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28화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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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사키 아이는 자신의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바로 캬바쿠라를 그만두었다. 배 나오고 냄새 나는 아저씨들에게 갖은 비위를 다 맞춰서 돈을 버는 것보다 AV로 돈을 버는게 확실히 더 편했다.
그녀는 매일 같이 문스톤 기획에 들렀고 여배우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마사키 아이는 캬바쿠라에서부터 같은 여자와 친해지지 않는다면 인생이 고달파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여배우 휴게실은 남자 배우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안락했다. 마치 고급 호텔처럼 꾸며져 있었고 먹을 것도 항상 가득했다.
하마사키 아이는 그날도 자신의 첫작품 ‘1억엔 섹스 토너먼트 1편’이 잘팔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여배우 휴게실에서 쉬고 있었다.
낮에 딱히 할일이 없이 여배우들이 몇명 같이 쉬고 있었다. 대략 15명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 중에 하마사키 아이의 눈에 띄는 것은 호시노 사키와 츠지 미유였다. 이 두 여배우는 A등급으로 최고의 여배우는 아니지만 또다른 의미로 문스톤 기획에서 유명한 여자들이었다.
바로 문스톤 기획의 떠오르는 스타 호사카 켄토의 여자라는 소문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이 두 여자는 호사카 켄토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곧 A+ 등급을 넘어서 S 등급이 될거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두 여자는 언제 S급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실력이 출중한 여자들이었다.
둘은 친한 사이인듯이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츠지. 요즘 잘나간다며?”
“그냥저냥 상승세인 것 같기는해요.”
“여자 AV 배우에게는 상승세란게 중요하지.”
캬바걸보다는 역겨운 일이 적다지만 AV 여배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들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고충은 모든 여배우는 데뷔작에서 정점을 찌고 천천히 인기가 내려간다는 점이었다. 남자들은 더 어리고 더 신선한 여배우에게 몰려갔다. 자연의 법칙과도 같은 이 순리를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기가 필요했다.
누군가는 좋아서 하는 일이고 누군가는 돈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결론적으로 판매량이라는 결과를 내야 계속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호시노 사키와 츠지 미유는 호사카 켄토라는 특별한 남자를 만난 덕분에 순풍을 탄 배처럼 상승세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츠지 미유는 호사카와 함께 한 작품들 덕분이었고 호시노 사키는 호사카와 사적으로 만나면서 섹스 경험이 진일보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 여자는 가만히 자신을 보고 있는 하마사키 아이를 보았다. 가장 최근에 호사카의 좆맛을 본 여자였다.
먼저 호시노 사키가 말을 걸었다.
“안녕. 하마사키 아이라고 했나?”
“네, 선배님.”
캬바걸에서는 상하관계가 철저했다. 그리고 그 상하관계는 철저히 성과에 따라 바뀌었다. 하마사키 아이는 첫 데뷔작이 아무리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오랜 기간 활동한 호시노 사키를 존중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뭐야. 왜 이렇게 딱딱해? 나이는 우리보다 조금 어리지? 성인이 된지 얼마 안된다고 들었는데.”
호시노 사키는 호사카가 하마사키 아이를 발탁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 호기심이 있었다.
“그냥 말 편하게 해. 나이는 우리가 조금 더 많으니까 선배라고 부르던가.”
“네, 선배님.”
“님은 빼버리고.”
“네.”
호시노 사키는 손을 팔랑거려서 하마사키 아이를 가까이 불렀다.
“호사카랑 최근에 촬영했지? 어땠어?”
“네? 잘하던데요? 그냥 안아프고 편하고.”
“그게 제일 좋은거지. 남자 배우로서는 말이야. 은근히 그걸 할줄 아는 사람이 없다니까.”
하마사키 아이는 남자 배우는 호사카 밖에 경험해보지 못해서 자신이 느낀 점을 말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것이 호시노 사키와 츠지 미유에게는 큰 공감을 샀다.
호사카와 촬영을 하면 다른 남자 배우들과는 다르게 기분 좋게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츠지 미유도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호사카는 어디서 그런 섹스 기술을 배웠을까?”
젊은 남자는 아무래도 여자에 대해서 모르는게 많았다. 힘을 앞세워서 거친 섹스를 하고 여자가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며 그것을 쾌감의 신음소리로 착각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뭔가 얼굴만 보면 여자에게 엄청 인기 있는 상은 아닌데 말이야.”
호사카의 얼굴은 평균적인 수준이었다. 그리고 야쿠자 밑에서 일을 한 과거가 있어서 그런지 무표정하게 있으면 눈매가 사나워보이기까지 했다. 보편적으로 여자에게 인기가 있을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섹스를 하는걸 보면 중학교부터 매일매일 섹스를 한 사람같단 말이야.”
“우리랑 나이는 비슷한데.”
하마사키 아이도 말을 거들었다. 그녀도 캬바걸로 일을 하면서 섹스를 나름 경험할만큼 한 여자였다.
“왠만한 4, 50대보다 잘하던데요?”
세 여자는 호사카의 실력의 비밀에 대해서 쉽사리 정답을 알아내지 못했다.
마치 평생 섹스를 한 중년처럼 능숙하고 같은 20대 초반의 남자보다 정력이 뛰어났다.
세 여자는 호사카 켄토와 섹스를 하고 나면 그냥 즐기거나 일을 한게 아니라 뭔가 수업을 받는 느낌마저 들었다.
호사카는 강약 조절을 기가막히게 했다. 애무를 할때 고통과 쾌락 사이에서 외줄을 타는 어릿광대 같았다. 그의 손길 아래에 있으면 자신의 모든 신경이 그에게 통제되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호시노 사키가 재미있는 생각을 해냈다.
“한번 호사카의 자지가 서지 않을때까지 상대를 해보고 싶네.”
“뭐?”
“츠지 너도 궁금하지 않아? 호사카가 자지가 안서서 쩔쩔매는 모습이?”
츠지 미유도 잠깐 상상을 해보았다. 늘 하늘 위에서 신처럼 섹스를 하는 남자가 자신의 발 아래에서 체력이 다떨어져 헐떡이는 모습이 궁금하기는 했다. 그리고 은근히 그런 모습이 섹시할 것 같기도 했다.
“에?”
하마사키 아이는 놀랐다.
“선배, 둘 다 호사카 씨랑 사적으로 섹스를 해요?”
호시노 사키는 웃으면서 말했다.
“당연하지. 호사카만한 놈이 어디있다고 그래. 자지 크고 단단하고 기술 좋은 놈 말이야. 여기 츠지 미유도 뭐 배운다 어쩐다 하면서 섹스하는건 마찬가지야.”
“나, 나는 진짜 그… 좋은 여배우가 되기 위해서…”
호시노 사키는 얼굴이 빨개져서 변명을 하는 츠지 미유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하마사키 아이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너도 촬영을 하고 나서 가끔 생각나지 않아?”
“그, 그렇지는.”
하마사키 아이도 사실 촬영 이후에 호사카와의 섹스가 종종 떠올랐다. 그는 하마사키 아이가 섹스를 했던 가장 잘생긴 남자는 아니었지만 가장 잘하는 남자였다.
“그리고 호사카는 사적으로 섹스할때 더 잘한다? 한번 해보면 새로운 쾌락을 알 수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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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최근에 이사를 했다.
어차피 돈 걱정은 없으니 문스톤 기획 근처에 있는 소형 아파트를 임대한 것이다. 그에게 최우선인 것은 청결과 회사와의 거리 뿐이었다.
집에서 편하게 쉬고 있으니 갑자기 벨 소리가 들렸다. 현관문으로 나가보니 여자 셋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호시노 사키, 츠지 미유, 하마사키 아이였다.
각자 생긴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여자들이었다.
예를 들어 옷을 입는 것만 봐도 호시노 사키는 무채색의 명품을 입어 세련미를 갖추었다. 츠지 미유는 실용적이고 편안한 옷을 입었고 하마사키 아이는 화려하고 불편하고 비싼 옷을 입고 있었다.
“뭐야. 이 셋이 왜 동시에?”
호시노 사키는 마치 자기 집처럼 호사카를 밀어내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아, 춥다. 호사카. 일단 들어간다.”
그리고 남은 두 여자는 눈치를 보다가 그대로 아파트로 들어갔다. 호사카는 어이가 없었지만 현관문을 닫고 여자들에게 갈 수 밖에 없었다.
“아, 따뜻해.”
호시노 사키는 호사카의 이불 안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고 있었다. 그리고 츠지 미유는 방석 하나를 찾아와 단정히 앉아 있었고 하마사키 아이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 서 있었다.
호사카는 하마사키 아이의 어깨를 눌러서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
“미안하네. 다른 여자들은 알겠지만 이 집에는 손님에게 대접할게 없어서. 일단 편하게 앉아있기라고 해.”
호시노 사키는 웃으면서 말했다.
“진짜라니까. 호사카는 평소에 다이어트 음식 같은거 밖에 안먹으니까.”
호시노 사키가 봤을때 호사카가 먹는 정력 증강용 식단은 다이어트 식단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호사카는 호시노 사키를 보면서 말했다.
“그래서. 갑자기 내 집에는 무슨 일이야?”
사실 지금까지 호시노 사키나 츠지 미유가 호사카의 집에 찾아오는 일은 종종 있었다. 호시노 사키는 자기가 꼴릴때마다 말도 없이 찾아오는 편이었고 츠지 미유는 여배우 수업을 한다는 핑계로 약속을 잡았다. 그래서 츠지 미유와 한창 섹스를 하고 있을때 호시노 사키가 찾아와서 깜짝 놀란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하마사키 아이까지 자신의 집에 찾아온 것은 좀 특이한 일이었다.
호시노 사키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몇가지 재미있는 일이 있었지. 먼저 이 불쌍한 하마사키 아이가 너와의 뼈가 녹아내리는 녹진한 섹스를 못해봤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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