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가운을 벗어 던진 상체가 두꺼웠다. 지혁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등허리를 유려하게 갈라 낸 근육이 꿈틀거리고, 커다란 몸통과 팔뚝 사이로 튀어나온 가느다란 두 다리가 하늘거려 대조를 이뤘다.
해교가 하도 쥐어뜯어 어느 순간부터 하얀 솜마저 살짝 보이는 의료용 베드는 오늘도 삐꺽대며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지혁이 애널 안 좆 기둥을 다 꺼내지 않은 채 살짝 귀두의 절반쯤에 걸치곤 잘게 허리를 움직였다. 슬쩍슬쩍 거대한 자지에서 가장 굵은 부분이 구멍을 가르고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할 때마다 주름진 애널이 움찔거리며 모여들었다.
찌꺽, 찌꺽 젖은 살갗끼리 부닥치며 발생하는 질펀한 소리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맑은 방울 소리가 울렸다.
흔들리는 젖가슴 정점에는 은색의 니플 클립이 달려 있었다. 메탈 소재의 니플 클립 끝에는 조그만 방울이 연결되어 있어 마주한 몸이 흔들릴 때마다 딸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방울 소리와는 달리 돌기에서부터 일어나는 찌릿찌릿한 자극은 해교가 가느다란 신음을 내지르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젖꼭지에 니플 클립을 집은 날이었다. 지혁이 니플 클립을 꺼내자 해교의 눈동자 가득 거부감과 공포감이 떠올랐으나 그러한 생각도 잠시였다. 아팠을 때 유일하게 챙겨 주었던 효과가 컸는지 잠깐 떠오른 저항심은 곧 사그라들었다.
지혁은 쏙 들어간 함몰 유두 바깥 유륜을 쥐어짜듯 짓눌렀다. 그러곤 자동으로 일어나는 젖꼭지를 놓치지 않고 니플 클립을 끼우니 해교의 붉은 입술 사이로 아흑! 고통스러운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꼭 짓씹은 탓에 붉던 입술이 피가 통하지 않아 점차 하얗게 변해 갈 때쯤 지혁이 해교의 유두를 놓아주었다. 물론 양 젖꼭지의 모양은 달라졌다. 막연히 상상만 했던 때처럼, 지혁이 해교의 한쪽 유두에만 니플 클립을 단 것이다.
“하아, 아, 아…….”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니플 클립이 물고 있는 오른쪽 젖꼭지만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뾰족하게 솟은 돌기를 감싼 유륜도 벌겋게 달아올랐고, 니플 클립의 무게 때문에 여린 젖가슴 살이 살짝 늘어져 갔다.
지혁이 추삽질을 할 때마다 출렁거리며 흔들리는 오른쪽 가슴과는 달리 반대쪽 젖꼭지는 미미하게 흔들릴 따름이었다. 완연히 달랐다. 니플 클립이 덜렁거리는 오른쪽 가슴과는 모양도, 크기도, 색상까지도.
유두 클립도 나쁘진 않지만 얼른 이 음란한 젖꼭지 한쪽에 피어싱을 박고 싶다. 니플 클립에 비해 훨씬 얇은 재질의 피어싱으로 유두를 통과시키고 건들지 않았을 때 안으로 파묻히듯 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 딱 차해교의 보지에 달린 음핵만 한 크기면 좋겠다. 살짝 눌러만 주면 딸랑, 소릴 내며 바로 솟아오르는 모습 역시 환상적일 것이다.
지혁은 집요한 눈빛으로 해교를 내려다보며 시선을 가슴에 두었다. 젖꼭지가 저릿한 느낌에 더해 뚫어질 듯 제 가슴을 바라보는 지혁의 눈길까지. 아흐, 으읏……. 해교는 겨우겨우 간헐적인 숨을 내쉬면서도 묘한 흥분감에 젖어 들었다.
“후우, 씹…….”
이미 자지를 욱신거리게 만들 만큼 색정적인 젖가슴이었지만 한결 더한 상상에 지혁의 살덩이 선단이 더더욱 단단해져 갔다. 더 이상 허리 짓을 하지 않아도 뒷보지에 꽉 낀 자지가 꺼떡거리며 제멋대로 내벽 곳곳을 긁어내렸다.
지혁이 낮은 신음을 내뱉으며 조그마한 몸을 바투 안아 당기니, 널따란 지혁의 어깨와 연결된 팔뚝 아래 굴곡진 근육이 팽팽히 솟아났다. 찰싹 붙은 복부 사이에 끼인 조그마한 자지가 얼얼하게 솟은 채로 말간 물을 흘려 댔다. 지혁은 느릿하게 자지를 빼내곤 체위를 바꾸기 위해 해교를 공중에 띄웠다.
검붉은 자지가 빠지는 구멍에서 쯔윽, 불투명하고 끈적한 체액이 늘어지듯 흘러내렸다. 체액은 중간에서 끊어지며 좆이 빠져나간 구멍에 들러붙었고, 아쉬운 듯 벌어지는 주름 사이사이로 야릇하게 엉겼다. 뒤이어 잔뜩 분비된 보짓물이 엉긴 체액에 섞여 들었다.
“후으, 보지가 자꾸 물을 질질 싸 대서……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자지 넣어 달라고 난리라, 보지에도 내 좆 쑤셔 줘야겠어요.”
“아, 선생, 님……. 읏…….”
지혁은 해교를 베드에 엎드리게 만들곤 그의 허리를 눌렀다. 얇은 허리가 비틀리자 봉긋 솟은 볼기가 철썩이며 움직여 댔고, 이어진 허벅지까지 들썩거렸다. 곧이어 지혁이 일전에 넣어 본 적 있는 크리스털 볼을 쥐고 해교의 아랫구멍 안에 쑤셔 넣었다.
“흐, 선생님, 아, 아, 아으응……!”
볼보다 훨씬 굵은 지혁의 자지가 들이치며 구멍을 넓혀 놓아서인지 벌어진 구멍 사이로 크리스털 볼이 쏙 들어갔다. 아흣……. 배 안에 이물질이 들이치는 느낌이 들자 자동적으로 뒷보지에 힘이 들어가 입구를 조이게 되었다. 촘촘히 주름진 구멍이 오물대며 크리스털 볼을 빨아 삼켰다.
미처 다물리지 못한 틈새로 투명한 크리스털 볼을 통해 붉은 육벽이 비치었다. 꿈틀대며 볼 표면에 달라붙는 내벽이 몹시나 선정적이었다. 지혁이 연이어 2개의 볼을 추가해 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곤 입구에 살짝 튀어나와 있는 볼 표면을 눌러 크리스털 볼들을 더 깊은 내벽 안으로 몰아넣었다.
“힉!”
해교의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눈이 감겼다. 질척해진 볼이 마구잡이로 내벽 안을 짓뭉개며 굴러다니는 느낌이 생생했다. 그러다 볼 하나가 예기치 않게 전립선을 짓눌렀고 연이어 또 다른 볼이 자리 잡은 볼을 톡, 밀어내며 전립선을 눌렀다. 그 자극에 해교가 발작하듯 몸을 뒤틀었다.
달그락거리며 내벽을 돌아다니는 볼이 신경 쓰인 해교가 엉덩이에 힘을 주자 내벽이 조여들면서 볼이 한데 모였다. 그리고 3개의 볼이 합쳐져 볼록한 전립선을 오목하게 찌그러트렸다.
“헤엑……!”
아찔한 자극에 체액으로 번들번들한 구멍이 경련하며 붉은 속살을 재차 내보였다. 불쾌한 듯하면서도 쾌감을 닮은 감각이 뒤섞여 피어올라 자꾸만 숨이 샜다.
오물오물 아래를 씹어 대는 애널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지혁이 해교의 골반을 잡곤 단번에 보지를 꿰뚫었다. 말랑한 엉덩이 살이 단단한 복부에 뭉개지는 촉감이 느껴지자 해교는 허리를 튀었다.
잔뜩 젖어 있던 보지를 커다란 둔기로 쑤시니 안에 고여 있던 애액이 넘쳐흘렀다. 찐득한 보짓물이 쏟아져 나오며 가랑이와 허벅지를 적셨다. 뚝, 뚝 흘러내리는 점성 가득한 물이 단숨에 해교의 무릎을 타고 베드에 고였다.
흥분한 가슴은 부풀어 오른 채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처음엔 젖꼭지를 쥐어짜 내는 감각에 아팠지만 이제는 통각보다는 쾌감이 컸다. 해교가 딸랑거리는 소리에 심취한 채로 제 가슴을 난잡하게 베드에 비벼 대었다. 가슴이 베드 가죽에 짓눌릴 때마다 딸랑, 하는 소리가 나고 알싸한 쾌락이 느껴지며 아랫배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으응, 아……앙…….”
“후, 자꾸 보채네…….”
지혁이 손을 뻗어 해교의 젖가슴에 달린 니플 클립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아응! 유두가 주욱 아래로 늘어났다가 되돌아오며 노골적인 자극이 몰아쳤다. 해교는 헐떡이는 숨을 내뱉으며 엉덩이를 마구 흔들었다.
뚜벅. 뚜벅.
순간, 누군가 병원에 들어온 듯했다. 인포데스크를 거쳐 복도를 바삐 걸어 다니는 소리에 긴장한 해교의 몸이 바싹 움츠러들었다. 언제 그렇게 흥분했었냐는 듯.
동시에 지혁의 자지가 들어가 있는 보지 역시 조여들었다. 발걸음 소리가 커질수록 보지는 점점 더 세게 자지를 조여 왔고, 바짝 들러붙는 보짓살이 주는 감각에 지혁이 목 안을 긁는 소리를 냈다.
경계가 흐릿했다. 들킬까 봐 긴장해 이러는 건지, 아니면 성적인 긴장으로 인한 것인지.
맥박이 뛰는 것처럼 펄떡거리는 보지가 맞닿은 자지를 강하게 압박하였다. 자지를 감싼 뜨거운 점막이 사방에서 살덩이를 조이자, 붉은 질 안에 틀어박힌 굵은 귀두 끝에서 급히 사정의 기운이 감돌았다.
“큿.”
지혁이 허리를 살짝 떨었다. 그러곤 철퍽철퍽, 보짓물 가르는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하반신을 털기 시작하였다. 지혁이 강하게 들이치고 나갈 때마다 보짓물로 흥건해진 보지는 점점 더 빠듯하게 조여들어 그를 자극했다.
“힉, 읏……. 아, 선, 생님…….”
“후우, 왜.”
“흣, 누가아, 흐읏, 있는 것, 아…… 같…….”
“그럼, 하, 조용히 해야겠네.”
지혁이 혀로 아랫입술을 핥은 뒤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설득력 없게도 눈은 잔뜩 달떠 맛이 가 있었다. 해교는 금방이라도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 작은 몸을 더 작게 옹송그리며 허덕였다. 큰 소용은 없는 몸짓이었다.
“흐으…….”
지혁은 아까보다 천천히, 느릿하게 자지를 밀어 넣다가 길게 빼내기를 반복하였다. 쩌걱거리며 젖은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가 조용한 병원 안을 울렸다.
그는 마치 자신의 평판 따위는 신경 쓰이지 않는 것처럼 굴고 있었다. 조용히 해야겠다는 말을 하면서 검지로 해교의 입술을 살짝 눌렀다 떼곤, 말과는 다르게 꾸역꾸역 보지 안을 탐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달라진 거라곤 허리 짓 하는 속도뿐이었다.
긴장으로 자꾸만 자지를 밀어내려는 보지 점막을 기어코 헤치며 흉흉한 좆이 안으로,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애가 탔던 탓인지 보지는 평소보다 더 쫀쫀하게 자지에 들러붙어 침입자를 내보내려 들었다. 당연하게도 보지가 쩍, 쩌억 자지를 밀어낼수록 지혁의 성감은 더욱더 고조될 뿐이었다.
그사이 자지러지듯 구멍을 옴찔거리는 뒷보지 안이 간지러워 해교가 연신 엉덩이를 흔들어 댔다. 발끝을 베드에 고정한 채 말랑말랑한 엉덩이를 흔드니 볼기뿐만 아니라 젖가슴도 함께 출렁여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하으으…… 동그란 엉덩이 안에 담긴 크리스털 볼이 사방을 비벼 대면서 내벽 안의 온도를 높여 갔다. 내벽엔 딱딱하고 온기 없는 크리스털 볼만이 가득 차 있을 뿐이었는데 이상하게 달궈진 딜도를 쑤셔 넣은 듯 내장 안이 뜨겁게 녹아내렸다.
엉덩이 살 사이로 뜨거운 보짓물과 선액이 번갈아 흘러내려 둔부에 반질반질 윤기가 났다. 지혁은 주룩, 흘러내리는 체액을 손바닥으로 훑고 해교의 엉덩이를 단단히 붙들었다. 그러곤 중지를 뒷보지 구멍 안에 쑤셔 넣으면서 허리를 치받았다.
힉……! 내벽 여기저기를 꾹꾹 눌러 대는 지혁의 손가락과 크리스털 볼, 질구 안에 박힌 거대한 자지까지. 밖의 사람은 아랑곳 않고 버거운 자극을 내리치는 지혁의 몸짓에 해교가 숨을 멈추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그의 행동이 경악스러웠지만 이를 지적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해교는 그저 최대한 신음을 참은 채 느껴지는 감각을 외면하는 데 애쓸 수밖에 없었다.
“어. 아니, 하필 지갑을 병원에 두고 퇴근했지 뭐야. 원장님? 글쎄. 불은 켜져 있는데 어디 가셨나 봐. 요즘 남아서 학회 준비하시잖아. 응, 응. 곧 갈게. 데스크에 없고, 탕비실에 둔 것 같아.”
누군가와 전화 통화라도 하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서서히 멀어져 갔다. 탕비실이라면 진료실에서 꽤 떨어져 있어 다행이었다. 발소리 역시 점차 희미해지자 해교는 긴장이 완화되는 바람에 간신히 참고 있던 숨을 한 번에 쏟아 내었다.
“흐으, 흐, 으.”
가쁜 숨을 내쉬는 해교의 호흡이 진정되자 지혁은 근육이 바짝 일어난 허벅지를 해교 쪽으로 밀고선 삽입했던 귀두에 꾸욱 힘을 주었다. 하으읏! 지혁이 무게를 실은 채 좆을 치대자 보들보들한 보지 안이 한 치의 빈틈없이 몽땅 자지로만 채워졌다.
단단히 힘이 실린 자지가 여기저기를 뒤집고 쑤셔 대자 곧 긴장했던 보지 안이 부드럽게 풀리며 쾌감이 일었다.
그 상태로 허리를 퍽퍽 잘게 쳐올리니 말랑거리던 보지 안이 꿀렁대며 제 안의 자지를 움켜쥐었다. 지혁은 굵직한 자지를 꽈악 조여 대며 한참을 더 경련하던 보지에 강하게 자지를 몰아붙였다.
“선, 생, 흐으, 니임, 아아, 앙……!”
등골을 훑는 아찔한 감각에 해교가 지혁의 좆에 제 엉덩이를 바짝 가져다 대었다. 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더 세게 넣어 달라는 것처럼 연신 엉덩이를 흔들고 눈물을 글썽였다. 절정이 코앞인데…… 혹시나 사람이 다시 진료실 가까이 오기 전에 얼른 닿고 싶었다. 제발.
“씨발…….”
뽀얀 엉덩이 살을 거세게 움켜쥔 지혁이 허리 짓의 속도와 세기를 높였다. 굵다란 자지가 회음을 스치며 보지 입구까지 건드렸다가 다시 내려온 뒤 보지 겉면을 긁어 댔다. 앞으로 밀려나는 해교를 붙잡기 위해 손가락에 힘을 주자 새하얀 살덩이가 손가락 사이로 부푼 채 튀어나왔다.
한참 쑤셔 주었지만 언제나 말간 핑크빛을 띠고 있는 보지를 자지가 쾅, 거세게 찍어 눌렀다. 좆 뿌리 끝에 엉긴 거친 음모 일부가 보지를 비비다 보짓살 안으로 씹혀 들어갔다. 선홍빛 속살이 거칠게 밀려드는 자지에 쓸려 모습을 감추곤 흥건한 보짓물만 남겼다.
“아흑……!”
지혁이 단단한 자지로 통통한 보지 안을 비벼 올리자, 자지가 박혀 있는 보지에서부터 시작된 소름이 단박에 뒷보지로 번져 나갔다. 크리스털 볼이 달그락거리며 전립선을 짓뭉갤 때마다 내벽이 조여들어 볼들의 결합을 거듭 견고히 만들었다. 앞보지, 뒷보지에서 만들어 내는 쾌락에 해교가 참을성 없이 곧장 픽, 뿌연 좆물을 싸질렀다.
극한의 쾌락이 벼락처럼 내리쳐 해교가 파르르 몸을 떨자 보지가 펄떡이며 더욱 조여들었다. 좆을 끊어 낼 것처럼 구는 보지의 압박에 좆물을 사출한 지혁은 해교의 말랑한 엉덩이를 마구잡이로 비틀고 쥐어짜며 계속해서 허리를 털어 댔다.
볼기 살 양쪽을 주욱 바깥으로 잡아당기자 구멍 안에 담긴 크리스털 볼이 붉은 내벽을 짓씹는 모습이 보였다. 지혁이 보지 안에서 다시 커져 가는 자지를 길게 뽑아냈다. 그리고 뒷보지 사이에 다시금 발기한 귀두를 맞댔다. 뚜욱, 뚝 기다란 보지 틈 사이에서 금방 싸지른 희멀건 좆물이 보짓물과 함께 흥건히 새어 나오는 와중이었다.
허억, 허억. 전력 질주라도 하고 온 듯 두 사람의 가쁜 호흡이 이어지고 밖에서 들리던 성마른 발걸음 소리가 멎었다. 뒤이어 병원 안을 분주히 돌아다니던 침입자가 완연히 밖으로 나갔음을 알리는 문소리가 났다.
조용해진 병원 안을 울리는 건 오직 딸랑, 해교의 유두에 달린 방울 소리뿐이었다.
* * *
지잉.
해교가 화장실에 간 사이 베드 옆 트레이에 올려 둔 그의 휴대폰에서 연이어 진동음이 울렸다.
흘낏 휴대폰을 바라본 지혁이 불현듯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제 휴대폰인 양 거리낌 없이 해교의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확인하였다.
[‘열심히해드려요’ 마스터님, 예약이 들어왔습니다.]
열심히 해 드려요 마스터? 곧바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지혁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고개를 사선으로 비틀었다. 그리고 휴대폰 화면 상단의 ‘여러분의 집사’ 앱 아이콘을 확인한 뒤 자신의 휴대폰에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흠…….”
대충 살펴본 바로는 가사 서비스 제공 애플리케이션인 듯했는데 아마도 차해교는 피고용인 입장인 것 같았고, ‘열심히해드려요’는 그의 활동 닉네임으로 추정됐다.
직접 물어보기보다는 맞게 추리했는지 확인해 보면 될 일이었다. 지혁은 앱 안 마스터 검색 기능을 활용해 해교의 닉네임을 찾아보았고 고객 평가 속에 묘사된 도우미 모습을 통해 자신의 추측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닉네임을 뭐 이딴 걸로 지어서 야릇한 상상에 빠지게 하는 건지. 장담컨대 맹한 차해교의 의도와는 100% 상관없을, 야릇한 이미지가 떠오른 지혁은 낮은 웃음을 흘렸다.
그러다 금세 그의 얼굴이 굳어 갔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저뿐만이 아닐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 방법이 필요하다. 생각에 잠긴 듯한 지혁이 진료실 문 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선생님, 다녀왔어요. 어?”
지혁은 한쪽 손에 들린 제 휴대폰을 바라보곤 동그랗게 눈을 뜬 해교에게 태연히 휴대폰을 건넸다. 덧붙이는 변명은 없었다. 자신을 향한 해교의 맹목적인 신뢰를 아는 까닭이다.
지혁의 예상처럼 해교는 자신의 휴대폰을 그가 쥐고 있던 사실에 대해 별다른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그저 화장실 다녀왔으니 이제 집에 가야겠다, 하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가죠.”
“아, 네에.”
이제는 일상이 된 것처럼 진료실 문을 열고 나가는 지혁을 해교가 자연스레 따라나섰다. 바깥은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 * *
지혁은 침대 위에 모로 누운 채 손에 쥔 휴대폰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는 권태로운 표정으로 화면의 스크롤을 내리면서도 눈에 보이는 단어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지 않으며 반추하고 있었다.
[닉네임: 바퀴벌레시러
별점: ★★★★★
평가: 평이 좋아 큰맘 먹고 불렀습니다. 자취생은 가사 도우미 부르기 쉽지 않거든요. 엄청 어린 남자분이 오셔서 깜놀했어요. 아이돌 보는 줄 ㅎㅎ, 연습생인가요? 청소 실력에는 더 깜놀……]
청소하라고 사람을 불렀으면 청소에 대한 감상평이나 남길 것이지 가사 서비스 어플 후기 대부분에 차해교의 외모에 대한 평가나 감탄이 섞여 있었다. 오늘 읽은 후기에서만 벌써 몇 번째인지.
그리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불순한 의도는 아닌 듯해 이번 평가에 대한 관심을 지운 지혁은 더 과거의 기록을 향해 스크롤을 내렸다.
그렇게 수십 건의 후기를 확인하던 중.
[닉네임: wyj123
별점: ★★★★★
평가: 청소를 정말 깨끗하게 잘해 주시네요. 특히 형이 제 안에…… 취소ㅋㅋㅋㅋㅋ 암튼 자주 봐요ㅋㅋㅋ]
혀엉……? 대체 처신을 어떻게 하고 다니면 고작 가사 도우미 일을 하다 만난 인간이 형이라고까지. 거기다 더해 무슨 말을 하려다 만 건지 생략되어 있는 점 6개와 자음 5개가 지혁의 신경을 거슬렀다.
저같이 개수작을 부리는 인간 하나만 더 만났어도 이미 차해교의 보지 구멍과 후장 구멍은 너덜너덜해졌을 터였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지혁이 미간을 거세게 좁혔다.
얼굴도 모르는 남의 집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나온다고? 씨발. 너무 위험하잖아. 밀폐된 공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차해교가 보통 사람 홀리게 생긴 것도 아니고. 웬만한 남자는 세울 만한 외모에 보지까지 달렸다. 그러니까……. 후기를 남긴 인간들 모두가 예비 성 범죄자처럼 느껴졌다. 일순 이어지는 불쾌한 상상에 단번에 지혁의 눈동자가 이성을 잃고 돌아갔다. 꽉 악문 어금니 때문에 날카로운 턱뼈 인근이 도드라질 정도였다.
지혁이 무언가 결심을 한 듯 후기 읽던 것을 멈추곤,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개수작질의 서막이었다.
* * *
- 오늘 일 몇 시에 끝나요?
“오늘은 지…… 진짜 바빠서……. 일 끝나면 한밤중이에요. 진짜예요……. 핑계 아니에요.”
- 정말?
“네…….”
- 음, 봐줬다. 그럼 내일 아침 9시까지 튀어 와요.
“아…….”
- 싫으면 오늘 보든가.
“아니, 아니에요.”
- 9시에서 1분이라도 늦으면 내가 쳐들어갈 줄 알아요.
“……네.”
우연제와의 통화를 끝낸 해교가 야트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오늘은 늦은 저녁까지 일이 잡혀 있었다. 평일이었다면 끝나자마자 비뇨기과 병원에 가지도 못할 시간이라 일을 받지 못할 뻔했는데 주말 요청이라니, 운이 좋았다.
월세 입금일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은 서비스 오더 한 건, 한 건이 소중하고 급했다.
아무리 일을 해도 돌아서면 통장 잔고는 늘 구멍이 나 있었다. 그나마 요 몇 달은 아버지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없어 다행스러웠다. 아들이 아버지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을 반기다니, 느닷없이 자각한 감정에 해교는 죄스러움을 느꼈다.
변명 같지만 돈이 급하다는 아버지의 연락이 오거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아버지 대신 돈을 갚으라고 하는 빚쟁이들의 연락이 없어 간신히 숨통이 트였다. 그냥, 그 정도였다. 아버지가 싫은 건 절대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 자신을 걱정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아버지일 테니까.
그래도 오늘 의뢰된 일은 꽤 시간이 긴 편이니 이 건만 정산받으면 이번 달 월세는 마련이 될 것 같았다. 해교는 버스에서 내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와아…….”
일일 가사 도우미로 일할 집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단독주택이었다. 종종 땜빵식으로 가는 집들은 아무리 고급이라 한들 아파트나 주상복합이었던 터라 마당이 있는 이번 집은 꽤나 해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부동산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넓은 마당이 있는 이층집에 들어가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들떴다. 대문 벨을 누르자 안에 누가 있는 듯 즉시 커다란 문이 활짝 열려 그를 맞이하였다.
해교는 현관문으로 향하는 동안 주변에 넓게 깔린 초록빛 잔디와 알록달록한 꽃들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한참을 걷고 구경해도 울창한 숲을 옮겨다 놓은 듯, 끝없는 정원이 이어져 감탄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대문보다 더 거대한 집의 현관에 당도하였다.
“안녕하세요. 오늘 청소하러 왔는데…….”
집의 크기에 압도된 해교가 중문을 넘지 못한 채 쭈뼛거리며 중얼거렸다. 아마 저 외에도 다른 고용인이 더 있을 법한 규모이니 누군가 문을 열어 줄 것만 같았다.
스르륵, 발소리마저 우아한 사람이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등장하자 부드럽게 중문이 열렸다. 진회색 앞코가 막힌 슬리퍼가 시선에 닿자 해교가 뒤늦게 바닥을 향한 고개를 들어 제 앞의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어……? 선생님?”
의사 선생님이었다. 해교는 놀라 입을 벌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선생님이 여기 왜…….
사니까 계시는 거겠지. 저처럼 일을 하러 온 건 아닐 거였다.
“청소 일을 했구나. 이렇게 만나네요.”
“네, 네.”
여기가 의사 선생님의 댁이었다니. 해교는 우연한 만남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마치 해교가 올 것을 알았다는 듯 침착한 지혁을 보면서도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한 해교는 반가움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니까, 차해교 씨가 열심히 해 드려요 마스터인 거죠? 이렇게 만나니 정말 반갑네. 기왕에 이렇게 만난 거 앞으로 여기서 일하는 건 어때요. 번거롭게 병원까지 올 필요 없이 퇴근 후 진료가 가능할 것 같은데. 매번 새로운 집에 가는 것도 힘들잖습니까.”
“아……아니에요. 선생님한테 돈을 받을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의외로 강단 있는 행동에 지혁의 미간이 구겨졌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불 꺼진 낡은 집에 살면서. 진료비 8,800원이 아쉬우면서, 왜.
“……내가 차해교 씨 일한 임금을 못 줄 정도로 어렵진 않아요.”
“아, 그런 의미가 아니라 선생님께 받는 게 너무 많아서요. 대신에 선생님 병원에 가셨을 때, 시간이 맞으면 제가 자주 청소하러 올 수는 있어요. 뭐라도 보답해 드리고 싶었거든요.”
차해교와 한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전혀 쓸모없는 제안이었다. 제가 병원에 가 있을 때 굳이 이 집에 차해교를 왜 부른단 말인가. 이미 기존에 쓰고 있는 인력도 있고,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집에 차해교의 고사리 같은 손은 큰 효율도 없었다.
설득 아닌 설득을 해내려면 설전이 조금 필요할 듯했다. 오늘은 때가 아닌 듯해 지혁은 곧 자신의 고집을 꺾었다. 더 밀어붙였다간 괜히 역효과만 날 수 있으니 유연하게 대처해야 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래도 오늘은 기왕 왔으니 일해 주고 가요. 일하면서 치료도 하고, 일 끝나고도 치료하고, 겸사겸사.”
“완전, 완전 열심히 할게요.”
해교는 지혁의 말에 최선을 다해 고개를 주억였다. 지혁은 그런 해교를 보며 희미한 웃음을 보이곤 뒤돌아서 복도로 향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간밤에 입은 나이트가운을 갈아입지 않은 채 집 안을 배회하는 그는 상당히 여유로워 보였다.
“완전 열심히 청소하기 전에 우선 이걸 좀 넣어 볼까 합니다.”
지혁이 가져온 것은 거대한 벌레처럼 생긴 검은색 아네로스였다. 여태 기상천외한 각종 용품들을 보지와 뒷보지 안에 넣어 봤지만, 본 것 중에 가장 징그럽게 생겼다. 해교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곤 잔뜩 겁을 집어먹은 표정으로 지혁을 바라보았다. 무서워요.
“……구멍에 쑤셔 넣으면 그런 말이 안 나올 겁니다. 무서울 정도로 좋으면 몰라도. 일단 준비를 해 주세요.”
준비해 달라는 말에 해교가 습관처럼 밴드에 손가락을 걸고 바지를 벗으려 하다가 잠시 멈칫했다. 암만 그래도 이곳은 병원이 아닌, 남의 집이라 조금 부끄러웠다. 넓은 정원이 그대로 비치는 통창 앞 거실에서 강아지도 아니고 벗으란다고 벗는 게 조금…… 그랬다.
“부끄러워요?”
“네에…….”
“그래도 차보다는 집이 낫지 않나? 그때는 안 부끄러워한 것 같은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지혁의 말에 해교가 얼굴을 불그스름하게 물들인 채 황급히 옷을 벗었다.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커다란 카우치 소파 위에 앉아 다리를 벌리게 하니 벌어진 보지 구멍으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들어와 틈새가 움찔거렸다. 지혁의 무릎이 가랑이 사이를 파고들어 해교는 강제로 자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유약한 살결은 지혁의 무릎이 닿자 쉽게 짓뭉개져 부근이 금세 울긋불긋해졌다.
세로로 살짝 벌어진 입구가 꾸욱 입을 다문 것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쫄깃쫄깃한 진분홍색 속살을 검지로 살짝 훑은 지혁이 느른하게 말했다.
“아직 보지 안에 뭘 넣을 준비는 안 된 것 같네요.”
“네…….”
아무리 예민한 성감을 가진 해교라 한들 오늘은 흥분할 일이 없었으므로 당연했다. 그렇다면 이제 음흉한 계획에 날개를 달 수 있었다. 지혁은 어젯밤부터 내내 이 순간을 꿈꾸고 있었다.
상상해 오던 일을 실현할 시간이다. 병원이라는 한정된 장소 때문에 하지 못했던 여러 체위에 도전할 생각에 아랫도리가 후끈했다.
“그럼 내가 도와줄 수밖에 없겠어요. 어쩔 수 없이.”
지혁이 해교의 양 허벅지를 벌려 붙든 뒤 몸을 숙여 고개를 내리곤 보지 향을 맡았다. 언제 맡아도 흥분을 일으키는 음란한 냄새였다.
“후우.”
“아……!”
건조한 보지 앞에 습한 숨결이 쏟아지자 해교의 숨이 가빠 왔다. 지혁은 한없이 야해 빠진 보짓살 냄새에 심취한 채 한 번 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곤 턱을 들어 상체의 무게 중심을 뒤로 주었다.
지혁이 해교의 손목을 잡았다. 힘을 주면서 서서히 몸을 끌어 와 어느덧 누운 지혁 위에 해교가 기대게 되었다. 지혁은 자신의 단단한 복부 위에 해교를 무릎 꿇려 앉혔다. 진료실에서는 한 번도 한 적 없던 자세에 당황한 해교가 하반신을 들려 하자, 지혁이 그의 엉덩이를 틀어쥔 뒤 미끄러지듯 앞으로 끌어당겼다.
“읏……!”
단숨에 해교의 몸이 지혁의 목빗근 근처까지 끌려 왔다. 하체 앞에 지혁의 얼굴이 있어 놀란 해교가 바르작거리며 몸을 뒤로 물리니,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혁이 해교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세게 쥐고 더욱 앞으로 당겼다.
순식간에 해교의 둔부가 지혁의 얼굴에 닿을 듯 말 듯한 상황이 되었다. 몇 센티, 아니 몇 밀리미터만 더 내려앉아도 지혁의 코끝이 해교의 보지를 가를 것만 같았다. 해교의 가랑이 사이에 의사 선생님의 뜨거운 숨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
“아! 죄, 죄송…… 흣.”
균형을 잃을 뻔한 해교가 발끝에 힘을 주고 필사적으로 지혁의 얼굴을 벗어나려 들었다.
어딜. 지혁은 한 손으로 해교의 말랑거리는 둔부를 꽉 붙들고 나머지 손으로는 보지 입구를 넓게 펼쳤다. 보드라운 보짓살의 감촉에 손끝에서 전기가 일었다. 구멍을 덮었던 주름진 음순이 양옆으로 펼쳐지면서 숨어 있던 선홍빛 조갯살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혁이 망설임 없이 뜨거운 혀를 보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흑! 해교는 순식간에 하체에 힘이 빠져 그대로 지혁 얼굴 위에 앉아 버렸다.
자연스레 날카로운 콧대가 조그만 음낭을 간질이며 쓸어내리게 되었고, 이에 아래에서부터 저릿한 전율이 일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해교는 굳은 채로 헐떡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혁이 게걸스레 혀를 잘게 털며 보지를 비벼 대자 철퍽철퍽 젖은 살결 가르는 소리가 났다. 양쪽에 날개처럼 달린 음순을 오가며 혀를 문지르는 자극에 흥분한 점막이 발발 떨렸다. 그는 마치 혀로 추삽질을 하듯이 보지를 가르고, 쑤시고, 박아 대었다.
자지만큼 뜨겁고, 자지보다 눅눅한 혀가 심을 세운 채 보지 안을 들쑤시니 보지는 마치 봇물이 터지는 것처럼 뻐끔거리며 주륵, 흥건한 보짓물을 내보냈다.
지혁의 얼굴이 점성 있는 보짓물로 흠뻑 젖어 번들거렸다. 직접적으로 애액이 쏟아지는 입술뿐만이 아니라 통통한 보짓살 사이에 박힌 높은 콧대, 양쪽 뺨, 이마 부근까지. 물기를 머금지 않은 곳이 없었다.
반듯한 이마와 또렷한 이목구비가 미끌미끌한 점성의 액체로 뒤덮인 모습이 야릇했다. 눈 앞에 펼쳐진 자극에 자꾸만 자지로 피가 몰리고 보지가 제멋대로 펄떡이는 것만 같아 해교는 발끝에 세게 힘을 주어 뻐근하게 솟아오르는 감각을 잠재우려 애썼다.
“흐으읏…… 아, 아…….”
지혁은 혀를 뾰족하게 모아 보지를 뒤적이다 구멍 안에서 꺼냈다. 그러곤 꺼낸 혀를 넓게 펼친 채 보지 전체를 길게 핥아 내렸다. 후으, 보들보들한 보지 겉살을 혀로 핥자 거친 숨이 흘러나왔다.
은밀한 곳을 붉은 혀가 쩌걱쩌걱 쓸어내리니 보지가 잘게 전율했다. 지속적으로 혀를 이용해 은근히 연한 보짓살을 문질렀다. 후릅, 츄웁, 쫍. 번들거리는 보짓살과 척척한 혀가 마찰하며 만들어 내는 적나라한 소리에 흥분한 해교가 엉덩이를 뒤틀었다.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보짓살이 단숨에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 반질거리는 애액을 흘려보냈다. 바들바들 떨리는 보지 구멍 사이에 박힌 혀를 둘러싼 점막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박동하였다.
잔뜩 젖은 혀를 기다란 틈새에서 꺼내자 긴장이 풀린 보지가 늘어지듯 구멍을 벌렸고, 이 틈을 타 심을 세운 혀가 다시 한번 보지 안을 후벼 파자 놀란 보지가 혀를 조여 물었다. 하으으……! 급격하게 많은 양의 애액을 쏟아 내는 보지가 오물거렸다.
츠읍, 지혁은 흘러내리는 뜨거운 보짓물을 단 한 방울도 놓치지 않을 것처럼 갈급하게 빨아 삼켰다. 마치 오랫동안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다녔던 것처럼 보짓물을 왈칵왈칵 받아 마셨다.
보지 안 곳곳을 강렬하게 비비며 입술에 힘을 주자 여린 선홍빛 속살이 당장에라도 녹아내릴 것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으, 선, 흐읏, 으응!”
해교가 가랑이를 비벼 대며 제 보지를 지혁 얼굴에 뭉갰다. 오로지 본능에 의해 허리가 뒤로 휘고, 하반신이 살살 움직일 때마다 발딱 일어선 작은 자지가 철썩이며 해교의 복부를 때렸다.
조그마한 자지가 프리컴을 흘려 대고 통, 통 살갗을 튕기며 자극을 선사했다. 보지 압박과 함께 일어나는 자극에 쾌감이 피어올라 아랫배가 묵직해졌다. 아래에서부터 오싹한 소름이 돋아 아찔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호흡이 가빴다. 해교는 이제 온몸을 들끓게 만드는 작열감을 억지로 외면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어느덧 두 눈을 꼬옥 감고 제 엉덩이에서 번지는 강렬한 흥분감에 몸을 내맡긴 채 민감해진 하반신을 지혁의 얼굴에 비비적거렸다.
하반신이 움찔움찔 떨리며 잘게 이동할 때마다 지혁의 입술과 보지를 잇는 불투명한 애액이 늘어졌다 다시 들러붙기를 반복하였다.
“하으으, 선생니힘…… 아앙…… 조, 아…… 힉.”
해교의 자지 선단에서 흘러나온 선액이 작은 기둥을 타고 지혁의 이마 위로 뚝, 떨어졌다. 흥건해진 보짓물 위로 자지에서 쏟아 낸 물까지. 어느덧 지혁의 관자놀이를 타고 해교의 체액이 몽땅 소파 위에 고여 들었다.
해교가 엉덩이로 뭉갠 지혁은 얼굴뿐 아니라 살짝 벌어진 나이트가운 사이, 근육 잡힌 가슴까지도 해교의 체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난잡한 자신의 체액으로 뒤덮인 의사 선생님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해교의 보지 안이 펄떡였다. 예민해진 보지가 점점 더 뜨겁게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지혁이 보지 정점에 달린 클리토리스를 이로 긁고 살짝살짝 깨물었다. 그러다 혀끝에 힘을 주고 둥글리며 할짝거렸다. 힉! 보지에서 제일 예민한 부분을 자극하는 통에 해교가 순간 지혁의 얼굴에 더 깊이 내려앉았다.
얼굴을 짓뭉개듯 더 깊이 맞닿는 둔부가 기꺼웠던 지혁이 기분 좋은 신음 소릴 내며 코끝으로 음핵을 비비적거렸다.
“으음…….”
그러면서 하얀 엉덩이를 마구 주물럭거렸다.
혀로는 보짓살 안을 휘젓고, 코로는 음핵을 찌르고, 손으로는 포동포동한 볼기를 뭉그러뜨리기까지. 하반신 여기저기 분포한 열점이 들쑤셔질 때마다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해져 해교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흐으, 으응…….”
방금 지혁이 핥고 지나간 쌀알 같은 음핵이 간지러웠다. 좀처럼 다시 음핵을 문지르지 않을 듯, 더 깊은 보지 안을 뒤적이느라 정신이 팔린 지혁의 모습에 해교가 의도적으로 엉덩이 각도를 틀었다.
살짝 공중에 뜨면서 멀어지는 보지를 잡아채듯 지혁이 혀를 내밀어 보지 살점을 더, 더 강하게 빨아들였다. 시큼하고 달짝지근한 맛에 매몰된 지혁은 보지에 자신의 입술을 밀착한 채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해교의 말랑한 음낭 두 쪽이 곧게 뻗은 콧대에 짓눌렸다.
보지가 얼얼할 만큼 강하게 흡입되는 압력에 여린 속살이 파르르 진동하며 오그라들었다. 으으응! 해교의 꼬리뼈에 벼락이라도 친 듯 강렬한 전류가 척추를 타고 올랐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야릇한 감각에 해교의 표정이 나른해지기 시작하였다. 눈이 게게 풀린 채로 밭은 숨을 몰아쉬던 해교가 양손을 제 가슴에 올려 유륜을 만지작댔다.
넓은 분홍빛 유륜 끝을 살살 매만지다가 손톱 끝으로 옴폭하게 들어간 함몰 유두를 슬쩍 만지니 아앙…… 황홀한 신음과 함께 뜨거운 숨이 쏟아졌다.
어느덧 융기한 돌기와 함께 통통하게 물오른 젖가슴이 슬쩍슬쩍 흔들렸다. 해교는 엉덩이를 앞뒤로 움직이며 지혁의 얼굴 위에서 미끄럼을 탔다. 뻐끔거리는 보지 구멍에서 쉴 새 없이 보짓물이 흘러나와 지혁의 얼굴을 흠뻑 적셨다.
종아리가 가죽 소파에서 떨어질 때마다 몸에 묻은 체액이 쓸리며 쩌걱, 소리가 났고 그런 소리 사이사이에 지혁이 깊은 골짜기를 파고드는 마찰음이 울렸다. 찔걱찔걱, 색정적이고 적나라한 소리가 요란하게 뒤섞여 너른 거실을 갈랐다.
지혁은 해교의 허벅지 위를 손으로 느릿하게 쓰다듬으면서도 보지 안을 혀로 끊임없이 압박하였다. 보지를 살짝살짝 빨아 먹는 것도 맛이 좋지만 이렇게 얼굴 위에 앉혀 틈 없이 맞붙으니 평소보다 더 육감적이고 관능적으로 느껴져 정신을 차리려야 차릴 수가 없었다.
보상처럼 고환을 살짝 입에 넣은 뒤 사탕 녹이듯 굴렸다. 하읏! 털 없이 보드라운 고환이 지혁이 빨아들이는 대로 늘어지며 입 안을 굴러다녔고, 힘이 빠진 음낭과는 달리 연결된 자그마한 자지는 점점 더 빳빳이 일어나 꺼떡거렸다.
“후우.”
지혁이 턱을 치켜들곤 제 얼굴에 흐르는 보짓물을 손등으로 닦아 입 안에 밀어 넣었다.
“아앙! 이젠…… 흐…… 이제엔.”
보지 전체가 용광로에 담갔다 나온 것처럼 뜨거웠다. 열이 오른 아래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얼른, 얼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어 조급해진 해교가 아래를 버둥거렸다.
정신없이 개폐를 반복한 2개의 구멍이 아렸다. 특히나 보지를 빠는 동안 방치된 뒷보지는 애꿎은 구멍만 헐떡이며 빈 공기를 조여 물고 있었다.
“후우. 씹. 보빨만 하다가 하루 다 가겠네.”
“으응…….”
“자세를 좀, 바꿔 봅시다.”
지친 해교를 엎드리게 한 지혁이 부드러운 볼기를 주무르며 주름진 구멍을 확인했다. 축축한 보짓물이 태생적으로 올라붙은 동그란 엉덩이 사이까지 흘러내려 절경이었다. 지혁은 야들야들한 살결의 회음부를 손끝으로 뭉근히 문질렀다.
“흐읏!”
어제 보고 또 보는 구멍이건만 뭐가 그리 다르다고.
아래위로 엉덩이 살을 주물러 밀어 올리다가 좌우로 문지르며 주욱 늘렸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잔뜩 헤집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력적인 구멍은 굴곡진 엉덩이 사이에서 달싹이고 있었다.
지혁은 애액으로 흘러넘치는 보지 겉면을 손가락으로 스윽 훑었다. 살짝 스친 손가락 전체에 보짓물이 흥건히 묻어났다. 이를 확인한 지혁이 좁은 뒷구멍 안에 젖은 손가락을 쩍, 밀어 넣기 시작하였다.
“아흐, 응……!”
보짓물이 한 겹 둘러싼 손가락으로 주름을 치대며 점막을 문지르자, 해교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성감이 바짝 오른 뒷구멍이 쫀득하게 손가락을 빨아들였다.
해교는 아까부터 보지며, 아랫구멍이며 약 올리듯 깔짝이기만 하는 지혁 때문에 한숨이 멈추지 않았다. 손끝이 하얘질 때까지 힘을 주곤 소파 모서리를 눌러 배 속의 열기를 가라앉히려 애썼다.
그래도 괴로웠다. 가쁜 숨을 내쉬고 말랑한 엉덩이를 들썩이며 몸으로 지혁을 보챘다.
지혁 역시 보지 냄새를 맡은 직후부터 발정하기 시작한 자지가 얼얼할 만큼 솟아 있었으나, 아직은 좆을 박아 넣을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지혁은 질척하게 젖은 손가락으로 탄성 있는 아네로스 곳곳을 문질렀다. 곧 아네로스 몸체 전체가 해교의 보짓물로 흥건해졌다.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짓뭉갰다. 반죽을 하는 것처럼 살덩이를 제멋대로 주무르고 치대자 하얀 볼기가 파들파들 떨리며 분홍색 구멍을 쥐어짜 냈다. 주름진 구멍이 적나라하게 옴찔거리는 모습에 지혁이 숨을 멈추었다.
그러곤 두꺼운 중심부를 기준으로 갈라진 아네로스를 도톰한 구멍에 밀어 넣었다.
“하, 아읏!”
아네로스 머리 끝부분만 조금 삽입했는데도 내장 안이 이를 잡아채듯 빨아 당겼다. 지혁이 더 이상 만지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해교의 몸 안에 아네로스가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선홍빛 내벽이 아네로스에 밀려 안으로 깊이 쓸려 들어갔다. 내벽을 밀어내며 진입함과 동시에 전립선을 살살 긁어 대는 아네로스 때문에 미세한 쾌감이 발발했다.
끈끈한 내벽이 이물질을 뭉그러뜨릴 것처럼 곧장 아네로스에 들러붙어 엉겼다. 내벽이 짓뭉개듯 밀어낼 때마다 아네로스는 밀려나지 않으며 더욱 힘차게 점막 곳곳의 요철을 긁어내렸다.
이제는 배출보다는 삽입을 더 많이 하는 듯한 뒷보지를 긁는 자극에 해교는 미묘한 흥분감에 휩싸였다.
“선, 생님, 이거…… 하, 으응, 읏.”
“이거, 뭐. 말을 꺼냈으면 끝까지 해야지.”
“……아……앙.”
도톰한 점막을 비벼 대는 마찰감에 눈앞이 까마득하게 어두워졌다. 해교는 저도 모르는 새 눈꺼풀을 내린 듯해 눈꺼풀 근육에 힘을 주려 애썼다.
파들파들 눈꺼풀이 떨리고 긴 속눈썹이 하늘거렸다. 하지만 그래도 시야는 변함이 없었다. 뒷구멍이 움찔움찔 좁아 들면서 아네로스를 녹일 것 같은 열기가 안구까지 번져 올랐다.
내벽 안을 헤집는 아네로스가 방광 아래 전립선을 꾸욱 짓누르자 과한 자극에 눈물이 왈칵 흘러나왔다. 붉어진 눈가를 타고 가느다란 눈물이 똑, 떨어졌다. 동시에 기립한 작은 자지가 소리 없이 좆물을 뱉었다.
“흐……으. 아!”
해교의 사정을 알 리 없는 아네로스는 깊숙한 전립선을 푹푹 단박에 짜부라트린 뒤 직장 초입까지도 뭉근히 비벼 댔다. 사정을 하면서도 이어지는 강렬한 자극에 해교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뱉으며 허리를 비틀었다.
회음부를 저릿하게 압박하는 아네로스 외부 돌기와 내부에서 전립선을 직격으로 때리는 자극에 허벅지가 벌벌 떨렸다. 하……아……응.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손과 발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마비가 된 것처럼 굳어 갔다. 의지를 배반한 하체가 제멋대로 떨려 흐물흐물 힘이 빠졌다.
이를 지켜보는 지혁의 입 안이 바짝 말라 갔다. 더 보다간 제가 먼저 미칠 것 같았다.
“그럼, 차해교 씨가 자신한 대로 얼마나 청소를 잘하는지 보죠. 1층 거실만 해 줘요. 다른 곳은 담당하는 분이 계셔서. 나는 논문 좀 보고 있을게요.”
해교의 상황 따위 보이지 않는 것처럼 굴며 지혁이 거실 테이블 위에 두었던 논문 파일을 쥐었다. 온 신경은 해교에게 쏟은 채라 무엇에 대한 논문인지 생각나지도 않았지만 일단 구색은 그렇게 갖췄다.
그는 자연스레 거실 소파에 몸을 기대곤 힐끗 해교를 바라보았다.
해교는 어느덧 걸레를 빨아와 거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씨근덕거리는 숨을 내쉬면서도 창틀에 매달려 창문을 닦는 모습이…… 꼴렸다.
아까 보지를 빨아대면서 세웠던 자지가 다시 일어나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애초에 조바심이 나 엉덩이를 가만두지 못하는 모습을 감상하고 싶었다. 일분일초라도 놓치면 아까울 상황을 이대로 날릴 수 없던 지혁은 낮은 한숨을 내쉬며 다리를 꼬아 좆을 진정시켰다. 처음으로 따먹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떠올린다면 잠시간의 인내쯤이야 더 해낼 수 있었다.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지혁은 한참 참아 내느라 뻐근해진 자지를 잠시 내려다보다 애써 시선을 거두었다.
“아…… 흐으, 흣!”
제법 끈기 있게 청소를 마친 해교가 다 쓴 걸레를 빨기 위해 일어났을 때였다.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난 뒤 힘을 준 항문을 이완시키자 삽입된 에네로스가 아래로 내려가며 전립선 하단을 문질거렸다. 앉아도, 일어나서도 내벽 안에 쏟아지는 자극을 피할 수가 없었다.
뇌수를 녹여 버릴 듯한 자극에 해교는 그만 손에 쥔 걸레를 놓치고 엎드린 채 떨어 댔다. 아아앙…… 온몸이 뜨겁게 달구어졌다. 강렬한 쾌감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헥헥댈 따름이었다.
무너진 해교가 몸을 뒤틀었다. 한 번 사정을 한 뒤라 그런지 잔잔한 사정감이 밀려올 듯, 밀려오지 않을 듯 애매하게 아래를 간지럽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허억, 헉.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바닥을 댄 채 한참 동안 숨을 가다듬었다.
벌써 정체 모를 기구를 뒷보지에 꽂아 넣은 지 삼십 분가량이 흘러 있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실내 공기를 순환하였지만 해교의 전신은 땀으로 뒤덮인 채였다.
아찔하게 내리꽂는 감각에 몸이 곤죽이 되어, 힘을 주지 않아도 내장 안 장기들이 제멋대로 수축과 확장을 되풀이했다.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청소, 해야 하는데…….
야릇한 감각이 온몸을 잠식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짓밟힌 벌레처럼 몸을 부르르 떨어 대는 해교에게 지혁이 다가와 물었다.
“어디가 안 좋아요?”
“하으……읏. 아니, 요.”
복숭앗빛 뺨은 평소보다 발긋하게 달아올랐고 눈은 열기로 가득했다. 하얀 피부 위에 송골송골 맺힌 땀에 달라붙은 연갈색 머리카락마저도 묘하게 색정적이었다. 해교를 바라보는 지혁은 보는 것만으로도 열기가 옮아 온 듯해 아래가 홧홧해졌음을 직감하였다.
“그럼 이대로 청소 계속해도 되겠어요?”
“……읏. 조금…… 조금 힘들어요.”
“어떻게 힘듭니까. 증상을 말해 줘야 진료에 도움이 되죠.”
이미 알고 있으면서. 기어코 차해교의 입술을 거쳐 듣고 싶었다.
“아래가 너무…… 간지러워요.”
“간지러운 게 다예요?”
“그게…… 으응, 아까 선생님이, 읏, ……넣으신, 거, 흐읏…….”
“빼 줬으면 좋겠어요?”
“……네에…… 읏.”
“아직은 무리였나 봐요. 그거면 돼요?”
아니요. 도저히 뒷구멍에 박힌 아네로스를 뺀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내장이 화끈거렸다. 더 뜨거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해교는 고개를 저으며 지혁을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우으, 흐으.”
“말을 해야 알지.”
“선생님이…… 흣, 늘 하시던 대로…… 진료, 해 주셨으면…….”
뒷보지에 자지를 박아 달라는 말이었다. 늘 하시던 것처럼 선생님 자지로 몸 여기저기를 진료하고 얼른 낫게 도와주셨으면 했다.
해교로서 최대한 용기를 낸 말이었으나 지혁은 모르는 척 태연히 되물었다.
“뒷말을 끊어 먹으면 어떡합니까. 어떤 진료요?”
“아흣……. 그, 선생님 거…….”
갈망 가득한 해교의 시선이 지혁의 자지로 향했다. 팽팽하게 솟아올라 불룩한 가운이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 자지 넣어 주세요. 눈꼬리를 처연하게 내린 채 눈빛으로 말했다.
“내 거……?”
“자지…… 읏, 자지이, 선생님 자지로 하는 진료, 으응…….”
말을 마치며 해교는 아네로스 꼬리가 삐죽 삐져나온 엉덩이를 지혁 앞에 들이댔다. 습관처럼 엎드린 자세였다. 토실한 엉덩이가 잡아먹어 달라는 듯 흔들리는 모습이 겨우 덮어 두었던 지혁의 음욕을 자극하였다.
지혁은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엉덩이를 살살 문지르며 회음부로 손길을 내렸다.
은근하게 살갗으로 내려앉는 손길에 해교의 자그마한 자지로 피가 쏠렸다. 감질나게 느끼는 부위만을 골라 간지럽히는 지혁 때문에 해교의 눈가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제 몸인데 제어할 수가 없었다.
“어떡, 하아, 아, 어떡해애…….”
“어떡하긴. 느끼면 되지. 그 좋은 게 뭐가 힘들다고 그래요.”
지혁이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능선을 그리는 엉덩이를 꽉 쥐었다. 오랜 시간 동안 아네로스가 내벽을 풀어놓아서인지 손끝에 닿는 살결의 감촉이 야들야들했다. 붉은 구멍 속살이 사방으로 벌어졌다 다시금 조이는 모습이 단숨에 아래를 들끓게 하였다.
이를 본 지혁의 얼굴에서 여유가 휘발되었고, 이를 증명하듯 그가 거칠고 성급하게 아네로스를 뽑아냈다. 녹아내려 끈적끈적해진 내벽이 딸려 나오다 되돌아가며 진득한 소리가 났다. 이를 느낀 지혁의 머릿속도 함께 진탕 녹아내리는 듯했다.
여태 품고 있던 이물질이 사라지자 아쉬워진 구멍이 농염하게 박동하며 개폐를 반복했다. 해교는 순진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계속해서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뽀얀 살덩이가 살살 떨리는 모습에 지혁이 혀를 꺼내 입술을 적셨다.
이젠 못 참겠다.
흉흉하게 핏줄이 선 자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지혁이 해교의 허리를 잡아 누른 뒤 커다란 귀두를 구멍에 가져다 댔다. 체액으로 점철된 뒷보지가 움찔거리며 예민한 선단을 자극하였다. 당장이라도 구멍 앞 자지를 빨아들일 것처럼 벌렁거리는 모습이었다.
귀두를 촉촉이 젖게 만드는 자극에 아찔해진 지혁이 거친 숨을 쏟아 내었다.
휑한 구멍이 가득 차는 건 순식간이었다.
퍽! 단단히 달아오른 자지가 해교의 뒤를 꿰뚫었다. 흐읏. 오랜 시간 기다린 좆이 힘차게 내벽을 쑤셔 박자 해교의 허리가 움찔 튀어 올랐다. 녹진녹진 풀린 뒷보지가 귀두와 기둥을 뜨겁게 감싸 안았다.
“씨……팔…….”
지혁이 박기 편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해교의 양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보드라운 허벅지가 활짝 벌어지고 몸이 낮아지면서 퍽, 퍽, 퍽. 쉴 틈 없이 자지를 내리꽂는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지혁이 허리를 살짝 물렸다가 거칠게 치받자 착실히 달아오른 점막이 자지 모양대로 길을 터주려 내벽을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였다. 자지를 감쌌다 떨어지는 질펀한 감촉에 지혁은 해교의 엉덩이를 비틀어 주무르며 마구 허리를 짓찧었다.
“아흐, 서, 선생님…… 너무 빨, …… 라아, 요, 흣!”
지혁이 윽박지르듯 자지를 쑤셔 넣을 때마다 찌걱이는 소리와 함께 점막이 자글자글 들끓었다. 흥분에 잠식되어 거대한 좆을 아무렇게나 밀어 넣는 것 같았는데 불구하고 예민해진 내벽은 모든 접촉을 전립선을 쳐올리는 것처럼 받아들였다.
“자, 읏, 잠까안…….”
내리찧는 힘을 버텨 내는 허벅지가 덜덜 떨리고 붉은 점막이 경련하듯 안을 조였다. 아흐윽……. 작은 몸을 으스러뜨릴 것처럼 치받는 힘에도 불구하고 고통에 비할 수 없는 쾌감이 넘쳐흘렀다.
멀쩡한 침실을 두고 한참 동안 거실에서 좆질을 하던 지혁이 픽, 해교의 작은 자지에서 정액이 쏘아지고 난 뒤에야 허리 짓을 멈추었다. 사정과 덩달아 자지를 억누르듯 조이는 내벽 때문에 지혁 역시 해교를 따라 내벽 가득 좆물을 퍼부을 수밖에 없었다.
후우. 사출을 마친 지혁이 느릿하게 자지를 꺼냈다.
밖으로 좆을 꺼내자 요도 구멍과 뒷보지를 잇는 끈적한 체액이 주욱 길게 늘어졌다. 지혁은 씹물이 투둑,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해교를 안아 들었다.
평소 지혁에게 기댄 적은 있어도 대놓고 안긴 적은 없던 해교가 미약하게 몸을 바르작대었지만 이를 무시했다. 혼몽한 정신을 추스를 새 없는 해교가 곧 움직임을 멈추었고 지혁은 가뿐히 해교를 안아 들어 함께 침실로 향했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 자신 아닌 누군가가 발을 들인 것은 처음이었다.
그간 평범치 않은 곳만 골라 씹질을 해서일까. 오히려 평범하디 평범한 침대 위에 차해교를 눕혀 놓으니 평소보다 더 꼴리는 기분이 들었다.
지혁은 자신의 침대에 해교가 누워 있는 광경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듯 낱낱이 훑어 내렸다. 커튼을 걷지 않은 침실은 낮은 조도의 조명만 켜져 있어 한결 더 야릇한 느낌을 주는 듯도 했다. 이제 와 새삼스레……. 낯선 감상이었다.
해교의 축축한 둔부가 닿은 침대 시트가 금세 질펀할 정도로 젖어 갔다. 정신없이 흘려 댄 애액과 정액, 장액이 천에 엉겨 붙어서였다.
지혁은 온갖 종류의 체액으로 잔뜩 젖은 시트를 신경 쓰지 않고 손바닥을 놓아 한쪽 팔로 체중을 지탱한 뒤, 완전히 발딱 일어난 해교의 유두를 검지로 튕겼다.
“하흣!”
해교는 이제 젖꼭지를 살짝 만지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가까운 자극을 느꼈다. 흥분해 부푼 가슴이 오르내리며 정점이 살짝살짝 흔들리는 모습이 아찔했다. 연한 분홍빛이던 젖꼭지는 선홍빛을 띠고 농염하게 익어 있었다.
색상이 옅은 유두가 지혁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느덧 흔적 없이 사라진 유두는 지혁의 입 안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축축하게 젖어 들고 있었다.
지혁이 해교의 보드라운 허벅지를 접어 올렸다. 손자국이 벌겋게 남은 허벅다리 사이로 촉촉하고 은밀한 입구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길게 갈라진 틈새 사이, 뽀얀 속살을 가르는 눅눅한 보짓물이 지혁을 유혹하듯 흐르고 있었다.
금세 마음이 조급해졌다. 귀두를 보지 입구에 대고 문지르자 화답하듯 야들야들한 속살이 부풀어 올랐다. 지혁은 곧바로 잔뜩 젖은 보지를 좆으로 갈랐다.
“아아……앙!”
보지는 이미 흐물흐물 녹아내린 상태였다. 한참 전에 쏟아져 내린 보짓물이 열기를 잃고 습한 기운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도 잠시, 지혁이 몇 번 허리 짓 하자 새로 달궈진 보짓물이 흠뻑 흘러내려 금세 보지는 펄펄 끓인 물에 담그기라도 한 것처럼 달아올랐다.
뜨끈해진 보지 안을 자지로 휘젓던 지혁은 해교의 마른 등허리를 붙들고 껴안았다. 커다란 손으로 등줄기를 살살 쓸어내리자 맞닿은 살갗이 전기라도 통한 듯 저릿저릿했다. 살짝 이동한 무게 중심 덕분에 두 사람의 결합이 더더욱 깊어져 갔다.
“학!”
해교가 제 체액으로 질척이는 시트를 말아 쥐고 손을 떨었다. 두 다리는 이미 높이 들려 지혁의 양팔 사이에 걸려 있었다. 지혁이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는 발끝은 모인 채로 대거리를 했다.
자지를 감싼 보지 점막이 세게 조여들며 좆을 압박하였다.
지혁은 흡사 짐승처럼 그르릉, 목울대를 울리며 허리를 쳐올렸다. 흐으으……. 깊이 들어간 자지가 더 깊이, 내밀한 자궁 끝까지 쳐올릴 것처럼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지혁과 해교의 몸 움직임에 따라 침대 매트리스가 푹, 파였다 되돌아오며 얕게 흔들렸다. 체압을 견디기 좋게 설계된 침대 위에서 하는 섹스는 굳은 몸을 느슨하게 풀어 주었고 해교가 절로 다리를 벌리게 만들어 주었다. 병원 베드와는 확연히 차이 나는 침대에 해교는 평소보다 더욱 고조된 성감을 느꼈다. 지혁이 선사하는 쾌감에 착실히 밀착한 채로 찔끔찔끔 번지는 전율마저도 범람하는 열락으로 받아들였다.
긴장이 풀려 힘이 빠진 엉덩이가 철썩이며 흔들리고, 건드리지도 않은 자지는 발기한 채 뚝뚝 물을 흘려 대고 있었다. 지혁은 보지 속살을 뭉근하게 비비면서 좆 기둥을 꺼냈다가 귀두로 클리토리스를 꾸욱 눌렀다. 이에 요도구 속으로 동그란 클리토리스가 박혀 들어가며 부풀어 올랐다.
“아, 선생님, 아아, 윽……!”
몇 번이나 클리토리스를 요도와 맞대어 비벼대던 지혁이 재차 자지를 보지 안으로 쑤셔 넣었다. 그러자 자지와 맞닿는 점막 곳곳에서 흠뻑 물이 나왔다.
“아아아!”
파고드는 자지에 보지 안이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자궁 끝에서 밀려오는 저릿한 쾌감에 해교는 절정감을 느꼈다. 침대 시트에 뒤통수를 뒤척이며 절정의 여운을 해소하느라 머리카락에 가벼운 정전기마저 일었다.
“후으…….”
보지가 제멋대로 펄떡이며 조이자 지혁의 자지에서 질척한 좆물이 거세게 쏘아져 나왔다. 해교는 질벽 안을 때리는 따스한 좆물을 느끼며 움찔움찔 어깨를 떨었다. 뒤이어 작은 자지에서도 소량의 정액이 흘렀다.
* * *
희뿌연 수증기를 가르고 힐끗 보이는 하얀 살결이 지혁의 눈길을 잡아챘다. 방금 전까지 제 아래에 깔려 앙앙댄 남자와 같은 사람임이 분명한데 아래 달린 자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단단하게 일어나 다시 침을 흘려 댔다.
자신이 쓰는 욕실용품을 쓰고 나온 차해교에게서 자신과 같은 향기가 났다. 풍겨 오는 옅은 머스크 향에 재차 아랫배가 저릿해졌다. 마치 제 것이라고 마킹이라도 해 둔 기분이 들었다. 샤워로 인해 살짝 상기되어 열 오른 차해교의 얼굴과 몸을 몽땅 빨아 먹고 싶었다. 사탕이라도 머금은 것처럼 지혁의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선생님, 욕실은 제가 씻으면서 청소했어요. 거실에 있는 화장실은 곧 정리할게요.”
막 욕실에서 씻고 나온 해교의 모습에 지혁은 손수 씻기고, 밥을 먹인 뒤 돌려보내야겠다는 계획이 어그러졌음을 직감했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뽀얀 살결이 태세를 전환시킨 것이다.
그는 또다시 한 차례 어쭙잖은 핑계를 대며 해교의 몸을 탐닉하는 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흐읏…….”
“후…….”
여러 번 흘레붙은 두 사람이 밭은 숨을 내쉬었다. 해교는 몸을 작게 웅크린 채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흥분한 젖꼭지는 붉게 솟아올라선 해교가 숨을 쉴 때마다 살짝살짝 흔들렸다.
가슴도, 성감도. 해교는 착실히 지혁의 계획대로 변해 갔다.
“가사 도우미 일은 어때요. 할 만한가요.”
지혁이 해교의 엉덩이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가랑이 사이에서 흘러나온 허연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여태 벗겨져 있는 하얀 살덩이를 당장 마음껏 주무르며 희롱하고 싶었다. 손가락에 힘을 주는 대로 뭉그러지는 연약한 볼기를 핥아 올리며 이야기하고 싶었다. 방금 섹스하며 만져 놓고 또 만지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씨발. 언제까지 진료 놀이를 해야 하는 건지.
팔자에 없는 연기가 싫증 난 지혁이 미간을 구기곤 자조하는 헛웃음을 지었다.
“음. 저한테 잘 맞는 일 같아요.”
“일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고?”
없을 리가 없었다. 당장 최근에만 해도 우연제를 만났고 강제로……. 강제가 맞나? 이젠 확신이 서지 않았다. 명백히 강제라 한들 의사 선생님께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해교는 입술을 깨물며 대답을 피하다가 자신의 입이 열리길 기다리는 집요한 시선을 느꼈다. 외면할 수 없는 시선이었다.
어느덧 지혁이 상체를 비스듬히 일으키곤 해교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네에……. 없어요.”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워낙 흉흉한 세상이라 쉽게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는 없네요.”
“아니요, 아니요. 정말이에요.”
“음……. 고집 피우지 말고 기왕이면 신원이 확실한 사람 집에서 일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안 그래요?”
“아…….”
그 말에 해교가 이미 누군가가 해 놓은 집 청소를 다시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엉덩이를 떼자마자 다물린 구멍 2개에서 동시에 주르륵, 진득한 좆물이 흘러나왔다.
“……이, 이불도 빨아야겠…….”
“뒤처리는 내버려 둬요.”
“아, 아뇨. 오늘은 일하러 온 거니까 제가 할게요.”
고간으로 여러 번 짓뭉갠 탓에 살짝 붉게 물이 든 통통한 엉덩이 살이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파르르 흔들거렸다. 미심쩍은 표정을 거두지 않은 지혁이 이를 지켜보며 입가를 혀로 쓸어내렸다.
* * *
“후…….”
이른 아침부터 휴대폰 벨이 울려 시끄러웠다. 이번 주는 토요일까지도 빠짐없이 일을 했고 우연히 만난 의사 선생님과 몇 시간 동안 진료까지 본 터라 너무 피곤했다. 해교는 크게 울리는 휴대폰을 외면하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정말이지 너무, 너무 졸렸다.
“아…… 잇.”
잠결에 무시한 벨 소리는 도무지 끊길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더 버티던 해교가 마침내 이불 밖으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아직 잠이 떨어지지 않은 몽롱한 얼굴이었다.
느릿하게 눈을 끔뻑이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휴대폰을 주워 들었다. 휴대폰 액정을 바라보자 이제 막 초점을 맞추느라 부스스한 시야를 가르는 세 글자가 보였다.
[우연제♡]
“……우연제?”
누군가 잠긴 의식의 멱살이라도 잡아끌어 올리는 것처럼 단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제야 어제 대강 통화하고 끝낸 우연제의 마지막 말이 섬광처럼 떠올랐다. 오늘 9시까지 오라고 했었는데.
“……헉.”
휴대폰 화면 속 시계는 오전 9시를 훌쩍 지나 있었고 이를 뒤늦게 깨달은 해교의 손이 벌벌 떨렸다. 어떡…… 어떡해……. 대수롭잖게 넘겨 까맣게 잊고 있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손톱을 물어뜯던 해교가 다시 한번 울리기 시작하는 휴대폰을 바라보다 입술을 깨물었다.
“가, 가고 있어요.”
- 오고 있다고?
“네네. 곧 도착해요.”
- 그래요.
그리고 결심한 듯 충동적으로 휴대폰 전원을 껐다.
모르겠다. 너무 무서운데, 한편으로는 잘됐다 싶었다. 가지 않으니까 전화를 했고, 고작 전화 몇 번 하는 게 우연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안 가도 하늘이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가는 중이라는 말을 믿는 우연제를 보니 앞으로는 그 집에 안 가도 될 것만 같았다.
해교는 애써 휴대폰을 외면하고 꼬옥 눈을 감았다.
잠시간 그렇게 있다 보면 다시 잠이 들 줄 알았건만 감은 눈 위로 아까 쏟아지던 잠 대신 점점 더 선명하게 우연제의 얼굴이 다가오는 듯했다. 나지막한 한숨만이 정적을 갈랐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이미 깨 버린 잠에 다시 들기는 글렀다. 늦은 세수를 한 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보려 마음먹었다. 해교는 삐걱대는 허리에 힘을 주어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디뎠다. 그러곤 별생각 없이 침대 헤드 위에 자리한 창문을 바라보았는데.
“…….”
저게 뭐지. 반지하와 지상을 잇는 창문 쇠창살 사이로 가만히 서 있는 사람 다리가 보였다. 지난밤 너무 피곤해서 미처 커튼을 치고 자지 못했던 탓에 지나는 사람이 보이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행인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석연찮았다. 해교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좀 더 앞의 사람을 주시하였다. 절반쯤 열린 창을 통해 거리의 소음이 몽땅 집 안으로 흘러들어 오고 있는 와중이었다.
탁, 탁 바닥을 치는 스니커즈를 보자 왠지 모르게 익숙한 소름이 올랐다.
설마. 느끼고 싶지 않았던 기시감이 자꾸만 목을 옥죄었다.
“……설……마.”
숨을 멈추고 움직이는 다리를 유심히 관찰했다. 잘 차려입은 옷과 신발, 흔치 않게 쭉 뻗은 다리 길이까지. 거기에 살짝 껄렁대는 듯한 움직임이 더해지자 해교의 잇새에서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형, 문 열어요. 혼자 사는 거 알고 왔으니까.”
애석하게도 예감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우연제였다.
대체 집은 어떻게 안 거지. 그 착해 보이던 남자가 알려 준 걸까. 그럴 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짧은 시간 동안 해교의 작은 머릿속은 번잡하게 날뛰고 심장은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려 호흡이 힘들었다.
“어, 어떻게…….”
“하하. 내가 못 찾아올 줄 알았어요?”
“흐, 아,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만 벙긋거리는 해교가 우스운 듯 연제가 피식거렸다. 어느덧 바닥에 털썩 주저앉곤 번득이는 눈동자를 해교와 맞추었다. 비틀린 입술이 느른하게 올라가자 특유의 볼우물마저 파였다.
“왜 연락을 씹고 지랄이야. 집에서 떡 치고 싶은 로망이라도 있었어요? 그렇게밖에 해석이 안 되는데. 하여간 싸게 군다니까. 존나 헤프게 보이고 싶었다면 성공했어요.”
“흡…….”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문 열어요. 빨리.”
달칵.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기다란 손이 문 사이를 가르고 들어왔다. 뒤이어 마디진 손 크기에 걸맞은 커다란 몸체가 좁은 집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섰다.
더운 집 안을 가르는 서늘하고 살벌한 위압감이 해교를 짓눌렀다. 연제는 당장이라도 피부가 맞닿을 것처럼 해교에게 얼굴을 바짝 붙이곤 즐거운 듯 속삭였다.
“보지는 잘 닦아 놨어요?”
“허윽, 으…….”
너무 무서워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연제가 굳어 있는 해교의 뺨을 톡톡, 손등으로 치며 웃었다. 장난치듯 뺨을 스치는 손등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지만 해교는 칼에 베인 듯 날카로운 상흔이 생긴 착각이 일었다.
“사람을 여기까지 불렀으면 그 정도 대접은 준비해 놨어야지. 안 그래요?”
“그게…… 그게 아니라…….”
뒤에 이어질 일을 상상한 해교가 바닥만 바라보며 웅얼거렸다. 잘못을 호소하는 아이처럼 연제가 들어서자마자 무릎 꿇은 허벅지 위에 얹어진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너, 너무 피곤해서…… 자다가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처음, 처음부터 안 가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진짜예요.”
“음. 그렇구나.”
연제가 다정하게 응수하며 눈꼬리를 휘었다. 다행이다. 믿어 주는 걸까.
“……근데. 거짓말은 왜 했어요?”
“읏…….”
“전화는 왜 끄고?”
“흐…….”
아귀를 벌린 손에 잡힌 조그마한 턱이 애처롭게 떨렸다. 겁에 질린 해교가 턱을 틀어 연신 고개를 저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턱뼈를 쪼개 버릴 듯한 악력에 단순히 고개를 움직이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빨리 휴대폰 켜서 봐 봐요. 내가 몇 번이나 전화했게? 애타서 죽는 줄 알았잖아. 전화한 횟수만큼 오늘 박히는 거예요. 알았죠?”
“자, 잘못했어요.”
“서운하게. 우리 좋았잖아요. 나랑 재미있게 잘 놀았잖아?”
“끄윽. 흑. 조…… 좋, 았……어요.”
“그죠? 한순간 내가 형을 강간이라도 했나, 착각할 뻔했어요. 형이 직접 내 자지 넣어 달라고 빌었잖아.”
“흐, 네에.”
“이대로 내 연락 씹고 빠이빠이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겠죠. 설마아.”
연제가 해교를 따라 말꼬리를 늘이며 비뚜름하게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이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안다는 듯. 해교는 입술을 깨물고 체념하듯 눈을 감았다.
“내 아다를 땄으면 책임을 져야 남자죠. 형만 믿고 내 아다 내준 건데 그쵸?”
“…….”
연제가 해교의 얼굴을 끌어당기고 가볍게 쪽, 입술을 대었다. 옥죄듯 당긴 힘과는 달리 마주한 입술은 부드러웠으나 해교는 그 간질거리는 접촉에도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
연제는 고개를 들고 느른한 표정으로 집 안 곳곳의 창을 살폈다. 조심성 없긴. 한여름이라 여기저기 열린 창문을 단속하고 커튼마저 남김없이 친 뒤, 바닥에 떨어져 있던 해교의 휴대폰을 제 물건인 양 들고 전원을 켜 넘겼다.
“직접 확인해 봐요.”
“…….”
“몇 번 전화했나 보라니까?”
연제 때문에 억지로 확인한 부재중 전화 내역은 10통이 넘어갔다. 더운 날씨에 눅눅해진 집 안의 공기보다 더욱 뜨겁게 해교의 눈시울이 달아올랐다. 장난처럼 열댓 번 박힌다고 했던 말이 장난이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까닭이다.
“와. 열 번도 넘게 했네. 나도 몰랐어요.”
“…….”
“허벌 보지 될 때까지 박히고 싶어서 형이 계획한 거죠? 깜찍하게. 그렇게 생각하니 봐주고 싶기도 하고.”
연제는 어깨를 으쓱이며 해교의 휴대폰을 손에서 앗아 갔다.
“응? 대답 안 해?”
“흣…… 마, 맞, 아요.”
해교는 억지로 고개를 주억이며 어깨를 가늘게 떨었다. 연제는 숨을 죽이고 사형 선고라도 기다리는 듯한 해교를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차해교는 상당히 멍청하긴 했지만 진짜 개새끼는 아니니 이 정도면 알아들을 법하지 않을까. 연제는 해교를 압박하던 행동을 멈추기로 마음먹었다. 과하게 봐주고 있긴 했다.
뭐, 그냥 그러고 싶었나 보지.
연제는 가끔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지금이 그때였고, 굳이 깊이 생각할 문제는 아니었다. 예전의 자신에 비해 꽤 물러졌다는 생각을 한 연제가 제 입술을 물고 짧게 웃었다.
연제는 해교의 보송한 뺨을 엄지로 문지르며 나머지 한 손을 티셔츠에 넣고 맨살을 더듬기 시작했다.
“……지, 집인데.”
“아. 집이라서 싫구나. 왜? 왜 싫지? 내 집에선 신나게 떡 쳤잖아요.”
거리낌 따위는 전혀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바로 안겨 오리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은근히 버텨 실랑이가 길어질 예감이 들었다. 토 다는 것을 멈추게 하는 덴 매가 특효긴 한데. 아까부터 당기지 않았다.
“집은…… 지, 집에서는…….”
집에서 우연제와 늘 하던 짓을 해 버리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다. 우연제를 만나지 않은 날도, 연락하지 않는 시간에도 우연제와 있었던 일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를 테니까.
그런 일은 정말…… 싫었다.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다.
“집에서는 떡 치기 싫다, 이거죠? 뭐, 좋아요. 내가 꽤 배려심이 있단 걸 알려 줄 필요성도 있으니까.”
소원은 들어줘야지. 연제가 중얼거리며 단숨에 해교의 티셔츠 끄트머리를 틀어쥐고 방구석 침대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그러곤 손가락 끝으로 드러난 속살을 매만지며 벗으라는 듯 천을 팽팽히 당겼다. 옷을 입은 것이 무색하게 천이 쓸려 올라가 매끌매끌한 살결이 훤히 드러났다.
집에서 안 한다는 것처럼 말해 놓고……. 말과 행동이 다른 연제를 원망하면서도 흘기지도 못한 눈동자를 얌전히 내리깐 해교가 이내 체념한 듯 순순히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연제는 낮게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좁은 집구석이라 살펴보는 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탐색을 끝낸 뒤 삐걱거리는 옷장 문을 열고 옷걸이에 걸린 넥타이를 잡아챘다. 사무직이 아닌 해교의 아버지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감색의 타이였다.
해교는 망연자실한 채 침대에 누워 손등을 포개 얼굴을 가렸다. 발끝마저 달달 떨리는 모습이 꽤나 긴장한 상태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집이라 그런가 이렇게 편하게 누워 있는 모습이 색다르네.”
“…….”
“엎드려 봐요.”
해교는 돌아누운 뒤 곧 굴복하듯 하얀 엉덩이를 위로 곧추세웠다. 얇은 팔 아래가 몸을 받치도록 짚곤 무게 중심을 앞으로 이동하자, 엉덩이는 더더욱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채 얕게 흔들렸다.
“와. 이제 알아서 엉덩이 세울 줄도 알아요? 알면서 내숭 떤 거겠지만.”
연제가 해교의 등허리를 잡아 누른 뒤 두 손으로 넥타이 끝과 끝을 잡았다. 그리고 해교의 눈앞에 가져다 대었다.
읏, 갑자기 시야가 차단돼 당황한 해교가 돌아보려 할 때, 연제가 동그란 뒤통수에 넥타이 매듭을 지어 묶으며 씨익 웃었다.
“이러면 집에서 하는 거 아닌 거 같죠.”
“그, 그게 무슨…….”
순식간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갑갑해진 해교가 자연스레 넥타이로 손을 향했다.
“내가 애써 묶어 준 건데 풀려고요? 지금 내 성의 무시하는 거예요? 형이 집에서 하는 건 싫다며. 그래서 눈 가려 줬잖아.”
결국 반협박을 가장한 연제의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을 침대 위로 가지런히 올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앞이 보이지 않아 긴장감은 더욱더 고조되었다.
연제가 바지 버클을 풀고 하의를 내리자 단단히 발기한 자지가 튕겨 나오며 질질 선액을 흘려 댔다. 후, 당장에 야들야들한 보짓살을 가르고 좆을 처넣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연제는 천천히 해교의 밀가루 덩어리 같은 엉덩이 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읏……!”
마사지를 하는 것처럼 느릿하게 살갗을 훑는 손길에 납작한 아랫배에 콱 힘이 들어갔다. 연제는 말랑한 볼기를 매만지던 손길을 떨어뜨려 엉덩이를 받치고 있는 허벅지를 부드럽게 주물러 나갔다.
매끈하고 보드라운 허벅지는 만질 때마다 손바닥에 착 감겼다. 아, 흐으…… 보지나 자지를 직접적으로 건드린 것이 아닌데도 저릿한 감각이 중심에서 번져 나갔다.
한참 동안 허벅지를 천천히, 정성 들여 훑어 내리던 손가락이 가랑이 사이로 뱀처럼 미끄러지며 살갗을 쓸어 올렸다. 어딘가로 향하는 목적이 있는 손길이었다.
“씨……팔. 이럴 줄 알았지.”
어느덧 차해교의 가랑이는 흥건하게 흘러내리는 보짓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여간 음란한 년이었다. 연제는 제가 아니라 차해교가 자신을 따먹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실소했다.
가랑이 사이를 흠뻑 적신 보짓물을 따라 손가락이 궤적을 그렸다. 진득한 애액은 따끈하고 습윤한 틈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살짝 벌려진 틈 사이에서 벌렁거리는 연분홍빛 소음순을 검지와 중지로 쥔 뒤 느릿하게 비비자, 찰박거리는 마찰음과 함께 흥건한 애액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다. 해교는 떨어진 허벅지를 밀착하려 애쓰며 작게 신음을 토했다.
“우으…….”
“좋아요?”
“학, 힛, 흐읏…….”
“좋냐고 묻잖아, 개보지 년아.”
찰싹, 연제가 대답하지 않고 헐떡이는 해교를 벌하듯 손등으로 보짓살을 후려쳤다. 하응, 우응……! 보지를 때리는 얕은 압박감에 흥분한 해교가 요란스레 엉덩이를 흔들었다. 조그만 구멍을 중심으로 갈라진 두 살덩이가 파르르 떨리며 아래위로 흔들렸다.
시야가 차단되며 한껏 더 예민해진 감각 때문인지 단 한 번 보지 겉을 때리는 자극에도 아찔함이 뭉텅이로 쏟아져 내렸다. 황홀감을 느낀 보지 구멍이 벌렁거렸다.
“씨발. 하여간…….”
연제가 붉은 혀를 꺼내 아랫입술을 핥곤 달아오른 보지를 한 번 더 휘갈겨 주었다. 헤엑! 보짓살이 파들파들 떨리면서 단숨에 열기가 번져 작은 자지가 아랫배에 올라붙었다. 연제는 그렇게 몇 번 더 보지를 내리쳐 주다 끈적이는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연한 보지 안으로 손가락을 푹 쑤셔 넣었다.
“하으, 시, 싫, 으으응, 아앙…….”
“싫기는. 좋아 죽으면서.”
중지를 뻐끔거리는 구멍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검지를 구부려 볼록 튀어나온 음핵을 지그시 눌렀다. 보지에서 가장 예민한 클리토리스가 검지에 짓눌림과 동시에 여린 질벽 곳곳이 중지에 헤집어졌다. 보지가 제멋대로 움츠러들고 애가 타는 가랑이 사이로 저릿한 전류가 팟팟 튀어 올랐다.
해교의 보짓살이 쫀득하게 좁아 들며 손가락을 물었다. 조금의 저항도 없이 쑤욱 손가락을 빨아 먹는 보지는 이 순간만을 기다리며 달아올라 있었다.
찔걱찔걱, 손가락으로 선홍빛 조갯살을 적나라하게 비벼 댈 때마다 해교가 허벅지를 바들바들 떨어 댔다. 보지 가장 안쪽부터 근지러운 감각이 밀려오며 하반신이 뭉쳤다. 연제는 개의치 않고 더욱더 격하게 보지 안 깊은 열점을 건드리고 긁었다.
어느덧 연제의 손등엔 푸른 힘줄이 섰고, 손날을 따라 투명한 보짓물이 뚜욱, 뚝 흘러내렸다. 해교의 아랫배가 조여들며 경련하는 떨림이 연제의 손가락 끝에까지 전달되었다.
해교는 구겨진 이불 위로 얼굴을 묻은 뒤 도리질하며 신음을 흘렸다. 눈이 가려져 언제, 어디에서 손이 튀어나와 몸을 만져 댈지 알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한 자극에 흥분한 보지만큼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자지가 귀여웠다.
“손님 대접이 형편없네. 손님은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혼자 가려고 하고.”
연제가 단번에 해교의 눈을 가려 두었던 넥타이를 풀어냈다. 갑자기 밝아지는 시야에 눈이 부신 해교가 눈을 꽉 감았고, 연제는 망설임 없이 풀어낸 타이를 꺼떡이는 앙증맞은 자지에 가져다 대었다.
“흣, 뭐 하는……!”
둥그스름한 귀두 갓을 포장하듯 타이로 둘렀다. 몇 번 팽팽하게 천을 잡아당겨 자지를 옭아맨 뒤, 마지막으로 리본 매듭까지 지어 장식했다.
“와. 선물 같아.”
“흐읏!”
“근데…… 존나 과대 포장인 거 알아요? 형 자지 작잖아.”
“아으으…….”
피식, 연제가 웃으며 리본에 묶인 좆을 검지로 튕겼다. 연제의 흉흉하고 검붉은 자지와 대조되는 살굿빛 귀여운 자지가 상하좌우로 흔들리며 작은 원을 그렸다. 해교의 허리가 포물선을 그리며 위로 튀었다.
“히, 이이!”
연제가 프리컴으로 번들거리는 젖은 귀두 끄트머리를 보지에 가져다 대자 구멍에 심장이라도 달린 듯 입구가 펄떡거렸다. 조갯살처럼 매끈하고 조붓한 보지 살점 사이에서 울컥울컥 애액이 쏟아져 나와 거대한 살 기둥을 적셨다.
즈즈윽, 서서히 거대한 좆을 보지 안으로 밀어 넣으니 보지가 저항 없이 열리면서 단숨에 뜨거운 자지를 감아 올렸다. 질벽 안이 큼지막한 살덩이로 틈 없이 꽉 차오르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연제의 휜 좆은 오늘도 어김없이 가장 연약하고 민감한 성감대만을 찔러 댔고, 자지가 들이치고 나갈 때마다 주름진 음순이 펄럭이며 탐스러운 속살이 드러났다. 눅눅하고 좁은 동굴이 게걸스럽게 자지를 쭉쭉 빨아올렸다. 해교는 아랫입술을 감쳐물고 마구 도리질을 했다. 제 아래가 마음대로 자지를 감싸 안고 깨물어 대는 느낌을 떨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자지가 속살을 비벼 댈 때마다 안달 난 것처럼 엉덩이를 흔드는 것 또한 멈출 수가 없었다.
보짓물이 줄줄 흘러 윤기가 나는 선홍빛 속살은 살짝 휜 자지와 맞닿을 때마다 파르르 진동하였다. 그 미약한 떨림과 뜨거운 보지의 온도에 연제는 곧 좆이 녹아 드는 아찔한 자극을 느꼈다.
연제가 이를 악물고 쾅, 거세게 허리를 쳐올리며 해교의 자지에 감은 넥타이 리본을 풀어 주었다. 광활히 갈라진 등 근육이 꿈틀거리며 둔근이 솟아올랐다.
픽, 조그만 자지에서 좆물을 내뿜고 해교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소름 끼치는 쾌감에 잠식되어 사고가 되지 않았다. 오르가슴이 뇌를 뒤덮고 빈 공간을 흥건하게 채워 넣은 듯했다. 흐읏…… 이상하게 볼록 솟아오른 젖꼭지가 간지러웠다. 젖꼭지에서도 무언가 쏘아져 나와야 할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해교는 연제가 뒤에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허리를 띄우고 제 유두를 쥐어짜 내며 흔들었다.
“아, 아, 아앙……!”
해교의 손놀림에 자극을 받은 젖꼭지가 한층 더 통통하게 솟아오르며 잘게 진동했다. 뒷골이 지잉 울릴 만큼 마구 몰아치는 쾌감에 해교가 자지러지며 사지를 떨고 할딱였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먼저 젖을 짜고 난리네. 이러니까 내가 돌지. 씹.”
연제는 성감이 극에 달해 어쩔 줄 모르는 해교의 골반을 꼭 붙들곤 질벽에 귀두를 문지르며 허리를 털었다. 마지막 남은 정액 한 방울마저 남김없이 자궁에 털어 넣은 뒤 해교의 엉덩이와 등허리, 어깨를 거쳐 두 뺨까지 쪽쪽거리며 입을 맞추다 몸을 일으켰다.
더웠다. 에어컨 없는 집에 창문마저 빈틈없이 닫아 두니 더 그랬다. 차해교 집에서 하는 기분이 색다를 것 같아서 굳이 장소를 옮기지 않았지만 열기 가득한 몸 곳곳에 끈적끈적한 땀이 흘러내려 찝찝했다.
방에서 바로 보이는 주방으로 가 조그만 냉장고 문을 열었다. 사각 모양의 얼음 틀 안에 몇 개의 얼음 조각이 얼어 있었다.
연제는 제집처럼 거침없이 트레이를 꺼내 얼음 조각을 입 안에 넣었다. 그러곤 지쳐 색색거리는 해교의 입에도 얼음 몇 조각을 넣어 주었다. 해교는 멍하니 연제가 시키는 대로 입을 벌리고, 가만가만 얼음을 녹이며 작게 숨을 내쉬었다.
“덥죠? 얼음 좋아하나 봐요.”
제 손 한가득 얼음 조각을 올리고 굴리던 연제가 장난스레 해교의 가슴 위에 얼음덩이를 올렸다. 이에 섹스 뒤 흥분이 가라앉으며 서서히 안으로 들어가던 함몰 유두가 차가운 감각에 곧바로 반응해 재차 모양을 잡아갔다.
섬짓할 만큼 차가운 얼음 조각이 통통한 젖가슴 위를 부유하자 살갗이 얼얼했다. 해교가 파드득 놀라 일어나려는 걸 가벼이 짓누른 연제가 환한 미소를 띤 채로 계속해서 얼음을 젖꼭지에 비벼 댔다.
“으읏! 하지 마!”
“난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더라…….”
추워 쪼그라든 유륜 중앙을 가르는 유두가 빨기 좋은 모양으로 꼿꼿이 섰다. 연제는 손가락 끝으로 얼음을 붙잡고 유륜 주변을 마사지하듯 둥글렸다.
서서히 얼음이 녹아내리며 물이 침대 시트 위로 뚝, 뚝 떨어졌고 하얀 젖가슴 주변이 발갛게 변해 갔다.
“흐으…….”
“형. 이거 꼭…… 모유 같아요.”
콩알 같은 유두 끝에서 끊이지 않고 물이 흘러내리니 정말 젖물이라도 터진 것 같았다. 연제는 젖내를 맡는 양 잘 뻗은 콧날로 유두를 비비적댔다. 그러다 어린아이가 젖을 빠는 것처럼 살 오른 젖가슴을 움켜쥔 뒤 해교의 유두를 까득, 물고 거센 압력으로 빨아 삼켰다.
“하읏!”
“임신하면 진짜 젖이 나오겠죠?”
“무, 무슨……! 아…….”
“나 같은 놈 나올까 봐 아빠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형 젖에서 우유 나온다고 생각하니 꼴려서…… 임신시키고 싶어.”
“우으으…….”
질척하게 젖은 젖가슴을 혀로 비벼 대는 척척한 소리가 났다. 살덩어리가 거칠게 유두를 짓뭉갤 때마다 가슴 끝에서부터 쾌감이 피어오르면서 아랫배에 불길이 붙었다. 가슴은 너무나도 차가운데 아래는 그렇지 않았다.
해교가 발끝으로 침대 시트를 밀고 필사적으로 바르작거렸다.
“형이 뜨겁긴 한가 봐. 금세 다 녹았네. 하긴 보지 안도 끝내주게 뜨겁잖아요. 내 손도 그럼 녹여줄래요? 얼음을 만졌더니 손가락이 시려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끝이 곧바로 뒤를 꿰뚫었다. 긴장해 몸을 굳히곤 모로 누워 있던 해교가 깜짝 놀라 겹쳐졌던 다리를 풀며 뒤틀자, 두어 번 항문 어귀에 걸치며 추삽질하던 손가락이 망설임 없이 얼음 조각을 끌고 들이쳤다.
“허윽!”
굽은 등이 단번에 휘어 올랐다. 아래를 가르고 들어오는 얼음 조각이 선뜩하게 느껴졌다. 더운 날씨 탓에 각진 모서리가 무뎌진 얼음이 별다른 마찰 없이 단번에 뒷보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얼음 조각에 맞대진 점막이 경직되며 단단해져 갔다. 너무 차갑고 아려 얼음이 들어간 엉덩이 사이뿐 아니라 온몸이 덜덜 떨렸다.
“아프…… 흣, 아파아……! 너무, 읏, 차가워. 제, 발.”
고통에 젖은 신음을 내뿜는 해교의 눈꼬리는 차가워진 젖꼭지와 같은 색상이었다. 해교가 발뒤꿈치를 들어 연제의 허벅지를 퍽퍽 가격했지만 연제는 끄떡 않고 제 할 일을 해 나갔다.
파르르 떨리는 허벅지를 냉한 손끝으로 쓸어내리며 나머지 한 손으로는 부지런히 항문을 잘게 문질렀다. 서서히 내벽을 들쑤시며 몸을 달구자 결국 몸 온도에 맞추어 내벽은 제 온기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얼음 조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운 내벽과 맞물려 녹아내렸고, 녹아내린 물은 항문 주름을 타고 회음부까지 주룩 흘러내렸다.
뻑뻑했던 내장 안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뒷보지를 별도로 풀어 줄 필요조차 없어 보였다.
좆이 잘 들어가는 각도로 대기하는 두 살덩이를 잡곤 좌우로 쩍 벌렸다. 동그란 구멍이 양쪽으로 주욱 늘어나며 고여 있던 물을 토해 냈다. 토실한 엉덩이가 옴찔 떨리는 모습에 연제가 낮게 웃으며 입술을 대어 쯔읍, 츱 빨았다.
해교의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며 엉덩이 살이 솟아오르자 연제는 이를 드러낸 뒤 살갗을 살짝 씹었다.
“아, 그, 그만, 흐읏!”
살이 오른 둥그런 엉덩이의 정점을 깨물자 울혈처럼 붉은 잇자국이 새겨졌다. 제 잇자국이 남은 상태로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흔들리는 엉덩이를 내려다보는 건 꽤나 매혹적이었다. 하얀 볼기 사이에서 도발하듯 울컥울컥 물을 내뱉는 육벽이 박음직스럽게 느껴졌다.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차갑게 오므라든 뒷보지에 손가락을 가져대자 주름진 구멍이 움칠 조여들었다. 지문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수축감에 원래 음모가 있어야 할 자리를 야릇하게 문질렀다. 씨발. 매끈한 살갗이 끝내주게 부드러웠다.
흥분한 연제가 벌겋게 달아오른 귀두를 구멍에 가져다 대곤 당장이라도 박아 넣을 것처럼 살살 허리를 돌렸다. 그의 두꺼운 허리를 받치는 기립근 주변 근육이 너울대며 움직였다.
뜨거운 선단이 구멍에 닿고도 들어올 생각을 않자 주름진 항문이 애처롭게 뻐끔거렸다. 연제는 이에 화답하듯, 엉덩이를 가르며 단숨에 자지를 꽂아 넣었다.
“큿…….”
평소보다 차가운 온도의 내벽이 뜨거운 좆에 마구 들러붙었다. 굴곡진 내벽의 모양이 완연히 느껴질 정도로 틈 없이 달라붙는 점막 때문에 연제가 고르지 못한 숨을 내쉬었다. 차이 나는 온도의 두 살갗이 맞닿자 어찔한 자극이 몰아쳤다.
이런 효과를 기대하고 장난친 건 아니었는데. 가히 충격에 가까운 성감에 연제가 정신없이 허리를 퍽퍽 쳐올렸다. 흔들리는 고환이 둔부에 닿으면서 철썩이는 소리를 냈다. 연한 살이 쓸리고 밀리며 흥분감이 몰아쳤다.
“아, 읏, 흐으…….”
길게 자지를 뽑아낼 때마다 아쉬운 듯 뒷보지 점막이 꾸역꾸역 자지에 딸려 나갔다. 자지가 들이칠 때면 붉게 달아오른 내벽이 찐득하게 따라붙으며 자지를 감쌌다. 분명히 얼음을 잔뜩 머금어 차가웠는데.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내벽이 녹아내렸다.
해교는 갈급히 밀려오는 갈증에 입을 벌리고 붉은 혀를 빼 내민 채, 추삽질에 맞추어 흔들리며 전율했다.
연제가 잘게 허리를 찧으며 뒷보지를 들쑤시자 내장 안을 비벼 올리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더불어 해교의 도톰한 입술 사이에서도 갈라진 신음이 마구 쏟아졌다.
“아! 학, 으응!”
연제가 자지를 거세게 쳐올리자 내벽 중간중간 흩어져 있던 작은 얼음 조각들이 단단한 기둥에 밀려 녹아들었다. 여린 점막은 뜨거운 자지와 차가운 얼음이 휘저음에 따라 발작이라도 하듯 펄떡였다.
“아, 형……. 진짜 최고다.”
극점을 사정없이 뭉개던 귀두에 바짝 힘을 주고 찍어 내리자, 해교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지며 뒷보지가 경련하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내벽 근육이 움찔 조여들면서 좆을 주물러 댔다.
번쩍번쩍 벼락이라도 치는 것처럼 눈앞이 가물거렸다. 무자비하게 내리치는 허리 짓에 사정감을 느낀 해교의 몸이 수축을 거듭하자, 자지를 꽂은 연제 역시 끝이 다가왔음을 직감하였다.
퍽, 퍽, 퍽!
연제가 해교의 허리를 잡은 채 장골을 둔부에 맞붙였다 떼어 내길 반복했다. 한 번 들이쳤다 나갈 때마다 자지를 끝까지 뽑아냈다 밀어 넣었다. 원체 굵고 긴 자지 덕에 도약력이 생긴 몸은 더더욱 가속도를 높여 갔다.
오래된 침대는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흔들렸고, 땀 찬 살갗과 살갗이 맞닿을 때마다 쩍, 쩌억 적나라한 소리가 울렸다.
마구잡이로 몰아치는 커다란 몸체 때문에 해교는 의지와 상관없이 베갯잇에 얼굴을 묻은 채로 질질 침을 흘려 댔다. 하늘색 침구가 새파랗게 젖어 가고 있었다.
후으……. 두꺼운 목빗근을 또렷이 세우며 연제가 내벽 안을 좆물로 채우기 시작했다.
보드라운 볼기가 철썩이며 흔들리고 자지가 꺼떡거리며 정액을 내뿜는 동안에도 연제의 거친 허리 짓은 멈추지 않고 이어져갔다.
마침내 긴 씹질이 끝난 뒤, 한계까지 벌어졌던 분홍색 구멍이 다물리며 잘게 오므라들었다. 자지를 담아 내느라 모습을 감추었던 주름이 다시 촘촘히 제 모습을 찾아갔고, 엉긴 좆물이 가랑이 사이로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평소보다 많이 오고 간 탓에 뒷보지 위로 허연 거품이 일어 있었다. 연제는 흘러내리는 정액과 포말을 모아 다시 구멍 안으로 집어넣길 되풀이했다.
“뒤에서 뭐가 질질 나오는 것도 꼴리네요.”
전에 뒷보지에도 오줌을 싸 줄 걸 그랬나. 그럼 진작 봤을 텐데. 연제가 실실 웃으며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을 그러모은 뒤 뒷보지 안에 쑤셔 넣었다. 흐윽! 거칠게 들어간 손가락이 구부러지자마자 안에 싸질러 놓은 정액이 밀려 꿀렁꿀렁 흘러나왔다.
마치 크림이 가득한 크림빵에 구멍을 낸 채 주욱 짜내는 것 같았다.
연제는 한결 부드러워진 내장을 주무르며 전립선을 찾아 댔다. 비교적 전립선이 안쪽에 있는 편이라 손가락만 꿈틀거려서는 잘 닿지 않았다. 정액이 가득 차 더욱 그러했다.
구멍 어귀에 걸린 손등 뼈에 좀 더 힘을 주어 돌리며 내벽을 긁어 대었다. 무리해서 손등뼈를 넘겨 밀어 넣으려다 여린 몸이 쪼개지기라도 할 것 같아 그렇게까진 하지 못했다. 모르는 새에 차해교에게 저도 모르는 적정선이라는 게 생겼다.
한참 말캉한 점막 여기저기를 짓쳐대던 연제가 드디어 제 손가락 끝에 걸린 도톰한 전립선을 찾아냈다. 연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잘게 손가락을 떨면서 열점을 짓눌렀다. 하, 아아! 압박된 전립선이 자지러지듯 떨려 왔다. 방금 절정에 올랐는데 또다시 내리꽂는 자극에 해교의 입술에서 쾌감으로 뒤범벅된 한숨이 쏟아져 내렸다.
아랫구멍을 휘젓는 손길에 맞추어 상반신이 같이 흔들렸다. 자꾸만 저릿저릿 야릇한 성감을 느끼게 하는 젖가슴이 눈에 띄게 출렁였고, 팽팽하게 솟아오른 유두 알갱이는 여전히 발갰다. 전신을 잇는 신경 말단마다 벅찬 열감이 빠듯하게 번졌다. 연제는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팔딱이는 해교를 내려다보며 만족감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이것도 뭐 나쁘진 않네. 온전히 행위에 매몰될 수 있는 환경이라 색달랐다.
* * *
“아까부터 생각했지만……. 존나 뭐가 없는 집구석이네.”
격한 여러 번의 섹스 뒤에 자리에서 일어난 연제가 오래된 투 도어 냉장고와 찬장을 뒤적이며 중얼거렸다. 작정하고 왔는데도 상상했던 것보다 더 거지 같은 집구석이었다. 털털거리는 낡은 선풍기에서 미약한 바람이 흘러나왔다. 선풍기도 꼭 저 같은 걸…….
연제는 해교 외에 가장 최근에 통화한 내역으로 남아 있는 업체에 전화를 연결했다.
“평소에 시키던 곳에서 음식 픽업 좀 해 주고 선풍기, 아니 서큘레이터 최신형으로.”
- 고객님, 압구정동 H 아파트, 402동 1404호 맞으십니까?
“오늘은 거기는 아니고…….”
-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듯한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도착지가 외진 지역이라 최소 2시간은 잡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2시간?”
- 네. 고객님. 저희가 강남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거리 때문에 빨리 가진 못할 듯합니다. 조금 기다려 주시겠어요?
“아뇨. 됐어요.”
심부름센터 배달을 2시간 기다리느니 본인이 사 오는 게 나았다. 그나마 오늘은 SUV를 끌고 와서 다행이긴 한데. 통화하는 동안 뭘 하고 있나, 흘끔 바라본 차해교는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간 채 늘어져 있었다. 저걸 끌고 나가느니 혼자 다녀와야겠다. 설마하니 본인 집인데 도망가진 않겠지.
“형. 나 먹을 것 좀 사 올게요. 먹고 싶은 거 있어요?”
“…….”
얼굴 앞까지 바투 다가가 넋이 나간 뺨을 손가락으로 쿡, 찔러 보아도 색색 숨만 내쉴 따름이었다. 그럼 조금 자요. 연제가 해교의 눈꺼풀을 쓸어 내려 주곤 손길에 반응해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에 쪽, 소리를 내며 가볍게 입술을 대었다.
개를 키우는 건 아니지만 꼭 개새끼같이 느껴져서 잠시도 가만두고 싶지 않았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충동을 큰 고민 없이 실행에 옮기는 게 우연제의 본성이었다.
해교에 대한 제 행동을 쉽게 정의 내린 연제는 바닥에 던져 둔 자동차 키를 찾아 들었다.
철컹,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에 해교는 완연히 긴장을 내려놓고 이불을 끌어 올려 덮었다. 만족할 만큼 몰아붙여서인지 우연제는 불같은 성미를 누른 채 꽤나 다정한 척 굴었다.
의외였다. 의도적으로 연락을 무시했다는 것에 분노해 또다시 뺨을, 아니면 더한 어딘가를 거세게 맞을 줄 알았는데. 힘을 싣지 않고 가벼이 두어 대 친 게 다였으니 이전에 피가 나도록 맞았던 강도에 비하면 맞았다고 하기 뭐했다. 아. 보지를 맞은 건 제외하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쭉 우연제에게 재회한 날처럼 맞지 않으리란 확신을 할 수 없음은 당연했다.
조용해진 사위를 느끼며 곰곰이 우연제의 행동 패턴을 되짚던 해교는 기이한 안도감을 느끼며 곧 수마에 빠져들었다. 순탄치 않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 * *
[메리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 옷 받으러 가고 싶어서요. 식사 약속 없으시면 점심도 같이 먹어요.ㅎㅎ 오전 09:56]
“아…….”
메리를 구해 주었던 사람으로부터 온 문자 메시지였다. 그러고 보니 옷을 돌려주긴 해야 했는데. 건조대에 있는 걸 걷었을 때, 별생각 없이 세탁기에 돌린 것이 떠올라 뒤늦게 아차 싶었다. 생각보다 비싼 소재의 옷이었던 까닭이다.
가사 서비스하러 갈 때는 늘 주의하는 게 옷 소재인데 예견하지 못한 손님의 방문에 놀라 허둥지둥하느라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 우연제의 친구라면 보나 마나 넉넉한 집안 환경에서 자랐을 텐데 자신이 입는 옷 대하듯 해 버린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가능한 한 빨리 돌려주고 신경을 끄는 게 좋을 텐데 정말이지 오늘은 도저히 시간이 안 됐다. 지금은 우연제의 집으로 향하는 중이었고, 우연제는 한번 불러들이면 종일 놓아주지 않으니 만날 시간을 내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집으로 우연제가 오느니 우연제의 집에 자신이 가는 게 차라리 나았다. 해교의 집으로 왔을 때 우연제는 얼른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잘 알면서도 약 올리듯 새벽 어스름이 깔렸을 즈음에야 사라졌으니까.
가사 서비스 일정만 없었더라면 족히 이틀은 넘게 집에 머물 기세였다. 어찌나 꼼꼼한지 진짜 도우미 일이 잡힌 건 맞냐고 채근하기에 앱을 켜서 확인시켜 줄 수밖에 없었다.
괜히 거짓말했다가 걸리면 뼈도 못 추릴 게 분명해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이제는 정말 위기 모면용 거짓말이라도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공포심을 느껴 봤으면 그럴 만도 했다.
[오전 10:05 죄송한데 늣게 집에 들어갈꺼 같아요ㅠ 일이 잇어서ㅠ]
[메리
아, 그래요? 많이 아쉽네요. 오전 10:05]
칼같이 오는 답장에 아쉬워하는 기색까지. 많이 아끼는 옷이었나 보다. 오늘 집에 가면 옷에 흠집이라도 나진 않았는지 한 번 더 살펴봐야겠다.
부디 다음에 남자를 만날 때 멀쩡한 상태의 옷을 돌려줄 수 있길 바라며 해교는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겼다.
* * *
“형. 5분 남았어요.”
- 가, 가고 있어요!
“정각 되면 카운트 들어가요.”
말이 끝나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발을 구르며 뛰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약속 시간보다 늦을 것 같아 조급한 마음이 드는지 숨찬 호흡도 사이사이 섞여 들어갔다. 하는 짓 보면 얼빵한데 그게 또 잘 어울려 거슬리지 않는다. 연제는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테이블 위로 내려놓았다.
섹스 파트너와 시간이 맞지 않을 땐 손가락만 까딱하면 다음 상대가 집으로 배달 오듯 대령 되었는데. 이제 차해교를 만나기 전 삶과는 단절된 지 오래였다. 연제는 의외로 해교의 스케줄에 따라 착실히 장단을 맞추어 주고 있었다.
대체 차해교의 어떤 모습 때문에 이렇게까지 자신이 행동하는 걸까. 연제는 최근에 해교를 만난 날을 되새김질하였다.
만날 때마다 장난스레 젖 물리고 다니냐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정말 누가 개발이라도 하는 것처럼 날이 갈수록 차해교의 가슴선이며 쥐었을 때의 감촉, 그리고 성감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엔 옴폭 들어가 있던 함몰 유두라는 것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그리고 얼음으로 장난을 쳤을 땐, 차해교의 가슴에서 진짜 젖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다. 물이라 점성이 없어 아쉬웠다. 보지도 달렸는데 가슴에서 젖물 나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보통 가슴은 이성애자 섹스에서나 중점이 되는 부위라고 생각해 왔던 연제의 고정관념이 파괴되었다.
그래도 이제는 딱히 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손을 타고 있다는 의심을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보지 달린 남자라는 전제부터가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섹스하는 횟수에 비례하듯 감도가 달라지는 몸이라도 되나 보다, 할 뿐이었다.
연제가 거실 소파에 누워 해교를 떠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방문을 알리는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느긋하게 일어나 현관문을 여니 예상한 대로 차해교가 헥헥대며 서 있었다.
하얀 피부가 붉게 물든 채 송골송골 땀이 맺힌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입술이 바싹 말라 왔다.
“들어와요. 얼른.”
어지간히 더웠는지 군말 없이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서는 해교에게 다가간 연제가 도드라진 어깻죽지를 쓸어내렸다. 어깻죽지를 더듬던 손은 자연스레 등줄기를 타고 내려간 뒤 동그란 엉덩이로 향했다.
“자, 잠깐.”
“왜요?”
“바깥이…… 너무 더워서…… 땀이 많이 났어요.”
“그래서요?”
“……그래서, 지금 바로 하긴 좀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튕겨도 내가 넣어 주면 좋다고 자지러지잖아.”
사실이었다.
그 말에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었다. 우연제가 끔찍하게 무섭고 싫으면서도 우연제의 몸이 닿으면 언제 그런 생각을 했었느냐는 듯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순식간에 휘발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본능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입술을 꾸욱 물고 바닥만 보는 해교의 머리 위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떨어졌다. 비식비식 웃음 짓는 연제가 다정한 손길로 해교의 윗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형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예요. 지금 여기서 하느냐, 아니면 침실에서 하느냐. 정도?”
“……침실, 이요.”
딱히 다리에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절로 몸이 움직였다. 해교의 대답을 듣자마자 허리를 끌어당기고 들다시피 한 연제가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었다.
침실은 낮은 조도의 수면 등만 켜진 채 블라인드가 내려와 있었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연제가 허리를 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해교를 들어 올렸다. 그런 다음 침대 위에 누인 뒤 익숙하게 해교의 바지 버클에 손을 올렸다.
드로어즈와 바지를 한 번에 붙잡고 벗길 때였다. 해교는 저도 모르게 자연스레 허리를 들었다. 의외의 반응에 연제가 헛웃음을 지었다.
“와. 이 걸레를 어쩌면 좋지……. 벗겨 달라고?”
“그런,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긴. 연제는 드로어즈가 내려간 보드라운 엉덩이 살을 꽉 틀어쥐곤 터트릴 것처럼 힘을 주었다. 순식간에 해교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고 숨이 멈추었다. 습관처럼 제 옷을 벗기는 데 동조하고 있었던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얼마 전의 자신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저번부터…… 누가 따먹는 건지 알 수가 없네.”
연제가 느물거리며 말했다. 원래 잠자리에서의 난잡한 표현을 즐기긴 하지만 걸레라고 할 때마다 바들거리며 떨리는 얼굴이 귀여워서 자꾸만 더 놀려 먹게 됐다. 연제는 웃음기 올라오는 표정을 참으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곤 해교 발목에 걸린 드로어즈를 마저 벗겨 냈다.
어느새 제 옷도 벗어 내린 연제가 양 무릎을 둔각으로 넓게 벌린 채 해교를 가랑이 밑에 두었다. 그리고 온전하게 폴더처럼 절반으로 접힌 해교의 두 다리를 본인의 손으로 직접 잡아 고정하게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보지를 단번에 꿰뚫을 것 같은 자지의 모습에 해교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달달 떨리는 허벅지 사이 쪼그라든 자지 아래로 뻑뻑하게 다물린 보지가 보였다. 털이 전혀 없어 따로 살을 젖히지 않아도 한눈에 들어오는 보지는 겉으로 보기엔 보송하고 하얀 살결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보짓살을 잡아 양옆으로 활짝 벌린다면 뽀얀 겉살과는 달리 축축하게 젖어 있는, 지독하게 음란한 선홍빛 여린 속살을 볼 수 있다. 기다랗고 쫀득한 음순을 붙잡고 비벼 댄다면 머잖아 클리토리스가 바르르 떨리며 통통하게 부풀어 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 부푼 속살 안에 무언가를 넣으면 그게 무엇이든 잘라 먹기라도 할 것처럼 바짝 조여들겠지. 야한 물을 흥건하게 줄줄 싸 대면서.
이미 너무나도 잘 아는 맛이었다.
연제가 붉은 혀를 내어 뾰족한 입꼬리를 쓸었다. 그의 손가락이 보지 겉면을 슬슬 어루만지며 안을 달구었다. 안으로 미끄러질 듯하면서도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이 슬쩍슬쩍 손등에 쓸리는 작은 자지를 스쳤다.
연제가 힘없이 늘어진 자지를 망설임 없이 쥐자 해교가 파드득 몸을 떨었다.
“하아읏!”
조그만 자지 기둥을 쥔 손바닥을 몇 번 흔들자, 말랑했던 자지가 꼿꼿이 일어나며 선액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딱딱해진 자지 기둥 위의 부드러운 귀두를 감고 손끝으로 살살 매만져 주니 공중에 뜬 해교의 발가락이 홱 오므라들었다.
“보지 좋으라고 한 게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였는지 질질 보짓물을 흘리고 있는 보지를 보며 연제가 입매를 올렸다. 그 시선에 보지 안이 저릿해지며 울컥, 뜨거운 물이 쏟아졌다.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허벅지를 힘을 주어 더 벌리게 만든 뒤, 흉흉하리만큼 우뚝 선 자지를 보지 구멍에 비벼 대다 단번에 꿰뚫었다. 하아, 아응, 으응…… 구멍이 탐욕스럽게 오물거리며 밀려 들어오는 자지에 밀착하여 달라붙었다.
오금을 쥔 해교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연약한 허벅지 살이 손가락 모양대로 눌렸다. 파고드는 성감을 다리를 움켜쥐며 견디기로 한 것인지 해교는 연신 파들파들 떨면서도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거칠게 퍽퍽 부딪혀 오는 사타구니에 맞서 아랫배에 바짝 힘을 주자, 연동이라도 된 것처럼 보지 구멍과 뒷구멍이 연달아 오므라들었다. 쑤석거리며 보지를 꿰뚫는 자지는 내밀한 구멍 안을 빠져나올 때마다 안에 가득 찬 보짓물을 함께 뽑아냈다. 이에 연제의 샅 아닌 몸 곳곳에 애액이 튀어 올랐다.
좆 기둥이 보지 안 열점을 깊게 짓누를 때마다 점성 있는 보짓물이 회음을 타고 흘러 빈 뒷보지 입구를 적셨다. 그에 화답하듯 아랫구멍이 쫀득하게 조여들며 공기를 씹었다. 구멍을 뒤덮은 주름이 촘촘히 모였다 펴지기를 반복하였다.
연제가 쳐든 허리를 아래로 매섭게 짓찧었다. 바짝 흥분한 자지를 빠르게 뽑아냈다가 퍽, 다시 박아 넣기를 반복하며 점점 더 간극을 좁혀 나갔다. 철썩철썩, 살이 맞붙으며 만들어 내는 리듬이 점차 빨라질수록 허리 짓은 잘고 얕아져 갔다.
아까부터 일어나 있던 조그만 자지는 무력하게 흔들리며 연제의 복부에 좆 대가리를 찰싹 박았다. 보지 안을 마구 휘젓는 감각에 더해 자지 겉에 쏟아지는 감각이 아찔했다. 언제부터인지 오늘 종일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젖꼭지는 도톰하게 올라붙은 채로 빨아 달라는 듯 발발 떨리고 있었다.
연제가 낮게 웃음 지으며 해교의 유두를 가볍게 잡고 비틀었다. 몇 번 닿지 않은 손길에도 하얀 젖가슴은 금세 붉게 물들어 출렁였다.
“아, 아, 아!”
해교의 입술에서 쉬어 빠진 신음이 흘러나왔다. 어느 순간 해교는 연제가 고간을 밀어 올릴 때에 맞추어 엉덩이를 노골적으로 붙여 오고 있었다. 잠시 자지가 빠져나가는 짧은 순간을 참지 못한 하반신이 제멋대로 좆을 쫓으며 마구 엉덩이를 흔들었다.
“형. 어때요?”
“흐읏…… 웅, 아!”
“후, 어떻냐고.”
해교가 대답하지 않고 신음만 흘리자 연제가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어느덧 상체를 살짝 숙이고 해교의 골반 양옆에 팔을 짚어 자리를 잡았다. 해교의 엉덩이와 연제의 허벅지가 맞닿았고 연제는 돌처럼 단단한 형태를 갖춘 귀두에 힘을 주며 허리를 턱턱 쳐올렸다.
보드라운 살덩이가 탄탄한 허벅지에 짓이겨질 때마다 철썩이는 소리가 났다. 한번 허리 짓 할 때마다 드센 음모가 대음순을 마구 뭉개며 느껴지는 농밀한 감각이 쌓이고, 또 쌓여서 견디기 힘들었다. 둥그런 귀두는 지스팟을 거칠게 비비고 마구 찧어 댔다. 보지는 굵은 살덩이가 들이칠 때면 경련하며 움츠러들었다.
“아, ……우읏.”
“좋죠.”
“아아앙……으응.”
“아닌가? 존나 좋아하는 거 같았는데. 후, 오랜만에 말 좀 탈까요. 하아. 사람이 또 진실성이 없어지네.”
퍼억! 연제가 해교의 허리를 붙들고 아래로 끌어 내림과 동시에 흉흉하게 일어난 좆을 깊이, 더 거세게 박아 넣었다.
“아……! 조, 조…… 아아!”
좋다고 말하는 게 거짓이 아닌 듯 눈이 홱 뒤로 돌아가며 고개가 꺾였다. 동시에 온 힘을 다해 오금을 쥐고 있던 손가락이 풀리며 하체가 아래로 떨어졌다.
넘치는 성감에 전신에 저릿저릿 오싹한 감각이 감돌아 눈앞이 핑그르르 돌았다.
“하아…….”
연제는 힘을 잃고 떨어지는 해교의 종아리를 받아들고 마치 온몸의 혈관 안에 피 대신 정액이라도 돌게 만들 것처럼 끊임없이 좆을 처박으며 질벽 안에 좆물을 분사해 댔다. 그럴 때마다 해교의 자그마한 음낭이 연제의 장골에 부딪혀 짜부라지며 알싸한 감각을 선사했다.
뜨겁고 질척한 정액이 애액과 섞여 자궁 안을 넘치도록 흠뻑 채웠다. 자지가 빠져나간 보지 구멍에서 허여멀건 좆물이 울컥울컥 흘러나왔다.
해교 역시 절정에 달해 조그만 자지 끝에서부터 픽, 좆물을 내뿜으며 허리를 떨었다. 요란하게 몸이 움직이는 정도에 비해서는 과히 미량의 정액이라 와중에 연제는 배를 떨며 푸스스 웃었다.
탄력 있는 매트리스가 잘게 떨리며 해교의 체중을 받았고, 해교는 자지러지며 신음을 흘렸다. 난잡한 교미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손끝만 닿아도 자지를 세운다는 나이답게 사출해 낸 정액이 식기도 전에 다시금 연제의 자지가 빳빳이 고개를 쳐들었다. 집요하다 못해 지독할 지경이었다. 연제는 며칠간 쌓인 욕구를 풀어내듯 또다시 무섭게 일어난 자지를 밀어 넣을 준비를 했다.
이를 본 해교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지며 울먹임이 흘러나왔다.
“흐으으……. 이제 못 해요……. 힘들, 힘들어요. 그마안…….”
“못 하긴. 잘할 수 있으면서 내숭은.”
퍽! 보지 안에 다시금 좆이 무자비하게 쑤셔 박혔다. 거부하는 말과는 달리 주르륵 아래로 흘러내리는 정액과 함께 몸을 빠져나가던 성감이 연제의 허리 짓에 밀려 올라오며 다시 역류했다. 하아읏……! 화끈거리는 열기가 오싹하게 해교의 등골을 훑었다.
진득하고 척척한 정액을 가르며 들어선 자지가 다시 꺼떡이며 움직이려 하는 순간.
“우연제.”
문밖에서 들려오는 차분한 목소리에 해교가 숨을 죽이고 몸을 움츠렸다. 신경 쓰지 않고 좆질을 이어 가려는 연제에게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제발, 제발 그만. 누군가 이 집에 들어온 것이다.
연제는 그런 해교를 내려다보다 속을 알 수 없는 새카만 유리알 같은 눈동자를 휘어 접곤, 입 모양으로 ‘뽀뽀’ 하며 제 볼에 손가락을 두드렸다. 밖에 누군가 있는 게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여전히 태연자약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싫어? 싫으면 말고.”
아쉬울 것 없어 보이는 연제가 당장이라도 일어나 밖의 손님을 방 안으로 부를 것처럼 굴었다. 해교는 몸이 반쯤 접힌 채로 사타구니와 엉덩이에 치덕치덕 체액을 묻히고 있는 와중이었다. 누군지 몰라도 타인에게 이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해교는 벌떡 일어나 연제의 목덜미를 휘감으며 뺨에 입술을 대었다. 살짝 입술만 대고 떨어지려 한 해교를 아는 듯 연제가 환하게 웃음 지으며 그의 양 뺨을 감싸 쥐었다.
비스듬하게 고개를 기울이더니 숨소리가 사라졌다. 입술을 머금으며 숨결마저 몽땅 들이마신 까닭이었다. 말랑한 입술을 맞닿게 한 후 단번에 두꺼운 혀를 밀어 넣었다. 거칠게 밀려 들어오는 혀는 순식간에 점령당한 입 안을 헤집으며 점막 곳곳을 빨아들였다. 그러다 해교의 혀를 만나자 기세를 바꾸곤 부드럽게 살덩이를 얽었다.
“읏…… 으응.”
몸만큼 달아오른 혀가 굴곡진 입천장을 긁었다. 간지럽히듯 야릇하게 쓸어내리는 움직임에 열기가 일었고, 곧 뜨거운 감각은 식도를 통해 아래까지 번져 온몸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뜨거운 숨이 입 안에서 뒤섞였다.
당황한 해교가 뒤로 몸을 빼며 고개를 젖히니 커다란 손이 목덜미를 감싸 한 치도 물러날 수 없게 만들었다. 녹여 버릴 것처럼 부드럽게 입 안을 휘젓는 혀의 움직임에 숫제 몸이 녹아내리기라도 한 듯 힘이 빠져 속절없이 끌려갈 따름이었다.
“우연제? 어디 나갔나.”
한 번 더 연제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연제는 해교와 맞닿은 입술을 떼었다. 붉은 입술 위에 묻어나는 투명한 타액마저 츱, 가볍게 빨아들이면서.
“말 잘 들으니 얼마나 좋아. 씻어요. 데리고 나갔다 올 테니까.”
키스를 끝낸 연제가 해교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살며시 속삭였다. 뒤이어 목덜미에 입술을 대어 도장 찍듯 누른 뒤 기지개를 켜며 침실 문을 열고 나갔다. 바지만 꿰입어 매끈한 상체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였다.
문을 열자마자 역삼각형 그 자체인 탄탄한 몸이 그대로 드러났으나 연제도, 도윤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연제가 도윤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자 상반신 곳곳에 자리한 근육이 갈라지며 음영을 만들어 냈다.
“왔냐.”
“어. 잔 거 아니었어?”
“자긴.”
방금 전까지 섹스하고 나온 티가 전혀 나지 않는 깔끔한 얼굴로 연제가 빙긋 웃었다. 대강 추어올린 바지였지만 평소에도 그랬으므로 그다지 도윤의 의심을 살 일은 아니었다.
“근데 웬 땀이…….”
곧게 뻗은 턱선을 따라 끈적한 땀이 미끄러져 내렸다. 땀방울은 굵다란 목울대를 지나 가슴 근육 사이까지 타고 흘러 도윤의 시선을 잡아챘다.
“침실 에어컨 고장 났거든. 잠깐 아래 편의점 좀 다녀오자. 집에 마실 게 없어.”
“어?”
“그래도 친구가 왔는데 마실 거라도 줘야 할 거 아냐. 같이 다녀오자고.”
“난 물이면 되는데.”
“눈치 없게. 내가 마시고 싶다고. 가자.”
문밖에서 두 남자가 실랑이하는 소리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해교는 그제야 긴장에 참고 있던 숨을 몰아쉬었다. 연제가 고정하고 수십 번 박느라 쫙 벌어졌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다리를 내리고 몸을 움직여 욕실로 향했다.
제집과 대비될 만큼 좋은 욕실이지만 감상에 젖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해교는 급박하게 샤워기를 들어 몸 곳곳에 남은 연제의 흔적을 지워 나갔다. 그래도 뒷보지가 아닌 앞보지만 쓴 상태에서 누군가가 와 다행이었다.
뒷보지는 앞보지와는 달리 쓰고 나서 처리할 일이 많았다. 보통 우연제와 섹스를 할 때면 억지로라도 그가 자신이 썼던 구멍을 닦고, 말려 주는 일을 해서 물로만 씻어 내리는 앞보지와는 달리 뒷보지 정리는 어떻게 하는지 잘 몰랐다. 그건 의사 선생님과 진료를 볼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평소에 비하면 많이 한 편이 아닌데도 물에 닿은 앞보지가 따끔거렸다. 보짓물로 충분히 적셔진 상태에서 자지를 꽂아 넣어 괜찮을 줄 알았는데, 크고 뜨거운 것이 살을 때리며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엔 쉽게 면역이 생기지 않는 듯했다.
보지를 쓰고 나면 어떻게 닦아 줬더라. 해교는 퉁퉁 부어오른 보지를 느릿하게 뒤적이며 손가락에 걸리는 정액을 쓸어내렸다. 아직 식지 않은 좆물과 보짓물이 주르륵 섞여 흘러나와 욕조 바닥으로 뚝, 뚝 떨어졌다.
아, 읏, 하아아……. 여태 열기가 남은 보지는 예민했다. 매끄러운 보짓살을 닦아 내며 비비자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따가운 통각과 함께 아찔한 쾌감이 함께 밀려와 허벅지가 파르르 떨려 왔다.
아프기만 한 게 아니라 기분이 이상했다. 탱탱한 근육을 가르고 손가락을 쑤셔 넣는 감촉이 싫다고만 할 수 없었다. 무서운 우연제가 분위기를 잡으며 억지로 섹스를 시작할 때는 너무 싫은데 어째서.
거기다 오늘 우연제가 만져 주기 전부터 발딱 일어난 젖꼭지는 깃털로 살살 간질이기라도 하는 듯 속에서부터 근지러움이 올라와 미칠 것 같았다. 평소만큼 많이 만져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스스로 젖꼭지를 굴려 주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섹스 도중에 흥분에 취해 시키지 않아도 젖가슴을 마구 만져 댄 바 있었지만, 뇌가 녹아 버리기라도 한 듯 절절 끓어오르는 상황에서 저지른 일이라 해교는 이를 미처 기억하지 못했다.
주변이 조용하니 유두가 더욱 저릿저릿 부풀어 오르는 듯해 해교가 다리를 배배 꼬았다. 빈 보지가 벌렁거리고 엉덩이가 들썩였다. 자꾸만 숨이 가빠지고 눈앞이 아찔해졌다.
“흐으……. 내가 왜 이러지…… 흣, 으응…….”
보지를 헤집던 손가락이 상체로 올라와 유두 끄트머리를 건드리려 할 때였다. 자꾸만 야릇한 기분이 드는 까닭 대신 자신이 여기서 이러고 있는 까닭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해교는 뒤늦게 현실을 자각했다. 길게 의문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언제 우연제와 손님이 다시 집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는데.
떠오르는 잡념을 털어 낸 뒤 보지 안을 쑤시던 손가락을 꺼내고 마저 물을 뿌렸다. 자꾸만 보지와 젖꼭지로 가는 손가락을 참아 내느라 힘들어 몇 번이나 혀를 깨물었는지 몰랐다.
대강 몸을 닦고 나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을 입자, 때맞춰 현관 도어록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해교는 열에 달뜬 숨을 고르며 침실 문에 붙어 귀를 기울였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
“이거 마시고. 그래서 오늘은 왜 왔어?”
“아, 깜빡했다. 전에 빌려 간 책 가져다주러. 아까 소파 옆에 내려놨어.”
“도윤아.”
연제가 해사하게 웃으며 도윤의 어깨를 짚었다.
“나 책 웬만해선 안 읽어. 알잖아.”
어깨를 짚은 손가락에 좀 더 힘이 들어갔다. 도윤을 바라보는 연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 말은…… 앞으론 굳이 빌려 간 책 안 가져다줘도 된다는 말이야. 나중에 꼰대들이 뭐라 하면 잃어버렸다 할 테니 걱정 말고 너 가져.”
“너 절판된 책 가치가 얼만지는 알고 그런 말 하는 거야?”
“몰라. 얼만지. 얼마든 줄게. 내 친구잖아.”
“미친놈.”
“그럼 오늘 볼일은 다 끝난 거지? 난 조금 있다 약속이 있어서. 나중에 보자.”
연제가 도윤과 눈을 맞춘 뒤 눈꼬리를 접으며 웃었다. 그러곤 뭐라 대답할 새 없이 그의 어깨를 주무르며 현관으로 향했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눈 깜짝할 사이 거실에서 밀려난 도윤은 안녕, 하는 연제의 마지막 말과 함께 현관문이 닫히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 겨우 보냈네. 형, 이제 나와요.”
연제의 말에 해교가 쭈뼛쭈뼛 침실 문을 열고 나왔다. 평소만큼 못하긴 했지만 약속이 있다고 했으니까 이만 보내 주려고 하는 걸까. 해교가 기대감에 찬 얼굴로 연제를 올려다보았다.
삐빅. 갑자기 전자음 소리가 났다.
“어……?”
“뭐야, 또?”
두 사람이 멍하니 현관문을 보는 사이 도윤이 미간을 찌푸리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짜증이 난 얼굴은 무언가를 찾듯 거실 바닥을 향해 있었다.
“야. 너무 갑자기 쫓겨나서 휴대폰도 못 챙겼…….”
“……휴대폰?”
그제야 소파 옆에 쌓아 둔 책 위 검은 휴대폰이 연제의 눈에 들어왔다. 얜 이걸 왜 여기 두고 가서.
“아!”
도윤이 뒤늦게 해교를 발견했다. 일이 있다더니 우연제 집 청소였나 보구나. 반가운 웃음이 떠오른 도윤을 연제가 수상한 듯 쳐다보았다.
“아니, 전에 뵀던 분…… 아냐? 다시 보니 반가워서.”
“아. 내가 말 안 했나? 아까도 청소하고 있었어. 안쪽에 있어서 못 봤나 봐. 가끔 불러.”
도윤은 연제 모르게 해교를 향해 찡긋 웃었다. 그 웃음을 마주한 해교가 반사적으로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 올렸고, 그게 마치 신호라도 된 듯 두 사람은 따로 만났던 적이 있는 티를 내지 않았다. 그러기로 암묵적인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어쨌든 넌 사람 휴대폰 챙길 시간도 안 주고 내쫓아?”
“미안. 바빠서.”
“그럼 넌 언제 나가는데? 청소하는 분은…… 언제까지 계시고?”
“아, 그거야 유동적인 거고. 휴대폰 잘 챙겼으면 잘 가.”
도윤은 다시 연제에게 떠밀리듯 집을 나가며 허허실실 웃었다. 해교와 슬쩍 눈이 마주쳤을 땐 입 모양으로 ‘문자 할게요.’ 하며 예의 보기 좋은 입 동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다행이었다. 우연제와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듯한 도윤의 모습에 해교가 조마조마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도윤은 오늘도 깍듯하고 예의 있었다. 며칠 전 우연제가 집에 찾아왔을 때 잠시나마 그를 의심했던 것이 죄스러울 만큼이나 말투와 몸가짐이 발랐다.
저런 사람이 어쩌다 우연제와 친구인 걸까. 역시 우연제와는 비교하는 것조차 미안한 사람이었다. 해교는 도윤이 떠난 자리를 나지막이 응시하며 생각하였다. 저런 사람이라면 비록 우연제의 지인일지라도 잘 지내 보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