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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라늄? 진짜?”
잠시 내 귀를 믿지 못해 다시 질문한다. 우라늄이 매장되어 있어? 여기에?
“날 무시하는 건가. 확실히 우라늄이다.”
드래곤이 눈썹을 찌푸리며 자못 강한 어조로 말한다.
우라늄. 우라늄. 우라늄. 폭탄의 재고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가고 앞으로 싸울 상대가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는데 우라늄 광산 하나가 통으로 손에 들어오게 생겼다.
이런 걸 바로 기연이라 하는 건가.
운이 좋았다. 진지하게 생각하면 필연적인 부분도 있었다. 우라늄. 핵무기의 원료.
핵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전쟁 하나쯤이야 우습다. 이기면 핵의 위력을 과시하면 세력을 팍팍 넓힐 수 있을 테니까. 과학에 호기심 많은, 전형적인 공돌이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드워프들도 핵이라는 미지의 힘에 흥미를 느꼈을 테지.
그들의 오산은 내가 여기 끼어들었다는 사실일 거고, 오산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추가 병력을 투입할 것이다.
일이 생각보다 간단해질지도 모르겠다.
“왕녀를 만나야겠어.”
***
“그 근원을 없애주시겠다고 하셨나요?”
“놈들이 노리는 것이 광석이라면, 그 광석이 없어지면 되잖아. 매우 간단한 이치지.”
“하지만 그러려면 산을 파헤쳐야 하죠.”
왕녀가 아주 상식적인 대답을 해왔다. 광석을 캐려면 광산을 만들어야 하고, 광산은 산과 땅을 파내는 행위다. 하지만.
“산을 파헤치지 않고 광석만 골라내는 방법이 있다면?”
“정말이신가요?”
왕녀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얼굴을 들이민다. 우라늄만 사라지면 전쟁의 이해관계는 훨씬 간단해진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오직 우라늄 하나 때문에 뭉친 거라면 인간과 드워프는 분열할 가능성도 있다.
지키지 못할 자원은, 쓰지 못할 자원은 있는 게 없느니만 못하다. 없앨 수 없을까, 한 번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곳이 어딘지 한번 보자고.”
“알았어요. 내일로 괜찮을까요?”
“그러지.”
전쟁이 끝나고 아직 사흘도 지나지 않았다. 병사들도 모두 철수하지 못하고 산길을 행군하고 있다. 왕녀만이 그간의 상황을 전하기 위해 수도로 돌아와 있었다.
처리할 일이 산더미일 거다. 슬슬 해가 지고 있기도 하다.
나도 주기로 했던 상을 아직 주지 않았다. 하룻밤이면 충분하다.
왕녀와 일정을 조율하고 드뮈나시에 있는 여관에 묵었다. 엘프라 해서 마냥 폐쇄적일 줄 알았는데, 거리에는 다른 종족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종족 차별의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
이성적인 종족이라면 종족간 교류의 이점을 무시하지 않겠지. 엘프다운 현명한 선택이다. 엘프를 만나고 얼마 되지도 않은 내가 엘프답다라는 말을 입에 담는다는 것이 우습다.
여관방은 2개를 잡았다. 드래곤이 하나 우리가 하나. 우리가 잡은 방은 나무를 파내고 만든 꼭대기로, 층 하나가 하나의 방으로 되어 있다. 널직해 여기저기 뒹굴기 좋아 보인다. 나비를 위해서도 이쪽이 좋다.
저녁을 먹고 좆집들은 각자 할 일을 한다. 라팔이는 제자의 집에서 뺏어온 것으로 보이는 휴대용 게임기를 하고 있으며, 사랑이는 수련, 피오라는 독서다.
밥을 먹고 노곤한지 나비는 구석에 가서 몸을 웅크리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나는 나비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냐아옹~.”
나비의 울음소리가 늘어지며, 꾸벅이던 고개가 아래로 떨어진다.
“나비야, 상 받아야지.”
“냐앙.”
상이라는 말에 살짝 반응해 고개를 들지만, 수마에는 못 이기겠는지 다시 고개가 천천히 떨어진다. 나는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아래로 내려, 나비의 등허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냐앙. 나비가 살짝 높게 울며 깨어난다.
이건 나비와 나 사이의 신호다. 애완동물을 길들이려면 채찍만 가지고는 안 된다. 당근도 필요하다. 나는 그 당근으로 쾌락을 선택했다.
쾌락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음란한 몸을 하고 있는데 그대로 썩히긴 아깝다.
나비의 엉덩이와 등허리, 허벅지 안쪽은 나에 의해 성감대로 개발되었다. 반복되는 상벌로 이렇게 됐다.
등허리를 살살 문지르자 나비의 표정이 노곤하게 변한다.
“냐아앙.”
울음소리가 야릇하게 늘어진다. 엉덩이로 손이 내려가자 나비는 능숙하게 허리를 흔들어 음부로 내 손을 유도한다. 음부는 살짝 젖어 애액이 스며 나오고 있다.
“에라이, 음탕한 애완동물 같으니.”
음부를 손바닥으로 때린다. 착 소리가 나비의 엉덩이가 물결친다.
“냐앙!”
나비가 한번 높고 뾰족하게 운다.
“이.”
짝.
“음탕한.”
짝.
“고양이가!”
짝!
“냐흐응!”
손바닥이 음부에 착 달라붙을 때마다 냐앙, 냐앙, 소리치던 나비는 마지막으로 강하게 음부와 손바닥이 닿자 다른 소리를 냈다. 직후, 나비는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깨닫고 날 올려다봤다.
그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나비야.”
나는 상냥하게 나비를 부른다.
나비는 애완동물이다. 나비의 행동은 애완동물이어야 하며, 그를 넘어서는 행동은 허락하지 않았다. 나비의 행동이 애완동물을 넘어설 때마다, 나는 가혹하게 벌을 내렸다.
그건 고문에 가까운 벌이었다. 힘을 잃고 철혈의 정신도 무너진 나비가 버틸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냥냥!”
다급하게 텔레파시까지 보내온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텔레파시 채널을 끊는다. 나비는 다급하게 나에게 달라붙어 내 몸에 얼굴을 비비고, 혀로 자신의 음부를 때리던 내 손을 핥는다. 음부에 묻었던 애액이 나비의 입으로 들어간다.
나비의 필사적인 행동을 보며 나는 손을 올린다.
“냐......”
나비가 몸을 웅크린다. 나는 나비를 때리는 대신. 목을 쓰다듬었다. 고양잇과 수인이라 그런지. 나비는 여기도 약했다.
“냥?”
나비가 퍼뜩 고개를 든다. 두 눈에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의아함이 차오른다.
“상을 주기로 했는데, 벌을 줄 수는 없지?”
내가 생각해도 제법 괜찮은 미소였다고 생각한다. 나비가 펄쩍 뛰어 네 발로 서더니 나에게 몸을 던진다.
나비와 함께 뒤로 넘어간다. 나비가 내 얼굴을 혀로 핥는다. 텔레파시 채널을 다시 열어도 들리는 건 냥냥 소리뿐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나에 대한 감사함과 약간의 애정조차 느껴진다. 그건 행동으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나비의 행동과 텔레파시는 갈수록 단순해져 가고 있다. 진짜 애완동물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마치 레온의 인격을 밀어내고 나비라는 새로운 인격이 생겨난 것처럼도 보인다.
자세한 건 나비 본인만이 알겠지. 난 즐기기만 하면 된다.
나는 나비를 밀어내며 자세를 뒤집어, 나비가 내 아래로 오게 한다. 나비는 몸에 힘을 빼고 편안히 눕는다.
나비의 가슴을 주무른다. 냥냥. 달뜬 신음이 터진다.
“냐앙.”
아래도. 아래도. 나비가 조른다. 그렇게 원한다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
손바닥을 음부에 갖다 댄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냥?”
왜? 나비의 의문을 무시하고, 나는 손바닥을 고정하고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가슴만은 끈질기게 괴롭힌다.
잠시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던 나비는, 곧 거칠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냥! 냥!”
해줘요! 해줘요!
“냐앙!”
아래도!
지능이 퇴화... 하지는 않았지만, 이럴 때의 나비는 동물 그 자체다. 특히 성에 관해선 참을성을 완전히 잃는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 타락하면 재미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엉덩이를 흔들고 가슴을 스스로 문지르고. 조금이라도 쾌감을 얻기 위해 난리도 아니다.
그러나 음부에 밀착한 내 손바닥은 요만큼도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다.
“냐냥!”
가려워요! 가려워요!
“뭐가 가려운데?”
“냥냥냥!”
보지. 보지. 보지!
천박한 단어도 서슴없이 뱉는다. 텔레파시로 이루어지는 대화는 언어의 대화보다 훨씬 노골적이다. 나비는 나에게 음부를, 보지를 사정없이 쑤셔달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나비의 머리는 말 그대로 꽃밭이다.
“그래. 그래. 이제 상을 주마.”
바지를 내리고 발기한 내 물건이 드러나자. 나비가 황홀하게 그것을 바라본다. 텔레파시도 않고 허리를 들어, 내 물건에 자기 음부를 맞추려 애쓴다.
눈이 완전히 풀려 있다. 여기서 해주지 않으면 발작하겠군.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드는 나비의 음부에 물건을 단숨에 밀어 넣는다.
“냐하아아앙!”
나비가 자지러지며 허리가 붕 뜨고, 가슴이 중력에 따라 좌우로 퍼진다. 질육이 물건을 사정없이 조인다. 나비의 입가에서 침이 질질 흐르고 뒤집힌 눈에선 흰자만 보인다. 어깨에 달린 의족이 파닥거리며 땅을 친다.
아직 연결된 텔레파시로 나비의 생각이 들어온다. 그건 문장도 언어도 아닌 색깔이다. 온통 하얀색의 공간. 쾌락에 머리가 하얘졌다는 것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나비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냥냥냥. 나비의 행복한 비음이 방안에 가득 찬다.
***
나비와 놀아준 다음 발정한 라팔이와 사랑이가 끼어들어 또 셋이서 즐겼다.
자궁에 직접 정액을 주입해주면 발정해서 휘감아오는 주제에 피오라가 아직 스스로 원했던 적은 없다. 발정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간극을 내가 좋아한다는 것을 피오라는 알까.
아침이 되었다.
왕녀는 수행원도 없이 우리가 있는 여관으로 찾아왔다. 이래도 되나 싶지만, 왕녀의 주위에는 요정 여왕이 팔랑거리며 날아다니고 있다.
어설픈 호위보다 저거 하나가 더 효율적이겠지.
“그거 꼭 타야 돼?”
요정 여왕이 내 가마를 보고 얼굴을 찡그린다. 정확히는 내 가마를 끄는 스켈레톤을 보고 있다. 요정에 대해선 라팔과 피오라에게 물어 예습했다. 요정은 가장 정령에 가까우며, 성질도 다양하다.
숲에 사는 요정 여왕이 내 스켈레톤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숲과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고 스켈레톤은 그 반대점에 있다. 횡횡 하늘을 날며 장난치는 요정들도 이 가마 근처로는 잘 오지 않더라.
“그럼 갈께!”
요정 여왕이 짝! 손뼉을 치차 우리의 위치는 바뀌어 있었다. 텔레포트다.
“여기야!”
요정 여왕이 가슴을 펴고 말했다. 팔랑이는 날개에서 빛가루가 떨어지고 있다.
탐지 마법을 사용한다. 탐지 마법으로 뭉뚱그리고 있지만, 생명 탐지. 마력 탐지. 마법 탐지 등등 탐지 마법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여기서 사용하는 것은 광물 탐지.
땅속의 광물 매장량을 확인하는 마법이다. 마법이 산 전체를 타고 나간다.
있다.
흙 속에도, 절벽 속에도 바위 속에도, 우라늄 원석이 지천에 널려 있다.
좋구나. 좋아. 월척이다.
연금술을 이용하면 무에서 쇠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허공의 마력을 조합해 분자 구조를 조합하는 것이다.
변형이 아닌 창조. 연금술의 극의에 해당하는 기술로 원자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그리고 우라늄의 원자 구조는 철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복잡하고 불안정하다.
우라늄 같은 걸 대량으로 만들고 있으면 내가 먼저 지친다. 정 급하면 만들어 쓰겠지만, 광산을 발견해 대량으로 얻는 것이 효율이 좋다.
탐지 완료. 근방에 있는 모든 우라늄 원석을 포착했다. 연금술로 이차 가공을 거치면 핵탄투 수천 개는 충분히 만들 양이다. 예상보다 매장량이 많다. 기쁜 오산이다.
내 마력을 느낀 요정 여왕과 왕녀는 불안하게 날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은 자연의 보존이다.
“뭐, 보고 있어.”
포착한 원석에 인력을 적용. 딸려와라.
땅에서, 절벽에서, 개울에서, 돌덩이들이 솟구쳐 나에게로 모인다. 이것들은 원석이다. 1차로 가공해 우라늄으로 분리해야 쓸 수 있다.
그나저나 내가 우라늄이라고 멋대로 이름 붙인 물질이 진짜로 우라늄이었구나. 내가 찾은 것과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그 성질은 같다고 관찰 결과가 말한다.
연금술을 사용한다. 원석에서 우라늄이 분리되어 착착 모여 은회색 공이 된다. 거대한 공이 다시 적당한 크기의 수십 개의 공으로 나뉜다. 수십 개의 공 중 반이 아공간에 들어가고, 남은 반이 다시 분열해 수백 개의 작은 공이 된다.
여기에 추가로 몇 가지 절차를 더하면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핵폭탄 완성이다.
“자연은 멀쩡하지?”
“정말 다 캐냈어?”
요정 여왕이 은회색 구체가 신기한지 툭툭 건드려본다. 자체적으로 뿜는 방사능은 강하지 않으니 만지는 것 정도는 괜찮다.
“국경선 안쪽에 있는 거랑 내가 인식한 것들은 전부 캤다.”
“저기 왕녀. 그럼 이제 안 싸워도 돼?”
“적어도 광산으로는 안 싸워도 된답니다. 여왕님.”
말하는 왕녀의 얼굴에서는 근심이 가시지 않았다. 왜? 내가 여기 있으니까.
내가 무슨 재앙신이 된 것 같잖아.
아니, 재앙신이 맞는 것 같다.
삐이. 경보가 울린다.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것들이 내 결계에 침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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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수간물인가, 평범한 h신인가...... 난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