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51화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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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사오토메 리오와 빠르게 계약을 끝내었다. 그녀는 몇번이고 계약서를 확인하며 자신이 원하는 내용은 모두 들어가 있음을 확인했다.
호사카는 빠르게 대본을 썼고 촬영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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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이 사무실로 꾸며진 촬영장에서 감독처럼 입은 호사카가 앉아있었다. 그리고 사오토메 리오는 소프랜드에서 입는 홀복에 중세 무도회에서나 사용할 것 같은 눈과 이마를 가리는 가면을 썼다. 마치 새의 날개가 펼쳐진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누가 사오토메 리오에게 AV에 출연한게 아니냐고 물어봐도 둘러댈 수 있겠군.’
성매매는 고위 정치인도 이용하는 것이지만 겉으로는 불법이었다. 문스톤 기획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적당했다.
호사카는 이력서로 꾸며진 종이를 보며 말했다.
“레오? 가명이네요.”
“가면을 보면 모르시나요? 제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으니까.”
호사카는 그녀에게 가명과 함께 당돌한 컨셉의 캐릭터를 부여했다. 그녀는 깡다구가 있는 여자답게 능청스럽게 연기를 했다.
“특기가 섹스?”
“세상에서 저만큼 섹스를 잘하는 여자도 없을걸요?”
“과연… 회사에서 궁금증을 가질만하네요. 하지만 얼마전에 츠지 미유가 다양한 체위를 바탕으로 1억엔 섹스 콘테스트에 참가하신 것은 아시나요? 어지간한 기술이 아니라면 문스톤 기획의 팬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을 겁니다.”
“당연히 봤죠. 기대를 했지만 그건 그냥 보여주기 서커스 아니었나요? 진짜 섹스는 다르죠.”
“그럼 원래 하던 일이?”
“비밀이에요. 제 섹스를 보고 알아맞춰보시던가.”
사오토메 리오는 도발적으로 호사카의 면바지 위를 손으로 슬쩍 문질렀다. 소프랜드의 에이스 답게 허벅지를 만지는 손길 하나하나가 음란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거 이력서를 보고 있을때가 아니겠네요.”
사오토메 리오의 인터뷰 장면은 짧게 끝이 났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비디오가 꽉꽉 찰 지경이었다.
“컷!”
촬영 감독의 컷 사인이 떨어지고 두 배우는 촬영장을 옮겼다. 사오토메 리오는 방금전까지 당당하게 연기하던 것과 다르게 떠는 모습을 보이며 호사카에게 달라붙었다.
“호사카 씨?”
“응?”
“괜찮을까요?”
“걱정마. 하던대로 하면 되니까.”
호사카는 그녀에게 섹스를 할 촬영장을 보여주었다.
그곳은 소프랜드의 욕실과 꼭 빼닮았었다. 호사카가 직접 감수하여 만든 곳이었다. 사오토메 리오는 마치 자신이 원래 일하던 곳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호사카는 사오토메 리오와 처음 했던 섹스를 떠올리면서 그녀를 리드했다. 사오토메 리오는 천천히 그리고 당돌하게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녀가 목에 익을 정도로 했던 서비스였다.
그날 촬영 스탭들은 퇴근을 하자마자 인근의 소프랜드를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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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토메 리오가 출연한 1억엔 섹스 토너먼트 비디오는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첫날 판매량을 찍었다.
이미 당일부터 모든 AV 렌탈샵은 기본적으로 5개 이상은 주문을 한 상태였다. 오전 중에 배송이 가능한 도쿄의 렌탈샵 사장들은 이 비디오를 보자마자 즉시 두배 세배 주문을 했다.
사오토메 리오의 작품은 또 하나의 혁명이었다. 지금까지 일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섹스 지식은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것이었다.
가부키쵸 같은 대도시의 유흥가에서는 변태적인 서비스를 하는 업소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이런 곳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경제 호황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화이트칼라만이 이런 변태적인 섹스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그냥 예쁘게만 보이는 AV 여배우가 아니라 진정한 섹스의 프로가 나타나자 남자들은 발기를 안할 수 없었다.
당일 받아보기 힘든 지방의 AV 렌탈샵 사장들은 아는 인맥을 모두 동원하여 도쿄에 있는 지인에게 새로운 신작이 어떤지 질문을 했다. 그리고 그 대답은 한결 같았다.
“대박이야! 이건 무조건 대량으로 들여놔!”
“이번 작품이 없는 렌탈샵은 손님이 안갈걸?”
그리고 문스톤 기획에서 판매부의 전화도 불이 났다. AV 렌탈샵 사장들은 문스톤 기획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자 더욱 열심히 전화를 걸었다.
한번 전화가 연결된 AV 렌탈샵은 언제 추가 주문을 할 수 있을지 몰라서 바로 10개든 20개든 주문을 했다. 어떤 렌탈샵은 막무가내로 기존에 거래하던 문스톤 기획의 계좌번호에 돈부터 넣을 지경이었다.
호사카 조차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
‘아, 사오토메 리오는 마지막에 출전시킬걸!’
지금 당장의 성공도 좋지만 그는 1억엔 섹스 토너먼트를 계속 흥행시킬 필요가 있었다. 지금 그가 1억엔 섹스 토먼트를 만들고 있는 와중에도 다른 AV 제작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여배우를 쓰고 있었다. 특히 무라니시 고루의 오닉스 영상에서는 업계 1위를 지키기 위해서 총 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오닉스 영상이 어떻다구요?”
이마이 유마는 친절하게 호사카가 살피지 못한 부분까지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일단 무라니시 고루는 노골적으로 오닉스 영상의 작품을 텔레비전에서 홍보하고 있어.”
아직 광고법이 완전히 확립되기 이전이었다. 무라니시 고루는 법의 헛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텔레비전에서 오닉스 영상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지금은 텔레비전의 시대였다.
텔레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AV 산업도 발전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책이나 라디오, 영화보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영상에 열광했다.
그리고 무라니시 고루가 시청률이 높은 예능 프로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면서 자사의 작품을 농담의 소재로 삼으니 문스톤 기획에서는 아무리 도색잡지와 신문, 그리고 AV 렌탈샵에 포스터로 광고를 하여도 홍보력에서는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닉스 영상에서는 총력을 다해서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더군. 촬영 스탭 중에서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채용해서 감독직을 맡긴다고.”
회귀 전에도 이런 흐름이 있었다. 무라니시 고루가 명성을 얻고 그는 자신이 작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보다 자신은 사장의 자리에서 총감독을 하고 텔레비전에서 홍보를 하는게 더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사는 반복되는건가.’
비록 원인은 달랐지만 오닉스 영상은 회귀 전의 역사를 따라가고 있었다.
“마케팅에 물량. 그리고 격렬한 것을 메인으로 하는 컨셉으로 오닉스 영상이 계손 판매량은 1등을 하고 있다는군. 그리고 이게 회장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야.”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오닉스 영상의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던 문스톤 기획이 어느 정도 판매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회장은 오닉스 영상을 완전히 넘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 모양이었다.
만약 이시이 준의 욕망이 호사카의 역량을 넘어서거나 회장이 호사카에게 대우를 잘해주지 않았다면 호사카는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하게 해주면서 돈도 잘챙겨주는 회사를 굳이 떠날 필요는 없지.’
독립을 하거나 이직을 하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독립을 하면 세금 계산, 법적인 문제, 촬영 스탭, 여배우 모집까지 모두 스스로 해야했다. 이직을 하려면 다시 다른 회사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고 입지를 다지는 일을 해야 했다.
‘어차피 오닉스 영상은 언젠가는 넘어보고 싶었던 산이야.’
호사카는 어중간한 AV 배우가 되기 위해서 회귀를 한게 아니었다. 어차피 회귀를 한것이라면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
호사카는 슬슬 미뤄두었던 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팀장님. 예전에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거 있죠?”
“있지. 네가 바쁘다고 미뤄둔거잖아.”
바쁘기도 바빴다. 매번 새로운 여배우를 발굴하고 새로운 기획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매스컴에 출연하는 것은 항상 임팩트가 있어야지.’
원래는 8강이 모두 완성되고 나서 매스컴에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적기가 나타났다. 바로 지금이었다.
“일단 큰거부터 나가죠.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는 해야 하니까요.”
“어디부터?”
호사카는 이미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이 있었다.
“뉴욕 하츠라는 프로그램 아세요?”
“그건 유명 예능 프로그램이잖아.”
호사카는 나중에 텔레비전에 출연을 할 계획을 다하고 있었다.
텔레비전 업계에서도 항상 새로운 스타를 원하고 있었고 무라니시 고루에 대적할만한 AV계의 스타를 찾고 있었다. 당연히 요즘 가장 뜨고 있는 호사카에게도 많은 요청이 있었다. 지금 핫하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모두 문스톤 기획에 연락을 해둔 상태였다.
그 중에 뉴욕 하츠는 무라니시 고루가 고정으로 참여하고 있는 쿠모토크의 라이벌격인 프로그램이었다. 방송국은 달랐고 방영 시간은 같았다. 요즘은 무라니시 고루의 화제성 때문에 뉴욕 하츠의 시청률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거기라면 저희가 뭘 요구해도 적당히 수용해 줄겁니다.”
이마이 유마는 콧대 높은 방송국 놈들이 과연 AV 제작사를 대우해줄까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호사카의 말대로 뉴욕 하츠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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