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정한 진료 2권-4장 (5/18)

* * *

“하아…….”

해교는 몇 번이나 다시 제 아래를 확인했다. 며칠간 집에 일이 생겼다는 거짓말을 하고 병원에 가지 않았던 터라 오늘은 오랜만의 병원 방문이자, 지혁과의 만남이 있었다.

몸을 맞대긴 했으나 이번에는 배가 아프진 않았다. 앞보지와 뒷보지를 닳을 때까지 박고 빨아 댄 연제가 종이 인형처럼 널브러진 해교를 붙잡고 후처리를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후처리 와중에도 흥분하는 바람에 욕실에서 두어 번 더 씹질을 하긴 했다. 종내에는 제발 그만하라고 울었더니 입맛을 다시고 제 자지를 손으로 문질러 1발 빼내 마무리를 했다.

연제가 해교에게 꼭 받아 가라고 말한 오피스텔 청소 대금은 수취를 누르지도, 환불을 누르지도 않고 내버려 둔 상황이었다.

진창에 빠진 것만 같았다. 요즘 나쁘지 않았는데. 갑자기, 한 번에 이렇게 세상이 지옥같이 변할 수가 있나.

우연제는 해교의 진이 빠질 때까지 씹질을 했다는 걸 알긴 아는지 며칠간 조용했지만 언제 또 연락이 올지 알 수 없어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제 보지에 대한 비밀을 아는 사람이 늘었다는 사실과 태어나 처음으로 느낀 폭력으로 인한 무력감, 이 모든 게 당연한 듯 구는 연제의 태도…… 그런 것들이 집약되어 해교는 며칠간 일을 나갈 수도, 병원에 갈 수도 없었다.

〈흐으. 시, 신고.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이제 못 해. 못해요. 제발.〉

〈괜찮겠어요? 내가 보지에 자지 박았다고 이야기하려고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길 누가 믿어. 아니면 경찰서에서 보지 돌려서 보여 주려고요? 형 진짜 보기보다 대담하다. 보지 돌리고 싶다는 말을 그렇게 하네, 또.〉

〈흑. 제발…….〉

〈나는 원래 자지 달린 남자한테만 꼴리고 뒷보지밖에 안 써요. 그런 내가 형 보지를 보고 동했거든. 다른 놈들이 형 보지를 보면 어떻게 될까 좀 궁금하기는 해요.〉

계속되는 연제의 말에 코너에 몰린 해교는 과거를 떠올렸다. 어릴 적 아버지의 도박 빚 때문에 사채업자가 찾아왔을 때, 도움의 손길을 구하러 찾아간 경찰서에서 싸늘하게 되돌아오던 반응이 생각난 것이다.

〈그러니까 그쪽이 피해자라고요? 돈 안 갚아서 저분들이 찾아온 거 아닙니까. 애초에 돈을 빌렸으면 갚는 게 맞죠.〉

〈아니, 흑, 저 사람들이…… 우리 아빠를 때렸어요…….〉

〈증거 있어요? 학생 아버지를 저분들이 때렸다는 증거. 아버지도 도망가고 없다면서. 저렇게 멀쩡하게 옷 입은 양반들이 찾아올 정도면 돈을 얼마나 떼어먹은 거야.〉

〈에휴. 경찰 선생님들, 고생이 많습니다. 아직 어려서 저 학생이 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들에게 해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피해자인 해교를 다그치며 귀찮은 일을 만든다는 듯 굴어 더는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더 버티다간 아버지를 때린 사람들이 해교 자신마저 때릴 것 같았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그런 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우연제의 말처럼 남자가 무슨 보지가 달렸냐며, 한번 보자고 이죽거리는 사람들의 말이 환청처럼 귀에서 웅웅 울리는 듯하였다.

〈그렇게 인생 다 산 표정 짓지 말고. 꼴리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요. 따지고 보면 형도 나쁠 건 없어요. 내 보지 아다는 형이 따먹었고 형 뒷보지 아다는 내가 딴 거지. 서로가 서로에게 처음인 거, 정말 로맨틱하지 않아요?〉

두 번 더 로맨틱했다간 사람도 죽일 것 같은 형형한 눈을 접어 웃으며 연제가 말했다. 이번에도 역시 말미에는 쪽, 가볍게 해교 입술에 도장을 찍으며.

경찰에게 보지 이야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하자마자 애처롭게 바들거리는 해교의 반응을 본 연제는 눈치를 챘다. 이 남자, 제 비밀이 세상에 까발려지는 게 죽기보다 싫구나.

그렇다면 깊이 머리를 쓸 것도, 무언가를 대비할 것도 없었다. 굳이 치졸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었다. 이미 해교에게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악당처럼 비칠 테지만.

해교는 그렇게 연제와 헤어진 뒤 며칠간 수십, 수백 번 고민을 해 보았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자지라면 기껍게 받아들이는 보지와 시도 때도 없이 서는 자지, 배설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쾌감을 느끼게 하는 항문까지…… 모든 건 제가 가진 병 때문이니 얼른 낫게 해야겠다는 결론으로밖에 귀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차마 의사 선생님께 주말 동안 보지에 다른 좆을 받았다고 말할 자신은 없었다.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 선생님을 무시하는 것도 같았고, 제일 큰 이유는 역시나 연제였다. 아버지를 제외하고 제 태생적 비밀을 아는 사람이 둘로 늘어났다. 이 이상은 정말 사양하고 싶었다.

나는 왜 이런 몸으로 태어나서, 그런 병에 걸려서 그의 말처럼 걸레처럼 구는 걸까. 해교는 누구에게든 도움을 요청하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댈 곳이 마땅찮았다.

우연제……. 너무 무섭긴 하지만 정말 하라는 대로 말만 잘 들으면 그 이상의 행동은 안 할 것 같기도 했다. 사실 그 이상 무슨 짓을 한대도 제가 막을 도리가 없으니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 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처음 맞닥뜨렸을 때를 생각하면 원래 난잡하게 노는 애인 것 같으니까, 지금은 그저 자지와 보지가 같이 달린 제가 신기해서 이러는 거라고, 그러니 몇 번 더 만나다 보면 금세 흥미가 식을 거라며 해교는 소망처럼 되뇌었다.

“아.”

잊을 뻔했다. 방구석에 두었던 진동기를 다시 보지 안에 넣고 가야 했는데. 며칠간 치료도 빠지면서 진동기도 빼놓았던 걸 안다면 의사 선생님이 실망하실지 몰랐다. 은혜도 모르고 나태하게 구는 환자로 기억되고 싶지 않았다.

해교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후 아랫배에 바짝 힘을 주었다. 그러곤 서서히 보지 안으로 진동기를 밀어 넣기 시작하였다.

흐으……. 며칠간 아무것도 집어넣지 않아서인지 보지가 다물린 채 좀처럼 구멍을 열어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해교는 일순간 맞지 않는 구멍에 억지로 쑤셔 넣다가 뱉어져 나온 진동기를 놓쳐 바닥에 떨구었다.

의사 선생님은 이 큰 걸 어떻게 넣어 주셨지. 진동기를 주운 해교가 지혁이 제 보지 안에 진동기를 쑤셔 넣던 상황을 되새겼다. 입 안 가득 손가락을 휘저어 타액으로 진동기를 적신 후 보지에 박아 넣었던 일을.

질척하게 입 안 점막을 흩뜨리던, 마디가 굵지만 선이 고운 손가락의 감촉을 떠올리자 아랫배가 점차 달아올랐다. 그 순간을 되짚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열감이 퍼지며 보지 안이 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해교는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진동기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는 지혁을 생각하며 조심스레 제 손가락을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1개, 2개…… 의사 선생님이 하셨던 것처럼 손가락 개수를 늘려가며 입 안에 담금질을 해 보았다. 여린 점막과 손가락이 마찰하면서 찌걱거리는 소리가 크게 났지만 좀처럼 그날처럼 열락이 느껴지지도, 다물린 보지 입구가 활짝 벌어지지도 않았다. 잔뜩 묻어 나온 침을 진동기에 닦아 내 번들거리게 만들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해교는 한 차례 자위를 해서 보지 안을 보짓물로 흥건히 적실 수밖에 없었다. 진료를 하지 않을 때는 보지를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한 지혁의 말이 떠올랐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보지 안에 고인 보짓물 덕택에 갈라진 긴 틈 사이가 좀 더 수월하게 벌어졌다. 마침내 선홍빛 보지 구멍이 뻐근하게 벌려지고 진동기를 반쯤 물었다. 몸체의 반쯤은 외부에, 반쯤은 보지 안에 담긴 진동기가 외줄을 타듯 발발 떨렸다.

해교는 이를 악물고 손에 힘을 주어 진동기를 좀 더 안으로 밀어 넣었고, 마침내 아슬아슬하게 걸쳐졌던 물체가 미끄러지듯 쏙, 온전히 보지에 담기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둔중한 이물질이 질 안에 담기자 야릇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보지에서 시작된 압박감에 아랫배가 서서히 긴장을 하며 묘한 흥분이 일었다. 흐읏…… 방금 갔는데 또……. 자극에 눈이 절로 감겼다. 해교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진동기에서 떨어진 두 손은 침대 시트를 찢을 것처럼 꼭 쥐고 잘게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진동기가 움직이며 보지 안을 후벼 파기 시작하자 보지 속살이 움찔대며 달라붙었다. 아흐응…… 해교의 얼굴은 붉어질 대로 붉어지고 눈꼬리가 촉촉이 젖어 들었다. 아마도 지혁이 사전에 진동기에 설정해 둔 시각이 된 듯했다.

* * *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아…… 네에…….”

혹시, 들킨 걸까. 지레 겁먹은 해교가 도르륵 눈알을 굴리며 지혁의 눈치를 살살 보았다.

며칠 전, 월요일 아침. 해교는 병원 대표 번호로 전화해 인포데스크 직원에게 원장님을 뵙지 못할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적인 약속을 인포데스크로 전화해 알리는 게 이상했던 직원이 무슨 말이냐 되물었지만 해교는 원장님께 말만 전해 달라고 첨언한 뒤 전화를 끊었다. 때마침 지혁은 환자와 대면 중이었던 터라 일방적으로 전달만을 요구한 셈이니 지혁의 입장에서 건방지게 느껴졌대도 할 말이 없었다.

“죄송해요. 직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진료 중이라고 하셔서.”

“그러게요. 직접 들었으면 좋았을걸.”

“…….”

“웬만하면 진료를 빠지지 않는 게 가장 좋긴 하겠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진 않겠죠. 거기다 내 번호를 차해교 씨가 아는 것도 아니니 개인적으로 연락을 할 수도 없었을 테고.”

지혁이 PC에 손을 뻗어 키보드를 몇 번 두드렸다. 그러곤 제 휴대폰을 쥐더니 통화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해교의 휴대폰 진동음이 적막한 진료실을 울렸다.

“죄송해요, 꺼 둔다는 게 깜빡…….”

“받아요.”

“네?”

지혁의 말에 망설이던 해교가 바지 주머니 안에서 울려 대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했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다. 고객인가, 하는 생각으로 여전히 수신을 망설이는 동안 휴대폰 위로 검은 그림자가 졌다.

동그란 눈을 올려 뜨자 지혁이 보였다. 지혁은 망설이는 해교를 대신해 직접 휴대폰의 수신 버튼을 눌러 주었다.

“엇……!”

- 엇……!

순간적으로 흘러나온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잘 들려요?”

- 잘 들려요?

지혁의 목소리 역시 매한가지였다. 해교는 뒤늦게 깨달았다. 지혁이 해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을.

“뭘 그렇게 놀란 표정이에요. 내 번호니까 저장해 둬요. 앞으로는 일이 생기면 여기로 바로 연락 주고. 아무래도 그러는 게 좋겠죠?”

“아……. 선생님, 앞으로는 그런 일 없게 할게요. 죄송…….”

“죄송하다는 소리, 오늘만 몇 번째인지 알아요? 충분히 알았으니까 그만하세요.”

“네, 네.”

“다만 우리가 공식적인 병원 루트를 통해 만나는 게 아니니 앞으로 연락은 개인 휴대폰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병원 직원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진작 번호를 교환할 걸 그랬습니다.”

선생님이 ‘우리’라고 하셨다. 단순히, 정말 둘이서만 함께 하는 일이다 보니 그렇게 지칭한 거겠지만 요 몇 년간 누구와도 묶여서 취급될 일이 없었던 해교에게는 무엇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거기다 딱딱하게 굳어 얼차려라도 받는 듯한 해교의 모습에 지혁이 평소보다 한결 더 부드럽게 말하려 노력했기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 다정함에 기대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해교는 주말에 있었던 일을 지혁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망설이던 말을 꺼내려 입을 여는 해교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지혁의 눈동자 안에는 어떠한 감정도 깃들지 않아 보였다.

그의 눈동자를 본 해교는 문득 지혁이 한 말을 떠올렸다.

〈환자와 의사 간에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압니까? 신뢰예요.〉

당시 미련 없이 자신과 연을 끊어 내려던 지혁의 냉연한 눈빛이 떠오르자 입술이 절로 다물렸다. 외면받던 그때 그 순간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역시 안 될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에게 저는 그냥 환자일 뿐인데,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걸 안다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인연이 끊길지 몰랐다.

벌써 몇 번째 선생님께 실망을 안겨 드리는 건지 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보지 관리를 못 한 자신 때문에 치료가 잘되지 않는다 해도 사실을 말할 자신이 없다. 그랬다가 이번에야말로 영영 다른 병원으로 보내 버릴까 봐. 버림받을까 봐.

제멋대로 들떴다 실망한 해교가 조개처럼 입술을 다문 뒤 진료실 베드로 향했다. 늘 하던 대로 속옷과 바지를 벗은 후 베드 위에 사타구니를 벌리고 앉았다. 일전에 지혁이 알려 준 대로 양 발바닥을 붙이고 무릎을 반대로 해 다이아몬드 모형을 만들자 자지와 보지가 형광등 불빛을 받아 환하게 빛났다.

최근에는 엎드리는 자세보다는 이 자세가 진료하기 더 편하다는 명목으로 서서히 익숙하게 만들고 있는 지혁이었다.

벌어진 사타구니를 훑은 기다란 손가락이 부드러운 살결에 닿았다. 흡, 숨을 멈추게 만드는 은근한 손길이 보지 속살에 닿자 언제 부드럽게 대했냐는 듯 금세 저돌적인 손길로 변모하였다.

보짓살을 반죽하는 것처럼 문지르던 지혁의 손가락이 톡, 가볍게 진동기를 짓누르며 당겼다. 몇 시간째 품고 있던 이물질을 강제로 끄집어내는 손길에 질 안이 바짝 긴장해 떨어지려 하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밖으로 향하는 이물질에 딸려 나갈 듯 감겨 오는 질벽에서 투명한 애액을 내뿜기 시작했다.

흥건해지는 점액질과 함께 긴장과 흥분이 뒤섞여 해교의 숨이 가빠 왔다. 팟, 보지 안에 담긴 물이 튀며 진동기가 온전히 밖으로 딸려 나왔다. 지혁의 손목까지 뜨끈한 보짓물이 튀었다.

진동기를 품고 있던 부드러운 보짓살이 천천히 다물리며 오므라들었다. 며칠 쉬게 두었던 터라 연제의 자지가 거칠게 드나든 흔적은 거의 지워진 채였지만 무언가 다름을 감지한 지혁의 눈에 거슬리지 않을 리 없었다.

“혹시 이거 혼자 꺼냈다가 다시 넣었어요?”

“네?”

화들짝 놀라며 해교가 지혁을 올려다보았다. 큰일이다. 며칠 두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만약 연제와 있었던 일을 지혁이 알게 된다면 많이 실망하고…… 또 화를 낼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진료를 그만두고 진료실 문을 열고 나갈지도 몰랐다. 그때처럼. 해교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 간지러워서 몇 번 그랬어요. 죄송…… 죄송해요.”

“넣은 상태로 버티면 좋다고 했었는데 아직은 많이 무리였나 봐요.”

지혁이 늘어진 조그만 자지를 한 손으로 치운 뒤 보지를 벌리고 관찰하며 말했다. 며칠간 내리 봐 온 좆같은 좆들을 보다 해교의 볼품없는 자지를 보니 귀엽단 생각이 들었다. 미친놈. 단단히 미친놈. 지혁이 조소하며 쫀득한 음순을 젖히자 흠뻑 젖은 보지가 물기 어린 소리를 냈다.

“보지 구멍이 그새 또 좁아졌잖아.”

해교의 게으름을 힐난하며 지혁이 빈 보지 안에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다. 손가락을 넣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를 빨아 삼키는 보지 때문에 금세 지혁의 자지로 열이 몰렸다.

보지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뺄 때마다 애액이 주룩 흘러내렸다. 몇 번 더 손가락을 삽입하고 꺼내길 반복하다 넣은 손가락을 빠르고 잘게 흔들자 곧바로 열기가 고이며 더운 숨이 몰아쳤다.

“……으응……. 아…… 흐윽.”

머리카락 색과 같은, 옅은 밤색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긴 속눈썹이 매달린 눈꺼풀이 감기고 눈가가 떨렸다. 차마 싫다는 말은 하지 못한 채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아 내는 작은 얼굴이 금세 붉어지는 모습이 색정적이었다.

지혁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보지 안에 넣은 손가락을 더, 더 세차게 짓뭉갰다. 흔들리는 단단한 팔뚝에 힘줄이 바짝 일어났다.

예고 없이 해교의 티셔츠를 끌어 올린 손가락이 젖가슴을 쥐었다. 자주 만져 주어서인지 처음 보았을 때보다 살짝 통통해진 모습이었다. 아, 흐으…… 가뜩이나 보지가 들끓는 와중에 이어진 갑작스러운 접촉에 해교가 허리를 흔들며 몸을 뒤틀었다.

아무래도 유선을 좀 더 발달시켜야겠다. 타고난 유선인데 내버려 두는 것도 아깝지.

지혁은 커다란 유륜 위로 물줄기처럼 뻗어 있는 엷은 파란 핏줄을 보며 생각했다. 부어오른 젖꼭지 둘레로 만져지는 멍울이 선명했다. 말랑거리며 잡히는 젖꼭지와 이를 감싼 유륜이 지속적인 자극으로 발갛게 익어 있었다.

지금 당장 입 안에 저 보드라운 살결을 집어넣고 빨아들여 희롱하고 싶어졌다. 혀로 문지르고 쓸어내리다가 바짝 뽑아낼 듯 삼키고 싶었다. 그러다 곤두선 젖꼭지에 조그만 방울이 달린 피어싱을 하는 상상까지 이어졌다. 함몰 유두라 평소에는 피어싱 역시 함께 유륜 속으로 들어가 숨어 있을 것이고 조그마한 몸이 낭창하게 흔들릴 때마다 딸랑, 맑은 소리가 신음과 함께 울려 퍼질 터였다.

한쪽은 은색의 피어싱을, 한쪽은 생유두를 그대로 놔둔 채 원하는 대로 씹고, 빨고, 핥아 내리는 외설적인 상상에 당장에 분홍빛 보지를 가르고 자지를 쑤셔 넣고 싶었다. 지금 바로 손에 잡힌 젖꼭지를 아예 거세게 눌러 터트려 버리고 싶다.

목이 타는 것 같은 갈증이 일었다. 씨발. 간신히 충동을 눌러 참은 지혁이 고개를 숙이고 유두 끝을 핥아 내렸다.

“오늘 새로 치료할 기구를 그냥 넣었다간 보지가 많이 아플 거예요. 해교 씨가 멋대로 넣었다 꺼냈다 하면서 상처도 조금 난 것 같고.”

“네헤…… 아…… 힛…….”

“나는 해교 씨가 아픈 건 싫으니까.”

아까 만져 댄 탓에 살짝 일어나기 시작한 젖꼭지에 혀를 갖다 대고는 심을 세운 살덩이로 짓뭉갰다. 몇 번 할짝대는 동작을 반복하자 폭 들어가 있던 함몰 유두가 화끈거리며 튀어나왔다.

샌들을 신고 나오느라 양말을 신지 않은 해교의 맨 발가락이 꼼지락거렸다. 해교는 힘껏 발끝을 오므렸다가 꿈틀대며 다시 펴고, 또 오므리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저릿한 자극에 스멀스멀 엉덩이를 물리던 해교의 볼기 끝이 베드 모서리에 닿았다. 지혁이 말없이 해교의 겨드랑이 사이에 제 손을 끼워 넣었다. 살짝 힘을 주자 해교의 몸이 가뿐히 들리고 이내 좀 더 뒤편으로 몸이 옮겨졌다.

“여기 베드가 좀 불편하죠. 좁아서.”

얼른 더 편한 곳으로 옮기면 좋을 텐데. 집이라든가. 혼잣말처럼 뒤이은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해교가 그저 어색하게 지혁과 눈을 마주치고 입꼬릴 올렸다.

가볍게 옮겨진 허벅지 사이로 어느새 흥건하게 보짓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만지는 대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몸에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새삼 몇 주 전, 본인 병원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 몸이 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넘어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만으로도 화가 나 이가 갈릴 지경이었다.

책상 서랍 안을 뒤적이던 지혁이 케겔 볼을 꺼냈다. 우연히 발견한 성인용품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기구였다. 해교의 허벅지를 틀어쥔 지혁은 여러 개의 케겔 볼 중 하나를 골라 보지 안에 밀어 넣기 시작하였다. 해교의 작은 턱이 살짝 떨려 왔다.

이물질이 삽입되자마자 보지 안이 긴장해 펄떡이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볼이 닿는 질벽이 뭉개지며 이물질에 달라붙었다. 해교가 입술을 말아 물고 생생히 느껴지는 감각을 외면하려 애썼다.

“볼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보지를 조여 봐요.”

“으…… 으응…….”

진동기보다는 무거운 케겔 볼이었지만 해교는 무리 없이 보지를 조여 볼을 품었다. 과연 한동안 진동기를 넣고 생활하도록 한 효과가 있는 듯했지만 워낙에 좁은 보지를 타고난 해교이기에 지혁의 목적은 질 조임에 있지 않았다.

케겔 볼을 유지하느라 괄약근에 힘이 들어가 애널이 꾸물거린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광경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이제 일어나 보세요.”

엉덩이가 베드에 닿아서인지 잘 보이지 않아 갑갑해진 지혁이 해교의 팔뚝을 잡아 세우며 일으켰다. 베드에서 일어나자마자 질 안에 담긴 케겔 볼이 미끄러지듯 흘러나오려 해 해교는 보지 안에 바짝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조이는 힘을 줄인다면 바로 밖으로 케겔 볼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지혁이 아랫배를 달달 떨고 있는 해교의 한쪽 다리만 들어 베드 위에 걸치도록 하였다. 균형 잡기가 힘들어 휘청대는 바람에 해교는 얼떨결에 지혁에게 반쯤 안긴 자세가 되었다.

“죄, 죄송…….”

“괜찮아요.”

자신의 품 안에서 떨어지려 드는 해교의 등을 단단하게 끌어안은 지혁이 긴장한 등줄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선생님께 안기다시피 해도 되는 걸까. 당황한 해교가 엉덩이를 뒤로 쑥 빼자 흔들리는 오동통한 살덩이를 보며 지혁이 아랫입술을 혀로 쓸었다. 언제쯤 개의치 않고 저 봉긋 솟은 엉덩이 살을 마음껏 만져 댈 수 있을까. 매번 무언가를 할 때마다 핑곗거릴 찾아야 하는 것이 매우 거추장스러웠다.

“자세 불편해요?”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서, 선생님이 불편하실까 봐…….”

“불편하면 내 팔 위에 걸칠래요?”

지혁이 정말 그러기라도 할 것처럼 펼쳐진 해교의 허벅지를 쓸어내리자, 해교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허리에 좀 더 힘을 주고 상체를 들었다.

케겔 볼의 움직임에 따라 내벽 안에 작은 타격감이 일어 무의식적으로 자꾸만 질을 조이게 되었다. 반복되는 자극에 녹진하게 풀린 보지의 움직임에 이와 가까이 자리한 애널이 자동적으로 개폐를 반복하였다.

움찔거리며 케겔 볼을 조이는 보지 아래로 뽀얀 애널이 찔끔찔끔 오물대는 모습이 보였다. 촘촘히 진 주름이 오그라들었다가 다시 팽팽하게 펼쳐지는 광경에 지혁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거야 원. 방금 은근히 쓸어 보았던 보드라운 허벅지의 감촉이 떠오르고 하얀 살갗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수납해 둔 자지를 감싼 천이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분홍색 보지 아래, 평생 관심 둘 일 없으리라 생각했던 후장의 농밀한 움직임에 자지가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막상 실제로 보니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 더 외설적인 모습이었다. 여태껏 갈피를 잡지 못하던 마음에 결론을 내린 지혁이 달뜬 숨을 내쉬며 케겔 볼 끝의 손잡이를 붙잡고 서서히 보지에서 빼냈다.

“아, 흐, 으읏…….”

케겔 볼이 빠져나간 자리가 얼얼했다. 동시에 뚜욱, 하고 바닥에 갓 생성된 보짓물이 흘러내렸다. 에어컨을 세게 가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료실 안은 온통 열기로 가득했다.

“선생님. 이것도 매일 끼고 생활해야 해요?”

“아뇨. 이건 그러지 않아도 돼요.”

통상적으로는 케겔 볼 삽입은 질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 목적이나 그렇게 했다간 정말 보지 안에 쑤셔 넣을 때 자지가 터질지도 몰랐다. 타고난 보지에 딱히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은 지혁은 쓸모없어진 케겔 볼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떨구곤 미간을 짚었다.

다시 생각해도 놀라웠다. 자신의 신체적 반응과 지금 떠오른 미친 생각이. 물론 곱씹어 보면 그렇다는 말이지 멈추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후우. 해교 씨가 며칠 동안 숙제를 제대로 안 해서 다음 단계로 가기가 힘드네요.”

“아…… 죄, 송해요…….”

“보지가 많이 좁아진 거, 본인도 느껴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의사 선생님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해교는 지혁의 눈치를 보며 자신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저 혼자 들썩이는 애널을 슬쩍 바라본 지혁이 케겔 볼을 꺼냈던 서랍에서 또 다른 것을 찾는 듯 뒤적였다. 그리고 투명한 크리스털로 만들어진 동그란 볼을 손바닥 위에 올린 채 성인용품점 직원이 이걸 팔면서 덧붙였던 설명을 떠올렸다.

잘 적셔 주면 초보자도 무난하게 넣을 수 있다고 했었지.

지혁이 볼을 쥐고 해교의 보지 가까이 다가갔다. 흐으응…… 아, 아……. 보짓물로 잔뜩 젖어 있는 보짓살 겉을 딱딱한 볼로 굴리니 고르지 않은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끈끈한 점액질이 분비되는 살갗에 표면을 굴리자 금세 투명하던 볼 외관이 탁해졌다.

고작 볼을 굴린 자극에도 보지가 부들부들 떨리며 바짝 수축하였다. 보짓물이 분비되는 수준이 아니라 퍼붓는 수준이라고 표현할 만했다. 더, 더 어디엔가 보지를 비비적거리고 싶어진 해교가 저도 모르게 허리를 뒤틀며 엉덩이를 조였다.

지혁이 보지와 함께 옴찔거리는 애널 주름을 손가락으로 둥글렸다. 잔뜩 힘이 들어간 구멍에 손가락 끝이 닿을 때마다 무언가를 넣어 달라는 것처럼 주름끼리 바짝 들러붙었다. 기다란 중지를 내벽 안으로 밀어 넣고 입구 가까이에서부터 천천히 뭉그러뜨리자 여린 살이 밀리며 내부가 한층 풀어졌다.

털 한 올, 어디엔가 쓸린 자국 없이 말갛기만 한 구멍 입구에 가지고 있던 볼을 가져다 대자 기대감에 애널 입구가 떨려 왔다.

지혁이 해교의 엉덩이를 쥐고 벌렸다. 동그랗고 말랑한 살덩이가 손가락이 누르는 대로 뭉개지며 척척한 구멍이 드러났다. 손가락에 힘을 주어 사타구니를 벌린 뒤 잔뜩 젖은 볼을 점점 안으로 밀어 넣다가 마침내 지름까지 닿자, 기다렸다는 듯 쑥, 구멍이 이를 삼켜 넘겼다.

차가운 볼이 내벽을 짓이기며 안으로 빠르게 밀려들었다. 젖은 살과 젖은 표면이 만나며 깔짝이는 소리가 났다.

“앗, 히익…….”

볼을 미처 다 흡수하지 못해 구멍의 주름은 매끈하게 펴진 채로 점액질을 내보내고 있었다. 버겁게 애널을 통과한 투명한 크리스털을 통해 내벽 안이 생생하게 비쳤다. 붉게 달궈진 육벽이 쩌걱쩌걱 볼 표면에 들러붙었다 떨어지길 반복하였다. 적나라한 그 모습이 웬만한 자극보다 큰 흥분감을 선사했다.

“흐으, 서, 선생님…… 여, 여기는 왜…….”

“우리 몸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보지와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기관이 바로 항문입니다.”

“아……흐, 네에…….”

사실 유기적이라는 말이 뭔지도 모르겠고, 보지와 붙어 있는 기관이 항문이라는 게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다. 해교는 보지를 만지다가 대체 왜 항문까지 만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멍청한 티를 그만 내고 싶었고 선생님이 시킨 대로 하지도 않은 주제에 진료에 딴지를 거는 건 예의 없게 느껴진 탓이다. 무식하긴 했지만 아는 게 없다면 예의라도 갖추고 살고 싶었다.

아직까지는 불쾌감만 가득한 내벽을 느끼며 해교가 입술을 짓씹었다. 애널 어귀를 강제로 찢어 내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지고, 절로 허벅지를 모으고 싶을 정도로 속이 더부룩했다. 얼른 내장에 들어간 이상한 볼을 꺼내고만 싶었다.

얼마 전 우연제의 흉흉한 자지가 아래를 파고들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 진료하는 순간 그 나쁜 놈을 떠올리다니, 지혁에게 아주 큰 잘못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 해교가 고개를 저으며 애써 그 기억을 떨쳤다.

얼른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해교는 다시금 입술을 깨물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

지혁이 당연한 것처럼 제 좆을 가리던 천을 몽땅 벗곤 어느새 꺼떡이고 있는 거대한 자지를 잡아 쓸어내렸다. 아까부터 거슬리던 해교의 티셔츠 역시 잡아 한 번에 벗겨 냈다. 이쯤 하면 준비가 된 것 같았다. 그는 크리스털 볼을 통해 비치던 육벽을 본 순간부터 질척하게 젖어 든 제 좆 대가리를 쥐었다.

“슬슬 넣을까요.”

“아…….”

며칠 만에 봐서일까. 의사 선생님의 자지는 전보다 더 커진 듯했다. 기억보다 더 크고, 더 위협적이고, 더…… 그러니까……. 해교는 더는 지혁의 자지를 묘사할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두렵다는 감정의 일환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자신처럼 보지도 같이 펄떡이며 긴장을 하는 것만 같았으니까.

지혁이 베드에 걸쳐진 해교의 다리를 제 어깨에 걸었다. 순간 휘청하던 몸을 붙들고 바닥을 지탱하던 나머지 한 다리 역시 어깨에 걸자 해교는 상체만 베드에 기댄 채 엉덩이가 공중에 뜬 상태가 되었다. 해교의 신체 중 팔꿈치만이 유일하게 제 체중을 버티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흐……으…….”

이제 늘 하던 대로 의사 선생님의 자지로 보지를 꿰뚫을 차례였다. 요즈음엔 일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애널에 낀 불편한 볼이 추가되었다는 점만 뺀다면.

툭, 툭. 지혁이 거대한 자지를 쥐고 해교의 보지 입구를 치댔다. 몇 번 삿갓 모양의 좆 대가리를 철썩, 소리를 내며 보짓살에 문지르기를 반복하자 프리컴과 애액이 섞여 굵은 기둥에 질펀하게 묻어났다. 며칠 만이니 조금 부드럽게 해 주어야겠다. 충분히 적셔진 지혁의 자지가 해교의 보지를 느릿하게 통과하기 시작했다.

“아으……읏!”

서서히 보지를 꿰뚫는 자지의 감촉에 질구 안이 채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커다란 자지가 보지 입구를 뚫고 들어오자 해교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아직도 진입할 때는 늘 두렵고 무서웠다.

선액과 보짓물을 잔뜩 뒤집어쓴 검붉은 자지가 해교의 보지 안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드러나기를 반복하였다. 하체가 상체보다 더 뜬 상태라 의도치 않아도 훤히 자지가 드나드는 모습이 해교의 눈에 담길 수밖에 없었다.

느릿한 허리 짓은 처음뿐이었다. 보지 맛을 보자마자 지혁은 금세 제 다짐을 잊고 퍽, 퍽 보지 안에 자지를 거칠게 박아 넣기 시작했다. 좆이 여린 살을 치댈 때마다 내벽 안에 들어간 볼이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보지와 후장에 동시에 쏟아지는 자극에 여태껏 느껴 보지 못했던 낯선 쾌감이 피어올랐다.

고개가 뒤로 홱 꺾이고 눈이 절로 홉뜨였다. 해교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돌려 보지 안을 찧는 자지를 기껍게 맞아 댔다. 보지가 자지를 문 채로 잔뜩 조여들자 해교도, 지혁도 지독한 쾌감을 느꼈다. 흐, 으…… 평소와는 다른 반응에 지혁이 은근슬쩍 해교의 아랫구멍 주름을 매만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기다란 손가락을 넣어 크리스털 볼을 좀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하흑!”

크리스털 볼이 내벽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정확히 전립선이 위치한 부근에 단단하고 차가운 이물질이 닿았고, 연이어 당혹감에 젖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이치는 자극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밭은 숨만 내쉬는 붉고 작은 얼굴이 아찔했다.

민감한 곳이 자극되자 해교는 저도 모르게 보지와 애널을 동시에 조였다.

“크읏…….”

보지가 지혁의 좆을 꽉 깨물었고 이에 자극을 받은 자지가 좀 더 부피를 키우기 시작하였다. 지혁은 허리에 힘을 주고 더 세차게 좆을 밀어 넣었다. 퍼억! 장골과 엉덩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적나라했다.

“아…… 흐, 아, 아, 앙!”

찌걱이는 리듬이 빨라지고 치받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해교는 간신히 상체를 받치고 있는 팔꿈치에 힘이 빠질 것만 같았다. 굵은 기둥으로 몸을 내리칠 때마다 상체가 밀리고 엉덩이와 보지가 덜덜 떨려 왔다.

얇은 몸이 흔들릴 때마다 곤두선 젖꼭지 역시 잘게 떨렸다. 넓은 분홍빛 유륜은 어느새 돌기가 일어나며 오그라들어 하얀 젖가슴과의 경계를 또렷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해교가 주르륵 미끄러지기 직전이 되자 지혁이 그의 엉덩이를 단단히 그러쥐고 허벅지를 붙였다. 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거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쾅, 보지에 커다란 귀두를 박아 넣자 그 충격에 엉덩이 안의 크리스털 볼이 뭉개지는 느낌이 났다. 아흐응……. 볼과 부딪히는 내벽 전체가 자지러지며 경련하였다. 달아올라 붉어진 구멍 입구부터 내장 안까지 녹아내릴 만큼 홧홧했다. 흠뻑 적셔진 내부가 펄떡이며 아릿한 쾌감이 번져 나갔다.

“아, 선…… 흐읏!”

미처 말을 잇지도 못한 채 조그만 자지가 발딱 일어났다. 보지와 뒷보지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감당하기 힘든 자극에 머릿속이 팽그르르, 돌아 버릴 것만 같았다. 앞에서, 뒤에서 쉴 틈 없이 기분 좋은 곳들을 압박해 정신이 없었다.

지혁이 자지를 내리칠 때마다 질 안이 꾸욱 짓눌리고 그 여파인지 내장 안도 함께 짓눌렸다. 해교의 허리가 절로 요동치며 들썩이고 꺼떡이는 살굿빛 자지에서는 질척한 프리컴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

하체가 높이 들린 채라 해교의 좆에서 흘러내리는 쿠퍼액은 고스란히 배꼽으로 뚝, 뚝 떨어졌다. 하얗고 납작한 배 위에 투명한 체액이 고인 광경에 지혁이 홀린 듯 제 손바닥을 올려 진득한 선액을 살갗 위에 펴 발랐다.

이상하게도 그런 행위조차도 지독히 자극적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만지는 부분마다 간질거리고 뜨거워졌다. 결코 싫다고 할 수 없는 아찔한 자극이었다. 아응…… 으, 으응……. 해교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자 보지 안에 담긴 묵직한 좆 머리가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진료용 베드가 삐꺽거리며 앞뒤로 흔들렸다.

“후으.”

“아아아!”

얼얼하게 보지를 꿰뚫는 자지가 난폭하게 어딘가를 쳐올리자, 눈앞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번졌다. 찔리지 않은 보지 속살까지 몽땅 쑤셔 박힌 것처럼 움찔거리며 날뛰었다. 질 오르가슴이었다.

이미 공중에 띄워진 얇은 허리가 한 차례 더 꺾였다. 열기에 잠식된 해교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고 눈꼬리가 젖어 들었다.

작은 몸은 제멋대로 팔딱거리며 몸부림을 쳤다. 아까부터 부르짖던 고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쾌락만이 남아 눈이 풀린 해교가 하얀 엉덩이를 저절로 흔들고 있었다. 어딘가에 닿고 싶어 본능적으로 치받는 움직임이었다.

뜨끈한 정액이 질 안에 퍼지는 느낌이 났다. 보지 안을 뭉근하게 달군 정액의 온도가 아랫배를 거쳐 삽시간에 위로 번졌다. 동시에 해교 역시 절정에 달해 조그만 자지에서 후드득, 뿌연 좆물을 뿜어냈다. 판판한 배 위, 지혁이 펴 바른 프리컴의 흔적을 눅눅한 정액이 뒤덮는 순간이었다.

“흐읏…… 흐으읏…….”

“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해교와 지혁의 입에서 거친 호흡이 흘러나왔다.

이제 다 끝난 걸까. 지혁의 자지를 보지에 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자극인데 엉덩이 안의 볼까지 함께 자극을 주니 그야말로 미칠 것만 같았다. 이미 사정은 끝냈지만 지혁의 정액과 저의 애액으로 질척해진 보지는 끝모르고 저릿하게 끓어올랐다.

보지가 고조된 상태에서 내려올 줄 모르니 후장 구멍 역시 터질 듯 들썩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얼른 이 생경한 열기가 멈추었으면 좋겠다. 해교는 오싹한 몸을 떨어 대며 사정의 여운에 잠긴 허벅지에 힘을 주곤 아래를 굳혔다.

하지만 해교의 바람과는 다르게 지혁은 곧이어 또 다른 볼을 밀어 넣을 준비를 했다. 그는 미리 꺼내 놓은 투명한 볼을 가감 없이 손에 쥐고는 해교가 눈치채기 전에 바로 집어넣었다.

“허윽……! 서, 선생니힘……! 싫, 아…….”

두 번째 볼이 들어오자 이전에 들어가 있던 볼이 밀리며 더 깊은 안쪽 구석으로 숨어 버렸다. 당황한 해교가 무너지던 몸을 일으키며 반응하는 순간, 엉덩이 사이가 다시 한번 크게 벌어졌다. 세 번째 볼이었다.

연이어 크리스털 볼이 지나자 구멍이 터질 것같이 얼얼했다. 버거운 이물감에 제멋대로 조여드는 내벽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프, 흑, 아, 아파요…….”

오늘은 이쯤만 할까. 후장 섹스 경험이 없는 지혁인지라 해교의 애널이 얼마만큼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일전에 좆같이 다른 자지를 받아먹고 온 적이 있긴 했지만 본인 좆 크기가 상당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경험이 있다 한들 무리 없이 제 자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명색이 의사인데 섹스를 하면서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볼 3개라…… 이게 한계는 아니겠지만 그 이상은 제 좆으로 깊이를 재도 충분할 듯하였다.

“이제 그만할까요?”

“네……에. 흡…….”

“그래요.”

“…….”

이상했다. 한참을 기다려도 의사 선생님이 항문 안에 밀어 넣은 이상한 물체를 꺼내 줄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해교가 망설이다 눈알을 데구루루 굴려 가며 지혁을 불렀다.

“서, 선생님…….”

“예. 말해요.”

“저기…… 안에 들어간 거, 언제 꺼내 주세요?”

“아, 그거.”

“…….”

“해교 씨가 꺼내야 해요. 그게 도움이 될 겁니다.”

“……네?”

지혁이 어깨에 걸쳐진 해교의 양다리를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았다. 허리까지는 베드에 걸쳐진 채라 엉덩이 아래로는 휑했다.

“뱉어 봐요.”

“……네?”

“차해교 씨 안에 있는 볼, 뱉어 보라고요.”

“어떡, 어떻게…….”

“밀어내 보세요. 힘줘서.”

여태 지혁이 하라는 건 망설이면서도 다 받아들인 해교지만 도저히 그것만은 할 수가 없었다. 앞에서 배변 활동을 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여 잊고 있던 수치심이 몰려왔다.

“힘을 줘서 내보내는 게 항문 힘을 기르게 하고, 또 보지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보지 근력도 길러지고 하는 겁니다.”

“그, 그러면 보지로 해도…….”

“내가 보지에 하라는 거 제대로 안 했잖아.”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를 낸 지혁의 수려한 미간에 빗금이 한 줄 그어졌다. 오늘따라 하라고 하는 것마다 칭얼대는 것 같아 이제는 강수를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혁이 낮은 한숨을 내쉬며 문을 향해 시선을 두었다.

“마치 차해교 씨는 내가 일부러, 다른 마음을 먹고 이런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니, 아니에요. 선생님.”

“…….”

“아니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주말 간 우연제를 만나서일까. 의사 선생님이 우연제 같은 무뢰한도 아닌데 왜 자꾸 딴지를 건 건지, 너무 후회스러웠다. 물어보고 의문을 가진다 한들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이제 정말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무조건 해야겠다. 해교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부끄러움에 오므렸던 허벅지를 벌렸다. 최대한 벌릴 수 있는 만큼 넓게 사타구니를 펼치자 애널이 살짝 벌어지며 벌름거렸다.

“으윽……. 흣.”

아까 의사 선생님이 넣었을 때는 잘 들어갔던 것 같은데……. 해교의 후장에 비해서는 상당히 큰 볼이 애널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입구에 머물렀다.

“좀 더 힘을 줘 봐요.”

“흐으응…….”

아랫배와 애널에 힘을 주자 보지 구멍도 함께 뻐끔거리며 벌어졌다. 2개의 구멍이 동시에 붉게 물든 채 벌어지는 모습이 절경이었다. 특히 보지에는 막 사정한 지혁의 좆물이 고여 있어, 힘을 줄 때마다 진득한 점성의 정액이 찔끔찔끔 흘러내리는 광경에 지켜보는 지혁의 입 안에 군침이 절로 고였다.

내벽 안에서 밀려 나오는 동안 볼끼리 맞닿는 소리와 딱딱한 껍데기가 점막을 긁는 감촉이 요란했다. 몇 번이나 입구 어귀를 문질거리다 도르륵, 도로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흡, 흐응, 숨을 참고 힘을 주니 동그란 이마 위에 푸른 핏줄이 불거져 나왔다.

툭. 마침내 힘겹게 볼 하나가 떨어져 바닥 위를 굴렀다. 내벽 안을 이리저리 굴러다닌 탓인지 크리스털 볼은 장액으로 끈적하게 적셔져 있었다.

“잘했어요. 더 빼 볼까요?”

“우응, 네, 에…… 하으…….”

태연한 척 말하지만 지혁은 금방 사정한 것이 무색하게 다시 자지를 꺼떡이고 있었다. 해교는 구멍에서 볼을 빼내는 데 정신이 팔려 지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였다.

다시 한번 바짝 힘을 주자 꾸역꾸역 볼이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점막이 좁아 들며 볼이 스치는 내벽이 욱신거리고 특히나 빠져나오기 직전인 입구는 빠듯해서 찢어질 것만 같았다. 숨을 멈추고 구멍 밖으로 볼을 밀어내자 연속해서 내벽이 짓이겨지며 질척이는 소리를 내었다. 힘을 줄 때마다 크리스털 볼 뒤에 숨어 있던 붉은 속살이 빼꼼 따라 나왔다가 곧바로 모습을 감추길 반복했다.

투, 툭.

마침내 안에 있던 모든 볼을 뱉어 낸 해교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밭은 숨을 내쉬었다. 이물질로 빽빽하게 가득 차 있던 내벽이 텅 비자 이상하게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몸 안을 가득 채우던 순간에는 분명히 불쾌하기만 했었는데.

진이 빠진 해교와는 달리 아랫구멍은 뻐근해진 입구를 다물지 못한 채 꼼지락거리길 반복하였다.

* * *

“뭐 해요?”

진료를 끝낸 지혁이 해교에게 따뜻한 차가 담긴 머그잔을 건네며 물었다. 해교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비가 와서……. 하고 중얼거렸다. 잔뜩 힘이 빠진 손이 잘게 떨리며 머그잔을 받아 들었다.

“비 와요? 정말 그러네. 오늘은 내 차 타고 가요. 우산도 없잖아.”

“아…….”

“안 탈 거예요? 오늘은 나도 안 물러설 건데.”

저번에도 데려다준다는 걸 핑계 대며 거절했던 해교였다. 오늘은 워낙에 의사 선생님이 완강한 탓에 차마 바로 거절할 수 없었다. 이렇게 크고 좋은 병원의 원장님인데 집을 보면 놀라지 않으실까. 어차피 제가 곤궁한 것은 이미 알고 있을 텐데도 지혁에게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선뜻 내키지 않았던 터였다.

하지만 오랜만의 진료라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창밖을 보니 비가 많이 오기도 했다. 떨어지는 빗줄기가 좀처럼 소강상태로 들어가지 않을 것처럼 거셌다.

결정적으로 지혁이 이전보다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해교는 마침내 그의 제안을 수용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지혁을 따라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버스와는 확연히 다른 승차감이었다. 마치 차를 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부드럽게 도로를 내달리는 지혁의 차량에 어느새 피곤했던 해교가 곯아떨어졌다.

눈치를 본다기엔 너무 지나치게 적막했던 차내가 이상해 운전을 하던 지혁이 흘끔 조수석을 바라보았다. 창백하리만큼 하얀 얼굴이 죽은 것처럼 조용히 잠이 들어 있었다.

오늘 지나치게 괴롭혔나. 주말 간 마음 가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만난 자리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평소보다 과하게 차해교를 밀어붙인 것 같기는 했다. 그게 아니라면 월요일만을 고대했던 저와는 달리 일이 있다며 진료를 미룬 차해교가 서운하게 느껴져 그랬었거나.

차해교도 그 나름대로 힘든 주말을 보냈을지도.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하는 걸로 보아서는 평범한 대학생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저도 모르게 차해교에 대해 몸 이외의 궁금증이 이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지혁이 핸들을 잡은 손가락을 두들기며 생각에 골몰하였다.

다음번에는 치료용 약이라는 핑계로 원기 회복용 약이라도 지어서 건네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 운전석 앞 차창을 바라보았다. 세차게 떨어지는 빗줄기가 지혁의 차내에서는 미미한 백색 소음처럼 이지러졌다. 차 안에는 색색거리는 해교의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여긴가.”

주소만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 방문은 처음인 낯선 동네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그런지 해교가 사는 동네는 평소보다 더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차가 진입하기 힘든 경사진 길을 꾸역꾸역 밀고 들어간 지혁이 해교의 집으로 추정되는 낡은 빌라 앞에 정차했다.

아직 세상모르고 해교는 깊이 잠들어 있었다. 지혁이 시트 메모리 버튼을 눌러 해교가 자기 편하게 좌석 높낮이를 조절해 주었다. 낮은 진동음과 함께 조수석 의자가 평탄화되며 피곤에 젖은 몸이 자연스레 쭉 뻗었다.

“…….”

원래 지혁의 성격 같았더라면 집에 도착했다고, 어서 일어나라고 해교를 흔들어 깨워야 했다. 아니, 더 원론적으로 짚고 넘어가자면 애초에 남의 집 앞까지 차를 끌고 올 일이 없었다는 것이 맞다.

입술을 비튼 뒤 입가를 매만지던 지혁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빌라는 불 켜진 세대가 없어 건물 전체가 어둑했다. 가로등 불빛마저 비추지 않는 곳이라 지혁의 차 헤드라이트만이 인근에서 유일하게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B-101호. 반지하에 살아 본 경험이 없던 지혁은 환자 차트에서 들여다본 해교의 집 호수 앞 알파벳 B가 아파트의 동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었다. 하나 막상 와 보니 단독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제가 추측한 의미가 아닌 듯하였다.

지혁이 힐끔 해교를 한 번 더 내려다보았다. 고르게 숨을 내쉬는 조그마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운전석 문을 열어젖히자 솨아아아, 장대비가 차 안으로 들이쳤다. 도어 안의 우산꽂이에서 장우산을 빼 든 지혁이 넓게 우산을 펼친 뒤 눈앞 빌라에 가까이 다가섰다.

몇 걸음 다가가 보안장치가 따로 없는 유리문을 가볍게 열고 건물 안을 들여다보자, 101호 문패가 2개 눈에 걸렸다. 반지하의 B-101호, 그리고 반 층쯤 올라가서 있는 101호. 어떤 쪽의 101호든 사업성만 있다면 당장 재건축 허가가 날 수준으로 낡은 건물이었다.

한동안 응시하던 B-101호 현관문에서 한 걸음 물러나 뒤를 돈 지혁이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어느덧 새벽, 꽤 시간이 늦어서 가족이 기다릴 만한 시간이었다.

“차해교 씨.”

“…….”

“해교야.”

“…….”

얼마나 피곤했는지 깊이 잠이 든 해교가 도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해교를 흔들어 깨우려던 지혁이 생각을 바꿔 콘솔에 팔꿈치를 올리고 턱을 괴었다. 그러곤 미동 없는 하얀 얼굴을 관찰하듯 바라보았다. 모로 누운 탄탄한 몸이 저도 모르는 새 조수석으로 설핏 기울었다.

얼마나 되었나. 지혁은 낮은 한숨을 내쉬며 해교를 처음 본 날을 떠올렸다. 좆같은 학회에 참여했던 것이 6월, 일주일 뒤에 차해교를 만났고…… 반추해 보니 고작 1달이었다. 그 짧은 기간 안에 지혁은 이전의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짓만 골라 행하고 있었다.

인생에 있어 단 한 번도 예견한 적 없는 짓이다. 차해교와 떨어져 있는 주말이면 제가 하는 짓을 다른 누군가가 알게 되어 신문 1면에 대서특필이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상상에 빠졌다. 그럴 때면 정신을 차리려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랬다가도 몇 시간 뒤, 일요일 오후가 되면 거짓말처럼 그 걱정들을 와해시킨 채 이번엔 또 어떤 개수작을 해 볼까 하는 고민에 골몰하기 일쑤였다.

이런 어린애를 대상으로, 그것도 평소 본인이 혐오하던 자지 달린 남자에다, 대화도 안 통하는 상대에게.

의식하던 것보다 본인이 꽤 저급하다는 생각을 한 지혁이 미세한 숨소리만 들려주는 해교의 뺨을 쿡, 검지로 찔렀다.

“우응…….”

이런 씨발. 뒤척이기만 한 건데 깜짝 놀랐다.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보송한 솜털의 감촉이 뒤늦게 올라왔다. 몸 어디를 만져도 말랑하고 보드라웠다. 이러니 내가 안 미칠 턱이 있나. 지혁은 마침내 이뤄 낸 합리화에 고개를 까딱이다 제 의자마저 젖혔다.

“…….”

“……후.”

아무리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았다. 이렇게 불편한 차 안에서 차해교는 어떻게 저리도 잘 자는 건지. 가족 중 찾는 이가 없는 건지 차해교의 휴대폰마저 잠잠했다. 저렇게 예쁜 어린애가 아직 집에 안 들어왔는데 걱정도 안 되는 건가.

지혁이 해교의 가족을 떠올리며 엄하게 눈살을 구겼다. 정말 걱정이 되면 해교를 깨워 집 안으로 들이면 되는 건데 그러지는 않으면서.

* * *

통창 너머 들이치는 햇살이 강렬했기 때문이었을까. 햇볕이 비춘 하얀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물이 든 채 오늘 새벽의 일을 곱씹었다. 창틀을 닦던 손이 멈추자 그 위에서 폭 한숨이 새어 나왔다.

새벽에 의사 선생님 차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운전하는 사람 옆에서 눈치 없이 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인데 심지어 의사 선생님이 제가 일어나지 않아 집에도 못 가고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계셨다.

한참을 자다 일어나 마주친 의사 선생님의 눈동자는 핏줄이 일어나 시뻘겋게 달구어져 있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해교는 그렇게 종일 일을 하면서 드문드문 떠오르는 새벽의 기억에 몇 번이나 얼굴을 붉히다, 한숨을 쉬다, 마른 입술을 혀로 적시는 등 잠시도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부산하게 굴며 하루를 보냈다.

생각이 많아서인지 오늘은 평소보다 시간이 빨리 흘렀다. 일을 마친 해교는 늘 하듯이 편의점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반대로 돌렸다. 어제 진료 후 집에도 태워다 주셨고 저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의사 선생님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늘 무료로 진료를 봐 주시는 것도 그렇고 몇 번 저녁도 얻어먹었으니 오늘은 제가 저녁을 사가면 좋을 것 같았다. 비싼 건 못 사겠지만. 이 지출로 인해 라면으로 몇 끼를 더 때워야 한다고 해도 오늘은 그러고 싶다.

근처 도시락 전문점에 들어갔더니 예상한 것보다 가격대가 높아 살짝 흠칫했지만 염치가 있지, 이 정도는 써야지 하며 도시락을 골랐다. 지혁의 도시락을 고르고 나니 제 것까지 같은 종류로 사는 것은 부담이 되어 자신의 도시락은 저렴한 라인 중에 선택했다.

빈손이 아닌, 무어라도 들고 병원으로 향하니 이상하게 발걸음이 가벼웠다. 선생님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 해교가 지혁의 병원으로 향하는 걸음을 재촉하였다.

“왔어요?”

이제 으레 출입문의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도 해교가 도착할 시간이면 지혁이 알아서 문을 열고 그를 맞았다. 새벽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인지 평소보다 까슬한 얼굴이었다.

“선생님, 저기…….”

“……?”

오늘 저녁 같이 먹으려고 사 왔어요. 해교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이어 붙였다.

지혁이 잠시 미간을 꿈틀대었다. 아무래도 편의점에서 또 이상한 걸 사 온 것 같았다. 씨발. 한 번은 호기심이라 치고, 두 번은 싫었다. 이미 차해교와 먹기 위해 저녁 식사 주문을 해 둔 터라 얕게 갈등하였다. 그딴 거 먹지 말고 주문해 둔, 제대로 된 밥을 먹자고 해야겠다.

그렇게 결심을 했는데.

또 하필이면 오늘따라 처량해 보이는, 그렁한 눈으로 사 온 무언가를 뒤로 감추는 모습을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제가 이렇게 측은지심이 강한 타입인 줄 몰랐는데. 함께하는 순간순간마다 경이의 연속이었다.

씹. 아까 주문해 둔 스테이크는 집에 갈 때 버려야 하게 생겼다.

“안 그래도 되는데. 기왕 사 온 거니 맛있게…… 잘…… 먹읍시다.”

맛있게 먹을 자신은 전혀 없는 지혁이 어색하게 얼굴 근육을 움직였다. 저번엔 그나마 호기심에 맛보기라도 했지, 어떻게 그걸 저녁으로 먹은 셈 칠지는 모르겠지만.

지혁의 반응에 용기를 얻은 해교가 바스락거리는 소릴 내며 비닐봉지를 열어젖히자, 의외로 멀쩡한 도시락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게 저녁이에요?”

“네. 어…… 맛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께 폐를 많이 끼친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아, 이, 이게 선생님 도시락이에요. 저는 많이 안 먹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지혁의 몫이라며 해교가 내민 도시락이 반찬 가짓수가 훨씬 많았다. 대강 왜 이렇게 준비가 된 건지 눈치챈 지혁이 도시락 2개를 함께 열고 테이블 중앙에 놓았다.

“같이 먹어요. 차해교 씨 도시락 반찬이 더 맛있어 보이네.”

“아…….”

“나눠 먹는 거, 불편하지 않죠? 침보다 더한 것도 나누는 사이인데.”

지혁의 마지막 말에 얼굴이 화르르 달아오른 해교가 대답을 포기한 채 식사에 집중하였다. 비싼 돈을 주고 산 도시락인데 도무지 맛을 알 수 없었다.

식사 후 진료실 베드로 향한 해교가 하의를 벗으려 하자, 지혁이 가까이 다가가 귓불을 쓸었다. 오싹한 감촉에 흠칫 놀란 해교가 솜털을 세우고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아무리 여름이라 한들 분명 냉방이 잘되어 있을 텐데 이상하게도 병원만 오면, 너무 더웠다.

“이제 진료할 때는 상의도 아무것도 안 걸쳤으면 좋겠어요. 그게 서로 편하니까.”

“아…….”

왜요……? 묻고 싶었다. 하지만 물어봤자 또 제가 모르는 대답이 흘러나올 것 같았고, 무엇보다 더는 친절한 선생님의 신경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다 이유가 있어서 권하시는 거겠지. 의사 선생님 덕분에 최근 생활하는 데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거센 통증도, 잦은 요의도 희미해진 터였다.

해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혁이 시키는 대로 상의까지 몽땅 벗은 채 베드에 앉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의 저와는 달리 가운까지 입고 계신 선생님이 대조되어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부끄러웠다.

지혁은 더 이상 딴지를 걸지 않는 해교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해교가 올 때만 잠금을 풀어 두는 서랍을 뒤적여 일전에 구입한 돔 형태의 기구를 꺼냈다. 본 순간부터 차해교의 젖가슴이 떠올라 이 순간만을 고대해 왔었다. 양 유두에 끼울 수 있게 똑같이 생긴 원통형 돔이 2개 연결되어 있는 전동식 가슴 자위 기구였다.

아직은 쥐고 주무를 때면 커다란 손바닥 아래가 비는 것이 살짝 아쉬울 때가 있었다. 조금 더 공을 들이면 언젠가는 제 큰 손에 감기는 양감의 젖가슴이 완성되지 않을까. 풍만한 것까지는 아니라도.

엄연히 남자긴 하니 보정 속옷을 착용할 만큼 크기를 늘리고 싶지는 않았다. 미관상 좋지도 않을 것이고 그 정도 변화라면 차해교가 거부감을 나타낼 게 뻔했다. 이 몸에 어울리는 적당한 크기의 살집이 붙은 가슴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본체처럼 소담하고 하얗고 예쁜, 그 정도의 가슴을.

지혁이 해교의 넓은 유륜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양옆을 서서히 밀어 올리니 안에 숨어 있던 함몰 유두가 서서히 탄력을 받으며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고개를 내밀 생각을 않는 젖꼭지 끝을 손으로 잡아 집어 올리자 아……흐……응, 하며 해교가 가느다란 신음 소릴 내었다.

완연히 고개를 내민 젖꼭지를 손톱 끝으로 짓이기니 고통 대신 간지러운 느낌이 일어 발가락이 접혔다. 지혁이 검지로 빠르고 잘게 유두를 뭉개자 강렬한 쾌감이 쏟아졌다.

“히이이!”

지혁이 달아오른 젖꼭지에 혀를 내어 번들번들할 정도의 타액으로 적셨다. 부드럽게 혀로 돌기를 휘감아 몇 번 치대다 거세게 빨아올렸다. 그러다 입 안 가득 젖가슴을 베어 물자 흣, 순식간에 해교의 납작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쭉 뻗은 어깨가 앞으로 말렸다.

지혁은 투명해 안이 들여다보이는 니플 컵을 유두 위에 올린 뒤 고정하였다. 기구 안에 설치된 로터가 돌아가며 유두가 잘게 떨렸다. 잘게 떨리는 유두보다 더 잘은 숨소리가 해교의 입술에서 연이어 새어 나왔다. 또 다른 버튼을 누르자 누가 뽑아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유두가 흡착되어 길게 늘어졌다. 원래의 동글한 형태에서 길쭉하게 늘어지는 모습이 외설적이었다.

끊임없이 젖꼭지에 쏟아지는 자극에 과도한 흥분이 일어 눈물이 울컥 터져 나왔다. 해교가 울지 않으려 눈을 깜빡일수록 더 많은 양의 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흘렀다. 흐읍, 으, 아……. 양 유두 위에 돔형의 기구를 단 몸체가 경련하듯 흔들렸다.

그러자 무거운 기구가 달린 젖가슴이 얕게 출렁이는 모습에 지혁이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막연한 상상보다 더한 현실이었다.

지혁이 톡, 손가락 끝으로 기구를 두드리자 가뜩이나 예민해진 젖꼭지가 욱신거렸다. 돔 안에 갇혀 직접적으로 만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젖꼭지는 점차 붉은색으로 달아올랐다. 해교의 얼굴 역시 젖꼭지 색상이 되었다.

“내가 보지는 혼자 만지지 말라고 했었죠.”

“네에…… 흐……으응…….”

“유두는 혼자 만져도 돼요. 많이 만지면 더 좋고.”

“아……하으, 흣……. 그거언…….”

또다시 습관적으로 이유를 물어볼 뻔했다.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역시 자신은 멍청했다. 해교는 간신히 입 밖으로 새어 나가려던 질문을 삼켜 넘겼다.

한동안 기구로 젖가슴에 압박과 자극을 주던 지혁이 퉁퉁 부은 젖꼭지를 보곤 이를 물렸다. 기구를 벗겨 내자 평소와 달리 얼얼하게 부풀어 오른 젖꼭지가 낯설었다.

지혁은 가슴에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집요하게 젖꼭지를 뱅글뱅글 돌리고 비벼대다가 젖 몽우리를 거세게 쥐어짜 냈다. 자극을 줄 때마다 돌기 끝이 움찔 떨렸다. 온몸의 신경이 죄 젖꼭지로 몰린 것만 같았다. 아, 흐앙…… 해교는 이제 제 함몰 유두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젖꼭지를 만지는데 엉덩이 아래가 찌르르한 느낌이 들었다. 왜 가슴을 만지는데 아래가……. 차마 아래에 손을 가져다 대지는 못한 해교가 애꿎은 제 허벅지를 거세게 문지르며 쾌감을 떨쳐 내려 노력하였다. 유두 자극에 몰두하느라 신경 쓰지 못한 보지는 애액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엎드려 보세요.”

순순히 지혁의 말에 따르며 해교가 베드 위에 몸을 엎드렸다. 엉덩이를 들고 상체를 숙이자 가슴 정점이 부드러운 베드 가죽에 쓸려 젖꼭지에 야릇한 느낌이 일었다. 하으응……! 유두에 가해지는 조그만 자극에도 흥분한 해교가 가랑이를 벌리고 하얀 엉덩이를 흔들었다. 보드라운 엉덩이 살이 파르르 떨리는 사이 얼핏 보이는 후장이 탐스러웠다.

지혁이 한 손으로 해교의 복숭앗빛 엉덩이 사이를 펴고 오밀조밀하게 주름진 입구를 더듬었다. 말랑한 감촉에 감탄하는 와중에 긴장한 입구가 확 오그라들며 살갗이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러다 방향을 바꿔 커다란 손가락으로 통통한 보지 틈새를 쓸어 올리자, 손가락이 지나는 길목마다 보짓살이 벌벌 떨렸다. 쩌걱, 쩌걱 요란한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휘감는 질펀한 보짓물은 덤이었다.

“아, 아앙…….”

만지고, 느끼게 될수록 점점 더 성감이 고조되는 몸이다. 지혁의 인생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몸이었다. 지혁은 이 몸을 오롯이 저만이 개발하고 취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잔뜩 기대감에 찬 보지에게 미안하지만 오늘은 보지 차례가 아니다. 보지 위에 달린, 배꼽까지 닿을 것처럼 일어난 작은 자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한지혁 인생의 판도를 바꾸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혁이 반투명한 애널 플러그를 꺼냈다. 부드러운 곡선과 재질로 이루어져 있어 좆을 밀어 넣기에 앞서 내벽을 풀어 주기에 적당할 것 같았다.

젤리처럼 말랑한 애널 플러그를 후장에 가져다 대기 전, 이제 막 쏟아진 따끈한 애액으로 젖힌 손가락을 구멍 입구에 짓뭉갰다. 쿨쩍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삐 움직이는 손가락에 속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우으…… 으…….”

미묘한 감각에 오묘한 신음이 흩어졌다. 후장을 가운데 두고 갈라진 통통한 살덩이가 바짝 긴장을 해 둔근이 올라붙었다. 단단해진 엉덩이 사이로 주룩 보짓물이 흘러내렸다.

손등뼈를 입구에 붙이고 손가락을 깊이 집어넣었다. 그러곤 추삽질에 피치를 올렸다. 하윽……! 점차 내벽 안이 흠뻑 적셔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가락을 굽힌 뒤 잘게 입구를 흔들자 점막이 몽땅 녹아내릴 듯 살갗에 들러붙었다.

녹진하게 풀린 구멍 안 손가락을 꺼내니 들러붙은 점막이 끈적하게 딸려 나오는 것이 육안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아찔했다.

지혁의 손등에는 핏줄이 잔뜩 돋아 있었다. 꽤나 열심히 구멍을 후벼 판 것이 느껴지는 신체 변화였다. 그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동그란 모양의 구멍을 양옆으로 벌렸다. 주욱 옆으로 늘어나는 구멍이 뻐끔거리며 속살이 비치었다. 헤집어진 연한 살점이 축축이 젖어 있었다.

“선생…… 힉!”

쩌걱, 하는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해교의 애널 속으로 애널 플러그가 박혀 들었다.

실제 자지보다도 말랑한 재질이라 좆을 받는 것보다는 버겁지 않았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이물질의 삽입이었다.

놀란 해교가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자 구멍 사이에 꽂힌 기다란 원형의 애널 플러그 손잡이 또한 함께 사방으로 흔들렸다. 엉덩이의 움직임에 맞추어 애널에 박힌 물체가 흔들리는 광경이 음란했다.

“흐으…… 아…… 으응…… 이게 뭐…… 이상……해애.”

당황한 해교의 하체 움직임에 따라 굴곡진 애널 플러그가 내벽 안을 요란하게 뒤집었다. 여기저기 이물질이 마찰 될 때마다 턱턱 숨이 막혀 왔다. 항문의 주름이 닿는 부분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와 있어 입구가 오므라들 때마다 간지러워 엉덩이가 절로 조였다.

덜덜거리며 공중에서 흔들리는 손잡이가 마치 반투명한 좆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애널 플러그에 꿰뚫린 조그만 구멍이 연신 우둘투둘한 이물질을 씹어 대었다. 보짓물로 젖은 구멍 어귀가 격렬하게 움츠러드는 모습에 흥분감이 몰려왔다. 제 좆을 박아 넣으면 저런 느낌일까.

“어떻게 이상해요?”

지혁이 침착하게 물으며 침착하지 않은 손짓으로 애널 플러그 손잡이를 붙들었다. 그러곤 끄트머리를 살살 돌려 가며 주름을 은근하게 비볐다. 아, 아앙……! 바짝 긴장했던 입구가 풀리면서 점차 이상한 쾌감이 느껴졌다.

쾌감에 저릿해진 허벅지가 기꺼이 열리고 체중을 받치고 있는 발가락은 자꾸만 힘을 잃었다. 당장이라도 몸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해교가 지혁의 질문에 대답 대신 신음만을 내뱉자, 그가 말없이 자지를 박아 넣을 준비를 시작하였다.

어느덧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가리고 있던 가운도, 받쳐 입고 있던 셔츠도 모두 바닥에 떨어진 뒤였다. 지혁은 아직도 애널 플러그에 도취한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해교의 엉덩이를 꽉 그러쥐었다. 토실한 엉덩이의 감촉에 둔부를 쥔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제 엉덩이를 쥐는 손길도 느껴지지 않는 듯 해교는 비척거리고 있었다. 구멍에 애널 플러그를 끼운 채 발발 떨고 있는 작은 몸이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지혁이 손잡이 고리를 잡고 단번에 뽁, 애널 플러그를 뽑아내자 이를 감싸고 있던 점막이 쫀득하게 플러그를 따라 나오다 되돌아갔다. 언뜻 보이는 붉은 점막을 벌름거리며 삼킨 입구를 저도 빨리 맛보고 싶었다.

“말을 안 해 주니 내가 어떻게 이상한지 직접 알아보는 수밖에 없겠어요.”

“흐으……. 으응.”

완연히 풀린 육벽이 흉흉한 핏줄이 선 자지를 받아 낼 준비가 된 것 같았다. 지혁이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곧장 제 좆을 쳐올렸다. 양손은 동그란 엉덩이에서 떨어뜨리지 않은 채, 그저 허리 짓만 했을 뿐인데도 딱딱하게 굳은 자지가 단숨에 해교의 몸을 갈랐다.

“아…….”

아랫구멍은 보지와는 달리 자지 뿌리 끝까지 한 번에 들어가지 않았다. 애초에 자지를 받는 용도의 기관이 아니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절반쯤 들어간 자지의 감촉만으로도 몸의 모든 감각이 고조되었다. 자지를 밀어내려 용을 쓰는 탄력 가득한 내벽의 맛이 소름 끼칠 만큼 좋았다.

아직 내벽에 감싸이지 못한 나머지 자지 기둥이 아쉬운 듯 저를 감싼 핏줄을 한층 더 굵다랗게 세우며 꺼떡거렸다.

“씹. 후으.”

지혁이 느릿하게 자지를 뒤로 빼냈다가 다시 한번, 더 길게 허리를 쳐올렸다.

“아, 흐, 하윽!”

엉덩이 사이로 슬금슬금 들어가던 기둥이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김없이 불기둥을 먹어 치운 엉덩이를 피가 통하지 않을 만큼 틀어쥐자 해교가 신음을 내며 얕게 허리를 흔들었다.

지혁은 내벽을 조준하는 자지가 틀어지지 않도록 엉덩이를 꽉 쥔 채 등허리에 힘을 단단히 주었다. 커다란 몸이 해교를 잡아먹을 듯 잔뜩 심을 세운 채로 몸체를 들썩였다.

지혁의 움직임에 따라 해교의 입술 새에서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손톱 끝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손가락에 힘을 주곤 베드에 손을 고정한 모습이었다.

몇 번 더 꾸역꾸역 자지를 밀어 넣고 빼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에는 내벽 전체가 자지 뿌리까지 바짝 감쌌다.

보지보다 현저히 경험치가 적은 내벽이 경련을 시작하였다. 밀어내는 듯하던 태세를 바꾸어 달아오른 채로 수축하길 반복했다. 그러자 돌덩이처럼 단단한 자지로 전율이 퍼지면서 표피가 녹아들 것만 같았다. 지혁이 거칠게 숨을 내쉬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후우.”

“흐익!”

의도적으로 전립선이 있는 부위를 꾸욱, 귀두로 누르자 열기에 젖은 몸이 덜덜 떨려 왔다. 어느덧 연한 밤색 눈동자는 껄떡 뒤로 넘어가 보이지도 않은 채 해교의 뺨이 베드 천에 쓸리고 있었다. 늘 베드 위에 한 쌍처럼 올라가 있던 베개는 떨어져 진료실 바닥 위를 뒹굴었다.

자지 형태가 보이지 않게 꿀꺽, 삼켜 낸 뒷보지가 점막을 데우고 들러붙었다. 저도 모르게 자꾸만 펄떡이는 흥분이 해교의 아랫배에도 일었다. 진득하고 끈끈한 점성의 체액이 지혁의 자지를 휘감고 이를 쫀쫀하게 조이자 지혁에게서도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음……. 후…….”

안의 점막을 뭉근하게 쓸며 나가는 좆이 닿는 부위마다 벼락이라도 친 듯 전율이 내려앉았다. 조이다 못해 흡입이라도 하는 듯 빨아올리는 강렬한 압력에 지혁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보지와는 또 다른, 빠듯하게 관능적인 감각이었다.

지혁은 해교 역시 별 경험이 없다는 것을 잊은 채 사납게 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두꺼운 몸통을 앞뒤로 움직이며 마구잡이로 퍽, 퍽 허리를 쳐올린 것이다.

해교가 버티기에는 버거운 몸짓이었다. 지혁이 아무리 붙들어도 자꾸만 몸이 앞으로 쏠려 나가 균형을 잃었다. 묵직한 자지가 들이치는 하체뿐 아니라 상체마저 후들거리며 떨렸다.

지혁이 통통한 해교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제안하였다.

“힘들죠. 자세를 좀 바꿔 볼까요?”

“흐읏…… 어, 어떻게……. 네에.”

무엇을, 정확히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알아듣지 못했으면서 해교는 습관적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당연하게도 지혁이 진료용 베드에 눕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혁이 누운 자신의 허벅지 위로 해교를 올렸다. 해교가 어색하게 걸터앉고 지혁을 내려다보았다. 도무지 무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확실히 아까처럼 엎드린 것보단 편하긴 하지만…….

“엉덩이 좀 띄워 보세요.”

우물쭈물 무릎과 종아리만 베드에 닿게 한 뒤 반쯤 일어나자, 지혁이 단단하게 기립한 제 자지를 쥐었다. 그러곤 나머지 손으로는 해교의 새하얀 허벅지를 길게 쓸어내렸다.

“이제 내려와 봐요.”

“어디로…… 내려와 보라는 건지 모르겠…….”

지혁이 해교를 살살 달래며 점차 제 좆 위에 앉게 만들었다. 망설일 때마다 응원을 하는 것처럼 다정한 손길이 이어졌다. 마침내 아랫구멍과 귀두가 닿은 순간, 잔뜩 겁을 먹은 해교가 더 이상 몸을 내리지 못하였다.

지혁이 해교를 어르듯 부드러운 손길로 재차 엉덩이를 주무르며 말했다.

“보지랑 똑같아요. 처음엔 조금 아플지 몰라도 하다 보면 안 아플 거예요. 나 믿죠?”

“흡, 네에.”

“그럼 내려와야지.”

사실 저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남자 후장을 따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으니까. 예전에 차해교가 누군가의 자지를 받아먹고 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엔 제 역사적인 첫 경험을 차해교가 따 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자의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비뇨기과 의사로서 허투루 경험치를 쌓은 것은 아니었다. 몸 안에 자리한 전립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상 반드시 차해교가 오롯이 뒤로만 가게 할 자신이 있었다. 방금 전 뒷치기에서도 한 번에 정확히 쳐올렸으니.

덜덜 떨며 해교가 여전히 엉덩이를 내리지 못하자 지혁이 가만가만 해교를 두고 보는 듯하다 강제로 허리를 붙들고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지혁의 손길에 따라 해교의 몸이 서서히 그의 몸에 맞붙기 시작하였다.

좁은 입구가 커다란 귀두에 닿자 움찔움찔 개폐를 반복하는 것이 느껴졌다. 지혁이 조금 더 힘을 주어 해교의 몸을 내리자, 구멍이 절로 벌어지며 굵은 귀두를 받아들였다. 살짝 달구어놓았던 귀두가 뜨끈한 속살에 담기자 선단에서부터 찌릿한 자극이 내려쳤다.

“으응, 읏, 아…….”

“후…….”

해교만큼이나 몸에 잔뜩 힘을 준 지혁이 푹, 단번에 가느다란 허리를 붙들고 내렸다.

“하아아윽!”

뒤로 박아 넣을 때보다 한층 더 깊은 삽입이었다. 해교의 몸무게가 실려 두 사람의 몸이 한 치의 틈 없이 맞붙었다. 지혁의 자지가 해교의 목구멍까지 꿰뚫을 만큼 깊이 들어온 듯하였다.

배 속이 꽉 찼다. 아무리 내벽을 말랑하게 풀어놓았다 한들 지혁의 자지는 애널 플러그와는 비교도 안 되는 굵기였다. 그 충격에 하얀 손이 갈 곳을 잃고 벌벌 떨자 지혁이 해교의 손을 붙잡고 제 가슴 위로 얹었다. 구멍이 따끔따끔한 느낌에 해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지혁은 제 자지를 끊어 먹을 듯 조이는 해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좀 전에 한 번 전립선을 건드려 주어서인지 지금 느껴지는 고통 속에서도 쾌감이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 솜털 가득한 보송한 뺨이 흥분으로 불그스름히 달아올라 있었다.

지혁이 허리를 턱, 턱 쳐올리며 구멍을 다시 건드리기 시작하였다. 잔열감이 남은 애널이 서서히 끓어오르며 늘어났다 좁아지기를 반복하였다. 아앙……. 밀어 넣고 빼는 박자를 점차 빨리하자 해교의 자지에도 피가 쏠리기 시작하였다.

해교가 물고 있는 지혁의 자지는 이제 강직도를 논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해졌다. 지혁이 해교의 허리를 꼭 붙잡았다 잠시 공중에 띄운 뒤, 콱 내려 앉히는 동시에 제 흉기 같은 좆을 짓이겼다.

“아으읏! 흐, 응!”

거세게 내벽 안에 자지를 밀어 넣으며 귀두 끝으로 전립선을 정확히 강타했다. 그러자 단단한 귀두에 짓눌린 전립선이 흐무러지며 넘치는 쾌감을 선사하였다.

여전히 버거웠다. 그러나 버겁도록 넘치는 쾌감이 일었다. 별을 닮은 생경한 감각이 해교의 온몸으로 쏟아졌다.

가뜩이나 좁은 내벽이 전립선이 주는 자극에 의해 찔걱이며 조여들었다. 지혁은 한번 거세게 전립선을 찍고 나서 빠져나가는 순간에도 예민한 부분들을 귀두로 긁으며 되돌아 나갔다. 말랑거리는 점막은 자지가 움직이는 대로 쫀득하게 모양이 변하며 살덩이에 들러붙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추삽질을 반복하자 마찰열 때문에 장기 전체에 열이 올라 아랫도리가 폭발이라도 할 것만 같았다.

해교는 이리저리 허리를 휘어 대며 앙앙거리는 신음을 흩뿌렸다. 상체가 이리저리 휩쓸리며 시야가 시시각각 변해 갔다. 때로는 지혁의 얼굴이 보이기도, 때로는 그의 쩍 갈라진 복근이 보이기도, 또 때로는 그와 제가 맞물린 접합부가 보이기도 하였다.

아까 지혁이 세워 둔 유두는 흥분으로 인해 더욱 커진 채로 발발거리며 떨리고 있었다. 그 매혹적인 모습에 지혁이 손을 들어 젖꼭지를 잡아당겼다.

“아, 읏, 아……아!”

지혁이 주욱 젖꼭지를 꼬집듯 잡아당기자 하얀 젖가슴이 출렁이며 오르내렸다. 손끝에 닿는 아찔한 돌기와 외설적인 형상에 지혁의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 이성을 잃고 손에 잡힌 돌기를 비비며 마구 날뛰었다.

실제로 애널 섹스는 첫 경험이니 처음 동정을 떼는 양 흥분감이 이는 것이 맞긴 하지만 막연한 짐작과는 정도가 다른 쾌감의 연속이었다. 지혁은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해교가 느끼는 곳만 마구 쑤셔 대며 윽박지르듯 섹스를 이어 갔다.

“아, 아흐윽…….”

해교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타액을 질질 흘려 댔다. 미처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작은 세포 하나하나까지도 펄떡이며 격동하는 것만 같았다.

지혁이 해교의 양 엉덩이를 잡아 벌리고 퍽, 퍽 자지를 때려 넣었다. 묵직한 자지 끝이 뱃가죽에 느껴졌다. 선단 윤곽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때마다 거친 쾌감이 밀려왔다. 허리가 빠르게 아래위로 오고 갈 때마다 해교의 엉덩이와 지혁의 허벅지 살갗이 맞닿으며 철썩이는 소리가 났다.

“서, 언생……님…… 아…… 응, 흑.”

“후으…….”

해교의 울먹임은 이내 공중에 흩어졌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간곡한 목소리였으나, 작게 흘러나오는 목소리보다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가 더 컸기 때문이다. 지혁이 의도적으로 엉덩이를 주무르며 만들어 내는 소리, 해교와 그가 맞붙으며 나는 소리, 자지가 내벽 안을 쑤셔 박는 소리……. 끊임없이 외설적인 소리와 소리, 그리고 또 소리들의 향연이었다.

뭉근하게 안을 짓쳐오는 자지와 내벽 안 전립선 때문에 결국 해교가 절정에 올랐다. 밭은 숨을 내쉬자 만지지도 않은 자지로 좆물이 흘러나왔다. 픽, 픽거리며 작은 자지에서 정액이 쏘아져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지혁은 이를 상관 않고 계속해서 구멍 안으로 제 좆을 때려 넣었다.

“아, 아……!”

자지의 절정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짓이겨지는 전립선에 손발이 벌벌 떨렸다. 뭉개진 전립선 탓에 내벽이 정신없이 조여들고 그로 인해 자극을 받은 지혁이 자지를 더 거칠게 박아 넣고……. 그리고 또다시 내벽이 조여듦을 반복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좆질이 이어졌다.

두 사람이 올라간 진료용 베드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운 소리를 내었다.

“흐윽, 응…… 그……만, 아, 흑, 그마안……!”

생리적인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버거운 쾌락에 말간 눈가가 눈물로 짓물렀다. 기계적으로 그만, 그만 하면서 절박해진 두 다리가 동동거리며 마구 바닥을 쳤다.

지혁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해교의 골반을 틀어쥔 채 격하게 허리를 움직일 뿐이었다. 끝 모르고 계속해서 드나드는 거대한 자지 때문에 어느새 사정이 끝난 해교의 좆이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금 공중에 휘날렸다.

“하, 흑! ……으윽!”

퍽, 퍽, 퍽.

살 부딪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한차례 폭풍 같은 사정이 끝났는데도 온몸을 떠도는 쾌감은 가시지 않았다. 이제는 그만하라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해교는 그저 작은 목소리로 조, 아, 조아요…… 하며 엉덩이를 난잡하게 들썩거렸다.

그 순간이었다. 분명히 방광염은 다 나았는데도 불구하고 급히 요의가 느껴졌다. 재빨리 해교가 입으로 화장실, 을 외치기 직전, 갑작스레 요도 끝에서 주르륵 물줄기가 뻗어져 나왔다.

“서언…… 힉, 선생, 빼…… 빼애, 흐아, 응!”

자지에서 끝도 없이 쏟아지는 묽은 물줄기는 고스란히 지혁의 가슴께로 흘렀다. 단단한 가슴 근육 사이마다 해교의 체액이 고여 들었다.

어떻게든 실금을 멈추고 싶어 해교가 제 자지를 붙들었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여린 손가락 사이사이를 뚫고 체액이 계속 흘러나왔다. 지혁의 너른 가슴팍은 해교의 자지에서 흘러나온, 좆물보다 점성이 옅은 액체로 엉망이 되었다.

“흑, 저, 화장…… 흣, ……실, 갈래, 흐읏!”

해교가 화장실을 부르짖으며 엉덩이를 떼고 일어나려 하자, 어림없다는 듯 지혁이 해교의 골반을 꽉 붙들곤 다시 한번 거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해교의 몸이 뜰 때마다 슬쩍 보이는 지혁의 자지는 윤이 날 정도로 번들거렸다. 해교의 체액과 지혁의 체액으로 뒤덮여 본래의 모양을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쾅, 바짝 달아오른 자지가 구멍을 찍어 올리자 쾌락의 끝에서 더 끝으로 밀려드는 감각이 일었다. 오싹한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다 몸을 갈기갈기 조각내는 것만 같았다.

“헤엑!”

“씹…….”

지혁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성을 잃은 지 오래인 그가 낮게 그르릉거리며 정신없이 허리를 잘게 털었다. 좆에 닿는 끝내주는 감각에 치중해 아까부터 해교의 애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본능적으로 제 좆을 좁고 습한 구멍 안으로, 안으로 거세게 밀어 넣을 따름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음낭까지 몽땅 저 좁고 따끈한 동굴 안으로 박아 넣고만 싶었다.

지혁 위에 앉은 해교의 보지 틈새에서 보짓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해교의 보지와 맞닿은 살갗은 끈적한 보짓물로 잔뜩 젖어 있었다. 지혁이 잔뜩 흥분한 보지를 달래는 것처럼 클리토리스에 손가락을 얹고 거칠게 비비적거렸다. 예민하게 달아오른 보지가 격렬히 반응하며 순식간에 음핵을 부풀렸다.

“아…… 제, 발……. 흡…….”

지혁이 한 손으로 엉덩이를 꽉 붙들고 나머지 손으로는 부지런히 보지 겉을 굴리다가, 부족한 듯 쫀득하게 조여 무는 보짓살 안까지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그러곤 엄지를 음핵 위에 얹고 보짓살 안을 손가락으로 지분거리는 짓을 멈추지 않았다.

애널 안을 오가는 자지가 주는 자극이 더 크긴 했지만 보지 안을 들락거리는 손가락이 집요하게 여기저기를 쓸자 잔뜩 애액을 내뿜던 보지 역시 손쉽게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질펀하게 휘젓는 손길에 보짓살이 흥분으로 부풀어 올랐다. 어지러웠다. 아, 앙…… 망가질 것 같아…….

마침내 보지의 중점 위에 달린 조그만 살점이 터질 듯 붉어졌을 때, 지혁이 난폭하게 제 좆을 내벽 안에 박아 넣었다. 자지로 내벽 안을 때리는 듯 격한 움직임이었다.

“히익……!”

쪼르르, 거리는 소리와 함께 해교의 보지에서 묽은 물이 새어 나왔다. 지혁의 손가락을 깨무는 것처럼 질 내부가 쫀쫀하게 조여들었다. 동시에 더 좁아질 수 없을 것 같던 애널이 확 좁아 들며 그의 좆을 빨아들였다.

잔뜩 과열된 주전자가 단번에 물을 쏟아 내는 것처럼 자지에서도, 보지에서도 묽은 체액이 함께 쏘아져 나와 정신이 없었다. 벼락이라도 맞은 듯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지가 덜덜 떨렸다. 초점이 맞지 않는 해교의 몽롱한 눈동자는 되돌아올 줄 몰랐다.

눈앞이 가물거렸다.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건 바르작거리며 절정에 함락당하는 것뿐이었다.

“큿……!”

손가락에 부드럽게 감기는 보짓살과 벌름거리는 구멍이 감싼 자지에서 오는 자극에 지혁이 마침내 사정감을 느꼈다. 굵은 목에 잔뜩 힘줄을 세우곤 터질 듯한 좆을 쥐어 잡았다. 살아 있는 것처럼 꿀렁이는 자지를 붙들어 좆물을 후장 안으로 뜨겁게 싸질렀다.

꽉 조여드는 야한 내벽 안에 제 씨를 뿌리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쾌감을 안겨 주었다. 긁어내는 것이 번거로워 밖에 싸려고 했는데 조절이 될 턱이 없었다.

진료실 안은 짙은 정사의 냄새로 가득했다.

“흐윽……. 흑, 흐흑. 오줌…… 흑, 오주움, ……쌌, 흑…….”

여태껏 오줌은 자지로만 쌌는데 보지에서도 흘러나왔다. 예전에 우연제가 보지 안에 오줌을 싼 이후로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해교는 제 몸이 잘못된 것 같아 겁이 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수치심에 어깨가 오르내렸다.

“…….”

지혁이 야트막한 한숨을 흘렸다. 커다란 손을 올려 여태 달아오른 뺨을 어루만졌다. 한 손에 다 들어올 듯 자그마한 얼굴이 울먹이는 모습에 이유 모를 조급증이 느껴졌다.

“흐윽, 화, 장실 간, 다고 했는…… 흐윽.”

“……괜찮아요.”

말과는 달리 정말 제 오줌이 더러웠던 듯 의사 선생님이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양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엄지로 지워 주고는 괜찮아요, 할 뿐이었다. 본인의 오줌으로 엉망이 된 상체를 닦을 생각은 하지 않으신 채로.

“어흐윽, 여, 여기이, 닦, 닦…… 흑, 닦아야…….”

아무리 못볼 꼴 다 보였지만 오줌을 싸는 건 보여 주고 싶지 않았는데. 지독한 쾌감에 흘러나온 체액을 오줌으로 착각한 해교가 꺽꺽거리며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거나 다름없는 어린애라는 생각은 늘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반응은…… 새삼 당혹스러웠다. 우는 여자를 달래 준 적도 없는데 우는 남자라니.

애널 섹스에 이어 두 번째로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었다. 기념할 게 많은 날이다. 지혁은 어색하게 제 앞에 주어진 미션에 골몰하였다. 당혹감에 굳은 얼굴 끝에 어렴풋한 미소가 걸린 것은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잔뜩 지쳐 지혁 위에 올라탄 채로 울고 있는 해교의 양다리는 활짝 벌어져 있었다. 이미 자지는 꺼낸 뒤였지만 격정적으로 흉흉한 좆을 받아 냈던 구멍은 쉬이 다물리지 않은 채로 뻐끔거리며 질척한 정액을 찔끔찔끔 흘려보냈다.

절정에 올랐던 보지 구멍 역시 잔열이 남은 뜨끈한 액체를 뿜어 대느라 바쁘기는 매한가지였다. 동시에 두 구멍이 오물거리며 체액을 뱉어 내는 모습이 다시금 지혁의 자지를 올곧게 세웠다.

어느덧 해교의 살집 있는 엉덩이 뒤로 지혁의 자지가 기립해 붙어선 채였다.

우는 애를 앞에 두고 또 서다니, 하는 이성적인 생각은 머릿속에 채 0.1초도 머무르지 못하고 관통하듯 스쳤다.

왜 성인용품점에 애널용 기구가 그렇게 많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여태 지들만 좋은 거 했다 이거지.

차해교 덕분에 뒤늦게 맛본 새로운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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