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1화 〉 461화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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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스 카락스는 호사카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앉자마자 말했다.
“사실 호사카 씨를 진심으로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음?”
호사카는 네오스 카락스가 마음에 들었다. 포르노 업계에는 다양한 색이 있는게 좋았고 네오스 카락스가 AVN의 후원을 받는다거나 자신에게 띠겁게 인터뷰 한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당신은 나보다 나으니까요.”
네오스 카락스는 자신의 인생을 간략히 말했다. 자폐아로 태어나서 영화에 꽂혀서 성장하고 결국 영화 감독까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당신은 일본에서 깡패 일을 하다가 갑자기 포르노를 찍기 시작했죠. 그렇다면 당연히 질 낮은 물건이 나와야 합니다.”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당신은 재능인지 무엇인지. 처음부터 작품을 만들더군요.”
“그게 싫었나요?’
“당연하죠.”
호사카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어디서 영상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었다.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영상을 몇년간 미친 사람처럼 찾아본 것도 아니었다. 다만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미래에 유행할만한 미래의 발전된 영상물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를 영상에 진심인 사람이 본다면 싫어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당연히 포르노라는 장르를 시도하면 내가 바로 최고가 될거라 생각했죠. 당신은 또 요즘에는 포르노에 출연만하고 직접 감독은 하지 않으니까. 감이 떨어졌다고 지레짐작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네오스 카락스는 호사카가 이번에 만들어온 포르노를 보고 비참함을 느꼈다. 호사카는 여러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감독 일에서만큼은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호사카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더 높은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그래서 나를 그냥 미워하고 영화계로 도망칠 것이냐. 호사카는 눈으로 물었다.
네오스 카락스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뇨. 지금 포르노 업계는 당신이 끌고 가고 있죠. 그 뒤를 따라갈 생각은 없습니다.”
“...”
“저도 당신처럼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호사카는 네오스 카락스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가 바라던 인재였다. 서 있는 위치, 회사, 국적, 나이. 다 필요 없었다.
그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포르노를 만들 수 있다면 누구라도 좋았다.
남자라면 이 정도 포부는 있어야 했다. 스스로 주도해서 뭔가를 이루려는 야망이 있어야 했다.
그러지 못하는 남자는 그저 평범하게 공부, 일, 사랑을 하다가 늙어 죽을 뿐이었다. 그런 인생이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좋아요. 네오스 감독님이 나에게 열등감을 느껴서 그걸 동력으로 포르노를 만들겠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다만.”
“...”
“나는 당신이 나도 꼴리게 만들 수 있는 포르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오스 카락스는 눈물 방울을 눈에 담고 웃었다. 지금 그에게는 호사카의 말이 고마울 뿐이었다. 그를 기쁘게 만들었다. 만약 자신이 여자였다면 호사카의 여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당신이 깜짝 놀랄만한 포르노를 만들죠. 그리고 그 후에 친구가 됩시다.”
호사카와 네오스 카락스는 비슷한 나이였다. 네오스 카락스가 몇살 더 많았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충분히 될 수 있는 나이였다.
그리고 네오스 카락스는 자신에게 그 자격이 생길때까지 그걸 미루고 싶었다. 호사카에게 정당하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네오스 카락스는 호사카에게 포르노 비디오를 내밀면서 물었다.
“이 작품의 이름은 뭡니까?”
“아직 안정했어요. 원래 제목은 좀 나중에 정하는 편이라.”
호사카는 문득 눈 앞의 유럽 감독에게 물었다.
“좋은 제목이 있습니까?”
“크리스찬 섹스라고 하죠.”
“짧고 강렬하고 좋네요.”
확실히 네오스 카락스는 그냥 예술 영화 감독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비수 같은 면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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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섹스가 발매되고 많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먼저 HK 매니지먼트 사무실을 어떻게 알고 왔는지 시위대가 찾아왔다. 그들은 다른 포르노 제작사에서 난리를 친 것처럼 지랄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크립스 갱 몇이 골목에서 총을 발사하자 혼비백산하여 흩어졌다.
경찰이 찾아왔고 총을 발사한 크립스 갱을 찾으려고 했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위대는 다시 찾아왔고 그들 중 가장 목소리가 큰 자의 발 밑에 아스팔트가 총알 하나에 부서지고 파편이 튕겼다.
“꺄아악!”
그 자는 계집애처럼 새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저 종교의 선인들은 믿음을 위해 죽음을 각오했다는데 저 자는 그 정도의 신앙이 없는 모양이었다.
다행히 시위대는 해산이 되었다. 나는 계속 내 앞에서 지랄을 하며 허벅지에 총알 구멍도 몇개 심어주라고 지시를 했었는데 그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한 크립스는 감옥에 간 대가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 기회를 잃었다.
그리고 고소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 일은 제인 먼데일이 적당히 처리하기로 했다. 호사카는 믿고 맡겼다. 레리 레이건이 재판까지 마케팅으로 이용했지만 호사카는 이제 그럴 필요가 없는 위치까지 올랐다.
HK 매니지먼트는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먼저 세실 스피넬리가 호사카를 보고 달려왔다.
“세실 감독님.”
“하! 이번에도 걸작을 만들었더군. 그런데 괜찮나?”
“괜찮죠. 안괜찮을 일이 있습니까?”
“밖에서는 자네가 지옥에 갈거라던데.”
“그런 말을 걱정해주시는겁니까?”
“그럴리가.”
세실 스피넬리는 낄낄 웃으면서 호사카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는 미국 포르노 업계에서 오랫동안 구른 명장이었으며 극단적인 기독교인들이 포르노 업계를 얼마나 많이 괴롭혔는지 알고 있었다. 그 또한 언젠가는 그런 기독교인을 풍자한 포르노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도 있었다. 다만 두려움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그는 만약 이런 작품을 만든다면 자기가 죽기 직전에나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가했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 것처럼 작품을 내놓았다. 세상이 어떤 충격을 받을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냥 그게 꼴릴거라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것이다.
“그런 일은 나 같은 늙은이가 해야하는데.”
“포르노를 만드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호사카는 세실 스피넬리를 위로했다.
그리고 이마이 유마와 오시마 타케시가 웃으면서 다가왔다.
“일본의 광인이 왔군.”
두 사람 모두도 호사카가 만든 포르노를 만음에 들어 했다. 이마이 유마가 말했다.
“뭐, 여기까지만 하고. 일본으로 돌아갈 생각이야?”
“그럴리가요. 미국까지 건너왔으니. 여기도 정복해야죠.”
오시마 타케시는 호사카의 엉덩이를 툭툭 쳐주면서 제자의 성공을 축하해주었다.
“멋졌다.”
“오시마 감독님.”
“역시 금기에 도전을 해야 예술이지.”
오시마 타케시는 호사카가 세상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포르노를 만들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모양이었다.
이외에도 호사카의 여자들이나 다른 직원들도 호사카에게 다가와서 칭찬과 격려 한마디를 했다. 모두가 호사카를 둘러쌌다.
호사카는 웃으면서 모두와 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이제 이들 모두를 짊어지고 있는 리더나 마찬가지였다.
제인 먼데일은 호사카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어제 뉴스에서 호사카 사장님을 다룬 이야기가 나왔는데 보셨습니까?”
“그런가요?”
“제가 녹화를 해놓았습니다. 같이 보시죠.”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은 이 모든 사람들을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사람들만 들어갔다. 제인 먼데일은 뉴스를 녹화한 것을 재생했다.
로이스 콕스가 연예계 뉴스를 말하고 있었다.
“요즘 포르노 업계가 매번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연예계는 드라마, 영화, 음악. 이렇게 세 영역의 시장이 가장 컸는데요. 이제는 포르노도 그 중에 한 축으로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요즘 포르노 업계에서 유명해진 스타라면 역시 호사카 켄토인가요?”
“물론 호사카 켄토의 활약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셀럽이 탄생하고 있죠. 그리고 이전과는 다르게 감독의 이름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감독이요?”
“예전에는 배우만이 유명했지만 슬슬 어떤 감독이 어떤 종류의 작품을 잘찍는지가 중요해지고 있죠. 헐리우드에서 스타 감독이 탄생하는 것처럼요.”
화면이 바뀌면서 요즘 잘나가는 포르노 감독들과 그 특징을 소개하는 시간이 나타났다.
“먼저 미국의 자랑. 세실 스피넬리 감독입니다. 가장 미국적인 포르노를 만든다고 정평이 나 있죠. 고전적인 포르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세실 스피넬리는 자신이 소개되자 쑥쓰러워했다. 그는 그 오랜 경력 동안 텔레비전 뉴스에서 자신을 이렇게 호의적으로 소개해 준 적이 없었다.
“일본의 거장. 오시마 타케시 감독입니다. 예술적이고 이색적인 화면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죠. 평범한 포르노에 질렸다면 추천을 합니다.”
오시마 타케시는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정체가 비밀에 쌓여 있는 레오스 감독입니다. 소속사에서는 이 감독의 정체를 숨기는 신비주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그런게 없어도 한편의 포르노만으로 새로운 천재의 탄생을 알리고 있습니다.”
네오스 카락스도 호사카가 열심히 띄워준 덕분에 그가 한 업적보다 더 고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제 그게 거품일지 아닐지는 그의 차기작에 달려 있었다.
“마지막으로 도쿄 섹스킹. 호사카 켄토. 이 감독은 소개를 할 필요도 없죠? 최근에 감독까지 도맡아서 한 크리스찬 섹스는 많은 논란과 함께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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