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9화 〉 219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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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N 엑스포는 즐거웠다.
남자들은 보통 턱시도를 입었지만 여자들은 드레스 외에도 다양한 옷을 입었다. 이들 모두는 어떤 이는 짧은 드레스를 입었고 어떤 이는 브래지어에 핫팬츠를 입었다. 짧은 옷을 입은 여자들이 서빙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푸터스의 유니폼을 입고 온 여자도 있었다.
어차피 사업 이야기는 레리 레이건이 할 것이었다. 호사카는 예쁜 여자들에게 시시덕 거리다가 자신을 찾아오는 여자들과 밤을 보내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포르노 팬들이 입장할 수 있는 3, 4일차가 되자 여기까지 찾아오는 열성적인 여성팬들이 호사카를 알아봤다. 그녀들은 섹스쇼에 대해서 칭찬을 하며 실제로도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호사카는 궁금증을 해결하기를 원하는 여자에게는 해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시상식의 날이 되었다.
호사카가 예상을 한 것처럼 후보로 올라온 대부분의 상은 그의 차지가 되었다. 그의 인종과 국적이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그가 만든 기쁨의 축제는 영화계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로 예술성이 있었고 섹스쇼는 그 어떤 포르노보다 자극적이었다.
호사카는 피곤할정도로 시상대 위로 올라갔다.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를 완전히 밀어주기로 한 것인지 회사가 받아야 할 것도 호사카를 올려보내었다. 그리고 오시마 타케시는 AVN 상에 관심이 없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호사카가 감독이 받아야 할 상까지 대리 수상을 해야 했다.
호사카는 올라가서 재미없는 수상 소감을 계속 말해야 했다. 만약 상을 두, 세 개 받는다면 몇가지 소감을 준비해 왔겠지만 받을 상이 너무 많았다.
최고 감독상. 최고 촬영상.
“오시마 타케시 감독님이 바빠서 대리 수상을 합니다. 좋은 상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올해의 렌트 비디오. 올해의 판매 비디오.
“미스 허슬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업적이었겠죠. 그리고 저의 재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상을 타고 수상 소감을 남기다가 호사카 개인에게 주어진 가장 높은 상을 받을 시간이 되었다. 바로 해외 남우주연상이었다.
호사카는 그 상을 받으면서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남우 주연상을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마 제가 미국 국적이 없어서 그런거겠죠? 설마 동양인이라 상을 안줄리는 없으니까요.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니 내년에 다시 봅시다.”
건방지게 들릴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호사카가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것들이 헛되지 않은 것이다.
어떤 인종차별주의자는 동양인이 건방진 소리를 한다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미국의 법을 이해하고 있고 동료를 위해 총격 앞에서도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상남자를 대놓고 욕하지는 못했다.
호사카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궁시렁거리는 것 뿐이었다. 미국인이 아닌 사람에게 남우주연상을 줄 수 없다고 뒷공작을 꾸미는 것 뿐이었다.
호사카는 자기가 받은 상을 혼자서 챙길 수 없어서 미스 허슬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직원들은 트로피를 챙겨서 가져갔다. 레리 레이건은 말했다.
“이건 회사에서 전시를 하고 싶은데 괜찮은가?”
“뭐, 상관 없겠죠.”
호사카도 트로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가 상을 받았다는 기록이 확실히 남았다. 호사카에게는 그거만 충분했다.
한해 동안 포르노 업계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상이 모두 주어지고 시상식이 끝이 났다. 이후에는 파티가 이어졌다.
모두는 신나게 먹고 마셨다. 중간중간에 눈이 맞는 남녀들은 은밀한 공간을 찾아 떠났다. 자동차나 비상구 계단, 화장실. 남의 눈이 안보인다고 생각이 되면 어디서든 다리를 벌려고 자지를 박았다.
호사카는 츠지 미유와 그것을 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츠지 미유는 영어를 못했기 때문에 호사카가 없으면 진짜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신기해.”
“뭐가.”
“어차피 평소에 섹스를 많이 하잖아.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도 섹스를 해?”
“섹스는 많이 할수록 좋은거지. 남자는 나이가 들면 정력이 떨어지고 여자는 외모가 떨어져. 어쩔 수 없는거야. 그 전에 많이 해야지.”
“가끔 보면 호사카는 섹스 중독인것 같아.”
“아니. 항상 중독일걸. 하하하.”
호사카는 자신이 섹스 중독인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담배에 중독되고 어떤 사람은 술에 중독이 되었다. 그에 비해 섹스는 운동도 되니까 얼마나 좋은 중독인가.
그리고 츠지 미유는 호사카의 당당한 모습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호사카는 이 일을 정말 좋아하네.”
“좋아하지.”
“왜 이렇게까지 섹스를 좋아하는거야?”
“원래 인간은 섹스를 좋아하게 진화되어 있어. 그걸 거부하는 사람이 이상한거지. 만약 섹스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이만큼 수가 늘어나지 못했을걸.”
호사카의 말을 듣고 나서 츠지 미유는 속에 있던 말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호사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아니, 지금도 다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그런데?”
“그런데 듣고 보면 또 틀린 말은 없단 말이지. 인간은 섹스를 좋아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나는 섹스를 당당하게 좋아하겠다. 말은 쉽지만 하기는 어려운 일이지.”
츠지 미유가 말하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이 호사카에게 느끼는 감정일 것이었다.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었다. 섹스를 좋아하면서 섹스를 금기시 했다.
“그런데 인간이 번식을 위해서 섹스를 좋아하게 만들어졌다면… 번식을 안하고 섹스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원래 인간은 논리적인척 하면서 자기 멋대로 하는 동물이야.”
“그냥 섹스를 좋아하는거 뿐이잖아.”
츠지 미유는 작게 웃었다. 호사카의 말은 맞는 것 같다가 틀린 것 같기도 했고 결국은 자기 멋대로였다.
‘어떻게 보면 그게 모든 사람이 원하는걸지도.’
논리와 감성이 어떻게 되었든 호사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마음껏 하면서 살고 있었다. 다른 것에는 구속되지 않았다.
츠지 미유도 저렇게 살고 싶었다.
“나도 너처럼 살 수 있을까?”
“확답은 못하겠어. 하지만 시도는 할 수 있지.”
호사카는 자신도 인생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회귀를 하고 미래의 지식을 이용하여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종종 위기가 찾아왔다. 그만큼 인생은 복잡하고 확정짓기 어려웠다.
“인생은 누구도 100퍼센트 알 수 없는거야. 도쿄대에 들어간 천재가 갑자기 노숙자가 될수도 있고 소프랜드에서 일하는 창녀가 부자가 될수도 있지.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순간순간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하는 것 뿐이지.”
츠지 미유는 호사카의 개똥 철학을 듣고 나서 웃었다. 그녀는 호사카를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
다른 사람의 눈을 무서워하는 일본 여자로서는 상당히 도발적인 행동이었다. 이렇게 오픈되어 있는 곳에서 촬영도 아닌데 츠지 미유가 키스를 시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호사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자 츠지 미유는 말했다.
“지금은 키스를 하고 싶었어요.”
“훌륭해.”
호사카와 츠지 미유는 서로가 들고 있는 맥주잔을 부딪쳤다. 츠지 미유의 다리가 테이블 아래로 호사카의 발을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설마?’
그리고 그녀의 얼굴은 어딘가로 가서 섹스를 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호사카는 츠지 미유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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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미유와는 운 좋게 비상구 계단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해서 그곳에서 섹스를 했다. 비상구 계단은 조금만 소리를 내도 울려퍼졌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섹스를 해야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근처를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츠지 미유의 보지가 자지를 꽉 조여왔다.
호사카와 츠지 미유가 즐거운 섹스를 마치고 다시 시상식장으로 돌아오자 레리 레이건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정말 한창이군.”
“한창이죠.”
레리 레이건은 이런 곳에서도 섹스를 멈추지 않는 호사카를 대단하다는 듯이 보고는 말했다.
“지금 스위트룸과 플레이걸의 사장이 모여있다는데 한번 가보겠나?”
“호오.”
AVN은 포르노 업계의 가장 큰 축제인만큼 왠만해서는 자신의 본거지 밖을 잘 나가지 않는 세계 3대 성인 잡지의 사장들도 모두 온 모양이었다. 그리고 회사의 크기만 보면 이 잡지사들은 포르노 업계의 어떤 회사보다 거대했다.
“무슨 비밀 회담이라도 하는겁니까?”
“뭐, 비슷한걸세. 엉덩이가 무거운 아저씨들이 서로 잘난체를 하는 자리지.”
호사카는 단번에 흥미를 가졌다.
사실 미스 허슬러는 문스톤 기획보다 훨씬 큰 회사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3등인 회사일 뿐이었다. 확고부동한 1등 플레이걸과 그 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2등 스위트룸의 모임.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넓어서 같은 업계에 있어도 사장들 얼굴은 보기 힘드니까 말이야.’
호사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다른 사장들은 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네요.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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