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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소환된 남자-110화 (1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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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장 가까운 단서이자, 유일한 단서가 허망하게 사라졌다. 벌레만도 못한 년에 의해.

차례차례 네 남자의 머리통을 깨부순다. 파사삭 부서지는 머리통의 감촉이 발바닥에 남는다. 머리통에서 나온 피와 뇌수가 오두막 바닥을 물들일 때마다 여자가 그만하라고 호소한다.

여자 혼자 남았다. 머리채 잡고 여자의 머리를 든다. 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너희는 뭐야? 목적은? 왜 이들이 남긴 흔적을 쫓는 거지?”

“히, 힘을 얻기 위해.......”

“개씨발!”

누구는 신을 죽이려고, 그 빌어먹을 것들을 죽이려고 있는 고생 없는 고생 다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그냥 힘을 얻으려고 유적을 욕심내고 있단다.

아니지. 아니야. 신을 죽이다니, 공상 속의 이야기다.

힘을 얻기 위해 유적을 찾고 있다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나도 모르게 내 목적을 미화하고 말았군.

인류의 원수를 죽인다. 언젠가 멸망할 인류를 구원한다. 이런 거창한 이유는 나한테 없다. 그냥 마음에 안 들어서. 내 인생을 망친 신이란 것들이 좆같아서 죽이는 것이다.

내가 무슨 인류의 대변자처럼, 인류를 대표로서 신을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다. 포장하지 말고 미화하지 말자.

그러니까, 이들이 유적을 욕심낸 이유를 가지고 화풀이하는 건 잘못됐다. 힘에 대한 욕심은 당연하다.

내가 화내야 하는 이유는. 내 손에 들어와야 할 것이 빼앗겼다는 사실 하나다.

음? 이건 또 왜 이래?

여자가 죽기 직전이다. 내장이 튀어나와 장난 아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폭력을 휘둘렀나. 무의식적으로 사람을 패다니. 이건 병이군. 고칠 생각은 없다.

피 한 방울을 사용해 여자를 치료한다. 의식이 없는 여자를 앞에 두고 고민한다.

이 노답 년을 써먹을 방법은 없나? 신을 죽이는 방법을 손에 넣었다? 이년을 신 앞에 세우면 꿈틀거리지도 못하고 벌레처럼 죽겠지. 무엇보다 영혼이 너무 더럽다.

여신의 영혼을 제거하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사랑아. 가서 몬스터 한 마리만 잡아 와라. 살려서.”

“네, 주인님!”

사랑이가 힘차게 뛰어나가 금세 몬스터 한 마리를 잡아 온다.

여자를 두드려 깨운다.

“이 몬스터의 영혼을 없애봐.”

“내가 왜 그래야.......”

“곱게 죽고 싶다면 그래야 할 거야.”

자기 분수도 모르는 년한테 또 화가 치밀어 살기를 담아 진심으로 말했다. 여자의 안색이 새파래지고, 몸을 떨며 오줌을 지린다. 피오라와 달리, 이건 순수한 공포 반응이다.

여자가 떨리는 손을 몬스터에게 뻗는다.

“하압!”

기합과 함께 여자의 손에서 알 수 없는 힘이 나오더니 몬스터의 몸으로 들어간다. 육체를 건드리지 않고 곧바로 영혼으로 파고들더니, 영혼을 파괴, 분쇄해버린다. 몬스터가 발작하며 목에서 피를 토할 정도로 소리 지른다.

영혼이 몬스터의 육체에서 빠져나오고, 몬스터가 죽는다.

여자는 헉헉대며 숨을 고른다. 그 후로도 몇 마리인가 몬스터를 잡아서 실험해 보았다.

이건 못 써먹겠다. 아주 작은 영혼을 부수면서도 힘들어한다. 질 높은 몬스터. 6급 이상의 몬스터의 영혼은 건드리지도 못했다. 반동이 돌아와 반대로 여자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수련으로 차차 나아진다고 해도, 찬란히 빛나는 신의 영혼을 부수려면 얼마나 걸릴지 짐작도 안 된다.

쯧. 이건 정말로 쓸모없다.

이들 무리에게 네크로맨시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면 세뇌 마법은 어떨까.

세뇌 마법을 걸어본다. 마력이 뇌에 간섭하는 순간 영혼이 흔들리며 여자가 괴로워한다. 영혼에 관한 금제인가?

마침 잘 되었다. 인식한다는 것은 간섭한다는 것. 간섭 가능하다는 것. 나는 영혼을 보고 느끼기만 해왔지. 여태 영혼에 간섭하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없었다. 목걸이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영혼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살아 있는 생물을 상대로 실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게 사람이라면 더욱더 나쁘지 않다. 사람의 영혼은 누덕누덕 더러운 주제에 그 중심이 되는 코어의 질은 몬스터와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높은 편이다.

다시 세뇌 마법을 걸며, 영혼에의 간섭을 실시한다. 여자의 영혼이 흔들린다. 중심이 되는 여자 본인의 영혼이 떨리고, 기워진 영혼들이 반응한다.

핵이 되는 영혼은 다른 영혼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째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투시되어 영혼 전체가 3D 화면으로 보이는 느낌이다.

누더기 상태인 영혼들을 헤집고 들어가 핵이 되는 영혼을 자세히 관찰한다. 빙고, 영혼에 작은 티가 있다.

집중해서, 조심히. 그 티를 벗겨낸다. 좋아, 성공이다. 티가 떨어져나와 사라진다. 생각 이상으로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그대로 세뇌 마법이 걸린다. 여자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진다.

“조직의 규모와 편재. 이때까지 얻은 물건들까지. 아는 대로 전부 불어.”

“이름은 딱히 없습니다. 그냥 조사하는 팀을 조사팀. 본부를 조사본부라고만.......”

딱히 이름은 없는 조직. 나름 한가락 하는 자들이 믿을 만한 자들을 모아 팀을 짰다. 원하는 것은 우리와 똑같이 수천 년 전 선배라 할 수 있는 작자들이 남긴, 신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조사한 단서와 그 유품.

창설되고 1년 6개월. 이때까지 발굴한 유적은 이 여자가 손에 넣은 것까지 합치면 세 개. 놓친 것이 두 개. 사막 노인의 말에 따르면 각자 후예들이 서로의 연구 결과를 찾을 수 있도록 안배해두기로 했다는 것 같던데, 저쪽이 가진 안배의 효과는 영 시원찮은 모양이다.

첫 번째부터 사막에 있는 노인을 찾아간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해야겠다. 노인에게 얻은 이 목걸이는 효과 직빵이다.

저들이 얻은 것은 몇 가지 무기와 마찬가지로 영혼을 다루는 간단한 방법. 그리고 신에 대한 진실 일부. 우리가 얻은 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구성이다.

하긴, 각자 주제를 정하고 헤어졌다고 해도, 신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상 도달점은 비슷비슷하겠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혼을 주제로 조사한 사람. 사막의 그 할배도, 늪지의 그 청년도 입에 올린 그 사람의 물건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곁다리로 영혼에 대해 파고든 두 사람이 남긴 것이 각각 영혼을 보고 느끼는 방법과 영혼을 정화하는 방법이다. 범상치 않은 성과임은 분명하다.

그럼 본격적으로 영혼만 파고든 인간은 무엇을 남겼을까? 영혼을 부수는 방법을 잃은 지금 그 사람이 남긴 연구 결과만이 희망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면.’

보다 확실하게 물건을 얻기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자. 본거지도 알았겠다. 주저할 이유가 없다.

화풀이도 좀 하고.

“잠깐 어디 좀 들리자.”

반론은 없었다. 반론한다고 해도, 거부권은 안 줄 거다.

***

놈들의 본거지는 남대륙에 있었다. 올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남대륙 땅을 다시 밟았다. 할리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인 왕국의 수도 구석탱이다.

본거지는 평범한 저택의 형태를 하고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돌입.

“누구......”

보이는 족족 섬멸해간다.

“적습이다!”

몰려오면 더 좋다. 그냥 다 죽어라. 피칠갑을 넘어 피팔갑 피구갑. 피와 내장이 사방에서 철철 넘친다. 아주 바람직한 풍경이다.

“거기까지 하세요!”

반신 하나가 내 앞을 막아선다. 수인의 반신. 처음 봤다.

여기 대장의 인상착의가 어떻다고 했더라. 노란색과 갈색이 섞인 머리카락을 가진 표범의 수인. 몸매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날렵한 인상.

저년이군. 내 유물을 뺏은 년이.

대화도 없이 인간을 학살하는 사람을 보고 대화를 시도하다니 저게 바로 진짜 지성인이라는 건가.

무력지상주의 신봉자. 반쯤 야만인인 나에게는 없는 지성이다. 그래서 멍청하다. 갈고 닦은 본능과 경험으로 생사가 갈리는 현장에 어설픈 지성의 잣대를 들이밀다니. 그 지성이 제갈공명 정도 되면 몰라. 아무리 봐도 저년이 공명으로는 안 보인다.

아공간에서 검을 뽑아 여자의 몸을 베는 일련의 동작은 신속했다. 속도에만 치중하면 나도 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후십귀 모드의 전백귀후십귀가 여자의 팔을 스친다.

끝났다. 반신은 성가시지만, 전백귀후십귀에 베인 순간 전투력의 대폭 하락은 정해져 있다.

“대화가 통할 상대인지 아닌지는 딱 보면 구별해야하는 거 아니냐.”

전투태세를 풀고, 전백귀후십귀로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여유를 부린다.

급변한 내 태도에 여자의 눈이 흔들린다. 죽일 듯 달려들다 갑자기 태연하니 그럴만하다. 지금 나는 조금의 경계도 하고 있지 않다. 빈틈투성이. 저 여자가 달려와 기습한다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십중팔구 입겠지.

뭐, 입어도 낫지만.

출수할까 말까.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가락이 움찔움찔 움직인다. 여자의 고민이 손에 잡힐 듯 훤히 알겠다.

키킥. 작게 웃는다.

“큭?”

여자가 한순간 휘청이고, 그 틈을 파고들어 제압 완료. 마력으로 떡칠한 구속 마법을 선물해주었다.

전에 수인의 아래쪽 털은 무슨 색인지 알아보려고 했었지. 오늘 실천해보자.

탐지 마법을 사용한다. 건물 구조를 머리에 넣는다.

“서재는 이쪽 끝. 그림 뒤에 금고가 하나. 알아서들 좀 찾아봐.”

여자의 팔을 끌고 지하로 가는 문을 향한다. 고문실은 아닌 평범한 지하실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여자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도 있고, 이 여자가 사용했다고 추측되는 그 영혼에 거는 금제. 그것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다.

나도 영혼을 다룰 줄 알게 되었으니. 방법만 안다면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익도 챙기고, 욕구도 해소하고, 일거양득. 일석이조다.

“그런데 넌 왜 따라오냐?”

“구경?”

“알아서 해라.”

자료 찾는 건 유상민 혼자 둬도 잘할 거니까.

지하실은 텅 비었다. 만들어두고 손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여자를 땅에 던진다. 상태는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죽어가고 있다. 잘 버티고 있는 편이다.

전백귀후십귀는 그 이름값을 하는 검이다. 5분 넘게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생물을 초월한 생물, 반신이다.

적당히 마력을 희석한 피를 먹인다. 내 피는 자체적으로 방사능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방사능 면역제도 내 피로 만든다.

희석한 피는 체내 방사능을 억누르는 정도의 작용만을 한다.

“반신이라니 뭐니 떠받들어도 생물.”

감정이 있고, 고통을 느끼며, 죽는다. 그리고 나는 그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시다.

우선 궁금증부터 해결할까. 여자의 옷을 벗긴다. 브라 대신 붕대를 감고 있다. 얼마나 크면 붕대로 다 가려. 붕대로 감았는데도 보이는 크기다 상당하다.

붕대를 풀자 드러나는 가슴.

휘유. 이건 또.

유연화에 필적하는 거유가 중력에 따라 흔들린다. 큰 가슴에 적당히 근육 잡힌 몸매. 엉덩이랑 허벅지도 훌륭하다. 포동포동하다. 잘라서 안는 베개로 쓰고 싶다.

이왕이면 하복부부터 허벅지까지를 잘라서 자위 기구의 역할도 하도록 해볼까?

수인답게 고양이 귀와 꼬리도 달려 있다. 표범이니 표범의 귀와 꼬리라 해야겠지. 어쨌든 희롱하는 보람이 있겠다. 유연화랑도 비교할 수 있겠는데.

유연화의 몸은 내가 안았던 여자 중 손에 꼽힐 정도였다. 참고로 1등은 라팔이다. 등급으로 따지면 반신급, 반신급 좆집이다.

이년은 몇급일까.

“으윽.......”

오락가락하던 여자가 정신을 차린다. 눈을 뜨고, 나와 라팔이를 발견한다. 라팔이의 표정도 조금 상기되어 있다. 얘도 때리는 쪽에 소질이 있었지. 얼마 전에 맞는 쪽에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라팔이, 만능이다.

“라팔이 반만 즐겁게 해주면 여생이 편할 거야.”

섹스계의 반신. 섹스 머신 라팔이를 따라오려면 아주 노력해야 할 거다

============================ 작품 후기 ============================

한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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