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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51화 (451/551)

〈 451화 〉 451화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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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포르노 업계는 AVN 비밀회의라는 대중에게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을 지배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서 모든 것을 교묘하게 통제했다. 자신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자들을 묻어버리거나 제거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고 그것의 한계가 왔다.

호사카 켄토가 등장한 것이다.

AVN은 인종적인 이유나 다른 이유를 들어 호사카를 방해하려 했다. 그가 영화나 셀럽 활동을 통해 외부의 영향력을 키우고 내부에서 명작 포르노를 쏟아내도 신경 쓰지 않았다.

호사카로 인해서 포르노 업계 전체가 성장을 해도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호사카도 지금까지 포르노 업계가 성장한 것에 AVN의 공이 없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가 미국에 상륙한 이후로 포르노 업계가 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호사카였다. 호사카는 그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이제 곧 인터넷이 등장한다. 호사카는 매일 신문에서 기술 관련 뉴스를 세밀하게 보고 있었다. PC 통신이라는 조악한 기술에서 사진도 자유자재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넷이 나온다. 그건 마른 들판의 불처럼 퍼질 것이다. 기술은 인간이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발전하고 동영상도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럼 집에서 만든 싸구려 포르노가 범람하고 돈을 들여서 만든 명작의 시대는 저물게 된다.

호사카는 옛날 사람이었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던 AV와 포르노가 좋았다.

그리고 이제 그런 작품을 호사카 스스로가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미래를 누군가에게 설득하기 힘들다는게 문제지.’

컴퓨터로 실시간으로 공짜로 포르노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그걸 누가 믿겠나. 그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누구도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그래서 호사카는 AVN을 동료로 삼으려고 했고 이제는 적으로 쓰러트리고 그 토양 위에서 새로운 포르노의 제국을 만들고자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 일환이었다.

수많은 명작 포르노를 제작하고.

이류 삼류 포르노 제작사까지 만들어서 물량을 통제하고.

셀럽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섹스를 잘하는 남자로서 홍보를 하고.

리얼리티 쇼까지.

이 모든 것이 호사카의 계획의 일부분이었다. 텔레비전에서 호사카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나면 그의 포르노를 사람들은 더 궁금해 할 것이다. 그리고 호사카의 포르노를 보면 분명히 팬이 될 것이다.

호사카는 포르노 업계의 내부부터 외부까지 모두 이용하고 있었다. 그는 회귀라는 기회를 얻고 그냥 인생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이를 한 글자로 표현하면 ‘꿈’일 것이다.

호사카는 이 활동을 통해서 이번 년도에 AVN의 영향력을 포르노 업계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AVN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들도 늦게나마 결국 포르노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명작이라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들은 유럽에서 슬럼프에 빠진 젊은 영화 감독을 데리고 왔다. 네오스 카락스. 원래 에로티시즘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었다. 호사카도 그의 영화를 보고 그가 대놓고 포르노를 만들면 굉장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할까.’

예전에는 호사카는 포르노 업계에서 홀로 명작 하나씩을 만들면서 자신의 인정해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수많은 포르노 제작사가 호사카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이제 AVN이 자신들이 아직 살아있음을 주장해야 한다.

호사카는 네오스 카락스라는 감독의 활약을 두고 볼 생각이었다. 만약 그가 좋은 포르노를 만든다면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그는 AVN과 달랐다. 좋은 포르노를 만들 사람이라면 더러운 짓을 해서 그 싹을 밟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포르노 업계는 호사카의 계획에 의해서 호사카에게 넘어오고 있었고 네오스 카락스가 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만들더라도 호사카는 그냥 주도권을 빼았길 생각이 없었다. 그냥 하던 방식만 계속 고집하던 AVN과 다르게 호사카는 명작에는 명작으로 대응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있었다.

그는 타고난 재능, 미래의 지식,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의 능력을 만들어왔다. 그는 그 어떤 천재가 나오더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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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슈퍼 포르노 스타’가 매화마다 더 높은 인기를 끌어가고 있을때, AVN에서는 점점 위기감이 높아져갔다.

비밀회의의 일원들은 네오스 카락스를 닥달하고 싶었지만 프레드릭 파인더가 어떻게든 그건 막았다.

“아니. 저러다가 호사카가 LA 시장까지 되겠어. 빨리 우리도 뭐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요?”

“하지만 반죽했다고 바로 화덕에 넣으면 됩니까. 좀 부풀어올라야 맛있는 빵이 되지.”

프레드릭 파인더는 스위트룸을 다년간 운영한 경험으로 진짜 천재는 기다려주는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부자와 마피아 두목만 이걸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간대 시청률 3위요. 이 정도면 미국인의 대부분이 보는거 아닙니까?”

“허! 우리 와이프도 보더군요. 반응이 아주 난리입니다. 나중에 호사카 놈의 포르노도 빌려 보려고 하겠어요!”

프레드릭 파인더는 네오스 카락스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온 다음에 그냥 놀고 있는게 아니었다.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 것처럼 호텔방에 박혀서 매일 같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었다.

네오스 카락스는 프레드릭 파인더의 방문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다만 프레드릭 파인더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하루에 한번 그의 방을 청소하는 사람이 가지고 나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종이 뭉치로 알 수 있었다. 그 종이 뭉치에는 이런저런 시나리오가 적혀 있었다. 그게 다 폐기되고 있었다.

마치 스프를 끓이면 끓일수록 진한 맛이 나는 것처럼. 네오스 카락스는 호사카 켄토라는 미국의 천재에게 맞설만한 작품을 졸이고 있었다.

**

호사카는 AVN에서 드디어 뭔가 포르노를 발매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인 먼데일을 시켜 바로 비디오를 구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호텔에서 가장 큰 텔레비전으로 그 비디오를 상영했다. 몇몇 여자가 그와 함께 포르노를 감상할 예정이었다.

“감독 이름은… 네오스 카락스가 아니네?”

제인 먼데일이 답했다.

“나중에 영화계로 돌아갈때를 대비해서 가명을 쓴거겠죠. 실명을 그대로 쓰는 영화 감독은 역시 오시마 감독님 정도…”

“오시마 감독님은 나이도 있고. 뒤도 없고. 뭐, 그런 분이니까.”

비디오는 재생이 되었다.

처음에는 한 부유한 노인이 멋들어진 자동차에서 내려서 거대한 종합 병원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포르노는 시작되었다. 그는 젊고 똘똘해보이는 여자 비서도 있었고 병원에 올만큼 건강이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본 배우인데.”

“스위트룸에서 베테랑으로 활동하던 남자 배우네요. 자지는 좀 작아도 연기는 잘해요. 노인은 분장의 힘을 많이 빌린 것 같네요.”

노인은 VIP실에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비서가 서류를 들고 왔다.

“병원비가 밀려 있는 환자의 명단입니다.”

미국은 병원 보험이 잘 안되어 있는 나라였다. 보험이 있더라도 운 나쁘게 큰 병에 걸리면 중산층이 휘청거렸다. 그리고 미국은 자본주의의 나라였고 돈이 없으면 아무리 중한 환자라도 쫓아내었다. 그런 환자에게 남은 것은 값싼 진통제 밖에 없었다.

노인은 서류를 살펴보았다. 그 서류는 환자가 메인이 아니었다. 모두 남자 환자들이었고 젊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사진 옆에는 어디선가 몰래찍은 환자의 와이프 사진이 있었다. 당연히 와이프들도 어렸다.

노인은 그 서류를 하나씩 넘겨보면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올때마다 서류를 빼서 다시 비서에게 넘겼다. 그 많은 서류 중에서 선택이 된 여자는 3명이었다.

“하나씩 연락해서 데리고 와.”

여자 비서는 나갔다. 잠시 화면이 전환되어서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서류에 있던 여자 하나가 VIP실의 문을 두들기고 들어왔다.

“여기에 병원비를 지원해주시는 자선 사업가 분이 계신다고…”

“하하. 그렇소. 내가 그런 사람이지.”

노인은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여자의 몸매를 훑어보고 있었다.

“남편이 간암이라고. 젊은 나이에 고생이 많겠군.”

“네.”

“하지만 걱정말게. 내가 수술비는 모두 내줄테니까.”

“네?”

여자는 환희에 찬 표정을 지었다. 미국에서 수술 비용은 어마어마했다. 그걸 한번에 내주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도 나름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호사카는 중얼거렸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예전에 스위트룸 작품을 찍을때 한번 봤을거에요.”

“으흠. 그렇군. 하도 작품을 많이 찍어서.”

그리고 포르노는 계속 진행이 되었다. 노인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신 한가지 부탁을 하지. 가끔 내 집으로 와서 간병을 해줘. 간병할 사람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병든 가족을 돌봐준 경험이 없는 사람은 믿음이 가지 않아서.”

여자는 노인의 음흉한 속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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