자신의 목을 조르는 손을 잡았다.

“살려 주세요. 죽고 싶지 않습니다. 하라는 대로 다 할 테니, 주인님, 제발 자비를…….”

비굴한 척 애원하며 핏줄이 돋은 손등을 느릿하게 비비다 손목을 타고 더듬어 내렸다.

굵은 팔뚝을 야릇하게 쓰다듬는 하얀 손끝을 주시하던 야쿠치가 품에서 키릴을 떼어냈다.

“그건 네가 얼마나 성심껏 봉사하는지에 달렸지.”

순식간에 하의를 벗어 내린 야쿠치가 허벅지를 세워 커다란 남근을 하얀 얼굴 앞으로 들이밀었다. 비릿한 수컷 냄새가 코를 찔렀다. 키릴은 숨을 삼켰다.

군데군데 돌기가 돋아난 성기는 제 주인의 덩치만큼이나 과하게 컸다. 하지만 키릴의 눈을 사로잡은 건 크기가 아닌, 인간의 것과 달리 끝이 뾰족한 귀두와 빼곡히 돋은 돌기였다. 이런 귀두로 찔러댈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 특히 성기 뿌리 부분에 돋은 돌기는 다른 돌기보다 유난히 크고 뾰족해서 보는 것만으로 겁이 났다.

“이걸 어떻게…….”

하지만 그 겁먹은 눈이 되려 사내의 흥분을 부추겼다.

“입 벌려.”

야쿠치의 손이 우악스럽게 입안으로 파고들었다. 손을 넣어 억지로 입을 벌린 후 그 안에 끈적하게 젖은 귀두를 물렸다.

입에 문 남자의 성기는 뜨겁고 비릿했다. 끝이 뾰족한 삼각형의 귀두를 삼킨 뒤에도 살덩이가 끝없이 밀려 들어왔다. 너무 커서 턱이 빠질 것 같았다.

“웁, 으우응, 으읍……!”

목젖을 짓이기며 깊이 파고든 성기 탓에 숨쉬기도 힘들고 구역질이 치밀어 괴로웠다. 겨우 입 안에 가득 삼켰는데 반도 품지 못했다.

“어차피 다 못 삼켜. 그것만이라도 잘 빨아 봐.”

눈물이 가득 들어찬 파란 눈을 보며 수장이 다정한 척 볼을 두드렸다.

그리고 언제 다정했냐는 듯 키릴의 머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허리를 들이밀어 성기를 처박았다. 돌기가 입천장을 마구 긁어 댔다. 흉흉한 살기둥이 목구멍까지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뜨끈한 점막이 성기에 찰싹 들러붙는 느낌이 만족스러웠는지 야쿠치가 목을 울리며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우욱……! 웁! 으브읍!”

“토하진 말고. 다른 놈들 죽는 꼴이 보기 싫으며 맛있게 잘 빨아야지.”

꺽꺽거리는 신음과 함께 삼키지 못한 침이 뚝뚝 떨어졌다. 냄새나는 살덩이를 당장 뱉어내고 싶었으나 애써 토기를 참으며 성기를 쭙쭙 빨았다.

“혀도 움직여. ……그래. 그렇게.”

뜨끈한 혀가 성기를 비비고 혀끝을 세워 살갗을 긁듯이 쓸어내렸다. 어설프지만 제법 야릇하게 움직일 줄 알았다.

뺨이 홀쭉해지도록 흡입하며, 삼키지 못한 성기의 뿌리 부분을 손으로 쥐고 세게 흔들었다. 억센 음모와 뾰족한 돌기에 손바닥이 쓸려 따끔거리는 것도 몰랐다. 야쿠치의 기분을 살피며 이 정신 나간 행위를 이어가는 것에만 집중했다.

시선을 올려 수장을 보자, 눈이 마주쳤다.

그 눈을 들여다보며 야쿠치는 생각했다.

‘고루하게 생겼는데 이럴 때 보면 남창 같기도 하고.’

금욕적이던 얼굴에 열이 오르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울먹이며 치켜뜬 눈빛이 야했다. 오른쪽 눈 밑의 점은 요염한 장식 같았다.

물기 가득한 파란 눈 아래, 입안을 왕복하는 제 남근이 보였다. 검붉은 살덩이와 그것을 빠는 입술 모두 번들번들하게 젖어 음란하기 그지없었다. 턱을 타고 툭툭 떨어지는 침마저 육욕을 부추겼다.

‘서투른 걸 보면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돋운단 말이지.’

퍽, 퍽. 야쿠치의 허릿짓이 점점 빨라졌다. 머리를 움켜쥔 손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으… 읍…… 흡…!”

고통에 찬 신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기를 처박는데 열중하던 수장이 돌연 멈칫했다. 동시에 정액이 왈칵 쏟아졌다. 깜짝 놀란 키릴이 주춤하며 고개를 뒤로 빼자 허리를 부르르 떨던 야쿠치가 버럭 고함을 처질렀다.

“좆물 흘리지 말고 제대로 삼켜!”

키릴은 괴로운 얼굴로 정액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걸쭉한 정액은 비리고 씁쓸한 맛이었다.

꿀꺽꿀꺽-

짐승의 사출이 길게 이어졌다. 삼켜도 삼켜도 계속 입안으로 쏟아졌다. 억지로 마시던 정액이 끝에 가서는 이상하게 달게 느껴졌다.

한참 뒤에야 야쿠치가 성기를 빼냈다. 얼마나 시달렸는지 키릴은 턱이 아파 입을 다물지도 못했다. 벌린 입안이 하얀 정액으로 가득했다. 야쿠치가 강제로 턱을 올려 입을 닫았다.

“남기지 마. 삼키고 입 벌려.”

꿀꺽 목울대가 넘어갔다. 다시 입을 벌려 입 안에 남은 정액이 없는지 확인한 수장이 히죽 웃었다.

“좋아. 주인님이 상을 줘야겠네.”

키릴은 상이란 말에 기대를 품었다. 같이 온 이들을 풀어 주려는 것인가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건 키릴의 착각이었다.

“상을 주려면 이걸 좀 치워야겠어. 내내 신경에 거슬렸단 말이지.”

야쿠치가 두꺼운 팔을 뻗었다. 다음 순간 상의가 종잇장처럼 찢겨나갔다. 키릴이 다급히 야쿠치의 팔을 붙들었다.

“이게 무슨……. 열심히 하면, 만족하면 살려 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 살려 둔다고 했지.”

“그렇다면 돌려보내 주세요.”

짝!

“악!”

크고 두꺼운 손바닥이 키릴의 뺨을 내려쳤다. 벌게진 한쪽 뺨을 노려보며 야쿠치가 빈정거렸다.

“내가 살려 준다고 했지, 언제 돌려보내 준다고 했어?”

“아……!”

“이제부터 넌 내 암캐이자 전용 창부라고 내가 말했잖아. 창부에게 줄 상이 뭐겠어? 응? 이 작은 머리로 잘 생각해 봐라.”

툭툭 머리를 치자 키릴이 충격받은 표정으로 입술을 덜덜 떨었다.

“왜 그래? 그놈들 오래 살리고 싶으면 앞으로 네가 잘해야 한다는 말 벌써 잊었나?”

야쿠치의 팔을 붙든 손이 툭 떨어졌다. 요동치는 눈빛을 심드렁하게 쳐다보던 야쿠치가 다시 키릴의 옷에 손을 뻗었다.

“뭘 이렇게 많이 껴입었어?”

야쿠치는 귀찮게 한다며 남은 옷을 죄다 북북 찢었다. 실오라기 하나 없는 하얀 나신이 드러나자 야쿠치는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었다. 크고 거친 손이 매끄러운 하얀 살결을 마음껏 주물렀다. 손안의 감촉을 즐기던 야쿠치가 아래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흐흐흐, 씨발 이거 보통 밝히는 놈이 아니네. 좆 빤 걸로 여길 세워?”

옷에 가려져 있던 키릴의 성기가 반쯤 서 있었다.

“젖꼭지 세울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

“네가 이렇게 남자 좇을 좋아할 줄이야.”

야쿠치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기대해. 앞으로는 더 좋아하게 될 거야.”

은은한 목소리에 키릴은 불길한 기분에 휩싸였다.

“이번엔 아래 입으로 주인님 좆을 빠는 거야.”

야쿠치의 손이 엉덩이 사이를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야쿠치는 손가락마저 굵었다. 키릴이 반사적으로 입구를 조이는 것과 동시에 안을 더듬던 야쿠치가 움직임을 뚝 멈췄다.

“이 암캐 새끼가…….”

안이 흥건했다. 고작 가슴 좀 만지고 다른 남자의 성기를 빤 것만으로 입구까지 축축하게 젖었다. 질척하게 젖은 점막이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쭉쭉 빨아들였다. 슬쩍 주름을 긁어내리자 하얀 몸이 펄떡였다.

“히이……!”

키릴의 발이 시트를 비비적거렸다. 야쿠치의 손가락이 주름을 꾹꾹 누르자 안쪽이 너무 근지러웠다.

“흐앗, 아, 아, 으으……!”

입구 안쪽을 더듬던 검지가 푹푹 안을 쑤셔대기 시작했다. 물기 가득한 내벽이 어렵지 않게 손가락을 빨아들였다. 키릴은 의식하지 못한 채 스스로 아래에 힘을 줘 야쿠치의 손을 꽉꽉 조였다.

“씨발, 제국산 남창 맞네. 입만 어설펐던 거지, 뒷구멍 쑤셔 주니 자지러지는데?”

비죽이 웃던 야쿠치가 어느새 정액을 물처럼 줄줄 흘리는 키릴의 성기를 손가락으로 퉁 튕기자 흰 점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찌릿한 고통에 키릴의 입에서 울먹이는 듯한 신음이 줄줄 흘러내렸다. 아픔마저 쾌락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야쿠치가 혀를 찼다.

“준비는 필요 없겠어.”

좁지만 흠뻑 젖은 내벽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손가락에 달라붙은 끈적한 점액이 실처럼 이어졌다.

야쿠치가 늘어진 다리를 활짝 열고 그사이에 파고들었다. 키릴의 허벅지를 제 허벅지 위에 올린 후 뒷구멍에 귀두를 조준했다. 아래에서 그 모습이 훤히 보여 키릴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아…….”

엉덩이 사이에 닿은 양물의 생김새가 흉흉하기 그지없었다. 기둥을 둘러싼 작고 둥근 돌기와 달리 뿌리 쪽 돌기는 뾰족한 가시 모양에다 크기도 유난히 커서 덜컥 겁이 났다. 저걸 다 삼키면 정말 안이 찢어질 것 같았다.

“안 돼. 으, 안이 찢어질 겁니다.”

야쿠치는 무시하고 단번에 안을 꿰뚫었다.

“흣! 흐아…… 크읍!”

뾰족한 귀두가 여린 살을 가르고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왔다. 성기에 붙은 돌기에서 분비된 미끄덩한 액이 삽입을 도왔다. 두 사람이 뿜어대는 분비물이 질퍽하게 뒤섞였다. 귀두가 순식간에 가장 깊은 곳에 닿았다.

“헉, 여긴, 왜 이리, 좁아? 내장인데 왜 죄다 막혀 있어?”

“으… 으흑! 으, 읏! 그만, 윽, 그만 넣어……우욱!”

과하게 두꺼운 성기가 좁은 안쪽을 강제로 짓이기고 들어갔다. 이리저리 찔러 봐도 안쪽 내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없자 야쿠치는 가장 깊숙한 자리에 툭 튀어나온 살점을 쿵쿵 찧었다. 그러자 키릴의 몸이 발작하듯 튀어 올랐다. 덜덜 떠는 몸을 야쿠치가 강제로 짓누르고 꾸역꾸역 제 성기를 밀어 넣었다.

흠뻑 젖었는데도 살기둥이 너무 커서 뿌리까지 삼키는 게 쉽지 않았다. 맞물린 살덩이와 점막이 한참을 안에서 비비적거렸다. 살과 살이 마찰하는 느낌이 견디기 힘들었다. 키릴은 발로 시트를 밀어대며 허리를 떨었다.

“흐하…… 아, 아, 흐으……!”

“다 삼켜야지. 남기면 쓰나.”

야쿠치는 혀를 차며 버둥거리는 키릴의 골반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키릴이 가장 느끼던 곳을 강제로 밀어 올려 뿌리까지 단번에 쑤셔 넣었다. 마구 찔러댄 탓인지 도톰한 그곳이 아까보다 더 부푼 것 같았다.

“아……! 아아!”

까슬한 음모가 접합부에 닿았다. 내벽이 한계까지 벌어져 흉기 같은 물건을 뿌리 끝까지 삼켰지만 그리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돌기가 안을 긁을 때마다 느껴지는 아릿한 통증보다 그 통증에서 오는 쾌감이 압도적이었다. 강렬한 자극에 키릴의 허벅지가 벌벌 떨렸다.

“첫발부터 꿰뚫리고 이리 자지러지는 새끼는 처음이네.”

“흐, 으, 아…….”

말좆보다 큰 살덩이가 꿈틀거리며 내벽을 압박했다. 안이 뻐근할 정도로 버거운 크기였으나 흠뻑 젖은 구멍은 순식간에 그 크기에 적응했다.

“하아, 하아…… 으응……!”

키릴의 몸이 달뜨기 시작했다. 내벽이 오물오물하며 성기에 달라붙어 진동하듯 꿈틀거렸다.

야쿠치가 비소를 머금었다.

“하아……. 잘 먹네. 죽죽 빨아 대는 게 주인님 좆이 좋아 죽겠나 봐, 응?”

과도한 삽입에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성기를 세우고 아래 구멍으로 물을 찔끔찔끔 흘려 댔다.

야쿠치는 확신했다. 이 구멍은 남자를 잡아먹은 적이 있다. 그것도 최근까지. 열리는 느낌과 받아들이고 품는 솜씨가 여간내기가 아니었다.

“사내 좆이 좋아 죽겠다는 건 알겠는데, 이제 시작인데 벌써 자지러지면 안 되지. 네 주인님은 이제 나라고. 딴 놈 하곤 비교도 안 되게 지리게 해 줄 테니까. 중간에 기절했다간 가만 안 둔다.”

허리를 둥글게 돌려 안을 휘젓자 키릴이 목을 젖히고 흐느꼈다. 내벽이 거칠게 쓸리고 돌기가 여린 살을 긁어댈 때마다 통증과 그 이상의 쾌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악! 웃, 흣, 응, 응, 아, 아……!”

키릴이 신음을 흘리며 스스로 허리를 흔들었다.

“그만 졸라, 이 음탕한 새끼야. 이제부터 주인님이 암캐 같은 네놈 구멍이 찢어지도록 좆질해 줄 테니까.”

야쿠치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커다란 살기둥에 꿰뚫려 괴로워하기보다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 할 말이 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는데…….’

간신히 정신을 붙들고 있지만, 뾰족한 귀두가 가장 깊은 곳을 문댈 때마다 의식이 흐릿해졌다. 거부감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같이 끌려온 수인을 살리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면 이제부터 이성을 내려놓아야 했다.

키릴은 생각을 애써 지우려 애쓰며 아래에서 올라오는 저릿한 쾌감에 집중했다. 그리고 야쿠치의 성기를 조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주인님…… 움직여 주세요.”

자신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도록. 차라리 마구 엉망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씨발.”

욕설을 뱉은 야쿠치가 허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찍어 내리듯 쿵쿵 박아대기 시작했다. 성기가 난폭하게 내장을 헤집으며 쿵쿵 찧어대자 눈앞이 번쩍번쩍했다. 머릿속에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읏, 읏, 흐아……! 응, 응 아, 아아……!”

거친 허릿짓에 커다란 음낭이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렸다. 내벽이 거칠게 쑤셔지는 느낌이 저릿저릿했다. 키릴은 몰려오는 쾌감에 꼼짝없이 헐떡였다. 엉덩이에 비벼지는 음모마저 성감을 미친 듯이 달궜다.

인간의 것보다 뾰족한 귀두가 예민한 점막을 푹푹 찌르고 가장 예민한 곳을 날카롭게 긁어댈 때마다 몸 안에 전류가 튀는 것 같았다. 미칠 것 같은 지독한 감각이 계속 이어졌다.

검붉은 살덩이가 엉덩이 사이를 드나들 때마다 끈적한 점액이 찍찍 삐져나왔다. 안쪽에서 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거칠게 쑤셔대도 키릴은 고통보다 더한 쾌감에 흐느꼈다.

“흣, 으응… 으흣! 아! 아!”

“훅, 훅, 내 좆 맛이 어때, 좋지?”

“아, 아, 아! 응, 흣, 조, 좋아, 좋아요……!”

좋아, 좋아. 키릴은 정신없이 그리 외쳤다.

“큿! 씨발! 이걸, 헉, 죽여버릴 거야!”

야쿠치는 제 것을 꽉 물고는 꾹꾹 조여오는 내벽의 감촉에 흠뻑 빠져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어 댔다. 커다란 살기둥이 안을 사정없이 두들겨 댈 때마다 키릴의 몸이 인형처럼 마구 흔들렸다.

“읏, 흐으, 응, 아, 아……!”

귀두가 가장 깊은 곳을 처박고 내벽을 긁으며 뒤로 빠질 때마다 키릴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야쿠치의 두 손이 허리를 움켜쥐는 대신 키릴의 허리와 가슴을 휘감았다. 두 사람의 몸이 바짝 밀착했다. 으르렁거리는 듯한 야쿠치의 숨소리가 키릴의 귓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침대가 거세게 삐걱거리고 접합부에선 찌걱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소리가 이어질수록 두 사람이 내뿜는 열기가 뜨거워졌다. 키릴과 야쿠치 모두 숨을 헐떡이며 정신없이 행위에 몰입했다.

“나, 나올 것 같아, 흣, 갈 것, 응, 가…… 흣!”

“훅, 이미 정액 질질, 싸고 있잖아.”

키릴이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젓다 별안간 등허리를 활짝 휘며 교성을 내질렀다.

“흐아아……!”

“큿!”

튀어 오른 키릴의 몸이 경련하듯 떨리며 뒷구멍으로 뿌연 물줄기를 울컥 쏟아냈다. 내벽이 미친 듯이 수축하며 성기를 조여댔다. 지독한 압박감에 야쿠치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쾌락의 정점을 찍는 순간 단번에 의식이 날아갔다. 동공이 풀린 눈과 멍하니 벌어진 입술에서 눈물과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마치 백치 같은 얼굴이었다. 성기는 여전히 발기한 채였다. 뒤로만 간 것이다. 완벽한 오르가슴이었다.

“헉, 헉…… 씨발!”

간신히 사정을 참은 야쿠치가 흥분에 못 이겨 키릴의 어깨를 으득 깨물었다. 쾌락의 여운에 몸을 꿈틀거리던 키릴은 생살이 뚫리는 고통에 뒤늦게 비명을 질렀다. 뾰쪽하게 튀어나온 이에 약한 살이 뚫리며 피가 찍 튀었다. 피 냄새에 더 흥분한 야쿠치가 살을 물어뜯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악! 아악! 아파! 그만, 악! 그만 해요!”

야쿠치는 키릴의 비명을 들으며 입안의 살점을 씹어 삼켰다. 그러면서,

“달짝지근하네.”

미친 소리를 지껄였다.

입안의 살과 피를 삼킨 후 이번엔 혀를 내밀어 빗장뼈를 핥고 냄새를 킁킁 맡았다. 고통에 몸을 파드득 떨던 키릴이 잔뜩 긴장하며 몸을 움츠렸다.

공포와 긴장으로 굳은 얼굴은 아래를 뭉근하게 휘젓는 성기의 움직임에 쉬이 힘이 풀렸다. 절정과 함께 모조리 쏟아내었던 쾌감이 그 몇 번의 자극으로 다시금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흐으, 아아…….”

성기에 돋아난 크고 작은 돌기가 내벽을 긁어대는 느낌에 살점이 뜯기는 아픔마저 흐릿해졌다. 혀로 상처를 문질러댈 때마다 야쿠치의 침이 미약이라도 되는 듯, 기이한 흥분이 전신에 퍼졌다. 키릴은 당장 죽을 것처럼 숨을 헐떡였다.

죽어 있던 키릴의 성기가 완전히 발기했다. 지나치게 쾌감에 약한 몸이었다. 마치 발정기를 겪는 짐승 같았다.

“하아, 흣, 아…… 흐악!”

“시발, 벌써 이러면…….”

피 냄새와 오물오물 안을 물어대는 내벽의 움직임에 흥분한 야쿠치의 턱에 단단히 힘이 들어갔다. 거칠게 성기를 뽑아내자 질척하게 젖은 빨간 속살까지 딸려 나왔다. 마치 양물을 물고 놓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것 같았다.

음란한 새끼. 야쿠치가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는 남자 좆에 환장한 것 같은 구멍에 벌을 주듯 단번에 끝까지 찔러넣으며 키릴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콰득-

“아흑! 흐아아……!”

야쿠치는 몸 여기저기 상처를 내며 피를 탐했다. 이보다 맛있을 수 없다는 듯 황홀한 표정으로 붉은 피를 빨고 아래를 폭력적으로 퍽퍽 쳐댔다. 뾰족한 귀두가 사정없이 안을 후벼팠다.

“힉! 흣, 윽, 하…… 으흐윽…….”

고통과 쾌락이 반복되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으응… 하지, 윽! 하지 마…… 윽!”

미칠 것 같았다. 키릴은 혼탁해진 머리로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자 야쿠치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짐승에게 범해지며 산채로 잡아먹히고 있는 듯했다.

아래를 쑤시는 움직임이 점점 격해졌다. 전신의 신경이 아래에 쏠린 듯 감각이 집중되었다. 내벽이 헐도록 드나드는 성기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그 흉물스러운 형태까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찌릿한 쾌감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 아, 아흐으…… 읏!”

야쿠치가 내벽을 짓뭉개고 가장 예민한 곳을 박아 올릴 때마다 부풀어 오른 쾌감이 결국 터졌다. 키릴이 사정했다.

“힉!”

“헉, 헉, 아프다면서 싸? 뭐 이런 게…… 응?”

물어뜯었던 목덜미가 멀쩡했다. 상흔은커녕 분홍색 흔적만 남고 새살이 돋았다. 눈을 크게 뜬 야쿠치가 잠시 허릿짓을 멈췄다.

“설마, 간택자였어?”

“하아, 하아, 아……!”

“흐흐, 미치겠네. 너 진짜로 간택자냐. 사제야? 응?”

실성한 듯이 웃어대던 야쿠치가 키릴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끝내주네.”

두꺼운 팔이 키릴의 몸을 꽉 죄어왔다. 단단한 돌덩어리에 갇힌 느낌이었다. 배가 짓눌리자 안에 품은 살기둥의 존재가 더욱 강하게 안을 압박했다. 안이 지독하게 뻐근했다. 힘들었다. 동시에 묵직하게 짓눌리고 찢어질 듯 안이 벌어지는 느낌에 기이한 흥분이 차올랐다.

“흣, 으응…….”

내벽이 움찔거리며 성기를 오물오물 물었다. 마치 조르는 듯한 움직임에 야쿠치가 이를 드러내며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좆 달라고 뒷구멍을 조이는 새끼가 신이 선택한 간택자라니. 오늘은 운이 좋아.”

“흐으…… 응, 흐읏!”

“이 주인님이 좆물 가득 싸 줄 테니까, 다리 더 벌려.”

키릴이 얌전히 허벅지를 더 넓게 벌리자 야쿠치가 달려들 듯 아래를 쳐댔다. 말 좆보다 커다란 살덩이가 뿌리까지 쑤시고 쑤석거렸다. 안이 헤집어지는 느낌에 키릴이 고개를 활짝 뒤로 젖히며 자지러지듯 몸을 떨었다.

짐승 같은 사내가 커다란 근육을 더욱 부풀리며 안을 부술 듯이 성기를 박아 올렸다. 여린 살을 엉망으로 짓뭉개고 파헤쳐 대며 미친 듯이 육벽을 찧어대니 미칠 것 같았다. 키릴의 눈이 점점 탁하게 풀렸다.

퍽, 퍽-

“으응, 응, 응, 아, 하악, 아, 아……!”

살과 살이 맞물려 거칠게 비벼질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키릴이 사제란 걸 알아서인지 야쿠치는 조금 전보다 더 거침없이 살을 물어뜯고 피를 빨았다. 그러면서 아래는 계속 내벽을 들쑤시며 가장 깊고 예민한 곳을 쾅쾅 찍어 댔다. 고통과 쾌감으로 끊임없이 흘러내린 눈물에 두 뺨이 흠뻑 젖었다.

“흐으, 흑, 으읏……! 그만, 이제 그만……!”

“헉, 헉, 좋아. 슬슬, 해 볼까.”

만족할 만큼 피를 먹은 야쿠치가 키릴의 얼굴을 마주했다. 야쿠치의 금안이 환하게 빛났다.

기이하게 빛나는 금빛 눈과 마주친 순간, 키릴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전신의 감각이 곤두섰다.

“아……. 아아…!”

불쑥 치솟은 충동적인 기분이 몸과 머릿속을 순식간에 뜨겁게 달궜다. 제대로 된 생각이 이어지지 않았다. 폭력적일 만큼 강렬한 충동에 뇌가 감전된 듯 머리가 저릿저릿했다.

그때 환한 빛과 함께 피부색이 짙은 사내의 모습이 망막에 닿았다.

키릴의 눈에서 초점이 흐릿해졌다.

동시에 저도 모르게 아래 구멍으로 성기를 꽉 조이며 허리를 잘게 흔들었다.

“아, 아… 이상, 이거 너무, 이상……!”

야쿠치가 비죽 웃으며 안달하는 키릴을 내려다보았다.

“어때? 본능에 지배당하는 기분이. 끝내주지 않나?”

몸 안과 밖에 발정제라도 들이부은 것 같았다. 정신과 육신이 모두 성욕으로 펄펄 들끓었다. 침대 위를 헤매던 두 손이 시트를 쥐어뜯었다.

“안에, 안에……. 해 줘……. 해 주세요, 흐읏!”

초점이 흐릿해져 가던 두 눈이 몽롱하게 풀렸다. 그 안에선 한 점의 이성도 보이지 않았다. 본능만 남은 키릴이 헐떡이며 야쿠치를 졸랐다. 진정되지 않는 몸이 바들거리며 허리를 야릇하게 흔들었다.

“아, 아… 아아…! 으응…… 흣!”

야쿠치의 두꺼운 허리에 다리를 감고 골반을 돌렸다. 허리 움직임에 따라 성기가 내벽을 휘젓는 느낌에 그것만으로도 유두와 성기가 바짝 섰다.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던 하얀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눈앞에 빛이 번뜩였다.

“흐으…… 읏… 아, 아! 하악!”

“크윽!”

꿀쩍, 안쪽이 이상할 정도로 젖어 들었다. 또다시 절정에 달했는지 내벽이 급격히 수축하며 미친 듯이 성기를 조여댔다. 야쿠치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터져 나왔다.

처음엔 참았지만, 이번엔 참을 수 없었다. 지독한 자극에 성기가 부풀어 오르며 울컥 정액을 쏟아냈다. 순식간에 내벽이 정액으로 가득 찼다.

키릴은 정액을 물처럼 질질 흘리며 허벅지를 부들부들 떨었다. 다량의 정액이 끝없이 내벽을 때리는 느낌이 흥분되면서도 이상하게 안달이 났다.

“아, 아……! 더, 더 뿌려 주세요. 흐으, 응, 더, 제발, 아아!”

“효과가 너무 좋은 것 같은데?”

야쿠치는 눈을 가늘게 뜨고 키릴의 상태를 살폈다. 막 절정에 달한 몸치고 지나치게 빠르게 달아올랐다. 품고 있는 성기가 나가지 못하게 꽉 물고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어 내벽을 비비적거리는 게 보통 야한 것이 아니었다. 아까도 그렇게 또 가 놓고, 지금도 금방 가버릴 기세였다.

사제랍시고 내심 욕구를 참고 살아서 그런가. 약간의 부채질만으로 완전히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야쿠치는 키릴의 모습을 눈여겨보다 그만두었다. 그러기엔 제 좆을 조르는 키릴의 안이 너무 자극적이었다. 마치 더 싸 달라는 듯 빨아대는 통에 더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당장 이 음란한 구멍을 먹어 치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살짝 부피가 줄어들었던 성기가 순식간에 단단해졌다. 다시 불이 붙는 건 한순간이었다.

“훅, 주인님 좆물 더 주세요, 해 봐.”

“응, 흑, 흣, 주인님, 학, 좆물, 더, 주세, 흣, 주세요, 흐읏……!”

“크크, 이 암캐가 돌게 하네, 진짜.”

낄낄거리며 웃던 야쿠치는 돌연 정색하더니 키릴의 몸을 뒤집었다. 그리곤 뒤에서 단숨에 꿰뚫었다.

“흐읏! 앗! 아아……!”

“큿, 구멍이 헐도록 쑤시고 싸 줄 테니까, 훅, 엉덩이 제대로 들어.”

키릴이 엉덩이만 치켜세운 채로 가슴을 시트에 비비며 헐떡였다.

“주인님 말 잘 들으면, 헉, 상을 받아야지.”

뒤에서 골반을 움켜쥔 야쿠치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강하게 아랫도리를 부딪쳤다. 얼마나 강하게 쳐댔는지 엉덩이가 납작하게 눌리다 못해 몸이 치받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밀려났다. 야쿠치가 시뻘겋게 손자국이 날 정도로 골반을 움켜쥔 덕에 성기를 흘리지 않고 받아먹을 수 있었다.

퍽, 퍽, 퍽. 짐승이 짐승처럼 헐떡이며 발정 난 개보다 난잡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쑤시고, 비비고, 마구 흔들어 댔다.

“아, 아, 아! 으, 응, 흐아, 으응, 아……!”

쾌감이 극에 달했다.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며 또다시 절정이 다가왔다. 뒤에서 물이 찍찍 뿜어져 나왔다. 성기는 더는 묽은 액조차 내보지 못하고 맑은 물만 흘렸다.

요란하게 조여대는 내벽에 또다시 사정할 뻔한 야쿠치가 이를 악물고 허리를 흔들었다.

뜨겁고 커다란 살덩이가 가장 안쪽의 깊고 은밀한 곳을 쾅쾅 찍어 댔다. 그러자 살짝 부풀어 오른 그곳에 살짝 틈이 벌어졌다. 그 안에 더 깊은 구멍이 숨어 있었다.

‘인간이라 그런가?’

안쪽 내장이라 지레짐작한 야쿠치는 탐욕스럽게 성기를 계속 밀어 넣었다. 억지로 벽을 밀어 올려 뿌리 끝까지 쑤셨던 것과 달리, 두 번째 구멍을 더 파고들었다. 키릴의 입에서 비명이 튀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억지로 살을 갈랐다.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귀두가 깊은 곳의 입구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동시에 사정했다.

“큿!”

정액을 빼낸 직후인데도 발기한 성기가 식지 않았다. 야쿠치는 발정 난 짐승처럼 품 안의 인간을 탐했다. 으르렁거리는 듯한 헐떡임과 울음 섞인 신음이 끊이질 않았다. 야쿠치는 키릴이 기절할 때까지 허리를 흔들며 정액을 쏘았다.

“크흑!”

씨물을 얼마나 뿌렸는지 납작하던 키릴의 배가 살짝 부풀어 있었다. 배를 살짝 누르자 활짝 벌린 다리 사이에서 뿌연 점액이 질질 흘러나왔다. 정액으로 된 오줌을 싸는 것 같았다. 낄낄 웃으며 배를 누르던 야쿠치가 키릴의 다리 사이를 살폈다.

부글거리는 거품을 문 구멍에서 끊임없이 정액을 뱉어냈다. 시트로 대충 닦아내자 뻐끔거리는 구멍이 보였다. 닳도록 비벼진 탓에 접합부가 빨갛게 부었다.

“씨발, 꼴리게 하네.”

덜렁거리던 검붉은 살덩이가 다시 흉흉하게 부풀어 올랐다. 야쿠치는 기절한 키릴의 몸을 붙들고 징그럽도록 큰 살기둥을 욱여넣었다. 온몸에 힘이 쭉 빠져서인지, 자신이 내도록 쑤셔 준 덕인지, 여전히 좁은 구멍이었지만 삽입이 한결 수월했다. 그리고 사정없이 허리를 흔들어 댔다.

안을 꽝꽝 찍어대며 여린 살을 짓뭉갰다. 야쿠치는 문득 정액으로 키릴의 배가 얼마나 부푸는지 알고 싶었다. 지금보다 더 부풀어 오르게 만들고 싶었다.

“얼마든지 더 싸 줄 수 있는데 말이야.”

인간 역시 제 씨물을 받고 싶었는지 널브러진 몸으로 구멍만은 오물거리며 살기둥을 맛있게 빨아 댔다.

크아, 야쿠치가 쾌감에 젖은 탄성을 흘리며 내장이라 짐작되는 곳을 쿵쿵 찧어 댔다.

기절한 몸을 붙들고 내벽이 닳도록 안을 헤집고 한참을 쑤시다 다시 두 번째 구멍에 몇 번째인지 모를 정액을 들이부었다.

“헉, 헉, 좋아…….”

막 사정을 마친 야쿠치가 더욱 부풀어 오른 키릴의 배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을 때였다.

“수장.”

방안으로 들어선 누군가가 붉은 천을 걷어내고 얼굴을 내밀었다.

“흑랑족의 잔당을 발견했습니다.”

호족 수하가 침대 안을 눈으로 훑었다. 후끈한 침대 안은 정사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둘이서 얼마나 쏟아낸 건지, 두 사람의 전신은 물론 침대 시트까지 온통 정액과 체액으로 엉망이었다. 특히 수장의 상대는 남자인데도 정액을 얼마나 먹었는지 배가 제법 나와 있었다.

야쿠치가 아쉽다는 듯 성기를 빼냈다. 성기에 달라붙은 애액과 정액이 질퍽한 소리를 내며 뒤따라 나왔다.

“이제 갈 시간인가.”

“안에 있는 건 어떻게 처리할까요?”

돼지우리에 넣을지, 손톱 갈이 용으로 보관해 둘지를 묻는 말에 야쿠치는 뒤를 돌아보았다. 마을 놈들을 잡아들이며 같이 끌고 온 제국인이 기절하듯 잠들어 있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하얀 얼굴 위로 마지막에 보았던 표정이 덧씌워졌다. 이지를 상실한 듯한 흐릿한 눈이 연신 허공을 더듬었다. 무언가를 애타게 찾는 듯한 시선이었다.

간절한 시선을 떠올리며 야쿠치는 고개를 저었다.

“안 보내. 좀 더 데리고 있을 생각이다.”

“마음에 드신 모양이군요.”

그래. 아주, 마음에 들었다.

본능에 충실한 수인족은 원래 불타는 성욕을 자랑했으나 이 정도로 행위에 몰두한 것은 오랜만이었다.

야쿠치는 좀 더 오래 즐기고 싶었다. 그만큼 만족스러웠다. 잠시나마 저 인간을 임신시켜 들어 앉힐 생각까지 했을 만큼.

“남자인 게 아쉬워.”

임신은 되지 않겠지만, 대신 정액으로 배나 부풀려 볼까. 제 정액만으로 부족하면 수하들도 불러들이면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호족의 암컷은 우두머리의 통제하에 무리가 공유하는 법이니, 첩으로 들여 다 같이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했다.

“그럼 정리해 둘까요?”

“그렇게 해.”

수하에게 뒷정리를 맡긴 야쿠치가 방을 나섰다.

야쿠치와 같은 호랑이 귀를 가진 수인이 키릴을 욕실로 옮기기 위해 손을 뻗었다. 어깨를 안아 들던 수인이 멈칫했다.

땀과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피부가 지나치게 매끄러웠다. 저도 모르게 피부를 쓸어보며 감촉을 만끽하던 수하가 아래로 팔을 뻗었다.

작은 엉덩이가 말캉했다. 조심스럽던 손놀림이 점점 과감해졌다. 엉덩이를 움켜쥐고 마구 주무르자 안쪽에 고여 있던 정액이 울컥 쏟아졌다.

엉덩이 사이를 벌리자 얼마나 해댄 건지 구멍에 허연 거품이 가득했다. 빨갛게 익은 구멍이 뻐금거리며 유백색 점액을 울컥울컥 뱉어냈다. 이상하게 그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머리를 거칠게 흔들며 정신을 다잡았다. 탐났지만 지금 먹어선 탈이 날 것이다. 주인의 허락이 필요했다.

수인은 입맛을 다시며 키릴을 안고 욕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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